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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명 ¶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이 있음에도 그 곳에 그가 존재함을 몇 번이고 의심한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손짓을 하는 순간 바람처럼 허무히 사라지고,자리에 없어보여 고개를 돌리면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한다.
신학교 7학년 조반니 시비타(Giovanni Civita)는 그런 사람이다.
제 이름도 잊어먹어 시비타의 성을 쓰는 고아이기에 가족이라 부를 연은 없다. 굳이 그와 비슷한 관계의 사람을 묻는다면 옅은 황갈색눈을 반개하고 웃으면서 크리스티안 교수를 은사라 지목할지도 모른다. 이 말이 진실인지는 교수도 그도 서로를 남들과 달리 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행동만 보아선 그 진위여부를 알기 쉽지 않다.
1등. 몇몇과목에 대해서는 교수 이상의 지식을 알고 있다는 말이 돈다. 실제로 어딘가 사라져 찾다보면 고목 나뭇가지 위에서 두꺼운 고서를 들고 있는 그를 목격할 수 있으며 교수와 토론을 주고받는 모습도 보인다. 그럼에도 그는 한 번도 제 성적을 얘기하고 다닌적이 없으며 성적에 예민하지 않은 한 대다수가 그의 여유롭고 조금 실없는 태도에 중위권으로 생각한다.
언어는 대다수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특별히 노력했다기보단 어릴때부터 시비타 신학교에 살며 저절로 익히게 된 것에 가깝다.
아무에게도 미련이 없는것처럼 선을 긋고 가볍게 굴어 누구와도 잘 지내 관계에 큰 부딪침이 없지만 아주 가까히 지내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아니, 조반니 시비타는 누구의 말도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평등한 입장에서 그대로 들어주기 때문에 상대는 가깝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나 그가 가깝다고 직접 표현하는 사람은 없어보인다.
수업과 미사에 꼬박꼬박 늦음없이 참가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두문불출하며 종 잡을 수 없이 행동한다.
1등. 몇몇과목에 대해서는 교수 이상의 지식을 알고 있다는 말이 돈다. 실제로 어딘가 사라져 찾다보면 고목 나뭇가지 위에서 두꺼운 고서를 들고 있는 그를 목격할 수 있으며 교수와 토론을 주고받는 모습도 보인다. 그럼에도 그는 한 번도 제 성적을 얘기하고 다닌적이 없으며 성적에 예민하지 않은 한 대다수가 그의 여유롭고 조금 실없는 태도에 중위권으로 생각한다.
언어는 대다수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특별히 노력했다기보단 어릴때부터 시비타 신학교에 살며 저절로 익히게 된 것에 가깝다.
아무에게도 미련이 없는것처럼 선을 긋고 가볍게 굴어 누구와도 잘 지내 관계에 큰 부딪침이 없지만 아주 가까히 지내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아니, 조반니 시비타는 누구의 말도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평등한 입장에서 그대로 들어주기 때문에 상대는 가깝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나 그가 가깝다고 직접 표현하는 사람은 없어보인다.
수업과 미사에 꼬박꼬박 늦음없이 참가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두문불출하며 종 잡을 수 없이 행동한다.
3.1. 앙헬 로제티 ¶
1등과 2등, 같은 학년이니 서로 교류가 많을거라 생각되고 실제로 그렇지만 그 관계가 친밀함의 성격을 띠기에는 둘의 성격이 반대에 가깝다. 즉, 한 마디로 오랜시간 다툼이 많다는 얘기다. 구마사제로 교육받고 있으나 독실한 신자보다는 연구자와 가까운 태도로 종교를 대하는 조반니는 한때 타 종교또한 연구하다 한창 배화교(조로아스터교)에 고개를 파묻은 적이 있었고 이때 둘의 갈등이 정점이었다. 사람사이의 관계에 미련이 없는것 치고 나름대로 같은 학년에 만날일이 많아 잘 지내고 싶은 마음으로 유들유들하게 대한다고는 있지만 오히려 이런 태도가 진지하지 않아보여 묘한 갈등을 유발한 듯.
3.2. 아바돈 ¶
나의 친애하는 친구. 우선 예의상 자네가 머무르는 그 방이 아늑한지 안부부터 물어야하건만 현재 그러기에는 나는 한 문제로 몹시도 불안하니 부디 이 무례를 자네의 넓은 마음씨로 이해해주길 바라네.
(중략)
신학교 앞에 포대기에 감싸여 버려진 아기를 어느 사제가 데려왔고 법적으로는 크리스티안 교수의 양자로 입적되었지만 사실상 모든 사제들의 그의 어버이나 마찬가지였고 그는 그들이 어린 날 밤중 몰래 언급하던 황충의 왕을 기억했다.
호기심이 넘치는 그는 악마를 더 깊에 연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단서를 찾아 해메었고 문앞에 잉크에 성수를 섞어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실없는 농짓거리부터 철학에 관련된 물음까지 진중함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보이지만 그의 목표는 '악마' 라는 생물을 조사하는 것이기에 하등 상관없어보인다. 편지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지하로 떨어지는 수분에의해 녹아내려 발견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호기심이 넘치는 그는 악마를 더 깊에 연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단서를 찾아 해메었고 문앞에 잉크에 성수를 섞어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실없는 농짓거리부터 철학에 관련된 물음까지 진중함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보이지만 그의 목표는 '악마' 라는 생물을 조사하는 것이기에 하등 상관없어보인다. 편지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지하로 떨어지는 수분에의해 녹아내려 발견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3.3. 요제프 폰 아이헨도르프 ¶
"오늘도 오셨군요. 신께서는 우상숭배를 금하셨으며 그 분께 신앙으로 닿음의 책무를 인간의 죄를 사하여주심을 대신하여 내리셨습니다. 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신을 믿고 미망에서 벗어났으면 하니, 그들이 우상을 믿음이 어떠한 이유에서 이루어졌는지 알아야 그에 기반한 불신을 마주했을때 우리의 믿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분명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상을 만드는 자와 그것을 의지하는 자가 다 그와 같으리로다. |
-시편 106:38 |
"형제님, 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의 무지로 엄중한 벌을 받길 바라지 않아. 내가 지식을 앎은 오로지 타인을 설득하기 위한 일이니 자비로우신 신께서도 용서하실거야."
요제프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각에 맞춘 듯한 행동 유순한 언행 예의바른 말투 등 지나치리만큼 정석적으로 올바른 신자의 모습을 갖춘 요제프가 어떠한 이유로든 신앙이 아닌 무언가에 관심을 둠이 신기했던 조반니는 "그래도 이런 얘기를 해준다는 건 내 행동에 관심이 있으니 그런게 아닌가?" 라고 반문하면서 친근하게 대하고 있다.
"대부분은 내 성적을 잘 모르거든. 아, 로제티 형제님은 아시던가?"
미약한 동정일까 아니면 흔한 답답함일까, 이도 아니면 그저 찰나의 흥미일 뿐일까. 단순히 자신을 별종보듯이 하거나 자유분방한 친우를 보듯하는 대부분의 학생들과 다르게 저를 붙잡는 요제프가 신기하기라도 했는지 여러차례의 지적에도 크게 기분나쁘다는 표시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적이 없는 날이면 '오늘은 형제님 보기에 만족스러운 날이었나' 웃는 얼굴로 말한다.
하지만 '그 일'은 그도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심심하기도 하고 요제프도 같이 편지를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아직 실험단계라 위험하다는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