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odified: 2022-03-21 10:32:08 Contributors
- 세월이 흘러
마지막 활동한 때로부터 아주 세월이 지난 듯한데 기분탓인 걸까.
백월은 갸우뚱 고개 기울였다. 기분탓이 아니다... 선녀같이 머리 올린 지 꽤 지났건마는, 꼭 이 머리가 지금 처음인 것만 같다. 백월은 감이 좋았으며 결코 감을 등한시하는 일도 없었다. 백월은 햇살이 앉는 창틀을 똑똑 두드렸다. 부르는 것은 무명의 종이었다.
"작은 별아."
손바닥을 위로 하여 짐짓 우아하게 손마디로 창틀을 두드리는 소리는 야차를 부르는 소리, 입담는 호칭은 백짓장보다도 가벼운 마음으로 붙여준, 아무래도 이름으로는 볼 수 없는 별명. 백월은 실내에서 창틀로 팔을 얹으며 턱을 괴었다. 화창하고 좋은 날이다. 산동에 한 이무기가 날뛴다는 소문을 들었던 같기는 한데... 재밌을까? 야차가 온다면 순수하게 웃으며 물음 하나 던졌을 게다. 안 온다면... 뭐? 그럴 리가 없지. 내가 명하는데 왜 안 와?
"별아, 사람 말에 차도는 어때?"
종 삼자마자 사람 말에 주의 기울이도록 했다. 나랑 대화 좀 하자, 이거다...
#너 숙제 어디까지 해왔어 시전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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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힘들. 다.
사람 말이 참 늘지를 않네요.
- 밥. 맛없. 다.
- 고기 먹고 싶다.
왜 이런 것만 잘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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