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 무림비사/스토리 - 위연
- 일타강사 위 연
- 입마관에서 가르침을 행한 지 어느 덧 5년.
이제 슬슬 업무가 손에 익어 익숙해질 즈음이였습니다.
담뱃대를 주욱 빨아들이더니 이내 몽글몽글하게 피어나는 연기를 머금고는
시선을 창밖으로 향합니다.
매무새를 가다듬고 조용히 무릎을 꿇어 앉습니다.
"천유양월, 천세만세. 천마께서 굽이 살피시어.."
어쩐지 기도가 점점 더 절질해지는 요즘입니다.
#자리에 앉아 나즈막히 읇조리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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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올립니다!
오늘은 왜인지 운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연의 교과목은 입마공의 기초와 이해입니다.
오늘은 수업이 있으니 준비를 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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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마치고는 지난 날들을 잠시 떠올려봅니다.
눈에 넣어도 안아플. 아니 사실 조금 아플것도 같은 교육생 하나하나 떠올립니다.
자그마한 '사건'들이 머릿속을 스치며 미간이 살짝 찌푸려집니다.
곱씹어 생각해봐도 이번 기수는 쉽지 않습니다.
성품이 못되어먹은 녀석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조금...
하지만 강호는 야속하며 무정한 곳. 이대로 가다간 분명 누군가의 흉수에 의하여 죽게 될터.
어설픈 저들이 행여나 소중한 목숨을 잃지 아니하도록 교두로써 더욱더 굽이 살펴야 할 것입니다.
재를 톡톡 털고 일어나 차분한 발걸음으로 교장으로 향하며 조용히 숨을 들이쉽니다.
천산의 공기는 너무나 맑습니다.
# 교장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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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으로 향합니다!
개폐급 기수들답게 이것들은 무공은 커녕 저들끼리 시시콜콜한 잡담이나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약간 말을 그나마 잘 듣는 편이었던 생도들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듣기로는 누가 좀 데려갔다고 하던데....
오늘은 어떤 수업을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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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에 들어선 위연은 수근대는 소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채 곧장 단상으로 서서히 올라갑니다.
군데군데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 보이지만 이내 신경쓰지 않고는 생도들을 향해 돌아섭니다.
"조용!"
내력을 담아 소리칩니다.(23/25)
그녀의 표정은 평소보다 좀 더 엄중하고 굳어있는 듯 합니다.
"오늘은 배움에 앞서 우선 기도부터 행할 것이다."
#조용히 하고 너희도 일단 천마께 기도부터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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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희가 체득하게 될 힘에는 천마신의 보은이 온전히 깃들어 있음이라. 앞으로 수행에 들어가기에 앞서 항상 기도부터 행해야 할 것이야."
생도들이 기도를 마칠 때까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고는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무릇, 삼라만상森羅萬象은 기氣의 이합취산離合聚散이라."
그리 말하고는 단상에서 내려와 가볍게 한걸음 내딛습니다.
"너희중에 이미 내공을 익혀온 자가 있더냐, 있다면 손을 들어보거라."
#주위를 둘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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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올립니다!
오늘은 왜인지 운이 조금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연의 말에 한 명 정도가 간신히 손을 듭니다!
오늘은 정말로 운이 좋았습니다.
이 개폐급 기수에서 내공을 익힌 생도가 한 명이라도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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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든 쪽을 부드럽게 응시합니다.
그리곤 한팔을 부드럽게 치켜들어 검지로 톡, 하며 가리킵니다.
"그래. 어떠한 심법을 익혔느냐?"
# 가볍게 지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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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조심스럽게 입을 엽니다.
"기초마공을 익혔습니다."
기초마공은 보통 입마공을 익히기 위해 준비하는 바로 직전단계의 심법입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이 주로 익히는 편입니다.
성취가 1성까지만 존재하는, 말 그대로 기본 교과서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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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슬며시 미소를 띕니다.
"성취가 빠르구나. 기초마공에는 오늘 터득할 내용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음이나, 그 결과는 심후할지니.
다른 생도들과 같이 집중하여 듣도록 하거라."
하고는 다시 시선을 생도들 쪽으로 향합니다.
그녀의 눈동자가 무심코 생도들 사이의 이빠진 듯한 빈 자리로 향합니다.
흔히 말하는 '싹수가 보이는' 녀석들.
귀영대 후보로 뽑아갔다더라. 누군가가 '땡겨' 갔다더라. 어디 분타에서 직접 가르친 다더라.
하는 말들은 동료 교두들 사이에도 이야기만 잠깐 나돌 뿐. 연은 그 진상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굳이 알아 내는것도 구차하거니와 알아도 별 수 없을 테니까요.
시일이 지날 수록 점점 빈 자리가 많아지는것에 조금의 아쉬움도 없다면 거짓말이겠습니다.
그들은 과연 앞으로의 수업에 영영 나타나지 않을까요. 겨우 '나' 정도의 스승은 그들에겐 필요없는 존재일까요.
어린나이에 벌써부터 암투에 휘말릴 재능있는 누군가.
방금 손을 든 녀석. 그리고 지금 눈앞에 있는 녀석들과는 시작부터 다른 인생의 갈래에 놓일 그 '누군가'.
참 건방진 시선일지 모르나 사실 가엽습니다. 또한 그러한 삶이 궁금하기도 하니. 역시 아, 인간이란 타고난게 제일인 걸까.
짧은 순간 잡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아주 못된 버릇입니다.
"모두 듣거라."
이윽고 연은 주어진 현실에 마주하기라도 한듯 눈을 살포시 감고는 고개를 살짝 끄덕입니다.
"혈통을 타고난 자, 기연을 맺어 은혜를 입은 자들과는 그 내력부터 다르니. 배움의 시작부터 차이가 나곤 한다."
"어쩌면, 이러한 차이가 너희를 좌절케 할 수도 있느니라. 강호의 모든 이들이 이러한 인연맺기를 원하니."
"어쩌면 이는 당연한 마음이나 하늘에 뜬 구름과도 같은 것. 천마께서는 너희 스스로 검을 들라 하셨다."
지긋이 눈을 뜨고는 고개를 돌려 남아있는 얼굴들을 살펴봅니다. 한명 한명 찬찬히 둘러봅니다.
"그러니, 기 죽지 말거라. 너희가 장차 교국을 빛내어 영웅호걸, 일대종사가 될지는 스스로에게 달려 있느니라. 알겠느냐?"
시선은 항상 무심한 듯이. 표정은 여유롭게. 그녀로써는 생도들 앞에서 숨겨야 할 감정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너희에게 가르쳐줄 입마공에는 위대하신 천마의 뜻이 담겨 있나니. 이는 진정한 마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심법이니라."
그리고는 다시 주욱 둘러봅니다.
#잠깐, 아직 혈도를 모르는 녀석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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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도를 모르는 놈들은 없겠지만 혈도를 완전히 외우고 있지 못한 놈들은 있을 수 있습니다!
입마공을 가르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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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말하건데, 무릇, 삼라만상, 즉 우리가 숨쉬는 이 세상의 모든것은 바로 '기' 로 이루어져 있느니라."
"인간의 몸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나니 너희 모두의 몸 안에 온 우주의 이치가 깃들어 있음이라."
"이 이치를 깨닫고, 신체를 기를 담아내는 그릇처럼 여기어 기를 들이마시고 단전에 모아 몸에서 회전케 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며,"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갈때마다 한마디씩을 뱉고는 마지막 줄에 있는 생도에게 다다르자 다시 뒤를 돌아섭니다. 유영하듯 느릿하게 들어올린 그녀의 손이 마기를 띄기 시작합니다.
"필요에 따라 운용하여야 하느니라, 제 아무리 오묘한 초수를 둔다 하여도 내력을 운용하지 못하면 그 힘의 1할 도 채 행하지 못하며."
마치 허공에 떠도는 공기를 어루만지듯 손짓하니 검은 기운은 어느 새 온데간데 없이 사라집니다.
"내력이 심후하다면 나뭇잎파리 하나로도 사람을 해할수 있느니라."
그리고는 다시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기며 이윽고 다시 단상에 다다릅니다.
단상 위로 폴짝 뛰어 발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사뿐히 올라서는 그녀의 도포와 머리카락 만이 관성에 의해 살짝 살랑거리며 흔들릴 뿐입니다.
"좋다. 명심해야 할 것은 크게 세가지."
"첫번째, 신실하거라. 오직 천마께서 무武의 진리를 알게 하시며 따르는 자에게 그만한 성취가 있나니."
"두번째, 호흡하거라. 기를 숨을 쉬며 받아들이어 혈도를 거쳐 단전으로 인도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조식調息이라 한다."
"세번째, 집중하거라. 운기 중에 정신이 흐려진다면 내력이 폭주하여 주화走火하게 되느니라."
"자, 모두 자리에 앉거라."
#그리고는 입마공의 구결을 찬찬히 하나하나 읊어나가며 생도들을 한명한명 둘러봅니다. 못따라오는놈 색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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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연에게 묻습니다.
폐급 기수가 왜 폐급인지 아십니까?
그건 말이죠.
바로...
폐급이기 때문입니다.
무려!
절반이 넘는 생도가 위연의 가르침을 바로 따라오지 못하고 버벅이고 있고, 나머지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생도들도 간신히 따라오는 중입니다.
그나마 아까 기초마공을 익한 생도 하나만이 여유롭게 따라오고 있습니다.
이들을 최소 삼류 무관 수준까지 만들어놔야만 입마관에서 졸업을 시킬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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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눈에 넣어도 안아플 ㅅ..놈들 같으니.
일순간 표정이 흐트러지며 무심코 이마를 짚으려던 손은 그대로 위로 올라가 머리를 살짝 쓸어넘깁니다.
마치 화경고수에게 아혈 짚히듯. 말문이 막힙니다.
'강호 꿈나무를 위한 혈도 지침서' 같은 쉬운 교재까지 동원해가며 달달 외우게 헀건만. 차라리 노래로 배우는 편이 나았으려나요.
그럼 그렇지. 그래 그럴줄 알았다. 난 이미 알고있었느니라. 예측하였느니라. 내가 이겼느니라!(?)
진짜 전중혈에 지건 마렵다며 입모양으로 나즈막히 중얼거리고는 이내 표정을 가다듬어 제자들을 향하여 이르되.
"운기를 하려면 혈도에 대한 공부가 필히 선행되어야 하거늘, 그러니 너희가 낭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이야."
#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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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반발합니다!
어...그러니까 자기들이 입마관 생도라는 것 하나만으로 인기가 많다고요.
이게 뭔...애들도 아니고...
아 애들도 꽤 있기는 합니다.
여기서 위연은 한 가지 힌트를 얻습니다.
이 친구들을 대할 때에는 아기 대하듯이 대해야 뭐라도 말을 알아들을 가능성이 높아질거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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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좋아할 만한 고사 하나를 알려주마."
뒷짐을 떡 하니 지고 턱을 추켜올린 채 느긋 느긋 걸어나가던 그녀의 눈이 스르르 감깁니다.
"옛, 대리국에 황제가 하나 있었다."
로 시작된 이야기는 평소보단 사알짝 들떠보이는 목소리와 함께 계속 이어집니다.
"그에게는 아주 아리따운 귀비가 하나 있었느니라. 그 귀비는 나이가 젊고 매우 총명하며, 무공 익히는 것을 좋아하였으니."
"이에 황제가 친히 직접 무공을 가르쳐주곤 하였다. 그러던 차에, 대리국에 손님으로 주가家라는 자가 찾아오니 그는 매우 천진난만하며 호기심이 많은 자였다."
"그 주가家가 우연히 무공을 연마하는 귀비를 보고는 흥미가 돋아 대련을 청하되, 그자는 원래 무공이 고강했던지라 순식간에 점혈법으로 제압을 하였고,
귀비는 그 모습을 보고는 자기에게 전수해달라 청헀느니라. 그리하여 그렇게 매일 밤 점혈무공을 연마하게 되는데, 그들은 결국 그렇게 그만.."
사실 이 뒤에 그 두 사람, 그리고 후궁을 빼앗긴 가엾은 황제에 대한 파란만장한 이야기들이 남아 있었겠지만 오늘의 핵심과는 관계가 없으니.
스르륵. 다시 제자들을 눈으로 쓰윽 훑으며 어느 새 입가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웁니다.
"자, 이야기는 여기까지. 혈도를 배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느냐."
# 자, 혈도는 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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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눈빛이 변합니다.
혈도 공부에 대한 의욕이 매우 크게 상승합니다!
하지만 이는 단발적이며 꾸준히 이어져 갈 원동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훌륭한 접근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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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한듯 부드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조교를 향해 손짓합니다.
"그거좀 가져다주시게."
그들에게 이 최후의 학습법이 잘 들어맞기를. 천마신께 작게나마 기도해봅니다.
#미리 준비해놓은 길고 단단한 나무봉을 조교에게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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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조교가 조심스레 양 손으로 공손히 가져옵니다.
'그것'
앞으로 위연과 함께하며 위명을 떨칠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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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의 성은 위요. 이름은 봉이라. 입마관의 맑은 정기를 머금고 태어났으며
충실한 무관들의 탄생 과정을 그저 묵묵히 지켜보기만 하였을뿐
곧고 강직하고 부러질지언정 절대 휘어지지 않는 그 기개는 가히 일대종사라 할만 하구나.
자색의 끈이 앙증맞게 리본으로 묶여있는 나무봉을 건네받고는 손 안에서 탁탁 치더니 몇번 허공에 휘둘러봅니다.
그리고 다시 이르되.
"모두 책상 뒤로 밀고 가운데에 공간을 만들거라."
책상을 뒤로 밀고 가장자리로 빙 둘러서 세우고는 중앙으로 사뿐사뿐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리고 기초마공을 익힌 그 생도를 불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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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뭔가 불안해하면서 책상을 뒤로 쫘악 밉니다.
기초마공을 익힌 생도가 침을 꿀꺽 목울대 너머로 넘기면서 앞으로 나섭니다.
좌중이 조용해집니다.
저 거대한 봉의 위엄이 사해 만방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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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너희가 혈도를 숙지하지 못하여 구결을 도통 알아듣지 못하니, 오늘은 구결을 익히는 대신에 몸을 쓰는 '놀이'를 할 것이다."
그리곤 그 생도를 자신의 옆에 세웁니다.
"놀이의 규칙은 간단하다. 우선 공격과 수비로 나뉜다. 지금부터 나는 공격자가 되어 이녀석의 혈도중 한곳을 무작위로 칠것이다."
하고는 걱정어린 시선이 느껴짐을 뒤로 한 채 그 생도를 바라보며 한걸음 부드럽게 뒤로 물러나 천천히 자세를 잡기 시작합니다.
"걱정말거라, 내력을 싣지 않고 하마. 또한 공격 전 어디를 칠지 먼저 외칠것이며 또 외친 뒤에는 다시 셋을 셀것이다."
"이렇게 셋을 셀동안 미리 손으로 짚어 막으면 치지 않겠다. 이렇게 방어하는데 성공하면 공수는 교대된다."
"자, 전중! 하나, 둘, 셋."
하고는 본능적으로 방어하기 좋도록 봉 끝을 전중혈에 가져다 댑니다.
"이렇게 셋을 셀동안 미리 손으로 짚어 막으면 치지 않겠다. 이렇게 방어하는데 성공하면 공수는 교대된다."
#하고는 그 생도와 번갈아 가며 시범을 보입니다. 자, 여기까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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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되나요?"
한 녀석이 눈치 없이 질문을 합니다.
질문같은건 수업 끝나고 따로 하란 말이야!
라는 눈빛으로 주변의 생도들이 날카롭게 쳐다보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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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초수를 두려던 찰나. 위봉의 끝은 허공을 가르며 바로 그 불운한 녀석을 향합니다.
그리곤 한손을 부드럽게 내밀고는 손가락을 까닥입니다.
#이리콤. 이리로 come. 이리로 오라는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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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말년이 밀지만 아무도 따라하지 않던 비운의 유행어에 당한 그 불온한 생도는 앞으로 벌벌 떨며 끌려나옵니다.
"왜, 왜 저를...."
아무도 그 생도를 구원해주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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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풀라는 듯 살포시 웃으며 어깨를 부드럽게 두번정도 쓰다듬어 내립니다.
그리곤 다시 멀찍이 떨어져 기초마공을 배운 그 생도에게 하듯 똑같이 외칩니다.
#신궐! 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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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악!
생도는 그대로 배꼽을 얻어맞고 억! 하고 바닥에 쓰러집니다.
폐급이 다 그렇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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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이 맞고 쓰러지는 생도. 이 상황을 예상해버린 자신이 잠깐 슬프게 느껴집니다.
아주 약간의 안타까운 감정을 숨긴채 평소와 늘 그렇듯 아래를 향한 시선으로 지긋이 바라봅니다.
"이렇게 모르면 맞아야지. 이것이 너희가 나아가려는 강호. 아니 세상의 이치니라."
그렇게 일갈하고는 다시 생도들을 향하여 이르되.
"자, 앞으로는 매 수업시간마다 몸도 풀겸, 마음도 비울 겸, 준비운동 삼아 이러한 놀이를 행할 것이며."
"셋을 세는데 익숙해지면 둘. 둘을 세는데에 익숙해지면 하나. 나중엔 초를 세지 않는 경지에 이르기 까지 모두 함께 연습할 것이야."
"또 아직 자신이 혈도에 대해 너무 미숙하다 싶으면 한손으로는 교재를 들고 보면서 해도 좋다."
#2인 1조로 나뉘어 연습하라 지시합니다. 그리곤 그 사이를 돌아다니며 수업 태도를 관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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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마냥 설렁설렁 대충합니다.
그 와중에 기초마공을 익혔던 그 생도와 아까 신궐을 얻어맞은 그 생도는 굉장히 열성적으로 임합니다!
하나는 저렇게 개처럼 맞을 바에야 지금 열심히 하는게 낫겠다 싶은 것 같고...
다른 하나는 자기가 개처럼 맞았으니 너도 한 번 맞아봐라 라는 고약한 심보로군요!
어찌되었건 다행히도 저 둘은 면학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2020년 2월 3월부터 시작되었던 폐급들이 처음으로...처음으로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따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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