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항목 : 예시: 논판타지
2. 설명 ¶
아홉 번째 클리파 주인 릴리스.
가말리엘은 태초에 그저 행복한 여인이었다. 훌륭한 학자요 좋은 친구요 영리한 언니이자 다정한 아내였으니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이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바벨이 무너지던 날조차 그녀의 행복에 대한 확신은 무너지지 않았다. 곁에 사랑하는 그녀의 남편이 있어주기만 한다면 어떤 불행도 뚫고 다시 일어날 수 있으리라 그리 믿었다. 그러나 천재적인 학자였던 그녀조차 예상치 못했던 일은 있었다. 그녀의 남편의 야욕과 야망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배신했고 그 댓가로 야훼에게 최초의 인류의 조상이 될 기회를 얻었다. 지하로 처박혀 낙원을 잃고 명예을 잃은 날 그녀는 맹세했다. 그녀를 배반한 아담을, 더 나아가 그의 후손을 언젠가 저 지상에서 모조리 절멸시키리라. 그들이 그토록 주창하는 사랑을 가장 모독적인 방식으로 망쳐 그들 앞에 내보이리라. 그렇게 외설적인 자 릴리스가 새로이 탄생했다. 여전히 가말리엘일 적의 아름다운 모습과 다정한 언동으로 산 자들을 기만하며.
3.1. 686(벨페고르) ¶
같은 방향성과 다른 목표를 지닌 동료. 그녀에게 하늘은, 야훼는 어찌 되어도 좋다. 그녀의 목적은 지상 그 자체에 있는 것. 아담의 자손들을 단 하나도 남기지 않고 핏물로 덮는 것. 그녀에게도 그의 능력이 필요하고 일단 방향성이 같으니 기꺼이 가말리엘 시절의 학자로서의 지식을 활용해 그를 돕고 있다.
3.2. 688(그레모리) ¶
지하까지 함께 떨어진 유일한 가족이자 여동생. 호칭은 레벤나. 별다른 의미는 없고 그저 지나치게 오래 사용한 이름을 이제사 입에서 떼기 어려웠을 뿐이다. 한때 그녀의 다소 급진적인 연구 주제를 걱정하기도 했으나 그것도 이제는 옛말, 가장 전폭적으로 그녀의 미친 연구를 지원하는 후원자로, 누이의 신을 모독하는 금기된 연구를 위해 판을 깔아주고 그레모리가 필요로 하는 각종 '재료'를 아홉 번째 클리파의 주인의 권위로 구해다 주고 있다.
3.3. 694(아디셰스) ¶
당신과 나는 제법 닮았군요.연민의 감정이 말라감에도 불구하고 동질감과 연민을 느끼는 마지막 상대. 어쩌면 자신의 과거를 아디셰스에게 투영해 친동생보다 더 가족같은 기꺼움을 느끼고 있을지도. 바벨의 건설에도 참여한 닳고 닳은 학자는 그 연륜과 학식으로 그녀의 과거와 불행에 대해 대강은 짐작하였을 수도 있다. 한결같이 사랑하고 사랑받은 기억만 있다면, 영영 묻어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설령 그것이 기만이라도.
3.4. 695(아나테마) ¶
미안하지만, 남편이 아니라 '전'남편이에요. 기분 나빠하지 말아요. 이런 건 확실히 해 둘수록 좋으니까.그녀의 클리파에 머물다 간 손님. 신과 그 피조물을 향하는 그 증오를 높이 사 일단 손님답게 예우하긴 했지만 기꺼워했는지는 글쎄, 잘 알 수가 없다. 신에게 금지되어 있는 의학을 탐구하고 있다는 점이라던지, 그 의학에 미친듯이 몰두한다는 점은 그녀의 동생을 연상시키기도.
3.5. 706(나헤마) ¶
재미있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네요. 좀 더 자세히 들려줄 수 있나요?
죽음은 끝이 아니다. 죽음만으로는 끝낼 수 없다. 그저 한번의 고통으로, 순식간에 절멸되는 것으로 끝내기에 그녀의 증오는 끝간데없이 길고, 오래 지속되어 왔다. 그래서 더 오랜 고통을 위해 골몰하던 중, 눈에 띈 것이 나헤마의 네헤모트. 그저 육신의 고통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네헤모트에서 영원토록 타인의 안녕을 위해 갈려들어가는 삶이야말로 그녀의 미래와 인생을 짓밟은 아담의 후손들에게 걸맞다. 심판의 때가 온다면 기꺼이 그들을 네헤모트로 밀어처넣을 생각이다. 전대의 나헤마들이라면, 그녀의 가장 가까웠던 이해자라면 기꺼이 이해하고 공감해 줄 것이다. 이번 대는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