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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대화산논검大華山論劍 】 ¶
- 대화산논검
- 살랑살랑 나들이
- 몸의 시계는 해가 뜨기도 전에 맞춰져있다. 어릴적부터 약초를 캐서 장사를 하는 엄마랑 아빠가 그 시간에 일어나시는 것도 있고, 입마관에 들어가서도 달라지는 건 없다.
그리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지 않은가. 하지만 오늘은 좀 늦게 일어나고 말았다. 간만에 자는 잠이 꿀잠이었다.
"으...안돼... 파련이는 먹는 게 아니야요...안돼요 파련이는 밀떡이 아니얌!!"
쿠당탕! 도롱이 벌레처럼 이불에 꽁꽁 싸매인 파련은 결국 침상에서 굴러 떨어졌다.
"어으아. 아침..아치임..인가.."
# 힘세고 강한 아침!
**
파련이는 일어나다가 굴러떨어집니다!
쾅!
헉. 뼈가 부러진듯한 아픔.....이지만 다행히 뼈가 부러지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종합병원이라도 무림인! 굴러떨어진 것으로 골절은 없겠지요. 무림인이 아니었다면 그랬을지도...
오늘은 약속이 있습니다. 친구 배주혁이 아침부터 보자고 징징거려서 어쩔 수 없네요! 만나러 갈 수도, 약속을 째버릴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
"아야야..아야야야..."
무림인이라 다행이다. 아니면 뼈가 부려졌을지도 몰라. 엄마랑 아빠한테 이 밑에 방석을 많이 깔아달라 할까. 파련은 고개를 들었다. 침대 위에..뭔가 많다. 방석..방석..그리고 방석. 바닥에도 깔아달라 하면 좀 그렇겠구나.
"으."
오늘 주혁이가 만나자고 했는데. 파련은 쭈욱 기지개를 켜곤 미적미적 미리 준비된 세숫물이 담긴 쟁반을 가져온다. 이후 세수도 하고, 양지와 벚꽃 말린 가루를 이용해 이도 닦고, 머리도 빗고, 향유도 바르고, 새로 산 소맷단이 넓고 검은 비단옷과 홍옥으로 된 장신구도 끼고..
"음! 오늘도 예뻐!"
여차저차 준비완료!
"엄맘마 아빱빠 파련이 다녀올게용!"
# 만나러 갑시다...
**
배뭐시기를 만나러 갑니다!
"야! 늦었잖아!"
배주혁은 며칠간 씻지 못해 떡진 머리카락과 듬성듬성 난 수염을 긁으면서 이제 막 도착한 파련을 향해 소리를 지릅니다.
거 참 늦을 수도 있지 왜그런담?
"아. 아무튼. 너 입마관 졸업하고나서 근무지 배정 아직 안받았지?"
어케 알았누.
**
"뭐~래. 꾸미느라 좀 늦은거거든! 힝이다 힝. 아주 힝이야 이 바보야!"
너는 안꾸며서 모르겠지! 파련은 소맷단을 파닥거리며 같이 불만을 표출했다. 사람이 늦을 수도 있는 걸 가지구 그래!
"웅, 그런뎅?"
어떻게 알았지? 파련은 고개를 기우뚱 기울였다.
"왜~? 파련이 내당 들어가게 해줄라구? 근데 너 외당 아니었나~?"
# 왜왜 모슨129
**
"?"
배주혁이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건 안되고. 대신에 우리 오화단에 들어올래? 너 오면 내가 잘 챙겨줄게. 나 이래뵈도 이번에 부대주 되서 한 명 정도는 꽂아줄 수 있거든?"
이것이 중세의 천거?
**
외않됀데?
"웅. 파련이 그런거 몰랑. 그리고 무림이랑도 안 맞는다구."
파련은 소맷단으로 입가를 가렸다. 천거라니! 파련이는 일단 백치처럼 몰라몰라를 시전했다. 그 깊은 내면에선 잘 챙겨준다고 해도 그 의도도 모르고 부대주가 되어 꽂아준다 하더라도 자신의 실수에 그까지 책임을 지는 것은 싫다 생각하였을 것이다.
# 일단 에둘러 거절해용..
**
"너 어차피 금방 배정받게 될텐데...어딜 갈 줄 알고?"
배주혁이 다시 한 번 설득을 시도해봅니다!
"이상한데 떨어져서 개고생하는 것보단 나랑 같이 일하자니까?"
**
파련은 소맷단으로 입을 가리고 마냥 모른다는 눈치로 응히히 웃었다. 설득을 시도하는 모습에 잠시 고민하듯 음~ 소리를 내던 파련이 가늘게 눈을 떴다.
"네 제안도 천마님께서 파련이를 어여삐 여기셔 주신 기회라 생각하면 옳다고 생각해. 하지만 파련이는 무림과 맞지 않는 여린 성정을 가진 걸 주혁이도 알잖아잉.."
일단 여기서 좀 슬프고 힝구한 표정 좀 지어주고.
"파련이느은...친한 친구인데 같이 있는 곳에서 다치거나 서로 책임을 묻고 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어..설령 파련이의 앞날에 고난이 있더라도 그것 또한 천마님께서 파련이를 제련하시는 일이겠지...흑흑!"
소맷단으로 아예 얼굴을 덮어 가려본다.
# 훌쩍훌쩍..눈물연기를 시도해용
**
"...너 어릴적부터 봐왔는데도, 우는 연기는 아직도 적응을 못하겠어."
이런! 배주혁은 파련이의 소꿉친구입니다!
"내가 볼 때 너는 그 누구보다 자질이 있는데....너 맘에 안드는데에 전출갈 수도 있다니까?"
**
"에이..안 통하네..평생 적응하지 않는게 좋을걸~ 파련이 다른 공자랑 여식에게도 이거 막~ 쓸거라서."
힝구.
빼꼼 고개를 내민 파련이 응히히 웃었다.
"대체 왜 그렇게 파련이를 데려가려구 해! 말했잖아, 전출해도 천마님 뜻이니까 따라야 한다구. 너어, 혹시 흑심 품었니?! 아무리 파련이가 예쁘다지만!"
?
# 날 데려가려는 이유가 머야!
**
싸늘한 배주혁의 시선이 날아듭니다.
으..으응...미안...
"? 그거야 당연하잖아. 너가 일류무관이니까. 지금 우리대는 인력이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하다고!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너무 적어!"
실력 때문이라는거군요!
"그리고 음. 너네 집은 좀 잘사니까...하하하."
얼버무리지 마 이자식아!
**
"우웅..미안.."
일류는 이해 하겠는데..정말이지 저걸 친구라구...소맷단으로 입가를 가린 파련은 이휴,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은 해볼게. 물론 정말정말 생각만 해볼 거야. 난 너 눈 앞에서 다치는게 싫다구! 그러니까 파련이 갈래."
# 앙녕..하고 ㅌㅌ를 시전해봐용
**
파련이는 도망칩니다!
어! 야! 야!
뒤에서 배주혁이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무시해버렸습니다.
음, 날씨가 상쾌하니 참으로 좋군요! 어디로 가볼까요? 생각해놓은 곳이 있나요?
**
아! 날씨 좋다! 이런 귀한 날씨를 주혁이에게 허비할 수는 없다. 왜냐면 주혁이는..요즘 나한테 쪼끔..관심이 많아..아무리 파련이가 자칭타칭 바보에 멍청이라도 그건 알 수 있었다. 쟤는 내 돈을 보는 걸지도 몰라! 만약 그걸 숨기지 않는다면 머리끄댕이를 쫙쫙 잡아 늘려서 그 떡진 머리를 진짜 떡으로 만들어주거나 해야겠다.
"객잔객잔~"
파련이는 경쾌하게 소맷단과 치맛단을 팔랑이며 객잔의 문을 벌컥 열어 젖혔다.
"손님 받아랑!"
# 객잔에 가용!
**
파련이는 귀여워!
손님 받아랑!
쿠쾅!
파련은 객잔 문을 부숴질듯이 벌컥 열고 들어갑니다.
"아이고! 나으리! 어서오십시오! 무얼 드릴깝쇼???"
곧바로 점소이가 튀어나와 허리를 굽신굽신거리며 물어옵니다!
파련이는 무려 일류무관! 미지정이지만 어쨌든 일류무관입니다!
**
귀여운 나! 오늘은 귀여움이 무려 두 배! 파련은 응히히 웃으며 점소이에게 살랑살랑 말을 붙였다.
"이잉 말 편하게 해주시어요! 오늘은 술이 그렇게 당기지 않으니까~ 설병과 말리화차로 부탁드려용, 파련이 마음 아시죠?"
그리고 잔망스럽게 윙크를 하며 은잔을 꼬옥 쥐어주는 것이다.
# "좋은 정보도 있으면 사고 싶은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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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객잔에서는 그런것은 취급하지 않습니다요...나리..."
점소이가 땀을 삐질거리며 설병과 말리화차를 주방에 외칩니다.
정보는...객잔에서 못사나보네요!
**
꺅 수치스러워! 지금이라도 쥐구멍을 파서 그 안에 들어가서 쥐랑 담소나 나누고 싶은 심정이다. 파련이는 히잉. 하고 운을 떼었다.
"뭐라도~ 뭐~ 재밌느은 소문이라도~ 듣고 싶었는데에.."
힝구~ 하면서도 파련이는 또 자리에 뽀다닥 앉았다. 왜냐면 정보도 중요하지만!
"에휴에휴, 주혁이랑 얘기하면 꼭 진이 빠진다니까아."
# 맛있는 설병도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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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련이는 맛나는 설병을 먹습니다!
얌냠냠! 욤뇸뇸!
맛있게 먹는 파련을 보는 수많은 시선들...
물론 다가오지는 못합니다.
아 ㅋㅋ 일류무관을 건드리는 미친놈이 있다? ㅋㅋ
**
옴뇸뇸뇸뇸! 설병이랑 차는 역시 좋은 조합이다. 이따가 나가면 짠 것도 먹어야지. 단거 먹고 짠거 먹고 단거 먹고 짠거 먹으면 그게 최고의 조합 아니겠는가.
"오잉?"
파련은 양 볼이 빵빵한 상태로 고개를 기우뚱 기울였다. 욤뇸뇸뇸뇸...꿀꺽.
"모얌? 할 말 있는 사람 거수! 파련이랑 대화할 사람!"
# ?
**
다들 눈을 피합니다!
호엥...파련이...너무 서글퍼...
**
"히잉..."
아무도 없어...이렇게 파련이랑 대화할 사람이 없다구..?
"이렇게 예쁜 파련이랑 대화할 사람이..없다구..?"
# 힝구...마저 먹고 사람 없음 일어나용...
**
힝구.....
킹치만...파련이...일류무관인걸...? 부채로 사람 목을 슥슥삭삭 할 수 잇는골....
마저먹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힝...
파련이에게 다가올만큼 용기있는 친구들이 없는 객잔이었습니다. 쯧!
- 범 내려온다
- 파련이가 부채로 목을 슥삭삭 할 사람으로 보이시나용?!
하지만 맞다... 천마님을 위해서라면 쓱싹싹 한다구.
"안뇽안뇽 담에 또 봐요!"
객잔을 나왔으니.
"천마님께서 계시를 주셨어요!"
방방!
"삼! 삼!"
# 기연 샀다! 그럼 뭐냐! 만남이다! 삼 캐러 산으로 가용!
**
삼을 캐러 산으로 갑니다!
부모님에게는 당연히 우리 얼라 귀염발랄뽀작한 파련이가 간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일류 무관인데 뭔 일이 있겠어요? 웬만한 것들은 죄다 썰려나갈텐데요!
...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산천초목이 벌벌 떱니다.
쿵.
쿵.
쿵.
쿵.
한 번 발자국을 옮길 때 마다 지진이 일어난듯 땅이 울립니다.
저 멀리에 보이는 푸른 안광. 어슴프레 보이는 흰 가죽과 검은 줄무늬.
파련은 공포에 질린채 이를 달달달 부딫히기 시작합니다.
- 크르르르르르르......
낮은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파련은 뒷걸음질 치다가 쿵 하고 엉덩방아를 찧습니다!
부상 1단계를 입습니다.
그렇습니다.
파련은, 이 산의 산군을 만났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좋은 삼을 캐서! 장사를 하고! 돈을 벌고! 엄맘마랑 아빱빠한테 효도 해야지. 사슴이 나타나면 잡아서 팔아야지! 파련은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산을 올랐다.
"산중 호걸이라하는~ 호랑님의~ 생일날이 되어각색 짐승 공원에...?"
왜 나무가 떨리지? 이건 무슨 소리지? 쿵쿵..쿵..? 어? 아니..어?
"어어아..?"
진짜 부르면 오는 거야? 몸이 호달달달 떨렸다. 무시무시한 이 소리는..아니, 저 크기는 뭐야?! 파련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아야."
오늘은 운이 없네. 파련이 삼을 캐려던 바구니를 꼬옥 끌어안고 입가를 가렸다.
"안녕하세용 호랑님...혹시 생신이세용...?"
이대로 뒤도 안 돌아보고 튀면 죽겠지? 엄청 큰 앞발에 모가지가 똑딱 따이거나 머리를 와악 물리거나 그러겠지? 부채가 어딨더라? 부채가...
# 쟤 친화력 통해용..? 일단 말 좀 걸어볼게용 안 되면 뭐 어쩌겠어 겸허히 받아들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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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백호는 바구니를 꼬옥 끌어안은 파련이에게 천천히 다가옵니다.
그 위압적인 태도와 모습이란!
평범한 사람이라면 눈을 뒤집어까고 기절을 하기에 충분히 공포스러운 모습입니다.
일류무관인 파련이는 강력한 정신력으로 버팁니다.
- 크르르릉...
백호는 파련이의 눈 바로 앞에 자신의 거대한 머리를 들이밉니다. 머리 하나가 파련이의 몸통보다도 훨씬 커 보이는군요.
부채는, 허리춤에 있습니다.
앗. 그런데 생신이라면 선물을 줘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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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크다. 저렇게 큰 호랑이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지? 파련의 샛노란 눈이 동그래졌다. 머리도 엄청 크고, 이런 산군님이 계시다고 왜 엄맘마랑 아빱빠는 알려주지 않았을...알았으면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파련이가 여기 존재하지도 않았겠지..
"생신 축하합니다..생신..축하합니다..? 사랑...? 하는 호랑님..? 헉 생신이시구나! 진짜 축하드려요!"
그러면 생신..선물...선물...
"선물로 사냥의 귀찮음을 덜어드릴까용...? 파련이는 맛이 없구..어..사슴을 잡아드릴까용...?"
선물!
"아니면 원하시는 선물이 있으신..가요?"
# 선물..고기..? 뭐지? 뭐지?
**
백호는 아무런 말도 없이 파련을 그냥 쳐다보고 있다가...
후릅.
입맛을 다십니다.
아, 안돼요! 파련이는 맛이 없어요! 짠 맛만 나구 텁텁하기만 할거에요! 이 긴 머리카락을 보세요! 분명 씹다가 이물감 때문에 뱉게 되실거라니까요? 근육과 굳은살이 박힌 손과 발을 보세요! 쫄깃하지도 않구 퍽퍽하기만 해요!
아무튼 파련이는 필사적으로 호랑이가 좋아할 법한 생일 선물을 떠올려 봅니다.
....뭐가 있지...?
아!
삼!
산삼은 어떨까요?
근데 호랑이도 삼을 먹나? 아 몰랑 아무튼 주면 먹겠죠!
**
"끼야앙! 파파파파파련이는 맛이 없어요! 그러니까, 그, 퍽퍽하구! 또! 이물감도 있고! 또...또 아 안돼! 이렇게 예쁜데 아직 연애도 못해보고 죽고 싶진 않다구요!"
고기는 안되겠고, 삼! 삼! 호랑님도 뭐 삼을 좋아하시겠지. 횡설수설 얘기를 꺼냈다.
"귀한 삼을 캐다 드릴게요!!! 자, 자 들어보세요..호랑이가 무슨 풀 뜯는 소리냐 하시겠지만 황산(黃山)의 우뢰 같으신 산군님께서, 더욱이 강해지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어요? 혹시 모르죠! 파련이가 귀한 삼을 캐서 드셨더니 더욱이 기운이 좋아지시고 그 찬란한 털에 윤기가 더욱이 빛나면서…"
소근소근..
"그, 남자한테도 여자한테도 차암 좋다던데...홍홍홍."
그러니까 파련이가 삼을 캐다드릴게용...하며 바구니를 꼬오옥 끌어올렸다.
# 삼 드릴게요 삼노예! 나는 삼노예!!!
**
백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파련이는 재빨리 삼을 찾기 시작합니다!
.
..
...
....
.....
.....!
산삼을 하나 찾았습니다!!!
**
허어억 삼으로 살려주신다니 이건 멍멍이 야옹이 두마리가 한꺼번에 안기는 것 만큼 엄청난 이득이지!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세용!"
파바박, 파바박. 8살때부터 했으니 근 9년동안 삼을 캐온 실력을 보여주겠어용! 땅을 판 파련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헉."
이거 팔면 돈 되겠지. 근데 내 목숨값보단 덜 비싸겠지. 귀여운 파련이는 이정도로 만족해야할까. 이걸로 만족하실까.
"천마니이이임 파련이 죽고싶지 않아용.."
으헝헝...
#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호랑님 삼 두개! 두개두개!!!
**
일단 하나를 구했습니다.
더 구하기는 어려워 보이니, 파련은 털레털레 산삼 하나를 들고 백호에게 가져다 내려놓습니다.
백호는 그 큰 입을 벌려 산삼을 입에 물고는, 파련이 옆에 털썩 주저 앉습니다!
띠용!
그러더니 산삼을 우적우적 씹기 시작합니다.
......
파련이는 숨도 제대로 못쉰 상태로 얼어 있습니다.
그 때, 백호가 전부 먹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 어린 인간의 아이야. 삼이 제법 맛이 나는구나. 내 생일인건 어찌 알고 이리 찾아와주었는지 모르겠으나...
- 종종 찾아오거라. 내 오래 홀로 지내 말벗이 필요하구나.
- 말벗 노릇을 해주면 내가 가끔 도움을 줄테니. 거절하지 말아다오.
라고 말을 합니다!!!!!!!
**
하나 더는 불가능하겠구나...이거라도 드려야지. 혹시 뿌리 하나라도 상할까 조심조심 흙을 털었다. 그리고 오들오들 떨며 삼을 진상하니..
"헉."
삼을 드셨어. 괜찮겠지. 내 오른손도 드신 건 아니겠지? 오른손 살아있네. 꽁꽁 얼어붙은 모습으로 호랑님을 지켜보던 파련은 이내 금빛 눈을 환하게 뜨더니 빵끗 웃었다. 살았다! 살았다! 살았어! 그런데 친구까지 해주신대! 파련이 지을 수 있는 미소 중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보였다. 친구가 생겼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정말 찾아와도 돼요? 호랑님 최고! 파련이가 꼭 자주 찾아와서 말벗도 해드리고..읍내의 맛난 것도 가져다드리고..또..또...좋아요! 좋아요!! 살려주신 것도 감읍할진대 말벗이라니! 어떻게 파련이가 거절하겠사와요!"
그리고 다시 한 번 생신 축하드려요! 라며 파련은 소매를 포닥포닥 움직이며 잠깐 눈치를 보다 산군을 조심스럽게 안아보려 했다. 누구나..꼬옥 안아주면 좋아한댔어...
"오늘은 천마님께서 호랑님을 만나뵈라구 여기 오라 하셨나 봐요! 응힝힝.."
# 호랑님 채고 호랑이 친구 채고
**
안아보기까지는, 아직 친밀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음. 조금은 내외할 필요가 있겠구나. 인간의 아이야. 아직 어려 인간 사회에 대한 지식이 혹여 부족하거든 네 부모에게 묻고 오너라.
매몰차게 안는걸 거절당해버립니다!
- 나는 이 산을 다스리고 있는 입장이니라. 지금 무언가 일이 생긴듯 하니 움직여 봐야겠구나.
파련이는 백호와 함께 갈 수도, 그냥 집에 가고 나중에 만날 수도 있습니다!
**
"히잉...네에에에...조심할게요..."
아직 안는 건 안 되는구나...동네 할아버지나 할머니께선 안아주시면 어이구 우리 손녀 하고 좋아하셨는데. (●ó⌓ò●) 스러운 표정을 짓던 파련은 양 소맷단으로 입가를 가렸다.
"일이 생겨요? 파련이가 도울 일은 없을까요?"
고개를 기우뚱 기울인다. "이렇게 보여도 교국의 무인이어요.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돕고 싶사와요."
# 따라가도 괜찮나요 백호님? (๑•‿•๑)
**
- 네 나이 치고는 꽤 큰 기운을 가지고 있지만, 네가 돕기에는 어려운 일이로다.
백호는 그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따라와 보는 것 정도는 상관없겠지. 하지만 태워줄 수는 없으니 조심히 잘 따라와야 하느니.
그러고 백호는 달리기 시작합니다! 파련도 함께 달립니다!
백호는 마치 축지법을 쓴 것 처럼 한 번 발을 내딛을 때 마다 수 장의 거리를 앞서나가고, 파련이는 간신히 쫓아갑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
- 크르르르...
그런데 백호는 허공을 노려보며 살기를 마구마구 풍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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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련이가 돕기에 어려운 일이라고요? 설마 엄청 거대하고 크고 크아악 울부짖는 용이 나타났다던가 그런 건가?! 파련은 잔뜩 긴장하다 고개를 끄덕이곤 호다닥 백호의 뒤를 쫓았다.
허억, 엄청, 엄청 빠르셔라. 호다다닥 뛰어간 뒤 도착하니, 아무것도 없고..어어? 왜 아무것도...
"뭔가… 있나요?"
용인가? 아니면 설마 귀신?! 히익! 귀신은 싫은데!
# 설마 진짜 용 내려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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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련이가 아무리 살펴봐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 어흥!!!
그런데 백호는 신경질을 내며 으르렁 거리고 있군요.
머선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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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슨..머슨129? 주변을 살펴도 없는데 뭘 보고 어흥..정말 귀신인가?! 우리 호랑님 괴롭히지 마라!
# 아주아주 무서운 뱁새처럼 허공을 노려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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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련이는 매서운 뱁새마냥 허공을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 ...거기가 아니다.
백호가 그 커다란 머리를 살랑살랑 젓습니다.
에헷. 귀여운 나의 실★수
아무튼, 대호와 뭔가의 으르렁거리는 신경전은 점점 절정을 향해 치닫습니다!
파련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검기라도 피워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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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니었어요..?!"
응힝힝 귀여운 파련의 실★수...는 신경전이 절정을 향해 치닫자 어떻게 할 지 고민하더니, 부채를 허리춤에서 슬쩍 꺼냈다.
검기라도 피워보자..!
# 내공을 담아 부채에 기를 둘러용!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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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에 기를 피웁니다! 말 그대로 선기!
백호는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갑작스레 바람이 크게 붑니다.
....
- 갔다. 끝났으니 내공을 갈무리 해도 좋다. 인간의 어린 아이야.
끝났나봅니다!!
- 네 도움 덕에 빨리 끝낼 수 있었구나. 그래. 내기는 영령도 상처입힐 수 있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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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에 기를 피우자 바람이 불었다. 순간 감긴 눈을 더 꼬옥 감고는 호랑님의 말에 내공을 갈무리하며 부채를 다시 허리춤에 매단다.
"귀신님도 가셨어요? 다행이어요!"
소매를 파닥파닥 하던 파련은 응힝힝 웃었다.
"그런데 어째서 호랑님? 산군님? 백호님?을 위협하는 거예요?"
#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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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네가 알만한 일이 아니니. 천기가 허락치 않는다.
백호는 단호히 고개를 젓습니다.
- 이제 시간이 늦어가는듯 하니 내려가는게 좋겠구나.
일단은 이별의 시간입니다! 이별의 있다면 만남도 다시 있는 법! 백호는 파련이 만나고 싶다면 제법 자주 만날 수 있을겁니다!
- 청해
- 엄맘마랑 아빱빠한테 뭐라고 말하지? 엄마! 아빠! 나 친구가 생겼는데 호랑이야! 말을 해! 라고 하면 분명 뒷목을 잡고 기절하시겠지...이 일은 비밀로 해야지. 히히 비밀친구친구.
"밤이다!"
그럼 이제 뭘 할까! 바로바로.
# 뒷마당에서 수련갑시다 승봉홍엽서화 수련
- 4성 봉封 : 부채를 쫘악 펼치 휘두릅니다. 내공을 소모해 잠시동안 지정한 상대를 움직이지 못하게 묶을 수 있습니다.
**
속박! 강해졌다! 함락!(?)
파련은 부채를 촥! 멋들어지게 거두곤 집 안으로 룰루랄라 뛰어갔다.
"엄맘마 아빱빠!!!!! 딸랑구 강아지 파련이 씻고 잘거얌!! 저녁뽀뽀 음뫄음뫄!!!!!!"
# 자고 일어나기로 해용...아침이 밝으면 김캡이 퀘스트를 던져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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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납니다!
짹짹!
새소리와 함께 아침이 밝았습니다!
"얘야! 편지가 한 통 왔더구나!"
앗,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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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힘세고 강한 아침..오늘도 천마님의 은혜가 아주 철철 넘쳐나는 하루구나! 아침 기도를 올리고, 또 양치도 하고, 세숫물로 세수도 하고...
"편지요?"
우다다! 소매가 긴 비단옷으로 갈아입은 파련은 문을 열고 뛰어나온다. 연서인가? 아니면 친구? 아니면 발령..서는 아니겠지 설마?
# 편지!! 누굴까?!
**
발령이 났습니다! 파련이는 이제부터 외당 서열 5위, 청해단에 소속됩니다!
【 외당 청해단 】
외당 서열 5위. 아래에 운청대, 갈천대, 홍백대가 소속되어 있다.
단주는 둔언왕 벽계상으로 둔언벽가의 가주이다.
청해단은 곤륜파에 대응하는 습격, 타격, 기습, 전면전, 방어전, 침투, 암살, 공작 등. 곤륜파와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한다.
근근히 벌어지는 곤륜파와의 전투에서도 상당히 많은 사상자를 내는 편이며 남방총분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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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귀여운 파련이는 무림과 맞지 않아요. 아주아주 귀엽고 사랑스러운 파련이는 외당에 맞지 않는다고 듣고 있습니까 천마님 제게 이런 시련을 내리시는 것도 분명 이유가 있겠지만 다시 생각해봐도 두시간 생각하고 저 멀리 서역까지 걸어간다 하는 시간이 있더라도 이건 좀.
파련은 소맷단으로 입가를 가리며 홍홍홍 웃었다.
"엄마..아빠..저 발령났는데요..."
엄마랑 아빠도 지금 문젠데 산군님께 어떻게 말씀드리지...말벗 해드려야 하는데...
# ㅎ..발령났어요...라고 말..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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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굉장히 기대하시는 얼굴로 파련이를 쳐다봅니다!
자.
어서 말해!
외당, 그것도 최전선으로 발령났다고!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으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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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하시면 안 되는데..파련은 입술을 몇번 오물오물 말을 뱉으려다 말듯 씹었다 뗐다를 반복한다.
".....천마님께서 파련이를..아주..사랑...하시나봐요...."
...울망!!
"파련이...최전선..으로..가요.."
이것이..최전방 발령난 군인의 심정..?
# 엎질러졌다 my 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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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얼굴에는 짙은 수심이 어립니다.
"그...그래...교국에 충성할 수 있는 길이니 어찌나 좋은 일이니...응...그럼...그렇구말구..."
그리고 애써 파련이가 걱정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밝은 모습을 보여주시려 하시는군요.
어쩌겠습니까.
이건 제 잘못이 아닙니다.
다-갓 놈이 잘못한 것이죠!
난 몰라...모르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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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혼혈이랑 폐관보이는 좋아했으면서 어째 여캐 내니까 이렇게 수직 하강을 함? 다갓 이거 편파 아님? 다갓 분노조장 어장으로 불러야 하는 거 아님? 하는 생각을 파련이는 꾹꾹 눌러담는다.
"엄맘마 아빱빠 너무 걱정하지 말구..그러니까, 파련이가 엄청 큰 공 세워서!! 엄청 출세해서 올게요. 새끼 손가락 걸구 약속. 약속!!"
부모님 가슴에 어떻게 이런 대못을...빨리 속죄해야한다. 파련은 부모님을 달래려 하며 소맷단으로 입가를 가렸다.
"...그, 잠깐, 파련, 파련이. 다녀 올게요. 머리. 머리도 식히고...그리고.."
# 부모님 달래드리고 백호님 만나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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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를 만나러갑니다!
- 무슨 일이더냐?
백호산군을 모시는 사당에 가서 파련이가 기도하는 척을 하자 과연! 백호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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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군니이이이임..."
눈물이 그렁! 하지만 파련이는 울지 않았다. 엄마 아빠 앞에서도 울지 못했는데 어떻게 산군님 앞에서 울겠는가. 파련이는 넙죽 절을 했다.
"산군님의 말벗이 되어 드리고 싶었는데, 그랬는데, 이 못난 파련이가 최전선으로 발령이 나고 말았사와요..."
훌쨕. 눈물을 겨우겨우 참은 파련은 오들오들 떨며 말을 이었다.
"사람을 보내어 주마다 편지라도 보낼까 하였으나 그것으로 기뻐하시지도 않을 것 같고, 만나서 대화를 하여야 더욱 심심하지 아니하실 것 아니어요..."
# 힝구힝힝구 용서해주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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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것이더냐.
백호는 별 일 아니라는듯 웃습니다. 근처의 나무들이 덜덜 떨립니다.
- 걱정 마라. 네가 날 보고자 한다면 날 볼 수 있을테니.
??
아무튼 걱정 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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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쨕! 파련은 고개를 뽀짝 들곤 처연한 소녀의 표정을 가리기 위해 소맷단으로 입가와 코를 가렸다. 나무가 떨리는 건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저, 정말요? 파, 파련이는 산군님의 약속을 깨서 산군님께서 혼자 외롭게 계실까봐..."
다행인데..다행인데...힝힝헝헝..
"다..다행이어요...그래도 몸 조심하시구 건강하셔야 해요..."
꾸벅...가기 전에 챙겼던 산사나무 열매를 드리고 가야겠다...
# 주혁아..!!! 누나랑 얘기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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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열매를 드리고, 배주혁을 만나러 갑니다!
"무슨 일이야?"
배주혁은 여전히 바쁜듯 제대로 씻지 못한 몰골로 파련이를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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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혁아. 놀라지 말고 들어."
심호흡을 한 파련은 씻지 못한 몰골에 곧 나도 저리 되겠거니 생각했다. ...머리를 단발로 칠까? 그런데 머리카락을 함부로 잘라선 안 될 텐데.
아무튼.
# "이 엄청 귀엽고 사랑스러운 송파련이 외당 최전선으로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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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혁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럴 줄 알았지. 그러게 나랑 같이 일하자니깐. 어디로 발령받았는데? 최전선이 어디 한 둘인가."
그는 살짝 꼬시다는듯 놀립니다.
하하.
듣고 놀라지나 마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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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짜증이 픽 치밀어오른다. 지금 꼬시다 그런 느낌이었지? 에잇 받아라, 꼬순 주먹!
내공도 담지 않은 애교스러운 솜주먹으로 빡! 하고 주혁이의 팔을 치려 하며 파련은 소맷단으로 입가를 가리곤 눈치를 봤다.
"청해단."
# 그래 서열 5위 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