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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가 넘치는 설영고등학교/괴담 목록

last modified: 2017-04-08 20:08:55 Contributors


1. 주의사항

퇴치가 완료된 괴이는 문단 앞에 †을 붙여줍시다.

2. 1-10


2.1. †괴담 하나

발언자-류모아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실화인지는 모르겠지만요... 한국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에요. 한 학교에 일본에서 오래 유학 중이던 아이가 전학을 왔다고 합니다. 편의를 위하여 A라고 할게요. A는 한국말에 서툴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전학을 온 탓에 학교생활에 쉽사리 적응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점점 겉돌기 시작한 A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네. 맞아요. 자살을요. 앞에 위치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겁니다. 초반에는 학교가 A의 이야기로 시끌시끌했지만, 점점 조용해졌다고 합니다. 마치 A의 자살이 없었던 것처럼요. 어느 날 야자가 끝나고 주번이었던 B가 학교 앞에 있던 아파트를 창문을 통하여 보게 되었습니다. 아파트에 공간이 있는 거 아시죠? 그 공간에 한 여자가 서있더랍니다. 계속 학교를 뚫어져라 쳐다보길래 무의식적으로 그 여자를 계속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낯이 익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지만, 그 여자는 분명 A였습니다. A는 B를 보고 씩하고 웃었습니다. 무서워진 B는 급하게 문을 잠갔습니다. 그때 무언가 흐릿하게 들렸답니다. 미테... 미테... 라는 흐릿한 소리가, 급하게 집으로 온 B는 그 뜻을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더 겁에 질렸죠. B가 들었던 미테는 사실 미테가 아니라 미타. 즉 일본어로 봤지? 라는 뜻이었답니다

2.2. †괴담 둘

발언자-진하양

들은 이야기에요. 참고로, 실화일지도 몰라요. 충분히 있을 법 하니까요. 어쨌든 시작할게요. 옛날에, 어떤 효자가 있었어요. 이 효자는 홀어머니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었죠. 효자는, 어머니가 보릿고개에 배를 곪는 걸 보고는 생각했어요. 그래, 내가 어머니한테 보양을 해드리기 위해 어린 산토끼라도 한 마리 잡아와야지. 그리고, 효자는 길을 떠났어요. 그리고 운 좋게 배를 곪고 있던 어린 것 하나를 발견했죠. 이때다 싶어 당장 그것을 도끼로 찍어 죽인 뒤 고기를 가져가 어머니께 먹였어요. ...그리고, 효자는 기뻐하는 어머니를 보며 점점 밖에 나가 고기를 가져오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어머니는 점점 배를 곪지 않게 되었죠. 단지 이상한 일이 있었다면... 그 마을의 어린아이들이 점점 사라져갔던 것 아닐까요.

2.3. †괴담 셋

발언자-천해랑

이것도 들은 이야기야, 어디서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기를 안고 비행기로 귀국하는 부부가 있어. 여기까지는 평범하지? 그런데 서빙을 하던 승무원이 바쁘게 복도를 지나가다가 그만 잠자는 아기의 머리를 들고 있던 걸로 쳐 버린 거야. 당황한 승무원은 부부에게 사과하려 아기를 봤는데, 놀랍게도..아기의 머리가 뚝. 꺾여 버린 거지. 아기의 부모는 황급히 아기를 안아들었어. 이상하게 생각한 승무원은 아기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부모는 그저 손을 내저으며 괜찮다고 말할 뿐이었지. 하지만 계속되는 수상한 느낌에 승무원은 조사를 요청했고, 아기의 부모는 조사를 받게 돼. 당연히 아기도 조사의 대상이 되었겠지. 그런데 그 아기의 얼굴이 1년 전 공항에서 실종된 아기와 똑같은 거야. 자세히 살펴보니 놀랍게도 아기는 목덜미부터 배까지 찢겨져 죽은 상태였고, 그 안에는 내장 대신 마약이 가득 차 있었지!

2.4. 괴담 넷

발언자-신별

옛날에 들었던 이야기에요. 어느 한 평화로운 가정집에서 잘 자라온 한 아이는 어느날 집에 온 순간. 약간의 싸늘함을 느꼈어요. 그리고 보고 만 것이죠. 거실 바닥에 웅덩이처럼 고여있는 피를요. 으아아악! 자기도 모르게 주저앉아 소리를 지른 아이는 처절하게 기어서 눈 앞에 보이는 자기 방으로 달려갔어요. 방에 들어가자마자 문고리를 잠구고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잡아 112에 신고하려던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어요. 놀랐지? 우리가 널 놀래키려고 일부러 한 거야! 익숙한 동생의 목소리였어요. 얼굴에 미소를 띄고 문을 벌컥! 열어버린 순간. 배에 박혀오는 금속에 그만 정신을 까무룩 잃어버리고 말았지요. 허억. 헉. 아이는 숨을 몰아쉬며 잠에서 깨어났어요. 잠에서 일어났지만 아직도 그 모든게 꿈이였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랬었죠. 자신은 동생이 없었어요! 외동이였죠. 그럼 자신 옆에 누워서 자고 있는 '동생'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제 배는 왜 아직도 아파오죠? 아이는 아픔에 눈을 다시 감았습니다. 옆에 있는 동생이 팔로 절 안아오는게 느껴지네요.

2.5. 괴담 다섯

발언자-진서현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도보로 몇 달을 꼬박 걸어다니던 선비는 어느 마을에 들러 묵었어. 물가가 근처에 있는 그 마을은 이상하게도 그 물가에 빨래를 하러가지도, 물을 길어오지도 않았지. 오히려 무서울 정도로 잔뜩 울타리를 쳐두고 그쪽으로 가는 사람을 막아두었어. 처음엔 사치도 저런 사치가 없다. 우물이 마르면 어쩌려고 저러나 싶었지만 나중에 마을 사람들의 말을 듣고서 이해했어. 강물이 의외로 깊어 어린아이가 놀다가 빠져 죽는 일이 많았기에 저리 막아두었다 말했지. 확실히 선비도 어린아이들이 빠져죽은 강물로 빨래하고 식수로 사용하는건 좀 사양하고 싶었지. 문제는 그 다음이야, 선비는 오랜만에 찾아온 외지인에 대한 환대로 주는 술을 잔뜩 마시고 취해서 술기운을 달래려 산책을 하고 있었지.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을 근처의 강으로 향하게 되었고, 밤기운을 받은 강물은 상당히 으시시 했어. 근데 갑자기 그런 소리가 들렸어. 찰박거리는 물소리와 어린아이가 우는 소리가. 아이란 아이는 모두 잠들었을 이 새벽에 말이야. 겁 먹은건 처음 뿐이고 곧 물가에 아이가 빠진건 아닌가 싶어 급히 주변을 둘러보았지. 연회에 끼어 음식을 받아먹고 돌아가다가 사고가 난걸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선비가 물가 이곳저곳을 바라보다가 이내 안되겠다 싶어 울타리를 넘으려던 그때 보고만거야. 넘으려던 울타리 반대편에 있는 묵직한 무언가를. 그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퉁퉁 불다 못해 녹고 뭉그러진 몸으로 간신히 서서 높은 울타리를 두드리고 있는 어린 아이 정도의 키의 그 덩어리를 말이야. 선비는 그걸 보자마자 미친듯이 괴성을 지르며 마을로 도망가야했어, 눈 조차도 녹아버린 그것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과연 울타리는 어린아이가 빠지지 않게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빠진 어린아이가 다시 마을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기 위해서일까.

2.6. 괴담 여섯

발언자-월요

저도 누군가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백물어와 관련된거라서 얘기를 해줄게요ㅡ 아주 예전에, 이 백물어 주술에서 탄생한 괴이에 대해서에요. 어느 학생이 그당시 백물어때 장난으로 참여했지만 괜스리 무서워서 '사실 백물어를 한 뒤 괴이에게 피해를 당해 죽은 학생이 나온 순간부터 눈을 뜨는 특이한 괴이가 있었다.' 라고 말해주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그 학생은 백물어를 반쯤은 장난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괴이에 몇가지 설정을 붙였죠.

1. 학교 안에 숨어서 자고있다가 누군가가 죽는 순간부터 일어난다
2. 괴이의 외형은 백물어에 참여한 학생들중 2~3명의 외형적인 특징을 갖는다.
3. 괴이가 눈을 뜨면, 같은 괴이에게서 참을 수 없는 식욕을 느끼기 때문에 그 괴이는 다른 괴이를 먹으려고 한다.
4. 괴이의 힘은 죽은 학생의 수에 비례한다.
5. ...괴이는 1년 안에 다른 괴이를 모두 먹어치울 경우에는 그대로 원래 있던 학생이라는 존재가 되지만 1년 안에 자신을 제외한 괴이가 한 마리라도 살아있을 경우에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죽는다.

...라고 한답니다. 그리고 언젠가 아주 오래전, 여러분의 선배들이 학교를 다닐 때쯤에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부터 원래부터 있던 학생이 있었다고 합니다.

2.7. 괴담 일곱

발언자-류모아

이번 이야기는 좀 짧습니다. 이것도 학교에서 일어난 이야기예요. 한 고등학교에서 야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총 세른 넷명이 있는 반이었죠. 열심히 공부를 하던 중... 누가 뒤에서 툭툭, 하고 건들었던 겁니다. 계속 툭툭 건들길래 뒤에 있던 아이에게 짜증을 내려고 뒤를 돌아보았더니.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반 아이들 전체. 총 세른 넷명의 아이들이 전부 뒤를 돌아보고 있었던 겁니다. 아이들에게 왜 그러냐고 물으니 다들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뒤에서 누군가 자기를 건들였다고... 그 많은 아이들의 뒤에서 누군가 한번에 등을 두들기다니. 두들긴 사람, 사람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뭐였을까요?

2.8. 괴담 여덟

발언자-진하양

들은 이야기에요. 한 남자가 있었어요. 그 어떤 사람도 아름다워보이지 않았던 불쌍한 남자. 그 남자는 아무도 아름다워보이지 않자 이대로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죽을 것을 걱정하고는 자신의 아내를 만들기로 했답니다. 그 남자는 바느질을 아주 잘 했거든요. 먼저 그는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죽여 눈을 파고, 살을 찢어 모았어요. 그리고 괜찮은 걸 골라내어 하나하나 꿰매기 시작했죠. 누구의 골격이 예쁘니 누구의 눈이 맑니 하며 말예요. 그리고 완성된 것은... 흉측했어요. 그리고 그 남자는 아직도 새로운 아내의 재료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해요.

2.9. 괴담 아홉

발언자-천해랑

들은 이야기야. 한 평범한 남자가 있었어. 평범한 직장에 다니고, 평범한 집에 살고, 평범하다는 평가를 듣는 남자. 그 남자의 낙은 여자친구와 함께 지내는 거였어. 매일 남자는 여자친구를 차에 태우고, 자신의 집 앞에서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리는 것을 도와주지. 사실, 손이라고 하기도 좀 뭐한데.. 왜냐하면 그의 여자친구, 사실 정말로 '손'밖에 없었거든. 뭐, 끝은 그리 좋지 않았던 모양이야. 분위기가 흉흉해진 마을에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테니까. 사람들은 하나 둘 마을을 떠났고, 그 남자도 어느 순간 마을을 떠났어. 물론 유독 여성의 실종사건이 많이 일어나던 그 마을, 그 남자가 떠난 뒤 마을 한구석에 쌓인, 그동안 실종되었던 여성들의 손목이 잘리고 썩은 시체를 보지 못한 사람은 없었지만 말이야.

2.10. 괴담 열

발언자-신별

이것도 들은 이야기에요. 바로 시작할게요. 한창 좋은 날씨일 가을이였어요. 대학생 네명이 물 좋고. 산 좋고. 경치좋은 장소에 펜션을 잡았어요. 사람은 적었지만 싸게 2층 펜션을 얻어서 짐을 풀고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었지요. 2층에 올라가자 보이는 한쪽 벽면을 장식한 수많은 초상화와 멋들어진 풍경을 보여주는 창문에 그들은 넋을 놓고 감탄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좋은 자리에 놀러온 사람들이 없다는 게 이상했지만 운이 좋았거니, 라고 생각하고 신나게 즐기기로 했어요. 신나게 물놀이도 하고. 맛있는 고기도 구워먹던 그들은 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다들 슬슬 눈이 감겨오기 시작하고, 따뜻한 이불속에 빠져 정신없이 잠을 자기로 했죠. 2층에 2명. 1층에 2명씩 모여 자기로 하고 그들은 잠에 빠져들었어요. 으아아악!! 단잠을 자고있던 학생들이 비명소리에 놀라서 일어났습니다. 2층에서 들린 소리를 따라 다급하게 올라가 친구에게 향해보니 떨리는 손길로 창문을 가리키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왜그래? 무슨일이야? 묻고 있던 친구들 사이로 비명을 지른 친구가 말했습니다. -어제는 분명, 저 자리에 그림이 있었어!!- 그가 가리키는 손 끝에는 창문이 모여 있네요. 아. 그리고 보니 어제 본 수많은 초상화는 어디로 갔죠? 그리고 어젠 분명 창문이 4개 뿐이였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많을까요?

3. 11-20


3.1. 괴담 열하나

발언자-진서현

고려 말... 농담, 이건 내 대학교 친구 이야기야. 그 녀석은 그 당시에 사귀던 여자가 한 명 있었어. 난 2학년이었고 상대는 막 입학한 1학년 여자아이. 그래, 선생님들의 연애이야기야. 하지만 그렇게 오래 간건 아니야. 고작 두달쯤? 걔가 특별히 바람둥이인건 아냐. 그게... 그 여자아이, 정말로 이상했었거든.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친구와 사귀던 여자아이는 관리 잘 된 긴 머리카락을 가졌는데, 한 군데만 유독 애가 자른 것 처럼 엉성하게 짧아서 뻗쳐있는 부분이 있었어. 날이 갈수록 그런 부분이 늘어나서, 친구 고양이가 머리카락이라도 물어뜯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 그러던 어느날이었어, 그 날은 과에서 열린 개강파티 때문에 친구의 여자친구가 술에 잔뜩 취해서 길 위에다가 토하고 있었지. 남자친구가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지만 괴로워한다 싶어 등을 좀 두드려주고 있었다는데... 입 속에서 토해내지는 것들은 음식이 아닌 머리카락들. 한 가닥 한 가닥 떨어지다가 곧 대량으로 뭉쳐진 것들마저 토해내졌어. 여자친구의 짧은 머리카락은 여자친구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먹고있었기 때문에 그런거였다는걸 깨달았지. 솔직히 소름이 돋기는 했는데... 무섭다기보다는 좀 안타까운 마음이 큰 일이지. 일단 병일테니까. 그래서 친구는 나중에 여자친구와 같이 병원에 상담일정도 잡아보고 그랬어. 문제는 그 다음이야. 그 날은 둘이 같이 여행을 가서 한 방에 머물게 되었던 때였는데... 잠결에 뭔가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것 같아서 깼다고 해. 깨어서 눈동자만 돌려 위를 보니, 친구는 자기의 머리 위에 앉아 내 머리카락을 먹고있는 여자친구가 보게 되었어. 깜짝 놀라서 눈이 마주치자 미안 오빠, 너무 배고파 라며 베시시 웃는 모습에 친구는 놀라 달아났고... 그 뒤로 계속 연락하지 않았지.
하지만 왤까...
여전히 그녀석의 머리카락에서 짧게 잘려나간 부분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건.

3.2. 괴담 열둘

발언자-월요

...전 이번에 좀 짧은 얘기를 하나 해드릴게요. 여러분은 혹시 들리시나요? 자신의 짝을 찾아 흔들 흔들 다가오는 악마의 발소리가. 악마는 아주 집요하다고 하는데 어느 악마가 전생에 인간과 서로 영원히 사랑하자고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인간과 악마는 처음엔 사이가 좋다가... 인간쪽에서 먼저 헤어지죠. 그러자 악마는 인간을 죽이고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면서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번 세상에서는 절대 날 배신하지 않도록, 인간이 아니게 할거야.

...마인이라던가 그런식으로 바뀐다는게 아닙니다. 악마는, 이번에 다시 태어난 자신의 짝을 죽여서 혼을 어글어뜨려 같은 악마로 만들어버리기 위하여 흔들흔들 오고있습니다.

3.3. 괴담 열셋

발언자-류모아

또, 또 제 차례군요. 별 거 없습니다. 진짜로요! 이건 제가 있던 중학교 선생님이 전에 있던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며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선생님은 밤늦게까지 혼자 남아 시험 문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학교로 전호가 걸려오더랍니다. 학교에서 착신번호가 뜨기 때문에 어디서 걸려오는지 확인을 했더니... 학교의 미술실에서 전화가 걸려왔던겁니다. 이상하지 않나요? 새벽에 가까운 시간에, 그것도 아무도 없는 학교 미술실에서 전화가 오다니. 선생님은 무서워하면서도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화는 바로 끊기거나. 띠리리리- 하는 소리만 들렸다고 합니다. 어느날 마찬가지로 남아서 문제를 만들던 선생님은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셨다고 합니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하고 교무실에서 나가 화장실로 갔습니다. 물이 틀어져있었다고 하네요. 물을 끄고 다시 교무실로 들어오니 때마침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받아보니... 거기 OO고등학교 인가요? 라고 묻는 여자의 목소리에, 선생님은. 네라는 짧은 대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전화는 끊겼고요. 선생님은 너무 무서워 전화선을 뽑고 퇴근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을 하니 전화 한통에 걸려와 받았는데... 여기서 이상한 점을 못 느끼셨나요? 그렇습니다. 전화선을 뽑혀진 상태로 전화가 온 것입니다. 그 전화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네요.

3.4. 괴담 열넷

발언자-진하양

들은 이야기인데 말이죠, 어떤 나라에 어떤 부부가 있었대요. 그 부부는 이미 가정을 한번 파탄내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부부였어요. 그 둘에게는 각각 남편에겐 아들이, 아내에겐 딸이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창 밖의 분홍빛 벚꽃에 홀린 건지 계속 분홍빛, 벚꽃이라는 말만을 반복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점점 아들은 정신이 나가서 어린아이처럼 변했지요. 그런 아들을 부부는 눈엣가시로 여겼답니다. 자기 아들이라 하기에도 부끄러웠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결국 아들은 나무 위에서 놀다가 떨어져 죽었답니다~ 아하하하, 경사났네. 경사났어.
...로 끝날 것 같으면 오산이죠. 어쨌던 그들은 아들을 벚꽃 밑에 묻었어요. 그리고 딸도 그 나무에 홀리더니 결국엔 온 몸에서 벚꽃이 자라며 죽었답니다. 이번엔 진짜 끝.

3.5. 괴담 열다섯

발언자-천해랑

들은 이야기인데, 이건 조금 짧을지도 몰라.
한 고등학생이 있었어. 여느 날처럼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하려는데 유독 그날따라 추운 거야. 평소엔 이불을 안 덮고 자지만 너무 추웠기에 있는 대로 근처에 있는 까슬까슬한 이불을 덮고 잤어. 그리고 다음날에 일어났는데 글쎄, 자신은 아무것도 안 덮고 잤던 거야. 이상하다 싶어서 그날 밤은 이불로 온 몸을 말고 잠들었는데, 뒤척이다가 눈을 떠 보니 긴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새빨간 눈동자가 자신을 보고 있는거야. 고등학생이 비명을 지르는 사이 새빨간 눈동자는 이렇게 말했지.
내 머리카락, 따뜻했어?

3.6. 괴담 열여섯

발언자-신별

이건 어떤 사람의 꿈 이야기랍니다. 어느 사람이 꿈 속에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으로 있는 꿈을 꾸었답니다. 예전 학교의 모습과 쏙 빼닮았던지라 추억에 젖어 이곳저곳 둘러봤다고 해요. 이상하리만치 사람이 없었다고 하네요. 꿈 속에서 만난 친구 하나가 전부였으니까요.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여러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같이 신나게 놀고. 떠들고. 날이 굉장히 길어서 하고 싶었던 것 맘껏 할수 있었다네요. 해질녘이 되가고 하교 시간이 되자 꿈꾸는 사람이 친구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다음날에 또 놀자고요. 친구는 제발 가지말라고 부탁했지만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사람은 손을 뿌리치고 뒤돌아 걸어갔어요. 친구를 두고 재빨리 교문을 나서자 뒤돌아서 본 친구의 모습은 큰 애벌레 같았고, 주위에는 고치가 굉장히 많았답니다.

3.7. 괴담 열일곱

발언자-진서현

주술은 상당히 오컬트와 가까워, 즉 주술이 실패하여 이상한 것을 옆에 불러낼 수 있다는거지.
그런데 말이야. 주술 중에 이 백물어와 비슷한게 있어. 백 개의 촛불로 원을 만들고 가운데에 주술이 각인된 물건을 세워두고, 하루가 지날때 마다 하나씩 촛불을 꺼트리는거야. 그렇게 백일째에 마지막 백번째 촛불이 꺼지면 끝. 백일까지 촛불이 안 꺼지고 버티는건 둘째치고... 이게 성공하면 기존의 주술이 아무리 보잘 것 없어도 대단히 수준높은 주술로 탈바꿈하여 그 물건에 새겨진다고 해.
그 주술이 백물어의 원형이라고 본다면 백일은 커녕, 하루만에 전부 꺼지는 백개의 촛불과... 강화시킬 주술이 각인된 물건도 없는 이 주술은 말이야.

...이미 실패해버린거 아닐까?

끝나고서 주변을 잘 살펴봐, 실패의 부작용이 어두운 교실 안에 몸을 웅크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3.8. 괴담 열여덟

발언자-류모아

계단수를 하나씩 세면서 올라가면 계단이 다른 차원으로 가는 문이 된다는 이야기를 아세요? 전 누군가에게 들었어요. 호기심에 한 학생이 계단의 수를 하나하나 세면서 올라갔더니, 마지막 계단을 밟았을 때. 학생은 사라지고 없었다고 합니다. 그 학생은 다른 차원으로 가있는 게 아닐까요. 거기는 과연 어떤 곳일까요.

3.9. 괴담 열아홉

발언자-월요

아.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원래 학교는 학생의 수라던가의 이유로 인해서 반을 없애기도 하도 늘리기도 한답니다. 보통은 행정업무가 복잡해지니까 학생의 수를 가려서 받는건 있어도, 학과라던가 반을 바꾸는건 별로 일어나지 않는 일이에요. 그치만 옛날에는 학생수가 지금보다 많아서 반이 하나씩 있었다는거에요. 지금 이 학교는 반이 10반까지만 있죠? 하지만 가끔 학교를 밤시간에 돌다보면 11반이라는 명패가 그대로 끼워진 빈 교실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런 이야기의 뻔한 흐름대로, 거기엔 원래라면 있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고 해요. 하지만 목격하고 살아남은 소수의 증언을 들어볼때마다 명패가 붙여있는 문의 위치라던가가 바뀐다네요? 어떤때는 교무실 출입구에, 어떤때는 화장실 문이라던가 멀쩡한 다른 반이나 기숙사 방문에 문패가 붙여져 있던 때도 있다나봐요. 그걸 열면 11반에 들어가서 뭔지는 모르지만 확인도 안되는 그 무언가를 볼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다들 무언가가 있는 11반 교실로 들어가면, 그 사람들은 살아서 다신 볼 수 없대요.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의 경우에는 3번씩이나 그 문이 밤마다 나타났지만 매번 열지 않고 해가 뜰 때까지 버텨서 살아남았다는데, 그 무언가는 자신의 얘기를 하는 사람이나 자신의 얘기를 듣고있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사람이 밤에 학교에 오면 자기를 확인시켜주려고 안달난다고 해요.
...덕분에, 그 무언가는 지금 우리들을 가만히 숨어서 지켜보고 있을거에요. 여러분, 살고싶다면 절대로 11반의 명패가 붙여있는 문에 들어가지 마세요.

3.10. 괴담 스물

발언자-진하양

어떤 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는 반에서, 소위 말하는 왕따였죠. 그리고 그 아이는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주기만을 기다렸어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그 애를 도와줬죠. 하지만 도와준 그 애가 왕따가 되었어요. 그리고 그 아이는 자신이 도와준 아이마저 자신을 따돌리는 그 광경을 보고는 정신이 나간건지 자살해서...
원혼으로 남아서 자기를 대신해 괴롭힘당할 다음 타겟을 노리고 있대요.

4. 21-30


4.1. 괴담 스물하나

발언자-진서현

한 집에 두 아이가 있었어. 어리고 사랑스러웠지. 하지만 불행히도 좋은 집에서 크지는 못한 모양이야. 어머니도 아버지도 두 아이를 돌보기 어려울 정도로 바빴거든. 한 아이라면 모를까 두 아이나 키운다면 맞벌이는 어쩔 수 없어, 부모님은 그렇게 말했지. 그렇게 둘은 언제나 둘이서 밤을 보내고는 했어. 밤에 두 명의 어린아이... 사고치기 좋은 조합이지? 그래, 아이들은 해선 안될 장난을 치고 만거야. 그 당시 인터넷에서는 강령술이라는 것이 유행했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헤지고 낡은 인형을 사용하여 인터넷에 나온 강령술을 흉내내었어. 귀신과 함께 숨박꼭질... 기대 반 불안 반으로 솜 대신 쌀과 머리카락을 채워넣고 식칼을 숨겨둔 아이들은 두근거려하며 제 각기 숨을 곳을 찾았어. 형은 벽장에, 동생은 침대 밑에. 형은 벽장에 숨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지루해지기 시작했지. 귀신이 정말로 오는지도 알 수 없고 말이야. 밤도 이미 깊었으니 정리하고 잠들자, 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 소리를 듣고 말았어. 식칼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소리. 형은 다시금 긴장을 찾고 긴장된 마음을 진정하며 벽장에 있었지. 소금물을 담은 병이 옆에 있으니 인형이 벽장 문을 열면 당장에 병을 부어버리면 될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마침내 벽장 앞에 발소리가 멈춰서고 형이 소금물을 뿌리려는 찰나... 벽장 문이 열리자 보이는건 인형이 아니라 식칼을 손에 든 채 미소짓는 동생이었어. 형이 아무리 소금물을 뿌려도 술래는 바뀌지 않아. 그야 인형이 아니니까.
동생은 이제 더 이상 분명 부모님 없이 외롭지 않겠지.

4.2. 괴담 스물둘

발언자-류모아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어느 학교를 다니던 여학생이 갑자기 실종됐습니다. 부모님들은 그 여학생을 찾기 위하여 여기저기를 뒤지며 경찰의 도움을 받아 몇 년 동안 그 아이를 찾아다녔지만, 결국에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사실 그 아이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처럼 생활하던 중 아무도 그 아이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 것뿐이죠. 그 아이는 여전히 일상적인 생활을 보내며 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뿐, 어쩌면 그 아이는 여러분 곁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바로 옆에서 말이에요.

4.3. 괴담 스물셋

발언자-천해랑

들은 이야기야. 어떤 사람이 새로운 집을 구했어. 터무니없이 싼 가격이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횡재했다고 생각하며 잠을 청하는데, 난방을 하고 있음에도 너무 추운 거야. 그 사람은 집값이 싼 이유를 알겠다며 투덜거렸지만, 귀신이 주변에 있으면 그곳의 온도가 낮아진다고 하지. 그 사람은 몰랐겠지만, 그 주변에서는 유난히 사고가 많이 났다고 해. 아무리 따뜻하게 만들어도 유달리 추운 방. 어쩌면 그곳은 미처 볼 수 없었던 것들로 가득할지도 모르지...

4.4. 괴담 스물넷

발언자-월요

오늘은 딱 한가지, 우울한 괴물에 대하여 말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너무 우울해지면 괴물을 보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그 괴물은 우울함과 무력감, 자살충동을 먹으면서 한 사람에게 붙어 자라나죠. 아. 이때는 괴물이 매달린 사람만 괴물을 볼 수 있답니다. 하여튼 점점... 점점 무겁게 자라나는 괴물은 결국 자기가 붙어있는 사람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손톱과 이로 상처를 낸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3일 이내에 죽어버리는데... 의외로 그 괴물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쉬우면서도 어려워요.
자신이 왜 우울한지와, 괴물이 붙어있는 사실을 말하면서 도와달라고 하면, 괴물은 남의 눈에도 보이고... 남이 툭 하고 건들기만 하면 쉽게 떨어져서 작게 말라비틀어 쪼그라들더라고요. 그러니까 여러분에게 괴물이 붙으면, 여러분은 곧바로 서로를 도와줄 수 있길 바랍니다.

4.5. 괴담 스물다섯

발언자-진하양

들은 이야기에요. 어떤 여자애가 있었어요. 그 나이대 여자애처럼 꾸미기 좋아하는 그런 애. 그런데 그 애는 거울을 얼마 전 깨먹어서 거울을 사기로 했어요. 거울을 사려고 했는데 검은 거울이 눈에 들어왔죠. 그리고 소녀는 그걸 샀어요.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거울이 약간 색이 탁한거에요. 그렇지만 별 문제는 없었기에 그냥 썼죠. 그리고 그 애는 매일 거울을 들고 다녔는데, 거울은 날이 갈 수록 거울의 유리면마저 검어졌어요. 이상한 거울이죠? 어쨌던 그 아이는 거울에 홀려버렸어요. 그러고는 점점 미쳐서 얼굴가죽을 스스로 뜯어버리고 죽었죠. 그런데 그 거울을 나중에 갖게 된 사람이 문제였어요. 왜냐하면...
거울에 갇혀있던 소녀의 혼이 그림자에서 튀어나와, 갖게 된 사람의 머리를 뜯어먹었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그 거울이 이 학교 어딘가에 있다고 하네요.

4.6. 괴담 스물여섯

발언자-진서현

이것도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

어떤 한 여자아이가 길을 지나가다가 이상한걸 주웠어. 전통적인 색과 무늬로 세공된 예쁜 비녀였지. 비녀같은걸 쓸 때가 없기는 하지만 무척 예뻤기 때문에 아이는 그걸 주워가기로 했어. 효과는 그 날 밤에 바로 나타났지. 악몽 같은걸 꾼게 아니야. 오히려 아주 행복한 꿈이었어. 여자아이는 향기가 가득한 꽃밭을 정처없이 걷다가 한 여자아이를 만난거야. 10대 중반에 한복을 곱게 입은 어린 여자아이, 그 아이는 처음 보았을 때는 울고있었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차차 웃더니 끝에는 활짝 웃었어. 첫번째 꿈은 그렇게 깼지. 꿈속의 여자아이는 외로워보였고 그런만큼 친절했어. 그러면서도 무척이나 귀엽고 어리숙해서 꼭 동생이 생긴 것 같았지. 비녀를 주운 여자아이는 계속 반복하여 그 꿈을 꾸었어. 꿈은 행복해, 하지만 현실은 다르지. 집안의 분위기는 부모님 탓에 살벌하고 학교에서도 그리 성취 높은 일을 해내지 못했어. 무언가를 해야한다는건 알지만 뭘 해야할지 모르는 시기, 누구에게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해서 좋은 일은 아니야. 여자아이 입장에서는 꼭 발이 닿지않는 강 위에 떠있는 것 같은 불안감이 연일 계속되었겠지. 그리고 결국 꿈의 꽃밭에서 눈을 떠서야 도리어 땅에 발을 내딛은 기분이 들었을 때, 여자아이는 울면서 꿈 속의 아이에게 말했지. 영원히 이곳에 있게 해달라고. 아이는 한참을 머뭇거린 끝에 비밀을 속삭여주었어. 그로부터 일주일 후, 아이는 자살을 위해 오용이 위험한 약을 잔뜩 먹고서 발견되었어. 다행히도 조치가 빨랐던 탓에 아이는 금방 깨어났어. 당시에는 죽으려다가 살아난 탓에 아이는 많이 혼란스러워 했지만... 이제는 모두 적응하고 우울함을 떨치고 좋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나봐.

그런데 말이야, 저번에 비녀를 주웠어. 꿈 속은 길고 긴 꽃밭과, 외로움이 가득해보이는 너희 또래의 교복입은 여자아이가 있었지.

4.7. 괴담 스물일곱

발언자-류모아

이걸 괴담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19세기 유럽의 한 마을에서 유아들이 소년 소녀들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해서 학자들의 연구 대상이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 소녀들은 아기들을 돌보는 보모 역할로 고용된 사람들로, 대부분 지방의 농촌에서 고용되어 먼 타향에 돈을 벌러 와 있었던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지요.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어린 소년 소녀들이었던 데다 전혀 다른 생활환경에서 적응하기 힘들어하던 아이들은, 심한 향수병에 걸려 고생을 하고 우울증에 시달렸죠. 그때... 그 아이들에 눈에 보인건 자기들이 돌보던 아기였습니다. 그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한거죠. '이 아이만 없으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라는 식의 심각한 망상에 빠져버려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 만 것이라고, 이 사건의 원인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참 안타깝고 슬프고 무서운 이야기 같아요.

4.8. 괴담 스물여덟

발언자-월요

어디선가 들었는데... 우리 학교에 설치된 거울은 새벽 2시에서 3시 정각까지 한 번 지나갈때마다 지나가려는 사람의 피 한반울과 100ma의 마력을 소비해서 어느 시간이든 어느 공간이든 지나갈 수 있는 마법의 거울이 된다더군요. 무척 편리하죠? 그런데 좀 까다로운 규칙이 있다나봐요. 한 번 지나가면 지나간 곳으로 되돌아갈때도 마력을 소비해야하고, 왕복까지 합쳐서 6번 이상 지나가면 더이상 문을 쓸 수 없는데다가 문을 지나칠때부터 딱 하루를 넘길 때 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영원히 문을 이용할 수 없다고 해요. 아. 저는 가고싶은 곳이 없어서 안해봣어요. 게다가... 시간을 쓰는 마법사들에게는 이런 말이 내려져 온답니다.

시간은 유령의 영역이라고. 가끔 그 거울문을 지나가는 학생들은 뭐에 쓰여서 오거나 공격을 당해서 오기도 하고, 시시때때로 나오고싶어하는 거울속에 사는 무언가들도 자주 같이 나오기도 한다니 주의해주세요.

4.9. 괴담 스물아홉

발언자-진하양

들은 이야기인데, 어떤 들판에 분홍 꽃이 가득 피어있었어요. 그리고 그 가운데에 검은 꽃이 혼자 피어있었죠. 분홍 꽃들은 검은 꽃을 더럽고 기분나쁘다며 싫어했어요. ...그리고 분홍 꽃은, 어느 날부터 하나하나 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고요? 검은 꽃이 영양을 다 빨아먹었거든요. 그래서 하나하나 죽어나가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검은 꽃 한 송이만 남게 되었답니다.

4.10. 괴담 서른

발언자-월요

이 소리를 잘 기억해요 여러분. 이 괴담은 어느 도어맨에 대한 얘기입니다. 여러분이 자고있는중에, 꿈에서 나무문이 보이는 곳에 있는데 그 문에서 노크소리가 나며 문을 열어달라고 하면 절대 문을 열어주면 안되요. 절대로. 그는 도어맨. 누군가의 꿈을 통해 초대받아, 현실의 뼈와 피와 고기로 식사를 즐기는 인육을 좋아하는 매너없는 괴물. 그는 여러분이 반드시 문을 열어주고싶은 사람이나 그 상황이 되어 꿈속에서 나무문을 두드리며 당신들의 허락을 기다린답니다. 총 세번 도어맨은 그런 시도를 해요.
똑똑똑.
나야. 문열어줘.
똑똑똑
-
*당신의 집이 무너지려고 합니다.
문열어! 너 위험해!
똑똑똑
당장 문 열어줘!
뭐가 어찌되었든 말이죠, 여러분... 절대 그가 누군가의 목소리를 내든지, 여러분의 꿈들을 뒤흔들고 비틀든지간에 여러븐은 절대로 그 문을 열어주지 마세요. 만약에 문을 연다면, 꿈속에서 문을 통해 들어오는 그 도어맨의 모습을 보며 일어나자마자 그때는 자기 자신의 머리부터 먹으려고 통째로 입을 벌린 그를 보게 될테니까. 알았죠?

5. 31-40


5.1. 괴담 서른하나

발언자-홍주연

짜라잔 짠, 특집기사에요. 몇년 쯤 전이지? 함튼 말이에요. 찾으니까 있었어요. 대단하죠! 물론 제가. 그치만 이건 조금... 진짜같으니까 기분 나쁘잖아요? 다음의 다음으로 미뤄놓기로 할까요. 흔한 이야기를 할까해요. 그러니까...‬
누구든지, 어렸을 때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많은 곳에서, 동행하던 어른, 친구, 동생, 언니, 오빠…를 인파에 밀려 놓치게 된거에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있는거죠. 그리고 그때 저 쪽에서 그 사람의 얼굴이 얼핏 보인다거나, 익숙한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요. 와, 찾았다! 하고 그 쪽으로 가려고 하면... 어라? 반대쪽에서 다시 그 사람이 보여요. 이번에는 나를 향해 뛰어오는 거에요. 다시 저 쪽을 보면... 또, 어라? 분명 있었던 어떤 것이 없어요. 그런 경험.
아하항, 덧붙이자면 누군가는 손을 잡은 적도 있다고 해요. .....그 손은 따뜻했을까요? 인간의 것처럼? 그것까지는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요. 지금 살아있는 그사람은 얼마후에 손이 불구가 됐다고해요. 손목아래로부터 피도 통하지 않고...움직여지지도 않고....마법으로도 완벽하게 치료하진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완전히 따라가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저는 모르는 얘기네요.

5.2. 괴담 서른둘

발언자-월요

...저 어릴적에는 이렁 꼬마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창고에 갇혀서 며칠째 물도 못 먹고 죽기는 싫어서 마법으로 신체 수명만 간신히 늘리고 있었는데 왠 삐쩍 마른 역안의 꼬마가 문열리는 적도 없는데 들어와있는거에요. 그러디니 스산하게 중얼거리더군요. '난 절대 용서 못해. 날 여기서 굶긴 놈들도 용서 못 해, 나처럼 여기 있었다가 죽어서 나가지 않고 살아있는 애들도 용서 못해, 용서 안해, 용서 안해, 세상 모든게 다 나보다 행복하잖아, 다 죽어야 해, 다 죽어버려야 해...' 하면서 계속 중얼거리는게 어찌나 집요하던지... 그걸 머리카락 씹어먹으면서 듣고있던 저도 잉여롭긴 했습니다만. 끝에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너도 나처럼 되는거지? 우린 친구지? 너도 꼭 그렇게 되는거지? 그러면 너만 용서해줄게.'

...지금 생각하면 그냥 환영이겟다 싶지만, 거의 절규하듯이 말하던 그 비쩍 마르고 퀭한 꼬맹이의 얼굴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5.3. 괴담 서른셋

발언자-진하양

한 소녀가 있었어요. 나이는 한 10살이었나. 그 아이는 어쩌다가 벽장 안에 갇혀버렸어요. 왜냐고요? 그건 저도 모르죠. 어쨌던 그렇게 갇혀버렸는데... 그 애는 굶어서 죽어가고 있을 때에, 눈 앞에는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게 뭐였냐면, 바로 천사였죠. 천사는 소녀를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소녀는 천사의 손을 잡았고, 밖에서는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소녀가 겨우겨우 벽장 밖으로 나왔을 때에는 바닥에 어머니의 시체가 있었어요. 도와주겠다 말한 그건, 정말 천사였을까요?

5.4. 괴담 서른넷

발언자-월요

이번엔 아주 짧게 학교의 나무중에 하나에 대해 말할게요... 우리학교의 나무중에 뭐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먹으면 나이를 극단적으로 느리게 만드는데다가 먹은 사람의 외모를 아름답게 해주는 자줏빛 수액이 나온대요. 그런데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랄게 있나봐요. 그걸 먹은 사람들은 그걸 유지하려면 달에 한 번씩 나무에 사람의 피를 3리터나 붓지 않으면 반대로 늙고 못생겨진다나... 뭐라나.
차라리 성형이 나은거지... 여러분은 그런거 절대 찾아서 하지 마요.

5.5. 괴담 서른다섯

발언자-신별

이건 옛날에 저희 학교에서 유행했던 괴담이라고 해요. 옛날 학교다닐 적에 놓여져 있던 책 읽는 소녀 알고 계시나요? 그 소녀에 대한 괴담입니다. 한창 학교에서 괴담이 유행할 시기, 한 학생이 말했어요. 어제 동상이 진짜로 책을 읽고 있었다고요. 사실인지 거짓인지 궁금한 학생들은 밤 12시에, 책 읽는 소녀를 지켜보기로 했죠. 보통 책이 반만 펼쳐져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 학교의 책은 거의 다 넘겨졌다고 하네요. 그날 밤 12시에 학생들은 동상 앞에 모였고. 진짜로 책을 넘기는 소녀의 모습을 봤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상하게도 다음 날 책읽는 소녀는 사라졌고, 그 학교엔 싸늘한 정적만이 있었다고 합니다. 맞아요. 책을 전부 다 읽으면, 그날 밤에 학교의 학생이 전부 사라졌다는 것이죠. 그래서 백과사전을 올려놓으면 된다는 유머도 그때 한창 유행했어요. 글쎄요.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5.6. 괴담 서른여섯

발언자-홍주연

.....그러니까요, 이건 몇년쯤 전에 들어낸 얘기에요. 걔가 이 얘기는 자기도 정말 깨름칙하다고, 기분나빠해서 꺼내기 싫어했거든요.
귀신을 본다거나, 아무튼 그런 사람이 있잖아요? 그러니까...뭐, 기가 남다른 사람들. 걔는 기가 약하다는 쪽이었대요. 어렸을 때부터 조금 시달리곤 했다는데, 어느날... 그러니까, 공부를 하고 새벽에 기숙사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서 그대로 잠이 든 어느날의 일이였어요. 갑자기, 방 안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웅얼거리는, 여자인지 남자인지 어른인지 아이인지 모르겠는, 그런 목소리 하나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리고 점점 둘, 셋, 넷...목소리는 점점 늘어나고 뚜렷해졌어요. 드디어 정확하게 들리기 시작한 그 말은, 안됐다, 불쌍하다, 어린 나이에... 어쩌다가, 그런 일이, 그런 내용이였다고 해요. .....누군가는 떠오르고 누군가늗 떠오르지 않을 생각이겠지만, 걔는 떠올랐다고 해요. 마치, 마치 자신의 장례식장이라도 온 듯한 느낌이라고. 점점 방에 인기척같은게 늘어나고, 방 밖에서부터 무언가가 들어오려 하는 느낌이 들던 그 순간, 눈이 뜨여졌다고 해요. 그리고 당연한 듯이 방에는 자신뿐..

....기분 나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걔가 그러고 한달 후인가, 쓰러져서 입원을 했거든요. 단언할 수 있는건 불길하다는 것 뿐이지만요.

5.7. 괴담 서른일곱

발언자-진하양

어떤 고등학교 앞에 붕어빵이랑 오뎅 같은 걸 파는 노점이 있었어요. 다른 노점이 없어서 잘 팔렸죠. 맛도 물론 좋았고요. 그런데 그 노점상이 들어선 이후 식중독으로 실려가거나, 아니면 독을 먹고 죽거나 하는 일이 그 고등학교에서만 유독 많이 발생하는거에요.
이유는 바로 그 노점상 때문이었어요. 그 노점상을 하던 사람의 딸이 그 학교 학생이었는데, 안타깝게도 그 학생은 왕따였어요. 그리고 그 노점상이 생기기 몇달 전에 자살했죠. 그리고 그 노점상을 하던 사람은 딸의 복수를 위해 먹을 것에 독을 넣었다는ㅡ 뭐 그런 별 거 아닌 얘기. 참고로 저도 이 고등학교가 어디인지는 몰라요, 들은 이야기라서.

5.8. 괴담 서른여덟

발언자-월요

전 여러분께 어느 욕심이 과한 학생의 얘기를 해줄게요. ...욕심이 많고, 좀 게으른 학생이 있었는데 그 학생은 어느날 친구에게 들어서 알게 된 도플갱어주술을 했어요. 잠깐 그 주술을 말해드리자면 임시적으로 10일동안 쓸 수 있는, 존재가 없는 자신의 도플갱어를 만들어 자기 대신 일을 시키는건데 딱 한가지 규칙이 있어요. 10일이 지난 도플갱어는 점점 자아를 갖고 본체의 존재 자체를 차지하고싶어지기 때문에 10일이 되면 직접 죽여야 한다는 그런거죠. 아ㅡ 다행이도 존재가 없는 생명체는 죽으면 누구도 알아보지 못 해요. ...이런 얘기를 할때의 뻔한 멘트 답게 그 학생은 그걸 안 지켰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에 1구의 실종된 학생의 시신 하나와 1구의 신원미상의 시체가 나왔습니다.
자. 그럼 퀴즈. 두 구의 시체는 각각 누굴까요?

5.9. 괴담 서른아홉

발언자-진서현

예전부터 지금까지,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했어.
이건 죽음을 두려워해 특별한 제사를 지내는 작은 부족의 이야기야. 들어 봐. 그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용맹했어. 그 이유를 물으면 이미 죽음을 죽여본 적 있기에 나중에 한번 더 찾아온다고 해도 두렵지 않기 때문이라 말했지. 이상한 말이지만... 그건 사실이었어. 정확히는 그들은 죽음을 죽인게 아니라 죽음으로 꾸며낸 무언가를 죽였지. 마을의 남녀 하나를 뽑아 죽음 그 자체, 또는 죽음을 부르는 사신이라 부른 후 집단으로 린치를 가한거야. 물론 죽을때까지 계속되었고, 이 행사는 10년에 한번 주기로 계속되었다고 해.
그런데 말이야...
그렇게 죽은 영혼이 유령이 되어 정말로 스스로를 죽음이라고 착각했다면? 지독한 폭력으로 인해 기억을 잃어버리고 단지 분노에 차서 외치는 제 이름만을 기억한다면 말이야.
그 마을은 퍼진 전염병으로 인해 모두 죽어 생존자는 남아있지 않아. 신기한 것은 그 주변 마을은 멀쩡했고 전염병은 아주 먼 곳에서나 퍼지던 거였다는 거지.
뭐가 그 병을 가져온걸까? 글쎄, 그건 알 수 없지만. 그건 저승사자라고 불러도 손색 없겠지.

5.10. 괴담 마흔

발언자-월요

이번엔 어느 씨앗에 대하여 말해볼까 합니다. 그 씨앗은 겉으로 보기엔 곡물류의 씨앗으로 보인다고 해요. 평범하게 흙속에 파뭍고 물을 주고 기다리면 몇 일 뒤에 아주 평범한 싹이 나고 평범한 식물이 자랄 것... 처럼 생겨나지만 그 씨앗에서 자란 식물은 꽃을 피울때 쯤에 꽃바침 바로 밑에 이상한 혹이 나는데, 그 혹이 어느 순간부터 성인의 손바닥 만한, 자신을 키워준 사람이 바라는 이상형의 사람의 모습을 띄어간다고 합니다.
그 식물에서 자란 사람같이 생긴 혹은... 혹이 생긴지 3일째에는 정말로 말도 잘 하고 행동하는것도 사람에 가까워지지만 애석하게도 10일이 지나면 아파서 괴로워하며 시들면서 10개의 씨앗을 남기고 죽어버리...어야 하지만. 인간의 욕심과 몇가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만나면 참 조크해지죠.
자신을 키운 사람 외의 피. ...단 한 방울이라도 피를 먹는다면 그 사람모양의 혹은 점점 커져서 사람만해지고, 10일이 지나도 죽지 않습니다. 게다가 보통 인간의 3배는 더 강하고 튼튼하며 자가치유력이 아주 높아지죠. 다만 피를 먹은 시점부터 하루 하루가 지날때마다 전날 먹은 피의 몇 배나 되는 사람의 피를 빨고싶어지는 흡혈에 대한 갈망이 강해지고, 성질또한 흡혈을 못 하는 순간에는 잔인하고 폭력적이고 사납게 변해서 누구든지 가리지 않고 공격하기 때문에 불로 태워죽이는 것 밖에는 죽일 수 없다고 합니다. ...아. 참고로 이건 옛날에 식물을 연구하는 곳에서 일하던 친구의 실화에요. 어디서 구한건지 몰라도 이 씨앗을 키워서 연구용으로 재배하던 중이였는데 정이 드는 바람에 몰래 남의 피를 먹이다가 그게 감당할 수 없게 되버려서 갖은 시도를 다 해 죽이려고 들었는데 불에만 효과가 있어서 할 수 없이 태워죽였다나봐요. ...무척 괴로운 비명을 지으면서 자기 몸에 붙은 불을 끄려고 버둥거리며 죽어가던 그걸 보면서 그 친구는 연구원을 그만두고 지금은 꽃가게를 합니다만... 얼마 전에 우리 학교 학생이 그 가게에 갔다온 뒤로 자기가 보관만 해둔 그 씨앗 4개가 사라졌다면서 울상이더군요.
자. 지금이라도 그 씨앗을 갖고 있는 학생이 있다면 제발 부화시킬 생각도 하지 말고 내일까지 제 자리에 얌전히 놔두고 가요. 그렇게만 한다면 전 그 학생이 누군지 찾아서 처벌하지 않을 것입니다.

6. 41-44


6.1. 괴담 마흔하나

'''발언자-진하양''

이번에 저는 이런 하얀 불꽃에 대해서 말해볼거에요. 들은 이야기인데, 예전에 어떤 주술연구부 부원이 주술을 하려고 촛불을 잔뜩 켜두고 제단을 만들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실수로 제단을 망쳤어요. 아마 그게 악마 소환 제단이었나. 어쨌던 그런 망쳐진 제단을 다시 수습하려는데, 갑자기 불꽃이 하얗게 변하면서 발걸음이 들려왔대요.
그리고 이내 은빛 불꽃이 화악, 하고 크게 타오르더니 눈 앞에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났대요.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잔인하게 죽여버리는 그런 걸 보고 눈을 감았다 뜨자, 전부 거짓말인 것처럼 환상은 사라졌어요. 그렇지만 그 사람은 그 이후로 어쩐지 묘해져서... 결국, 좋아하던 사람을 제 손으로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고 해요. 그 아이의 귀신에 씌이지 않게, 다들 조심해요.

6.2. 괴담 마흔둘

발언자-월요

가지고 있는 사람을 절대 죽지도 늙지도 않게 하는 잔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대충 감을 잡은 사람들은 알지도 모르겟지만 이 잔은 평범한 아티펙트가 아닌 저주받은 물건이였어요. 옛날에는 마법사와 마인들의 대우가 좋지 않았죠... 그 시절에는 막장으로 굴러가는 사회가 꽤 많았는데 그런 곳에선 가끔 얌전한 정도면 지나가는 마법사라던가 꽤 쓸모있는 마인을 잡아다가 강제로 노예로 만들어 부려먹는 것이였고, 심하면 그들을 죽여서 살점을 취해 먹는다던가 뼈와 머리카락, 손발, 날개, 뿔 등등 거의 부산물이라고 할 것이 없을만큼 그들의 사체를 이용해 꽤 많은 것을 만들었답니다. 저희 집안은 오래사는 분들이 많은데다가 마인이기도 해서 그 시절의 증거 겸, 위험한 물건을 맡아두는 일을 같이 하기도 해서 그런 칙칙하고 암울한 물건이 몇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저주받은 잔이였어요. 원래의 이름은 있었지만, 그 이름은 여러분께 말해봐야 좋지가 않아서 밝히지는 않을 것이지만 생김새 정도는 말해드릴게요. 그건 까만색이며, 마치 소뿔처럼 생긴 모양이지만 꼭지 부분이 톱같은걸로 썰리고 다듬어진거라 평평한 곳에 세우는게 가능합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그것을 보았을 때는 표면에 이끼가 생겼더군요. 그걸 없애려고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뻗었다가 할아버지가 급하게 와서는 제 손을 잡아 말리고 직접 염력계 마법으로 잔을 나무상자에 넣어 자물쇠를 달던게 그것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 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그건 정말로 지금 생각해보면 행운이였습니다. 그 잔은, 단 한번이라도 자신을 잡은 상대방을 주인으로 인식해서 죽을 때 까지 붙어다니려고 하거든요. 불로불사의 잔이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겟지만 이 잔은 피를 부르는 잔이라서 주인의 주변에 있는 모든 친한 사람, 모든 가족과 친척들을 다 죽여버고 최후에는 그 주인을 점점 난폭하고 잔인하게 만들다가 미치게 합니다. ...그런 상태로 영겹의 세월동안 억지로 살게 되는 겁니다. 거기서 벗어나려면 양 손과 양 발을 누군가가 다 잘라내야 한다고 들었어요.
흥미가 생겨서 그 잔을 조사했더니, 잔이 처음 발견된 지역에서 관련 설화가 하나 있더군요.
옛날에 어느 양반의 집에서 노비로 부려지던 뿔이 온 몸에 돋아있는 마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마인은 자기네 양반이 시키는 종살이가 고되는 바람에 야밤에 도망을 치다가 잡혀서 모진 매질을 당한 뒤에 물 한 모금도 주지 않고 추운 곳에서 강제로 사지가 결박당한채로 본보기 삼아 노비들이 지나가며 잘 보이는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서 온 몸 여기저기가 부러지고 터진 그 상태 그대로 이틀을 버티다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아사했습니다. 그런데 이 양반이 노비를 죽인 뒤에 보니 그 노비의 원혼이 해를 입힐까 걱정해 무당에게 노비의 원혼을 저주시키기를 간청하고, 무당은 노비의 가장 큰 뿔을 잘라 거기에 혼을 묶어서 양반에게 돌려주었는데 그 뒤로 그 양반은 자기는 귀신도 못 건들이는 위대한 존재라며 그 뿔을 들고 다니다가 어느날부터 뿔속에 갇힌 귀신의 힘을 쓰면서 별의별 나쁜 짓을 하더니 어느날 겨울에 산에 올라갔다가 눈사태에 휩쓸려 살아돌아와 꽁꽁 얼어서 쓸 수 없는 자기 손발이 다 잘린 뒤에 며칠 있다가 그가 죽을 때에 이런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놈이... 그놈이... 거기에서 피를 부르고 있어. 세상 모든걸 다 원망하면서... 그 우라질 쌍놈이 날 이용해 사람들을 죽였어... 그놈은 아직도 피를 원해...
그 설화는 여기서 끝. 꽤 그럴싸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죠? 아참. 그런데 몇년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할아버지의 물건을 처분하던중에 실수로 그 잔이 들어있는 나무상자를 처분했다고 해요. 여러분은 혹여라도 수상한 나무 상자 안의 투박한 까만 잔을 발견하신다면 절대 만지지 마세요.

6.3. 괴담 마흔셋

발언자-진하양

어떤 인형 가게가 있었습니다아. 그 가게에는 여러가지 인형이 판매되고 있었어요. 그 중에서 몇몇 인형은 특히나 귀엽고 정교했지만 팔지 않았답니다. 그저 전시용으로만 놔둔 거였죠.
그런데 어떤 꼬마와 그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가게에 들어왔어요. 꼬마는 떼를 쓰며 인형을 사달라 조르기 시작했죠. 하지만 판매하지 않는 인형이었어요. 가게 주인은, 인형을 어쩔 수 없이 파는 조건으로 망가트리지 않을 것을 제시했어요. 그걸 지키겠다는 걸 조건으로 이내 그 인형을 팔아넘겼죠. 그리고 그 가족은 집에 가서 그 인형을 아이의 방에 두려는데, 갑자기 집에서 기르던 개가 와서는 킁킁 냄새를 맡더니 물어뜯어서 망가트려버렸어요. 그런데, 그 인형의 망가진 부분에서 솜만이 튀어나온 게 아니었어요. 인형에서 나온 사람의 눈은 과연 누구의 것이었을까요?

6.4. 괴담 마흔넷

발언자-진하양

이번 괴담은 어떤 저주받은 물건에 대한 거에요. 어떤 붉은색의 가위가 있었어요. 그 가위는 어째선지 자르면 자를수록, 날이 더 잘 들었죠. 그 가위를 갖고 있던 사람은 어떤 재봉사였는데, 실수로 절벽에서 떨어져 죽어버린 어머니께 물려받은 유일한 물건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가위에 뭔가 끈적한 게 묻어서 물로 닦으려는데 붉은색이 지워지기 시작했어요. 그게 이상해서 알아보니까 그 가위에 묻어있던 건 피였고, 몇년 전에 어머니가 죽기 전에 아버지가 그 가위에 살해당했고 어머니는 실수가 아닌 자살로 죽었다는 진실이 있었죠. 재봉사는 그걸 알게 된 후 미쳐서 그 가위로 사람들을 살해한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