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에 가까운 길고 연한 갈색머리가 아래로 쭈욱 뻗어내렸다. 푸른 머리끈으로 묶어내려도 허리까지 내려올 정도로 그 머리카락의 길이는 상당히 길었다. 포니테일 스타일로 묶은 뒷머리카락은 바람에 가볍게 흔들렸지만 그와 대조해서 다른 머리카락은 그다지 흔들리지 않으며 그 자리를 고요하게 지켰다. 왼쪽 머리와 오른쪽 머리를 균형잡아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정확하게 반으로 나눠 옆으로 내려 이마가 그대로 드러났으며 부드럽고 윤기 흐르는 머리카락은 기품이 절로 흘러넘쳤다. 머리카락이 워낙 길어 둥그런 두 귀가 조용히 덮여 빼꼼 그 고개만 살짝 내미는 형태이다.
묵묵하고 무덤덤한 느낌의 입술과 더불어 그녀의 눈동자는 나른하고 귀찮음이 가득했다. 옆으로 둥그렇게 누운 큰 크기의 눈매는 마치 주변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처럼 무심했지만 그 광채가 죽는 일 없이 강렬하게 반짝였다. 마치 그 무심함이 거짓인 것처럼. 하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무심하고 귀찮아하는 느낌이 녹아내리다 못해 그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입술은 무심하게 꾹 닫혀있어 다가가서 말을 걸기 조금 힘든 인상에 정점을 찍었다. 키는 또래 여성의 평균 키보다 큰 편인 168cm. 몸무게는 53kg. 피부가 전체적으로 부드러워 보이나 굳은 살이 붙어있는 손가락 끝은 그다지 고운 느낌이 아니었다. 실제로 만져보면 꺼끌하며 자잘한 상처가 남아있어 위화감을 느끼기 딱 좋다. 대체로 자신을 꾸미는 옷보다는 활동하기 편한 옷, 시원시원한 푸른 계열의 옷을 좋아하여 주로 입는다. 물론 꼭 꾸며야 할 자리에서는 나름대로 그 자리에 맞게 꾸미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