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 황혼과 여명의 환상
"눈 내린 곳에 매화 하나 피어나니, 봄은 벌써 가지 위에 있구나."
환 (還) | |
나이 | 28 |
성별 | 여 |
종족 | 인간 |
능력 | 얼음을 만들어낼 수 있고, 환상을 보여주는 정도의 능력 |
1. 외형 ¶
꼬리뼈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은 결이 아주 좋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았다.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하나로 높이 묶은 포니테일이다. 머리카락은 탁한 잿빛으로, 석산에 눈 내린 모습을 연상케했다. 특히,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보면 절로 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잿가루를 떠올리게 되어있다.
나른해 보이는 눈사이로 보이는 눈동자는 호박색에 가까운 주황색으로, 모든 것을 태우고 검은 잔재만 남은 곳에 숨을 죽이고서 바람이 불기를 고대하는 잿불과도 같다.
나른해 보이는 눈사이로 보이는 눈동자는 호박색에 가까운 주황색으로, 모든 것을 태우고 검은 잔재만 남은 곳에 숨을 죽이고서 바람이 불기를 고대하는 잿불과도 같다.
키는 168CM로 적당한 체격. 선이 얇아 유약해 보인다. 하지만, 옷 사이사이로 보이는 단련의 흔적을 본다면 그 생각을 금방 거둘 것이다.
검은색 옷깃은 치파오처럼 목을 감싸고 있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상의를 고정하기 위해 허리에는 벨트처럼 검은 천이 덧대어져 있고, 그 위로는 문양이 그려진 철이 있다. 상의는 탁한 빛이 돈다. 그 위로 가벼운 겉옷을 걸쳤는데, 상의보다는 짧아서 허벅지까지 내려온다. 전체적으로 '도사'라는 생각이 든다.
손목에는 허리에 두른 것과 같은 종류의 완갑이 있고, 오른손에는 붕대 같은 천이 여러 번 덧대어져 있다. 차가운 검을 잡기 위한 대안인 듯.
손목에는 허리에 두른 것과 같은 종류의 완갑이 있고, 오른손에는 붕대 같은 천이 여러 번 덧대어져 있다. 차가운 검을 잡기 위한 대안인 듯.
등 뒤에 커다란 검집이 있는데, 가운데에는 큰 검이 하나 있고, 그 오른쪽에 비교적 작은 검이 있다.
2. 성격 ¶
나긋한 / 여유로운 / 당황을 잘 하지 않는 / 친근한 / 은근 능글맞은
환은 새로운 만남을 사랑하니, 그 대상이 누구든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모두에게 호의적으로 대한다.
의외로 말이 많다. 사교성도 제법 있어서 처음 보는 상대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 수 있다. 어떨 때에는 청렴한 선비처럼 굴다가도 정작 일을 저지르면 뻔뻔히 웃으며 '그건 실수. 미안해요.'따위의 말로 능청스레 넘어가려 한다. 또, 의외로 실수가 잦아서 분위기 잡다가 삐끗하는 경우가 다수. 그 와중에도 끝까지 분위기를 고수하는 것이 오히려 우스울 정도이다.
본래는 이러한 성격이 아니었으나, 자신을 키워준 요괴를 동경하여 그의 태도를 흉내 냈다. 7년간 그를 따르려 애쓰니 자연스레 성격이 나긋해지고 온화해졌다. 스스로 제법 만족해하지만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말이 많다. 사교성도 제법 있어서 처음 보는 상대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 수 있다. 어떨 때에는 청렴한 선비처럼 굴다가도 정작 일을 저지르면 뻔뻔히 웃으며 '그건 실수. 미안해요.'따위의 말로 능청스레 넘어가려 한다. 또, 의외로 실수가 잦아서 분위기 잡다가 삐끗하는 경우가 다수. 그 와중에도 끝까지 분위기를 고수하는 것이 오히려 우스울 정도이다.
본래는 이러한 성격이 아니었으나, 자신을 키워준 요괴를 동경하여 그의 태도를 흉내 냈다. 7년간 그를 따르려 애쓰니 자연스레 성격이 나긋해지고 온화해졌다. 스스로 제법 만족해하지만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선인. 타인을 존중하고 생명 자체를 좋아한다. 정도 많아서 누군가 절박하게 부탁하면 고민하면서도 종래에는 결국 도와주고 만다.
5. 전투 방식 ¶
자신의 팔만한 크기의 쌍검을 사용한다. 구부림 없는 도검으로 새하얀 것이 이질적이다. 둘의 크기는 각기 다른데,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약간 더 크다. 환은 큰 검의 이름을 '설', 작은 검의 이름을 '매'로 지었다.
'설'의 경우 가까이만 있어도 한기가 도는데, 실제로 검을 집으면 뼈가 아릴 정도로 차다. 실제로 검을 뽑으면 서리가 껴있을 정도. '설'을 휘두를 때, 얼음을 만들어 공격할 수 있다.
'매'의 경우 한기는 나지 않으나 은은한 매화향이 나며 원한다면 허공에 꽃과 붓글씨와 같은 사소한 환상을 보일 수 있다.(대규모적으로는 불가능) 다만 완전히 겉보기 용에 가까워 사실상 쓸 일은 거의 없다. 상대의 정신을 혼란케하려고 사용할 수는 있으나 굳이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하고, 본인에게도 거슬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매'의 경우 한기는 나지 않으나 은은한 매화향이 나며 원한다면 허공에 꽃과 붓글씨와 같은 사소한 환상을 보일 수 있다.(대규모적으로는 불가능) 다만 완전히 겉보기 용에 가까워 사실상 쓸 일은 거의 없다. 상대의 정신을 혼란케하려고 사용할 수는 있으나 굳이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하고, 본인에게도 거슬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둘 모두 기이한 힘이 깃들어있어 푸른 예기가 띤다. 관리가 아주 잘 되어있어서 마치 새 것과도 같다. 잘못 만졌다가는 바로 손가락이 베일 정도.
심상치 않은 물건이었기에, 평범한 검을 하나 더 들고 다니는데, 실제로 이 검을 더 자주 쓰는 듯하다. 그것은 제 겉옷 뒤에 숨겨져 있다.
심상치 않은 물건이었기에, 평범한 검을 하나 더 들고 다니는데, 실제로 이 검을 더 자주 쓰는 듯하다. 그것은 제 겉옷 뒤에 숨겨져 있다.
6. 기타 ¶
- 좋아하는 것은 차, 술, 자연, 시 등.
- 애주가이며 술이 상당히 세다.
- 언급했다시피 검술 실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즉, 무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있다는 소리이다.
- 검을 상당히 아껴 여가시간마다 검을 닦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 추위를 잘 타지 않는다. 창백해 보이는 낯에 가까이 가면 어째서인지 한기를 느낄 수 있다. (사실은 검 때문이다.)
- 매화를 상당히 좋아한다. 저를 기른 요괴가 매화를 연상시켰기 때문.
- 애주가이며 술이 상당히 세다.
- 언급했다시피 검술 실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즉, 무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있다는 소리이다.
- 검을 상당히 아껴 여가시간마다 검을 닦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 추위를 잘 타지 않는다. 창백해 보이는 낯에 가까이 가면 어째서인지 한기를 느낄 수 있다. (사실은 검 때문이다.)
- 매화를 상당히 좋아한다. 저를 기른 요괴가 매화를 연상시켰기 때문.
6.2. 배경 ¶
아주 먼 옛날, 요괴가 살았다. 요괴는 한때 떠오르는 햇볕처럼 빛났고, 강했으며, 아름다웠더랬다. 본디 힘에 대한 열망이 커서 혈기는 펄펄 끓는 용암처럼 폭발하니, 주변의 강자들을 모두 무릎 꿇게 하여 천하를 호령하는 듯싶었다. 허나, 아무리 강하다 한들 시간마저도 이기지는 못했다. 떠오른 해는 다시 지기 마련이고, 봄이 지나면 겨울이 오기 마련이다. 봄에 피어난 꽃은 푸르른 녹음을 지나, 그 무엇보다 달콤한 열매를 맺었으나, 잎은 바스러지고 열매는 파과가 된지 오래이다. 이제, 연로한 요괴는 겨울만을 앞에 둔 상태로 죽음을 기다리고만 있어야 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더 이상 강하지도, 아름답지도 않게 된 요괴는, 끔찍이도 괴로워하며 쓸쓸히 떠나야만 했다. 한때 자신이 싸움을 울부짖던 곳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되었으니. 50년 채 남지 않은 짧은 시간만을 남겨둔 채, 요괴는 여정을 나서기로 했다. 약하다고 깔보았던 인간을 가장해 인간 마을을 떠돌던 요괴는 그제야 처음으로 대지에 두 발로 서 보고, 세상을, 생명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똑바로 보았다.
찰나를 살아가는 필멸자들은 어찌 저리 사랑스러운가! 요괴는 필멸자를, 인간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들의 짧은 삶을, 그러나 빛나는 삶을, 어찌 보면 가엾고 어찌 보면 숭고한 삶을, 간혹은 치졸하고 추한 삶을 사랑하여 남은 생을 인간으로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인간 마을에 작은 집을 차려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아가니, 소박하나 행복한 삶이라 생각했다.
그런 그에게 작은 아이가 찾아왔다. 버려진 아이였다. 젖조차 때지 못해 엉엉 우는 아이는 제대로 된 헝겊조차 가지지 못했으니 누구에게 버려진 것인지는 몰라도 형편이 좋지 않은 집안에서 버려진 것은 어렵잖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요괴는 차마 아이를 내치지 못했다. 그래, 내가 먼저 가는지 네가 먼저 가는지 한번 확인해 보자꾸나. 요괴는 아이를 안아들고 작게 속삭였다. 달이 밝게 차오르던 어느 날 밤의 이야기이다.
찰나를 살아가는 필멸자들은 어찌 저리 사랑스러운가! 요괴는 필멸자를, 인간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들의 짧은 삶을, 그러나 빛나는 삶을, 어찌 보면 가엾고 어찌 보면 숭고한 삶을, 간혹은 치졸하고 추한 삶을 사랑하여 남은 생을 인간으로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인간 마을에 작은 집을 차려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아가니, 소박하나 행복한 삶이라 생각했다.
그런 그에게 작은 아이가 찾아왔다. 버려진 아이였다. 젖조차 때지 못해 엉엉 우는 아이는 제대로 된 헝겊조차 가지지 못했으니 누구에게 버려진 것인지는 몰라도 형편이 좋지 않은 집안에서 버려진 것은 어렵잖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요괴는 차마 아이를 내치지 못했다. 그래, 내가 먼저 가는지 네가 먼저 가는지 한번 확인해 보자꾸나. 요괴는 아이를 안아들고 작게 속삭였다. 달이 밝게 차오르던 어느 날 밤의 이야기이다.
요괴는 인간 중에서도, 그 아이를 제 친자식으로 여겨 가장 사랑했다. '환'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사랑하며, 귀하게 여기니 아이 역시 요괴를 친부모처럼 사랑했다.
시간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 아이는 커서 성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반면 요괴는, 노인은, 죽음을 바로 앞에 두고 있었다. 화사하게 피어날 꽃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보다도 홀로 남을 아이를 걱정한 노인은 죽기 직전 자신의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아이를 지키고자 하였다.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하여서, 천하를 호령했던 시절보다도 더 강한 힘을 모을 수 있었고, 그것은 그의 생명과 맞먹을만했다.
언젠가 네가 깨달음을 얻는 순간, 나는 너에게 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널 도울 것이다.
요괴가 말했다. 저를 향해 눈물짓는 아이에게, 요괴는 환연한 미소를 지으며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언젠가 네가 깨달음을 얻는 순간, 나는 너에게 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널 도울 것이다.
요괴가 말했다. 저를 향해 눈물짓는 아이에게, 요괴는 환연한 미소를 지으며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아이는, 아니 이제 성년이 되어 버린 '환'은 제 부모의 죽음을 지독히도 슬퍼했다. 죽은 자를 잊지 못해, 썩지 않는 육체를 보전하며 364일간 신에게 그를 다시 살려달라 빌었다. 그리고 그가 죽은 지 딱 365일이 되던 날, 그의 육체에서 난생처음 보는 커다란 꽃이 찬란히 피어나더니, 오래지 않아 꽃은 지고 잎이, 그리고 열매가, 그 후에는 모두 바스러져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환은 그 자리에 앉아 통곡을 하니, 퍼뜩 잠에서 깨어나더라. 허둥지둥 요괴가 있을 방으로 달려가니, 요괴는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에 한 쌍의 검이 있었다. 넋을 잃고 홀린 듯에 검을 손에 집을 때, 환은 그제야 요괴의 마음을 깨달았다. 폭설은 그쳤다. 퍼붓던 눈이 그친 자리에는 꽃이 피어날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낙엽이 지고 눈이 퍼붓겠지. 하지만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 환은 그의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봄 내음이 난다. 환은 요괴의 검을 챙기고 봄을 기다리기로 했다. 새로운, 봄을. 그리고 이어질 겨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