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odified: 2019-03-14 18:29:22 Contributors
" 미침에 때는 없어. 중요한 건 그것의 유무지. "
이름 | 김소미 |
나이 | 18세 |
성별 | 여 |
기숙사 | 주작 |
- 키 155cm, 몸무게 45kg
- 허리까지 내려오는 갈색 머리카락을 지녔다. 뒷머리는 보통 트윈테일로 묶고 다니며 앞머리는 7:3 가르마를 탄 채로 단정히 빗겨져있다.
- 황인종 특유의 살굿빛을 기반으로 한 피부를 지녔다.
- 눈은 홍채 이색증을 앓고 있어 겉은 녹색, 속은 푸른색이다. 눈매가 순하게 내려간 것이 강아지 같단 인상을 준다.
- 오똑한 코에 분홍빛 입술, 그리고 오밀조밀하게 생긴 이목구비와 작은 체구 덕에 인형같단 말을 많이 듣는다.
- 교복은 단정하게 입고 다니나 가끔 사복을 입을 때도 있다. 사복은 주로 블라우스 혹은 니트와 짧은 스커트를 많이 입는다.
- 여담인데 앞니가 크다. 전형적인 토끼이빨.
- 이빨과 체구, 그리고 행동 탓에 소동물을 연상시킨다.
당돌하고 똑부러지는 성격으로 자기가 해야 할 말은 반드시 하고 만다.
호기심이 많고 학구열이 뛰어나다. 모범생적인 성격.
솔직하고 털털한 편이라 감정을 잘 숨기질 못한다.
상냥하고 다정하다. 친해지기 쉬운 성격.
- 그래. 예전의 나는 충분히 보았니?
- 세간은 나를 광인으로 칭하는 모양이야. 우스워라.
- 그들은 나를 혹한과도 같은 싸늘한 성격으로 표하였지. 우습지 않니? 너희들이 잘하면 이런 일도 없을 것을...
- 나는 오직 나를 위해 살아가겠다고 맹세하였지.
- 내 자리를 빼앗으려는 자들은 심장을 갈기갈기 찢고 피를 취하겠으며 3대를 멸문시키겠단 각오를 하였어.
조곤조곤하고 다정하게 말하는 스타일. 다만 그것은 혹한에 감춰질 봄이니라. 마치 새싹같은 녹빛에 감춰진 시리고도 푸른 눈동자처럼
재료 | 버드나무 |
속재료 | 구미호의 꼬리털 |
길이 | 45cm |
특징 | 연하고 잘 휘어짐. 지팡이의 끝부분에 나선모양의 문양이 새겨져있다. |
골든 햄스터, 이름은 뽀뽀다.
수컷이다.
- 선물로 받은 오캐미 한마리. 이름은 네즈다.
- YOU
- 생일은 11월 27일. 혈액형은 A형.
- 머글 태생. 부모는 둘 다 고등학교 교사.
- 머글 초등학교를 다녔고 졸업까지 했지. 그 시절엔 춤에 관심이 많아서 방과후 방송댄스 프로그램까지 했었다.
- 좋아하는 건 동물, 귤, 간식거리 전부.
- 싫어하는 건 추종자, 순혈주의자, 패배, 자신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 모두.
- 한자는 金笑美. 웃음 소에 아름다울 미 자를 쓴다.
- 패트로누스는 토끼.
- 외동.
- SCHOOL
- 교내 기숙사 퀴디치 선수. 포지션은 몰이꾼.
- 성적은 전과목 O
- 퀴디치를 시작한 시점은 2학년 때부터
- 입학할 땐 주작과 현무의 선택을 받았지.
-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비행, 어둠의 마법 방어술, 신비한 동물 돌보기
- 학구열이 굉장했지.
순혈주의자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함이 아니라? 아니지. 살아남기 위해서지
- 빗자루를 아주 잘 탔지.
- 현재 신나는 빗자루 타기 동아리 회원이야.
- 주작 기숙사의 5학년 대표.
- ???
- 장래희망은 오러
- 순혈주의에 매우 큰 반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 재능을 못 알아보고 혈통만을 따지는 그들의 멍청함에 대해 비웃었지.
- 그녀는 제가 우수하다고 생각해.
- 추종자들에게서 본인을 지킬 힘을 필요로 하고 있지. 우스워라.
- 미메시스 H. C. 피나카
후배님. 후배님의 단점은 너무 속내를 숨긴다는 거야. 나는 내가 아끼는 후배인 당신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너 또한 충분히 미쳐있다는 것엔 이견을 표할 수 없구나.
- 은선우
선우야, 난 우리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너는 착하고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빗자루도 정말 잘 타는 녀석이었으니까. 그런데 네가 너무 착해서 우리가 갈라설 것 같아. 그 점은 나도 슬퍼. 진심이야?
- 우도영
도영아. 네 단점은 너무 순진하다는거야. 조심해. 때론 그 순진함이 널 옭아맬 수도 있으니까.
- 단서월
친애하는 서월이, 우리의 끝이 어떻게 될지 매우 궁금하구나. 미치광이와 악인의 말로가 궁금하지 않니?
- 유버들
마지막 질문이 무어가 될지 궁금하구나. 순진한 아이와 영적 존재라. 우습기도 하지. 동화학원이 이토록 재밌는 아이를 입학시키다니. 사람 보는 눈은 있다고 해야할지...
- 狂에 때는 없나니 중요한 것은 그것의 유무로다.
댕- 댕-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사각대며 깃펜으로 종이를 긁던 너는 11월 27일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자마자 날카롭게 눈을 치떴지. 오늘은 너의 생일이었다. 너의 녹빛섞인 푸른 눈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 말없이 창밖을 응시한다. 룸메이트 세영도 잠에 든 야심한 시각, 너는 대체 무엇을 하려 드는가? 너는 유령처럼 스르르 자리에서 일어서 벽에 걸린 거울 앞에 섰다. 흰 잠옷과 긴 갈색 머리카락이 섬뜩한 매치를 이루어내, 마치 처녀귀신 같았다. 너는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에 네가 비쳐져있다. 너와 똑같은 '너'. 그러나 하나가 달랐다. 너는 평소처럼 온화한 눈길을 주지 않았다. 거울 속에 있는 것은 핏발이 선, 섬뜩하고도 차가운 눈을 한 너였지. 아아, 그것은 正이 아니라 狂이었나니. 너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푸른 눈은 여전히 속에 품은 그것을 내보이고 있었다. 인정하지 못해. 너는 눈을 꼬옥 감았다. 사위가 어둠에 휩싸였다. 그래. 이제 괜찮아질테다. 제가 보고있지 않잖은가? 어둠은 자신의 추태를 가려주고 보고싶지 않은 걸 볼 수 없게 해준다. 너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마냥 속삭였다. 다 괜찮아 질거라고. 저는 미치지 않았다고.
네가 눈을 뜬다. 녹빛 섞인 푸른 눈은 그대로 있었다. 너는 거울을 보고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광기에 찬 푸른 눈동자가 그대로 있었다! 아아, 정녕 저는 광인이 될거란 말인가? 너는 털썩 주저앉았다. 아니된다. 아니된다! 자신은 미치지 않았다. 내가 얼마나 정상을 '연기'했는데! 순수혈통만을 최고로 여기는 그 치들 앞에서 쓸모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그렇게 해서 가진 지위가 뭐였지? 학년 대표? 퀴디치 몰이꾼? 너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다 부질없는 것들이다. 전부 다. 너는 문득 추종자를 만났을 때를 떠올린다. 너는 사람이 죽는 걸 처음 보았고 곧바로 방어 마법을 사용했다. 그래. 평범한 사람이라면,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시신을 보고 경악하고, 학생들을 지키겠단 일념만으로 방어 마법을 사용하고... 그러니까 너는 여전히 선량하지만 평범한, 여리디 여린 학년 대표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어떻게 설명하지? 너는 다시 일어서서 찬찬히 거울 속의 제 모습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의 너는 여전히 붉디 붉은 광인이었다. 너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길 반복했다. 아무리 가리고 가려도 너는 여전한 미치광이였다. 너의 입꼬리가 말려들어갔다. 만족한 웃음은 결코 아니었다. 그래. 너는 크루시아투스 저주를 맞았다. 난생 처음으로. 탈레트는 너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라고 했지. 너는 거기에 뭐라고 했더라? 세포가 불타는 그 고통 속에서도 너는 그럴 수 없다고 맞섰지. 어린 아이가, 성인도 안된 마법사가 크루시아투스 저주에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것도 추종자 앞에서? 게다가 너는 비록 추종자라고는 하지만 사람을 공격하는데 있어 망설이지 않았지. 섹튬셈프라를 목에 날려서 즉사시키려고 하였고. 이건 살인 미수였다. 너는 그걸 이제야 깨달았다. 네가 웃음을 터뜨렸다. 광소였다. 그래. 너는 진작부터 미친게지. 그리하여 이 자리까지 온거지. 정상인을 '연기'하고 광인이 되길 거부한 아이는 결국 제가 광인이라는 걸 인지했나.
아아, 흡족해라. 저는 결국 광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하십니까? 너는 몸을 휙 돌아 편지지를 움켜쥐었다. 아무렇게나 닥치는대로 쓰는 편지는 광인의 헛소리로 가득하다. 이윽고 네가 그걸 찢어서 버린다. 벽난로에 버려 아예 태워버렸다. 소용없다. 네 편지는 읽히지도 않을테고 편지를 보낼 사람도 없다. 네가 광인이 되었다는 걸 누구에게 밝히겠니? 미쳐버린 널 받아줄 사람이 존재할까? 너는 숨을 죽여 키득대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자신이 마음에 들었다. 재밌어라. 광인의 시선이 이런 것이었나? 너는 흥미롭다는 듯이 거울을 보았다. 미친 소미가 자신을 쳐다본다. 그래. 광인은 이런 눈빛을 하고 이런 생각을 하며 지냈구나. 광인들은 저를 해칠 것이요, 그렇다면 저도 기꺼이 그들을 해하리라. 너는 거울을 보며 속살거렸다. 마치 뱀의 쉬잇거림처럼 들렸다. 그래. 너는 거울을 손으로 짚으며 중얼거렸지. 이게 나로구나. 이게 진정한 나로구나.
너는 진정한 너를 찾았으메, 본디 狂에 때는 없나니 중요한 것은 그것의 유무로다.
Sectumsempra. 네가 거울을 향해 주문을 외운다. 거울이 산산조각난다. 파편이 사방으로 튄다. 룸메이트인 세영이 마치 시체가 살아나듯 일어난다. 세영은 황급히 침대에서 나오려다 하마터면 발 밑의 유리조각을 밟을 뻔했다. 세영이 소미를 본다. 이상했다. 이때까지의 소미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아닌데. 저건 내가 본 김소미가 아닌데. 아이는 숨을 죽이고 자신의 오랜 친우를 보았지.
"소미야."
"..."
"이거... 네가 한거야?"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응." 이나 "아니." 같은 말도 하지 않았다. 네가 핏발 선 눈으로 세영을 바라보았다. 세영은 순간 그 눈에서 혹한을 보았다. 냉혹하고 시린 눈동자였다. 그녀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정확히는 겁먹었다고 보는 게 옳으리라. 세영이 다시 침대 속에 들어갔다. 아마 그녀는 잠이 들 때까지 이불 속에서 오들오들 떨겠지.
생일 축하해, 김소미
네가 걸을 피의 길을 응원할게
- AUROR
이때까지 나는, 특별히 진로 고민을 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나는 교내의 순혈주의자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성적을 유지할 궁리만 하고 있었지 '졸업하고 나면 뭐가 될것인가?'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만약 누가 물어봤어도 그저 "동물을 좋아하니까 신비한 동물 관리부에 취직할 것 같아요." 라는 말만 했겠지. 그정도로 내 진로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였다. 그리고 이건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했다. 진로가 없다란 말은 동화 학원을 졸업하고 나면 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나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불리한 점이 너무나도 많다. 기세등등한 가문이 버티고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니 당연히 내게는 돈을 벌어야 하는 일이 필수불가결 적이었다. 그런데 생계를 꾸리는 일에 대해 관심이 전무하다니! 대책이란 게 전무하기 짝이 없었지. 이래서는 안된다. 진지하게 나의 진로를 고려해봐야 한다. 나는 각을 잡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먼저 나의 관심사에 대해 생각해보자. 내 관심사. 그래. 최근 나의 관심사는 어둠의 마법사들과 오러들의 싸움이었다. 그들이 어떻게 싸워서 이 잔혹한 순혈주의의 세계에서 살아남았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또 조사해보았다. 미쳐버린 세계에서는 나조차 미쳐야 살 수 있다지. 나는 그들이 해낸 일을 답습하고 이 마법 사회에서 끝까지 버티리라고 맹세했었다. 이제 그 맹세를 지킬 참이었다. 나는 순혈주의가 싫었다. 어둠의 마법사들도, 추종자들도 모두 다 싫었다. 그래서 그들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을 연구했었지. 내 관심사가 순혈주의와 마법사 전쟁이 된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나를 지킬 필요가 있었다. 금지된 주문이 날아다니는 저 숲속에서, 추종자들이 마음껏 학교를 드나드는 이 상황에서, 조그마한 머글 태생 여자아이는 누구보다도 살해당하기 쉬운 잡종이지 아니한가? 당장 최근의 사건을 살펴볼까? 다니엘 교수님이 추종자셨다. 그리고 추종자 하나가 교수님으로 분장해 학교에 잠입했지. 결코 좋지 아니했다. 학교의 보안 체계가 이렇게나 약해빠질 줄은 몰랐다. 학교 내부에 추종자가 무려 둘씩이나 있었다니! 나는 눈을 곱게 휘었다. 그래. 학교는 나를 지켜줄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나 홀로 그들과 맞서야한다. 나는 지팡이를 잡았다. 표면의 나선무늬의 촉감이 손끝에 전해졌다. 추종자들에게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얼 할 수 있을까?
심연을 오래 들여다보면 나도 심연과 동일해진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나는 그들과 싸우기 위해 광인이 된다는 선택을 했다. 너무나도 추악하고 아름다운 선택이었지. 그래서 내가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타격을 주었나? 아니. 아니었다. 어둠의 마법사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나올 터였다. 동시에 순혈주의 사상을 가진 이들도 계속해서 나오겠지. 가끔은 마법사 전쟁같은 전쟁이 또 터질 터였다. 내가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뭔가?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내게 위협이 되는 추종자들을 마음껏 제거할 수 있는 위치가 어딨는가?
있다, 오러.
그래!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나는 기쁨과 희열감을 느낀다. 오러가 된다면 내게 방해가 되는 저 추종자들을 마음껏 잡아들일 수 있다. 괴물이 나를 죽이고자 한다면 내가 괴물을 사냥해야 한다. 그런 당연한 이치를 왜 지금에서야 깨닫는가? 나는 하마터면 환호성을 내지를 뻔했다. 너무나도 좋은 방책이었다. 오러가 된다. 그리고 추종자들과 어둠의 마법사들을 잡아들인다. 좋다. 그러면 더 이상 나를 위험에 처하게 할 자들도 없겠지. 빌어먹을 순혈주의 사상에 엿을 먹일 수도 있겠고. 나는 히죽 웃는다. 영락없는 광인의 웃음이었지. 나는 광인이 되더라도 그들에게서 살아남아야 한다.
오러에 대해 조사를 해야겠다. 나는 그렇게 다짐하며 일어서 지팡이를 망토 안에 넣었다. 너무나도 좋은 선택이었다. 물론 오러가 되기 위한 과정은 험난하기 짝이 없었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죽는 것보다야 낫겠지. 나는 히죽 웃고는 기숙사를 나섰다. 향하는 곳은 도서원이었다. 우선 책부터 빌려볼까?
- TRIGGER WARNING
※본 독백은 추종자vs레지스탕스 au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TRIGGER WARNING! 고문과 신체훼손에 대한 묘사가 소량이지만 존재합니다.
끼이익. 문이 열린다. 너는 푸르디 푸른 눈을 굴려 안을 살펴보았지.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빈 교실엔 학생 하나가 밧줄에 꽁꽁 묶이고 입에 재갈이 물린 채로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오, 이런. 가만히 보니 평범한 학생이 아니었다. 찢어진 교복 틈으로 추종자 특유의 문신이 보였으니 말이다. 너는 학생이 얌전히 잘 있는 걸 확인하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그의 앞으로 간다. 학생의 눈동자에서 붉디 붉은 살의가 돋아난다. 너는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호선을 그린 입꼬리가 선명한 붉은빛을 띠고 있었다.
"얘, 아해야. 안심하렴. 나는 그리 쉬이 사람을 해치지 않아."
거짓말
너는 꺄르르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까칠하고 짧은 검은빛 머리카락은 부드러운 제 것과는 확연히 달랐지. 관리를 안하는걸까? 너는 기우뚱 고개를 갸울이며 그를 보다가 지팡이를 휘둘렀다. 근처에 있던 의자 하나가 휙 하고 너를 향해 날아왔다. 너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널부러진 추종자를 바라봤지. 추종자는 여전히 무시무시한 시선을 너에게로 보내고 있었다. 그가 노하였다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너는 빙긋 웃으며 다시 지팡이를 휘둘렀다. 추종자에게 물렸던 재갈이 사라졌다.
"너... 잡종 주제에 감히! 우리 가문에서 이 일을 알게되면 어떻게 나올 줄 알아?"
"아아, 지겨워라. 결국 또 그놈의 가문 타령이니?"
너는 정말로 지루하다는 듯, 한편으로는 업신여기는 듯한 눈빛을 비췄지. 그 표정에 남자는 더욱 분노한 듯 싶었다. 그의 표정이 마치 야차와도 같았지. 그러고보니 그의 지팡이가 제 품에 있었나? 네가 망토를 뒤지는 동안 남학생은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쏟아냈지. 잡종년, 몸 속에서 더러운 피가 흐르는 년! 네년의 죄는 반드시 우리 가문에서 응징할 것이다! 이 더럽고 치졸한 레지스탕스의 하수인아. 그 사이 너는 그의 지팡이를 찾아냈다. 산사나무로 만들었댔나? 지팡이는 마치 오랫동안 가뭄에 시달린 땅처럼 쩍쩍 빗금무늬가 가있었다. 너는 그걸 들고 미친 사람처럼 샤아악 웃더니...
부숴버렸지.
아아, 추종자에게 자비란 없으니.
"얘, 아해야. 내가 왜 네 지팡이를 부숴버렸는지 아니?"
그제서야 추종자는 상황을 이해한 듯 입을 다물고 있었지. 너는 의자에서 일어나 자박자박 포박된 추종자를 향해 다가왔다. 어디보자, 처음은 뭘로 시작하는 게 좋을까? 팔? 다리? 눈? 치아를 다 뽑아버리고 혀를 잘라볼까? 아니야.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지. 재갈만 물려도 충분한 걸. 너는 곱게 눈을 휘고는 추종자를 향해 지팡이를 들이댔지. 재갈이 다시 그의 입에 물렸나.
"지금부터 할 일은 조금... 시끄러울 거야. 그래서 네 입에 재갈을 물린거란다. 양해해주길 바라."
그래. 정했다. 목부터 하자. 너는 주문을 외웠다. 디핀도. 아주 익숙한 주문이었지.
어둡고 적막한 학원의 구석, 소름끼치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 笑美
笑美. 아름다운 미소라 이말이렸다. 너는 이름대로 웃으면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환히 벌어진 입, 가지런한 치열, 살굿빛 피부, 녹색이 섞인 파란 눈동자가 초승달 모양으로 접혀지는 건 또 얼마나 예쁜지. 너는 네가 그리 예쁜 편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웃음 하나만큼은 제일이라고 믿고 있었다.
분명 그랬는데...
*
네 입꼬리가 말려 올라간다. 붉은 입술은 찬란한 미소를 띠었지. 네 눈이 보름달 모양으로 접힌다. 푸른 눈동자가 자취를 감추었다.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네가 기숙사에 들어오자마자 본 것은 잡종 이라고 적힌 쪽지와 햄스터의 시체였지. 너는 그걸 보고 웃은 게다. 과연 네 이름의 뜻 만큼이나 환하고 아름다운 미소였지.
"Dipindo"
네가 지팡이를 꺼내 햄스터 시체를 겨누었다. 진한血이 나와 복실복실한 털을 물들였다. 뽀뽀가 죽었다. 범인이 누구인지는 모른다. 아마 혼혈과 머글태생을 증오한 순혈주의자의 소행일테다. 네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사라진다. 아주 천천히, 하지만 재해처럼 덮치는 수라의 얼굴은 뭇 사람을 공포에 질리게 하기엔 충분했다. 너는 무릎을 꿇고 햄스터의 피에 네 손을 적셨다. 붉은 것이 네 손가락에 가득 묻었다. 아씨오 양피지. 주문과 함께 양피지가 네 앞에 대령되었다.
臥薪嘗膽
복수를 위해 온갖 괴로움을 견딘다.
종이는 피를 머금고 하나하나 글자를 새겨갔다. 너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아아, 아름다운 미소라는 이름을 지닌 이 다운 웃음이었지.
*
그날 밤, 피로 쓴 양피지가 기숙사 문에 붙었다.
- 진실
이리도 허술할 수가! 너는 청색의 머리카락을 뽀뽀의 시신에서 분리해내며 탄식을 하였다. 어떻게 제 머리카락조차 수거해갈 생각을 안했는지! 너는 이 청색의 머리카락을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오, 그래. 생각해보니 굳이 어떻게 할지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푸른계열 머리카락은 그리 흔한 색도 아니었을 뿐더러 그 기준을 주작기숙사, 더군다나 저와 룸메이트와 친해 자신의 방을 마음껏 드나들 수 있는 인물로 좁힌다면 굳이 말할 것도 없지. 네가 씨익 웃었다. 광기로 이지러진 웃음이었나.
*
"...해서 네가 한 짓이라는 걸 알게 되었단다."
뭐, 그 외에도 증거가 많긴 했지만 말이지. 너는 나긋나긋하게 말하며 상대에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정은혜, 그러니까 너의 5년지기 친구이자 입학할 때부터 동고동락했던 푸른 머리칼에 잿빛 눈을 가진 제 친구 는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지.
"그래서?"
"응?"
"날 어떻게 할 셈이야?"
너는 은혜의 잿빛 눈이 널 노려봄을 느꼈다. 네가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뜬다. 글쎄. 널 어떡할까? 잡종이라는 글을 발견한 순간 내가 느꼈을 분노를 토해내야 하나? 아니면 동고동락한 패밀리어가 죽었음을 확인한 순간 느꼈을 슬픔을 우짖어야 하나? 알 수 없었지. 광인의 사고방식은 일반인들과 달랐는 걸. 네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자연스럽게 갈색 머리카락이 그쪽으로 쏟아져내렸다. 글쎄. 은혜야. 내가 널 어떻게 해야할까?
"왜 그랬니?"
"뭐?"
"왜 그랬냐고."
네가 은혜를 바라봤다. 놀랍게도 너는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은혜가 웃었다. 하! 코웃음치는 소리가 다 들린다.
"같잖아서 그랬다, 왜! 순혈인 내가 너같은 잡종과 어울려줬다면 감사히 여길 것이지 감히 유서깊은 화양 정씨의 가주 후계자인 내 앞에서 순혈주의를 박멸할 것이니, 추종자들은 모두 쓰레기라는 말을 해?"
"고작 그것 뿐이니?"
"뭐?"
"고작 그것 뿐이냐고. 아아, 시시해라. "
너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네가 요사스러이 웃었다. 과연 그 행동은 요호와도 같았는가.
"며칠 전에 사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모여서 왕게임을 했어. 나도 거기에 끼어있었고."
"..."
"내 패밀리어가 살해당했다고 하니까 사감선생님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던 거 있지? 누가 했냐고 묻더라."
"..."
"네가 했다고 하면 어떨 것 같아?"
"..."
"묻잖아. 어떻게 될 것 같냐니까?"
지루해라. 너는 속으로 생각하며 백짓장처럼 하얗게 질린 정씨의 후계자를 바라보았지. 한 가문의 후계자가 저런 얼굴이면 그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굳이 찾아볼 필요도 없겠는걸. 네가 일어섰다. 은혜의 잿빛 눈이 네 행동을 쫓았다.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 유추해봐."
그에 따라 네 처분이 갈릴테니까. 너는 미소하곤 자리를 떠났지. 푸른 머리 소녀의 눈에서 뚝 하고 눈물이 떨어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