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천하십팔대고수 ¶
- 이름 앞에 붙은 숫자는 호사가들이 붙인 평가, 순위를 의미합니다.
- 천하십팔대고수 - 8협
- 4. 소림방장, 금호대사 (화경 극)
- 5. 화산장문, 매화신검 (화경 극)
- 6. 무당장문, 태극고검 (화경 극)
- 9. 무림맹주, 호광검 (화경 완숙)
- 11. 남궁가주, 창천검 (화경 완숙)
- 12. 사천당가주, 사천백 (화경 완숙)
- 18. 천방표국주, 백열검협 (화경 초입)
- 16. 광검문주, 반광검 (화경 초입)
- 4. 소림방장, 금호대사 (화경 극)
- 천하십팔대고수 - 6마
- 3. 좌호법, 대력마 (화경 극)
- 7. 우호법, 철혈마 (화경 완숙)
- 10. 사천분타장, 귀신 (화경 완숙)
- 13. 1장로, 벽력혈마 (화경 초입)
- 15. 2장로, 소수마녀 (화경 초입)
- 17. 외당주, 악혼마 (화경 초입)
- 3. 좌호법, 대력마 (화경 극)
- 천하십팔대고수 - 4악
- 1. 구월검, 허창언 (화경 극)
- 2. 흑천성주, 호재필 (화경 극)
- 8. 장강십팔채, 장강공 (화경 완숙)
- 14. 녹림칠십이채, 산왕 (화경 초입)
- 1. 구월검, 허창언 (화경 극)
3.2. 강호를 거니는 아해들을 위한 지침서 ¶
- 강호를 거니는 아해들을 위한 지침서
- 一
무림에서는 세 가지를 조심해야한다.
아이 노인 장애인
무림고수인 여자들은 이미 있으니 알아서 조심할 것이다.
허나 저 셋은 반드시 조심하라.
무림에서 어리거나, 늙었거나, 어느 한 군데가 불편한데도 살아있다면 다 살아있는 이유가 있다.
二
무림에서 칼은 함부로 뽑지 마라.
칼을 뽑기 전에 족보를 다 따져본 다음에 빼들어라. 잘못 칼부림했다간 무림공적이 될 수 있다.
독고구검은 결국 화경의 경지에 이른지 단 한 달만에 마교, 사혈련, 구파일방, 오대세가의 추격을 받아 갈갈이 찢겨 죽음을 맞이했다. 그 시체는 중원과 신장까지 전시되었고 그 끔찍함은 지금도 회자된다.
三
무림에서 이름이 알려진 자를 만나면 피해라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이 죽어나가는 무림이다. 그 곳에서 이름을 알리고 별호가 있다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四
함부로 살인하지 마라
니가 죽인 그 사람이 고수와 연관있을 수 있다. 마교 교주나 무림맹주등과 생사결을 벌여 가볍게 이길 수 있다면 마음대로 해도 좋다.
五
칼 찬 사람은 무림인이고, 제복을 입은 사람은 관군이다.
관군들은 칼을 들지 않는다. 혹여나 오해해서 황실과 척을 지지 않도록 하자.
六
매화문양, 도깨비문양, 낡고 붉은 실, 검은구름, 녹색두건, 태극문양, 승복입은 빡빡이, 비구니등등은 건드리지 마라.
각각 화산파, 마교, 개방, 흑천성, 녹림, 무당파, 소림사, 아미파다. 이 외에도 여럿 있지만 말을 아끼겠다.
七
싸우기 전 족보를 밝혀라
족보가 있다면 무조건 밝혀라. 귀찮은 일에 휘말릴 가능성이 훨씬 적어진다. 싸울 것도 안싸우게 된다.
무연고자라면 필히 스승을 구해라. 족보가 없다면 무림에서는 매우 고달플 것이다.
八
은거기인을 조심해라
만날 일도 없겠지만, 만나면 무조건 조심해라.
무림에서 안뛰어놀고 혼자서 이상한 짓 하는 사람들 뿐이다. 괴팍하고 종잡을 수 없으며, 보통 화경의 무림인들보다 선배다. 걸어다니는 천재지변이라는걸 명심해라.
九
민간인은 건드리지 말아라.
어느 문파가 위치한 곳의 민초들은 보통 문파와 얄팍하게나마 관계가 있다. 작게는 간접적인 인연부터 깊게는 아들이 속가제자거나, 납품업체거나, 보호비를 낸다.
잘못 건드리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十
피에는 피로 갚아라
너 또는 너와 우호적인 인물이 피를 흘렸다면 무조건 피로 갚아라.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널 깔보고 착취할 것이다.
피를 경계하되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여기에 경찰과 법 따위는 없다.
十一
관습법을 기억해라.
지역마다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 무림에서 통용되는 관습법이 있다.
물론 무림에 법 따위는 없지만 다들 암묵적으로 지키는 것들이다.
피에는 피로 갚는다, 원한은 반드시 갚는다, 건네준 음식을 먹은 손님은 보호한다, 배신자는 사지를 없애고 단전을 폐한다, 무기를 들지 않으면 싸우지 않는다, 무기를 부러뜨리면 죽이지 않는다, 건네준 음식을 먹은 손님은 주인을 공격하지 않는다, 스승은 부모와 하늘과 같다 등등...
十二
죽음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하루에도 수십 명이 죽어나가는 곳이 무림이다. 목숨이 아깝다면 반드시 주의하라. 죽음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칼을 들고 무림인이 된 순간부터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유혹할 것이다.
남의 목숨을 취하려면, 자신의 목도 내놓아야한다는걸 잊지 마라.
3.3. 캡틴의 떡밥보따리 ¶
- 【 구월검 허창언 】 - (구)투귀
- 구월검 허창언. 그 별호가 붙은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다. 구월검법이라고 하는 그의 독문 무공을 통해 붙여진 별명으로, 본래 구월검법은 대단치 않은 무공이었다. 무림의 절기도, 상승검법도 아닌 평범한 무공. 그렇다고 저잣거리에 떠돌아다니는 하급 무공은 아니었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허창언은 놀라울 정도의 집념과, 그 특유의 천재성. 그리고 끝없는 실전으로 구월검을 새롭게 재창조해내는데 성공한다. 그 때 부터 구월검랑이라는 이름으로 강호에 유명세를 떨쳤다. 구월검 허창언은 30대 중반의 나이에 초절정에 오른 천재 중에 천재였고 수많은 무림인들의 존경과 질시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가 딱 나이가 불혹이 되던 해. 정마대전이 발발했다. 무림에 있던 화경의 고수들은 허창언과 만나 겨뤄주지 않았고, 그의 실력은 정체되어 있었던 상황. 허창언은 마교 교주와 붙어보겠다는 열망 하나로 정마대전에 끼어든다. 100인의 고수중 하나가 되어 결국 살아남았고, 그는 마교주와의 싸움에서 마침내 화경의 벽을 넘어 천하십팔대고수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그가 화경이라는 지고의 경지에 오른 것은, 그의 천재성도 있겠지만. 하나의 무공을 깊이 파 마침내 절세무공을 탈바꿈시키는 집념. 강함 하나만을 쫓으며 온갖 고수들을 상대하는 신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뚝심일 것이다.
허창언은 앞으로도 낭인 후학들에게 모범이며 동경하는 대상일 것이다.
- 【 교룡비급 】 - 미사하란
- 교룡심법의 맨뒷장에는 악필이 써놓은 낙서같은 것이 써져있다.
교룡검법과 교룡심법. 이 무공들은 어디서 나왔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근원지는 산동이라 하지만, 정작 산동에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커녕 문파나 그 역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신기한 것은 교룡검법과 심법은 갑작스레 나타나, 갑작스레 사라지고, 다시 어느순간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긴 무림의 역사동안 교룡검법의 수련자들이 나타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조차도 그 무공들을 어디서 익혔느냐고 물어보면, 우연찮게 얻은 비급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내가 그러했고 예전 기록들을 봐도 그렇다. 지금까지 알아본 바, 내 전에 무공을 익힌 자들은 9명 정도 되니, 본인은 10대 전수자쯤 될 것이다. 후인이 생긴다면 이 글을 읽고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내 이 비급을 읽고 산동에 가면서 알아낸 것은. 이 무공은 최소한 용이나 이무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후인은 교룡검법의 1식을 펼쳐보라. 특이한 방법으로 검을 튕겨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살면서 들어본 적이 있는 소리던가? 이상한 헛소리라고 생각치말고 진지하게 보아라. 그 소리.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들어보았던가, 비슷한 소리라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그런 소리를 들은 자가 있던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건....
진짜 용이나 이무기가 내뱉는 울음소리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게 된 이유는, 산동에 갔을 때 우연찮게 한 노인을 만난 덕분이다. 그 노인은 산동지방의 바다에 가끔씩 용이 나타난다고 하던데 그 용의 울음소리를 어릴적에 들어 똑똑히 기억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소리가 1식의 소리와 흡사하다는 증언도 있었다.
너무 증거가 적다고 불평말라. 10명을 거치며 내려온 비밀인데 이 정도만 해도 충분치 않겠는가? 후인이여. 그대가 만약 이 글을 본다면 무공의 비밀을 밝혀주었으면 한다. 나는 이제 죽어가는 몸일진저. 후인에게 모든 것을 맡......(그 다음은 글이 끊겨있다.)
- 【 남궁안휘의 창궁무애검 】 - 남궁지원
- 천성검, 대협, 남궁세가의 전대 가주. 명예 초대 무림맹주. 남궁안휘는 전대 정파 무림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본래부터 화경에 이른 뛰어난 고수였으며 평소 의협심이 뛰어나고 의리와 명예를 지키고, 남들에게 베풀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30년 전 천마신교가 신앙을 외치며 중원 무림에 혼란을 일으켰을 때에도, 정파 무림은 하나로 합쳐지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의 인연과 인망을 모두 끌어모아 천마신교를 물리쳐낼 수 있었던건 남궁안휘라는 영웅의 힘이었습니다. 아마, 무림의 그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겁니다.
이러한 남궁안휘는 30년 전 마교주와 전투를 벌인 100인의 무림고수중 하나였습니다. 천마신교의 신물, 천마신검을 이용해 억지로 현경에 한 발을 디딘 마교교주를 상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전투 중 살아남은 이는 한 손으로 꼽았으며, 남궁안휘 또한 그 싸움에서 결국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천마신교는 천마신검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고 정파 또한 수많은 보패와 보물들을 잃었습니다.
남궁세가의 지보라고 불리우던 창궁무애검도 그 때 사라졌습니다. 알려진 창궁무애검법의 초식 외에 다른 초식들이 숨겨져있다고 하는 창궁무애검. 남궁안휘가 죽기 직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어딘가로 숨긴 것일까요? 아니면 부숴져 사라져버린 것일까요? 살아돌아온 이들은 격렬했던 전투에서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고 그렇게 남궁안휘의 유산은 과거 속으로 사라지고야 말았습니다.
이후 남궁안휘는 초대 무림맹주로 추존되었고, 무림에서는 그를 널리 기리고 있습니다. 또한 남궁세가에서는 남들 눈에 띄지않게 창궁무애검을 찾고 있습니다. 남궁안휘의 유산, 창궁무애검. 그 보물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 【 서단강가 】 - 강건
- 교국십대명문가 敎國十大名門家
천마신교를 국교로하여 왕이 제사장의 역할을 겸임하는 나라. 통칭 교국.
천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교국은 그 긴 시간만큼이나 무수히 많은 명문가들이 존재했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현재 교국의 대도시인 십시十市를 거점으로 하는 열개의 명문가들이 있으니.
배고시의 현가 玄家
둔언시의 벽가 碧家
호란시의 금가 金家
평평시의 이가 李家
광부시의 검가 儉家
한한시의 백가 帛家
수로시의 단목가 丹木家
마라시의 마가 麻家
천산시의 경가 景家
교적시의 한가 韓家
이 열개의 가문은 대대로 수많은 단주와 당주, 장로들을 배출하며 교국의 강력한 귀족 가문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잊혀진 가문들도 있으니.
이제는 대도시로 불리우지 않는 교국의 서극단에 위치한 서단시. 그곳을 기반으로 하였던 귀족가문 강가 姜家가 있다.
강씨 집안은 더 이상 명문가로 불리우지는 않지만 그 기원은 아주 고대로부터 시작된다. 정말 뼈대있고 역사가 있는 집안인 것이다.
실력은 뛰어나지 않았으나 누대의 먼 조상시절인 천마신의 현신해있던 그 때.
작은 마을을 이끄는 촌장으로 시작해 한 때 장로와 후궁을 배출했던 이 가문은 당唐 왕조의 시기 때 모든 가세가 기울고 한미한 집안이 되어버리고 만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은 귀족 가문이라고 불리우기에도 부끄러우며, 후손들도 스스로가 귀족 가문 출신인 것을 모른다.
강가의 후손들은 다들 널리 흩어져 서로의 생사도, 혈연도, 조상도 모른채 살아가고 있다.
귀족임을 증명하고 교국의 당상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혈족들을 모아야 할 것이다.
서단강가의 후손들은 언제고 자신들을 이끌어줄 영웅이자 가주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교국의 귀족명부에는 서단시의 강가가 여전히 올라와있으며 실력과 재능, 충성심과 신앙을 겸비한 가주가 나타난다면 언제든 서단강가의 위명이 교국에 다시금 울려퍼질 것이다.
그리고 강건은, 서단강가의 먼 후손으로 자격을 갖췄다.
- 【 광막대마사 】 - (구)현사
- 삼십육장로 광막대마사 三十六長老 光幕大魔蛇
천마신을 따라 선계에 강제로 우화등선한 서른 여섯의 장로들.
그들은 하나같이 생사경 이상의 무인이자 악인들이었으나, 그들 모두가 악인인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인간의 형태를 취한 사악한 영물 또한 그들 중 하나였다.
그 중 광막대마사는 그 크기가 산을 휘감아 부술 정도로 거대한 뱀이었다고 전해진다.
때때로 광막대마사는 사람의 형상을 취했는데 그 모습은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추악한 모습이었다. 눈은 짝짝이에 허리는 굽었고 산발된 백발에 뒤틀린 이목구비. 여섯개의 손가락과 발가락은 인간으로서 그 용모가 대단히 추악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그 본모습을 취하면 은빛 비단같이 번쩍이는 화려한 비늘을 자랑하는 모습이었으니 참으로 모순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광막대마사는 평소 천마신의 산책을 나가거나 차를 마시거나할 때 비나 태양을 몸으로 막아 그늘을 만드는 일을 하였다. 천마신은 광막대마사를 아꼈으며 그의 노고와 봉사. 그리고 개심한 마음을 어여삐 여기셨다.
그러던 어느 날.
선계에서 천마신을 죽이고자 빛의 형상을 한 무기와 신선들을 내려보냈을 때 온 몸으로 그것들을 막아 피를 흘렸고 그 피는 지상에 남아 영물들이 되었다고도 전해진다.
전승에 따르면 광막대마사는 아름다운 여인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선계에 올라 당당히 한 세력의 축이 된 지금도 난폭하고 색을 밝히는 옛 성정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였는지 하계와 선계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본다면 추남의 형태로 변신하여 구애한다.
악행을 하면 천마신에게 징벌을 받기 때문에 구애 자체는 굉장히 신사적으로 하나, 간혹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을 경우에는 징벌을 받고 속죄하겠다는 일념으로 다가간다.
하계에 직접 모습을 드러낼 수 없어 가끔씩 마음에 드는 여인의 꿈에 나타나 정을 통하고는 하는데, 이 과정에서 광막대마사의 자손이 태어나기도 한다.
대부분 자손들은 불길하다하여 버려지거나, 친모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허나 만약, 살아남은 자손이 있다면 모든 것을 꿰뚫는 눈을 지닌 천마신의 후손들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호의를 받고는 한다.
광막대마사는 하계에 떠도는 자신의 자손들을 때때로 바라보며 애정을 표시할 때도 있다.
- 【 살천 】 - 강미호
- 살천회는 중원의 살수집단이다. 들어봤음직한 인물들은 다들 한 번 쯤은 들어봤고, 조금 어두운 사람들은 다들 사용해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누구도, 살천회의 살천이 무얼 의미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본래 살천회는 중원 남부에 위치한 비밀결사였다. 그것도 종교비밀결사.
이제는 잊혀져 누구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신앙과 신을 모시며, 신앙의 검이었던 자들이었으나.
천마에 의해 신이 깊은 잠에 빠지자 신앙과 종교는 흔들리게 되었다.
이들은 세력을 조금이나마 유지하기 위해 도망자, 살인자, 범죄자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신을 잃은 종교집단은 박해를 피해 음지로 숨어들었고 어둠 속을 암약하며 대적자들에게 칼날을 비추었다.
그러면서 점점 더 살천회는 종교적 신념을 지닌 비밀결사가 아닌, 돈을 주면 누구든지 죽여주는 살인자 집단으로 변모해갔다.
그 모습을 본 살천회의 중진들은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쭉정이들을 모조리 쳐내고 정예화를 하자고. 때가 되면 구성원들에게 옛 신을 보여주고 포교하자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쭉정이들을 쳐내기 위해 거대한 살육이 시작되었다.
죽은 이들은 모두 신의 잠을 깨우기 위한 제물이 되었으며, 그 때 신이 잠깐 잠에서 깨어나 간부들에게 두 글자를 보였다.
살천殺天
문자는 그 자체로 힘을 가졌고, 간부들은 그 글자를 조용히 받아들였다.
간부들은 문자를 받아들인 이후부터 더욱 강해졌고, 더욱 빨라졌으며,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 때의 사건을 살천이라고 부르며 조직의 이름을 살천회로 바꾸기에 이른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살천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더 이상 없다.
살천회의 최고위층 정도만이 신앙을 유지하고 있고 이들에겐 살천이라는 글자도 없다.
간부가 되고 무언가를 해낸다면 다시금 그 글자가 빛을 되찾고 힘을 발휘한다는 전설은 세월에 꺾여 문드러진지 오래이다.
잊혀진 신이 내린 비밀스러운 문자는 새롭게 자신의 주인이 될 자를 기다리고 있다.
- 【 북명신공 】 - 모용중원
- 모용세가는 본래 북방 이민족 출신으로 정복왕조가 중원을 지배할 때 그 막하에서 함께 내려온, 정복자이다.
사실은 당대 황가의 먼 방계 핏줄이기도 하다.
새로운 황조가 중원에 세워지고 멸망하기까지, 모용세가는 여러번 금의위장을 배출해냈고 명장과 무인들을 배출해낸다.
황조가 멸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길 반복하면서 모용세가는 무림세가로 변모하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모용세가는 여러가지를 잃었다.
북방 정복 황조의 수 많은 보물들과, 금의위장이자 강력한 부족이었던 모용세가의 절세 무공들이 말이다.
중원 어딘가에 퍼져있을 보물과 절세 무공들을 찾기 위해 모용세가는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북명신공이다.
황제가 친히 내려주었고, 금의위장이자 제국의 제일가는 무가일 때를 대표하던 심법.
타인의 기를 빨아들여 자신의 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 사특하면서도 놀라운 효능을 가진 심법은 중원, 혹은 초원 어딘가에 파묻혀 쓸쓸히 외로워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북명신공이 타인의 기를 빨아들이기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기를 타인에게 나누어주는 것도 가능하며, 모든 내공을 흡수하지 않는다면 상대는 다시 내공을 회복시킬 수가 있다고 전해진다.
즉, 벌모세수에 따르는 위험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얻게 된다면 누대에 걸쳐 뛰어난 무인들을 배출해낼 수 있는 이 신공은, 그 위력도 위력이지만 대를 거쳐 세를 유지하는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모용세가는 어떻게든 이 북명신공을 되찾아 전대의 무위를 후대에 물려주어 세가의 위명을 오랫동안 알리고자 하고 있다.
과연 북명신공은 어디에 있을까?
누가 찾아낼 수 있을까? 아니면 영원토록 나타나지 않을까?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다.
- 【 권왕 】 - (구)류호
- 정마대전 이후 무림은 무수히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구파일방과 오대세가는 하나로 뭉쳐야만 될 정도로 영향력이 급감하였고, 무림맹이라는 비상설기구가 상설화되며 권력을 가졌습니다.
사혈련 이후로 언제나 정파의 고수들이 찾아올까 전전긍긍하던 사파의 고수들은 정마대전 이후로 장강 이남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이전 북정남사(北正南邪)의 시대! 북무림과 남무림이 나뉘던 옛 시대가 도래한 것만 같습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사혈련 이래 가장 강력한 사파 문파인 흑천성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이전의 시대에 무림에는 기라성같은 고수들과 명숙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몇 세대 전의 화경고수이자 대권문을 세워 기세를 떨쳤던 권왕이라는 자가 있습니다.
그는 오직 두 주먹을 극한으로 익혀 화경에 들어선 권왕은 정파의 명숙이자 거두로써 수 많은 흑도무리들을 청산하는데에 앞장섰습니다.
권왕의 두 주먹에 묻은 피는 냄새를 지울 수 없을 정도였고, 대권문의 문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만검매혈, 만사유혈. 혈검문의 현판에 적힌 대로 모든 검에는 피가 묻고, 모든 죽음에는 피가 흐르듯이.
그들에게는 항상 죽음이 가까이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날은 항상 가까이 있던 죽음이 변덕을 부린 날이었습니다.
권왕은 장강 이남의 흑도무리들을 토벌하기 위해 수제자와 대권문의 실력자들을 이끌고 나섰으나 사파 고수들과 살수들의 합격진에 의해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맙니다.
절대적인 힘으로 세상을 오시했던 권왕이 죽자 사파의 고수들은 모두 대권문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대권문은 흔적도 없이 불타버렸고, 대권문의 무공들 중 일부는 사파 고수들의 증오, 분노, 복수심에 의해 사라졌습니다만. 일부는 간신히 살아남아 저잣거리의 무공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물론 증오와 쾌락에 몸을 불사르던 사파 고수들의 의도적인 칼질이 있었지요.
무공의 이름은 육합권.
권왕의 무학을 담았으나 이제는 완전히 잊혀져 삼류무공으로 비웃음당하는 비운의 무공입니다.
- 【 삼십육장로 옥면태자 三十六長老 玉面太子 】 - 재하
- 천마신을 따라 선계에 강제로 우화등선한 서른 여섯의 장로들.
이들 대부분은 한 때 악인, 요물 등으로 불리우며 하계에서 공포의 대명사로 이름을 떨치던 존재들이었다.
그 중 옥면태자는 본래 악한 신선들이 지배하는 나라의 태자로 전도유망한 미래가 보장되던 인물이다.
태어나기를 고귀한 태생이며 자라면서도 오만한 성정을 지녔던 그는 실력또한 오만함에 걸맞을 정도로 뛰어났는데, 그가 한 번 손을 휘두르면 돌멩이가 영롱한 옥구슬로 변하고 숨을 내쉬면 꽃이 피고 졌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아름다운 외모로 매우 유명했는데 하계의 인간들은 성별과 종족을 가리지 않고 그를 한 번 본 뒤에는 상사병을 앓았으며 선계의 존재들조차도 그를 탐내 밤에 몰래 들어왔다가 그의 아비이자 국왕인 '태단진인'의 흉수에 한 줌 단약이 되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천마신이 나라에 쳐들어왔다.
아비인 태단진인은 죽음을 맞이했고 살아남은 옥면태자는 자살을 기도하였으나 그의 뛰어난 외모와 잠재력을 알아본 천마신은 그를 살려 자신의 제자 중 하나로 삼았다.
과도할 정도로 오만했던 성정은 천마신의 가르침 덕에 유순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 정도로 변하였으며 그 이후부터 천마신을 따라다니며 그의 제자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최후에 천마신이 하계에서 모든 악선들을 심판하고 승천하였을 때 그 뒤를 따라 함께 승천하였으며 선계에 올라서도 활약하였다.
그 이후 옥면태자는 스스로 칭하기를 옥면공자로 부르기 시작하였으나 여전히 주변 사람들은 그를 '옥면태자'라고 더 많이 부르는 편이다.
천마신의 영도 아래에서 개과천선을 한 옥면태자이지만 그가 딱 하나 바뀌지 않은 점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사치'이다.
특히 옥면태자라는 별호에 걸맞게 그는 옥으로 만든 사치품들을 매우 애정하였는데 그 집착이 얼마나 심한지 천마신께서도 옥과 관련된 사치품들은 마음껏 누리라 하였을 정도이다.
옥면태자는 그 외모가 출중하여 선계로 승천한 이후에도 유명하였는데 적대적인 진영의 선녀 하나와 눈이 맞아 몰래 정을 통하였다.
이 일을 계기로 옥면태자는 천마신께 신임을 잃고 크게 꾸중을 받았으며 큰 벌을 받았다.
- 【 청혈검존 기신 靑血劍尊 箕新】 - 여무
- "인간의 몸은 피와 살로 이루어져있다. 살은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요, 피는 안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청혈검존 기신은 혈검문의 시조격인 인물로 고대에 존재했던 인물이다.
그의 제자들이 진전을 잇고 이어 마침내 혈검문이라는 걸출한 명문 사파가 탄생하였으니, 혈검문의 모든 문도들은 청혈검존을 그들의 시조로 여긴다.
기신은 중원의 무림이 외공을 중시하던 시절 내공을 중시하던 몇 안되던 인물 중 하나로 특히 그 중에서도 혈액을 통한 내공 증진과 실력 향상을 꾀했다.
그는 간간히 인간이 아니라는 음해를 몇 번 받았는데 그 증거는 다음과 같다.
1. 낮에 돌아다니지 않고 밤과 새벽에만 돌아다녔다.
2. 피가 붉은색이 아닌 푸른색이다.
3. 사람의 피를 마시며 다른 음식을 먹지 않는다.
허나 이런 소문들은 모조리 음해이며 거짓일 뿐이다. 위대한 명문 사파 혈검문은 불순한 요괴들을 쳐죽여가며 성장한 문파인데 그런 문파의 시조가 어찌 인간이 아닌 요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청혈검존은 위대한 요괴사냥꾼 중 하나였으며 특히 '흡혈귀'를 잡아 죽이는데 최고의 전문가였다.
그가 활동했던 장강 이남 일대는 수풀이 우거지고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던 곳이었는데, 그런 곳은 햇빛이 잘 들지 않아 흡혈귀라 부르는 요괴들이 활개치고 다니기 좋은 환경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던 것이흡혈귀들의 특징 또한 태양빛에 약하고 사람의 피를 마시며 살아간다고 한다.
청혈검존은 이런 흡혈귀들을 상대하기 위해 그들의 특징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외공으로는 요괴에 대항하는데 한계가 있으니 내공을 익히기 시작했으며 그가 만들어낸 심법은 강력한 힘을 주는 대신 인간의 모습을 조금 벗어나 흡혈귀와 비슷하게 변해갈 뿐, 절대 흡혈귀가 아니라 할 수 있다.
그 증거로 혈검문에는 청혈검존이 익혔던 무공들이 남아있는데, 이 무공들을 익히면 밤과 새벽에 그 힘이 월등히 강해지며, 피가 푸른색으로 변하면서 내공과 외공의 조화가 이루어진다. 사람의 피를 마시는 것은 실은 무공의 일종으로 생명의 근원인 피를 저장해놓았다가 격발하거나 자신 또는 타인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신비를 펼칠 매개체이다.
그렇게 변한다고 해서 혈검문의 무인들이 낮에 돌아다닐 때 태양빛을 받아 타죽는것은 아니니, 이는 청혈검존이 흡혈귀가 아님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이기도 하다.
청혈검존 기신은 말년에 흡혈귀들의 왕을 죽이고 상처가 깊어져 결국 졸(卒)하였는데, 그가 최후에 남긴 무공이 너무나도 난해하여 혈검문에서도 보관만 하고 있을 뿐 누구도 감히 익힐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 【 철불(鐵佛) 좌자명 】 - 야견
- 철불 좌자명은 본래 소림사의 승려였던 자로 약 300년 전의 인물이다. 그는 한 때 소림방장의 위에 올라갈 수 있던 유망한 제자였으며 동시에 소림사의 혈승이기도 하였다.
그는 소림사를 매우 사랑하고 사문이 소림임을 매우 자랑스레 여겼는데, 그 탓에 악한이 아닌 소림을 모욕하는 이라면 반드시 응징하여 악명 또한 자자했다.
그의 악명이 도를 넘어서기 시작하자 소림에서는 이를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좌자명을 파문하고 파계하기로 하였는데 이 때 좌자명이 받은 충격은 이루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어릴 때 부터 소림에서 태어나고 자라 자부심 하나만으로 평생을 살아온 이에게 그것을 빼앗는다니.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나 그와 동시에 좌자명의 행적이 매우 지독했던 것으로도 추측할 수 있다.
알 수 있는 그의 행적 중 하나는, 그의 사문인 소림을 정파의 후기지수들이 '땡중'이라 불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흘밤낮을 주먹으로 두들겨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일이 있다.
소림에서 파문당하고 파계승이 된 좌자명은 쫓겨나 장강 이남으로 향했는데 사문의 명예를 지키려던 자신에게 돌아온 사문의 처벌에 매우 분노했다. 그는 장강 이북에 가끔씩 올라가 자신이 당한 일을 바탕으로 소림을 깎아내리기 시작했으며 승려가 지켜야했던 여러가지 계율들을 어기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시에도 '어차피 사람은 욕망에 쫓기는 존재이니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또한 해탈과 열반에 이르는 길 중 하나이며 수행 방법 중 하나이다. 단순한 금욕은 수행에 오히려 해가 된다.' 라는 가르침을 설법하고 다녔는데, 한 때 과한 금욕과 수행으로 인기가 식어가던 불자들에게 이는 하나의 혁명이자 새로운 길이었다.
이를 통해 소림에서 배워왔던 무공들을 본인의 제자들과 함께 개조하고 만들어낸 좌자명은 철불이라는 별호를 얻었으며 최후에는 해탈에 이르러 '열반'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그가 남겼던 여러 무학들은 소림에서 비롯되었다보니 소림의 무공과 유사한 점이 많으나, 좌자명이 철불이라는 별호를 얻었을 시기에는 완전히 그 궤를 달리하여 독특한 불가 계통의 무공이 탄생하였다.
그가 남긴 무공들은 이어지고 또 이어져 파계회라는 계율을 어긴 승려들의 모일 수 있는 쉼터가 되었고 이제는 파계승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철불의 무공은 익힐수록 근육이 단단해지고 특히 외공이 뛰어나 금강력사로 향하는 길로도 알려져있다.
- 【 천하제일인 독고구검, 구패 독고진천 】 - 고불
- 100년하고도 반세기 전, 시대를 풍미했던 사파의 영웅이자 무림공적인 위대한 검객! 독고진천은 그의 성명절기인 독고구검과 독고구검결을 통해 수년간 강호무림 전부를 두려움에 떨게 만든 구 시대의 천하제일인입니다.
그는 언제나 혼자 다니며 수많은 적들을 상대했으며 최후에 단 한 번의 패배를 제외하곤 일생에서 패배를 하지 않은 인물이니 사파에서는 한 때 그를 거의 현인신으로 모시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최후의 전투에서 독고구검을 노리는 정파의 고수들과 그를 지키려는 사파 고수들의 결전은 가히 정사대전이라고 불리워도 무방할 정도로 격전이었으며 그의 사후에 독고구검의 무공이 다시 세상에 나타나는 것을 두려워한 정파 명사들의 협의 아래에 엄중하고 비밀스럽게 유폐되었습니다.
서쪽에 있는 마교의 교주와 겨루어도 능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점쳐지던 독고진천은 의외로 많은 여협들에게 인기가 있었는데 그는 오직 무학의 완성을 구하기 위해 그들에게 단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허나 다른 주장에서는 '독고구검이 그냥 눈치가 더럽게 없었고 그는 원래 여자를 사귀고 가정을 꾸리고 싶어하던 일개 범부'라고도 합니다.
어떤 것이 진짜 그의 모습인지는 모르나 확실한 것은 독고구검은 후사를 남기지 않았고 그 무학이 이어지지 않아 정파 무림의 근심이 하나 덜어졌다는 것 정도입니다.
수십년간 오직 단 한 번의 패배를 위해 맹렬한 불꽃처럼 타오르며 살아간 위대한 무인!
그의 유산은 이제 한 명의 작은 녹색 난쟁이에게 이어지고 있다는 풍문이 돕니다...
- 【 천하제일숙수 】 - 막리현
- 천하제일숙수라 함은 본래 황궁의 수석 주방장 등을 일컫는 말이다. 교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고 교좌의 수석 주방장이 교국제일숙수, 천하제일숙수 등으로 불리우곤 한다.
특히 무를 숭상하는 교국에서는 교좌의 숙수가 되기 위해선 뛰어난 요리실력 뿐만이 아닌, 굉장한 무공 실력 또한 필요하다.
단편적인 예로, 교국의 법왕, 교주께서는 언제나 신선하고 특별한 음식 등을 드시는데 이 무시무시한 요리에 올릴 재료들은 보통 진상되어 올라온 것들이지만 간혹 '직접' 구해와야 하는 것들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교국의 숙수들은 대체로 식단표에 맞춰 요리를 하며 이 일정에 맞춰 '사냥'을 나서곤 한다.
간혹, 특식으로 교주께서 잡수고 싶어하는 음식이 있다면 그 때도 '직접' 나가서 재료를 공수해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보니 교국 궁정의 숙수들은 모두 최소 '절정' 이상의 특급 무관들로 이루어져있다.
이로 인해 교국에서는 우스갯소리로 '가장 강력한 것은 귀영대, 가장 비밀스러운 것은 어사대, 가장 무서운 곳은 숙수들' 이라고도 한다.
숙수들은 교국 내외에 있는 각종 영약과 영물들의 위치를 빠삭하게 알고있을 뿐 아니라 탄생 조건 등 마저도 간혹 익힌다는 소문이 돌고있으나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풍문일 뿐이다.
교국 궁정의 숙수들은 뛰어난 솜씨 뿐만 아니라 기이하고 놀라운 재료들을 쓰고 그들만의 특별한 비법을 통해 말 그대로 수행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먹으면 잠시간 활력이 도는 어육탕부터 시작해서 영구적으로 내공을 증진시키는 영약과도 같은 음식들까지 매우 다양한데 이는 교국 궁정 숙수들의 비밀로 교주마저도 이를 함부로 열람할 수 없다.
오직 숙수들에게만 전해지는 비법이며 이를 숙수가 아닌 자가 열람하거나, 숙수가 외부로 유출시 구족을 멸할 정도로 중한 죄로 처벌하고 있다.
이 덕에 교국 궁정 숙수들이 한 요리를 먹어보는 것이 일생의 소원인 사람도 간혹 교국에 존재하며, 교좌에 막 오른 교주께서 가장 먼저 하시는 일 중 하나는 숙수들을 부려 자신을 따른 충직한 신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축하연이기도 하다.
이러한 교국 궁정 숙수들은 현재 교좌가 비어있는 관계로 모두 퇴역하였거나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이며 오직 교좌의 주인이 정해졌을 때만 다시금 가동된다.
과연 다음 천하제일숙수, 교국제일숙수의 자리는 누구에게 찾아갈 것인가?
- 【 생령괴뢰 천하대장군 】 - 백시아
- 세상에는 많은 꼭두각시들이 존재합니다. 시체로 만든 강시나 금속과 목재를 이용해 만든 괴뢰 등이 대표적이지요,
강시 중에서는 강시, 혈강시, 활강시, 생강시등이 있고 괴뢰는 일반 괴뢰와 생체 괴뢰, 그리고 괴뢰술 중 절대적 금기인 생령괴뢰가 있습니다.
한한백가는 진법과 기관진식, 그리고 특히나 괴뢰로 매우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전설로 내려오는 괴뢰가 하나 존재합니다. 이 전설은 가문 내에서도 단순한 전설로 취급하는 것이 아닌, 은밀하고 위험한 과거이며 손을 대서는 안되는 금기 중의 하나로 전해집니다.
그 전설은 3대 교주 시절, 마뇌라는 칭호를 얻고 최후에 등선하여 천마신의 곁으로 갔던 한한백가의 시조가 당대 교주와 함께 서역 정벌을 시도할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교국은 서역의 세력에 비해 굉장한 열세에 처해있었고 당대 가장 큰 위협이었던 서역 연합의 맹주는 가히 무적이라고 불리워도 과언이 아닌 절세 고수였습니다.
당대의 교주는 서역 연합의 맹주와 일대일 대결해서 패배해 목숨이 위태로웠고 간신히 쌓아올렸던 천마신의 교리와 교국은 무너지기 일보직전일 정도로 풍전등화의 위기였습니다.
교국의 수도는 포위되었고 멸망이 다가온 상황. 그 때 한한백가의 시조는 천마신도 용서할 수 없는 크나큰 죄악을 범하기로 결심합니다.
살아있는 사람 자체를 괴뢰로 '변환' 시켜버리는 것이 그 죄악이었습니다.
본래 생체 괴뢰라 함은 살아있는 사람의 일부를 괴뢰화시키는 것이었는데,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생령 괴뢰는 아예 살아있는 자의 몸을 강제로 전부 괴뢰로 바꾸어버리는 금단의 기술이었지요.
1년이 넘는 시간동안 포위당한 상태. 굶주림 속에서 마침내 완성된 금술은 서역 연합의 맹주가 천마전에 들어섰을 때 발동되었습니다.
수많은 교국 고수들의 희생과 목숨들을 재료로 바쳐 시전된 금술은 서역 연합 맹주의 영혼을 갈갈이 찢어 새롭게 배열하였고, 금술은 마침내 성공했습니다.
그 이후 전쟁은 끝났습니다. 살아생전 익혔던 무학을 그대로 펼치던 서역 연합 맹주로 만들어진 괴뢰의 압도적인 무력은 이제 교국의 칼이 되었고 서역은 그렇게 교국의 발 아래에 놓였습니다.
이후 한한백가의 시조, 마뇌는 죄를 뉘우치기 위해 스스로 삶을 마감할 준비를 하였고 등선하여 죗값을 달게 받은 뒤 천마신의 곁에서 온갖 두렵고 공포스러운 계책들을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사건 이후에 당대 교주는 최초이자 최후의 생령 괴뢰를 한한호에 봉인하였고, 생령괴뢰술을 금지하였습니다.
한한호는 교국의 젖줄인 동시에, 가장 위험하고 음험한 금술이 만들어낸 생령괴뢰가 봉인된 채로 유유히 흘러가고 있고, 한 때 교국을 멸망으로 밀어넣었던 절대적 공포는 천하대장군이라는 이름을 얻은 채 잠들어 언젠가 깨어날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 신창(神槍) 관천, 천통(貫天, 天統) 】- 이수아
- 영정이 죽고 온 천하가 난세로 향할 때, 역발산기개세의 패왕이 남쪽 땅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는 말과 병사들을 이끌고 단 2년만에 온천하를 발 아래에 두었으나 최후에 패배하며 전설로 남았습니다.
그 이름하야 성은 항(項)이요 이름은 적(籍), 자는 우(羽)로 초패왕 항우로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흔히 역사에서 이야기할 때 그 강력함에 묻혀 그가 지니고 있던 신병이기들은 언급되지 않았으며 그가 타고 다니던 명마의 이름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만, 신창으로 불리우는 관천, 천통은 천하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오추를 타고 내달리던 항우의 무기 중 하나였습니다.
본래 이름도 없던, 항우에게 진상되었던 여러 보패 중에 하나였으나 항우가 직접 이 창을 들고 전장에 나서며 이름을 얻은 경우입니다.
관천, 천통이라는 이름답게 이 창은 두 가지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관천의 이름일 땐 하늘마저도 꿰뚫을 기세의 강력한 일격을.
천통의 이름일 때는 천하를 뒤덮을 기세의 강맹한 힘을 보여준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항우가 패배해 죽은 뒤 신창이라 불리워 마땅한 관천, 천통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습니다.
누군가는 국사무쌍의 손에 들어갔다고 하고, 누군가는 한고조의 손에 들어갔다고 하고, 여러 전설과 신화 속의 영웅들에게 흘러들어갔다고들 하지만 그 무엇도 실체를 알 수는 없었습니다.
천하를 발 아래 두었던 신화와 전설의 주인공이 들었던만큼, 그 힘이 이 창에 담겨있다고 하며 역사 속에 파묻혀 사라진 창을 지닌 자는 능히 항우의 무공을 반의 반이라도 익힐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과연 이 전설 속의 창은 어디에 있을까요? 강호무림에 다시금 항우의 애병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까요?
분명한 것은, 이 위대한 영웅의 창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져 누군가 자신을 발견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