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 무림비사/스토리 - 백월
- 너무 추워요
#기상! 이번에도 나는 아팠겠지 하지만 나았겠지? 음 개운하다 같은 회귀캐스런 소리도 한번 해보고(?
**
무언가 뿌연 안개로 뒤덮인 꿈을 뒤로하고서.
백월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화산파의 아침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차가워진 나무 위에서 새들이 지저귀고, 오늘따라 하늘은 높고 푸르며 햇빛은 따스합니다.
그러고보니 오늘 해야할 일이 뭐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아!
문안인사 드리는건 제쳐놓고 오늘은 어린 4대 제자들의 무공을 봐주기로 한 날입니다!
직감적으로 백월은 깨닫습니다.
아. 늦었다.
**
으악! 생생한 꿈 꿨다고 늦잠에 지각이라니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요??
두 손 마른세수 다음 발딱 일어난 백월은 대강 채비를 끝마치기로 했다. 화려한 자수 박은 도복으로 갈아입고, 성기게 머리 모아 묶어 고르고 고른 비녀 푹 꽂아넣고, 노리개 골라내는 것도 잊지 않고 신발도 쏙쏙 하나하나 정성스레 넣고... 가볍게 씻고 가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 음, 너무나 대강이어 눈물이 날 지경이다.
이래 봬도 너무 늦지는 않았다. 쫄래쫄래 약속 장소 다다른 백월, 빙긋 웃고는 어린 친구 머리 마구 쓰다듬으며 뒤에서 튀어나온다! 갑툭튀!
"늦었-다! 몹시 미안해 죽겠다, 다들 오래 기다렸어요?"
하고는 빤히 일동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오래 기다렸어...?
**
아이들은 추워죽을 것 같은 화산의 엄동설한에 내팽개진 채로 무려 반시진이나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
죽어버린 눈동자들 여럿이 백월을 향합니다.
...내가...내가 미안하다...
**
아이들은 추워죽을 것 같은 화산의 엄동설한에 내팽개진 채로 무려 반시진이나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
죽어버린 눈동자들 여럿이 백월을 향합니다.
...내가...내가 미안하다...
*
내가...내가 미안해...
같은 건 백월주 생각이고,
정작 백월은 아무 양심의 가책도 없는 양 빙그레 웃는 것이었다.
"음- 많이 기다렸나 봐, 그치, 수련이 너무도 하고 싶어 미칠 것- 같았어, 그치!"
미칠 것- 하며 톡 제자리에 안착한 백월, 빙글 일동 향해 돌며 손뼉을 짝! 활짝 웃었다.
"그 의지 내 잘 알았습니다, 그저 살피기로만 했지만 좀 더 기합을 넣어 무인답게 굳세게 가기로 할까요?"
#빡세게? 갈까?
**
"예!"
어린 제자들이 힘차게 외치지만 벌벌 떨면서 코를 훌쩍이니 딱히...용맹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훈련시키시겠습니까?
**
대답 소리 작다!!! 기합이 부족하다!!!
#용맹을; 넣어주기 위해; 무자비하게 갑니다 응애 애기 백월 자비 따위 몰라...
**
어린 제자들이 악소리를 내며 대답합니다!
음!
군기가 바짝 들었군요!
대-화산파의 제자들이라면 응당 이래야지요!
이 아이들은 속가제자들이라 더욱더 군기를 잘 들여놔야합니다!
**
"자세가 왜 이 따윕니까?"
"발은 이리 하고,"
발로 발 옮기기 신공!
"손은 이리 하고."
검 다시 쥐이기 신공!
"어허 그새 자세가 흐트러졌어요? 맨몸뚱이로 화산 정췰 쓱- 돌아봐야만 될까요,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진심으로 고민하는... 차가운 얼굴...
#화산 구경 함 때려?
**
속가제자들의 얼굴이 핼쓱해집니다.
험한 산세로 유명한 화산. 거기에도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화산파.
일류고수는 몰라도 속가제자들은 왔다갔다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고된 훈련입니다.
**
"화산 참 아름답거든요, 설중매 흐드러져... 암벽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다스려져..."
그 밖에도 어쩌고 저쩌고. 화산의 정취를 찬양하는 불길한 소릴 이어가는 김백월...
"자- 여기서 화산 유람 반대하는 사람 손!!"
하며 한 손을 번쩍 드는 것이었다.
천진하게...
#응애 애기 김백월 자비 따위 몰라...........
**
화산파 입구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기를 하시겠습니까?
**
#100이 죽는 선이라면 50의 강도 정도로 실시해용!(?
**
반정도 죽이는 수준으로 굴리기 시작합니다!
훈련을 합니다!
.
..
...
"크헥...꿰헥...께헤헤헥...."
속가제자들은 죽기 반보 전쯤입니다
**
힘들어하고... 고통 받고... 군기 꽉 잡힌 모습...
"힘들어요?"
가장 힘들어 하는 듯한 제자 곁으로 폴짝 다가간 백월이 생글 웃으며 물었다.
"...다시 자세 잡아볼 수 있겠어요?"
#아니 점점 납븐 색기가 되는 거 같아용 납븐 놈이 맞긴 한데???
**
속가제자들은 울상이 된 채로 자세를 잡다가..
쓰러집니다!
**
...........군기가 덜 잡혔나?
누구 할 것 없이 속가제자 다 쓰러졌다. 백월은 의아한 눈으로 고개를 똑 기울였다. 마치 단신으로 죄 해치운 무시무시한 초고수라도 되는 양 누운 제자 한복판에 우뚝 서서 말이다...
백월은 얌전히 쪼그라앉았다. 가장 가까이 있는 속가제자 어깨 잡고 좌우로 흔들었다. 쓰러진 사람 처음 보는 무지한 어린아이처럼 위기 의식 없는 모습이었다.
쪼물쪼물 볼도 주물러보고... 양 볼 붙잡아서 베-
웃긴 얼굴 됐다.
백월은 동그란 눈을 치떴다. 고민했다. 다음 놀이를 궁리하는 어린아이의 가벼운 마음으로.
어디 보자, 보통 이런 때는...
#일류라면 한 명 한 명 고이 침상에 모셔갈 수 있겠죵...?
찬 수건 얹어주며 살펴줘용... 나가 미안하다..
**
쓰러진 속가제자들을 방에 집어넣고 물 수건을 올려줍니다!
...뭐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
머리까지 식혀줬으니 뭐 어떻게든 되겠지???
백월은 적당한 자리에 걸터앉고는 발을 교차하며 흔들었다. 언제 깨는지 좀 기다려볼까?
#웨이팅...
**
기다립니다!
저벅저벅.
누군가가 이 곳으로 걸어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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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응당 앞서 맞아주는 법!
백월은 폴짝 내려오고는 도도도 문까지 다가갔다. 문 벌컥!
희게 미소한 얼굴!
#손님 누구???
**
짜잔!
사형이었지롱!
"아. 백월아!"
사형이 활짝 웃으며 인사합니다.
**
"사형!"
백월은 지체 없이 품에 뛰어들려 했다. 와락! 사형 안아볼래!
"백월이 보고 싶어 왔어요??"
쏙 고개 들며 자아 비대해진 소리도 던져보는 것이다...
#
**
사형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속가제자들을 가르친다길래 잘 가르치는지 왔지. 아이들은 그런데 다들 어디갔느냐?"
**
고개 끄덕임에 힛 웃은 백월, 사형 물음 듣더니 폴짝 뒤로 물러났다. 웃음이 티 하나 없다.
"박약하기 그지없게도, 다들 오래 견디지는 못했지요."
"하여 어디 있느냐면..."
사형 손 잡기 짠!
끌어당기기 짠!
문 활짝 열어 보여주기 짠!
"짠!"
짠!
#짠!
**
"...?"
사형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왜, 죄다 아이들이 고뿔에 걸려있느냐?"
**
?
"그들이 무르기 그지없기 때문이지요?"
#갸웃
**
"아직 어린 아이들이지 않으냐."
사형은 백월을 타이르듯 말합니다.
"아직 단전도 단단하지 않다. 너무 험하게 시키면 아이들이 크게 다칠 것이야. 너는 아이들이 그러기를 바라느냐?"
**
아직 어린아이들이다... 단전도 약하다... 험하게 굴리면 다친다... 아주 다친다...
백월은 사형의 말에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상처 깊은 만치 깊이 깨달음 얻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어쩌면 무공에 깊은 성취를 이룰지도 모르지요."
볼을 푸 부풀리지도 뚱한 얼굴 하지도 않았다. 순진한 무표정이다. 아무 감정도 없는. 백월은 그렇게 툭 대꾸했다. 저마다 앓는 속가제자들 아무렇지도 않게 눈에 담으며 말이다.
#이 스레는 사경을 헤맬수록 성장한단 말이야!!! 를 시전해봅시다.......(?
**
"아직 아이들이지 않느냐. 고강한 무공도 좋지만 제 또래 아이들과 뛰노는게 더 좋을 나이다. 너 또한 그렇지 않으냐? 조금은 부드럽게 대해주거라. 저 아이들도 결국은 네게 사형제들이나 다름없거늘."
**
백월은 오래 말이 없었다......
...
"뛰노는 것 즐겁긴 하지요?"
결론 내렸다! 백월은 다름 아닌... 뛰노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모든 고민을 훌훌 턴 양 미소했다. 그래, 얘들도 애기애기지, 뛰놀고 싶고 장난치고 싶을 게다, 묻지도 아니한 화산 정취 구경하는 것보다는 말이다. 어쩜 이리 단순할까! 금방 날아갈 결론을 내린 백월이 천진하게 사형을 올려다 봤다.
"깨달아 알았습니다. 하나 이미 지난 일은 어찌할 방도 없는즉 이제라도 돌보고자 하니... 나 어쩌면 좋을까요? 수건만으론 다소 부족한 성싶은데... 이불 갈면 되나? 요를 갈아야 하나...?"
입가에 손 얹고 곰인...
"아! 주전부리는 분명 필요한데."
일어나고 입 심심할 테니까... 본인 쉬이 아팠던 기억 되살리며 중얼거린 백월이 다짜고짜 사형 다시 보았다. 이렇게 보면 혹시 눈치채주지 않으려나...?
#주전부리 뚝딱 눈앞에 생겼으면 좋겠다는 뜻을...
**
사형이 한숨을 내쉬며 자리를 비웁니다!
주전부리가 화산파에.....는 없을테니 아래 매음현이나 매양현같은 곳에 가서 사오겠지요!
시간이 오래 걸릴겁니다.
뭐 한 1시간?
**
1..시..간....?
오너는 경악하지만 자캐는 아무 생각 없습니다. 그저 속으로 아싸를 외칩니다! 아싸! 주전부리!(???
다시 홀로 깬 자가 된 백월은 조용해진 주변을 둘러보았다.
음...
쟤 수건 흘러내렸네. 다시 올려주고.
쟤 수건 말랐네. 갈아 얹어주고...
이불 고쳐 덮어주고...
방안 따뜻한지 확인하고...
#보살펴용!
**
보살펴줍니다!
아이들은 색색 거리며 잘 자고 있습니다.
30분이 지났습니다.
나머지 30분은 어떻게 보낼까요?
스킵하실 수도 있습니다!
**
속가제자 덮은 이불을 아이 같은 손길로 몇 번 토닥거린 백월은 문을 틔우며 바깥을 내다보았다. 사형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
**
사형을 아무리 기다려보아도 왜인지 사형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
직접 찾으러 움직여보도록 합시다.
- 기연획득!
- 머선...머선129 왜 안 와.
백월의 눈이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바깥을 다시 살피고, 의아의 뜻으로 한번 데로록 굴려도 보고, 두 번 연속 깜박이고, 여전히 앓는 제자들을 돌아도 보고...
"...홀리신 것일까요."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렸다. 백월은 한 발짝 걷고, 등뒤 문을 조용히 닫았다.
#사형 찾아 삼만리! 떠나용!
**
백월은 사형을 찾아 우선 밖으로 나갑니다!
화산파의 제자들이 기거하는 숙소를 나가자 매서운 겨울바람이 볼을 한 번 핥짝이고는 떠나갑니다.
단애절벽과 그 위에 쌓인 눈과 살랑이는 칼바람들이 화산의 풍경에 현실감을 더해줍니다.
사형은 어디로 갔을지 한 번 생각해봅시다...
1. 사부님의 숙소
2. 본단
3. 그 외
**
사형은 주전부리를 구하러 갔다. 상식적인 판단으로는 하산하여 매음현 등지에 갔을 것이 분명한데, 그것이 매화검수나 되시는 분이 도통 돌아오지 않는단 말이다...
백월은 쌓인 눈을 따라 절벽을 올려다 보았다.
#"......본단?"
**
깎아지른 단애절벽 그 위에 존재하는 본단을 쳐다봅니다.
....백월이라면 올라갈 수 있을겁니다. 아마도요.
올라가시겠습니까?
**
"못할 것은 없지요?"
손을 툭툭 마주쳐 털며 총총 절벽에 향했다. 깎아지른 절벽... 어느 귀하신 분이 하찮은 사정에 일부러 갈아내기라도 하신 걸까 싶을 정도로 매서운 형세다.
#으악 아무것도 모르니 일단 질러본다 올라가봐용 으아악 손 다 헐겟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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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단을 향하는 깎아지른 절벽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본단을 향하는 길이 왜 이따구냐고 물으신다면, 이 정도도 올라오지 못하는 자는 화산파의 본단에 올라올 자격도 없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매화를 피워내지 못하면 하산도 못하는데 이거 너무한거 아닌가 싶지만.
중원에서 제일가는 검문 중 하나의 이름은 허투루 따낸 것이 아니니까요!
백월은 이를 악물고 절벽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기어서!
보통은 걸어서 올라갑니다. 물론 절벽에 발을 디디고 경공으로 달려가지만 백월은 그런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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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 산을 내려가기도 힘들어, 올라가기도 힘들어!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매화도 피우고 경신공도 익히고 말겟다고 이를바득바득가는백월주였다..................
#마저 다 올라가용!
**
마저 올라갈 때 쯤.
이 단애절벽에 자기 혼자 이상하게 삐죽 솟아나와있는 소나무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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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이요 벼랑의 소나무가 아닙니까."
백월은 어쩐지 빙긋 웃으며 소나무를 바라보았다.
"동자와 같은 모습, 십오 년은 되었으려나..."
소나무의 실제 나이 따윈 신경쓰지 않고 중얼거리며 그쪽을 향하는 길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어디 보자, 저기로 향하려면... 저 틈을 붙잡아야지. 발은 저곳에 디디고.
#영차영차 소나무까지 가봐용!
김백월의 뜬금없는 대사는 도연명의 요요송표매嫋嫋松標崖가 대강 인용된 거예용!
**
백월은 뜬금없이 나있는 소나무 쪽으로 열심히 기어갑니다!
...
소나무에 도착합니다!
소나무는 가지와 잎에 눈을 쌓아두고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휘이이잉...
그런데 왜인지...바람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은데요?
**
이곳에 온 이유는 단순히 감이 가고 싶다 타령을 해대서. 백월은 그리 깊이 사려하는 위인이 아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오감만은 멀쩡하니...
왜...
바람이 아래로 가지...???
#머리에 갈고리 하나...갈고리 둘... 소나무를 확 붙잡아 살펴봅니다
**
화악!
백월이 소나무를 치우니 절벽에 뜬금없이 웬 동굴이 하나 보입니다.
??????
**
"...높은 가지 어디 의지할 수 있으리..."
속삭이는 듯하다.
백월은 가뿐히 동굴에 몸을 들이려 했다.
안에 무엇이라도 있나?
#노바디??? 애니바디?????
**
동굴은 조용하고 어둡습니다.
무엇이 안에 있는걸까요?
**
hoxy 여기 검기는... 빛이 나나용???
#난다면 반쯤 칼을 빼들어서 검기상인... 아니라면 머쓱타드를 시전하며 그냥 벽을 짚으며 가늠해보기로 해용...
**
빛은 아주 미약하게 나는 편이지만, 딱히 도움이 되지는 않을 정도입니다.
벽을 짚으며 백월이 안으로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러자...저 멀리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
안력을 돋굴까 했지만 이미 보이는 빛!
백월의 백안이 잠시 둥글게 뜨였다. 걸음을 재촉해본다.
#빛을 향해 가용~~~
**
그 비싸디 비싼 야명주들이 벽에 일정 간격으로 붙어있습니다.
빛은 야명주에서부터 나오고 있었군요.
백월은 더 안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에는 서유기에 나오는 수렴동같은 광경이 펼쳐져 있었는데, 안에는 개울처럼 물이 흐르고 한겨울에도 나무와 꽃과 풀들이 피어있습니다.
온도는 적절하게 시원하군요.
거기에 사람이 살았을법한 흔적들...정자와 오두막이 보입니다.
하지만 기척은 없습니다.
**
"야명주를 깨트리면 어여쁜 머리장식이 될 텐데요."
???
헛소리와 함께 안쪽으로 파고들고 또 파고든 백월은 바깥의 엄동설한과 달리 시원하고 탁 트인 광경을 마주한다. 개울은 흐르고 꽃과 풀은 고개를 배쭉 들어올리고...
사람은 없거늘 정자와 오두막은 오도카니 서 있고.
"나 같은 귀인을 턱이 떨어지도록 기다린 것일 테지요?"
또다른 헛소리와 함께 광경을 눈으로만 담지 않고 거닐었다. 이 오두막, 문은 열리나?
#벌컥
**
오두막의 문을 엽니다!
거기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저 사람이 생활했을 것 같은 가구들이 보입니다.
탁자와 의자, 식탁....
그리고 화장대같이 생긴것 위에 올려져있는 보석함.
**
보...석...함...?
백월은 쫑쫑거리는 걸음으로 화려한 옷자락 휘날리며 다가갔다. 홀리듯이...
#화려함 좋아하는 놈이 보석함을 지나칠 리는 없지ㅋㅋ
벌컥!
**
벌컥!
보석함을 열자 거기에는 웬 보랏빛의 아주 작은 구슬같은 것이 하나 놓여져있습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군요.
...이게머야!
**
엥...엥 외 보석 ㅇ벗어!!!
"하다못해 사소한 장신구조차 있지 아니하군요......"
괜히 불을 푸 부풀리지만, 뭐 이것이야 괜한 이유로 한 구석에 자리한 진귀한 물건이겠는가? 백월은 조심히 구슬을 집어들어 느슨히 오두막 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에 비추었다.
타고난 영감이 속삭인다.
이것은 보석보다도 찬란하고, 장신구보다도 지귀하여 지나치기엔 잃을 것이 중다하다고.
어리석게도 말이다.
백월은 의자에 풀썩 앉았다. 그 생령生靈의 아귀를 쩍 벌리니 자옥紫玉이 단순간에 행적을 감춘다. 백안이 느릿이 감긴다.
#기연! 기연! 차분히 운기조식을 행해용!!!
**
백월은 그것을 삼켜버립니다!
화아아아아아악 - !!!!!
어마어마한 氣가 몸 속을 할퀴고 지나가는듯한 느낌입니다!
강렬한 기운은 몸 곳곳을 부술기세로 움직이다가 곧 천천히 느려지면서 하나 둘 단전으로 얌전히 모여듭니다.
화산파의 제자가 화산파의 영단 자소단을 취했으니 이는 당연한 일입니다...
긴 시간 동안 운기조식을 취하고 눈을 뜨자 단전의 내공이 매우 크게 증가해있습니다!
상태창이 변경됩니다.
【 백월 】
경지 - 일류
간극 - 초입
내공 - 75년/75년
세력 - 정파(구파일방 -5)
정신 - 2단계
명성 - 3단계
재산 - 은화 50
인물 호감도 - 3
정신타격&부상 - 0
도화전 - 0
강점 - 옥골선풍(-3)
약점 - 종합병원(+2), 약골(+1)
무릉도원 물품 - x
- 그래서 주전부리는?
마나통이 꽉꽉 찬 기분이 든다. 좋은 기분이다!
백월은 홀로 빙긋 웃으며 보석함을 고이 내려뒀다. 그런데 진짜 없나? 뭘 말하냐니 그것들 말이다...보석...장신구...아무튼 화려한 것들...
#마저 둘러봐바용! 업으면 나가자! 오두막!
**
화려한 것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쉽게 되었군요!
일단 백월은 오두막에서 나갑니다.
**
힝구야......
"안색을 살피고, 정기를 머금는다면 마음속 품은 뜻 밝게 빛니리다..."
백월은 노래하듯 중얼거리며 오두막을 나왔다.
어린 시선이 톡 옆으로 비꼈다. 정자는 어찌 저 자리 가만스레 머물러 있나?
#쫑쫑 정자에 올라가며 살펴 봐용!
**
정자에 올라갑니다!
정자에서는 왜인지 매화꽃 향기가 나는 것 같습니다...
촤락...촤락...
황금빛 잉어가 못 안에서 홀로 멋지게 헤엄치고 있습니다.
**
"황리黃鯉야, 너 외롭지는 않느냐."
울타리에 양팔을 겹쳐 올리며 고요히 못을 내려다 봤다. 아이같이 청량한 음색이 던지는 것은 대수 아닌 물음 단 하나. 하얀 눈을 미련없이 깜박이며 매향 도는 정자에 꼭 작은 몸을 내맡기듯 싶었다.
#집에 온 듯한 매향.... 아늑.....
**
아늑한 공간에 오래있었지만.
이제 슬슬 나가봐야할 시간입니다!
사형이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
2차 힝구야.
먼저 늦기도 한 만큼 귀엽고 깜찍한 하나뿐인 사제가 늦은들 별말 못하겠지?
발칙한! 생각을 하며!
백월은 훌쩍 일어서고는 동굴을 쏙 빠져나가기로 했다.
#마저 절벽을 오르면 되겠지? 아니면... 내려가야 하나...?
**
절벽을 마저 올라갑니다!
사형은 그 곳에 있었습니다!
뭔가 조금 난감한 얼굴을 하고 있군요. 아직 백월이 올라온 것을 눈치챈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얼렐레, 어쩐 일이람.
#횹 숨고는 사형이 뭘 하는지 몰래 볼 수 있다면 봐봐용...?
**
백월은 숨습니다!
"이걸 어쩐다..."
주전부리를 얻어오겠다던 사형은 난감한 얼굴로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주전부리가...없어...?
**
주전부리가...없어...?
바보처럼 눈을 땡그랗게 뜨고, 눈을 땡그랗게 깜박이던 백월은 홱 하고 숨던 곳을 벗어났다.
"사형!!"
송곳니를 드러내며 활짝! 백월은 세상 천진하게 웃으며 사형에게 달려들어 안기려 했다.
"심심풀이로 올라봤는데 설마 사형이 있을 줄은 몰랐어, 예까진 어쩐 일이세요? 주전부리는 어쩌셨고??"
백월은 한술 더 떠 까치발을 뜨며 사형을 똑바로 올려다봤다. 눈 땡그랗게 뜬 환한 미소!
"네??? 주전부리요!"
#주전부리는????
**
"앗."
계민청은 굉장히 난감한 얼굴로 백월을 바라봅니다.
...
주전부리는...........
웬 새들에게 빼앗겨버렸습니다!
"미안하구나. 갑자기 새들이 달려드는 바람에..."
**
"그렇다면 너절한 미물들의 목을 비틀고 날개를 잡아 꺾어 다시는 어리석은 짓을 못하도록 하면 되지요. 어찌하여 그리 망설이십니까?"
백월이 눈을 치떴다. 정작 자신은 움직이지 않고 심지어 말한 뒤론 입을 딱 닫은 것은 사형이 이러한 발언에 일침을 얹은 수다한 순간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얹을는지 싶다. 백월은 대수가 아닌 일에 삐치듯이 볼을 폭 부풀렸다. 마음만큼은 당장이라도 날개 달린 것들의 몸뚱이를 돌흙처럼 부러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속가제자들이 아까워 할 것입니다."
물론 나도...
#꿍얼...
**
백월이 그리 말하자 계민청은 엄한 표정을 짓습니다.
"백월아. 도사로서 수련하는 자가 그리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내 몇 번이고 이르지 않았더냐?"
아아...사부님의 잔소리가 사형에게도 옮은걸까요?
사제가 아주 그냥 똑같습니다..똑같애...
백월은 그 자리에서 무려 30분이나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아까워 할 수는 있겠구나. 하산이라도 잠깐 해서 사오는게 나을듯 싶은데 어떠하더냐?"
**
사부고...사형이고...똑같애...
둘 다 나만 미워해...
어른들은 더러워...!(?)
"응, 좋아!!!"
기쁜 제안에 앞선 잔소리는 거짓이었단 양 백월이 환히 웃었다. 그러다 어라, 하며 입가에 손가락을 얹고 고개를 갸웃거린 것이었다.
"하산 하니 그렇습니다. 사형은 으레 매음현 따위에 하산하였을 것이라 여겼는데 정작은 반대로 이곳 높은 본단에 올라와 계셨던 겁니다... 본단에 주전부리를 구하러 간다는 것이 조금 웃기기도 한데, 어찌 이곳에 계셨던 것이죠?"
실제로도 주전부리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가. 도대체 왜?
#응 좋아! 근데 내 의문은 해결하고 "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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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야..."
계민청은 살짝 떨떠름한 얼굴로 대답합니다.
"여기가 더 가깝지 않느냐."
...무림인들의 거리감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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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신술 급 다시 마려워지네..........
백월은 그러하시군요, 하고 묘하게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아무튼... 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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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월과 계민청은 매음현에 도착합니다!
어? 왜 한 번 왔던 것 같죠?
"오랜만이구나. 이 곳도."
계민청은 하하 웃으면서 곧장 먹거리들을 파는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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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탓이겠죠(?).
백월은 총총총 사형을 뒤따라 나섰다.
"어쨌든 이리 하산하게 되어 기뻐요. 넓적하고 단단하여 부러트려 먹을 수 있는 것도 좋고, 산사나무 열매에 끈적한 것을 굳힌 것도 좋겠습니다......"
이름들이 뭐더라?
#재잘재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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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를 말하는 것이냐?"
계민청이 길을 걷다말고 건너편의 가게를 가리키며 묻습니다.
달콤한 냄새가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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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맞아요!"
백월의 눈에 이채가 감돌았다.
"제 몫은 물론이요 아이들 몫까지. 전-부 사형이 책임져주시는 것 맞죠?"
그렇게 말하며 사형의 등을 툭툭 밀려 했다. 어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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