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를 사랑할 수 없어요. 제가 사랑하는 것은 오직 여왕 폐하와 저의 레이디뿐입니다."

그녀에겐 결함이 있다. 다이아몬드는 물망초를 사랑한다. 그것이 정상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다. 나도 언젠가 그를 사랑하게 될까, 하고 감흥 없이 열둘의 그녀는 열둘의 그를 보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다고 그녀가 그를 사랑하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가 사랑한 것은 언제나 화원의 소년보단 꽃같은 소녀였다. 이번 대의 다이아몬드와 물망초는 이상하다고 수군덕거리는 목소리, 목소리, 목소리들. 그레이브스의 명예에 누가 가는 일 없도록 하라는 아버지와 오빠의 명령과 애써 웃으며 너도 다른 이들처럼 되리라는 축복인지 저주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덧붙이시는 어머니. 그리고 어떻게 해도 사랑할 수 없는 그. 다른 소녀들은, 과거의 다이아몬든들은 어떻게 전부 하나같이 그들과 사랑에 빠질 수 있었던 거지? 성별 따위가 문제가 아니다. 막연히 그나 그녀가 지금의 성별과 달랐다 하더라도 그와 함께하는 미래는 어떻게 해도 그려지지 않았다. 이를 이해하고 그녀의 손을 잡아준 것은 그녀의 레이디 뿐이었고, 그런 그녀에게 이해와 쓸모를 준 것은 여왕뿐이었다. 그러니, 신시아는 여왕에게, 레이디에게 목맬 수 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