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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滄海一粟】:SiN CiTy

last modified: 2020-04-05 15:55:40 Contributors

【滄海一粟】:SiN CiTy
장르 느와르
성격 일상
시작일 2020년 3월 14일
총 스레드 수 8


무더운 뙤약볕이 아스팔트 바닥을 뜨겁게 달구었다.
한 뼘의 햇빛조차 닿지 않는 어둠의 도시에 '달아오르는' 더위가 올 리가 없건만, 얇은 벽 건너로 찌는 열기가 전해져 온다. 수천의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서로의 열기를 나누며 피부를 타고 흐르는 땀을 닦는다. 때로는 욕지거리를, 때로는 덕담 아닌 덕담을 건네며 고기를 썰고 술을 마시고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각자의 어둠은 도시의 그림자에 감춰두고 가슴 속 뜨거운 열망으로 담배를 태워내며

'滄海一粟이나 다름 없구나!'

한탄은 재가 되어 더러운 바닥으로 떨어진다.


1. 청(晟)

이름은 청(晟,cheng), 찬란하게 빛나리라는 뜻을 가진 이 곳은 가난한 변방민들의 꿈의 도시였다.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파도 소리, 흔들리는 낡은 뱃소리가 울려오는 곳. 중국-홍콩-대만의 중간 즈음에 위치해 있어 이 셋의 교류에도 용이했다. 하지만 정치적 문제로 정부의 손이 닿기 어려워지기 시작하자 거의 버려진 땅에 가까워졌고, 여러 범죄 조직들과 불법 체류자들이 흘러들어오면서 범죄도시(sin city)로 재탄생하게 된다.
불법 개조를 수없이 거쳐 층계를 쌓아올린 아파트는 햇빛조차 들기 어려워 한낮에 정 한가운데 빛이 떨어지는 정도가 전부. 어두침침한 이곳에서 은밀히 일어나고 쥐 죽은 듯 사라지는 범죄는 셀 수도 없다. 하지만, 주민들은 가슴에 작은 희망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언젠가는 좀 더 형편이 나아질 거라고 믿으며, 그때까지 벌어지는 온갖 일에는 '생존'을 핑계삼으면서.


현재 중국령, 대만령, 홍콩령의 셋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에 따라 경찰지부도 셋으로 나뉘어져 있다. 엄밀하게 모두 다른 나라 소속이며 각 구역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으나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모양이다.

2. 세력


2.1. 경찰


대만, 홍콩, 중국의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다른 나라 지부의 경찰서가 존재한다.

2.2. 뒷골목 까마귀


* 도시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사소한 이야기에서, 깊디 깊은 심연 속으로 파고들어야 알 수 있는 이야기까지. 온갖 정보를 수집하고 다룬다. 정보에 대한 대가는 기본적으로 돈. 하지만 고급 정보일수록 다른 것을 원하기도 한다.

*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알듯 모르게 온갖 곳에 퍼져있는 조직원들, 그리고 (검열삭제)와 (검열삭제).

* 대부분의 조직원들은 정보를 부분적으로만 알 뿐, 제대로 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선 간부급과의 접촉이 필요하다.

* 모든 조직원들은 공통적으로 은빛 까마귀가 새겨진 장신구를 가지고 있으며. 제 한 몸은 지킬줄 아는 실력자.

* 아지트는 두 곳. 하나는 비교적 쉽게 알수 있는 대외적인 곳, 그리고 까마귀들 사이에서도 간부측에 속하는 10명 안팎만이 알고 있는 비밀 둥지.

* 규율은 간단하다. 조직을 배신하지 말 것, 거짓 보고를 올리지 말 것. 두 가지만 잘 지킨다면 조직원들이 무엇을 하건 '조직에서는' 관여하지 않는다.

2.3. 삼합회

용두(龍頭) : 조직의 머리로서 조직의 우두머리이다.
부산주(副山主) : 용두 바로 아래 직급으로, 용두가 부재중일 시 모든 권력을 갖는다.
향주(香主) : 신입 단원 모집을 맡으며 간부급에 속하고,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
선봉(先鋒) : 조직 내부의 간부급에 들어가는 단계.
홍곤(紅棍) : 행동대장이다.
초혜(草鞋) : 자신의 아래 계급을 통솔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백지선(白紙扇) : 조직원들간의 신뢰를 쌓아가는 단계
사구자(四九仔) : 일반 조직원이다.
남등롱(藍登籠) : 입단식을 기다리는 예비 단원이다.
지망생(地望生) : 아직 조직원이 아니다. 아직 인정받지 못한 계급.

2.3.1. 운랑

운랑(鋆浪,yunlang)은 상하이 일대에서 악명을 떨치던 삼합회의 분파 중 하나로, 중국의 범죄조직 소탕이 본격화되자 자연스럽게 이곳, 청으로 옮겨왔다. 두목 위자천은 청 내의 안전을 수호하는 자경대 역할을 자처하며 시민들에게 돈을 요구했고 나아가 뒤로는 마약, 도박, 매춘 등을 일삼으며 영향력을 키워갔다. 현재 마천당이라는 도박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돈 있는 자, 돈 없는 자의 돈을 벗겨먹는 것을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모든 운랑의 조직원은 신체 일부에 파도를 거스르는 물고기 문신을 지니고 있다.

2.4.

3스레 >>546
어둠이 짙게 깔린 도시에는 소근거리는 목소리가 은밀히 오고 간다.

"글쎄, 들었어? 그 악명 높은 독안룡과 까마귀들 사이에서-"
"길거리에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있다던데-"
"요즘 약 구하기가 어려워...약쟁이들한테 가도 꽉 막혔다고. 도는 것만 해도 가격이.."

달그락, 벽 사이로 쥐가 찍찍거리며 드나든다.

"쉿."

  
白天说话有鸟听,夜里说话有鼠听 。

침묵이 우리의 목을 오래도록 남겨 둘 터이니.

키득거리는 웃음을 끝으로, 다시 요란한 밤거리의 소음에 목소리는 묻혀든다.


4스레 >>782
"운랑이 중국의 정치인들에게 기웃거린다는 소리 들었나? 위자천, 욕심이 끝이 없군..."
*
"요즘 약 단속반이라도 돌고 있는거야? 뭐가 이렇게 구하기 힘들어졌어?"
"듣자하니 몇몇 운반책들은 아직 살아있다던데...."
*
"빌어먹을 마판수, 누가 도와준 게 분명해. 사지를 찢어버려도 시원찮을 놈 같으니..."
"도와준 놈을 찾아. 아, 서장에게 선물은 보내두었나?"
*
"장미의 움직임에 주목하도록 해. 향주의 세력이 더 커지지 않게 철저히 감시하란 말이다."

*
*
오늘도 청은 평화롭다.

5스레 >>332
자신의 부주의로 생겨난 잘못은 즉시 책임을 져라      -발타자르 그라시안


그들은 그림자가 드리운 골목에서 맞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 골목에 죽치고 있었는지는 모르나 바닥에 수북히 쌓인 꽁초만 세아려도 몇 시간은 족히 죽치고 있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어둠 속 어렴풋하게 들어오는 백열등의 빛이 짙게 피어오르는 담배연기를 비췄다.
그들의 눈은 한 조그마한 창문에 고정되어 있었다. 도시의 어둠에 잠겨 있던 새까만 창문이 몇번 반짝이며 흐릿한 빛을 흘려보내기 시작했을 때, 그 중 하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确认'

작은 사각형의 핸드폰 화면 위로 나타난 짧은 내용의 메시지. 그들의 눈이 마주쳤다. 모든 일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그 중 하나가 계단을 올라가고, 창문으로 붉은 액체가 튀고, 남아있던 하나가 또 올라가고- 라이터를 건넸다.

"불이야!"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청의 좁은 도로는 소방차가 달려오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

"어리석은 놈. 제 아무리 잘 숨어봐야 결국 잡힐 것을."

노인은 끌끌끌, 혀를 찼다. 누군가의 목을 땄으면 자신의 목도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하는 법.

"운반책은 찾았나?"

"밀집지대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니 이제 곧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남자는 머리를 깊이 조아렸다.

5스레 >>337
"여기 파리보다 잘 죽는 게 뭔지 알아? 이곳에서 득시글거리는 주민들이지. 바퀴벌레보다 못한 인생!

하룻밤만 자고 나면 옆집 이웃이, 윗집 가게주인이, 수십은 이렇게 훅-, 사라진다고."

촛불을 불어 꺼트린 방 안에는 짙은 어둠만이 남았다.
소름이 돋게 만드는 새된 웃음소리가 천장을 때렸다.

"보자, 오늘은 누가 죽었나? 어제는 누가 죽었나?!

모기놈들만 배불리 먹겠구나!"

6스레 >>632
찰칵.

카메라의 요란한 셔터음과 함께 플래쉬가 번쩍 일었다.

"이거 지독하군."

사건현장을 이리저리 자세하게 살펴보던 형사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마치 '오늘 날씨가 참 구질구질하군.' 정도에 지나지 않은 감상이었다. 그 옆에 있던 다른 경찰도 그와 비슷한 표정으로 멘보샤를 입에 쑤셔넣었다. "어어, 사건현장을 오염시키는거야?" 같은 딴지가 걸어졌지만 곧 그 말은 "나도 하나 줘" 같은 유치한 대사로 마침표를 찍었다.

"앙며니 까끔한 걸 보니 솜씨는 프로우만."

입 안에 빵을 가득 쑤셔넣은 형사는 불확실한 억양으로 우물거렸다. 바삭한 빵가루가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뭐, 이번 건은 조용히 넘겨달라던데. 서장이 또 한 몫 챙긴 모양이야."

나한텐 뭐 안 떨어지나, 툴툴거리는 목소리 뒤에 한마디 당부가 뒤따른다.

"야, 시체 옮겨라. 이거 누구 떠넘길 놈 있지 않았냐? 아, 그리고. 왕쥔카이 그 놈한테는 이거, 알지?"

입술을 지퍼로 꽉 다무는 흉내에 상대는 세상 귀찮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보람차게 몸을 움직여볼까-...."

7스레 >>96
"이런 쓸모 없는 놈!"

요란한 타격음과 함께 한 남자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것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그것도 한명에게? 이래서야 우리 구자파의 위신이 서겠느냔 말이다!"

"죄송합니다."

재떨이는 붉은 물을 떨구며 바닥을 구른다.

*

"삼합회에서 정치인들과 뒷공작을 하던 그거 말이야, 어디 간 큰 녀석이 정보를 빼돌린 모양이야."

심각한 듯 중얼거리는 걸인의 목소리는, 길거리의 누구도 귀기울이지 않았다. 무시하는 것일까, 피하는 것일까. 아마 솔깃한 이들조차도 제 목의 안녕만은 지키고 싶은 것이었겠지.

*

"용두, 향주로부터 온 선물입니다."

안락한 소파에 앉은 채 궐련을 피우던 인영이 손을 가볍게 들자, 정장을 갖춰 입은 여인은 황송한 듯 고개를 숙이며 귓가에 속삭였다.

"그리고 청에 대한 소식이-...."

*

신호수는 세상 피곤한 얼굴로 야광봉을 흔들었다. 비가 쏟아지는 도로, 곳곳에 위치한 진입금지 표시와 폴리스 라인들. 새로 달린 '주의! 사고 유발 지역'이라는 표지판.

"어떤 미친 놈들이 여기서 할리우드를 찍은거야."

그의 꿍시렁거리는 혼잣말에, 분명 귀가 간지러운 사람이 있겠지.
7스레 >>202
휘유- 높은 휘파람 소리가 철썩 파도치는 밤바다의 소음에 섞여들었다. 짭잘한 냄새를 훅 풍겨오는 바람에 남자의 정장 자켓이 흩날린다.

"이야아- 요즘 세상 살기 좋아졌어? 응?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사방에서 이런 걸 마구 버려두고 말이야~?"

남자가 방긋 웃으며 구둣발로 툭툭 걷어차는 것은 심각하게 손상된 시체 한 구였다.

"당장 조사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형님."

아무 대답없이 쪼그려 앉은 채 시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던 남자의 시선은 시체의 피부, 파도를 거슬러 오르는 잉어의 문신에 고정되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예리한 다용도 칼을 꺼내더니 그것을 도려내기 시작했다. 쯧쯧, 피부조각을 들어내며 안타까운 듯 혀를 차던 남자는 곧 그것을 옆의 다른 사내에게 건넸다.

"이런 것도 같은 조직원이라고 붙들고 있으니, 나 참."

끈적한 피가 묻어난 장갑까지 벗어던진 남자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요즘 신입단원들 열심히 모집하던게 누구더라~?"

남자의 물음에 옆의 사내는 묵묵히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

"운랑 조직원 중 하나가 죽었다던데."
"치옌이 처리했다더군."
"향주가 직접? ...어쩌면 용두의 귀에도 들어갈지 모르겠어."
"요즘같은 시절에, 사람 한둘 죽는게 뭐 대수라고."
"그러게. 사실 그놈들은 저들끼리도 막 죽이고 그러지 않나?"
"쉿, 우리 같은 서민들은 고개나 낮추고 살면 되는거야."
7스레 >>678
"여어, 광씨. 오늘은 웬일이야? 요즘 통 보이질 않더니."

"내가 왜 나왔겠나? 쩐씨 자네가 나온 이유랑 똑같지. 이제 슬슬 달릴 때가 됐제?"

"광씨도 영락없이 짤린 줄 알았는데 아닌가벼."

"아, 글쎄. 다~아 구멍이 있다니까. 특히 이번 물주는 성격이 아주 대쪽같애. 그 늙은이 왕장펀하고는 정반대라 이 말이야."

그들은 낄낄거리며 술잔과 약을 건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