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odified: 2016-02-02 05:39:56 Contributors
" 미안해요, 널 다치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어요. "
이름 : 아인 펠리스
나이 : 28
성별 : 남
소속 : Wraith(현장)
새까만 흑발의 제비꽃색 눈. 눈을 덮지 않는 길이의 앞머리와, 뒷목을 좀 넘는 뒷머리는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다. 뒷머리는 꽁지머리로 살짝 묶고 다니는데, 옆머리가 늘 상 흘러내려온다. 약간 내려온 눈매, 늘 살짝 올라가 있는 입술. 기본적으로 다정하고 선한 인상이 뇌리에 박히는 호남형의 얼굴은 미남이라고 하기엔 더 어려보이고, 미소년이라고 하기엔 더 성숙해보인다. 나이가 무색한 소년과 갓청년의 사이.
키는 174cm, 마른 체형. 근육이 우락부락하게 있다기 보다는 안 보이게 있다. 옷으로 가려져있으니 당연히 안 보임. 피부는 희지만 완벽하게 희다 보다는 햇빛에 그슬리기도 한 하양. 손에는 오랜 시간이 지난듯 보이는 화상흉이 가득하며, 검으로 인해 굳은살도 살짝 자리한다. 팔이나 손, 등에도 검상같은 게 꽤 많이 보이는 편. 특히 등에는 사선으로 길게 내어진 화상 자국이 선연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실생활에 어려움은 없지만 누구와 손이 닿는 것을 꺼려한다. 그래서 손을 잡았다가도 빨리 놓는 편. 흉터를 제외하면 손은 섬섬옥수로 예쁜 편이다. 길고 곧다.
복장은 어딘가 부족한 정장차림. 주로 검은 바지에 흰 셔츠, 그 위에 코트나 자켓을 입는다. 잘 벗지는 않는데 그건 팔이나 등같은 곳의 상처가 보이거나 바람에 쓸리기 때문. 오래된 상처라 아프진 않은데 의식은 한다. 오른쪽 약지에 은반지를 끼고 다닌다. 손과 발이 늘 찬데, 그냥 피부 전체가 서늘하다고 하는 게 맞을 듯 싶다.
능력의 탓인지 기본적으로 불 자체를 잘 다룬다. 색에는 제한이 없어 온도조절이 가능하지만 불 자체로도 뜨거운지라 발화점을 높이지만 않으면 그게 다행이다. 사정거리는 최대 40~50m 정도, 세기는 발화점에 따라서 조정이 가능하지만 강철을 한 번에 녹인다던가 숲 하나를 몽땅 태우는 건 불가능. 불의 용도는 대부분이 공격으로 이루어지지만 간혹가다 저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막으로도 사용. 능력으로 발화된 불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불에 닿아도 아무렇지 않다, 보통은.
언급했듯이, 두껍고 커다란 강철을 한 번에 불태우거나, 숲 하나를 한 번에 태워버리는 광범위한 것엔 불가능. 또한 비가 내리는 날에는 능력 사용이 불가하여 무능력(...)하며, 그 세기가 심해지면 심해질 수록 컨트롤과 절제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제가 화상을 입기도 하고, 가까이있던 타인에게 원치 않은 피해를 줄 수도 있다.
겉모습이나 기본 성격과는 달리 전투시에는 터무니 없는 과격함을 보인다. 눈 앞에 적의 유혈이 흩뿌려져도 덤덤해 마치 딴 사람을 보는 것 같기도.
검 하나를 허리에 차고 있다. 검술 실력은 나쁘지 않다. 좀 병약한 편이며 추위를 굉장히, 아주 많이, 필요 이상으로 탄다. 남들에게는 그렇게 썩 춥지 않은 날에도 한겨울인 양 외투를 껴입고 오거나 목도리를 하고 온다고. 감기도 자주 오고, 겨울이 가까워지면 챙겨먹는 약도 많아진다. 반대로 여름엔 땀 한 방울 안 흘릴 정도로 더위에 아주 강하다. 사계절 중 유일하게 능력 없이 튼튼한 계절. 이 즈음엔 얼굴에 더 생기가 도는 듯. 능력의 탓인지 그가 누구와 같이 동행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렇다 할 친구도 없고, 같이 만나는 사람도 없다.
스타시티 출신.
능력은 원한다면 어디에서든, 어떠한 방법에서든 나타난다. 그 외의 검 한 자루.
과거사
알려진 바 없다. 제법 오래된 날 부터 언제부터인가, 어느새인가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Wraith에 녹아들었다는 것 밖에는.
스레 내 행적
- End of the day
네가 이제와서 뭘 할 수 있다고. 병신. 병신! 귓가를 찢을 듯한 비명어린 목소리. 네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흐려지는 시야. 작아지는 숨결. 제 살결에 옮겨붙은 불을 타고 흔적을 남기는 거무스름한 자욱. 이딴 게 통할 리가 없는데 나는 왜 발버둥을 쳐? 왜 발악을 해. 아인. 아인. 사랑하는 동생. 네가 날 죽였잖아. 네가. 네가 그때 날 잡아주기만 했었어도. 소년은 우악스러운 눈빛으로 어둠 속에서 자신을 밝히고 있었다. 당신의 거짓말을 조금만 내게 주세요, 친절한 손가락들과 입술을 배신하고. 나는 당신을 믿었다. 형을. 알아. 다 내 잘못이야. 용서해줘. 미안해. 미안해. 사랑해. 아인은 견딜 수 없는 마음에 두 손으로 얼굴을 부여잡으며 땅에 얼굴을 처박았다. 손 안에서 눈을 질끈 내리감으니 감정이 흘러내렸다. 감정은 뺨을 적시고, 손을 적시고, 손가락 틈새로 새어나왔다. 아인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이같은 오열. 울음소리. 서글픈 존재같다.
불에 휩싸인 아인은 무언가 변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아 아아아. 비명을 지르고 소리를 질러대며 간질 환자처럼 발작을 일으키듯 온 몸을 떨었다. 나는 언제까지고 죄인, 죄인, 거지. 아웃사이더. 곧 사라질 것. 어느 것이라도 좋아. 그저 내가 살고 있었음을 누군가 알아주기만 한다면. 누군가 기억해주기만 한다면. 날개가 찢긴 한 마리 물새. 그 어디로든 갈 곳 없어. 창공은 푸르고 저 바다 끝없어. 찢겨진 날개 펼치지 못해 갈 수가 없어. 망망한 바다, 물새 한 마리. 벗 없이도 자유로운 새. 어디쯤 왔나, 보이지 않아. 떠나온 곳도 가 닿을 곳도 보이지 않아. 난 어디.
각성.
아인의 어깨에서부터 날개처럼 불꽃이 크게 터져나왔다. 곧 아가씨의 비명이 들렸다. 아인이 천천히 수그렸던 상체를 일으켰다. 땅에 주저앉은 모습으로 천천히 하늘을 바라본다. 내려놓음. 내려놓음. 모든 걸 다 내려놓고서. 적어도 시간 끌기는 충분히 했어요. 나 잘했어? 그럼 칭찬해줘. 날개처럼 피어올랐던 불꽃이 아인을 집어삼켰다. 저는 분명 불을 지배하고 있었을 텐데. 이런 것 따위 아무렇지 않았을..... 누에고치처럼 자신을 둘러싼 채로 타오르는 불 안에서 아인이 희미하게 웃는다. 깊고, 어둡고, 텅 빈. 텅 빈. 텅 빈. 망망한 바다를 목전한 채 멍하니 주저앉아 있다가, 흐느끼는 듯 억눌린 신음과 비슷한 웃음을 짓는다. 욱, 욱 하고 속에서 치받는 소리에 가슴이 먹먹하고 아랫배가 뜨겁다. 저 세상 끝 그곳엔, 행복 그런 게 있을까. 나 언제까지 그 속에서 허우적거려야 하나. 조금 더 있고 싶었을지도, 살고 싶었을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조금은 도움이 됐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은 적어도 위로의 동반자가 됨이리라. 보랏빛에 또 한 번 감정이 차오른다. 아인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밤은 영원하다. 그리고 옛날에는 밤이 훨씬 더 길었던 것 같다. 무슨 희미한 냄새가 난다. 그것은 아마도 너무 희미해서 감미로운 이별의 냄새이리라. 꽃이 멎었다. 쏟아짐이 그치고, 숨이 멈췄다. 그대로 숨이 멎었다. 어디선가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인 펠리스.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거라곤 아지트 주변에 나뒹굴던 날 사라진 검 손잡이 뿐이었다. 그것 뿐이다.
6스레 이벤트 내 전투에서 사망하였다. 스레의 첫번째 데플이기도 한 죽음.
아인의 사망에 따라, 캐릭터를 추모하는 여러 레스가 올라오기도 했다. 또 그 다음 스레의 부제가 된 '긴 낮'은 아인에 대한 추모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