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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호은 학교)

last modified: 2016-01-08 17:25:14 Contributors

* 상위 항목:호은 학교
프로필
성별 남자
나이 15
생일 불명
신장 162cm
체중 불명


1. 외모

아가, 너는 우주의 색을 머금고 있단다. 모든 빛을 흡수하며 태곳적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게지. 필시 이런 시골에서 별도 달도 뜨지 않는 밤의 하늘을 닮은 걸 거야. 다른 빛이라고는 하나 섞이지 않은 머리와 눈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지 않니. 아직 어린 너는 그것이 단조롭다 하여 싫어할 수도 있겠지. 허나 아무리 강한 빛을 받아도 다른 빛을 하나 내보이지 않는 그것은 곧장이라도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단다. 시골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하얀 네 피부와 그 검은빛은 묘한 대조를 이루며 널 감싸고 있어.

너의 머리 중에서 가장 무난한 것은 앞머리였어. 정말 별 특징도 없는, 그냥 그런 머리였거든. 그러나 뒷머리니 옆머리니 하는 것은 사정이 조금 달랐단다. 우선 목 부근에서 흔들리는 너의 머리는 길이가 맞지 않았어. 삐뚤빼뚤한 선을 이루며 손을 흔드는 그것들은 마치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려는 것처럼 보였단다. 물론 그것은 평균보다 훨 긴 너의 옆머리보다는 존재감이 덜하였지. 가끔 네가 고개를 숙일 때면 그것은 마치 장막처럼 너의 얼굴을 가리곤 했단다. 하지만 어찌 되었던 너는 그것을 따로 다듬으려는 생각은 없어보였어. 아직 앳된 끼가 조금쯤은 남아있는 이목구비인지라 그것이 그리 이상해보이지는 않았지.

슬쩍 올라간 너의 눈초리는 어딘가 날카로운 면이 있었단다. 그것이 자의로 만들어낸 것이 아님을 깨닫기에는 시간이 조금 걸렸지. 비록 의도치는 않았다 하나 그것 때문에 너에게 다가가기를 꺼리는 사람도 적진 않았어. 하지만 네가 가끔 웃을 때면 날카로움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리고 말지. 그 밑으로는 살짝 낮은 코가 있었고, 더 밑에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으나 분홍빛을 띠고 있는 입술이 있었지. 네 입은 평균보다 살짝 작았고, 조금 얇은 편이었어. 너는 그것을 불편해하는 것 같았지만.

162라는 그 수는 너의 나이에 알맞은 것일까, 혹은 더 작은 것일까? 확실한 건, 그에 대비하여 본 너의 몸무게가 결코 과하지는 않다는 것이겠지. 근육이 잘 붙지 않는 몸인걸까, 너의 몸은 네가 보낸 시간과는 조금 다르게 어딘지 연약한 기운을 품고 있었단다.

검은 후드티에 청바지. 교복은 언제나 단정하게 갖춰 입었지만 만일 교복을 입지 않는 날이 온다면 너는 저 패턴을 고수하곤 했지. 여름이 되어서조차 검은 브이넥 티셔츠에 반바지라는 단조로운 옷을 고집하곤 했어. 네가 가장 좋아하는 빛깔이 무채색 계열과 푸른빛인 탓일까. 너는 붉은색 넥타이마저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지만, 글쎄. 교칙을 무시하고 그것을 벗어던질만큼 네가 배짱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 역시도 명백한 사실이지.

2. 성격

너란 아이는 특징을 잡기 참 어려운 성격을 가지고 있었지. 정말 단순하게 줄여 말하자면, 너는 그저 그 또래 아이들과도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어. 인간미 넘치는, 바꿔 말하면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입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야.

너는 결코 성자라 불릴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진 않았단다. 너는 '내 것'이라고 분류된 것에 대한 소유욕이 강했거든. 어릴 적부터 너는 누군가에게 장난감을 빌려주는 걸 꽤 꺼려했단다. 그렇다고 네가 이기적이냐 묻는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아니라고 할 수 있어. 소유욕이 강하다고는 하나 너는 모든 것을 네가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 좋게 말하자면 합리적이라 할 수 있겠고 어떻게 말하면 포기가 빠르다고 할 수 있겠구나.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이것만큼 널 잘 표현하는 말도 없을 거야.

너는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웃으면서 말을 걸기에는 사교성이 조금 부족한 아이였단다. 이미 친해진 사람들과는 거리낄 것이 없지만,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어쩐지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곤 했지. 그것은 그저 부끄러움 탓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 그렇다고 네가 먼저 말을 걸어온 사람을 내칠 정도로 매정한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니었단다. 그래, 확실히 너는 그냥 무난한 성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해. 굳이 튀려 하지도 않고, 굳이 배척하려 들지도 않는. 반대로 말하자면 너는 너에게 적대감을 품거나 무시를 보이는 상대에게 큰 미련을 갖지 않았단다. 그 사람들이 꼭 너를 보게 만들어야 한다고 결심할 만큼 자기중심적인 아이도 아니었거든, 넌.

여태까지 말한 것과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너는 장난기 또한 심하였지. 모르는 사람에게 다짜고짜 장난을 칠 정도로 네가 짓궂었다는 말이 아니야. 단지 어렸을 적의 개구쟁이 기질이 아직 남아있을 뿐인지도 모르지. 너의 장난기는 꽤 단순한 방식으로 표현되고는 했단다. 별 의미없는 말장난, 가끔 하는 바깥의 놀이. 가끔 그것은 진지한 상황에서 뜬금없이 튀어나오곤 했어. 다만 그것은 네가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반대로 답답한 분위기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기 때문이었을 거야. 넌 사람들이 서로 불편해하는 것도, 싸우는 것도 바라진 않았거든. 물론 그렇다고 네가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야.

의외로 막가파에 다혈질인 부분이 숨어있단다. 끓는 점은 꽤나 높은 편이지만, 역린을 건드릴 경우에는 죽도 밥도 되지 않았지. 비록 근육은 없어 보였지만 너의 주먹은 꽤나 매웠어. 그리고 그 매운 손은 네가 화가 난지 30초 안에 꼭 쓰이곤 하였지. 독설은 너의 취향이 아니었거든. 가끔 그리 일을 저질러 놓고 후회하기는 하자 끓는점이 높은 네가 후회를 할 만한 일은 여태까지 해서 꽤나 드물었던 것으로 기억해.

이리 종합하여 보면 너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남자 아이에 불과해. 네가 보이는 어딘가 차가운 면모도, 싸늘한 눈빛도, 가시 돋친 말들도 이유 없이는 나오지 않는 것들이지. 그렇다고 네가 성격이 곱다는 것은 아니야. 오지랖이 넓다거나 다정하다는 것도 아니지. 너는 어디까지나 그저 그런 성격에 불과할 뿐이란다.

3. 기타

▣ 너의 그 긴 옆머리를 너는 가끔 검은색 실핀으로 고정하곤 했지. 그리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기에 자주 하지는 않는다만, 가끔 그것을 빼는 것을 잊고 외출할 때도 있었단다, 너는.

▣ 눈이 좋아. 양 쪽 다 1.0이 조금 넘는 수치지. 안경과는 꽤나 거리가 멀어. 하지만 네 그 날카로운 눈초리를 감추기 위해 쓰는 패션용 안경이 하나 정도는 있단다. 너는 불편하다 하여 그것을 자주 쓰지는 않아.

▣ 해산물을 못 먹는단다. 싫어하는 수준이 아니야. 너는 비릿한 해산물의 향을 견뎌내지를 못했어. 설령 그것이 단순한 냄새에 불과하다 하여도. 또한 너는 거만한 사람 역시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단다. 또 코를 간지럽히는 보푸라기도, 격한 활동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지.

▣ 해산물 같은 것을 제외한다면 그리 심한 호불호는 보이지 않았단다, 넌. 다만 가장 좋아하는 것을 뽑자면 그것은 아마 사탕일 게야. 건강을 생각해 자주 먹지는 않지만, 입이 심심할 때는 꼭 막대 사탕을 물고 우물거리곤 했단다.

▣ 체육 쪽에는 그리 큰 재능이 없어. 어릴 때부터 그랬지. 그리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너는 또래와 밖에서 뛰어다니는 것을 마냥 좋아하지만은 않았단다. 아마도 너의 그 하얀 피부는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겠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성향에 불과하지만. 네가 영 타지 않는 피부를 가진 이유도 한 몫 할 거야. 아무리 태양 아래 오래 내버려 두어 봐야 붉게 변하고 껍질이 까지는 것을 제외하곤 별 일이 일어나지 않았었으니까.

▣ 양친은 9살 때 모두 잃었단다. 가족 여행 중 일어났던 사고였지. 그 사고의 흔적은 너의 왼쪽 이마와 오른쪽 팔뚝을 포함한 이곳저곳에 새겨져 있단다. 그 사고 이후 너는 나고자란 이 마을을 벗어나는 것을 조금 꺼려했지. 양친을 잃은 다음에는 아직까지는 정정하신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단다.

▣ 은근히 성적에 욕심이 있는 너는 공부 역시도 열심히 했지. 너의 경쟁심리는 이럴 때 유용하게 쓰이곤 했어. 물론 그것이 무분별하게 쓰였다는 건 아니란다.

▣ 수영을 하지 못해. 예전에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이유로 물에 들어가는 것은 지양하고 있거든. 그렇기에 만일 예고 없이 빠졌다가는 별로 좋지 않은 꼴을 보게 되고 말겠지. 어떻게든 몸에서 힘을 빼고 떠 있는 정도는 못할 것도 없다는 모양이지만. 애초부터 물 근처에 가는 것 자체를 꺼려 했지, 넌.

4. 주요 행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