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외형 ¶
전체적으로 왜소하고 마른 체형. 피부는 희지만 얼굴에는 주근깨가 좀 있다. 살짝 앳된 인상은 그를 고등학생 정도로 착각하게 하기도. 머리카락은 살짝 검은색이 섞인 금발을 목까지 길러, 뒷머리를 묶고 있다.
늘 시큰둥한 표정을 띄고 있는 듯.
희끗희끗하게 색이 바랜 군복과 가벼운 방탄복을 입고 있다.
늘 시큰둥한 표정을 띄고 있는 듯.
희끗희끗하게 색이 바랜 군복과 가벼운 방탄복을 입고 있다.
4. 특기&취미 ¶
특기: 사격. 비능력자이면서도 능력자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원동력이다. 정확하게 저격을 한다기보단, 연사 시의 제어를 잘 해내는 느낌.
전술. 전쟁 자체를 이기는 전략에는 약하지만, 전투 하나 하나를 풀어나갈 전술에는 안목이 있는 편.
전술. 전쟁 자체를 이기는 전략에는 약하지만, 전투 하나 하나를 풀어나갈 전술에는 안목이 있는 편.
취미: 장기. 동양의 그 보드게임 맞다. 체스는 재미가 없다나.
등산. 신체의 단련과 생존술의 연마를 위한 취미.
등산. 신체의 단련과 생존술의 연마를 위한 취미.
5. 전투 방식 ¶
능력이 없는 대신, 각종 장비를 이용해 전략적으로 싸움에 임한다.
특출나게 싸워서 활약을 한다기보단, 아군에게 전술적 조언을 통해 보조하거나, 당장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제공, 위치 확인, 가끔 여건이 될때는 지원 요청을 하는 등 뒷바라지를 하는 느낌.
개인적으로 전투시에는 주로 돌격소총을 사용해, 교과서적으로 적을 상대한다. 보통의 소총이 아닌, 펄스 라이플을 사용한다.
특출나게 싸워서 활약을 한다기보단, 아군에게 전술적 조언을 통해 보조하거나, 당장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제공, 위치 확인, 가끔 여건이 될때는 지원 요청을 하는 등 뒷바라지를 하는 느낌.
개인적으로 전투시에는 주로 돌격소총을 사용해, 교과서적으로 적을 상대한다. 보통의 소총이 아닌, 펄스 라이플을 사용한다.
사용하는 장비에는 전술 바이저와 통신 기능이 결합된 마스크, 위성 지도를 확인하고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는 홀로그램 타블렛이 있다.
특히 바이저는 표적 지시와 열상 화면뿐만 아니라 간단한 정보의 검색과 표시도 지원하고, 홀로그램 타블렛과 통신과의 연계로 전장의 정보를 송수신 하는데에도 사용한다.
특히 바이저는 표적 지시와 열상 화면뿐만 아니라 간단한 정보의 검색과 표시도 지원하고, 홀로그램 타블렛과 통신과의 연계로 전장의 정보를 송수신 하는데에도 사용한다.
5.2. 필살기 ¶
포격 개시!빈디케이터 호출 - 쿨타임 5턴, 적 1체에게 큰 피해. 탄종을 선택해 별도의 효과 부여.
철갑탄:기계형 적에게 추가 데미지 50
소이탄:인간형 적에게 추가 데미지 50, 3턴 동안 화상 상태이상 효과 적용(매턴 당 데미지 10)
EMP 탄:기계형 적을 마비시켜 1턴간 행동 불가로 만듬
고폭탄:모든 종류의 적에게 추가 데미지 20
소이탄:인간형 적에게 추가 데미지 50, 3턴 동안 화상 상태이상 효과 적용(매턴 당 데미지 10)
EMP 탄:기계형 적을 마비시켜 1턴간 행동 불가로 만듬
고폭탄:모든 종류의 적에게 추가 데미지 20
6. 과거사 ¶
과거 정규군 소속. 별다를 것 없이, 약간 가난할 뿐인 집안에서 평범한 교육을 받고 자라 성인이 되고 군에 입대했었다.
몇년간의 복무 기간동안, 능력자들을 진압하는 일에는 이골이 날 만큼의 실전을 겪고 제대 후, 보안업체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 자신은 사실, 운명의 전사들이니 뭐니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어느 쪽이나 능력자들은 눈엣가시이자, 처리해야 할 일감이었다. 적어도 그와 싸우려는 자들은.
어느 날, 그저 능력자이며 자신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 소년을 공격하려던 운명의 전사들의 끄나풀들을 쓰러트린 이후로 더는 관계없는 일이 아니게 되었다.
자신들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그는 쫓겨다니게 되었다. 자기 자신을 숨겼다. 원망은 하지 않았고, 그는 자기 임무를 다시 되찾았다. 위험한 능력자들을 배제한다. 그 목표가 확연해진 것이다.
몇년간의 복무 기간동안, 능력자들을 진압하는 일에는 이골이 날 만큼의 실전을 겪고 제대 후, 보안업체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 자신은 사실, 운명의 전사들이니 뭐니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어느 쪽이나 능력자들은 눈엣가시이자, 처리해야 할 일감이었다. 적어도 그와 싸우려는 자들은.
어느 날, 그저 능력자이며 자신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 소년을 공격하려던 운명의 전사들의 끄나풀들을 쓰러트린 이후로 더는 관계없는 일이 아니게 되었다.
자신들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그는 쫓겨다니게 되었다. 자기 자신을 숨겼다. 원망은 하지 않았고, 그는 자기 임무를 다시 되찾았다. 위험한 능력자들을 배제한다. 그 목표가 확연해진 것이다.
지금은 무법자나 다름없는 꼴이다. 비록 군용 전투복을 입고 밀수한 군용 장비를 사용해 싸우고 있지만, 그는 군인이 아니다.
군인은 아니나, 그에겐 전우가 있다. 그에게 많은 것을 받고, 많은 것을 베푼 전혀 뜻밖의 동지들, 메모리즈가.
군인은 아니나, 그에겐 전우가 있다. 그에게 많은 것을 받고, 많은 것을 베푼 전혀 뜻밖의 동지들, 메모리즈가.
능력자이든 아니든, 그의 임무에 대한 자세는 '생명을 위해 수행한다.' 하나 뿐이다.
7. 기타 ¶
현재 그가 쓰고 있는 장비는 군 시절 인맥 등을 통해 밀수한 것. 허나 이미 '캡틴D' 에 대항하는 메모리즈인 이상, 그런 건 그다지 관계 없다고. 다른건 다 따지고 살아도 법 따윈 임무가 다 끝나면 신경쓰겠다나.
- 'Ready for something'
- "...네. 알겠습니다... 일전에 말씀드린건 전부, 준비가 되어 있겠지요?"
아무도 없는 틈을 타, 누군가와 연락 중이다.
주위를 살핀다. 누구도 이 이야기를 들어선 곤란하니까.
'모르티에, 그거 정말로 할 생각이야?'
쇳소리가 약간 나는 목소리가 전용 회선을 타고 고막을 두드린다.
그는 불안함을 내비친다. 하지만 당사자인 나는 누구보다 당당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당연하죠. 여지껏 제가 세운 계획에 차질은 없을겁니다. 그저... 잠시 감정적 요인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피가 차가운 건지 따뜻한 건지 모를 녀석이군. 네녀석도.'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변온 동물이 아닙니다."
그리 심술궂은 농담을 하며 웃음을 짓는다.
나는, 이렇게라도 해야 할 이유가 있다.
나에게는... 그래.
'다시 생각해보라고. 그만큼 중요한 이유라도 있는거야?'
"...물론입니다. 꽤나 오래 전 일이지만 생겨버렸으니까요. 제가 죽어버리더라도 지키고 싶은 사람이."
아니. 정확히는...
후후, 그래. 그렇지...
'저런... 알았어. 장비와 수술의 준비는 모두에게 전해뒀으니까, 나중에 겁먹지나 말라고!'
"네. 그러면 그 때에 뵈도록 하죠."
회선을 닫는다.
- 'Solo operative?'
- 내가 이 일을 시작한지는 오래 되지 않았다.
높은 임금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이제 이곳에는 평범한 직장으로는 먹고 살기도 힘들다.
내가 사는 이 지구가 어디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동료들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일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은 위험한 능력자들을 통제해 평화를 불러 일으킬 캡틴D를 위한 거라며 다들 자부심을 갖는데, 무슨 영문인지 차마 알수가 없다.
아무래도 나눠준 궐련을 피워서 그런거 같은데, 나는 그런게 통 끌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준다고 덥썩 물어버린 쪽이 잘못한거지. 하기사, 그렇게 미치지라도 않으면 이런 일을 하지도 못할테니까.
우리가 하는 일은 뭔가를 지키는 것이다. 그게 뭔지도 모르겠고 알 필요도 없다.
난 그냥 봉급을 주면 시키는 대로 할 뿐이다. 다른 사병들도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호기심 좋은 녀석들도, 유혹에 약한 녀석들도, 욕심 많은 녀석들도. 전부 다 저렇게 맛이 가버리고 말았다. 모르는게 약인 법이다.
"오늘도 아무 일 없겠지."
끔찍한 맛의 음료가 들어있는 캔을 찌그러트리고, 적당히 던져둔다.
늘 이렇다. 감히 반란군 녀석들이 노리러 오지도 않는걸 봐선 별것도 아닌 모양이다.
시설 내의 카메라가 가끔 삑삑거리는거 외엔, 여긴 개미 기어가는 발소리도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하지만 곧, 나는 내 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뭔가 소리가 났다.
팝콘이라도 튀겨지는 소리인가 싶었으나, 누가 근무중에 그런걸 먹겠는가. 총성이었다. 꽤 먼 거리의.
'전원, T블록의 3-1 지점을 중심으로 방어하라!'
무전이 들어왔다. 뭐지? 여기? 여기 말인가? 설마 정말로 이 쓰잘데기 없을 것 같은 물건을 노리는 침입자인가?
재수 옴붙었다. 아니, 최악이다. 분명 오늘 운세는 좋을거라고 들었다만,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실전에 나는 잠시 패닉을 겪었다. 허나 곧 일제히 이곳으로 이동해오는 다른 사병들의 발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올테면 와라. 기관단총을 꺼내들고 주위를 살핀다. 시설의 조명이 평소보다 더 밝아져, 뭐라도 보인다면 금세 벌집을 만들어 줄 수 있다.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나는 소리지? 우리는 그 소리에 반응해 총구를 돌리자마자, 시설 내부의 조명이 일제히 꺼졌다.
혼란의 연속이다. 총성과 비명이 조금 들리는 듯 하더니, 곧 나도 정신을 잃었다.
---
머리가 깨지는줄 알았다. 뒤통수가 깨지진 않았을까.
헬멧이 있어 다행이었다. 뭐에 맞은건지는 모르겠다만. 천천히 눈을 떠 주위를 살핀다.
혈흔과 탄피. 그리고 널부러진 병사 몇명.
부상을 입은 동료 사병 하나가 방 한쪽 구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권총을 들고, 어깨를 감싸쥐고 있다.
사병들 전체가 착용하는 헬멧과 발라클라바 때문에, 누구인지는 모르겠다. 없어도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살핀다. 저건... 우리와는 다른 복장의 시체다.
무장을 한 남성이 권총에 맞아 쓰러져있다. 설마...
'위험할 뻔 했어. 혼자서 여기에 기어들어오다니 간도 크고, 무서운 녀석이야.'
저놈이, 침입자였나? 그런 그놈이 쓰러져 있다는건...
다행이군. 역시 운수가 좋은 날이었어!
'권총에, 헉, 정말 용케도 맞아줘서 천만 다행이야. 능력자 놈들도 별거 아닌데? 역시 캡틴D의 은총이야!'
개소리를 참 잘도 지껄이는구만.
"이봐, 그건 그냥 니 총알이 우연히 잘 맞은거지. 그 꼬맹이가 뭐 어떻게 한게 아니야."
'어떻게, 으윽, 어떻게 캡틴D를 능멸할 수가 있지! 약실에 총알만 남아 있었어도..'
"캡틴D라는 놈이 진짜 은총이 있었다면, 애초에 이딴 일도 일어나지 않지. 상처나 좀 보자고."
'난, 난 괜찮아. 괜찮을거야. 죽더라도, 그분이... 캡틴D가, 도와주실거라고.'
단단히 약을 빨았구만.
저 멍청이는 내버려두고, 나는 보고를 해야만 한다. 헌데...
"제길. 무전이 먹통이야. 이봐, 무전기 좀 빌려줘."
그리 말하며 그에게 다가간다. 그가 가진거라고 해서 될거란 보장은 없다만.
하지만 그는, 숨을 몰아쉬며 내게 묻기부터 한다.
'정말로, 그분에 대한걸 그렇게밖에 생각하지 않는건가? 네녀석은?'
"그럼, 내가 거짓말로 '신성모독'을 해서 괜히 자살당하려고 보이나? 하여간 약대가리들이란. 이봐, 가만히 있어."
'진짜, 진심인가? 그렇게 생각해?'
"자꾸 헛소리 하면 여기서 진짜 그 캡틴D가 보내줄 천국이든 발할라든 보내버리는 수가 있어! 무전기나 내놔!"
'알겠어... 알겠어... 그러면...'
응? 이 자식 뭘 하는거야?
부상이 있다는 놈이 갑작스레 멀쩡히 일어난다. 그리고는 갑자기 뭔가를 꺼내더니, 내 목에다 가져다 댄다.
---
오늘만 벌써 졸도가 두번째다.
하, 제기랄. 설마 배신자 축출, 뭐 그런건가?
정말로 재수 옴붙었구만. 또 그런 생각을 하며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올린다.
놈은 뭔가의 터미널에 연결해서 열심히 무언가를 캐내는 듯 하다.
다시 눈알을 굴린다. 컨테이너 같이 보이는 물건의 겉부분에는 일련번호가 적혀있다...
3BTTR7Z - 00... 저 눈에 익어버린 번호가 보일 줄이야.
대강 사태가 이해가 된다. 설마, 설마 저놈이 침입자였을 줄이야.
"이 자식! 넌 뭐야!"
목소리를 거의 짜내다시피 해서 소리친다.
그러자, 킥킥거리는 웃음을 내던 녀석은 헬멧과 발라클라바를 벗는다.
검은색 섞인 금발에, 주근깨가 있는 놈이었다.
'유토피아 시티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들 중 하나지.'
"그래. 맞는 말 같구만. 제대로 말해."
'캡틴D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잘 들었어. 다른 사병 놈들이랑은 좀 다른 사람이던데?'
"닥쳐. 날 그 약대가리 놈들이랑 같은 취급 하지마. 어디로 향하는거고, 뭘 하려는거야!"
'당신 동료들이 찾지 못할 곳으로 도망치는 중이야.'
"뭐? 아니 그게 대체 무슨..."
그는 독사같은 웃음을 살짝 짓더니, 무언가를 보여준다.
이게 뭐지... 허, 우리 사병대 쪽 네트워크인가? 용케도 이런걸 캐내는군. 잠깐만... 이건 내 사진인데. 무슨 이야기가 도는거지?
'잘 읽어보라고. 당신이 지금 어떤 취급인지.'
-메모리즈라는 반란군 녀석들이 물품을 훔쳤다. 그 와중에, 내부 첩자로 의심되는 탈영병도 있다. 아마 그들은 한패인 것으로 보이며, 평소 탈영병은 사상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뭐? 아니, 어떻게 이런..."
'쉿. 놈들이 온다. 이거 받으라고. 자기 몸 하나는 지켜야지?'
내 기관단총... 이 자식은 무슨 생각인거야?
"이봐, 난 지금 당장 널 쏴버릴 수도 있어."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넌 이미 탈영병이고, 변절자야. 물품을 찾아온 영웅으로 생각될수도 있긴 하겠지. 하지만 물품에 대한 비밀을 알았을 수 있기에 임막음 당할 수 있고, 스파이로 다시 의심받아 잡혀죽을 수도 있어. 어떻게 생각하지?'
"...아, 제기랄!"
나는 모든걸 내려놓고, 그저 총구를 앞으로 향한다.
약대가리 놈들이 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
"저 자식들을 상대로, 싸울 생각이야?"
'물론 아니지. 적당히 난리 좀 피워 준 다음 도망칠거야.'
"뭐? 그게 될..."
그는 갑자기 내 입을 틀어막았다.
'그 '뭐?' 좀 그만해. 내 지휘에 이의를 제기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그리 말하던 그는 좀전까지 연결해 만지작대던, 내가 지키던 그 물품을 다시 저 약대가리들 쪽으로 던져버린다.
간신히 얻은걸, 뭐하는거야?
"이봐. 그거 필요 없어?"
'얻을 건 다 얻었으니까 괜찮아. 선물로 주도록 하지. 이제... 머리 숙여!'
뭐? 아니, 일단 머리부터 숙이자!
양 손으로 머리통을 감싸고, 고개를 숙인다.
땅바닥에 닿도록 머리통을 숙이고 있자, 눈을 꽉 감았는데도 느껴지는 섬광과 귀가 터질거같은 폭음이 주위를 가득 메운다.
끌어당기는 완력이 느껴진다. 그 자식인가, 아니면 약대가리인가?
어느 쪽이든 말아먹었다. 운수는 최악이다! 인생의 끝자락이나 마찬가지야!
'이봐, 이제 눈 뜨고, 달리라고. 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가 당기던 방향 그대로 달린다. 다리 근육이 끊어질 것 같지만, 뛸 수 밖에 없다.
약대가리 놈들도 쫓아오는 듯 하다.
헬멧의 HUD에는, 전방에 아군이 있다고 알린다.
그렇다는 거는...
"앞에 매복이 있어! 끝났다고! 어디 있는지 눈에는 안잡힌다만!"
'매복은 이렇게 해주라고 있는거지.'
어느새 그놈은 바이저 옆부분에 손가락을 올린다.
홀로그램으로 시야를 감싸는 무언가가, 그를 보조하는 듯 했다.
'내 눈에서 벗어날 순 없지.'
2발, 내지는 3발씩 놈이 점사를 할때마다, HUD상의 아군의 생명 표지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 자식, 그걸 다 맞추고 있는건가? 어두운건 둘째치고 엄폐중이라 눈에도 보이지 않는걸!
매복을 털어냈다. 달리고, 또 달린다.
---
얼마나 달려댔는지.
이젠 외곽의 숲이다.
"여기라면 더 쫓아올래도 쫓아올 수 없을거야."
'좋아. 그럼 계속 가 볼까.'
"가긴 어딜 가! 난, 난 도망칠거야. 네녀석을 죽이고 돌아가면 모두 괜찮아질거라고!"
그래. 그럴거라고.
난 그저 아군이 죽을때 그 옆에 있었을 뿐이야. 교전 중에는 그게 너무 당연한거라고.
난, 이 기관단총을 아직 쏘지 않았다. 여기 있는 이 반동분자를 죽여버리고, 난 내 직장으로 돌아가면 돼.
'아, 그래. 그러면 참 좋겠는데... 거기, 뒤!'
나도 모르게 그 말에 반응해, 뒤를 바라본다.
놀란 탓인가, 아니면 무엇인가. 본능적으로 방아쇠를 당겨, 마지막 기습을 시도하던 녀석을 쏴 맞춘다.
'이어서 10시, 2시, 4시 방향에 한 녀석씩. 말해준 순서대로 쏴버려.'
HUD에 글리치가 생기더니, 위치 정보가 송신된다. 놈이 내 헬멧에 집어넣는 정보인가?
"아니, 난..."
'안 쏘면 둘다 죽어. 어서!'
총성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놈들이 후퇴를 결정하고 물러났을 때, 우리가 마침내 추격을 따돌렸을 때, 나는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음료 하나를 가만히 내미던 그가, 다시 한번 물었다.
'이제... 다시 묻겠는데. 어떻게 할거지?'
"...선택의 여지가 없구만."
나는 이미, 보자. 임무 실패에, 탈영, 아군에 대한 공격에... 사실상 침입자에 대한 협조이니, 돌아가면 이젠 정말로 죽게 생긴 것이다.
"알겠어. 네놈이 뭘 하든 이제 맘대로야. 데려가든, 굽든, 삶든. 맘대로 하라고!"
놈이 씩 웃어보인다. 보기 싫구만,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던 중, 광학 위장이 풀릴때 특유의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앞에는 소형 비행정이 있었다.
자그맣게 붙어있는 그 옆부분의 표식에, 나는 이제야 그놈이 뭘 하는 녀석인지 알게 되었다.
그는 돌격소총을 어깨에 메고 이쪽을 돌아보며 손을 건넨다.
'Bienvenue à Memories.'
뭐, 아주 운수가 나쁘지만은 않군 그래.
- 'His grave'
-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그 개인의 실패는 죽음과 직결된다.
물론, 임무를 성공하지만 그 자신은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비가 오는 묘지는 진보한 기술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몇십 년, 혹은 몇백년과 같은 지고한 세월의 분위기를 풍긴다.
이끼가 낀 비석들 틈에, 홀로 최근 세공된듯 한 묘비가 오롯이 땅에서 솟아 있다.
축축하게 비에 젖어 이젠 거의 검게 보이는 비석은, 한 남자의 이름과 생몰년도, 그리고 그의 영원한 안식을 바라는 축도만이 각인되어 있다.
그 밑에 잠든 그 남자, 아니. 정확히는 한쪽 팔만을 동료에게 남기고 간 그 남자의 마지막이다.
폭발하는 홍련 속으로 그 팔 하나만 남기고 사라져간 그 남자의 종말이니.
빗물 틈으로 보이는 그 이름이 팔 하나만 잠든 아련한 그의 모습이라.
'Jacque Louie Mortier'
Serves for life, Serves for his Comrade as family.
Rest In Peace.
- 'He is coming.'
- 잘난 척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어디에선가 한걸음 떨어진 곳에서, 소극적이나마 지원으로 그칠 예정이었다.
헌데, 그 결의도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는 것이 참 착잡하다.
어쩔 수 없나.
전장에서 피어나는 연기는 죽음의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이 향은 결국 임무를 수행하는 인원이라면 익숙해져야만 한다.
이제 그만 맡을 줄 알았는데.
수세에 몰린 팀에 대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극히 적다.
하지만 그 적은것으로 이 모든 판도를 뒤집어 보이겠다. 그게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고, 해왔던 것이다.
프로세스 실행. 놈들의 보안망을 뚫는다. 해킹이라고 하긴 뭐하다. 그저 거짓 가면을 쓰는 것이다.
협조원도 있고 말이다. 아주... 가까운.
놈들의 피아식별 시스템은 오히려 자기들의 무덤을 파고 있다. 나는, 그저... 단 하나만 해 주면 된다.
-위치 및 전술 정보 전송-
모든 것이 손바닥 안인 듯 훤하다. 중화기에 모두 제압된 상태다. 엄폐물에 갇혀서 오도가도 못하고 고착된 전장.
주의 좀 줄까. 3시 방향. 측면을 치려는 적의 소수 확인. 경보!
놈들의 중화기가 곧 장전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온다. 보병들의 엄호 사격이 들어오겠지만, 그건 이 대원의 능력이라면...
좋아. 바로 이거야. 다음은 이쪽에서 오히려 우회를. 적합한 대원은... 이 사람.
저쪽에서 무슨 수를 쓰든 나는 볼 수 있다. 감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건 어쩌면 카드 놀이에 비견될 지 모른다. 고도의 두뇌 싸움. 눈치. 그리고 운...
단 하나 다르다면, 서로 비겁한 사기조차도 경기의 룰이라는 것. 가장 비열한 수를 쓰는 쪽이 이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술수에는 능하지 않은지라, 밀고나가는 수 밖에 없다.
놈의 패는 분명 잘 짜여져 있다. 이 수가 밀리면 저 수로 나오는 빈 틈이 없는 패.
완벽한 타이밍과 위치 선정. 전술적으로 이쪽에 비해서 우등하다고 볼 수 있는 편제. 확실히 열세다.
다만... 나는 그 완벽함조차도 깨부숴 주겠다. 이 오합지졸이라고 여겨질수도 있을 반란군으로 말이다.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정체조차 모를 지휘관이다. 캡틴 D일수도 있고, 운명의 전사일수도 있고, 그저 놈들의 지휘관 한명일 뿐일수도 있다.
그래도 단언하겠다. 너는 완벽한 패를 들고 있다. 모든 것이 짜임새 그대로지. 내 패는 여실히 다르다.
나에겐 수많은 보병들도, 공중 지원을 위한 편대도, 중장갑 병력도 없다. 오로지 특별한 보병과 지원화기들 정도지.
그래. 이 패는 단 한 종류의 카드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마저도 다들 다루기 쉽지 않고, 산재한 결점에, 끔찍하도록 개성이 강하다. 이런 것들만으로 뭘 할 수 있겠느냐 싶다.
그러나 나는 너에게 이긴다. 필히 이기겠다. 킹, 퀸, 잭과 에이스. 기타 넘버들. 그 모두가 구성된 패를 앞에 두고 이빨을 드러내 웃으며 나는 내 패를 보여내주마.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본다. 낯익다못해 눈만 감으면 보일거 같은 얼굴들이다.
자, 너의 모든 걸 걸고 패를 넘겨라.
내 패의 모든 카드 한 장 한 장은, 모조리 조커로 되어 있다.
"나에겐, 내 동료들 모두가 히든 카드다."
- 'Who's that guy?'
참, 죄가 많다.
꼬리가 너무나도 길었다. 나는.
꼬리가 잡혀서 몸뚱아리 전체가 잡아먹힐 수준이었다.
결국 놈들에게 들켰고, 잡혀서 제거당하고 말았다.
다만 모두 간과한 점이 있다.
스스로 꼬리를 잘라내고 도망치는 속임수가 있을 수 있는 법이라고.
내 경우는...
기계의 유압 구조가 기동하는 미세한 소리가 팔에서 들려온다.
신체 부위 자체를 타고, 뼈를 통해 말이다.
"의수의 상태는 양호해."
'정말이지, 잘도 그런 바보같은 계획을 실현시켰네?'
"지휘관 치고는 꽤 멍청하거든, 나는."
'조금만 늦었어도 온 몸이 익어버릴 뻔 했어. 거기다 쇼크사의 위험성도 있었고. 알아?'
"계산 하에 있던 요소야. 철저하게 계산을 한 도박이라고."
'어련하시겠어. 그러다 집안 다 말아먹지.'
"뭐... 그럴지도. 지금 말아먹힐 위기 같이 보이거든."
태연하게 교신을 마친다. 주위는 아무것도 없다. 바람의 속력만이 나를 감싸고 있다.
현재, 자유낙하 중이다. 아직... 아직이다. 이런 터무니없게 위험한 딥 스트라이크. 나쁘지 않아. 하지만... 그래. 그 대원이 했으면 더 잘 해냈을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회용의 점프 젯을 낙하산 대용으로 사용한다. 일부러 양력을 일으켜서, 땅으로 곤두박질치는걸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나무 따위가 없어서 다행이군. 들키지 않게 건물 옥상에 착지한다. 침투는 그 대원이 전문 분야이지만, 어쩔 수 없지.
아군은 다시 함정에 빠져있는 듯 하다. 사방이 놈들로 둘러쌓인 상태. 외부에서의 충격이라도 없는 이상 간단히 빠져나가긴 힘들겠지.
그러면, 그 충격... 조금 줘볼까.
아마 그들에게 있어서는, 멀쩡하던 적 진영에서 갑작스레 폭발사고가 일어난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터이다.
또 한번의 행운이 그들에게 다가간 것이다. 물론, 뭐... 이유가 있는 행운이지만.
그래도 사실 이제는 좀 답답할 지경이다. 가령, 이렇게나 외부에서의 공격에 취약한 진영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다니. 아니 그 이전에, 복병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추격을 계속하다니. 심리전이 좀 필요하긴 하지만, 이건 너무 뻔히 보여서 오히려 내가 속아넘어갈 수준이었다.
정말로...
전장에 있는 대부분에게 교신을 건다. 아군 전부에게 말이다.
"이거 참, 곤란한 상황이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아, 이런. 잠깐 실례. 적 분대 하나가 내게 발포한다. 조준 실력이 형편 없어서 다행이군.
탄창에 남은 탄환은 16발. 빗나갈 오차를 상정해둔다면... 충분하겠군.
단순간에, 적 전체를 훑듯이 총구를 움직여, 그 끝과 적으로 향할 궤도가 겹쳐질 때에 맞춰 사격한다.
일단 정리.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들 서로의 개성이 맞물려서 빈틈을 메우죠. 그게 메모리즈의 방식이고요. 그런데, 딱 하나 문제가 있는게 있네요. 채워지지 않는 단 하나... 그거 때문에 이런 꼴이기도 하고요."
틈이 난 동안에 탄창을 장전한다. 적 몇 놈이 이쪽을 눈치챘다. 병력이 이동하고 있어. 계획대로 포위망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한다. 설교나 할 틈이 아니구만.
"곧 구멍이 날 터이니 조금 더 있다가, 단숨에 돌파하세요. 알테시아, 페잍트라스. 글라디올러스. 그리고 마세나스. 화력 투사와 속공, 충격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빠르게 뚫어버려야 합니다. 아시겠죠?"
위치 정보 전송 중. 순조롭군.
"제 2파는 유동성이 필요합니다. 레드포드, 세즈루, 스미스... 그리고 헤르츠. 대다수의 병력이군요. 스크럼을 짜서 1파가 뚫어놓은 길을 따라 전진해주십시오. 포위망을 헤쳐나갑니다."
유동성이 필요하다는걸 강조해둬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마지막으로 확실히 짓밟아 주십시오. 앞의 두 대열이 탈출한 뒤라도 상관 없습니다. 적들이 다시 남은 병력을 감싸기 시작한다면, 탈출한 조는 놈들을 오히려 둘러싸는겁니다. 반대라면, 남아있는 조가 처리해 주십시오."
"클락, 트리니티. 남아계시다가 본격적인 교전이 시작되면 혼란을 틈타 숨어들어서 중요한 적을 하나씩 제거하는겁니다. 카르마, 마찬가지로 최가치 표적의 저격을 요청합니다. 루인스, 서... 그리고 레이. 원하시는 대로 날뛰어 주세요. 다들 이해하셨습니까?"
빠른 말투로 모두에게 명령을 내린다. 사실 나는 이 모든것을 조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임기응변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
행동에 앞서 다시 잡담을 계속한다.
"그럼 하던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런 상황이군요. 무능하다고 질책할 생각은 없습니다. 무능하지 않으니까요. 여러분은. 지금까지 잘 해오던 중 단 한번의 실수일 뿐이구요. 모두 서로 맞물려서 다 채워나가고 있는게 보였어요. 하지만 단 하나... 정말 딱 하나 제가 여러분께 있어서 말씀드려야 할건."
카운트다운을 개시한다.
곧, 시작되지. 그래. 내가 이들에게 꼭 말해야 하고, 내가 이들 곁에 남아야만 할 이유. 그건...
"전술에 문제가 있군요."
작전 개시.
- 'He can't be with You.'
"이거, 아쉬운 일이지만... 저는 여러분과 함께할 수 없어요. 캡틴D. 그 부하들에 의해 안그래도 우리가 수배가 되어 있는 와중에, 결국 그동안 놈들에게서 해온 단독 작전들의 꼬리를 잡혀버리고 말았거든요."
수배 데이터베이스를 보여준다. 허나 지금 그의 얼굴은 '처리됨' 표시가 떠 있다.
죽은 척을 계속 할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니 이렇게, 적을 완전히 일소할 수 있는 상황에서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또, 계속해서 끝없이 임무를 전전하러 다니지는 못할 이유도 있구요. 하하... 어쨌든."
다시 주위를 환기시킨다.
"로그는 다들 보셨겠지요? 분명 유언이어야만 그게 뜻이 있다고 할 순 없지요. 그저... 메모리즈에서 물러나는 한 남자의 전언으로 받아들여주세요."
"그래도,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여러분을 이렇게 지켜보며 돕겠습니다. 저는... 늘 곁에 있을겁니다."
그는 발길을 돌린다.
엑셀을 당겨 어딘가로 향한다.
모두와 멀어지지만, 아직도 가까이 있다.
"...그럼, 지켜볼게요. 메모리즈. 저의 동료, 저의 쉼터. 그리고..."
잠시 멈춘 동안에, 안주머니에서 사진 두장을 꺼낸다.
언젠가 모두와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군 시절 찍은 사진이다.
힘들고 거친 임무의 연속, 그런 삶이었다.
언제나 죽을 장소를 넘나들고, 고통도 커져갔다.
하지만 그런 고통도 이런 사람들과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 상처도 아물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그들과 전장에 나서라고 한다면 거절하겠지만...
다시 한번 그들과 모여서, 언젠가 그들이 가져올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된다면 기꺼이 그리 하고 싶다.
라이터를 켜 불의 온기를 느낀다.
이젠, 불 따윈 무섭지 않다.
"...고마워요. 내 가족과도 같았던 사람들."
다시 남자는 나아간다.
9. 유언 혹은 전언 ¶
- 'BGM'
- 'To 테드 레드포드'
- 가장 처음으로 그 파일을 열어본 것은, 그 남자를 선배라 부르며 따르던 자였다.
테드 레드포드. 그의 앞으로 온 음성 로그는 익숙한 목소리를 토해낸다.
"당신이라면 가장 먼저 이 로그를 열어볼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어요. 뭐,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만 말입니다."
"이걸 읽는다는건, 저는 여러분의 곁에 더는 없다는 소리일겁니다. 제가 없어도 충분히 잘 해낼거라고 믿지만, 노파심에서랄까. 몇 마디 정도는 말씀드리고 싶군요."
치익.
"므슈 레드포드. 그동안 저에게서 많은 걸 배워오셨다고 생각하실겁니다. 하지만 저도 그래요. 스승도 제자에게서 무언가를 배우는 법인데, 하물며 선후배 간에서 그런게 없을까요?"
"당신은 강해요. 슬픔을 딛고 스스로 일어섰어요. 주위의 도움이 있었다고 말하겠지만, 천성의 강함이 아니면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을거예요. 저는, 그걸 배운듯 합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겁니다. 죽어서야 저는 끝나겠죠. 아니, 어쩌면 죽어서도 끝내지 않을겁니다. 아무리 쓰러트려도, 부서져도, 잿더미가 되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배웠습니다. 이전의 저는 수많은 일로 인해 부서져버릴 뻔 했어요."
"모두의 앞에서 강한 척, 파편만 그러모은 채 서 있었죠. 근본적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지만... 저는 당신이 일어서서, 언제나 밝게... 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그렇게 되고 싶었죠."
"저는 그런걸 받았어요. 저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제 기억은, 당신의 안에 남아있을거예요. 저는 계속 살아갈겁니다. 당신의 은사님처럼 기억으로 남아서 말이죠."
"제가 없어도, 함께할겁니다. 그러니 이 슬픔에... 앞으로 다가올 다른 싸움에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서주세요. 그 당당한 모습을 저 대신 다른 모두에게도 보여주세요. 당신은 제게 있어, 막연한 희망이었습니다. 테드 레드포드."
로그는 끝난다.
- 'To 라일 알테시아'
- 은발의 남성은 자신에게로 온 메시지를 열어본 듯 하다.
음성 로그는 거침없이, 익숙한 목소리를 토해낸다.
"반갑습니다. 므슈 알테시아. 가볍게 예전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당신은 그때도 분노에 차 있었죠."
"저는 당신에게 다가갔어요. 그 분노와 목적이라면 우리와 함께할 수 있을테니까요. 당시의 당신은 흔들리는 듯 보였습니다. 분노에, 충동에... 앞을 못보고 복수만을 생각하셨고요."
"저는 그걸 완전히 없애고 초연해지라고 말씀 드릴 자격이 없습니다. 다만 그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을 뿐이지요. 당시에도 그랬듯이, 말로 당신을 제어하는건 힘들었겠지요. 행동으로 보였습니다. 제가 당신의 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릴 행동을."
"지금은... 그래요. 말 하면 알아들으실 분이 아닙니까? 그래서 지금은 당신에게 말만을 해두겠습니다. 음, 그럴 수밖에 없지만 말이죠."
"제가 사라져있다는건 분명 놈들에게 당했다는거겠지요. 당신은 분노하고, 복수하려 할겁니다. 모조리... 한 놈도 남김없이 도륙을 내고 싶어할거예요. 전 그걸 말려보겠습니다.
"네! 안들으시겠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분하지도 않냐,그런 말씀이 절로 나오실겁니다. 하지만 일말의 인내심을 통해서 청하건대, 참아주세요. 복수, 필요하죠. 원통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조리 없애달라는걸까요?"
"선택을 요구하는겁니다. 저는. 그저 맹목적으로 '적이라면 모조리 죽인다'가 아닌, 싸우지 않고 이기고, 오히려 회유시키고, 진실과 거짓의 말을 이용하는겁니다. 힘든 이야기긴 해요."
딸깍.
"분노를 가라앉히고, 복수의 방향을 올바르게 해주세요. 저는 당신이 괴물이 되는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 동료, 라일 알테시아로 남아주세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방해되는걸 모두 없애버린다면. 그게 과연 정답이 될까요? 엄중한 선택으로, 일깨워주세요. 절제된 분노야말로 가장 매서운 분노라는 것을."
- 'To 알렉스 버나드 마세나스'
- 그의 유언장을 열어본 소년은, 익숙한 목소리를 듣는다.
그 옛날, 그를 구해주었던 그 남자의 목소리를.
"므슈 마세나스. 천천히 잘 들어요. 지금 이 로그를 듣고 있다면, 저는 더이상 여러분 곁에 있지 않겠지요."
"슬퍼할거라 생각해요. 한편으론 분하고... 그렇죠? 힘들거예요. 이겨내기가 쉽지 않은 감정이겠지만... 저는 믿고 있겠습니다. 혼자가 아니잖아요? 므슈 마세나스. 마드모아젤 유리아도 계시고, 다른 동료들도 있어요. 대신할 수는 없어도, 함께라면 이겨내기 조금 더 쉬워질거예요."
"당신은 상냥해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싶지 않아하고, 어떤 아픔이라도 대신 끌어안으려 하죠. 하지만... 따끔하게 말해줄 필요도 있는 거 같네요. 그러면 안돼요."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강경하게 말을 이어간다.
"나쁘다는건 아니예요. 허나 므슈, 우리의 일을 생각해봐요. 연민과 동정, 상냥함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많을거예요. 강해져주세요."
"슬퍼하지 마세요. 저는, 당신에게서 많은걸 얻어가는겁니다. 언제나 상냥하던 당신에게서 받은 그 감정.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은 제가 움직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줬어요. 앞으로 나아가서, 과거의 아픔에서 도망칠 길, 또한 수행해야 할 삶의 목표... 그 모든걸 부여한거고요. 이를테면... 그래, 가능성."
"살아남아주세요. 강해져서 모두를 지켜주세요. 하지만 지킨다는건, 결국 누군가를 위해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줘야만 한다는거예요. 상냥한 당신에게는 힘든 이야기일겁니다. 그래도 저는, 하하... 이 꼰대는 신세대에게 이런 부탁밖에 못하겠군요."
다시 목을 가다듬는 듯한 소리가 난다.
"므슈 마세나스. 남자가 하는 일의 8할은 결단이예요. 강한 결단을 내릴 줄도 아는, 상냥한 당신이 되어줘요."
"비록 지금은 흔들리고, 무섭고... 누군가를 해하는건 절대 인정하지 못할거예요. 하지만 전... 당신의 용기와, '가능성'을 믿고 싶군요."
로그는 끝난다. 말미에, 철사를 휘어 만든 유니콘의 이미지만이 남겨진다.
- 'To 바젤 루인스'
- 자신에게 온 로그를, 남자는 열어본다.
"안녕하세요, 므슈 루인스. 우리는 꽤나, 오랫동안 함께했지요. 레이의 곁에서... 그렇죠?"
"늘 팀의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시는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지요. 자기 자랑의 생각은 없지만, 지휘관의 눈으로는 그런게 다 보여요."
"거의 처음부터 같이 한 당신이기에 저는 믿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메모리즈의 모두와 힘을 합쳐서, 제 임무를 마저 끝내주세요."
살짝 멈췄다가, 다시 이어진다.
"저는 늘 그랬어요. 제 임무는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변하게 되더라고요. 나를 믿어주고, 나도 믿고있는 사람들이라면 염치불구하고 그 부담을 나누어 볼 수 있을까. 늙으면 뻔뻔해진다고 하던가요? 하하하..."
"죄송하군요. 저는... 저의 임무를 모두에게 대신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어요. 므슈 루인스... 당신에게도요."
"원년부터 같이, 메모리즈였던 당신입니다. 저는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자랑하며 떠벌리고 다닐 수도 있어요. 실망시키지 않을거라 철썩같이 믿고 있고요. 무거운 부담이라고 생각되시겠지만, 당신이 누구인가요?"
톡톡.
"가볍게 날려버리세요. 그런 것에 사로잡히지 않고, 벗어나 자기 방식대로 멋지게 해내는 것. 그게, 메모리즈로서의 제가 봐온 당신, 바젤 루인스의 모습이었으니까요. 적어도 제 시점에서는 말이죠."
로그가 끝나고, 원년멤버들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남겨진다.
- 'To 데네브'
- 모두에게 다 송신된 로그인듯 하다.
그 남자의 음성이 새어나온다.
"Bonjour, Mademoiselle Mystérieux? 이렇게 인사를 하게 되는군요. 음... 좋은 모습은 아니죠."
"당신에 대한건 많은 것들이 가려져 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당신에 대한 정보도, 잘못된 것이 많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고작 그런것에 연연하기엔, 메모리즈라는 테두리 안이니까 저는 또한, 당신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마드모아젤 카르마... 이렇게 불러야 하나요? 실례가 될지도 모르지만 적당히 이렇게 해두도록 하겠습니다.
그... 망자한테 따질수는 없지 않습니까. 하하하."
멋쩍은 웃음.
"당신이 감추고, 그리고 펼칠 많은 것은 저로서도 알 수가 없습니다. 허나 당신이 우리와 함께해왔기에,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메모리즈를 위해서라고요."
"또... 인질이 있지 않나요? 아무리 우리의 적이라고 해도, 그 한 사람만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본의 아닌 인질.
그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스스로도 강하지만, 당신과 같이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더 거기에 힘을 얻을거예요.
당신에 대한 신뢰의 열쇠이기도 해요. 그의 감정의 대상이 잘못된 사람일거라 생각하지 않으니까."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다면, 지휘관의 눈이라고 해두죠. 아니, 방 안을 살피는 카메라 말고요. 사람을 보는 눈... 전장과 사람 사이의 기류를 읽는 그런 거요. 또, 그에게서는 과거의 제 모습이 보였거든요. 그건, 행복하지요. 그렇죠?"
딸깍.
"저는 당신에 대해 잘 모릅니다. 당신의 플랜과,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 당신에 대한 많은 것 말이죠. 하지만 당신에 대한 믿음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저, 단 하나의 심플한 이유입니다. 우리는 가깝든 멀든, 메모리즈니까요."
로그가 끝나, 침묵만이 남는다.
- 'To 트리니티'
- ◆IRC를 통해 전해온 메시지는, 실제 익숙한 남성의 목소리를 싣고 있었다.
"ドーモ。トリニティ=サン。ジャック モルティエです. 이렇게 하는게 맞는건가요? 반갑습니다."
나지막히 아이사츠를 건네는 남성의 목소리는 편안한 아트모스피어로 계속해서 이야기를 한다.
"지금 이것을 듣고 있다면, 저는 이미 모탈의 삶을 끝내, 삼도 리버를 건넌 이후겠지요... 하지만, 남아있을 다른 분들을 염려해 이렇게 남겨둡니다. 아직 하고싶은 이야기도 있었고 말이지요."
"세 분은, 언제나 활기이자 웃음이었습니다. 과거의 당신... 무슨 상관입니까? 지금의 세명은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특이하다면 특이한 소녀들입니다. 각자의 개성도, 장난도. 괴로운 상황에서도 언제나 즐겁게 다가와 주었습니다."
"신비하고 종잡기 힘든 세분은, 제 전술에서는 늘 히든카드를 맡아 주셨습니다. 주 특기도 잠행과 첩보, 침투. 그런 숨겨진 패로서 매우 적합했으니까요. 자주 이야기를 나누거나 한 적은 없지만, 이 또한 여러분들을 믿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아 잠깐. 잠깐만요. 여러분들이라고 해야 할지, 당신이라고 해야할지..."
그러다, 짧은 웃음으로 마무리 짓는다.
"셋이자 하나, 하나이자 셋. 특이해요. 정말로. 그런데 이 특이하고 각자가 개성넘치는거... 정말 마음에 든다는 말이죠. 재밌지 않나요?
우리 메모리즈의 축소판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각자 특이하고, 개성이 넘치고... 여러명이죠. 하지만 결국 메모리즈라는 하나의 존재. 그 자체예요."
"그런 여러분이라면 더더욱 이해하기 쉬울거라 믿습니다. 각자 생각이 다를수도 있고, 맞지 않는 점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도 모두 하나니까... 여러분께 부탁드릴게요. 제가 봐온 그 재치와 장난기로, 모두를 웃으며 뭉치도록 도와주세요. 지금까지도, 잘 해내왔듯이."
"저는 사라집니다. 허나 하나의 존재가 사라진다고, 그게 끝은 아니겠지요. 저는 모두의 기억으로 갈라져, 계속해서 살아갈 생각입니다. 끈질기죠? 이기려면 그래야만 합니다. 전술이예요."
"아카기 시노 양, 아오야마 유키 양, 키지마 아이 양. 모두와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