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odified: 2017-02-04 02:51:45 Contributors
1. 기본 프로필 ¶
- 이름 : 예르만 모슬르베
- 나이 : 14 / 1학년
- 성별 : 여
2. 가문&종족 ¶
가문 모슬르베
평민에서 꾸준히 자수성가해 올라온 집안
- 화인(花人)
자연과 가까운 동시에 가장 자연스럽지 않은 존재. 날 때부터 잔가지와 뿌리를 가지는 모습을 보고서 인간들이 붙인 칭호가 바로 '꽃의 사람' 화인이다.
그들이 성장하는 방식은 독특한데, 인간의 방식으로 출생하나 곧바로 땅에 뿌리를 내리고 긴 휴식기를 가지며, 돌이 지나야 비로소 뿌리를 걷어내고 걷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들의 몸은 나무가 굵어지듯 단단해지며 강인해지고, 야생의 화인은 인간보다 배가 되는 세월을 살 수 있다고도 한다.
갓 사고를 시작한 화인은 매우 수동적이고, 비활동적이며, 둔감하다. 하여 인간의 보호 아래 들어서지 않은 화인의 개체수는 매우 적다. 이전에는 셈 밝은 이의 손에 잡혀 암암리에 관상용으로 팔려나가거나 꽃을 생산하는 매개로 전락해 비인도적인 대우를 받는 일이 허다했다고 하니 오죽하랴. 최초로 사회에 편입된 화인은 인간이 동정 반 호기심 반으로 길러낸 사례로, 세월이 흘러 사회에서 적응한 선대 화인들은 자신들이 닦아놓은 길을 통해 야생의 화인들을 사회로 인도하였으며 이들은 겉보기에는 인간과 다르지 않은 외관으로 인간 틈에 부대껴 살아가고 있다. 당시 생존을 위해 구축했던 화인들만의 커뮤니티는 자연스레 와해되었지만 그 흔적이 어떻게 남아있는 것인지 화인들끼리는 서로를 알아볼 수 있다는 풍문도 있다.
본래 화인은 풀이나 꽃 따위와 교감하여 '사이코메트리' 내지 '염림력'과 유사한 마법을 발휘할 수 있었다. 현재는 인간과의 교류로 인해 피가 옅어지면서 이 마법 또한 희귀한 것이 되었다. 조금 나쁘게 말해서, 풀이 자라는 인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 것이다. 허나 외진 지역에는 지금까지도 거대한 나무를 만들어 그 아래에서 보호받는다는 화인들의 이야기가 전래되고 있다.
화인은 몸 곳곳에 식물의 가지나 꽃 같은 것이 자라고 핀다. 하나하나가 비슷한 식물과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윤이 나고 아름답다. 자연히 시들어 떨어지는 것이 아닌 인위적인 절단은 매우 고통스럽지만 사회의 화인들은 이것을 주기적으로 잘라내어 감추는 것을 하나의 관례로 삼는다. 아무리 궁하다 해도 파는 것은 금기, 화인들에게 멸시되는 행위이다.
- 머리는 앞머리가 없는 칼단발이었다. 색은 물빠진 분홍색이고, 길이는 턱-어깨 사이의 중간, 좋은 머릿결은 아니지만 관리에 허술함은 없어보였다. 뒤로 얇게 땋아내린 머리는 언제나 하이얀 안개꽃이 피어있는 것마냥 촘촘히 박혀 꾸며지곤 했는데, 도드라지도록 고와보이더란다.
- 눈은 빛 없는 회색. 마치 눈이 먼 자의 것처럼 동공이 흐렸지만 온전히 본다 했다. 더군다나 눈매를 얇게 늘어뜨린 모양은 순하기보다는 사람을 꺼림칙하게 하는 우울함이 깃들어 있어, 느린 말씨와 합하면 사람 속을 끓게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 피부는 희멀겋고 타기보다 달아오르는 체질이랬다. 햇빛을 싫어하는 것인지 후드를 바짝 추켜쓰는 건 물론이요, 계절에 관계없이 소매가 길고 넉넉한 차림새는 꼭 손윗 형제의 옷을 물려받은 것 같은 행색이었다.
14살은 화인으로 치자면 갓난아이 딱지는 뗐으나 겨우 초등교육을 시작하는 수준의 나이였고, 본래 제대로 수학을 하려면 2년은 더 기다려야 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것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의식이 항상 반 차원 정도에 걸쳐져있는 것처럼 멍하고 반응이 한박자 느렸다. 모두에게 예우를 갖추는 것 같으면서도 주변을 답답하게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것은 물론이요, 듣는 것은 다 듣는 것 같으나 말수가 무척 적고 가끔은 하염없이 입을 다물고 있을 때조차도 많더랬다. 하나 글로 써내면 말로 하는 것보다 훨씬 유려한 논조가 도드라져서, 사람들은 이따금 차라리 그가 글로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5. 특성 및 능력 ¶
타고난다는 것은 사치다. 예르만은 어리기에 무언가를 깨우치기에는 일렀고 축복을 받기에는 불운했으나 저주를 입기에는 그럴 사정조차 없었다.
- 예기가 있는 것이라고는 부러진 나뭇가지밖에 만져보지 못한 예르만은 제 팔뚝만한 단검을 골랐다. 그것도 두 자루 씩이나.
- 나이 터울이 큰 남자 형제가 둘.
- 화인들은 햇빛과 흙의 양분을 주식으로 삼아 살아가기에 야외활동이 필수적이지만, 입학 초기에만 해도 예르만은 유독 영양실조 직전까지 외출을 미루는 일이 허다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집이 아니기에, 주변의 신세를 덜 지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햇빛을 쬐겠다고 했다. 밖으로 나가는 대신, 창문 앞에 진을 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은 제딴에는 현명한 판단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그 휴식시간은 유일하게 후드를 뒤집어 쓰지 않는 시간이기도 하다.
- 햇빛을 쬐지 않는 시간에는 도서관의 퀴퀴한 냄새가 날 법한 구석탱이에 쪼그려앉아 책을 읽고있을 때가 많았다. 가끔은 별나게도 낡은 책을 쥐면 집의 냄새가 난다며 책표지에 하염없이 코를 박고 있을 때도 많았다.
- 가지가 난 화분이나 나무는 친구로 삼아 남들의 시선을 피해 속닥거리는 모습도 보였으나, 교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랬다. 그저 흉내만 내는 것일 뿐.
- 예르만이 화인이라는 사실은 학교 관계자, 혹은 화인에 대해 잘 아는 일부 사람들에게만 작게 알려져있는 사실이었다.
- 이케르와 누군가의 대화
"난 꽃 같은거 돌볼줄 몰라."
"그러니까 아직도 성격 더럽단 소리를 듣지."
"어쭈? 난 화인 못 맡아."
"성기사단 딸내미인데?"
"...."
"네가 성기사단 단장이면서???"
"..."
"너 진짜 나쁜놈이다."
"...나 꽃은 못 돌보는데 화인은 잘 돌봐."
"옳지, 그래야지."
당신의 캐릭터는 이케르에게 묘한 주시를 받습니다.
- 오래 전부터 집안의 수치이자 맹점이었던 예르만을 아비는 어떻게든 손 밖으로 떠나보내고 싶어했으며, 어린 화인은 역시 아무말 없이 그의 요구에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