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odified: 2024-06-15 01:32:47 Contributors
첫번째 주시자, 모두의 이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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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라클레시아 테시어 | 나이 | 2X | 성별 | 남성 |
소속 | 세계 관찰 1과 | 직책 | 팀장 | 종족 | 노던 엘프 |
인적사항 |
외모 | 새하얀 머리카락, 눈썹, 피부 그리고 홍채까지 모든 것이 새하얗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백색의 외견을 가지고 있다. 미(美)의 상징이라는 하이엘프와 다르게 노던 엘프의 경우 극한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일반적인 엘프보단 좀 뒤떨어지는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그의 경우엔 하이엘프의 DNA가 짙게 발현되어 다른 하이엘프들과 견주어도 될 정도의 외모를 갖고 있다. 허나 동족들과 다르게 다부진 몸을 가질 수가 없어서 여리여리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173cm 정도의 엘프 치곤 작은 키를 가지고 있어 어릴적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했었다. 옷의 경우 여러가지를 입는 편이었지만 추락 당시엔 자신이 일하던 연구소의 제복을 입은채였다. |
성격 | 얼핏 느슨하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느긋한 면이 강하며 좀처럼 화를 내는 법이 없다. 연구자로써의 면모가 강하여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어떻게든 알아내기위해 노력하며 놀랍도록 뛰어난 이해력을 바탕으로 타인의 행동에도 상당히 관대하다. 다만 그의 연구자료를 건드리는 것은 좀 더 재고해봐야할지도 ... |
특기사항 |
능력 | 임의모방, 모든 것을 기억하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해력을 기반으로하여 주시자가 되며 얻은 능력. 한번 본 것은 잠시의 분석을 통해 그대로 따라할 수 있게 된다. 대신 본인의 이해력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계열(ex. 초능력, 의태)의 경우엔 모방할 수 없다. 또한 그가 모방하여 사용하는 기술들은 모두 원본에 비해 위력이 열화 되어버린다. 능력을 모방한다는 것은 기억력과 이해력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므로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의 갯수엔 한도가 있으며 새로 기억하기 위해선 기존에 있던 능력을 잊어야한다. 추락하며 생긴 새로운 패널티로 한번 기억한 능력은 몇번의 사용 이후엔 사용이 불가능해지며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금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특징 |
- 세계의 멸망을 끝없이 지켜보는 주시자. 인과가 간섭할 수 없는 특정 장소에서 매우 오랜 세월을 반복되는 멸망의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를 제외한 다른 종족들도 한명씩 주시자라는 이름을 받아 같은 장소에서 지내고 있었다.
- 그가 주시자라는 것이 되어버린건 그 어떤 전조도 없는 갑작스러운 일이었으며 어느날 그가 일하던 연구소가 주시자들의 장소로 바뀌며 첫번째 주시자가 되었다. 인과의 간섭이 사라져버린 그 장소는 현실의 연구소와는 다른 곳이라서 그의 동료들은 그의 존재부터 잊어버리게 된다.
- 모든 것을 잊지 않는 기억력과 모방의 능력을 주시자가 되며 받게 되었다. 그는 거기에 더해 자신이 갖고있던 이해력을 합쳐 지금의 임의모방(任意模倣)이라는 좀 더 상위 계통의 능력을 갖게 되었다.
- 주시자는 세계의 멸망을 지켜보면서 멸망의 역사를 기록하여 아카이브화한다. 이를 위해서 완벽한 기억력을 얻게 되었는데, 그는 자신이 왜 주시자가 되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자신의 이해력이 그 원인이 되었다고 추측할 뿐이다.
- 추운 지역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따뜻한 것을 상당히 좋아한다. 따뜻한 차, 따뜻한 물로 하는 목욕, 따뜻한 손난로 등등. 그와 물물교환을 하고 싶다면 먼저 따뜻한 것을 들이밀어보라. 허들이 상당히 낮아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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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 그가 살던 세계는 마법 공학이라는 특수한 기술이 발달해가던 세계이다. 세계가 태어날때부터 존재하는 마법이라는 것과 이를 위한 에너지를 저장하는 법을 토대로 기술의 발전을 이룩하는 세계이다. 모든 기술엔 마법이 저장되는 매저리(Maggery)라는 광물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기에 이를 채광하기 위한 열강들의 반목이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엘프들의 나라에서 태어났으며 북쪽 지방의 노던 엘프의 피를 이었다. 어릴적부터 상당히 뛰어난 지능으로 어른들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장성하여 국립군사기술연구소에 연구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극비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그는 잘못된 실험 프로세스로 인해 생길뻔한 대륙적 재앙을 가까스로 막아냈으나 잠시 뒤에 첫번째 주시자가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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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문서 | 미션 |
- 도시
문명의 발전은 지성체들이 집단을 이루면서 시작된다. 개체들이 집단을 이루어 떠돌던 삶이 어딘가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본격적인 문명이 탄생할 초석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가 있다는 것은 이 세계에도 충분한 발전을 이룬 최소한 국가라는 것은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것이 도시 하나 정도의 규모더라도 중앙의 통치기구가 존재한다면 국가의 형태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국가의 정의 자체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니 문명의 세계에 살다온 내가 문명에게 이끌리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이리라.
숲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이엘프의 아종이라곤 하나 어쨌든 엘프의 한 분파, 익숙하지 않은 숲이라고 해도 방향을 찾는 것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고보니 떨어질때 봤던 숲의 풍경에선 침엽수도 보였던것 같았다. 상당히 높은 곳에 있을때 잠깐 보였던 것이라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정작 이곳엔 침엽수는 하나도 보이질 않았다. 그렇다면 다른 곳은 이곳과는 날씨가 다르다는 것일까. 어쨌든 이렇게 온화한 곳에 떨어진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위에 강하다곤 하지만 이런 복장으론 혹한을 견디기엔 무리가 있다.
" 꽤나 거대해보이네요. "
숲을 빠져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도시로 향하는듯한 길을 발견했다. 잘 닦여있는 도로 같은 느낌이라 이 문명의 발전 수준을 한 단계 올려서 생각하기로 했다.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고서 좀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새 도시의 입구가 보이는듯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듯한 이 도시는 입구부터 붐비는 모양새였다. 규모로 보아하니 교역의 중심지거나 국가의 수도 정도라고 해도 무방할 지경이었다. 물론 그렇다는 것은 정보를 얻기에도 쉽다는 말이기에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도시를 향해 나아갔다.
" 새로운 곳을 탐험하는 즐거움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알 수도 없을 정도였는데. "
이러니 저러니해도 나는 본래가 학자 출신이었다. 그러니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은 나에겐 훌륭한 원동력이나 다를 바 없다. 거기에 새로운 곳에 온다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정보 수집을 하는 것이니 간만에 할 것이 가득 생겼다는 생각에 힘차게 도시 안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아주 잠깐 느껴진 기시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 무언가를 날 밀어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세계 사람에 대한 세계의 본능적인 거부? 그렇다기엔 숲에 떨어질땐 일부러 안전하게 착지까지 할 수 있었으니 그쪽은 아닌듯한데. '
도시를 딱 들어설때 느껴진 것이니 도시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보통 도시를 둘러싸는 것은 방어용 장치일 가능성이 높은데 물리적인 방벽 기능을 한다면 이런 기시감을 줄리 없다고 생각한 나는 한가지 추측을 해보았다.
' 스캐닝 기능이 동작하고 있는건가? '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해선 자동으로 신원을 스캔하는 장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도시를 몇번 나갔다 들어온게 아니니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지금 가진 정보로 할 수 있는 추측은 이게 전부였다. 허나 이젠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다. 도시에 들어왔고 수많은 것들이 있고 그것들을 알아갈 수 있다. 그것만이 지금의 나, 라클레시아 테시어에게 중요한 것이었다.
" 가볼까? "
무엇이 되었든 내가 살던 세계보단 흥미롭겠지. 그것 하나만으로 이 발걸음의 의미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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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
- 첫 기억
' 드디어 끝인가. '
수많은 흐름을 지켜봐오던 나는 모든 것의 끝을 수없이 지켜보았다. 그렇기에 나에게도 언젠가 저런 끝이 있을 것이라는 작은 기대를 품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루어질것 같지 않던 그 기대가 나에게 아주 가깝게 다가왔다. 다만 별로 좋은 꼴은 아닐 것이라는게 실망스러운 부분일까. 그래도 지금까지의 노고가 있었으니 참작을 해주면 좋겠지만 그들의 진면목을 봤으니 좋게 끝내주진 않겠지. 연구소 한가운데에 박제라도 해두지 않으면 다행일터다. 그래도 한결 홀가분했다. 그야 정말, 진짜, 매우 지겨웠으니까.
" ... ? "
느껴지는 것은 공기의 흐름, 그리고 저항감. 방금까지 있던 곳에서 옮겨온 것일까. 담담히 눈을 감고 있던 나는 살며시 눈을 떴다. 그제서야 보이는 것은 푸르게 빛나는 배경에 드문드문 보이는 하얀색의 불규칙한 것들, 그리고 짙은 초록색의 끝도 없어보이는 저것은 ... 숲?
" 하?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은 빠르게 이해 되어 머릿속에서 재정립된다. 주변의 배경, 느껴지는 저항감, 시끄럽게 귓속으로 파고드는 파열음. 지금 나는 떨어지고 있다. 아니지. 단순하게 떨어진다는 말로는 지금 내 상황이 그렇게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좀 더 내 상황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바꿔주도록 하겠다. 나는 "추락"하고 있다.
추락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순간부터 나는 그들의 취향이 생각보다 더욱 더럽고 고약하다는 생각 밖엔 들지 않았다. 좀 곱게 보내주면 어디 덧나나.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주변에 보이는 지형은 내 기억 속의 어떤 부분과도 일치하지 않았으니까. 이곳의 역사는 전쟁이 끝나면 다시 어딘가에서 전쟁이 시작 되는 수준이니 지형지물이야 금방 변해버리곤 했지만 그것마저 기억하는 것이 주시자다. 그리고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이런 지형은 존재하지 않았다.
" 반중력 생성 장치 가동! "
지금말고 전전 세계에서 개발 되었던 장치다. 역대 세계에서 가장 마법공학의 발전을 많이 이루었던 곳이라 그런지 수많은 기술들이 발명되었고 지금 내가 사용하려는 것도 그것들 중 하나였다. 떨어지는 중력을 상쇄시켜서 공중에 뜨게 만들거나 떨어지는 충격을 최소화 하는 이 장비는 이곳저곳 돌아다니기 편했기에 자주 애용하는 장비 중 하나였다. 동력을 공급해주는 결정은 엊그제 갈아끼웠으니 이젠 속도가 줄어들면서 곧 허공에 정지하겠 ...
" 고장났어?! "
가속도가 줄어들기는 했다. 그야 종단 속도에 도달했으니 당연한거고 이젠 일정한 속도로 땅바닥에 쳐박을 일만 남은 것이다. 분명 멀쩡하게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는데 그 사이에 고장 나다니. 그 작자들이 장난질을 쳐놓은 것인가 싶었다. 아무도 모르는 세계로 보내버리고 추락사 시키기. 진짜 악질 같은 행동인데 생각해보면 그러고도 남을 작자들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발버둥은 쳐야하니 곧바로 모든 기억을 뒤져 허공에 뜰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역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개발한 부양 마법은 단 하나도 되는게 없었고 단순무식한 방법이라고 나오자마자 사장된 마력을 모아서 뜨는 행위도 역시나 되질 않았다. 아 내 마지막은 낯선 세계에서 추락사인가.
" ... 진짜 상상도 못했네. "
어느샌가 시야 대부분이 숲으로 가득해졌다. 울창한 이파리 사이로 보이는 것 하나 없이 빽빽한 숲이라 어쩌면 나뭇가지에 걸려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추락하는 속도를 봐선 어림도 없는 일인듯 했다. 결국 처음 떨어질때처럼 덤덤하게 눈을 감고 떨어지는 충격만 기다리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기억으로 보면 추락해서 바로 죽는 사람보다 고통에 떨며 죽어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던데. 그렇다면 머리부터 떨어져서 즉사라도 하는게 나을까. 온갖 잡생각은 충돌하는 순간까지 계속 이어졌다. 얼마나 아플까, 아니 즉사하면 괜찮지 않을까, 왜 역사 속에서 추락사할때 어디로 떨어져야 한번에 죽는 것을 연구한 사람은 없었을까 같이 잡다한 생각만 쭉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 이런 생각도 곧 멈춘다. 이미 충돌할 시간이 다 되었으니까. 아 제발 한번에 죽게 해주세요.
생각은 끝없이 이어진다. 분명 아까 떨어져서 고통에 떨며 죽어가야했는데. 죽기 직전까지의 시간은 길다는 것이 이런 말이었나. 허나 몸에 가득히 느껴지던 저항감 또한 사라진지 오래였다. 어쩌면 이미 떨어졌는데 고통도 못느끼고 죽어버린게 아닐까. 그렇다면 내 바램대로 고통 없이 즉사한 것이니 오히려 감사해야할지도 모른다.
" 하?? "
살며시 눈을 떠본다. 땅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러니까 주먹 하나 정도의 거리만 남은채 땅 위에 살짝 떠있던 것이다. 그걸 깨달은 순간 나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주 약간의 착지 충격. 입에 흙이 들어가 뱉어내며 땅 위에 서본다. 흔하디 흔한 숲 속이었지만 이곳은 나의 기억 속에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역시 이곳은 '내가 있던 세계' 가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끌려온 낯선 세계. 수백 수천번의 같은 세계를 지내온 나에겐 낯선 장소라는 것은 간만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저 멀리 도시가 보인다. 그렇다면 일단 가야할 곳은 정해진 것이다. 옷에 묻은 흙먼지를 손으로 대충 털어낸 나는 한걸음을 내딛는다. 어쩌면 이것은 위대한 한걸음이 될지도.
- 망각, 필시 그것은 축복이리라
세계의 첫번째 주시자, 라클레시아 테시어는 단 한번도 깊은 잠을 자본적이 없었다. 그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신들에게 선물 받았다. 기억이란 바닷가의 모래사장과 같아서 밀려온 파도에 쓸려가는 모래들처럼 조금씩 침잠되어 가는 법이다. 허나 그의 기억은 바다는 존재하지않는 메마른 사막과도 같아서 가라앉은 기억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 ... 죽겠네요. "
그가 있는 연구소는 외형만 연구소일뿐 사실 주시자들이 세계를 지켜보는 장소였다. 세계의 멸망에 대한 인과는 전혀 적용 받지 않는 그들만을 위한 공간. 그곳에도 밤은 찾아오기 마련이고 그때만큼은 모두가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라클레시아는 휴식때마다 수면을 취하고 있었지만 수시로 깨어나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잠깐 앉아있다가 다시 잠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의 고향은 대륙 최북단의 침엽수림. 그가 주시자가 되고나선 한동안 그의 가족들을 자주 바라보았다. 세계의 곳곳을 바라보다가도 한번씩 가족들을 지켜보며 그리움을 달랬다. 비록 그들의 기억에 자신이 존재하지 않아도. 사실 그는 본래 연구원이었던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이 기억력에 만족했다. 한번 배웠던 것, 읽었던 것을 전부 잊어버리지 않을수 있으니까. 잊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자세하게 생각해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세계는 항상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문명은 마법공학이라는 것을 발전 시켜나갔다. 마력을 주 에너지원으로 하여 물리법칙을 어느 정도 무시까지 할 수 있는 그런 학문. 허나 마력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어딘가에 저장하는 것이 필수였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광석이 바로 매저리(Maggery)였다. 광석이라는 말에서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이것을 채굴할 수 있는 광산은 당연하게 한정적이었고 그것을 차지하기 위한 열강들의 다툼은 대부분 전쟁이라는 결과로 나아갔다. 허나 기술의 발전은 대부분 군사 기술이 주도하는 법이다. 전쟁이 벌어질때마다 그 규모는 커져만 갔고 그 여파가 그의 고향까지 닿았다.
열핵무기가 그가 살았던 침엽수림 근처로 떨어졌다. 모든 것은 녹아 없어지고 남아있는 것들은 금방 불에 타 없어졌다. 아마 북쪽에 숨겨두었던 연구소를 노린 공격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그가 처음 목도한 죽음이었다. 그렇게 세계는 전쟁의 화마에 소멸했다.
북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만년설이 순식간에 녹아 폭포처럼 쏟아졌다. 산발적인 국지전이 불러온 전 세계적인 기후이상은 그가 살던 침엽수림을 강타했다. 유사 이래 존재하지 않았던 강력한 태풍, 바다가 높아짐에 따라 섬이 잠기고 전염병이 창궐하기 시작했다. 그의 가족들은, 그의 연인은 그렇게 죽어갔다.
어느 세계에선 갑자기 들이닥친 군부대가 그들을 학살했다. 어느 세계에선 침엽수림은 존재조차 할 수 없었다. 또 다른 세계에선 엘프들이 모두 학살 당했다. 그나마 몇몇의 세계에선 행복하게 살았던 경우도 있었다. 라클레시아는 모든 것을 기억했다. 아니, 기억해야만 했다. 단 하나도 잊을 수 없었으니까. 그들의 처절한 죽음을, 외침을, 세계가 죽어가는 모든 광경을. 그렇게 잠에서 깼다.
" 괜찮으신가요? "
미간을 누른채 가만히 앉아있던 그의 앞에서 한 명의 수인이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주시자가 되고나서 한참 뒤에 들어온 두번째 주시자였다. 마침 그가 세계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것에 슬슬 힘이 부치고 있을쯤이었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연구소에서 무언가 일이 생겼을때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고 했다. 그녀는 인문학이라는 분야만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마침 원래 연구하던 분야도 그쪽이었다고 했었다.
" 괜찮아요. 전쟁의 양상은 어떻죠? "
밤새 이어진 전쟁은 대부분의 역사에서 분기점이 되고 있었다. 승자는 그때그때 달랐지만 누가 이기냐에 따라 멸망의 순간이 뒤로 미뤄질수도 있었다. 다 식어버린 커피를 손에 든채 그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가 자고 일어난 자리 옆에 놓여진 수첩에는 휘갈겨진 글씨로 무언가 쓰여있었다.
『망각, 그것은 필시 축복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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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
연구원 | |
주시자
3번째 주기 | |
주시자
11번째 주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