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백 ¶
- 라사(2th476)
지금이 아침인지 밤인지조차 구별할수 없는 방. 넓지만 혼자뿐인 이 쓸쓸하고 적막한 공간안에 나는 멍하니 앉아있어. 나를 괴롭히는 아이들도 없지만 나를 아프게하는 어른들은 있다. 그래도 그 애들보다는 훨씬 나은것같아. 내가 달라고 하는건 뭐든지 줘. 맛있는것도 주고 장난감도 주는걸. 매일매일 주사기를 보거나 가위나 칼을 보면 조금 무섭고 아프지만 그 뒤에 달라는건 무엇이든 주니까. 매일매일 친구들에게 괴롭힘당하고 맞는것보단 훨씬 좋아.하지만 여기엔 엄마가 없어. 날 따뜻하게 꼭 껴안아주던 엄마가 없어. 무릎위에 머리를 올리면 상냥하게 귀를 파주셨던 엄마가 없어. 언제였지? 내가 엄마를 볼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어쩐지 이상한 표정으로 하얀 옷을 입은 어른들이 나를 보더라. 나는 볼수 없다는걸 알고 조금 슬펐지만 참았어. 내가 달라고 했던건 무엇이든 주었으니까 분명히 엄마를 볼수 있게 해줄거야. 다시 한번 엄마에게 꼭 안겨서 잠들수 있을거야.
" 엄마.. "
가끔씩 너무나도 넓은 이 방이 이상하게 느껴져. 엄마랑 살던집이 잘 기억이 나지 않게 되었어. 여기에 와서 몇밤이나 잤는지 기억도 잘 안나. 열밤은 넘게 잔것같은데 잘 모르겠어. 아 참! 그리고 여기에 집에 있던 티비랑 책상도 있어. 그런데 똑같은것만 나와서 재미없어. 게다가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고. 이 방에 창문이 없는건 다행이야. 친구들이 돌을 창문에 던져서 깰수 없다는게 정말로 다행이야. 그때 엄마가 날 아주아주 이상한 표정으로 봤었어. 눈이 빨갛게 되더니 유리조각을 치우셨는데 나도 같이 치우려고 하니까 위험하다면서 혼자 하셨지.
점심을 먹고나서는 나갈수도 있다는데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나가기 무서워. 또 돌을 던지거나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자를까봐. 어른들이 하는것보다 아프지는 않은데.. 오히려 어딘가 깊숙한곳이 더욱 아파. 가슴 근처가 답답해지고 눈에서 물이 막 흐르게 되더라. 그리고 여기에서 내 이름은 라사가 아니라 ' 66번 ' 아니면 ' 넘버 66 ' 정도로 불리는것같아. 내 이름은 라사라고 말해준적이 있는데 못들은것처럼 날 계속 66이라고 불렀어. 다른 아이들도 그럴까?
나는 오늘도 이 방에서 잠들어. 이제 혼자서 잘수있을만큼 컸으니까 엄마도 날 칭찬해주실거야. 기쁜마음으로 잠을 자야겠어. 내일은 한번 아이들과 만나보고 싶기도 해. 하지만 역시 무서운걸. 일단은 졸리니까 잠을 자려고. 안녕.
- 이사벨(2th426)
11/16
" Happy birthday to you 따단 따단 따아단! "
신나는 노랫소리가 울려퍼졌다. 11월 16일. 오늘은 내 생일이다. 11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나에겐 생일 케이크도 없고 촛불도 없다. 그렇다고 기죽을 이 이사벨이 아니지. 응응, 그렇고 말고. 혼자서 굳은 다짐을 새기던 그녀는 오히려 이 추악한 세상에 발악하듯 더더욱 맑게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다. 생글 생글 거리는 미소와 붉은 볼 그리고 살짝 휜 눈모양과 눈썹선은 앙증맞기 그지없다. 정말 행복해 보이는 얼굴. 이날을 기다렸던 걸까? 나름 곱게 빗은 머리와 깔끔한 병실내부가 도드라진다. 선물을 줘야지. 소중한 목걸이를 빼서 새부분에 입을 맞춘다.
" 오빠, 오빠!! 고마워. 5년이나 나랑 함께 있어줘서. 아, 이제 6년 째구나? "
다섯살때 본 얼굴이 마지막이지만 그때의 분위기는 아직 생생했다. 따스함, 든든함, 자유로움,포근함. 아아 좋다. 앞으로도 내 기억에서 잊혀지지 말아줘. 목걸이를 손에 쥐고 막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 창가로 다가간 그녀는 눈을 감는다. 세상 모든 감탄사로도 묘사될 수 없을 빛이 밝다. 서서히 추억들이 되새겨진다. 나의 기억들, 나의 행복들. 오늘 내게 주는 최고의 선물. 그날로 돌아가는걸 허락해줘.
배고픔도 모두 잊고 행복한 물결에 몸을 맡겼다. 따스한 햇살이 얼굴을 요리조리 비춘다.
" 응, 알았어. 행복해 질게. 걱정마. 내삶을, 살게. "
누구에게 말하는 걸까. 긴 속눈썹이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더길게 길게 무언가가 얼굴을 덮었다. 간지러워라. 미소는 여전히 입가에서 떨어질 방법을 못찾았다. 그러므로 계속 맴돈다. 언뜻 언뜻 밝아졌다가 슬퍼졌다가. 빛에 따라 바뀐다.
- 라사(3th119)
나는 점점 아이들이 줄어가는걸 알게되었어. 그리고 우리가 무슨짓을 당하는지도 대충은 알것같아. 어떤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실험인것같아. 왜 몰랐을까, 왜 이런걸 진즉 알지 못했을까. 라고 나를 탓해보기도 하지만 미리 알았더라도 어떻게 하진 못했을꺼라는걸 알고있어. 알고있으면서도 참을수 없는게 있어.
엄마를 다시는 볼수 없다는걸 알았어. 난 그날 울었어. 엉엉 울었어. 창문도 없었어. 문도 꽉 닫혀있었지. 아무도 없었어. 이제 평생 혼자 있어야한다는 괴로움에 나는 울었지. 버틸수 없었어.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해줬고, 앞으로도 날 사랑해줄 엄마를 만날수 없다는게 나는 슬퍼서 울었어. 그리고 그날은 기억이 없어. 정신차려보니 나는 바닥에 누워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나는 알수 있었어. 전에 느꼈던 무력감을, 입맛이 없고 힘이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그건 절망이였어. 그래. 지금와서 알았지만. 그때부터 나는 알고있었나봐. 인정하기 싫었을뿐이고. 나는 그날부터 아이들을 만나는게 두렵지 않았어. 지금도 마찬가지야. 오히려 더욱 만나고 싶어졌어. 이건 대체 무엇일까? 티비랑 책에서는 이걸 갈망, 집착이라고 하는것같은데, 잘 모르겠어. 누군가에게 물어보면 알려줄까.
나는 얼마 남지 않은 아이들을 둘러보기로 했었어. 하지만 역시 아이들을 보기도 힘들었어. 다들 실험의 후유증때문인지 쉬고 있었거든. 나도 상당히 아프지만 못움직일 정도는 아닌데..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왔어. 조용히 책을 읽고 나온것만 나오는 티비를 봤어. 그리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지.
나는 라사.
" 내가 누군지 "
사랑하는 엄마, 이리스의 아들.
" 잊지 않을거야. "
설령 내가 여기서 죽더라도.
- 이클립스(3th165)
IF-광천사
" 성스러운 검은 죄를 가르고, 이 성스러운 다른 검은 악을 가르리라. "
조곤조곤; 한 소녀가 고개를 숙이고 걸어나와요. 주변에 서리는 한기가 목을 부드러이 감싸 간지럽혀요.
소녀의 양 손에 들린 검은 투명하지만, 하늘빛이 맴돌았어요. 소녀는 방긋 웃었어요. 언제나와 같이 천사처럼, 모두를 신으로 이끌던 천사처럼요. 검이 눈가루가 되어 휘날렸어요. 그리고 소녀의 등 뒤로 마치 악마가 펼치는 날개처럼 얼음으로 된 가시들이 튀어나왔어요. 눈가루들이 그 가시에 옹기종기 달라붙어, 천사처럼 깃털이 만들어져요. 얼음으로 만들어져 한없이 차갑고, 예전의 포근함따윈 없다는듯이.
소녀가 고개를 당당히 치켜들고 즐겁다는듯 입을 열었어요.
"회개하라, 배교자들아. "
손에서 다시 검이 생겼어요.
" 이 내가 직접! 너희의 죄를 사할테니.. 쓸데없는 기도따윈 필요 없을것이다. "
나는 웃어요.
" 나는 신의 대리인, 내 말이 곧 신의 말이노라! "
- 세이레나(3th177)
IF-인간화+흑화
티끌 하나없이 하얀 방 안에, 색채를 가진 것이라곤 한쌍의 남녀 뿐이었다. 여자의 팔은 한없이 가녀렸지만, 그 손에 목을 잡힌 남자에겐 결코 그리 느껴지지 않을 것이었다. 여자는 환하게 웃으며 눈앞의 연구원을 벌레를 보듯 내려다 보았다. 그녀의 웃음은 꽃처럼 아름다웠으나, 남자에게 향하는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 왜? 아파? "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돌아오는 답이라곤 신음소리 밖에 없었지만,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
" 그치만.. 이런 걸 원한 거 아니었어? "
그녀의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가자, 목졸린 남자는 몸을 뒤틀었다.
" 너희들이 바란, 인간을 뛰어넘는 괴물. "
여자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조소를 떠올렸다.
" 만들어 냈잖아. 자, 기뻐해야지? "
순식간에 그녀의 옷 속에서 날카로운 칼이 튀어나왔다. 그녀의 손이 풀어짐과 동시에, 그 칼이 남자의 목을 갈랐다. 볼일을 다 본 듯 일어서려던 그녀는, 무슨 생각인지 다시 앉더니 순수한 얼굴을 가장했다.
" 있잖아, 있잖아. 나도 너희들한테 번호를 붙였어. "
그녀의 칼이 죽은 남자의 몸뚱이에 번호를 새겨넣었다.
" 넌 No. 28이야. 잘 기억해 둬. "
시체 앞에서 대화하듯 자연스레 얘기하는 그녀의 모습은 흡사 악마와 같았다. 이번에야말로 몸을 일으켜 돌아선 그녀의 옷 사이로, 불로 지진 듯한 흉터가 보였다. 쇄골 바로 밑에.
" 난 세이레나, 세이레나 프레이스. "
마지막으로 남자의 시체를 흘긋 쳐다본 여자는 방을 나섰다.
" 알았지, 28번? "
세이레나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머리칼은, 이제 새빨간 색을 띄고 있었다.
- 이리일(3th181)
Birthday
기억을 잃은 뒤로 4년째
지금은 생일인 1월 21일이다
여전히 기억은 되돌아오지 않았고 지금의 상황도 달라지지 않았다
1년 1년 지날때마다 무언가 바뀔까-하고 기대해 보아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기에 이제는 기대하는 것도 포기했다
하지만 이제 곧 무언가 일어날것만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안좋은 일이든(지금보다 나빠지는건 쉽사리 상상할수없지만) 좋은일이든(여기서 나가는것?) 어떤일이든 무언가 일어날것은 확실하다
어째서 확신하는가를 물으면 할말이 없다 그냥 그저 그런 느낌이 들뿐이다
그렇다해도 그 일어날일에대해 희망을 가지거나 하진않는다
희망-하니까 예전에 읽었던 '꽃들에게 희망을' 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예전에 딱한명에게만 말해줬던 내생각
혹시나 그것이 일어나는걸까?
그때 나는 나비가 된다고 하였나?
...지금와서는 과연 그나비가 될수있을까하는 의문이든다
베개덮게를 벗겨 종이한장을 꺼내든다
그 종이에는 나비두마리와 뒷장엔 벌레들이 서로의 몸을 뒤엉켜 탑을 만드는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은 책을 가져가기전 알아채지못하게 책에서 깔끔하게 뜯어낸 것이다
전에 방을 너무 너저분하게 써서 청소하러온 사람을 물어뜯으면서까지 지켜낸것이다
지금은 아무느낌도 들지 않지만 그때는 나름대로 이 곳에대해 저항한것이었다
아주 잠깐 나비그림을 쓰어내리고 뒤에 그려진 벌레들의 아무의미없는 행동에 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바로 종이를 잘게잘게 찢어버리고 곧바로 화장실로가 변기에 뿌려버린다 무표정으로 물따라 내려가는 조각들을 보다가 마지막이니까 라는 생각이 들어 입꼬리룰 조금 올려보이며 손을 흔들어준다
모두 내려가버리자 옷을 입은채로 샤워부스로 들어간다 물을 최대로 틀고 그대로 가만히 서있는다
생일이니까 이젠 의미도 없지만 생일이니까 수영장(그게 뭐였지?)같은 곳을 가고 싶지만 여긴 수영장은 커녕 욕조도 없으니까(실험할때쓰는 커다란 수조?가 있지만...두번다시가고싶지않다)그냥 물에 온몸이 젖어있는 그런느낌을 받고싶어 지금 이상태로 여기에 있는것이다
아무의미 없지만
아, 요새 혼자 있을때 아무 의미 없다라는 말이 계속 머리속을 맴돈다
감정이 없어지는 것도 느끼고 있다 다른사람(연구원이든 실험체든)을 만날때는 저런생각도 안 떠오르고 감정도 되살아난다
하지만 그건 나일까? 아니면 외부반응에 반응하기위해 만들어진 그저 반응체계인걸까
전에 느낀 감정이라던가 생각이라던가 기억은 나지만 뚝 끊긴것같은 느낌이 들고 더이상 생각하고싶은 마음이 들지않는다
기억이 사라진것과 관련이 있는 걸까?
자해는 유독 이런것과 상관없이 아직도 하지만 뭔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그것과 동떨어져있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이거 위험한것일까?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도 이런상태였을까?
애초에 언제 여기에 들어왔는지 어떻게 오게 됬는지도 기억안나니 그때느낀 것따위 기억날리가없었다
지우개로 지운것같은느낌이다
자국도 없이 깨끗하게
되돌릴 가능성도없이
이제와서이지만 혹시나 많은 실험으로 인해 기억을 잃은 것이아니라 지금 상태가 장기간이어지는 실험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연구원쪽에서 일부로 지운것이다
솔직히 기억을 잃었을때의 기억도 없다
그런데 많은 실험으로인해 기억을 잃었다는 생각은 어디서 온걸까?
잠시 생각해보니 연구원이 흘린 말에서 그 생각이 진행되온것이다
내가 목소리를 잃고 성격이 바뀌어 많은 실험을 당했다는 말
그게 기억을 잃은 후 처음 들었던 말이다
사실 그말은 사실이다 그많은 실험을 한 기억은 없지만 목소리를 잃었던 기억과 성격이 바뀐기억은 나는것이다
그전후의 기억 그때느낀감정이나 생각은 떠오르지 않지만 혹시 이것도 일부러 남겨둔 것일까? 저 생각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그럴듯하다
실험이야 지금도 많이 당하지만 이로인해 기억을 잃은건 아직까지 없었다(그때와 상황이다르다하면 난 기억이 없으니 어떻게 상황이 다른지 모른다)
반항을 해서 보복실험과 그냥실험을 병행해 받는데도 말이다
...실험...기억에 대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강제로 현실로 끌어올려진다 무언가 일어났던것도 아니다 물은 아직도 나오고있고 밖에 인기척 또한없었다
혹시 인위적으로?
솔직히 이젠 아무의미도 없지만
샤워기를 끄고 화장실을 나온다
닦지 않은채로 나오니 물이 줄줄 바닥으로 떨어지고 발자국 발자국마다 물이 고여있다
마치 물귀신이 밖으로 나온것같은 흔적이다
닦고 나올껄그랬나하고 그 흔적들과 (아직도 물이 떨어지고있는)자신의 몸을 번갈아 보며 고개만 한번 갸웃해주고 누군가는 닦겠지라 생각을 마치고는 TV옆에 다큐DVD들을 세워놓은곳에서 가운데보다는 조금 오른쪽에있는 DVD를 집어든다 OO의 생태계라 적혀있는 DVD는 이리일이 들때 평범한DVD라면 내지 않을 사탕 껍질끼리 부딫히는 소리가 났다
안에 들어있던 DVD는 다른곳에다두고 사탕통으로 만들어놓은곳이다
그래서 DVD곽안에는 사탕들과 옆에는 쪽지들이 있었다
그 쪽지들은 리아...가 준것이었다
아니 사탕과 쪽지들을 말이다
그때 단한번 (맞나?) 만나고도 이렇게나 지극 정성으로 주었던것이다
쓴웃음을 짓는다 눈은 그대로 인채로 말이다
그사탕중에 3개정도를 꺼낸든다
원래는 한개씩 그것도 가끔씩 먹었지만 오늘은 생일 그래 생일이니 이정도는 먹어도 관계없을것이다
DVD를 다시 원래자리로 돌려놓고 사탕을 물이 없는 바닥에 놓고는 자신에게 생일축하노래를 부른다(속으로)
생일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이리일 생일축하합니다
무표정으로 그것도 소리없이 입만 움직이며 손을 짝짝 치니 솔직히 조금 기괴하지만 아무래도 싱관없다는듯 사탕의 껍질을 벗겨 입속에 넣고 우물거리다
부수지 않게 조심하며
위의 노래는 정확히 말하면 이리일의 기억속에 없었다
누구한테 배웠는지 누가 불러준적 있었는지
하지만 어째선지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사탕이 작았기에 잘녹는 사탕이었기에 두개째도 세개째도 금방입에 넣더니 아무도 들어올리없는 문쪽을 바라보고 소리는 없이 중얼거리다
생일축하해 나
이세상에 태어난걸 축하해
- 안젤라(3th185)
Where is my angel?
책상을 쓸던 얇은 손가락이 책상 서랍을 열었다. 들어 있는 종이 뭉치를 예상하지 못했던 건지 멈칫거리던 손은 이내 그것을 한꺼번에 들어올렸다. 종이의 꺼끌한 촉감이 느껴진다. 대충 끈으로 묶어놓은 종이는 마지막으로 작성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있었다. 안젤라가 알 수 있었던 건 맨 아래 종이에 적힌 날짜 덕분이었다.
서랍을 닫고 사뿐한 걸음으로 침대에 누운 안젤라가 끈의 리본을 풀어낸다.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게 기분이 좋다는 걸 알려주는 듯했다.
「 ……년 …월 …일 / 4월 1일, 안젤라 」
날짜와 생일, 그리고 이름이 작고 동글동글한 글씨체로 적혀있다. 안젤라의 자안이 천천히 거짓말로 뒤덮힌 글을 읽어내렸다.
「 어머니는 가끔 날 '내 천사 (My Angel)'라고 부르셨다. 그 애칭도 좋지만 나는 앤지(Angie)에 더 익숙하다. 여기서는 아무도 나는 앤지라고 불러주지 않다는 게 속상할 뿐이다.
… …」
안젤라가 다시 글이 적힌 날짜를 확인했다. 이때부터 거짓말을 시작했던가? 시작부터 잘못된 글이었다. 안젤라는 어머니가 부르는 내 천사라는 애칭을 좋아하지 않았다.
안젤라가 6살이 되던 해, 어머니가 처음으로 하녀 일을 시작했다. 유독 머릿속에 강렬히 남은 기억 하나는, 어머니가 날 붙잡고 우시던 기억. 오, 가여운 안젤라, 내 천사. 흐느끼며 중얼거리던 목소리가 선명했다. 안젤라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기억은 계속해서 떠올랐다.
그러니까, 몇 년이 지나 어머니가 점점 기운을 잃어가던 때였다. 고왔던 피부는 푸석해지고, 두 눈에 깃들었던 희망의 불꽃은 꺼져갔다. 더이상 찬란했던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그녀는 평소보다 유독 힘이 빠진 목소리로 안젤라를 불렀다.
「 안젤라, 내 사랑스러운 안젤라. 너를 가졌을 때 우리는 정말로 행복했지. 널 가진 뒤로 다른 아기를 보면 마치 꼬마 천사를 보는 것만 같았단다. 너는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기대에 부풀고는 했는데… 」
점점 흐려지는 말과 허공으로 향하는 눈의 초점. 여전히 어렸던 안젤라는 겁이 나서, 작게 어머니를 불렀다. 엄마? 갑자기 왜 그러시는 거에요?
「 너는 기억하지 못할 거야. 너의 아버지가 어린 너를 부르면 너는 아장아장 걸어왔어. 아버지는 널 이렇게 찾았단다. '내 천사는 어디있지?' 안젤라(Angela), 너는 아버지의 천사였어! 아버지는 널 항상… 」
평소 어머니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았다. 이렇게 흥분하는 경우도 무척 드물었다. 안젤라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당황스러웠다. 그런 안젤라를 보지못한 채, 어머니의 입술이 다시 움직였다.
「 내 천사는 어디있지? 」
기억은 거기서 멈춘다. 콧노래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꺼낸 옛 기억은 반갑지 않았다. 안젤라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전신 거울에 비추어지는 모습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다시 종이뭉치를 끈으로 묶어 서랍에 넣어둔다. 천사는 어디있지? 천사를 부르짖던 어머니의 목소리를 따라 안젤라가 중얼거렸다.
나는 천사가 아냐.
안젤라는 더이상 아버지의 작은 천사도, 어머니의 마지막 희망도 아니었다. 자라버린 제 모습을 보며 안젤라는 미소를 지웠다. 열 여섯, 안젤라는 꽤 많이 자랐다.
어린 나를 천사라고 의심치 않았던 아버지처럼 나도 나의 천사를 만날 수 있을까?
"그럴 리가."
천사는 없다.
이 곳에 갇혀버린 나에게.
- 라사(3th188)
그가 어릴적
무슨 소리일까? 흐릿해서 잘 들리진 않아. 하지만 누군가가 누구에게 소리치고 있다는건 알수 있었어. 나는 눈을 떴지. 그곳엔 보랏빛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가 한 방에서 자고있고, 그 방 밖에서 한 여자가 남자에게 소리치고 있었어.
" 왜 나는! "
아. 결국 여자가 남자의 뺨을 때렸어. 남자는 맞아서 짜증난다는듯한 표정을 짓고 종이 한장을 던져준다음에 나가버렸어. 여자는 그걸 보고 자리에 주저앉아버렸어. 그 남자아이는 아무것도 모른체 쿨쿨 자고 있었지.
그리고나서 남자는 사라졌어. 보이지 않게되었지. 여자또한 거의 사라졌어. 늦은 밤에만 여자는 들어왔지. 그리고 잠자고 있는 남자아이를 꼭 껴안고 자장가를 불러주거나, 이야기를 했어. 여자의 표정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상냥했어.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비참했지.
남자아이가 조금 자랐어. 학교에 가야할 나이인가봐. 여자는 남자아이를 학교에 보냈어. 무시당하지 않도록 평범하게, 너무 튀지 않도록 적당하게. 하지만 문제는 너무 내성적이였다는거야. 처음에는 그저 장난이였어. 그래, 그저 장난. 하지만 그것이 점점 심해져. 처음엔 남자아이의 상처는 보이지 않았어. 겉으로도 아무런 문제 없었어. 그저 가슴팍에 손자국이있고, 등에 멍이 들어있었지.
학교에 간 이후 남자아이는 여자를 기다렸지. 늦은 밤까지 잠들지 않았어. 그리고 여자가 오면 꼭 안겨 웃었어. 그럼 여자도 상냥하게 웃어줘.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지. 그렇게 남자아이의 흉터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걸 모른체.
결국 남자아이의 상처가 밖에도 보이기 시작했어. 장난이 괴롭힘으로 발전했지. 남자아이는 똑똑했지만 미련했어. 그 날. 방에 일찍 들어가 이불을 덮고 자는척을 했어. 그리고 여자가 들어왔다가 상처를 보지 못하고 넘어갔지. 남자아이는 상처의 고통을 참았어.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났어. 겨울에는 긴팔을 입어 상처를 가리고, 옷에 흙이 묻어있으면 놀다가 그런거라고 거짓말을 쳤지. 그리고, 머리카락이 잘린날에. 결국 걸리고 말았어. 여자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나봐. 남자아이를 보호하기위해 학교에 찾아가 말하고, 아이들의 부모를 불러 말도 했어. 하지만 그럴수록 남자아이의 겉모습은 망가져가. 그렇게 속도 망가져가.
유리가 깨지고, 여자는 슬픈얼굴을 해.
몸에 상처가 나고, 여자는 더욱 슬퍼해.
마음에 상처가 나고, 여자는 울었어.
그리고 어느날, 남자아이도 집에서 사라져버렸지.
나는 흐릿한 정신을 깨웠다. 주르륵. 무엇인가가 흘러내린다. 아아. 아아아아.
" 엄마.. "
도저히 말하지 않고는 버틸수가 없었다.
" 보고싶어..... "
- 리아(3th217)
흑화엔딩
-끼익끼익
나무의자가 삐걱이는 소리가 들리는 방안, 누군가가 의자의 위에 앉아있다. 둥근 무언가가 구석에 가득한 방 안에서, 가만히 창밖을 보며 얼굴에 자애로운 미소를 띈 소녀는, 하얀 머리카락과 대비되는 붉은 원피스를 입은 채, 무릎위에 놓인 둥근 무언가를 계속 손으로 쓰다듬었다. 그런 그녀의 등뒤, 문 밖에서부터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을 박차고 총으로 무장한 병력들과 힘을 발현시킨 능력자들이 마구잡이로 들어섰다.
"...리아 레플리시아. 이번만은 네게 승산이 없어. 포기해라."
등뒤에 선 이들중 하나가 하는 말에도 창밖을 보던 그녀는 그저 힐끔 돌아보고는 다시 창밖을 응시했다.
"이익!! 무시하지-커억!!"
하지만 뒤에 선 인원중 하나가 총을 쏠 자세를 잡는 순간, 그의 몸은 세로로 갈라져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신호로, 그녀는 자신의 품에 둥근 무언가를 안고 일어섰다.
"...정말이지, 안된다구요. 그러다 아이들이 깨버려요. 어리광도 정도껏이랍니다?"
그렇게 말하며 돌아서는 그녀의 품엔, 구석에 놓여있는 것들과 같은 누군가의 머리가 안겨있었다.
- 자인(3th902)
The day has come(0)
타다닥, 탁! 제법 큼직한 돌멩이 하나가 바닥의 포장재에 부딛히며 요란한 소리를 낸다. 깔끔한 갈색이었던 바닥에 흰 실금을 남기며, 누군가에 의해 집어던져졌던 각진 돌멩이는 수풀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저런, 그러지 말라니까."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한 말투에 돌멩이를 집어던졌던 소년은 바닥의 흠에서 눈을 돌려 그를 돌아보았다. 짙은 걱정, 그리고 옅은 체념이 깔려 녹빛의 눈은 잘게 흔들리고 있었다. 불안함에 힘입어 계속 씹어대는 이 탓에 입술은 이미 비정상적일 정도로 붉게 물들었다. 입술이 몇 번 주저하듯 들썩이더니, 소년은 겨우 한 단어를 내뱉었다.
".....형."
"No.099, 네 동생은 괜찮을 거야. 그러니까 돌은 그만 집어던져. 손 다칠라."
'형', 산호의 말에 소년은 어느 새 다시 집어들었던 돌 하나를 손에서 놓았다. 달그락, 아까보다 확연히 힘이 빠진 소리를 내며 돌멩이는 바닥으로 낙하했다. 얼마간의 침묵 속에서 그 돌을 내려다보던 소년은 다시금 하나의 움직임을 보여 떨어뜨린 돌멩이를 세게 걷어찼다. 그렇지만 돌멩이는 빗맞아 몇 미터 굴러가지도 않았고, 소년은 눈을 찡그렸다. 아야.
"그러다가 누가 맞겠다. 일단 여기 좀 앉아. 좀 진정하고...."
"형은 걱정도 안 돼요?"
"응? 뭐가?"
지야, 라며 소년은 내쉬는 숨에 실어 말했다.
"이미 일주일도 넘었다고요, 방으로 돌아오지 않은 지가. 이전엔 이런 적 없었는데, 아무리 길어도 사나흘이었는데. "
"그건 지금까지 운이 좋았던거야. 너도 일주일씩 가 있던 적이 있었잖아?"
"그건 그렇지만."
"그러면 그냥 마음 놓고 기다려. 네 동생도 네가 이렇게까지 걱정하면서 있기를 바라지는 않을 거잖아, 그렇지 않아?"
소년은 나직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간간히 흘러나오는 깊은 한숨은 도저히 잦아들 줄을 몰라, 결국 산호는 한 손을 내밀어 소년의 등을 가만히 토닥였다.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는 일정한 박자에 잠시간 몸을 내맡기던 소년은 이내 양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는다. 손가락 사이로 삐져나온 머리카락은 며칠 간 신경을 써 주지 않아서인지 본래의 윤기를 잃고 생기 없는 검정이 되어 있었다.
"형."
잠깐의 주저함 뒤에 산호는 응답했다. 응? 그러나 그 목소리는 벤치 옆에 설치되어 있던 스피커에서 나오는 커다란 방송의 소리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소년은 급하게 고개를 쳐들었다. 급격한 움직임에 검은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산발이 되었고 녹빛의 두 눈은 당혹감에 그 어느 때보다도 커져 있었다. 그 상태로 소년은 잠시간 굳어 있었다. 마치 어찌 할 줄을 모르는 듯이. 살짝 초점이 풀린 눈이 허공을 떠돌았다. 그리고 소년이 결국 결심을 내린 듯 벤치에서 일어나려고 하던 그 때,
"가지 마, 자인."
자신을 부르는 산호의 목소리에 소년은 의아한 눈길로 그를 돌아보았다. 형, 왜 이름으로 나를 부르고 그래요?
"....부른다고 해서, 꼭 갈 필요는 없잖아? 그냥 여기 좀 더 있다가 자유시간 끝나면 들어가자. 하루에 세 시간뿐인 자유 시간인데."
"가야 해요. 말 안 들으면 혼나는 거 알잖아요?"
"그냥 들어가지 마!"
말을 마친 소년이 등을 돌려 건물로 향하려 하자 산호는 급히 손을 뻗어 그의 손을 낚아챘다. 그러한 산호를 향해 고개를 돌린 소년은 그런 그의 행동이 이상한지 고개를 저었다. 감겼다 띄여진 눈은 이제 그 꼬리가 살짝 올라간 채, 산호빛을 띈 눈을 바라보았다.
"형, 요즘 이상해요. 자유시간마다 여기로 불러내고, 맨날 뭐 했냐며 물어보고. 그것 때문에 하던 보드 게임 이을 엄두도 못 냈단 말이에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이야기해요. 저기서 부르잖아."
소년은 이내 산호의 손을 뿌리치고 건물을 향해 달음박질쳐갔다. 방송은 다시금 그의 번호를 부르고 있었다.
- 이사벨(3th983)
" 오빠? "
나직한 신음 소리가 어둠을 타고 울렸다. 촉촉한 눈가가 그녀가 꾼 꿈에 대해서 넌지시 힌트를 주는 듯 하였다. 바다속 깊은 심연에서 그는 평온하게 가라앉고 있었다. 나도 대려가줘. 그가 떠다니자 그의 머리카락이 자유분방하게 둥둥 날았다. 그의 몸도 함께 바다를 날았다. 아래로 향하는 날개짓이다.
나도 대려가달라고 울부짖고 싶었으나 내가 보이지 않았다. 나의 형채는 어디있지?
정신을 차린 눈안으로 들어온것은 끝없는 어둠이었다. 꿈속에서라도 그 손을 마주잡아 보고 싶었는데. 실오라기 같은 미소가 얼굴을 스쳤다.
" 하아.. "
내쉬어지지 않는 숨을 억지로 내쉰다. 내인생을 살고싶어. 노래 가사 하나가 뇌리를 스쳤다. 'I just wanna be myself '언제 어디에서 들은 건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들이 원망스러웠다. 그녀는 믿었다. 목에 걸린 새 한마리처럼 날 수 있으리라고. 자신의 방향을, 자신의 날개짓으로 말이다. 내 인생이 어디 갔는지 도저히 모르겠어. 다같이 나갈 수 있었으리라곤 생각 안했다. 하지만 내심 내가 다시 바다를 볼수 있다면 하고 기대했다. 그저 백년하청이었느냐고 신이 있다면 묻고 싶었다. 끝난걸까? 그럼 이제 뭘 해야하지?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이 내게 답을 줄것이다. 라고 그녀는 확신했다. 지금 믿을 것은 자신의 경험과 신념. 그저 그 뿐이었기 때문이다. 지난일들이 스쳐지나가자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것은 속눈썹을 적셨으나 끝끝내 흐르지 못하였다. 꽉 깨문 입술은 금방이라도 터져 피를 흘릴듯 보였다. 내가 비분강개하는 것은 단지 삶을 빼앗겨서가 아니었다. 이미 추억이 생겨 버린 것이다. 그들은 이제 내곁에서 벗어났지만. 그들이 탈출에 성공 하였다해도 마냥 기뻐해 줄 수 없는 이 내가 밉고 이 상황이 미워서였다. 이제 아무래도 좋다. 그냥 날 해방시켜달라고 신께 기도를 드린후 자살을 시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혹시 내가 무언가 더 할 수 있는게 있다면? 바다를 볼 수 있는 희망이 남아 있다면?
..혹여라도 말이다. 내가 하이픈과 다시한번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길이 남아있다면? 내게 닿은 아름다운 연이 고맙다고 인사할 수 있을 기회가 마련되어 있다면? 내가 그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면?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가 씌워준 우산처럼 나도 비를 막아주고 싶었고 뺏은 책이 미안하다며 선물을 주고 싶었다. 아픔을 보듬어 주고 싶었다. 서로 삶을 음미하고 싶었다. 한자락의 희망이라도 더 붙잡아 전해주고 싶었다. 그럼으로써 행복해지고 싶었고 행복하도록 해주고 싶었다.
내 삶은 너무나도 지독하며 애달프구나. 누군가 나에게 한자락의 용기와 지혜를 주었으면. 나는 생각했다. 행복을 느낄 기회가 아직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어떻게든 더 걸어봐야겠노라고.
- 이클립스(3th985)
Fallen angel
조용한 골목 구석, 아무도 오지 못하도록 내 나름의 세심한 배려를 보인 곳.
간단히 설명하면, 두명의 신도들이 주변에서 훔쳐온 경찰옷을 입고 돌아다니고, 골목안엔 세명의 신도들이 대기하고있지. 신도? 그게 뭐냐고?
모두를 신에게 데려가는 천사를 찬양하는 집단이지, 안그래? 이 사람들, 가끔가다 유용하단말야. 내 능력을, 내가 국제적 범죄자라 해도, 그걸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멍청이들말야. 뒷세계 있지? 그런거. 그런 사람들은 국제적으로 쫓기는 사람들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특히 능력자들이라면말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그 난리통에 자기들은 짭짤한 수입을 벌어들이니까. 난 그것을 이용했을 뿐이야. 나를 섬기는 그 집단도, 그 사도들도, 그저 이용가치가 있는 인형들이지.
" 자아- 선택하세요.. 처참히 뭉개진 시체가 되느냐, 깔끔하게 흔적도없이 죽은 시체가 되느냐. 둘 다 신의 은총일지어니. "
가면속의 눈은 초승달처럼 휘어져, 아름답게 웃고있었어. 그래, 이곳은 나의 무대. 나의 집행장, 나의 신성한 의식이 시작될 곳.
아무말도 못하는 제물을 보며 나는 웃었어. 결국 넌 선택권을 갖지 못했어. 타임오버.
단 몇초만에, 내가 그의 뒤로 움직였지. 피를 훌훌 털어내며 검집에 칼을 넣자, 시체의 목이 나가떨어졌지. 뭐, 다른것들도 조각조각 나가떨어졌어. 그때 메스를 든 이후로 나는 복수하기 위해서. 검만 손에 잡았어. 손에 자잘한 흉터들과 굳은살을 가리기 위해 이 기다란 장갑을 썼지.
" 네 목이, 몸이 하나라, 검을 하나만 썼어. 거기, 이 검집좀 숨겨주시겠어요? "
어느새 커다란 기타 케이스안에 검을 보관해준 신도 하나에게 천사의 축복을, 이라며 빙긋 웃었어. 롱코트를 걸치고 목도리를 둘러맨 뒤 어느정도 걸으며 모두에게 맡은 일을 잘 해내어주었다 하자 그들은 환호하듯, 기쁜 표정을 지었어. 그리고 뿔뿔히 흩어졌지.
" 정말 이럴 필요가 있었을까요..? "
" 아아, 이클립스, 내 귀여운 아해야. 너는 천사란다, 모두를 신께 데려가야지. 안그러니? 내 말 잘 들어주렴, 모두에게 복수해야하고 그들을 신께 보내는게 네 사명이야. 알았지? "
" ...알았어요. '그림자'님. "
나는 혼잣말을 하듯 그녀와 대화하고 이내 문을 열고 아지트로 들어왔어요. 그리고 작게 말했어요.
" 다녀왔습니다.. "
그러고보니 오늘은 원하는걸 얻어야한다고 그녀가 말했었죠. 나는 눈을 빛냈어요. 아기고양이처럼 순수하게, 그리고 말할땐 다 큰 고양이처럼 살벌하고 요염하게.
" .....있죠..며칠전에 영화를 봤는데 전기톱이 너-무 멋진거 있죠..? 저 전기톱 갖고싶어요...근데 여기 오는데까지 어두웠고...그래서 혼자 가기엔 무섭고...응? 아무나 저랑 같이 가주면 안될까요..? "
나는 오늘도 여배우로 살아가요. 그림자가 나를 가려 일식이 시작될때, 나는 그때부터 그림자가 되어 살아가요. 그녀가 걷힐때는 오로지 여배우, 그림자라는 그녀에게 농간당하는 여배우. 그 누구도 모를거에요. 그림자는 가까이 있으면서도, 아무도 모르니까요..
2. 그림 ¶
- 이클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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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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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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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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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BGM ¶
우스네 레이고(.V) : https://youtu.be/bKDhDqlZHN4
김인혁(.V) : http://blog.naver.com/finky7942/110157333293
이클립스(.V) : https://youtu.be/xA1Jzq-EPnI
자인 이타(.V) : http://youtu.be/gbOuRQNwtN4
김인혁(.V) : http://blog.naver.com/finky7942/110157333293
이클립스(.V) : https://youtu.be/xA1Jzq-EPnI
자인 이타(.V) : http://youtu.be/gbOuRQNwtN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