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결

조금 더 진지하게 써보자면, 그는 구룡회라는 제법 큰 폭력단체의 수장이었다. 무슨 조직폭력배 단체같은 이름이었지만, 실상은 그냥 평범한 일진회정도.
이 단체는 평범했던 초등학교 시절, 어느 친구와 장난치다가 세운 이름이다. 아버지가 이번에 구룡회라고 중얼거리는걸 들었고, 그이름으로 결!정! 이런 느낌. 멤버도 딱 그들 둘이었다. 나중에 두명이 더 들어오긴 했지만. 비밀기지를 찾아 쏘다니고, 비밀문자를 만들고 하는등 정말 이름만 그런 유치한 단체였다.
그것이 중학교 1학년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변질되었다. 방황하는 그는 시비걸릴 일도 많아졌고 싸움도 많아졌고, 점차 안좋은쪽으로 지내다보니, 초등학교때 그를 알던 아이들이 쟤 구룡회래! 조폭이래! 몸에 문신도 있대! 이런 식으로 소문이 점차 커져나간것. 그 후로 그에게 잘보여 좀 먹어주는 애가 되고싶은 똘마니들이 하나둘씩 구룡회에 들어왔고, 점차 판이 커지며 여느 일진회나 다름없이 되어버린것. 아이들은 구룡회라면 치를 떨었고, 서울에서 구룡회라는 이름을 모르는 아이들은 없었다. 아이들의 친구들, 그 친구들의 친구들, 이런식으로 몇 다리씩 구룡회가 확장되며, 거대한 하나의 집단이 되어버린것.
그 안의 아이들은 막나갔으며, 강한 힘을 가지고 방황하던 그를 잘 구슬리고 꼬드겨 자기들이 피해를 입은것마냥 거짓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을 한결이를 이용해 때리고 해결하고, 그런 식으로 일을 풀어나갔다.
담배와 술, 하루하루 의미없는 나날들을 보냈던 그는 점차 더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수많은 아이들의 눈동자, 겁에 질린 표정, 주먹 끝에 닿는 아이들의 피부, 부러지는 뼈, 격한 비명소리, 괴물이라고 수근수근거리는 소리들, 우리가 아니라고 말하는 아이들, 개소리 말라는 구룡회의 아이들.

이젠 지쳤어.

그는 결국 구룡회를 떠나기로한다. 그 속에서 많은 다툼도 있었지만, 끝까지 남아준건 세명의 친구들.
술을 같이 마시고, 호은골로 가는데 많은 도움을 준 제일 좋은 친구들 세명 덕분에, 초등학교때부터 늘 붙어다닌 그 아이들이었다.

그 아이들과는 현재도 연락하는중. ...한명이 더 있지만, 그 아이는 지금, 구룡회의 2대 통이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문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