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설명 ¶
"모든 것은 신의 뜻 아래에 정해져 있고, 저는 그 길을 따를 뿐인 하나의 신도지요."
현 유스티티아 공작의 여동생 니체타 모르가나. 그 차갑고 지독한 공작이 유일하게 쥐면 깨질까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 다룬다는 유스티티아 가의 금지옥엽. 기실 공작이 그녀를 싸고도는 이유가 아주 없진 않았다. 병사한 전대 공작비를 꼭 닮은 니체타는 예쁘기도 아주 예뻤고, 딱 예쁜 그만큼 병약하고 병치레가 잦아 자주 앓아누웠다. 결국 최근에 크게 앓아누워 생사의 기로를 헤매다 겨우겨우 살아난 그녀는 최근 경미한 기억상실의 증세마저 보여 공작가 모두에게 걱정을 사고 있다. 본디 혼담이 오가도 딱히 이상할 것 없는 나이고, 집안과 미모의 힘으로 혼담의 의사를 보이는 가문이 적잖게 있지만 그녀의 건강을 우려한 공작이 모두 물리고 있는 중.
어릴 적부터 약했던 몸의 영향인지 독실한 신도로 성녀를, 그리고 그 후보자들을 존경하고 동경하기로 유명했다. 더 어린 시절엔 성녀 후보를 꿈꾸기도 했었다. 때문인지 그녀의 어머니를 닮아 성실하고 검소한 생활을 중요하게 여겨 공작가는 그녀와 전대 공작비의 영향인지 그 권세에 비하자면 상당히 검소하게 생활하는 편이었지만, 최근 회복한 그녀는 갑작스레 그러한 태도를 어느 정도 접어두고 그 나이의 영애에 맞는 씀씀이를 보여 공작가에서 애용하는 상인들의, 그리고 동생의 무욕함을 걱정하던 공작의 기쁨이 되고 있다. 다만, 어째서인지 최근 사교계에는 그녀가 종교에 귀의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 :but she is
3.1. 크엘티아 ¶
이 로판 속 성녀는 사실 뭐 아이돌이라던가 그런 존재의 대체재인가? 신앙심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 빙의녀 니체타의 마음 속에 깊은 신앙심을 심어준 존재. 이 범상찮은 얼굴을 보아하건대 여주, 적어도 악녀, 아무리 못해도 여주 절친 혹은 스승 혹은 흑막이다. 라고 판단하고 거리를... 거리를 둘 생각이었다. 그것 참 내가 얼빠가 아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이거 망했다 난 존나 글러처먹은 새끼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홀린 그녀는 어느새인가 빙의자가 아는 한 오빠의 정보를 줄줄 불고 있었다. 조졌군! 오빠 미안! 아니 사실 내 진짜 오빠도 아니지만은. 어쨌건 빙의녀 니체타는 원본 니체타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성녀 후보 크엘티아에게 홀딱 빠졌다. 크엘티아가 현실 니체타의 아이돌이었더라면 그녀에게 몇백 몇천쯤은 우습게 꼴았을 것이다. 이게 로맨스면 나와 당신의 로맨스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없겠죠 하고 좀 찌질거려봤다. 마음속으로만. 현실에서 당당하게 고백 공격이라도 해볼 패기는 나약한 현대인 니체타에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