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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령도...식후경...
마치 잠에서 깨어나듯이 경의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는 느낌으로 여기에 돌아옵니다.
잠시 졸아버린걸까요? 그 잠시동안 꾼 꿈 속의 세계가 호접지몽처럼 생생하게 다가와 현실로 돌아오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한걸까요.
그런게 아니라도 잠시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는 것 하나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정신을 차렸으니 이제 그 전까지 뭘 하고 있었는지 떠올려야겠죠.
#주변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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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는 정신을 차립니다!
입마관을 성공적으로 수료하고 일급무관으로 발령받은지 어언 1년이 다되어 가는 지금.
경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바로!
대기발령입니다.
경의는 백수입니다. 집에 눌러앉아 밥을 축내는 김캡의 모습과도 같지요.
그래도 공무원은 합격했네요. 부럽다.
아무튼 한량 그 자체인 경의는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한겨울의 한낮. 중천에 뜬 해.
배가 시장합니다.
뭐 먹을게 없을지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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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났다. 그리고 기억나기 전에, 허기가 먼저 느껴졌다.
무릇 사람이란 배가 부르면 서있기가 싫고, 그리하여 앉으면 눕고 싶으며, 누우면 또한 자고 싶어지는 생물.
그러니까.. 밥 먹고 배불러서 낮잠 한 숨 때린다음 일어나서 다시 밥을 찾으러 가는 중이라는 뜻이다.
" 쓰읍. 어디 간식거리 없나? "
이게 삶이고 행복이지
# 먹을걸 찾으러 가봅시다! 한량 라이프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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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는 자신의 방을 지나 대청마루를 지나갑니다.
지나가는 시비들과 하인들이 조심스레 인사를 올리고 지나갑니다.
...굳이 뭘 찾으러 돌아다닐 필요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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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
방금 막 깨서 멍했던가, 배가 고프면 음식을 가져다달라 하면 되는것을..
경의는 짧은 탄성과 함께 잠시 자리에 멈춰서서 지긋이 눈을 감고 생각합니다.
아. 쪽팔려.
이곳을 지나가는 다른 시비나 하인들이 자신의 마음 속을 읽을리도 없고, 이런 실수를 했다는것을 눈치채지도 못할 것이지만..
이런 소소한 실수를 일으켰다는 것으로 자기 자신에게 약간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경의는 괜한 혼잣말 없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돌려 다시 대청마루를 지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방에 돌아온 경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원래의 목적을 위해 자연스럽게 사람을 부릅니다.
#시비나 하인을 불러서 먹을것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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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는 하인을 불러 먹을 것을 부탁합니다!
평소에 먹던게 있었는지, 다과상과 따뜻하게 데운 맑은 청주 한 병이 같이 올라옵니다!
자반상을 내려놓는 하인이 조심스레 경의에게 입을 엽니다.
"공자님, 그...발령은 언제쯤 난답니까?"
어릴 때 부터 오랫동안 경의를 돌봐온 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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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과상에 따뜻이 데운 맑은 청주 한병.
생의 일부를 함께했다고 할 수 있는 익숙한 하인은 근래들어 경의에게 가장 익숙한 자반상을 들고 들어와 곧 내려두자 경의는 하인이 다녀오는 사이 점점 허물어져서 반쯤 누워있는 앉은 자세를 천천히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 발령? 하하하. 그걸 내가 어찌 알겠나! "
하인의 물음에 가문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의를 보며 느끼는 감정과 정 반대로, 속 편한 웃음을 지으며 시원스레 대답해 그 의문을 풀어줍니다.
이것으로 충분한 해답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모르는 것을 알 수는 없지요!
" 교에서 나를 필요로 할때 부르시지 않겠는가 "
다만 그것이 지금이 아닐 뿐이다.
그리하여 다만 지금은 이 청주 한병과 여유를 만끽할 뿐이고!
아아, 아름다운 인생이여.
#하인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면서 굶주린 배를 달래줍니다!
//왠지.. 대기발령이 지금 끝날 것 같다는 불길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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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집을 차려도 좋겠습니다.
하인은 그런 경의의 모습에 한숨을 푸욱 내쉽니다.
"그럼 지금이 교에서 공자님을 찾을 때인가 봅니다."
품에서 편지를 꺼낸 하인이 조심스레 자반상 위에 올려놓습니다.
발령 :【 내당 순라단 경시대 】
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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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경의는 하인이 자반상 위에 내려놓은 편지를 잠깐 내려보다가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모든 행복이 영원할수는 없는 법. 이런 삶도 언젠가 끝나리라 생각했습니다만... 꼭 지금이어야 했을까요?
이왕이면 한달.. 일년.. 아니, 한 삼년쯤...
" 교에서 나를 찾는다니 이것 참 기쁜 일이구나 "
전혀 기쁘지 않은 모습으로 그렇게 말한 경의는 자반상 위에 있는 편지를 들어 내용을 읽으려 합니다.
#교에서 보낸 편지를 읽으며 '내당 순라단 경시대'에 대해 경의가 아는 것들을 떠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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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당 순라단 경시대 】
내당 서열 9위 순라단의 2번 째 대.
아래에 감찰대, 경시대, 순라대가 속해있습니다.
순라단은 특이하게도 내당에 속해있으면서도 반쯤은 독립적인 단체입니다. 형각 휘하의 단체가 경찰의 역할을 한다면 순라단은 검찰 또는 광역수사대의 역할을 합니다.
순라단 본부는 수도에 있으나 각 대에 따라 지방들을 돌고 돌면서 사건들을 해결하고 기습적으로 감찰하기도 합니다.
순라단장은 이 때문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위직이며 복마전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현 순라단주는 교적한가의 인물이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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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라단 경시대인가.. "
경의는 한층 더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편지를 보며 담담히 읊조립니다.
그러고 있기를 잠시. 다시 편지를 자반상 한켠에 내려놓은 뒤, 경의는 청주를 잔에 따라내 그대로 원샷을 때리고 탄식합니다.
" 세상은 참과 빔의 순환이라, 지금까지는 내가 차있음으로 주변인들의 마음 한쪽이 비어있었겠지. 이제 내가 빔으로서 그 자리를 채우려 하니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도요 그럼으로 삶이라. "
" 내 삶이 고난과 시련으로 가득차겠구나... "
이래저래 중얼거렸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왜 하필 빌어먹을 외근직이냐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미 차려진 상이 있으니 이것만 마저 비우고 채비하러 나가겠다. "
#갈 땐 가더라도 밥 한끼는 괜찮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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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는 시원하게 술과 안주를 비워버립니다!
아버지가 이 소식을 알면 참으로 기뻐하실겁니다.
아들이 드디어 취업을 한다니!
그것도 검찰, 또는 상설광수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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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과와 청주를 비워내며 생각을 차분히 정리한 경의는 마음 속 종이에 비속어를 일필휘지 써내려가다가, 곧 상이 다 비자 교에서 온 발령 편지만을 챙겨 일어섭니다.
먼 길을 떠나기 위한 채비정도야 하인들에게 부탁하면 될 문제니까요.
먼저 해야할 일을 생각해보자면 일단 이 소식을 아버님에게 알려드려야겠죠.
" 기뻐하실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
그 기쁨이 나의 고통과 같은 것이라는 사실이 적잖이 슬플 따름이다.
#아버님에게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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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혈귀자 경재성을 찾아갑니다!
경재성은 차를 마시며 눈을 감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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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는 차를 마시는 자신의 아버지를 보며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드린 뒤, 품에 넣어둔 편지를 꺼냅니다.
" 소자, 교의 부름을 받아 가를 떠나게 되었기에 말씀 드리러 왔습니다. "
품에서 꺼낸 편지에 적혀 있는 내당 순라단 경시대란 글자를 다시 보자 머릿속이 아찔해지며 정리했던 생각들이 다시 흐트러지는 느낌이지만.. 받아들여야지요.
경의는 편지를 두 손으로 들어 아버지에게 다가가 그것을 공손히 건네드립니다.
" 입마관을 수료한지 일년. 교를 위해 저를 쓸 기회가 찾아왔으니 맡겨진 소임을 다하려 합니다. "
음음. 여기까지는 천산경가의 일원으로서 무게를 잡았으니, 이 다음에는 아버지의 아들로서 한마디.
" 그러니까.. 열심히 하겠습니다! "
물론 경의에게 있어서 열심이래봤자 최소한 해야 할 것을 하는 수준이겠지만요.
#아빠 저 발령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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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크게 기뻐하실겁니다! 백수노릇만 하던 아들이 마침내 일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이제 발령지로 이동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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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령지로 갑니다!
- 경의는 뚠뚠
- 경의는 발령지로 이동합니다.
...참고로 발령지는 천산시입니다!
예?
뭐요.
뭐.
...
안으로 들어가자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단주와 대주들, 그리고 그 뒤에 현재 근무 중인 일반 단원들이 쭈루룩 나와서 환영인사를 합니다!
"반갑네."
단주는 그 말 한마디를 하고 들어가버립니다.
"크핫핫! 오늘 부로 천산의 경시대에 발령받은 것을 축하하네! 내가 경시대주일세! 크흠. 그, 큰아버님 되시는 3장로님은 잘 지내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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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령지로 이동.. 발령지.. 천산시?
" ? "
경의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편지를 바라봤다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외근직이었는데요. 아니었습니다.
경시대에 도착하고 환영인사를 받으며 경의는 잠시 상황을 파악하다가 곧 밝은 웃음을 지으며 말합니다.
" 신입 대원 경의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뭐가 되었든 좋은게 좋은거겠죠!
" 3장로님은, 최근에 뵈었을 땐 잘 지내고 계셨습니다! "
#일급무관 경의! 오늘부로 순라단 경시대에 전입을 명 받았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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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오...그, 그러신가?"
경시대주는 그 말에 살짝 뭔가 감동한듯 고개를 마구 끄덕입니다.
"하하하! 자 안으로 들어가지! 오늘 자네 환영을 위해서 조촐하지만 고기와 술을 조금 준비해놨네!"
이급, 삼급 대원들이 안으로 뛰어들어가 분주하게 무언가 준비합니다.
이게 쉽게 말하면.
한국으로 쳐봅시다.
경의가 입대를 했는데 큰아버지가 현역 국회의원에 경찰관련 상임위원장이시고, 아버지는 경찰 쪽에서 청장까지 지내고 나온 인물인데.
하필이면 그 군부대가 위치한 지역의 제일가는 유지입니다.
근데 그 집 조카가 그 부대로 입대했네요?
저같으면 그 날로 탈영했습니다. 부러워 미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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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하하.. 환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200% 파악한 경의주.. 아니, 경의는 대주님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합니다.
아버지나 큰아버지 이름을 팔아먹으면서 호의호식하면 당장은 좋겠지만 차후에 있을 일이 감당이 안된다구요!
그렇다고 대주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게 아닌만큼.. 사단장 아들이 제 후임으로 왔다? 사단장의 생각이나 그 아들의 마인드와는 상관없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거죠...
그러니까, 술. 고기. 술. 고기. 술. 술. 술!
경의는 대주님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한 뒤 환영파티(?)로 따라갑니다.
환영인사니까! 오늘 하루정도는 괜찮겠죠!
일 열심히 할거니까요! 아마도!
#와!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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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며, 즐깁니다!
심지어 경의는 무려 일급무관으로서 발령받은 인재!
낙하산이 아니라 교국에서 정식으로 경의를 파출소장...아니아니아니.
과장...아니아니!!!
일급무관으로서 한 대에 몇 명 없는 고급 인력으로 발령시킨것입니다!
대우가 좀 많이 과하다고는 해도, 인력이 없었다면 이 정도 대우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아마도요.
연회를 스킵하실 수도 즐기실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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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할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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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가 끝납니다!
경의는 배정받은 집무실로 이동합니다!
"어, 어서오십시오."
바짝 굳은 삼류무관 하나와 신기한 것을 본다는 느낌의.....그냥 관료가 보입니다.
입마관을 통과하지 않은, 내공이 없는 하급관료.
정확히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일차제압을 나가는 순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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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경시대에 합류하게 된 일급무관 경의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경의는 굳어있는 삼류무관과.. 관료에게 인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보게 될 얼굴인데 첫인사는 제대로 해야죠!
" 첫 발령지가 이곳인지라 이외에는 소개할 말이 마땅치가 않군요. 여러분의 소개를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
앞으로 업무도 사람도 많이 배워야 할 텐데.. 일단 같이 일할 사람들부터 알아야겠죠!
#첫인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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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소개를 받습니다!
삼급무관은 비서로서 일을 보좌할 것이고, 관료는 잡다한 일을 해결해줄겁니다.
"저, 말씀중에 죄송하지만 바로 사건이 하나 배당되셨습니다."
비서가 그렇게 말하며 서류를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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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가 끝나고 자리에 앉자마자 일거리라니..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란 바로 이런 순간을 말하는 것이겠지. 이 비통한 심정을 티낼수는 없지만 말이다.
경의는 비서가 건네주는 서류를 받아들고서 바로 그 내용을 읽어봅니다.
#어떤 사건일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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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봅니다!
...
그리 심각한 사건은 아닙니다.
살인 사건이군요!
...?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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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인가..
별 일 아니네!
" 서류에 적혀있는 것 외에 알아둘 사항이 있으면 말해주게 "
경의는 서류를 마저 읽으면서, 비서에게 설명을 요구합니다.
#살인사건이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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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의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고는 합니다. 직접 가셔서 보시는게 빠르실겁니다."
특이사항은 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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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나가봅니다!
- 명탐정 경의
현장으로 이동합니다!
붉은 악마, 천마신의 얼굴을 탱화처럼 표현해놓은 검은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주위를 살벌하게 경계하고 있습니다.
철그럭.
경의가 다가오자 그들이 경례하며 바로 옆으로 비켜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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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고가 많네 "
경의는 간단한 인사와 함께 병사들의 경례를 가볍게 받으면서, 경의는 안으로 들어가 사건 현장을 살펴봅니다.
시체의 모습이 이상하다라..
일단 사인.. 아니, 흉수를 파악해야하니 시체에 남은 상흔같은걸 봐야 할까요?
#사건 현장을 조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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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현장을 조사합니다!
1. 시체
2. 주변
3. 사용된 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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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먼저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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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먼저 살펴봅니다!
...
시체는 평온한 얼굴로 죽어있습니다.
핏기가 하나없이 창백한 얼굴.
그렇지만 길바닥인데, 양 손을 배 위에 가지런히 모으고 곧게 다리를 뻗고 있군요.
"여기서 보시면, 손과 팔의 동맥을 확실히 잘라냈습니다. 전문가의 솜씨입니다."
적어도 삼류 무인 이상이 저지른 일이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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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무인이 저지른 살인이 아니라면 나한테까지 오진 않았겠지만...
거, 안색만 아니었으면 세상 편해보이는 모습일세
" 동맥만 끊어냈다라.. "
그렇다면 흉기를 봐야겠지.
#흉기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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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를 살펴봅니다!
....뭔가 이상한 문양이 있기는 한데 평범한 단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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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문양은... 뭐지? "
낯선 문양이다.
일단 기억해두고 다른것도 살펴볼까
#주변 상황도 살펴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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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상황을 살펴봅니다!
어둑한 골목입니다.
밤에 사람이 지나다니기에는 너무 위험해보이는 공간.
그런데 핏자국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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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현장을 살펴봤으니 일단 간단하게 정리해볼까.
1. 길바닥 한복판에 평온한 얼굴로 가지런히 누워있는 시체.
2. 손과 팔의 동맥이 확실히 절제된것으로 보아, 삼류 이상의 무인이 행한 것.
3. 흉기는 이상한 문양이 있는 평범한 단검
4. 주변엔 핏자국이 전혀 없음
" 몸에서 피를 쭉 빼냈는데 주변엔 핏자국이 없다라, 동맥을 잘라냈으면 출혈량이 엄청났을텐데? "
경의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두어번 툭 툭 치다가 시체로 다가가 동맥이 잘려나간 부분을 잡아 살짝 들춰봅니다.
#손과 팔의 동맥이 잘려나간 부분을 살펴봅니다. 옷에 남은 혈흔의 정도라던지, 시체 아래의 땅에 혈흔이 남아있는지.. 다른곳에서 이곳으로 시체가 옮겨진 흔적이 있는지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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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이 깨끗합니다!
"말씀드렸잖습니까. 좀, 이상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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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이상하군. 동맥을 썰어 몸의 핏기를 싹 빼내었는데도, 의복이나 대지엔 혈흔도 없다라.. 다른곳에서 옮겨진 흔적도 없고.. "
경의는 흉기인 단검을 집어들어 그 단검에 새겨진 문양을 잠깐 바라보다가 말합니다.
" 죽인 뒤에 피를 받아냈다? 아니면, 흡혈? "
시체의 평온한 얼굴이 죽음의 순간 피해자에게 공포가 없었음을 대변한다면, 피해자가 그 죽음을 바랐다는 가정하에 면식범. 아니라면 약물이나 모종의 방법으로 인한 환각상태를 의심해 볼 수 있겠고
" 아무래도 단검의 문양이 거슬리는데.. 특별히 문양 장식이 필요할법한 단검이 아닌데 말이야. 이 문양만 제하고 보면 특징할만한 것이 전혀 없을 정도로 수수하지 않은가 "
이 문양이 모종의 단체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피와 관련된 사교라도 있다는 말인가?
" 일단 경시대에 돌아가 자료라도 살펴볼까 "
#경시대에 조사를 도와줄 자료같은게 있을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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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시대에 찾아가 자료를 조사합니다!
....
여기에는 자료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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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부터 난관이구만.. "
자리에 한가로이 앉아있을 시간이 일분 일초 줄어드는 느낌에 뒷목이 간질거리는걸 느끼며, 오른손을 목 뒤로 가져가 가볍게 긁으면서 고민합니다.
그렇게 얼마나 고민했을까. 경의는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 모르면 배워야지! "
누군가는 맞아야지 라고 하겠지만, 그것은 너무 야만적이잖아요?
경의는 무림이라는 야만의 세계에서 작은 평화와 질서를 추구하는 사람일겁니다. 본인이 피해를 보는 입장일 때에는요.
#연회에서 안면을 튼 경시대 선배님한테 찾아가서 물어봅니다! 신입의 특권! 모르는거 물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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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양에 대해서 모든 선배들에게 물어보지만 그들은 고개를 젓습니다.
모른다는군요.
...아버지라면 알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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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에게 여쭤봤지만, 다들 모르시는 듯 하고..
경의는 문양이 그려진 단검을 허공에 띄웠다가 잡아채는 손장난을 반복하다 손잡이를 잡아 문양을 한번 살펴봅니다.
별 거 아닐수도 있겠지만.
역시 거슬린단 말이죠.
" 아버지라면 혹시 아실지도.. "
#집으로 돌아가서 아버지를 찾아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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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귀자 경재성은 난을 다듬고 있습니다.
"응? 아직 근무시간이 아니더냐?"
근무시간임에도 집에 들어온 경의를 보고 아버지가 눈을 부라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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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는 눈을 부라리는 아버지의 모습에 집안에서 자신의 평판이 이대로 괜찮은지 0.3초정도 고민하다가 언제나처럼 뭐 괜찮지! 라고 넘기고, 웃는 얼굴로 품 속에서 단검을 천천히 꺼내 아버지에게 보입니다.
" 소자가 대에서 첫 임무를 맡아 조사를 하는데 그 흔적이 실로 기이하여 사건의 흉수와 동기를 짐작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버지의 식견을 빌려 단초를 찾아낼 수 있을까 싶어 찾아왔습니다. "
사건 현장과 본인이 생각한 이상한 점을 말한 뒤, 경의는 단검의 문양을 손가락으로 짚어보입니다.
" 별 거 아닐수도 있겠지만 이 문양이 적잖이 거슬려서.. 혹 어떤 단체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 가져와봤습니다. "
#아버지한테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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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재성은 단검을 받아들고는 눈을 찌푸립니다.
"이게 어디서 났느냐?"
그의 얼굴은 더없이 심각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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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에 살인 사건이 있어 조사하던 중 그곳에서 흉기로 발견된 물건입니다. "
아버지께서 이렇게 심각하게 되물으시는걸 보면.. 역시인가.
" ...이단입니까? "
이단.. 혹은 사교와 관련된 사건이라면...
이단심문청으로 넘기고 다음 사건을 기다리면서 놀면 되는건가!
아싸! 한 건 넘겼다!
#이야 이것 참 아쉽게도 제 관할이 아니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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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단이다."
경재성이 그리 대답합니다.
"네 사촌이 마침 이단심문청에 있으니 함께 일을 하게 되겠구나."
예? 그게 머선소리시져?
"설마하니, 같은 가문끼리 일거리와 공적을 빼앗겠느냐? 내가 미리 잘 말을 해 놓으마."
대기발령? 어림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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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국을 어지럽히는 이단들이 경시대에 들자마자 보인다니.. 이단심문청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고생하고 있을지 눈에 선하군요. 그럼 이 사건은 이단심문청쪽으로 전달을... "
하하, 일 굳었다. 라는 표정으로 말하던 경의는 아버지의 이어지는 말에 방금전의 아버지와 같은 심각한 표정이 됩니다.
" 하하. 하하하. 업무협조... 그렇군요. 고생하는 이단심문청과 교국 신민들의 평안한 일상을 위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하하하하. "
shit
#아 ㅋㅋ 천산경가 그거 완전 적폐세력 아니냐;; 막 공적 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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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흡족하게 웃으며 가보라는듯 손짓합니다.
물론 단검은 자기가 들고갑니다.
?? 증거물을 왜 함부로 들고가냐고요?
천산경가는 그래도 됩니다. 뭐, 문제라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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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소자 물러가보겠습니다. "
경의는 아버지에게 인사하고 집에서 나옵니다.
증거물은 아버지가 알아서 이단심문청쪽으로 인계하시겠죠. 아님?말고?
" 일단 보고를 해야겠지 "
#순라단 경시대로 돌아가 보고합니다! 그.. 이단이었대요! 아빠가 이단심문청이랑 업무협조 하라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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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합니다!
"어험! 그, 그래! 마땅히 그래야지! 그, 혹시 내 이름도 책임자로 넣어줄 수 있겠는가?"
이것이 정이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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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경시대의 일원이고, 이단심문청과의 업무 협조에 파견되려면 대주님의 허락이 있어야 하니 대주님이 책임자이신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
아 당연하죠! 혼자 다 먹으면 체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선 오고 가는 콩 한쪽(?)에 정이 싹트는법이거늘!
" 그, 제가 이단심문청과의 원활한 업무 협조를 위해 본가에 돌아가 약간의 준비를 하고자 하는데.. "
라고 말하지만 본가에 돌아가서는 수련을 할 생각이다.
이단놈들은 무서운 놈들이고, 사촌이랑 같이 일 하는데.. 모자란 모습을 보이면 나중에 아버지에게 좋은 소리는 못들을테니까
#아 ㅋㅋ 대주님 책임자란은 걱정마시구 잠깐 집가서 수련 좀 하고 와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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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라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물론! 물론이지! 하하하하! 자네같은 부하를 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일세! 그렇지 않은가!"
가능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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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하, 저야말로 대주님 같은 호쾌하신 분 아래에서 일할 수 있으니 행운아가 아니겠습니까! 믿고 맡겨주셨으니 그 이단놈을 확실히 색출해내고 돌아오겠습니다! "
그렇다. 역시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란 기름치ㄹ인 것이다.
자, 그럼 집으로 가볼까! 얏호 조기퇴근 조기퇴근.
조기퇴근 했다고 빈둥대면서 놀 수는 없지만.. 일단 집에 들어가도 아버지 눈에 띄면 안좋은 소리부터 들을 테니까 바로 수련장으로 가볼까.
집에 가자마자 수련장에서 수련하면 하인들이 조기퇴근 했다고 전해도 크게 혼나거나 하진 않겠지...
#집의 수련장으로 직행합니다!
**
기괴하게 뒤틀린 소나무들과 돌, 그리고 모래 바닥이 인상적인 천산경가의 수련장에 들어섭니다.
다행히도 아무도 자리에 없습니다.
**
" 그럼 수련을 시작해볼까.. "
기이잉- 철컥.
수련 매크로 프로세스 가동 시작
System All Clear
#육비검법 수련!
- 술 한잔!
- 이 정도면.. 할만큼 했지!
" 으, 좀 쉬어야겠네. 간만에 무리한 수련을 했더니.. "
어차피 업무협조를 하려면 시간이 좀 지나야 할 테고, 내일정도나 가면 되겠지
일단 청주나 한 병 마실까
#내 방으로 휘적휘적 걸어갑니다. 가는길에 청주 한병이랑 안주거리 주문은 덤!
**
방으로 돌아갑니다!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것 마냥 하인에게 말하자 하인은 군말없이 갈비탕과 청주를 하나 내옵니다.
와! 갈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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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퇴근(?)후에 갈비탕이랑 청주 한잔
이게 인생이지
#먹고마시고 내일 이단심문청이랑 업무협조 때까지 스킵!
**
스킵됩니다!
쿵쿵쿵.
저택 안에 또 대문이 있는 거대한 천산경가의 저택.
그 중에서도 경의의 가족이 쓰고 있는 장소의 대문에 방문객이 찾아왔습니다.
"의야~형님 왔다~"
나름 익숙한 사촌형의 목소리입니다.
**
시간을 죽이며 기다리던 차, 대문을 두드리는 목소리에 경의는 반색하며 방을 나섭니다.
방을 나서서 대문을 향해 가면 이미 하인들이 문을 연 상황일까요? 익숙한 얼굴과 목소리에 경의는 얼굴 가득 반가움을 담아 인사를 건넵니다.
" 하하하. 반갑습니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
어떤 형님이 오시는건가 했더니 이 형님이었군요-
그러니까 이 형님이 분명..
#사촌형과 대화하면서 사촌형에 대해 내가 아는걸 되짚어봅니다!
**
나이차이는 삼촌이 어울리지만, 경의와 성격이 비슷한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경의는 이 사촌형에게 한량짓을 배웠으니 스승님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한량계의 스승이라니...
이런 사람이 이단심문관...?
- 경의 첫 임무 시작!
- 인생의 멘토를 만난 경의의 얼굴에 숨길 수 없는 반가움이 번집니다.
그 반가움이 100% 눈 앞의 사촌형에게만 향한 것은 아니고, 편해질 업무 분위기에 대한 것도 있겠지만요.
" 이단심문청에 형님만 계시진 않을텐데, 아버지 눈길은 어떻게 피하셨습니까? "
아버지가 아셨는데도 그냥 넘어가셨...을 수도 있겠지만, 둘이 만나는것을 썩 달가워하진 않으셨을텐데
#사촌형이랑 대화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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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험! 의아야. 그 무슨 소리더냐. 이 형님만큼 성실한 심문관이 또 어디있다고?"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걸 보니 오늘 회개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사실은 그, 좀 혼났다. 이번에 일 제대로 안하면 근신처리라고 해서...너가 좀 만만할 것 같았어."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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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심문관 운운하는 사촌형님을 소 닭보듯한 눈길로 매정하게 바라보다가, 이어지는 속내에 경의는 씩 웃어줍니다.
" 말하자면 형님은 지금 '목 마른' 상황이시군요? "
그렇게 말하는 경의의 눈웃음에 깃든것은 이용할 수 있는 호재를 만난 기쁨일까요, 자신이 설렁설렁해도 상대의 강제적인 최선에 어느정도 묻어갈 수 있을거라는 계산에서 나온 안심일까요.
" 형님의 입지가 위태로운 듯 하니, 이 아우가 이번 임무에서 공을 세울 기회를 마땅히 넘겨드려야 할 것 같군요.. 사양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서로 더불어 사는 사회가 아니겠습니까? "
HAHAHA.
우물을 파십시오, 스승님!
#한량류 오의 짬때리기를 시도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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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형의 얼굴이 일그러집니다.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어....개호주를 키워버렸다고...."
그리고 힘없이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이것으로 일단 경의가 귀찮은 일은 떠맡지 않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왜 가정이냐구요?
왜냐면!
심문관의 직책이 더 높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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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것으로 모든 일을 짬때릴 수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어느정도는 줄어들지 않겠는가?
위기에 처한 형님이 아니었다면 5:5, 아니. 이쪽의 직위가 더 낮으니 오히려 짬 맞을 상황에서 최소 대등. 나아가 어느정도 짬 때릴 수준까지 자신의 일을 줄인 것이니 경의는 지금의 결과에 충분히 만족하며 임무의 성공을 위해 충분히 협력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 그래서 목표는 어떤 놈들입니까? 제가 이교도 놈들에 대해 그닥 잘 알지는 못해서.. "
경의가 제대로 된 명가의 자제라면, 아버지의 업에 대해 알 것이고 이것 저것 어깨 너머로 조금씩이라도 알았겠지만.. 그런 미래는 눈 앞의 형님과 어울리며 바닷가 포말마냥 사라져버린지 오래다.
" 시체 꼴만 봐도 피 혈자랑 연관이 깊을 것 같다는 느낌은 있습니다만 "
정말 술 맛 떨어지는 놈들이 아닐 수 없다.
술 맛이 떨어진다고 술을 안마시는 경의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어떤 놈들인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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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 몰라."
예?
"지금부터 알아봐야지. 이거 아무래도 예전에 유행하던 혈마신앙이랑 좀 관련이 있는 것 같기는한데....확실치는 않거든."
그러니까.
"발로 뛰자꾸나! 동생아! 으하하하하!"
조졌습니다.
**
모른다는 사촌형의 말에 경의의 얼굴이 살풋 구겨졌다가, 발로 뛰자는 말에 와락 구겨지고 맙니다.
" 그.. 혹시 따로 알 만한 사람이.. 있었으면 우리 가문안에 있었겠지요. 이런 젠장! 진짜 발품 파는 수 밖에 없는겁니까?! "
아버지.. 아버지도 모르시겠지... 이 형님이 편한 길 놔두고 돌아가자는 헛소리를 할 위인은 아니니까, 면전에서 무슨 소리를 듣든 정보가 있다면 당장 찾아가자고 했을것이다.
하아, 어쩌다가 그딴 근본도 없는 듣보잡 이교도 놈들이 걸려가지고..
" 일단 나갑시다 형님. 일을 하고자 해도 가문에 정보가 없고 술을 마시고자 해도 집 안에서는 못 마시는 상황이니 별 수 있겠습니까 "
어째 인생이 꼬이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풀 수 없는 매듭이 되지 않기를
#일단 집에서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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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일단 집에서 나갑니다...
"우선 혈마신앙이 있던 곳으로 가보자꾸나. 일단 천산시에서는 벗어나야한다."
와!
미쳐버릴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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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형과 함께 느긋하게 걷던 경의는 이어지는 말에 얼굴을 딱딱히 굳히더니 자리에 멈춥니다.
" 형님... 놀라지 말고 들으십쇼. 사실, 지금까지 형님에게 숨기고 있던 진실이 있습니다. "
그 다음 이어서 입을 열어 말을 꺼내려다가 멈칫. 뭔가 주저하는 기색으로 입술을 떨던 경의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더니 두 눈을 질끈 감고서 깊이 침잠된 목소리로 숨겨왔던 진실을 털어놓습니다.
" 전 사실 천산시 밖으로 나가면 두 시진을 넘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지병이.. "
#에바잖아요 나가기 싫어요 찡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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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서 보이는 아버지의 눈빛이 쏘아집니다.
얌전히 나가는게 좋을 것 같군요...
초절정의 무인은 저 거리에서도 눈빛을 보낼 수가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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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습니다. 자, 가죠! 교국의 어둠에 숨어있는 사특한 이교도들을 발본색원하러! "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흐흐흑
#출발.. 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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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합니다!
천산시의 거대한 남문을 나서고 작은 시골 마을들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
천산시의 거대한 남문을 지나, 지나.. 지나...
지나기 싫어..
도축장 끌려가는 소마냥 처진 걸음으로 지지부진 걷다보니 어느새 천산시의 밖이다.
하, 인생.
" 형님.. 그 혈마신앙이 있던 곳은 얼마나 더 가야합니까 "
제발 가까워라 다른 도시까지 갈 정도만 아니길
경의는 진심을 다해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어디까지 가야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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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더 멀리 가야지! 다른 도시까지 가야한다."
그나마 신강 안에 있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둘은 몇날며칠을 뛰어다니면서 작은 시골 마을에 도착합니다!
- 진상손님 경의
이게... 삶...?
" 여기가 목적지입니까? "
몇날 몇일을 뛰어서 도착한곳은 한 시골 마을.
겉보기에는 별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이쪽이 혈마신앙인지 뭐시긴지 하는 이단의 발원지?
#호에엥 이제 뭐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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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부터 우리는 여기서!"
사촌형이 근엄한 얼굴로 선언합니다.
"당분간 좀 쉰다! 어우 너무 멀리 왔어. 좀 쉬어야돼."
한량 스승님...
**
" 역시 유능한 지휘관의 표본과도 같으십니다! 객잔으로 갈까요? "
몇일간의 행군을 견디지 못한 육신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럴 리 없지만 아무튼 그런 기분이다.
그런데 이런 작은 시골마을에도 객잔이 있긴 하려나?
#쉬는거 좋죠! 대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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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신나서는 곧바로 시골 마을에 있는 허름하지만 가장 커보이는 객잔으로 들어갑니다!
"이보게 점소이! 죽엽청과 구운 닭고기 하나, 그리고 뜨끈한 국물요리와 소면, 만두와...."
여러가지 음식을 마구 시키는 사촌형!
하지만 그만큼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무려! 며칠이나 걸어왔는데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오향장육까지해서 주시게."
점소이의 얼굴이 싱글벙글한 채로 주문을 받고 돌아갑니다.
"검남춘도 있다고 하니까 오늘 좀 삐뚤어지게 마셔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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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엽청 한 병을 시원하게 비워내는 풍모.
역시 대인의 품격이시다 우리 빛휘관 경덕형님;;
#검남춘을 위장에 쏟아 부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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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는 검남춘을 위장에 쏟아붓습니다!
크아아아아아...
내공을 이용해 취기를 날릴 수 있습니다. 하시겠습니까?
**
" 아아, 이게 삶이지.. "
취기. 천산시였다면 날리긴 커녕 더 받아들이려고 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임무수행중이고... 적당히 해야겠지.
#눈물을 머금고 취기를 날려용!
**
경의가 취기를 날립니다!
물론 앞에 있는 사촌형 경덕은 취기를 날리기는 커녕 인사불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사람과 개는 다르지 않나니....
"얌마아아아아! 더 마셔어어! 더어! 더어어!"
그리고는 여아홍을 한 병 시켜줍니다!
와! 이거 다 공금맞죠?
**
" 여... 여아홍.... "
경의는 여아홍을 보며 눈을 떨다가, 두 눈을 감고 안주를 한 입 집어먹었다가 눈을 뜨며 일어섭니다.
마치 기분좋게 취한 듯한 미소를 얼굴에 만연히 그려내며 경의는 점소이에게 다가가며 말합니다.
" 으야~ 여기 제대로구만! 음식도 맛있고, 술도 상당하고! 아주 좋아! "
그러면서 경의는 주위를 한번 스윽- 둘러봅니다.
#점소이한테 칭찬을 던지면서 객잔 내부를 살펴봐용! 다른 손님들이 있는지 라던가 주방의 위치라던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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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서너명 명도가 손님의 전부입니다.
주방은 저 안 쪽에 있군요.
"절대! 취기를! 내보내면! 안돼! 끄어억."
트림을 거하게하며 경덕이 말합니다.
**
" 이를 말씀이십니까 형님! 다만 거하게 취하기 전 주방장에게 덕담 한마디 하려고 할 뿐입니다 "
경의는 허허로이 웃으며 경덕에게 말하고, 주방으로 향합니다.
누군가 막는다면 약간 취한 척 하면서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가보죠!
" 주방장 있는가? 음식 맛이 매우 훌륭해 얼굴이나 한번 볼까 하는데! "
#홍홍홍 주방으로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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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는 불콰하게 취한 붉은 얼굴입니다. 살짝 꼬이는 발걸음으로 주방으로 걸어가자 수염이 덥수룩해 산적처럼 생긴 남성이 어리둥절해 하며 나옵니다.
"제가 주방장입니다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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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주방장! 반갑소! 허허 이 친구 생긴건 식재가 아니라 사람을 잡을 것 같은데, 요리를 잘 하는구만! "
경의는 주방장의 요리 솜씨를 칭찬하면서, 팁을 주려는 듯 품속에 손을 가져가며 슬쩍 주위를 살펴봅니다.
#슬쩍 주방 안쪽이랑, 주방장이랑 근처를 살펴봐용! 혹시 단검에 새겨져 있던 문양같은게 있는지!
**
"아...감사...합니다..."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는 것 같군요! 그런데 왜 얼굴이 붉어지고 핏줄이 보이는거죠. 화라도 난건가. 에이 그럴리가요! 칭찬인데! 생긴건 사람을 잡게 생겼지만! 사람 잘 자를 것 같이 생겼지만! 요리는 잘하잖아요!
문양은 보이지 않습니다...
흐음....?
**
" 어허허. 이 친구. 사람이 농 좀 했다고 얼굴 붉히기인가! "
경의는 품 속에서 은화를 매만지던 손을 그냥 꺼내면서, 허허로이 웃다가 돌연 얼굴을 굳히며 화를 냅니다.
완전 취한 것처럼!
" 엉? 손님이 농을 좀 쳤다고, 그러면 쓰나? 주방이 안보이는 안쪽에 있어 다행이구만! 요리 솜씨랑 달리 얼굴이랑 성정은 영 아니야! "
이야 이거 완전 진상이네요!
#도발(?)해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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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장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집니다!
하지만 경의의 모습은 그 누가보더라도 교국 무관의 모양새.
일개 주방장 따위가 함부로 덤벼봤자 죽음을 면치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주방장은 안으로 휙 들어가버립니다. 불경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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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장이 주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면서, 경의는 홀로 돌아가기 전에 기감을 넓게 퍼트리며 기척들을 확인해봅니다.
#내공을 이용해서 기감을 넓게 퍼트려 주변에 특이한 기척같은게 있는지 확인해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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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는 기척들을 확인해봅니다.
...음 일단 저기서 열심히 술을 퍼먹고 있는 절정고수인 사촌형이 있고...
그 외에는 뭔가 딱히 짚히는 것이 없습니다.
당장은 안심해도 되는걸까요?
"뭐하는거야?"
경덕은 여아홍을 쪼르륵 따르고는 큰 소리로 경의를 부릅니다.
**
" 잠깐 주변 좀 둘러보고 왔습니다! "
경덕이 부르는 소리에, 경의는 느긋하게 걸어 다시 자리에 가 앉습니다.
" 아무래도 천산시 밖으로 나올 일이 거의 없다보니.. 제가 객잔에 낯을 가리나 봅니다. 하하하. "
술이든 음식이든 끝까지 달리고 개가 되어도 걱정이 없던 천산시가 그립네요.
아, 정말. 외근 다신 안나와!
#잡담!해용!
**
경의와 경덕은 잡담을 이어갑니다.
그렇게 시간이 한 시진(2시간)이 흘러지나갑니다.
갑작스레 사촌형 경덕이 즐겁게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고 정색합니다.
"온다."
...뭐가요?
**
" ? "
처음 왔을때 한참이나 긴장하고 있었던 것도 한순간.
한 시진이나 잡담을 하며 이것저것 먹고 있으려니 어느새 긴장이 풀려 있던 경의는 경덕의 말에 물음표를 띄워 보였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슬쩍 검을 향해 손을 가져갑니다.
" ...뭡니까? "
#호엑! 긴장된다..! 절정무인인 경덕형님이 어떻게든 해주겠..?
**
콰아아아앙 - !
객잔의 벽이 갑작스레 무너집니다!
경덕은 내공으로 곧장 취기를 날리면서 검을 뽑아듭니다.
"가증스러운 심문관 놈이 감히 이 땅을 다시 밟는단 말이냐!!!"
고함소리와 함께 거구의 사내들이 병장기를 꼬나쥐고 무너진 벽을 통해 둘에게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의야. 너는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 상황을 전달해라!"
아니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데요?
"이단신앙, 심문관, 과거의 학살, 잔존세력! 기억해! 뛰어!"
채애앵 - !
벽이 무너지고 등잔이 나무 바닥에 떨어지면서 화르륵하고 불이 붙습니다!
**
" 예? 상황요? "
객잔의 벽이 무너짐과 동시에 손으로 검을 들고 치켜올렸다가, 옆에서 들리는 경덕 형님의 목소리에 얼빠진 소리를 내뱉었다.
상황? 무슨 상황? 밥 먹을땐 개도 안건드린다는데 도리도 없는 저 습격자 놈들??
하지만, 일단 명령에는 충실히 따라야죠. 입마관에서 배운 처세술을 떠올립시다. 시킨것만 하면 못해도 반은 간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경의는 바로 객잔의 정문을 향해 몸을 날리며 빠져나가려 합니다.
" 이단신앙, 심문관, 과거의 학살, 잔존세력. 이단신앙, 심문관, 과거의 학살, 잔존세력. "
이것들을 조합해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이 양반 다 알면서 여기서 술 쳐먹고 있었다는거잖아!!
#일단 객잔 밖으로 뛰쳐나가용!! 그런데 어디가서 말해야 하는거에용?!
**
콰아앙!
경의가 객잔 밖으로 나오자마자 객잔 안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옵니다!
- 呵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呀!!!!!!!!!!!
뒤는 돌아보지 않는게 좋을 것 같군요. 경의는 곧바로 발을 놀립니다!
그렇게 달리다가 점점 달리기가 느려집니다.
가야합니다! 하지만.
어디로...?
의문에 가득찬 경의 앞에 길을 누군가가 가로막습니다!
...아까 봤던 주방장이군요.
**
" 쯧, 생긴것부터 수상하더라니.. 네놈도 한패냐? "
경의는 길을 막는 주방장을 보며 혀를 차며 인신공격을 하고 손에 쥔 검을 들어올리며 상대를 경계합니다.
#일단 경계해용! 혹시 적이 아닐수도 있으니까..? (18/20)
**
주방장은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경의를 노려보며 들고 있던 거대한 식칼을 쥡니다!
아니!
양 손에 각각 하나씩 식칼을 2개 드는군요!
쌍검술?
휘이익!
주방장이 곧장 식칼을 휘두르며 달려듭니다!
**
더 화난 얼굴로 자신에게 달려드는 주방장을 보며 경의는 검 손잡이에 왼손도 가져가 양손으로 검을 잡은 뒤, 일견 느긋하게까지 보이는 움직임으로 상대의 공격을 걷어내려고 합니다.
# 3성 이비검 : 두 팔로 검을 들고 천천히 움직인다. 환각이 펼쳐지며 공격 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으로 상대의 공격에 대응해용!
(16/20)!
**
육비검법 - 이비검
쩌어엉 - !
두 식칼이 경의의 목이 아닌 조금 더 옆을 찔러들어가고 경의의 검은 어렵지 않게 식칼을 위로 쳐올립니다!
"...기괴한 검법...!"
주방장의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어있습니다.
...조금 불안합니다. 최대한 빨리 해치우는게 좋겠군요!
**
" 기괴한건 그 쪽 얼굴이고! "
말싸움에서 질 수 없기에 이렇게 말을 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유롭다는건 아니다.
일단 빠르게 뚫고 넘어가서 상황을 전해야 하니까.. 어디에 전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지.
일단, 당장 할 수 있는거 먼저.
#4성 귀마혈족 : 내공 10을 소모해 신체능력을 대폭 상승시킨다. 으로 신체능력을 상승시키면서 2성 일비검 : 한 팔로 검을 흐려지듯 빠르게 휘두른다.으로 상대의 목을 노리고 공격해용!
(4/20)
그런데 이런식으로 사용해도 되는걸까용..?
**
꽈드드드득.
심장이 맥동하고 근육이 순간적으로 커집니다.
육비검 - 일비검
퍼억!
검을 휘둘렀음에도. 분명히 날붙이임에도.
철곤으로 소를 두들기는 소리가 납니다!
빠드득!
주방장의 목이 절반쯤 꺾여버립니다!
"크....으으...."
...
살아...있어....?
순간적으로 당황합니다! 경의가 어? 하면서 멈칫거릴 때 주방장의 눈이 완전히 시뻘개집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악!!!!!!"
피가 거꾸로 솟는지 피부에 울룩불룩하게 혈관이 돋아오른 주방장은 꺾여버린 목을 그대로 놔두고 경의를 향해 식칼을 휘두르며 달려듭니다!
**
" 아니, 이게 무슨! "
아까 취기를 제대로 못 날려 보낸건가? 지금 난 식탁에 엎어져 악몽을 꾸고 있는건가?
....그럴리가 없지!
목이 꺾인채로 달려드는 주방장 괴인의 모습에 경의는 정말 싫다는 표정으로 살짝 물러납니다.
내 안온하고 평화로운 해피 라이프는 대체 어디로 간걸까요? 한숨이 나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한숨조차 삼켜내고 돌파해야 하는 상황.
경의는 주방장을 목을 때리고 회수한 검을 오른손에 쥐고, 빠르게 휘두르며 상대의 다리를 노립니다.
다리를 목처럼 부러트릴 수 있다면 몸을 뺄 수 있겠죠!
#사비검으로 주방장의 다리를 노려용! (2/20)
**
육비검법 - 사비검
철컥.
휘릭! 촤아악 - !
빠가각!
경의의 검이 날카롭게 휘둘러지고 성공적으로 다리가 부러집니다! 하지만 동시에 주방장은 경의에게 그 큰 몸집으로 날아듭니다!
늦습니다!
콰직!
식칼 두 자루가 각각 경의의 어깨와 옆구리에 꽂힙니다!
"그르르륵..."
거품을 물고 붉어진 눈으로 주방장이 경의를 노려봅니다. 온 몸의 혈관이 터질듯이 부풀어있습니다.
끔찍한 몰골입니다.
부상 2단계를 입습니다.
**
다리를 부러트린 것 까지는 좋았지만, 일신의 안위를 도외시하고 달려드는 공격에 당하고 말았다.
입마관을 수료한 뒤로는 느낄일이 거의 없었던 아찔한 고통.
그것에, 굳어있던 머리가 좀 깨어나는 기분이라면 이상할까요?
" 쯧! "
자신의 안위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무식한 공격법. 점점 괴상해지는 몰골, 부풀어오르는 혈관.
지금 몸에 박힌 식칼 따위가 문제가 아니란걸.. 너무 늦게 알아차린걸까요!
#발로 주방장을 까버리면서 온 힘을 다해 최대한 몸을 뺍니다! 저거 터지는거잖아!! (0/20)
**
몸에 식칼을 꽂은 채로 경의는 온 힘을 다해서 발로 주방장을 밀쳐냅니다!
뻐억 - !
내공이 담긴 강력한 발길질은 사람을 떼어내는데 충분했습니다.
뒤로 한참 밀려나 뒹굴거리는 주방장과 헉헉거리며 간신히 일어나 뒷걸음질 치는 경의.
경의는 급히 엄폐물을 찾아봅니다. 주변에 나무가 있군요!
밀려오는 고통을 이를 악물고 참으며 경의는 나무 뒤로 숨습니다.
그 때.
퍼엉!!!!!!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치덕거리는 것들이 사방에 비산합니다.
투욱...
경의의 발 옆에도 무언가가 툭 떨어집니다.
질끈, 하고 경의가 눈을 감습니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군요.
**
" 하.... "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한 숨 돌리자 아까 식칼이 꽂힌 부분들에 고통이 돌아온다.
내공도 바닥났고 이젠 쉬고 싶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지.
" 어디에, 보고하란 건데..!! "
#상황을 보고할 곳을 찾아 아픈 몸을 이끌고 돌아다녀봐용...
**
보고할 곳은 정해져있습니다!
천산시.
천산시로 이동하시겠습니까?
- 한 남자의 사정
- 올 때도 몇날 몇일을 뛰어서 왔는데, 이젠 내공도 바닥난 상태로 식칼 두개를 꽂고 돌아가야 한다니!
그리고, 아니, 경덕형 그 양반은 대체 몇일을.. 싸우려고...?
#천산시로 돌아가용..!
**
경의는 내공도 없이 짙은 탈력감을 느낍니다.
식칼도 꽂은 채로 피도 줄줄 흘리고 있군요.
천산시로 걸어가다가...점점...눈이 감겨옵니다...
이런 제기랄...
그런 경의의 귀에 저 멀리서 무언가 소리가 들려옵니다.
다그닥다그닥다그닥...
말!
말입니다!
**
" 거기 누구 계십니까! "
# 말 소리가 들린 곳으로 소리치면서, 다가가봐용!
**
다그닥거리는 소리가 점차 빨라지다가 다시 멈춥니다.
"아, 아니. 이게 무슨..."
어설프게 수염을 기른 것 같은 중년 남성이 말에서 얼른 뛰어내려 경의에게 달려옵니다!
"괜찮으시오?!"
원래 이 때 쯤에는 피곤해서 눈이 감기고 정신을 잃어야 정상이지만...
경의는 귀마화까지 이룩한 고수!
귀마혈족의 육체는 그렇게 쉽게 기절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 덕에 너무 아픈 고통을 계속 느껴야 하는건 좀 그렇군요...
"무슨 일이오 도대체!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어서 빨리 의원을 찾아갑시다!"
일단 무공을 익힌 것 같지는 않습니다.
**
" 천산시.. 천산시로.. 빨리... "
뭔가, 신분을 증명할만한게...
#헝헝 천산시로 가주세용..!
**
"아니 무슨 소리요! 천산시가 이 곳에서 얼마나 먼데! 그 꼴로 가다가는 중간에 죽소!"
남자는 경의를 어떻게든 말에 태우고 급히 다른 길로 이동합니다!
저 멀리 다른 마을들이 보입니다. 제법 큰 마을이군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나 속히 의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진맥을 본 뒤에 가도 늦지 않소이다...!"
아니! 너 아무 것도 모르잖아!
**
경의는 답답한 가슴을 치고 싶은 기분을 느끼면서, 남자에게 말합니다.
" 이단심문청에 보고를, 속히 해야 하오.. 이 정도 상처로는 죽지 않으니.. 천산시로.. "
그런데 진짜 죽는건 아니겠지?
#보고해야한닥우!!!
**
"여, 여기서 천산시까지는 3일거리인데...!"
남자는 절대 안된다는듯 고개를 젓습니다.
천산시로 강경하게 이동하고 싶으시다면 신분을 밝히시면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이와 관련된 다른 것들은 경험하실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 ...참 옹고집이시군. 내가 졌소. "
도움을 받는 입장에 이쪽의 이런 저런 사정을 강제하는것도 모양새가 영 그러니..
간단한 치료 정도만 받고 난 뒤, 전력으로 뛰어 간다면 늦지 않을 수 있을지.
" 그렇다면 잠시만 실례 좀 하겠소이다. "
#궁금한 건 못참지.. 경덕형님 미안해용!!
**
경의와 웬 남자는 의원에게로 향합니다!
치료를 받기 시작합니다.
"허, 그런데 아까 이단심문청은 무슨 소리시오?"
남자가 옆에서 대신 셈을 치루며 묻습니다.
이단에 관련된 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
치료를 받기 시작하자, 경의는 한껏 끌어올렸던 긴장감이 슬슬 풀이 죽어가는걸 느끼면서 남자의 물음에 대답합니다.
" 별 거 아니오. 개인적인 문제로 다툼을 벌이게 되었는데.. 그 쪽에 친척들이 많아 찾아가서 도움을 받고자 했을 뿐이오. "
개인적인 문제 부분만 빼면 다 사실이다.
" 그리고 같이 있던 사촌 형 한명이 그곳에 남아 있기에 좀 조급한 마음이었소. 도움을 청하는 입장에서 무례했던 것은 미안하오. "
경덕 형님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기에, 치료가 얼추 마무리 되는대로 천산시를 향해 달려갈 생각이다.
#홍홍.. 아무튼 별 일 아닌데요???
**
"흐음..."
남자는 수염을 쓰다듬습니다.
"그렇소?"
별거 아니라는 말에 약간 안심하는 것 같습니다.
**
" 여튼, 고맙소. 내 이름은 경의라고 하니 나중에 천산시에 들린다면 한번 찾아주시오. "
큰 보답까지는 무리더라도 할 수 있는 선에서 보답은 해야지.
이 사람이 지나가지 않았으면 곤란했을테니..
#치료는 끝난걸까용..??
**
"....혹, 성씨가 경씨요?"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경의에게 묻습니다.
치료는 거의다 끝나가고 있습니다!
**
" 천산의 경가를 생각하는거라면, 맞소. "
경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사내의 물음에 긍정합니다.
" 뭐.. 내가 개인적으로 보답하는것이니, 미안하지만 그렇게 넉넉하지는 못할 것이오. "
가문의 이름에 큰 기대를 하고 온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예스 아이 엠!!
**
"그렇소...."
남자는 살짝 이상한 눈빛으로 경의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모든 부상이 치료되었습니다!
**
" 치료도 끝났으니 이제 가야겠지만... 가기 전에, 이름을 물어도 되겠소? "
이름을 듣고 난 뒤엔 바로 보고를 위해 천산시로 가야겠지.
경덕 형님은 괜찮으실지
#남자의 이름을 물어봐용!
**
"천산경가의 공자께서 한낱 미천한 인물의 이름을 아실 필요까지야 있으시겠소?"
남자가 포권을 하며 허리를 굽힙니다.
....뭔가 조금 쎄합니다만..
**
이름을 듣고 자리를 뜨려 채비하던 경의는, 사내의 대답에 의아한 기색을 보이다가 다시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 천마님 아래에 같은 가르침을 받은 교인끼리 미천하고 말고가 어디 있겠냐만은.. 이런 정론이야, 현실하고는 맞지 않는 부분이니 일단 접어두고. "
경의는 뒷목을 긁으면서 눈을 찌푸립니다.
뭔가.. 뭔가 귀찮은 고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모른 척 지나가기엔 상대는 이쪽을 도와준 사람.
거기에 단순한 은원을 넘어, 지나가는 다친 사람을 의원에 데려다주고 셈도 대신 할 정도(중요한 부분)로 호인인 사람이니까요.
" 혹, 우리 가문과 뭔가.. 좋지 못한 일이라도 있으시오? "
#우리 가문 착해오.. 아마...
**
"하하. 무슨 그런 경망된 말씀을..."
그가 고개를 깊이 숙입니다.
**
" ...거,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
사내의 반응에 뒷목을 긁으며 말을 이어가던 경의는, 뭔가 답답한 듯 눈을 찌푸리면서 쯧. 하는 혀 차는 소리를 내더니 머리를 묶고 있던 끈을 풀어 머리를 내리고 다시 손으로 단정히 그러모아 끈을 이용해 묶기 시작합니다.
" 그 쪽이 가문의 잘못으로 피해를 봤다 하여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없을거요. 이쪽도 가문에서 뭐, 목소리를 낸다거나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니까. 무슨 일이든 해결에 도움이 될 사람은 아니란거지. "
한결 단정한 모양새로 변한 머리와는 다르게 찌푸리던 눈가는 별 수 없다는 태평한 눈으로 변하고, 입가엔 은은한 웃음을 띄우며 경의는 이어 사내에게 말합니다.
" 도움이 되진 못하더라도, 들어줄 수는 있소만. 어떻게? "
좋지 못한거 속에 담아두면 속병이 든다고 하지 않는가
#대화해봐용!
**
그는 입을 꾹 다뭅니다.
그와 더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입을 억지로 열려면 열 수 있을겁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경의는 답답한 가슴을 치고 싶은 기분을 느끼면서, 남자에게 말합니다.
" 이단심문청에 보고를, 속히 해야 하오.. 이 정도 상처로는 죽지 않으니.. 천산시로.. "
그런데 진짜 죽는건 아니겠지?
#보고해야한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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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여기서 천산시까지는 3일거리인데...!"
남자는 절대 안된다는듯 고개를 젓습니다.
천산시로 강경하게 이동하고 싶으시다면 신분을 밝히시면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이와 관련된 다른 것들은 경험하실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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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옹고집이시군. 내가 졌소. "
도움을 받는 입장에 이쪽의 이런 저런 사정을 강제하는것도 모양새가 영 그러니..
간단한 치료 정도만 받고 난 뒤, 전력으로 뛰어 간다면 늦지 않을 수 있을지.
" 그렇다면 잠시만 실례 좀 하겠소이다. "
#궁금한 건 못참지.. 경덕형님 미안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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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와 웬 남자는 의원에게로 향합니다!
치료를 받기 시작합니다.
"허, 그런데 아까 이단심문청은 무슨 소리시오?"
남자가 옆에서 대신 셈을 치루며 묻습니다.
이단에 관련된 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
치료를 받기 시작하자, 경의는 한껏 끌어올렸던 긴장감이 슬슬 풀이 죽어가는걸 느끼면서 남자의 물음에 대답합니다.
" 별 거 아니오. 개인적인 문제로 다툼을 벌이게 되었는데.. 그 쪽에 친척들이 많아 찾아가서 도움을 받고자 했을 뿐이오. "
개인적인 문제 부분만 빼면 다 사실이다.
" 그리고 같이 있던 사촌 형 한명이 그곳에 남아 있기에 좀 조급한 마음이었소. 도움을 청하는 입장에서 무례했던 것은 미안하오. "
경덕 형님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기에, 치료가 얼추 마무리 되는대로 천산시를 향해 달려갈 생각이다.
#홍홍.. 아무튼 별 일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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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남자는 수염을 쓰다듬습니다.
"그렇소?"
별거 아니라는 말에 약간 안심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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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튼, 고맙소. 내 이름은 경의라고 하니 나중에 천산시에 들린다면 한번 찾아주시오. "
큰 보답까지는 무리더라도 할 수 있는 선에서 보답은 해야지.
이 사람이 지나가지 않았으면 곤란했을테니..
#치료는 끝난걸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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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성씨가 경씨요?"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경의에게 묻습니다.
치료는 거의다 끝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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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산의 경가를 생각하는거라면, 맞소. "
경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사내의 물음에 긍정합니다.
" 뭐.. 내가 개인적으로 보답하는것이니, 미안하지만 그렇게 넉넉하지는 못할 것이오. "
가문의 이름에 큰 기대를 하고 온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예스 아이 엠!!
**
"그렇소...."
남자는 살짝 이상한 눈빛으로 경의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모든 부상이 치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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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도 끝났으니 이제 가야겠지만... 가기 전에, 이름을 물어도 되겠소? "
이름을 듣고 난 뒤엔 바로 보고를 위해 천산시로 가야겠지.
경덕 형님은 괜찮으실지
#남자의 이름을 물어봐용!
**
"천산경가의 공자께서 한낱 미천한 인물의 이름을 아실 필요까지야 있으시겠소?"
남자가 포권을 하며 허리를 굽힙니다.
....뭔가 조금 쎄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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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듣고 자리를 뜨려 채비하던 경의는, 사내의 대답에 의아한 기색을 보이다가 다시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 천마님 아래에 같은 가르침을 받은 교인끼리 미천하고 말고가 어디 있겠냐만은.. 이런 정론이야, 현실하고는 맞지 않는 부분이니 일단 접어두고. "
경의는 뒷목을 긁으면서 눈을 찌푸립니다.
뭔가.. 뭔가 귀찮은 고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모른 척 지나가기엔 상대는 이쪽을 도와준 사람.
거기에 단순한 은원을 넘어, 지나가는 다친 사람을 의원에 데려다주고 셈도 대신 할 정도(중요한 부분)로 호인인 사람이니까요.
" 혹, 우리 가문과 뭔가.. 좋지 못한 일이라도 있으시오? "
#우리 가문 착해오..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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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무슨 그런 경망된 말씀을..."
그가 고개를 깊이 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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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
사내의 반응에 뒷목을 긁으며 말을 이어가던 경의는, 뭔가 답답한 듯 눈을 찌푸리면서 쯧. 하는 혀 차는 소리를 내더니 머리를 묶고 있던 끈을 풀어 머리를 내리고 다시 손으로 단정히 그러모아 끈을 이용해 묶기 시작합니다.
" 그 쪽이 가문의 잘못으로 피해를 봤다 하여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없을거요. 이쪽도 가문에서 뭐, 목소리를 낸다거나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니까. 무슨 일이든 해결에 도움이 될 사람은 아니란거지. "
한결 단정한 모양새로 변한 머리와는 다르게 찌푸리던 눈가는 별 수 없다는 태평한 눈으로 변하고, 입가엔 은은한 웃음을 띄우며 경의는 이어 사내에게 말합니다.
" 도움이 되진 못하더라도, 들어줄 수는 있소만. 어떻게? "
좋지 못한거 속에 담아두면 속병이 든다고 하지 않는가
#대화해봐용!
**
그는 입을 꾹 다뭅니다.
그와 더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입을 억지로 열려면 열 수 있을겁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 이야기 하기 싫다면야... 알겠소. "
경의는 입을 다무는 사내를 잠시간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합니다.
말하기 싫다는데 별 수 있나요! 그리고 이 쪽도 바쁜일이 있단 말이죠.
" 나중에 찾아오라곤 했지만.. 찾아오지 않을 것 같으니 이거라도 받아주시오. "
경의는 품 속에 손을 넣어 손가락으로 은화를 고릅니다.
5개.. 너무 적나? 10개!
천산 경가의 배포가 이정도밖에 안되냐구요? 경가는 경가고 경의는 은화 50개가 전재산이라고요!
#나중에 안 찾아올 것 같으니 은화 10개라도 줍니다!
**
쥐어줍니다!
무려 150만원!
상대는 은화 10개를 받아들고 고개를 꾸벅이더니 사라집니다.
...무언가 불안하기는 합니다만, 별 일이야 있겠습니까?
- 내공이 모잘라 슬픈 경의
은화를 받은 사내가 떠나가고, 이젠 나도 떠나야 할 시간.
#천산시로 달려가용!!
**
경의는 곧장 천산시로 달려갑니다!
...
천산시에 간신히 도착한 경의는 가쁜 숨을 몇 번 몰아쉬더니, 금방 평소의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이제 이단심문청으로 향합시다...
**
이단심문청으로 이동합니다!
거기에는 문지기들이 지키고 있었지만, 경의가 보여주는 신분패를 보자 곧장 허리를 120도로 숙이며 문을 열어줍니다!
경의는 곧바로 이단심문청장이 집무를 보는 이단심문청장실로 이동합니다.
왜냐구요?
경의주는 모르겠지만, 경의는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 때문입니다!
천산의 이단심문청장은 먼 옛날에 천산경가에서 떨어져나간 방계가 맡고 있습니다.
"아니. 본가에서 무슨 일로 갑작스레 이리 오셨는가?"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혈족이 눈을 휘둥그레 크게 뜨고 경의를 보며 묻습니다.
**
이단심문청에 들어와 곧장 청장실로 향한 경의는 이단심문청의 청장을 맡고 있는 분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합니다.
" 본가와 관련된 일은 아니옵고, 임무 수행 중 상황 보고를 위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
그리고 경의는 경덕과 임무 수행 중 있었던 일을 보고합니다.
술 마신거 빼고요! 이단신앙, 심문관, 과거의 학살, 잔존세력. 이야기로!
#상황 보고합니다!
**
이단심문청장의 얼굴이 심각해지더니 알겠다며 곧바로 사람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서 절정 수준의 고수 십여명이 움직이는게 경의의 기감에 느껴집니다.
흡사 전쟁을 하러 가는 느낌입니다.
순식간에 고수들이 모이고 경의가 이제 안내역을 맡아야합니다!
절정 고수들이 눈으로 경의를 쳐다보며 입을 뗄라는 찰나 이단심문청장이 먼저 입을 엽니다.
"본가에서 나오셨으니 나와는 먼 친척일세. 다들 수행에 차질없도록 하게나."
절정 고수들은 입을 다물고 약간 두려운 눈으로 경의를 쳐다봅니다.
이제 출발해야할 때입니다!
**
" 그럼 바로 가보겠습니다. "
경의는 청장님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 다시 마을을 향해 뛰기 시작합니다.
#경덕형님 구하러 가용!!!
**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날은 밝아오고, 저 멀리 그 때 그 마을이 보입니다!
마을은 불타오르고 있고 악에 받힌 고함 소리들과 가끔씩 병장기가 부딫히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흠!"
절정 고수들 중 하나가 눈썹을 휘날리며 가장 먼저 앞으로 뛰어들어갑니다.
그 자를 시작으로 경의를 뒤로 하고 다른 9명의 고수들도 앞다투어 달리기 시작합니다!
**
마을에 도착한 경의는 불타오르는 마을과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약간 멈칫합니다.
천산시까지 다녀오는데 몇일이 걸렸는데.. 아직도 전투라니, 경덕 형님이 그 오랫동안 싸웠다는 걸까요.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생각도 잠시. 이단심문청에서 나온 고수들이 자신을 뒤로 하고 달려가기 시작하자, 경의는 그 뒤를 급하게 따라갑니다.
#설마 경덕형님 몇일동안 싸우신 것...?
**
경의도 그 뒤를 금방 따라갑니다!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버린 집도, 아직 타오르고 있는 집도 보입니다.
경의는 당황하여 앞서 뛰어나갔던 절정고수들을 찾아보는데, 그 절정 고수들은 어느새 이상한 붉고 하얀 가면을 뒤집어 쓴채로 혈관이 울긋불긋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사람들을 제압하고 있는 와중입니다.
경덕! 경의의 사촌형은 어디에 있습니까! 경의는 급히 그를 찾아봅니다!
그런데 저 쪽에서 웬 거대한 고함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경의는 그곳으로 급히 달려갑니다!
거기에는 경덕은 보이지 않고 꿈에 나타날까 무섭게 생긴 8척을 훌쩍 넘어 9척 그 이상 되어보이는 거대한 사람 형태의 괴물이 피를 뒤집어쓰고 고함을 내지르고 있습니다.
피가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은,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박쥐의 날개같이 생긴 날개가 나있고, 송곳니는 길어 입술 밖으로 삐죽 튀어나오고, 눈은 붉어 툭 튀어나온 개구리 같은 모양새에, 손과 발은 흉악한 범의 것보다도 더욱 공포스러울 지경입니다.
그 괴물은 피를 뒤집어쓰고서 여섯개의 팔에 하나씩 검을 들고서 자신에게 달려드는 마을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의야!!!"
그 괴물은 경의를 보더니 낮고 굵직하고,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이름을 부릅니다!
**
" 형님! "
꿈에라도 나올 것 같은 두려운 모습. 하지만.. 경의에게는 익숙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야, 어릴때부터 보아왔던 친척 어른들도, 가족들도, 그리고 경의 자신도 마찬가지니까요.
경의는 귀마의 모습으로 마을 사람들을 상대하는 경덕 형님을 보면서 오늘도 마음속으로 천마님과 혈왕귀마님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괜찮으십니까? "
검을 꺼내들며 주위를 경계하면서, 경의는 동시에 경덕을 향해 묻습니다.
#이정도까지 무서운 모습이었냐구요..!
**
왜인지 오늘은 운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경덕은 거칠게 숨을 내쉽니다.
"너무, 너무 힘들구나. 팔이 너무 무거워."
팔이 여섯개니까 충분히 무거울 수 있습니다. 천산경가 내부에서만 통용되는 농담을 생각한 경의는 곧장 경덕의 옆으로 다가와 달려드는 울긋불긋한 피부의 사람들을 경계합니다.
경의가 추가되자 사람들은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경계만 하고 달려들지 않습니다.
**
" 이단심문청에서 사람들이 많이 왔으니까 이제 곧 정리될겁니다. 끝나면 마음 편하게 술이나 한 잔 하죠! "
몇일동안 쉬지도 못하고 싸우셨으니..
경의는 내공을 소모해 귀마화하며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 마을 사람들을 경계합니다.
#내공 20 사용! 귀마화!! 0/20
**
화아아아악!
경의의 몸이 크게 변합니다! 살짝 온 몸이 뜨겁다가 곧, 세상이 좀 작아진 기분과 함께 여섯개의 팔과 날개가 솟아납니다.
송곳니는 날카로워지고 피부는 살짝 갈라지는 기분입니다.
스으으으으으읍...후아아아아아아...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쉽니다.
이거지.
불편한 옷을 벗은 듯한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울긋불긋한 사람들은 경의마저 모습을 바꾸자 공포에 질렸는지 도망치는 자도 나타나지만, 소수입니다!
경의는 자신의 팔을 내려다봅니다. 경덕만큼은 아니지만 호랑이가 귀여운 정도의 굳건하고 단단한 손이 보입니다.
귀마화가 해제될 때 까지 지금까지 익힌 육비검법의 모든 초식에는 밝혀지지 않는 효능들이 추가됩니다.
**
#경덕 형님이 숨 돌릴 시간을 벌면서, 주위를 경계해용! 요러고 버티다보면 이단심문청 고수님들이 정리해주겠죵!
**
괴물 둘에게 덤벼들 배짱은 없는지, 빙글빙글 돌던 놈들이 한 둘씩 더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저 멀리서 하얗고 붉은 가면을 쓴 이단심문청의 고수들이 검을 더욱 바삐 놀리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겠군요.
**
#사태가 완전히 정리될때까지 계속 경계해용!
**
곧 사태가 완전히 정리됩니다!
절정 고수 10명의 투입은 순식간에 상황을 완벽히 끝내는데에 아주 특효약입니다.
이제 변신을 해제...아니 인간으로 되돌...아 몰랑 아무튼 다시 사람의 모습을 취할 수 있습니다.
**
사태가 정리되자, 경의는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선 근처 아무데나 털썩 주저앉습니다.
딱히 한건 없지만.. 아무튼 사태가 끝났으니, 어찌 된 일인지 물어나 봅시다.
" 그, 형님. 그래서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
이 인간 저것들이 습격하기 전부터 습격할거란걸 알고 있던 느낌이었는데..
그러면서도 술이나 마시고 있고.. 사실 이건 중요한건 아니다.
만약 이미 알고있었다면 다 알고 있으면서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가 있었냐는게 중요한거지.
굳이! 날! 여기까지! 데려올! 필요가!
#어떻게 된 일인가용??
**
경덕도 곧 사람의 모습으로 되돌아옵니다.
"의야. 너는 혈마신앙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
그거 이단 아닌가요? 정도 밖에 모르는 상황입니다.
혈마신앙에 대해서 직접 들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정보만 알게 되었다로 넘어가시겠습니까?
**
" 이번에 처음 들었습니다만.. "
그냥 흔한 이단 아니었나?
경시대 사람들도 모르는 거 보면 평범한 사람은 존재조차 모르는 쩌리 이단같은거라고 생각했는데
# 혈마신앙에 대해 직접 들을게용!
**
"혈마신앙이란건, 인신공양을 기초로 하는 천마신 신앙이다."
아주 쉽게 이야기한다면 그렇다고 합니다.
"그들은 우리처럼 천마를 모시지. 하지만 그들이 보는 천마신은 사람들의 피로써 힘을 얻으시는 분이다. 그들은 천마신을 혈마신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끝이 다가올 때 온 세상을 완전히 피로 물들이고 지금까지 머금은 피로 하여금 새 세상을 탄생시킬것이라는 믿음이지."
경덕의 말이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들은...사람의 육신과 피, 영혼을 쉽게 제물로 바친다. 아주 쉽게....적들은 물론 자기 자신 스스로까지 말이다."
이렇게 말을 듣지만 무언가 석연찮은 느낌이 듭니다.
경덕이 말을 안해준 것이든, 모르는 것이든.
경의는 직감적으로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
" 거, 미친놈들이군요. "
그렇지만 별로 대수로운 미친놈은 아니었다.
이단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가문이 하는 일도 그렇고 경의 자신의 아버지가 일평생 하신 일도 이런 이단들을 때려잡는 일이었으니
경덕 형님이 말해준 것 이외에도 뭔가 더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을 아끼신 거라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테고, 모르셔서 그런거라면 굳이 나도 알 필요가 없겠지.
결국 이단놈들의 교리일 뿐이니까
" 이 마을에 있는 이단들을 소탕한건 좋은데.. 천산시에 숨어있을 놈, 혹은 놈들은 어쩌죠? "
혈마신앙의 문양이 그려져있던 단검으로 일어난 살인행위.
경시대로서 업무를 마치려면 결국 천산시에 숨어있을 이단을 잡아야 한단 말이지..
#경덕 형님이랑 대화해용!
**
"그 놈들은 꼬리일거다. 여기는 예전부터 혈마신앙으로 알음알음 알려져 있던 곳이지. 그런데..."
경덕은 한숨을 내쉽니다.
"일부러 이 곳을 내준게 아닐까 싶다. 저항이 너무 약했어. 놈들이 무언가 꾸미고 있을게다. 이게 끝이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
" 천산시 뒷골목에서 대놓고 살인행위를 저지르고, 흉기에 문양을 새긴 채 범행현장에 버려두고.. 그렇다면 일부러 증거를 남겼다고 봐야겠군요. "
일부러 증거를 남긴 뒤, 알려져 있는 거점을 버림패로 내준다.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이단들이니 이런 발상이 가능했겠지. 그렇다면 진짜 뭔가 꾸미고 있다는건데..
" 이거, 생각보다 큰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는데요 "
몬가.. 몬가 일어나고 있음...
# 혈마스탕스들이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걸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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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머리를 싸매보지만...당장 생각이 나는 것은 없습니다...
일단, 보고를 완전히 끝마치고 다음 지시를 기다려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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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일단 보고부터 하죠! "
홈 스윗 홈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보고를 마친 뒤에는 임무때문에 못 즐겼던 술이나 진창 마셔야겠군!
#와아 천산시로 돌아가서 보고하죠!
- 이런건 기녀가 아니야!
- 천산시에 돌아갑니다!
보고가 이루어지지만, 지시가 바로 내려오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는건???
당분간은 쉴 수 있는 자유입니다!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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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를 마쳤지만, 당장 지시가 없는 상황.
그렇다면 논다!
아아 자유. 책임없는 자유란 얼마나 달콤한 울림인가?
비록 그것이 다음 지시가 내려오기 전까지의 짧은 순간이라지만... 벌써부터 발령나기 전의 생활이 그리워지는군.
#집으로 돌아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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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갑니다!
취직한 상황이니 노는 것도 열심히 일하고 노는거다! 라는 미명하에 탱자탱자 아주 신나게 놀 수 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아주 만족해하고 계시는 상황!
그 누구도!
나 경의를 막아설 수는 없습니다!
벌써부터 하인들이 한숨을 쉬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
오홍홍 조와용
경의는 집 안에 들어와, 곧바로 자신의 방을 향합니다.
아아.. 몇일 전 식칼에 찔렸던 부분이 아직도 욱신욱신한게 요양이 좀 필요할 것 같은걸요
요양이란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것.
몸을 가다듬는다 > 먹는다
마음을 가다듬는다 > 마신다
그것은?
" 여기 상 하나만 내오거라 "
술상입니다.
#술상 하나 내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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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이 - !
하는 소리와 함께 작은 술상이 하나 들어옵니다.
안주는....풀떼기 뿐이군요.
경의가 떠나있는 사이에 가세가 기울기라도 한걸까요?
"지금 열심히 안주를 만들고 있으나 재료가 마침 다 떨어져 준비가 늦는다고 합니다 도련님."
이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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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고기? 고기가! 업써!!
하지만 이어지는 하인의 말에 경의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재료가 다 떨어졌다면 어쩔 수 없지..
" 소는 풀만 먹고서 그렇게 힘을 쓰는데, 나는 왜 풀만 먹으면 되려 힘이 빠지는지. "
이것은 소와 나의 천성이 정 반대이기 때문인걸까
근면한 사람은 채식을 즐기고.. 나같은 사람은 육식을 즐긴다는... 음. 개소리군.
별 수 없지! 일단 마시고 본다!
#기분좋게 약주를 걸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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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주를 걸칩니다!
오늘은 청주로군요!
따뜻하게 술을 데워왔는지 한 잔만 마셔도 취기가 확 돕니다!
물론 언제든지 내공을 이용해 취기를 날릴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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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으로 취기를 몰아내는것은 주도에 어긋나는 행위..
그때처럼 적지에서 마시는 게 아니라, 우리집에서 마시는데 그런짓을 할 리 없지 않겠는가!
" 음흠흠~ "
취기가 오르자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절로 콧노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한 가락 뽑아볼까?
#기분이 좋으니 노래를 불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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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는 노래를 부릅니다!
예전에 입마관에서 배웠던 노래입니다.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오 주여! 당신께! 감사! 하리라~
실로암~내게! 주심을!
각! 개! 전!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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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해야할지 모르겠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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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놀고 술에 취해 배 두들기다가 코코낸내하던 경의는 밤에 일어납니다.
무언가 싸한 기분입니다.
무슨 일일까요?
1. 아무 일도...없었다...!
2. 나 너무 많은 일이 잇엇서 힘들디 진짜
3. 교국에도 귀신이 있다?! 없다?!
4. 이단심문관 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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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가 이단심문관 소리를 내었는가?
승진 반대! 결단코 반대!
" 첫 일부터 이런 일이라니.. "
하필 첫 임무에 미친 이단잡종놈이 끼어들어서 이단심문청이랑 일을 할 줄이야
소소하게 잡범들이나 잡으면서 꿀빨수는 없었던걸까
#2번이용! 어 막 주방장이 자폭하고? 어? 힘든일이었어용! 요양을 위해 세달은 쉬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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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좀 더 한량스럽게 쉬어보도록 합시다!
자...어디 뭐.
기루라도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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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지시가 내려올 때 까지는 자유니까, 객잔이든 기루든 밖에 나가서 쉬다 와야겠다.
집 안에서 마시나 집 밖에서 마시나 어차피 마시는건데 안주를 눈총으로 할 필요는 없으니!
#기루로 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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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를 갈 때 경의는 항상 노는것처럼 논다면 크게 재미없다는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놀아볼까요?
1. 힘숨찐
2. 힘안숨
3. 힘안숨신분숨
4. 힘숨신분숨
5. 힘안숨신분안숨
대충 뭔지 알아들으실거라고 믿으며 모르시겠다면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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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으로 가용! 힘안숨신분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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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고수의 힘은 그대로 놔두지만 경의의 신분이 특정될만한 물건들은 모조리 집에 놓습니다.
자 우선 교국 무관패, 신분...패는...혹시라도 모르니까 일단 하나 챙기도록 합시다.
사실 교국 무관패보다 천산경가의 신분패가 더욱 끗발이 좋으니 말입니다.
옷도 최대한 단촐하고 추레하게 입어봅니다.
음.
이게...서민 코스프레?
먼 미래에 푸르디 푸른 나라의 한 황제가 즐겨할 것 같은 그런 취미입니다.
옹정제쉑...
아무튼 준비가 되었으니 기루로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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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코스프레를 마친 경의는, 신분패를 품속에 잘 갈무리 한 뒤 집밖으로 나섭니다.
" 어디. 그러면 평소에 가던 기루가 아닌 다른곳으로 가야 할텐데.. "
#경의를 모를만한 기루로 가봅시다!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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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구석에 후미진 곳으로 갑니다!
경의가 항상 갔던 기루는...삐까번쩍하고 짱짱한 그런 곳이니까요.
이 곳 부터는 높으신 분들도 잘 안오고, 그저 그런 사람들이 자주 오는 곳이기 마련입니다.
그만큼 행패도 사건도 자주 일어나지요.
한참 눈에도 차지 않는 정문을 들어가자 경비들이 급히 경의를 막아섭니다!
? 뭐죠.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크흠. 그 들어가실 때 검은 놓고 가쇼."
...이게...서민...?
**
" ...알겠소. "
약간 당황했지만, 경의는 순순히 검을 풀어 경비들에게 건네줍니다.
설마 맡아두는게 아니라 지들이 먹으려고 들겠어요? 거친 사람들이 많을테니 기루 안에서 이런저런 사건이 일어날까봐.. 그런거겠죠...?
#일단 검을 맡겨용!
**
어?
어떻게 알았지.
아무튼 경의는 안으로 들어갑니다.
평소에 가던 고급 기루와는 다르게 뭔가 매캐하고 불쾌한 냄새가 좀 은연중에 납니다.
기녀들의 화장은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로 진하고 손님들도 뭔가...뭔가....뭔가입니다.
뭐 그래도 썩 나쁜 기분은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느낌이지요.
"어머어어어!"
40대 중반 정도로 되어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다가옵니다. 루주인가요?
"잘생긴 오라버니가 오셨네에!"
경의는 직감합니다. 아 루주가 아니라 기녀구나.
**
아. 기녀셨구나.
경의는 기녀 아주머니의 칭찬에 어색하게 웃으면서 감사를 표하고 음식을 주문합니다.
" 백주 한병이랑, 안주는 적당한걸로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루는 자주 와 봤지만 이런 느낌의 기루는 처음 와보는지라... 적당히 한 잔 하면서 분위기라도 살펴봐야하려나
#음식을 주문해용!
**
"호호호! 잘생긴 오라버니 조금만 기다려봐용~"
설마 옆에 저 아주머니가 앉으시는건 아니겠죠?
곧 안주와 술이 나오고.
아니나 다를까.
불안감은 현실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젊고 잘생긴 오라버니가 이런데는 어쩐 일로 오셨을까아~?"
아주머니가 경의의 볼을 살살 쓰다듬으며 묻습니다.
아 저도 힘들어요. 글쓰면서 연기하는 저도 힘들다구요. 아시겟서요???
**
술과 음식이 나오고, 기녀 아주머니가 옆에 앉고
볼을.. 볼을...
순간 귀마화를 할 뻔 했지만, 경의는 잘 참아내고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 그냥, 술이나 좀 마실까 하고 왔습니다. "
이 분위기를 어떻게 넘겨야 할까요
아주머니가 손을 집어넣지 않으면, 이쪽 손이 나가버릴 것 같은데...
" 본래 객잔에서 마실까 하였는데.. 이런곳으로 오면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들으며 마실 수 있을까 하여 찾아왔습니다만. "
#손 집어넣고 이야기 보따리라도 풀어봐용 아주머니!
**
"흐흥, 재밌는 이야기? 으으음...운우지정...?"
아.
싫어요.
안돼요.
하지마세요.
왜인지 아주머니가 시무룩해진 기분입니다.
"그럼 뭐 어떤 얘기?"
**
" 그냥 뭐 사람 사는 이야기도 좋고.. 저 멀리 어딘가의 신기한 이야기도 좋고요. 대부분 허풍이라지만, 재미로 듣는거니까요. 다른 손님들에게 들은 이야기 뭐 없어요? "
#아줌마! 재미있는 이야기 해주세용!
**
"음...."
아줌마, 아니 나이 지긋한 기녀는 무언가를 고민하는듯 눈을 반쯤 감더니 이내 퍼뜩 눈을 뜹니다.
오! 뭔가 생각이 난 모양입니다!
"이번에 이교도들이 날뛰었다고 소문이 파다하던데 그 소식 아시나 모르겠어요?"
어.
**
" 이교도들이 날뛰었다구요? "
기녀 아주머니의 말에 경의는 놀랐다는 듯 눈을 크게 치켜뜨더니 잠시 뒤 말을 잇습니다.
" ...천산시에서요? "
뭐지? 미친놈들인가?
#모르는척 해용!
**
"아아니. 그걸 모르셨단 거에요?"
간드러지게 웃은 '기녀'는 슬쩍 경의의 몸을 만지작거립니다.
어허!
"그 유명한 이단심문청 나으리들이 나서셔서 토벌하셨다지 뭐에요? 그런데 거기에 그..."
말을 멈추더니 기녀는 조용히 경의 쪽으로 몸을 기울여 귓속말을 합니다.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천산경가의 사람들도 있었다구 소문이 퍼졌어요."
**
경의는 기녀 아주머니에게서 슬쩍 거리를 벌리면서, 대화를 이어갑니다.
거 육체의 대화는 필요 없으니까 대화만 합시다! 대화만!
" 천산경가가요? 허어.. 아니, 이교도들이 천산시에서 난리를 피웠으니 어찌보면 당연한가.. 어쨌거나 뼈도 못 추렸겠군요. 그 이교도들은 "
그런데 이단심문청 나으리들이랑 천산경가랑 동의어 아니었나? 아님말구
" 가끔씩 이렇게 나와서 요기해주니 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듣고 좋네요. 재미있는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경의는 그러면서 이만 나온 음식들이나 먹고 돌아가겠다는 기색을 풍기며 눈짓으로 기녀 아주머니에게 축객령을 내립니다.
아까부터 슬금슬금 다가오는데 빨리 밥먹고 나가든가 해야지.. 내 얘기 들으면서 아닌 척 대꾸하는것도 꽤나 부끄러운 일이고.
#밥 먹고 갈거에용!
**
경의는 기녀를 무시하고 대충 밥을 후딱 먹어버립니다!
얼른...얼른 도망쳐야해...
**
오랜만에 입마관의 추억.. 추억... 기억이 생각나는 속도로 식사를 마친 뒤, 경의는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 음식 맛이 괜찮네요! 다음에도 종종 들릴게요! "
음식 맛도 못 느낄 정도로 빠르게 해치웠고, 다음에 들릴 일은 일절 없겠지만. 세상이 다 그런거죠 뭐, 없는 말로 기름칠 정도야 어디든 해줄 수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자, 이제 돌아가볼까요?
일단 입구에서 맡겨뒀던 칼 좀 찾고..
#칼 찾으러 가용!
**
경의는 맡겨두었던 칼을 차고 기루 밖으로 나옵니다!
음.
이 기루는 안된다!
**
" 위험한 기루였다... "
이것이 천산시의 뒷세계?
역시 안전한 우리집이 최고다!
#집으로 돌아가용!
- 안전한 우리 집으로
- 편안하고 안락한 우리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은 여전히 고요합니다.
**
이제 달리 할만한것도 없고..
다음에 칼 찔릴 일 없도록 수련이라도 좀 해둘까?
" 나중을 위해 현재의 몸을 고단하게 하다니, 나랑 영 안어울리는 일인데 "
#투덜대면서 수련장으로 가용!
**
불(꽃)효(도)머신 가동이에용!
#진혈마공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