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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

last modified: 2020-09-16 22:55:47 Contributors

살기 위해. 죽이기 위해. 나는 그걸로 살아갈 뿐이야.

이름 비우 (悲雨)
나이 21
성별
출신 펜리르



1. 외모


173cm / 키에 비해 마른 체형

"그래. 너를 이야기해보자."
서쪽으로 스며들어 가는 노을을 그대로 담아 놓은 것 같은 그런 색의 머리는 얇고 가늘기 짝이 없어서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흔들리기 마련이었지만 너는 네 머리카락을 땋거나 묶기보다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쪽을 택했나. 길이는 그렇게 길지 않아서, 날개뼈 언저리에서 멈춰 있었고 앞머리는 네 왼쪽 눈가를 가릴만큼 길게 길렀는데 네 행동에는 거침이 없었으니 움직임에 큰 불편함은 없는 모양이다.
여성인지 남성인지 첫인상만으로는 분간하기 힘들었지. 반듯한 콧대와 얄팍한 입술, 유려하게 아래로 흐르는 눈썹은 살짝 짙었고. 그 탓이었나. 아니지. 움푹 패여서 그늘이 지는 네 특유의 눈매 때문이다. 쌍커풀도 없는 네 눈매는 그 끄트머리가 길게 뻗어가는 특유의 곡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곡선은 완전히 둥글지도, 날카롭게 치켜올라가지도 않는 모호함이 보였으니까. 속눈썹은 머리색과 같았지만 그늘이 지는 눈매 속에서 빛을 보이는 건 눈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옥색의 눈동자 뿐이여서 매서워 보이기도 하겠다. 퍽 곱상하게 생겨먹기는 했는데 그 매서운 눈색과 꽉 다물려서 올라가지 않는 입술 때문에 더욱 그러했나보다. 피부는 하얗게 빛났다. 투명하지는 않아서, 핏줄이 보이진 않았지만 종종 네가 이를 꽉 물었을 때 턱 관절에 유일하게 퍼런 핏줄이 드러났을테고.
그래, 너는 말라보였다. 오른쪽 소매에 전부 피안화가 붉은색으로 수놓아져 있는 검은색의 두루마기식 반코트의 품이 넓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네 키에 비해선 지나치게 말라보이는 체형이였다. 아니, 아니다. 진실로 너는 키에 비해 많이 말랐다. 여성인지 남성인지 알 수 없는 첫인상은 아마 그 코트를 걸치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이유가 되겠지. 검은색이 네 트레이트 마크인지 코트 안에 입고 있는 탱크탑이나 핫팬츠 또한 검은색이었다. 오른쪽 허리춤에는 무언가를 끼워넣을 수 있는 가느다란 개조 홀스터를 착용하고 있었고 말이야. 거기에는 늘 길다란 검은색의 곰방대가 끼워져 있었다. 물론, 투척용 단검 너댓개도 같이 들어 있긴 했지만서도. 얼굴에는 어떤 흉터나 흠집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 드러나있는 복부와 허벅지, 허리 뒤편과 코트의 길게 빠진 소매 아래에서 보이는 왼손과 손목까지. 드러나 있는 모든 신체 부위에 크고 작은 흉터들이 가득 보였지. 흉터가 어째서 생겼는지 묻지 않는 걸 좋아했어. 안그래? 아아. 맞아. 잊을 뻔했군. 네 흉터가 가득한 오른편 옆구리 선을 따라서 M-740 이라는 일련번호가 길게 새겨져 있었다. 그 일련번호를 교묘하게 피해서 흉터들도 존재하고 있었고.

2. 성격


감정표현이 없어보이는 인형 같지. 생김새에서 보이듯이 너는 웃음이나 미소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늘 무표정이었다. 말이 허락되지 않은 곳에서 나고 자란 탓인가. 너는 표현에 인색했고 서툴렀고 또한 동시에 말이 극도로 적었다. 무례하지는 않아서 다행이지. 예의와 예절, 타인과의 교류에서 지켜야하는 것-사교성 같은-들은 뒤늦게 배웠기 때문에 타인과 같이 있으면 긴장하기 마련이었고. 게다가 어린애 같은 호기심은 잔뜩 있어서 관심이 많기도 했지. 모순적인 아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미쳐버리지 못해서 미치고 싶어서 안달난 것처럼 굴기도 했다. 아주 가끔. 네가 지독한 무언가에 시달린 뒤면 조금 더. 조용하고 과묵한 것처럼 보여도 너는 어렴풋하게 다정하기도 했을거다. 사람을 좋아했나? 좋아하기는 하나 꺼릴 뿐이었을테고. 명확한 건 너는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3. 이능


《독 안개》
손끝이나 손에서부터 일렁거리며 피어올라 너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네 회색빛의 안개는 상대의 시야를 가릴 수도 있을 정도로 짙었다. 하지만 그게 네 안개의 모든 것이 아니었다. 네 안개는 상대의 숨을 서서히 졸라서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독이 든 안개였다. 서서히 숨이 막히게 하는 네 독안개는 네 손에 의해서만 보여지고 만들어낼 수 있었다.

4. 관계


5. 기타


너는 기사였다. 그래, 너는 기사였었다. 그것도 제우스의 기사였고 그때의 나이는 17세였지. 제우스의 기사로서의 생활. 이 주제에서 너는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아 이런. 어찌됐든 네가 펜리르 출신이라는 걸 알게되면 네 몸의 흉터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었지. 어째서 펜리르 출신이 제우스의 기사가 되었을까? 헤르메스의 변덕 때문이었나. 아니면 너라는 존재가 쓸모없어서? 모를 일이지. 그렇기에 너는 네 과거를 말하길 꺼려했다. 일련번호는 가리지 않으면서 말이야.


사람이 없는 밤, 너는 가끔 긴 곰방대를 꺼내 입에 물고 연초를 태웠다. 너는 밤에 잠들지 못했던가. 밤은 너에게 악몽이었다. 자려고 누우면 식은땀에 젖어 일어나기 일쑤였지. 안타깝게도. 그 덕분에 너는 수면이 극도로 짧았다. 평균 2시간~4시간 정도.
네가 걸치고 있는 코트의 오른쪽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맞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뜬금없지만 네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너는 빈말로도 좋은 목소리라고 할 수 없었다. 쇠를 긁는 것만큼은 아니나 거슬리는 탁함이 있었다. 잔뜩 울고난 뒤의 목소리, 그래 그렇게 설명하는 게 좋겠네. 너는 잔뜩 울어 쉬어있고 탁하게 잠긴 목소리를 가졌다. 가끔 모래알처럼 버석하고 건조하기도 했지.

태어난 날을 모르고 있어서 생일이 없다. 또한 너는 부모도 없었지. 혈혈단신 너는 혼자였다. 명확한 그 목표에 너 혼자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너는 신체능력이 뛰어나다고는 하지 못했던가. 기사 출신치고는 근력은 부족했다. 다만 몸놀림이 날래고 가볍기는 했기에 기사라고 믿을 수는 있었다. 네가 안보인다면 나무 위 같은 높은 곳을 보도록 하자. 그곳에 네가 있을테니. 그 날래고 가벼운 몸놀림을 이용해서 너는 단검을 사용해서 치고 빠지는 공격을 주로 했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이능 때문인지 레지스탕스에 들어온 이후로는 투척 단검을 사용하는 걸로 바뀌었다. 그래도 여전히 단검을 사용하는 건 익숙했다.

호기심이 많은 성격 탓인지 너는 기웃기웃거리면서 뭔가를 구경하거나 보는 걸 즐겼다. 손으로 만드는 것도 좋아했던가? 아- 그래. 음식이나 취미 같은 거라? 네가 좋아하는 음식?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건 모두 좋아했고 취미는 위에 말했듯이 구경이었지. 정확히 말하면 꽃구경, 달구경을 좋아했어. 밤을 싫어하면서 달은 참 좋아하는 게 웃기기는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