쳔슈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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쳔슈에리(天雪丽). 클라우디아 천, 아름답게 내리는 흰 눈.
그 누가 보아도 오물들이 모이는 하수구 중 하수구인 봉소성채의 지배자로 보이지는 않는 여인은 삼합회의 산주이며 혼탁한 아수라장에 똬리를 튼 용의 머리다.

신조차 버린 지옥도일지라도 태양은 필요할거에요.

전대 산주의 외동딸이자 유일한 적녀로서 대를 이어 산주가 되었으나 그 과정은 당연히 순탄하지 않았다. 칼 하나 쥘 줄도 모르는 여자는 형제의 소유일 경우 보호의 대상이거나 관련자가 아니라면 희롱의 대상밖에 될 수 없었다. 장점이라고는 친모를 닮아 여리고 청초한 미모 뿐 그러나 여인의 미모는 누군가를 홀리는 데에만 쓸만하지 수많은 형제들을 지탱하는 용에게는 필요없는 덕목이다.

"전대 산주께서도 양아들을 들여 그들 중 다음 산주를 택하고 아씨를 짝지어 주려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잘난 아들들이 자기네끼리 싸우다가 다 죽거나 밖으로 도망갔는데 뭐 어쩌시겠습니까?"
그래도 살기 좋습니다. 세상물정 모르고 규방 안에서 살아온 여인네라 그런가 요새 수급을 덜 받아가거든요.

순수하고 깨끗하고 세상의 때를 타지 않은 듯이 맑게, 쳔슈에리는 쓰레기장에서 장미가 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때로는 여인의 눈물과 아름다움도 힘이 될 수 있는 법이지 아니겠는가."
순진한 백치에 권력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아름다고 지고지순한 계집은 누구나 한번쯤 탐낼 법하지. 곁에 놓고 자랑할 화려한 트로피처럼 말일세.
혹한이 피워낸 독화. 기실 쳔슈에리는 순진하지도 깨끗하지도 가련하지도 않았다. 양 오빠를 꾀어내어 이간질하고 필요하다면 먀약도 정치 로비도 경우에 따라 직접 권총으로 부하를 죽이는 것과 고문을 명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할 수있는 독부에 가깝다. 과연 수급을 덜 받을까? 그녀가 산주가 된 이후 유난히 성채에 도박과 유흥업이 성행하고 있지 않은가? 어차피 쓰레기장이라면 좀 더 쓸모있는 쓰레기장으로 만들면 될 터였다.

"꼭 용이 되어 그대가 수놓을 수 있을 광활한 밤하늘을 드릴게요."

어린 시절 천진한 마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한 약속 하나로 여기까지 왔었나. 지금와서는 그 약속도 마음도 핏물로 젖고 아련하게 멀어 흐릿하지만 어린 시절 진실로 무구했던 쳔슈에리가 가졌던 마음 하나는 진심일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모두가, 어쩌면 아버지마저도 그녀를 은연중에 질 좋은 가축보듯 하는 와중 유일하게 그만이 그녀를 용두의 일원으로 바라보고 충성했으니.

저만을 오롯이 담은 눈이 좋았다. 제 것이 아님을 알고 가질 수 없음을 알았지만 가지고 싶었고 놓아야 했지만 놓고 싶지 않았다.
그가 충정을 바치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어리석은 쳔슈에리가 아닌 삼합회의 두목일테니 그녀는 여인이 아닌 용두가 되어야 했다. 사랑하기에 사랑을 잊다니 천박한 경극의 배우들도 비웃을 희극이 따로 없었다.

저를 지켜주세요
나를 위해 피를 흘려주세요
부디 한 손에 잡힐 듯한 아름답고 순수하고 순결한 소녀로 보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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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커플 ONLY	O
	이성애 연성	O
	동성애 연성	X
연성시 가/불가 항목 질문 필수		X
과거/미래 날조 및 과도한 연성		O
비고		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