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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Episode One : Invasion ¶
- 1. 遭遇 (10/04/2021)
237 후카미즈 나루미 (mLAoufK1g2) Mask
2021-10-04 (모두 수고..) 22:37:18
출근시간의 전철은 항상 북적거리기 마련이다. 나는 해류마냥 울렁이는 인파 사이에 굳게 서서, 알록달록한 노선도를 치어다보았다. 매표기는 찍찍거리며 종이 티켓을 뱉는다.
가로로 죽 늘어선 전철의 좌석은 도열한 병사들만큼 딱딱하고 비좁다. 나는 될 수 있으면 좌석에 쿠션이 있는 버스를 타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럴 수 없었다. 심지어 집 근처에 버스 차고지가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탄다면 반드시 앉아서 갈 수 있었음에도 그렇다. 이런 X발.
'이번 역은-'
철봉에 어깨를 기대놓고 물속처럼 새카만 창 밖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느새 내려야 할 역이다. 새 직장이 있는 곳.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고 싶다. 그것이 모든 세상 월급쟁이들의 소망이겠지. 내릴때 발을 조심하라는 귀따가운 방송은 넘겨버리고, 새 보금자리가 될 곳으로 향한다.
네르프는 어떤 곳일까...
@이렇게 시작을..! 첫출근이에요!
242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ERr6dBv3GY) Mask
2021-10-04 (모두 수고..) 22:51:09
>>237
언제나 반짝이는 건물과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이던 제3신도쿄시이지만, 오늘의 제3신도쿄시는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없지않아있습니다. 전철 창 밖으로 들리는 사이렌소리와 어딘가로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는 한 무리들이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보이는 것 같지만, 별 일 아닐거라 생각하며 나루미는 역에서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고 또 내려갑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내려가고 내려간 끝에 나루미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눈부시게 쾌청한 하늘과, 우거진 숲과, 너무나도 맑고 깨끗하게 조성된 호수, 그리고.......딱 봐도 유리로 된 것 같아 보이는 웅장한 푸른 피라미드 건물. 바로 저 건물이 나루미가 오늘부터 일하게 될 곳입니다. 지오프론트Geofront. 네르프 일본 지부의 본부.
따사로운 인공태양빛을 느끼며 나루미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립니다. 뭔가 안쪽에서 엄청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만, 별일 아닐 겁니다.
본부로 들어가시겠습니까?
243 후카미즈 나루미 (mLAoufK1g2) Mask
2021-10-04 (모두 수고..) 23:01:50
'큰불이 났나. 쟤네들은 아침부터 뺑이치네, 불쌍하게.'
하지만 내가 신경쓸 바 아니다. 저 사람들에게는 저 사람들의 일이 있기 마련이다. 나도 그렇고. 서로 정해진 장소에서 주어진 일만 하자구요. 이 사회의 안녕을 위해서 말이야.
전철역과 바로 이어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스위스 벙커보다 깊게, 모스크바 지하철보다 더 깊게. 이게 핵미사일 사일론가 생각이 들 때면 네르프의 시설 지오프론트에 도달한다. 체감상 소금기 찌든 기반암까지 파고들어왔는데도, 환경은 쾌적하기 그지없다. 네르프 녀석들. 좋은 곳에서 사는구만? 땅 밑에서 햇빛을 쬐다니.
@들어갑니다.
250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ERr6dBv3GY) Mask
2021-10-04 (모두 수고..) 23:45:21
>>243
저 위에서 따사로운 인공태양이 내리쬐고 이따금씩 기계로 된 새가 지저귀고 있는 이곳은 지오프론트입니다. 네르프의 본부입니다.
그리고, 현재 이 도시에서 가장 혼잡스러운 장소 중 하나입니다.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그냥 바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뛰어가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겁에 질려있는 사람도 더러 보이며, 그 중엔 아예 묵주를 쥐고 기도를 하고 있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하나같이[ 기술부 ]
라느니[ 중앙지령실 ]
을 얘기하고 있는데,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땅 위던 땅 밑이던간에 다들 하나같이 혼란스러운 분위기인 건 마찬가지이겠거니 싶을 뿐입니다...
"이제 오셨는지요. "
혼란스러운 분위기에 적응되려는 것도 잠시, 나루미에게로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려고 합니다.
"갑자기 말씀을 드리게 되어 대단히 죄송합니다. 이번에 첩보부로 배속되신 후카미즈 나루미 양 맞으십니까? "
252 후카미즈 나루미 (mLAoufK1g2) Mask
2021-10-04 (모두 수고..) 23:51:22
"....."
내가 지하철역에 실수로 들어왔나보다. 번잡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쫓아 눈동자가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굴렀다.
"이러면...좀 나가린데."
뭔진 몰라도 상황이 급하다는 미명 아래 인수인계도 없고, 연수 기간도 없이 곧장 실무에 투입될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뱃속에서 스물스물 피어오른다. 제발! 그런 식의 졸속행정은 이미 진저리나게 겪었어.
"제가 후카미즈 나루미 맞습니다만..."
@슬픈예감은틀린적이없고
257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3mtGFfWN16) Mask
2021-10-05 (FIRE!) 00:22:28
>>252
나루미에게 말을 건, 탈색한 분홍 머리의 여인은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계속하였습니다.
"저는 기술부 부장 유즈키 이오리입니다. 원래대로라면 당신의 부장 되시는 분인 미즈노미야 슈이치 씨께서 이 자리에 있으셔야 하겠지만, 부득이한 사정상으로 그분께서 현재 자리를 비우시고 계시기 때문에 대신해서 제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급히 와주셔야 할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
대체 기술부 부장되시는 분께서 왜 신입 오퍼레이터를 찾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나루미가 무슨 생각을 하건 말건간에 이 단발머리 여인은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으로 몸을 틀며 따라오라는 듯 나루미에게 손짓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첫 출근부터 당황스러우시겠지만, 이전의 행선지는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중앙지령실로 갑니다. "
유감스럽게도... 나루미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은 듯 합니다.
- 2. 対面 (10/05/2021)
나는 인내심을 발휘하여 표정을 유지했다. 위에서 까라면 까는게 조직생활이긴 하다. 나도 살아가며 그를 받아들이고 체념하는 법을 익히 알게 되었다. 그치만 위에서 이상한 지시를 받는 그 순간. 딱 그 순간만큼은 짜증이 남을 부정할 수 없었다.
아직 내 수행이 부족한가보지. 크로스백 끈을 쥔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지금 무슨 상황입니까? 그리고 저는 어떤 업무에 배치되는 것입니까?"
곧게 다리를 펴고 분홍머리 기술부장을 따라 걸었다. 성큼성큼 걸어도 발소리가 나지 않는다. 습관이 무섭다.
@따라가면서 질문합니다.
466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3mtGFfWN16) Mask
2021-10-05 (FIRE!) 22:54:39
>>462
여인은 계속 걸어가다 멈추곤, 복도 끝에 있는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며 제법 덤덤한 태도로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동쪽 해안에서 수km 정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패턴 블루가 감지되었습니다. 확인 즉시 일본 정부에 1급 경보를 내릴 것을 요청하였습니다만 대피 경보가 발령되었을 때는 상황이 많이 늦게 되었고, 저희는 이제 민간인 대피가 전원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지의 적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
이제 막 새로운 직장에 출근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용어를 알아듣기보다는 익숙해져야 하는 나루미이지만, 생전 처음 듣는 모르는 용어가 있더라 해도 어느정도 상황이 어떤지에 대해선 대충 짐작이 가능할 것입니다. 1급 경보라는 단어가 나온 시점에서 큰 일이 생길 것이란 건 당연하고, 대피가 완벽하게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직 대피소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이 있다는 소리이며, 그 말은 즉슨 민간인 피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단 소리입니다.
오늘 나루미가 출근길에서, 전철에서 지나쳤던 사람들을 떠올려 봅시다. 창 밖에서 언뜻 보였던 무리들을 떠올려 봅시다. 그들은 모두 무사히 대피하였을까요? 정말 무사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오직 신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알려져있지도, 알고있는 정보도 전혀 없는, 사상 최악의 적을 말입니다. "
- 띠링.
이윽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여인은 안으로 들어서고는 나루미를 보고 이렇게 단언하였습니다.
"15년 전과 같이 재앙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이 '재앙'을 분석하여 어떻게 물리칠지 고민해야 합니다. "
468 후카미즈 나루미 (k47JVMagko) Mask
2021-10-05 (FIRE!) 23:16:52
"데프콘 1이라는 겁니까?"
왜, 구 자위대 함선을 노획한 군벌이 폭동이라도 일으켰나. 하지만 부장은 적에 대하여 미지라고 운운한다. 내가 알기론 이 지구에 미지의 적이라고 운운할만한 자연의 비밀은 숨어있지 않았다. 크라켄, 세이렌도 결국엔 공상의 산물이었다.
도대체 무슨 영문모를 소리를 하는 것인지. 내가 알아먹은 말은 그거 하나다. 15년 전. 15년 전.. 아차. 지구가 아니라 지구 밖에서 오는 미지 말이었던가?
"설마 두번째 운석이 태평양에.."
그건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이 미친... 어떻게 막으시려고? 운석에 광부들을 보내서 발파작업이라도 하시려는 겁니까? 현세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15년 전이라는 단어는 단언컨대 역린과 진배없다. 나는 더 이상 일그러지는 표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엘리베이터 벽면의 거울이 두 여성의 모습을 끝없이 비춘다. 절반의, 그러나 무한한 여성의 상은 파르르 떨고 있었다.
@
474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3mtGFfWN16) Mask
2021-10-05 (FIRE!) 23:54:23
>>468
"쉽게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비슷합니다. "
분홍 머리의 여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장 꼭대기 층을 누르며 말하였습니다.
세컨드 임팩트, 남극 대륙에 운석이 충돌하여 일어났다고 알려진 대사건. 그에 준하는 일이 일어나려 하고 있다고 여인은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문인 점이 있다면, 바다에서 감지된 것은 운석이 아니라[ 패턴 블루 ]
인지 뭔가 하는 거이지 않았던가요?
"운석이 날아온 것은 아니니 안심하십시오. 운석은 막을 수 없지만, 생명체는 막을 수 있습니다. "
위로인 건지 모를 말을 건네며 여인은 엘리베이터 벽으로 등을 기댑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엘리베이터는 올라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루미가 탄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나루미의 앞에 보인 풍경은, 고함소리와 타자소리, 기계소리로 가득찬, 어느 모니터링실의 모습이었습니다.
- 타겟 계속해서 관찰해! 지금 어디까지 온 상태야?!
- 도시 외곽까지 도착했습니다.
- 어느 쪽으로 오고 있는지 확인해!
- 남동쪽에서부터입니다.
- 계속 관찰해! 단 한순간도 놓치지 마! 언제 도시 코앞에 들어올지 모른다!
- 넷!
중앙지령실.
이 지오프론트 건물의 제일 꼭대기층에 위치한 곳.
수많은 나루미와 같은 오퍼레이터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으며, 그 뒤로 군인들이 서서 지시하고 있었습니다. 군인이고 직원이고 할 것없이 모두 다 혼란에 빠진 듯한 얼굴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사상 최악의 적을 상대하게 된 게 맞단 것처럼.
어딜 보아도 모니터가 보였습니다만, 정면의 벽 전체는 아예 하나의 화면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검고, 심장에 붉은 구체가 달려있는, 괴상한 가면을 쓴 어느 거대한 거인의 형상을......여인은 가리켰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바로 저것이, 우리가 상대해야 할 적입니다. "
제 3 사도 《사키엘》.
이 도시에 도래한 새로운 '재앙' 입니다.
476 후카미즈 나루미 (jwlAYz43JI) Mask
2021-10-06 (水) 00:15:18
'아아아아.... 내달부터 출근하다고 할걸..!!'
머피의 법칙이다. 하려는 일은 항상 꼬인다. 아니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난다는 법칙이었었나? 빌어먹을, 빌어먹을, 망할, 망할!
주변을 둘러싼 상황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다. 더 나은 곳에서 새출발을 하고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출근 첫날부터 데프콘 1에 15년 전 운운하는 재앙! 그리고 만화 속에서 그대로 걸어나온 것 같은 거인... 나는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죄밖에 없다. 평온히 살고 싶다면 이 시대에 태어난 것만 쳐도 사형이 아까운 흉악범죄겠지!!!
"아하하, 하하, 하..."
이렇게 조직이 초읽기 상태가 되면 안의 톱니바퀴들은 당연히 크런치 신세다. 나는 고작 격무 따위가 두려운 게 아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1과 10만 알려주고 1부터 10까지 알려준 걸로 치는 주먹구구 속성과정을 치르고 격무에 던져지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신입 오리엔테이션부터 시작하는 겁니까?"
그러니까 저건 내 일이 아니다. 난 오늘 들어온 신입이다. 신입은 맨 처음 일을 배우잖아?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그거라고. 나는 고작 사격 훈련 한 두발을 마치고 실전에 뛰어드는 민병대원이 아니란 말야!
@
486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Mask
2021-10-06 (水) 00:58:18
>>476
"정확합니다. 다만 지금이 오리엔테이션할 때가 아니기 때문에, 바로 실무부터 시작하시게 될겁니다. "
나루미가 속으로 뭐라 생각하는 지도 모르는지, 여인은 덤덤하게 한켠의 컴퓨터가 있는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아직 출격이 되지 않았긴 한데 간단히 알려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적의 행동을 관찰하시고, 패턴을 파악하셔서 약점을 찾아 알려주시면 됩니다. 화면에 켜져있는게 보이실 MAGI 프로그램을 조작해 도시 내 지형물이나 병기를 활용하여서 화력을 지원하실 수 있습니다만, 어차피 공격은 저희가 할 것이 아니니 화면에 보이는 적을 파악하는 데에만 집중해 주셔도 무방합니다. "
요컨대,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보고 일하기만 하면 된단 것 같습니다. 특별히 발로 뛰어 움직일 일은 없어보입니다.
"본래 작전을 짜는 건 전술작전부의 몫입니다만......어째서인지 오늘은 해당 부서 오퍼레이터가 늦는 듯 싶군요. "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래보입니다!
- 3. 直視 (10/06/2021)
628 후카미즈 나루미 (jwlAYz43JI) Mask
2021-10-06 (水) 22:35:39
"적의 어떤 행동을 관찰합니까? 적의 어떤 패턴을 파악합니까? 필드 매뉴얼은 없습니까? MAGI 프로그램은 무엇이며 어떻게 조작하는 것입니까?!"
제발,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말하지 말아줘. 나는 예전부터 그런 게 너무 싫었어. 내가 잘 아는 분야면 싫더라도 눈치껏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잖아! 프로그래머가 명령어를 입력하듯 정확 명료하게 저를 다뤄주세요. 프로그래머가 잘못된 명령어를 입력하니 내가 해줄 말은 <잘못된 명령어입니다>. 그리고 소시지처럼 딸려오는 오류 코드 말고는 없다.
그래. 나는 지금 오류가 났다. 하지만 제발 그녀가 나를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다못해 사수라도 붙여주십시오!"
@
662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Mask
2021-10-06 (水) 23:25:41
>>628
분홍 머리의 여성은 잠시 저 앞의 화면과 나루미에게 번갈아 시선을 주고는,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희는 역사상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적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적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의 목표로 적이 하는 모든 행동을 관찰하여야 합니다. 걸음걸이하며, 팔 움직임 하나하며, 그리고-”
- 콰앙!
말하는 중간에 갑자기, 화면 밖으로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돌아볼 것도 없이 나루미에게 안내된 모니터에서도 폭발이 일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날개 잔해가 떨어지는 모습이 선명히 화면에 담겨 보여지고 있습니다.
천천히 팔을 내리는 거인의 행동으로 미루어 보아, 폭발은 거인이 일으킨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로 저런 공격 패턴을 읽어내고, 다음에 어떻게 나올지 유추해야 하는 것입니다. ”
폭발소리가 들렸음에도 여인은 덤덤하게 설명을 이어나갑니다.
놀란 기색 하나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런 일이 있는 것에 익숙한 듯 싶습니다.
“MAGI 프로그램은 이곳 네르프 본부에 설치된 슈퍼컴퓨터 MAGI의 인공지능을 이용해 돌아가는 프로그램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실 것 없이 명령문을 입력해 주기만 하면 나머지는 MAGI가 알아서 움직여 줄 것입니다. “
TIP. 쉽게 말해 그냥 @ 달고 명령문 쓰면 된다는 소리입니다.
말하다 멈추고는 여인은 주변을 둘러봅니다.
다른 오퍼레이터들은 하나같이 다들 제 일에 바쁘게 몰두하고 있어, 나루미에게 도움을 주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MAGI 프로그램은 처음 다루시기엔 까다로운 부분이 많으실테니, 그동안은 저 유즈키 이오리가 옆에서 도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하시겠습니까? “
말하기 무섭게 여인, 아니 '이오리' 는 나루미 옆으로 의자를 가져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부터 화면을 통해 사도를 관찰하면 될 것 같습니다...
664 후카미즈 나루미 (jwlAYz43JI) Mask
2021-10-06 (水) 23:51:44
충격파가 울린다. 수백번 그래온것처럼 벌떡 일어나 고함을 칠뻔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는 대신, 가방에서 꺼낸 반투명 마스킹 테이프를 모니터에 X자로 붙여버렸다. 잘 참았어.
찌익- 찌익-
충격파에 깨진 모니터 조각이 튀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 태풍이 올 때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는 거랑 똑같은 거다.
"무엇이든 관찰하고 읽어내면 되는 것이지요.."
좋다. 어디 한번 해보실까. 특기를 사용하자고. 나는 메고 온 가방과 물건을 교환한다. 테이프를 주고 헤드셋을 꺼낸다. 연결 잭을 컴퓨터 본체에 칵 꽂아버렸다.
@MAGI, 적이랑 가장 가까운 동영상이랑 음파 그래프 띄워
678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IIfPTkcWU) Mask
2021-10-07 (거의 끝나감) 00:29:05
>>664
테이프를 붙이면 모니터가 잘 보이지 않게 될지도 모르지만, 괜찮습니다. 모니터가 깨져서 다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게 나을 테니까요.
나루미는 바로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명령문을 띄운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니터에 화면 하나가 떠 어떤 장면을 송출하기 시작합니다. 바람 소리가 들려오고 이따금씩 초점에 흔들림이 있는 걸로 보아, 드론 등을 통해 보내지고 있는 영상으로 보입니다.
사도, 사키엘은 웃는 얼굴로 팔을 휘저으며 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한 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파악할 수 없습니다. 이 카메라가 위쪽, 사도의 머리를 향해있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카메라는 잠시 빙 돌아 주변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이미 무너진 건물, 무너지고 있는 건물, 부서져 방치된 탱크, 이따금씩 도롯가에 보이는 핏자국….
도심가로 보이는 풍경으로 보아 사도는 이미 도시에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도심가 중심까지 진입해 있지는 않은 듯 보입니다만, 이미 도시에 들어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나루미의 화면에서는 사도를 향해 계속 기관포든 무엇이든 발사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화력은 투명한 벽에 의해 간단하게 막혀버리고 말아, 폭발이 일어나도 사도에게는 피해 하나 없이 멀쩡하였습니다. 화면상으로도 사도가 무언가로 인해 막아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포탄이 막힐 때마다 그 주변으로 팔각형 파장이 퍼져나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음파그래프는 계속 높은 수치를 띄우고 있었는데, 폭음이 계속되고 있는 영향으로 보입니다.
- 4. 前夜 (10/07/2021)
도쿄에 폭탄까지 쳐박히고 전쟁이 끝났다. 힘의 서열이 정해지고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전쟁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모니터 속 아비규환은 정말 옛날의 그 모습과 닮았었다. 나는 전쟁이 싫다. 끔찍해.
헤드셋에서는 쾅쾅거리는 소리가 연신 울린다. 이럼 괴물의 소리를 듣기 어렵다. 미간을 찌푸렸다.
필터를 씌워봐야겠어.
@ MAGI, 주파수 전환
801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IIfPTkcWU) Mask
2021-10-07 (거의 끝나감) 22:49:32
>>797
명령문을 입력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루미의 헤드셋에서 폭음이 눈에 띄게 덜 들리게 되었고, 이내 나루미는 사도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거인에게서 들려오는 것은 사람의 소리가 아닙니다. 짐승의 소리와 비슷하였는데, 공격을 받을 때마다 들려오는 것으로 보아 비명을 지르고 있는 거 같기도 합니다.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는데 어째서 그런 소리를 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루미가 거인이 내는 소리와 음파 그래프에 집중하고 있는 그 순간, 나아가면서도 계속 주위에 파장을 띄우고 있는 거인의 위로 익숙한 무언가가 떨어져 내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구 도쿄를 한 순간에 끝장냈던 바로 그 무기.
N2 폭탄입니다.
전쟁이 끝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만, 지금 보이는 참상은 수 년전의 전시 상황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때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무기를 겨눴지만, 지금은 인류가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무기를 겨누고 있다는 것입니다.
- 됐어! 됐다! 이제 저 놈도 끝이야!
나루미의 건너편 자리에서 영어로 된 안도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N2 폭탄은 사도의 머리 위에서 파장을 퍼트리며 멈출 뿐, 그 역시 사도를 공격하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요란스런 폭음과 함께 N2 폭탄은 주변에 여파를 퍼트리고, 일순간이었지만 초점이 흐려져 화면을 제대로 확인하는 데 실패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화면임에도 불구하고 나루미는 사도가 멀쩡히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805 후카미즈 나루미 (sS3YuRZ4.s) Mask
2021-10-07 (거의 끝나감) 23:12:51
나는 두 눈을 꼭 감았다. 어차피 눈으로 보는 건 다른 사람들도 쉽게 한다. 나는 내가 더 잘하는 일을 하려 한다. 헤드폰의 양 쿠션을 귀에 꼭 누르고 울부짖는 괴물의 소리에 집중했다. 낮선 소리의 바다에 빠져들던 와중 익숙한 소리가 그 안을 갈랐다.
백만의 천둥이 터지는 듯한, 하지만 핵병기는 아닌...
"N2탄?"
눈을 뜨니 역시 N2탄이다. 하지만 그게 막혀버린 건 결코 역시라고 할만한 게 아니었다.
"이거 싸워서 이길 수는 있는겁니까? 지금이라도 피난을 가야..."
믿는 구석이 통하지 않았을때 사람이 얼마나 큰 공포를 느끼는가. 1차대전에서 전차를 처음 본 독일군들처럼 말이다.
@
817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IIfPTkcWU) Mask
2021-10-07 (거의 끝나감) 23:46:46
>>805
폭발로 인한 불기둥이 주변으로 치솟고 있었습니다만, 그럼에도 사도는 멀쩡한 모습으로 두 발을 듣고 서 있었습니다.
나루미의 흐릿한 화면으로도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은, 잔상처 하나 없는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이를 확인하였는지, 이내 제1지령실 전체로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등 각국의 언어로 탄식하는 소리가 퍼져나갔습니다.
탄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절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류가 가진 최고의 무기도 통하지 않는데, 무엇으로 적을 막는단 말입니까?
- 빌어먹을! 대체 어떻게 저걸 막으란 말이야?!
- 공군은 뭐하고 있는겐가! 한 발만 터트려서 될 일인가 이게?!
- 더 터트리게, 더 터트리란 말이야! 제기랄, 대체 뭐하는 놈이야 저건?!
오른쪽 모니터링자리에서 UN군으로 보이는 장성 여럿이 영어로 고함을 지르고 있는 것이 들려옵니다...
제복의 형태로 미루어 봤을 때 해군으로 추측되는데, 모두 모니터에만 집중하고 있을 뿐 나루미에게는 시선을 주고 있지 않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인데 일개 오퍼레이터일 뿐인 나루미에게 관심을 보일리가 없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면 시작도 하지 않습니다. "
이오리는 덤덤하게 벽면 모니터를 응시하며 말을 이어나갑니다...
"슬슬 저희 쪽에서 움직일 때가 되었지요. 파일럿들이 출격할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그들에게 모든 기대를 걸어야 합니다. "
무슨 파일럿이 출격한다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쪽이란 것은 추측컨대 네르프 조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민간인 대피는 대부분 이루어 졌을 것이니, 걱정하실 부분은 없습니다. 적이 이곳 지오프론트까지 내려오지 않는 한 저희는 안전할 것입니다. "
별 일 아니라는 듯 이오리는 나루미를 보고 단언하였습니다.
왜 저 거인이 여기까지 침입할 것이란 가능성을 두고 있는진 모르겠습니다. 적의 목표가 이곳 제3신도쿄시 지상이 아니라는 걸까요?
831 후카미즈 나루미 (QXOxSptZ22) Mask
2021-10-08 (불탄다..!) 00:17:16
"파일럿이라니요! 무슨 얼어죽을 파일럿이요! 지금 저기서 산화하는 이들은 파일럿 아닙니까!"
실례지만 다른 세상에서 살다오셨습니까 부장님? 이 세계가 망해도 고향 이세계로 넘어가면 되니까 그리 평온하신 것입니까? 제가 이해할 수 있게 말해주세요.
"부장님 말이 맞다면 저들은 왜 저기서 죽고 있는 것입니까! 예?!?! 당장 철수시켜야 합니다!"
"저건 시간끌기도 못 되니 민간인이라도 한명 더 태워서 피난을 가던지...A fxxk!!"
민간인! 빌어먹을 민간인들! 군인 잡아먹는 귀신들!! 나는 히스테릭한 반응을 내비치며 헤드셋을 벗어던졌다. 호흡이 가빠진다. 옆자리에서는 유엔 해군 장성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다 고개를 숙인다. 차라리 저기에 끼어있으면 지금이 공포스럽더라도, 사람은 믿을 수 있을 텐데.
"...이,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여기 오지 말걸. 믿을 수 있는 이들, 함께 최후를 맞이하기에 마땅한 이들과 함께 있을걸. 이게 뭐야. 뭐하는 짓이야.
@
853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QOSdSNjulo) Mask
2021-10-08 (불탄다..!) 00:46:27
>>831
나루미의 말을 듣고 잠시 동요하였는지, 이오리의 눈빛이 흔들렸습니다만 이내 진정하고 그녀는 말을 꺼내었습니다.
"후카미즈 양, 심정은 이해합니다만 저희 측 파일럿들이 출격하기 전까진 저희는 재래식 병기로라도 저지하여야 합니다. 출격하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어야 합니다. 잠깐이라도 좋으니 저 사도를 막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한 우리 인류의 선택입니다. "
이윽고 불기둥이 사그라들고, 멀뚱멀뚱히 주변을 바라보며 서 있는 거인의 모습이 화면을 채웁니다.
아까와 같은 풍경인 것을 보니, 폭탄이 터진 이후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보십시오, N2폭탄은 효과가 없지 않았습니다. 잠깐이지만 적을 멈추게 하는데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
그리고 이오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거인이 팔을 움직이는 모습이 화면에 송출되기 시작합니다...
"저 밖의 이들은 모두 인류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하고 나선 자들입니다. 그중에는 저의 전우들도 섞여 있으며, 생사가 어떨지 장담하지 못합니다. 지금은 전시에 준하는 상황입니다. 저들의 희생으로 조금이라도 저지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사도 는 이곳 지오프론트에 와 있었을 겁니다. "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 거인의 모습을 뒤로 하고, 이오리는 나루미에게 이렇게 말을 꺼내었습니다.
"저희는 인류 문명의 존립 여부를 두고 싸우고 있습니다. 더 많은 희생이 따라오기 전에, 민간인까지 희생되기 전에, 갖고있는 모든 화력을 동원하여 잠깐이라도 적의 발목을 잡고 저지하여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특무기관 네르프가 있는 이유입니다. 이정도면 충분히 설명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
그리고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숨을 깊게 내쉬고 다시금 단언하였습니다.
"소수의 희생에 눈을 돌리지 마시고, 눈앞에 닥친 재앙에 집중하십시오. 조금이라도 좋으니 적의 약점을 찾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
873 후카미즈 나루미 (QXOxSptZ22) Mask
2021-10-08 (불탄다..!) 01:23:05
말꼬리 잡고싶다. 반론하고싶다. 소리치고싶다. 하지만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피카소나 칸딘스키의 그림마냥 조각나 춤추는 추상적인 관념들을 정제하여 언어로 만들 수 없었다.
"나는...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그것도 생각 안나. 퓨즈가 나간 기분이야. 너무 두렵다. 토할 것 같다.
이건 내 책임이 아니야. 난 가해자도 아니고 아무런 권한도 없었어. 난 사람들을 괴물밥으로 던져주는데 관여하지 않았어. 난 아무것도 몰라... 내게 주어진 책임 밖으로 나갈 의무는 없어..!
눈을 떠보니 나는 다시 헤드셋을 쓰고 모니터를 노려보는 중이었다. 머리통 안이 통통 비워진 감각. 나쁘지 않아.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내가 받는 돈만큼, 내가 해야 하는 만큼 일을 하자.
@계속해서 음향을 분석합니다
888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QOSdSNjulo) Mask
2021-10-08 (불탄다..!) 02:02:48
>>873
머리의 선 하나가 끊긴 듯한 기분을 느끼며 나루미는 다시 화면에 집중합니다...
거인은 여전히 포탄을 맞아가며 걸어가고 있지만, 예전보단 많이 느려진 속도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가슴께로 오는 탄환들은 괴성을 지르며 직접 팔을 저어 막고 있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윽고 거인이 팔을 치우자, 나루미는 붉은 구체로 보이는 것이 가슴 중앙에 박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추측컨대 저 붉은 구체가 거인의 '약점' 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포탄이 구체로 향할 때마다 음파 그래프가 상승하는 걸로 보아, 확실히 저 붉은 구체에 뭔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보입니다.
- 5. 激突 (10/09/2021)
음향분석까지 갈 것 없이 모니터만 보아도 느낌이 온다. 저곳으로 향하는 공격만 직접 가로막고 있다.
"저 부분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N²탄을 막았던 그 방식은 사용하지 않지만..."
어째서인가? N²탄은 공중에서 가로막히는 모양으로 무력화되었다. 가능하다면 그것보다 안전이 보장된 방법은 없을 터. 하지만 방탄복에는 수명이, 가진 연막탄에는 갯수의 제한이 있지.
"그 방식을 무한정 사용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 가정이 맞다면 올바른 군사적 옵션은 하나 말고는 없다. N²고 나발이고 군대가 가용 가능한 최대한의 화력을 무제한으로 퍼부어야 한다. 하지만.
"하지만 사용횟수 제한과는 상관없이, 그저 공격의 수위에 맞추어 방어를 달리하는 걸지도. 우리의 병기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면 말입니다."
이는 저 괴물이 시시각각 가장 알맞는 카드를 내보이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본능이건 지성이건 관심없다. 중요한 건 그가 초래하는 결과이다. 염병하게 파멸적인 결과 말이다. 음파 그래프는 괴물의 행동에 맞춰 맥동하듯 요동한다.
@
132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y6X5fFS8TI) Mask
2021-10-09 (파란날) 23:22:01
>>115
이오리는 주의깊게 나루미가 하는 이야기를 듣더니, 말이 끝나자 마자 나직이 물으려 하였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저 적이 인간의 무기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는 것입니까? “
공격에 따라 달리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눈앞의 사도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생각할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저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는 검은 거인이 정말로 지능을 보유하고 있단 걸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만약에 정말로 지능적으로 움직이는 적이라면, 상대하기 많이 까다로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한정으로 쓸 수 없는 방식이라면 우리에게 승산은 있습니다. 단 한순간이라도 빈틈을 노리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
적에게 조금이라도 빈틈이 생긴다면 말입니다.
그 말을 덧붙이는 이오리의 두 눈은 놀라울 만큼 고요하였습니다.
한 부서의 부장이기에 침착한 것인지, 침착하려 노력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나루미와 이오리가 말을 나누고 있는 사이, 흰 가운을 입은 기술부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급하게 다가와 말을 건네려 하였습니다.
- 에반게리온 초호기 및 영호기 발진 완료하였습니다.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초호기? 에반게리온? 대관절 무슨 소리를 하고 가는 걸까요?
생전 처음 듣는 단어입니다만 맥락 등으로 미루어볼때, 전에 언급했던 파일럿들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직원이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 이오리는, 돌아가는 직원을 뒤로하고 재빨리 나루미에게 고개를 돌리며 소식을 전하려 하였습니다.
“걱정은 한시름 덜었습니다. 조금은 마음을 놓으셔도 될 것같습니다. 출격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들의 파일럿들에게 모든 걸 걸을 차례입니다. “
그리고 이오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중앙의 거대한 모니터의 한켠에 파일럿들의 얼굴이 담긴 작은 화면이 뜨기 시작하였습니다.
딱 봐도 어른으로 보이지는 않는, 누가 봐도 학생이라 할 지긋히 앳된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완전히 그들에게만 맡길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
136 후카미즈 나루미 (UKqyTLgrRg) Mask
2021-10-09 (파란날) 23:40:54
"아직은 모든 게 가정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N²탄을 막았던 방식을 괴물이 한 번 더 사용한다면, 음파를 대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설적으로 말해 내가 보고 있는 화면은 민간 쿼드콥터의 상위호환 정도에 불과하다. 이 시점에서 단언할 수 없는 건 아무것도 없다. 괴물의 능력이 무한탄창이고 아인슈타인 뺨치는 지능을 가지고 있다 한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현실을 받아들여 유서를 쓰는 건 빼고.
나는 시시각각 변하는 화면을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직접 현장에 나가있는 만큼 가슴이 떨렸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적대적인 인간과 그들의 기계병기 따위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외계인....
생각해보니 이 상황, 완전히 영화 속에서 보던 외계의 침공이네. 트라이포드처럼 말이야. 아하하하.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괴물에게 밟혀 쥐포가 되어도 금방 침대에서 눈을 뜰 느낌이다. 현실감이 없어.
"파일럿이요?"
상념에 빠져있던 나를 새로운 국면이 맞이한다. 에반게리온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파일럿 운운하는 걸 보니 SR-71쯤 되는 비밀항공병기 정도는 되는 물건인가본데. 냉전기 페이퍼플랜 SDI 체계의 유물이라도 되나?
"파일럿이 생각보다 어려보입니다."
소년병이군. 미래를 뜯어서 구멍뚫린 현재를 메우는 방책이다. 그 극약처방의 폐해는 나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15년 전과 같은 초 비상사태이니... 그렇게라도 할 수 밖에는 없겠지.
@
144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73L9YXBnRw)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00:10:34
>>127>>131
Pilot
>>136
Operator
“당연할 것입니다. 파일럿들은 모두 재앙 이후 태어난 학생들로 선정되었습니다. “
이오리는 나루미의 말에 덤덤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더니, 나루미 자리쪽에 있는 모니터로 몸을 숙이려 하였습니다.
갑자기 가까워지게 되어 당황하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그녀는 나루미가 아니라 나루미 자리의 화면에만 관심이 있어보이니 당황하지 않아도 괜찮을 듯 합니다...
“…지금부터 후카미즈 양 쪽으로 마이크를 연결해 놓겠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
갑작스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셔서 영문은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가 나루미에게 있어 본격적인 업무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이오리가 명령문을 입력하기 시작하기 무섭게, 나루미는 중앙 화면에 보랏빛 기체와 하얀 기체가 떠오르기 시작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눈앞의 검은 거인과 비슷한 키이지만, 온 몸에 특수 장갑을 끼고 있는 거체.
에반게리온 영호기와 초호기입니다.
한편. 빠른 속도로 바닥과, 녹빛 벽과, 지오프론트에 안녕을 고하고, 푸른 하늘을 마주하게 된 파일럿들의 앞에는, 팔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걷고 있는 같은 가면을 쓴 거인이 서 있었습니다.
여전히 중앙의 붉은 구체로 오는 포탄을 막으며,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제3사도 사키엘입니다.
주위를 둘러본다면 파일럿들은 서로가 탄 기체와 비슷한 기체가 올라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꽤나 멀리 떨어져 있어 전신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게이트를 다른 곳으로 탄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추측컨대 둘은 서로 다른 길로 올라온 모양입니다.
[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하겠습니다. 들리십니까? ]
주위의 풍경에 적응할 틈도 없이, 조종석 내부에 나직한 목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종석 화면의 왼켠에 마이크를 붙잡고 있는, 기술부 부장 '유즈키 이오리' 의 얼굴이 담긴 화면이 작게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 저는 여러분들의 안내를 맡은 유즈키 이오리라고 합니다. 갑작스럽지만 본 기체에 탑승해주신 파일럿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
깊은 감사? 감사의 말씀이요? 진심인 걸까요?
갑자기 이곳으로 불려와 타게 된 타카기와 나츠키로썬, 과연 깊은 감사를 할 필요가 있을지 싶습니다...
[ 설명할 시간이 없으니, 일단 올라오는 무기 중 하나를 아무거나 잡아 주십시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건물 하나가 바닥 아래로 내려앉고, 그 자리를 라이플, 도끼, 나이프, 장검으로 보이는 무기 등이 꽂힌 무기고가 채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원하시는 무기를 잡아주세요. 무기를 잡고난 뒤부터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될겁니다.
155 후카미즈 나루미 (r5Jkg9Sy1Y)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00:30:57
'어? 건담?'
역시 여긴 꿈속이다.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과 맞서싸우는 건담이 존재할 곳은 만화와 꿈속뿐이다! 나는 손가락을 뒤로 젖혀보았다. 그러나 슬프게도 손가락은 어느정도 넘어가더니 딱 소리와 함께 멈췄다. 꿈이라면 완전히 손가락이 뒤집혀서 손등까지 가야 한다.
결국 나 혼자 현실을 부정하는 정신병자가 된 거냐... 이게 뭐냐고 아까처럼 또 소리지르고 싶은데 마이크가 있어서 그것도 이제 못한다. 젠장.
"저는 상황을 계속 관찰하고 있겠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일로 도망치는게 속편하고 좋다. 생각하지 말라고. 머리 비워! 지성 버려! 뭐 남극에 운석이 떨어져서 세상이 불바다가 된 건 현실적인 일이냐?!
역설적이게도 마음을 비우니 다음 할 일이 떠올랐다. 저 건담...하..에반게리온? 저것도 음향을 따 놔야지. 기계 돌아가는 소리는 지겹도록 들어왔다. 나는 한번도 망가지지 않은 스크류와 망가진 후 수리된 스크류도 소리로 구분할 수 있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에바의 소리도 따봅니다
161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73L9YXBnRw)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01:00:06
>>155
Operator
>>149>>152
Pilot
이오리는 나루미의 말을 듣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복잡한 심정입니다만 그래요, 지금은 일에 집중하는 게 마음이 편하겠지요.
건담인지 모를 정체 불명의 갑옷을 입은 거체,[ 에반게리온 ]
들은 이오리의 안내를 듣고 하나 둘씩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루미의 헤드셋으로는 아직까지 그들에게서 별다른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투가 시작된다면 조금 얘기가 다를지도 모릅니다.
타카기와 나츠키는 제각기 다른 무기를 쥐어들었습니다.
타카기는 거대한 일본도 비스무리하게 생긴 장검을, 나츠키는 꽤나 큰 형태의 도끼를 집어듭니다. 인간의 기준으로는 한없이 거대한 크기이지만, 지금의 둘로는 한손으로도 문제없이 들 수 있는 무기입니다.
타카기는[ 마고로쿠 익스터미네이션 소드 ]
를 장착합니다!
나츠키는[ 스매쉬 호크 ]
를 장착합니다!
[ 조종석 레버의 중앙 버튼을 누르시면 투명한 방어막이 전개될 겁니다. ‘AT 필드’ 라 하는 것인데, 이것은 여러분 앞의 거인 역시 전개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힘으론 이걸 찢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모쪼록 저 보이시는 붉은 구체를 부수는 것을 목표로 최대한 적을 몰아붙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제한 시간 내에서라면 여러분은 마음껏 이 도시에서 움직이실 수 있으실 겁니다. ]
덤덤한 여성의 목소리는 계속 설명을 이어가더니, 잠시 말을 멈추고 다음과 같이 덧붙이었습니다.
[ …무운을 빕니다. 파일럿 여러분. ]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더이상 예의 여성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 3 : 00 ]
[ 5 : 00 ]
타카기와 나츠키가 출발하기 시작한다면, 둘은 화면 중앙 위쪽에 다음과 같은 숫자가 뜨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59, 58, 57… 점점 줄어드는 숫자로 보아 이것은 시간, 그것도 제한 시간입니다. 여러분이 이[ 에반게리온 ]
에 타실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 시간을 넘기면, 에반게리온은 더이상 기동하지 않고 멈추게 됩니다. 이 점 반드시 유의해 주십시오.
“안내가 끝났기 때문에, 이 마이크는 이제 후카미즈 양께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
설명을 끝내고 잠시 숨을 고르던 이오리는 마이크의 방향을 다시 나루미 쪽으로 다시 돌려주려 하였습니다.
“이제부터는 적을 관찰하시는 도중 빈틈이나 약점이 노출될 경우엔 바로 저기 파일럿 학생들에게 전달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바로바로 안내해 주시면 파일럿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옵니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도, 사키엘이 괴성을 내며 속도를 내어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거인이 움직이는 방향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파일럿들이 피하지 않으면 그대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195 후카미즈 나루미 (r5Jkg9Sy1Y)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01:32:54
중앙의 거대패널에 파일럿들의 얼굴과 기체명이 한 묶음으로 나온다. 영호기 파일럿은 이상할 정도로 떨지 않고 벌써부터 작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실전 경험이 있는 파일럿일까. 괴물은 그들을 향해 돌진한다.
"에반게리온에게 명확한 적의를 보이는군요. 아까 군대와 싸울때는 저정도 반응이 아니었습니다."
숙적이라도 만난 모양이다. 자신과 비슷한 체급의 적을 보자 투쟁심이 불타오르기라도 하나.
"그리고 저거...어...."
나도 모르게 마이크를 손으로 덮었다. 아까 뭐 AT필드라 하셨습니까? 괴물도 쓰고 에반게리온도 쓴다고요? 그거랑 저거랑 같은건지 당신이 어떻게 단언해? 꼭 괴물을 가지고 셀 수 없이 생체실험이라도 한 것처럼 말하네. 나는 보자마자 염동력같다는 생각부터 했는데, 벌써 그 힘에 이름을 붙이고 복제품까지 양산하고있어. 이건 어느정도 예측하고 대비한다는 선을 넘은 것 같아.역사상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적이라며? 진짜로?
"아닙니다..."
나는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신변을 위한 직감이었다. 심적으로 동요해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라 다행이다. 사실 아까 진심으로 동요하기도 했으니까 상관없나.
"계속 관찰하겠습니다."
나는 마이크에서 손을 뗐다.
@의문을 품으며 관찰합니다.
208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73L9YXBnRw)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02:00:01
>>195
Operator
>>175>>176
Pilot
상황이 지속되면서 의문 역시 커져만 갑니다. 나루미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어갑니다.
확실한 것은 단 하나입니다. 네르프는 무언가 숨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눈앞의 기술부 부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적은, 비슷한 존재를 만났기에 반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이오리는 덤덤하게 다음과 같이 단언하였습니다.
분명, 처음 그녀는 화면으로 보이는 적을 미지의 적이라 말했던 것을 들은 걸로 나루미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유즈키 이오리는 방금도 그렇고 뭔가를 알고 있는듯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저게 미지의 적이 맞는 걸까요? 인류가 처음 대면하고 있는게 맞는 걸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눈앞의 사도는 움직이고 있고, 파일럿들을 향해 행동하려 하고 있습니다. 사도의 행동 패턴을 분석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분석을 시도하시겠습니까?
[ 1 : 58 ]
[ 4 : 01 ]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고, 타카기와 나츠키는 저마다의 생각을 품고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윽고 투명한 파장이 타카기 앞으로 퍼져나감과 동시에, 타카기의 검이 사도를 향해 닿으려 시도합니다!
- 끼이이….
그러나, 사도는 너무나게 간단히 오른팔로 공격을 막으며 타카기가 탄 영호기를 밀쳐내려 합니다…..
팔에서부터 피 비스무리하게 보이는 것이 뚝 뚝 흘러나오고 있어서 공격이 통했는가 싶지만, 아직도 멀쩡히 서 있는 거인의 모습으로 보아 공격이 먹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AT필드를 전개하며 공격한 것만으로도 사도가 피를 흘리는 것으로 보아, 전개한 것 자체로도 충분히 성과가 있어보이는 듯 싶습니다만 아까 ‘유즈키’ 가 말해주었듯이, 가슴께의 붉은 구체를 공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듯 싶어보입니다. 좀 더 확실한 공격이 필요합니다.
그 틈을 타 나츠키가 도끼를 들고 돌진하였습니다. 타카기의 공격을 사도가 막고 있는 틈을 타, 나츠키가 도끼로 사도의 반대쪽을 노리려 시도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츠키의 공격 역시 사도가 왼팔로 막으려 하면서 막히게 되었고, 나츠키의 초호기 역시 출발했던 방향으로 밀쳐지려 하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빈틈을 노리는 데 성공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과가 있어보이지만, 타카기의 공격을 막았을 때와 달리 나츠키를 막은 팔에선 크게 상처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AT필드를 좀 더 공격적으로 써봐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다시 한번 도전해 보도록 합시다.
사도는 타카기와 나츠키의 공격을 막느라 움직임이 잠시 멈춘 상태입니다.
다시 움직이기 이전인 지금이, 어쩌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6. 制圧 (10/10/2021)
315 후카미즈 나루미 (r5Jkg9Sy1Y)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22:41:22
이젠 노골적으로 비슷한 존재라고 말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일부러 정보를 흘리는지 분간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단 하나. 네르프는 오래전부터 저 괴물의 존재를 포착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칼 세이건은 우리 사는 둥근 세상이 고작 창백한 푸른 점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작은 점 위에서 살아가는게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프냐. 고작 우주를 표류하는 돌조각 위에서.
'괴물을 모방하는 연구가 단시간에 끝날 리 없다. 적어도 수년에서 십수년은 걸릴 과제. 그리고 동기. 괴물과 조우하고 대비해야겠다는 동기. 그 동기를 얻을만큼 극적인 사건. 십수년 안에서.'
세컨드 임팩트. 내가 아는 한 그것말고는 없다. 괴물이 유성에 묻어오기라도 했나?
"분석...부, 분석합니다."
머리통을 돌려서 부장의 눈치를 보려는 반사반응을 의지로 참아냈다. 이를 앙다물고 눈 앞의 모니터에 집중하기로 했다.
@분석특성 발동합니다
321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73L9YXBnRw)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23:33:38
>>315
Operator
>>312>>313
Pilot
나루미는 최대한 침착하려 하며, 눈 앞의 모니터에 집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사도의 행동을 분석하려 시도하였습니다…
정리해 보도록 합시다.
거인의 움직임은 공격을 받으면 느려지고, 공격을 받지 않으면 뛰어가다시피 하였습니다.
재래식 병기는 타격을 주지 못하지만, 거인의 걸음을 느리게 만들 수는 있었습니다.
거인은 가슴께의 붉은 구체로 날아드는 공격을 유난히 막으려 하였고, 아니, 그걸 막는 데에만 신경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인류가 준비한 병기[ 에반게리온 ]
이 달려드는 걸 막느라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원거리에서 인류가 날린 포탄은 실패하였지만, 에바가 가까이 달려들어 날린 공격은 어느정도 성과를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거인의 행동 패턴으로 보면 이렇게 생각해 볼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근접전으로 거인을 몰아붙이면서 저 구체를 공격한다면, 어떻게 저 거인을 쓰러트릴 수 있지 않을까요?
나루미는 패턴 분석에 성공합니다!
타카기는 다시 검을 잡고, 사도를 향해 검을 들어올리려 시도하였습니다.
역시 처음 타고 조종하는 것이기 때문일까요, 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에 공격하는 데 있어 아직은 미숙하였습니다.
겨우 사도가 피를 흘리게 하는데는 성공하였지만, 지금으로썬 아직 그 뿐이었습니다.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아마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이며, 이 기회를 놓치면 두 번은 없습니다.
제 앞으로 팔각형의 투명한 파장을 퍼트리며, 타카기는 검을 들고 사도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다시금 이쪽으로 달려드는 타카기를 본 거인은 재빨리 타카기를 향해 손을 뻗어 AT필드를 전개하려 하였습니다만, 과연 그가 알았을까요. 자신이 검이 아닌 AT필드를 먼저 맞게 되리란 것을요.
순간이었지만 두 파장이 겹쳐지더니, 곧 무언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파장이 끊기었고, 이내 필드의 안쪽으로 검이 관통하였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밑으로. 동시에 옆으로.
- 키이이이이이이….
사도, 사키엘은 타카기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뒤로 밀려납니다….
고통스러워 내고 있는, 절규하는 소리입니다.
붉은 구체가 당장 완전히 깨지진 않았습니다만, 이것만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방금 타카기가 한 공격으로 인해 구체에 선명하게 패인 흔적이 남게 되었음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 틈을 타, 나츠키 역시 필드를 전개하며 사도를 향해 달려들려 시도합니다.
이제 막 에바를 처음 타는 나츠키로썬, 지금 타고 있는 기체에 대한 정보도, 눈앞의 적에 대한 정보도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만, 지금 이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분명 승산이 있을 거란 것은 확실합니다.
타카기의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도의 머리를 향해 나츠키의 도끼가 내려갑니다!
사도, 사키엘은 재빨리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하려 하였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칼날은 파장을 관통하여 그대로 사키엘에게로 닿았습니다. 곧, 푸슉 하며 피로 보이는 무언가가 사키엘의 머리 위로 치솟았습니다.
비록 머리가 아닌, 왼쪽 어깨 부분에 내리찍혔습니다만, 필드를 뜷고 공격이 먹혀들어간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입니다.
이대로 계속 몰아붙이기만 하면, 분명 나츠키에겐 승산이 있을 겁니다.
…시간이 충분하기만 하다면 말입니다.
[ 1 : 01 ]
[ 3 : 04 ]
시간이 00 이하로 떨어지려는 그 순간, 땅이 요동치며, 에반게리온들의 뒷 쪽으로 땅이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영호기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인지, 곧 교대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타카기가 처음으로 발을 딛었던 땅이 요란한 진동을 일으키며 갈라지고, 바로 밑의 녹색 벽을 드러내려 하였습니다.
영호기의 제한시간은 3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대로 영호기를 계속 타고 있다간 타카기의 영호기는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행동불능이 올 수 있습니다.
남은 시간 1분이 타카기에게 남은 이동 가능한 시간입니다.
348 후카미즈 나루미 (r5Jkg9Sy1Y)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23:58:23
약점이 있고, 무기가 있다. 단 하나의 길이다. 어떻게 해야할지는 너무나 분명하다. 무기로 약점을 찌른다. 끝. 이미 부장이 파일럿들에게 전파한 내용이다. 모쪼록 붉은 구체를 부수는 것을 목표로 하라고 말이다.
문제는 무기로 약점을 '어떻게'찌르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파일럿들의 역할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잘 하고 있는 모양이다. 검과 도끼로 괴물을 몰아붙이고 있고, 붉은 핵에 유효타도 먹였다. 워낙 초유의 사태에 초유의 적을 맞이하니 도출되는 결과도 구태의연할수밖에. 정보가 많이 없으니까.
"지금으로선 에바로 핵을 부수라는 말밖에는 못 하겠습니다. 사실 부장님이 이미 하신 말씀이었고, 파일럿들도 알아서 그곳을 노리고 있으습니다."
어라. 그렇게 되면 내가 할 일이 있나?
".......적어도 괴물이 격투기에 소양이 있어보이진 않으니 다행입니다."
막 괴물이 가드를 올리고 잽잽 스트레이트를 그림같이 박아넣으면 위험하겠지. 그래도 괴물은 AT필드 어쩌구가 있다고 격투술을 익히는 걸 게을리한 모양이었다.
@
362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OB7u3YZmso)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0:38:41
>>348
Operator
>>351
Pilot
조금 전에 분석하면서 나루미가 알수 있던 점이 또 있었습니다.
비록 필드 전개에 익숙해 막으려 할 필요가 없을 거인이었습니다만, 거인이 공격을 막을 때 유난히 팔을 중점적으로 쓰지 않았던가요?
분명, 두 팔과 두 다리가 멀쩡히 있는 거인이었습니다만, 처음 거인을 마주하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상하리만큼 거인은 발을 쓰는 법이 없었습니다. 공격이고 방어고 모두 양 팔 만 이용하였고, 발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였던 거인이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저 거인은 격투술을 모른다 해도 그래도 팔로 막는 것은 아는 모양입니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알려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
이오리는 나루미의 말에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마이크를 키고 나루미 편으로 다시금 돌려놓았습니다.
"일단 이 사실은, 지금 현장에 나가 있는, 곧 나갈 파일럿들에게 제일 먼저 알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
나루미에게는 할 일이 없지 않습니다.
나루미에게는 여전히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 파일럿들에게 나루미가 분석한 결과와 약점을 전달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눈 앞의 사도가 스러지기 전까지 이 업무는 계속될 것입니다.
갑작스레 돌아가는 에바 영호기를 나츠키는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거인에게로 시선을 집중하였습니다.
영호기가 사라졌습니다! 사라졌습니다...? 이젠, 이젠 나츠키 혼자서 저 거인을 상대해야 한단 걸까요? 정말로?
물론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까지 나츠키가 생각하고 있긴 어렵습니다. 지금은 저 거인에게 맞서 싸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츠키는 AT필드를 전개하며 다시금 거인에게로, 거인의 가슴 중앙을 향해 도끼를 내리치려 하였습니다.
제발, 제발 이번에도 또 공격이 닿는다면 좋을텐데요!
- 키이이.........
하지만...유감스럽게도, 이번에는 공격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사도, 사키엘은 예의 공격을 막을 때와 같은 괴성을 흘리며, 이번에는 오른팔로 나츠키의 공격을 막으려 시도하였습니다.
다만 다른 것은, 이전에 막았을 때는 거의 아무런 상처도 없었지만, 지금의 사키엘은 도끼가 닿은 부분마다 피를 계속 흘리고 있단 점이었습니다.
나츠키의 초호기는 사도에 의해 다시 왔던 방향으로 잠시 밀려납니다....
비록 공격은 실패하였습니다만, 저 거인이 다시 피를 흘리게 만들었단 점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
정면을 향해 날린 공격인 만큼, 사도 사키엘이 나츠키의 공격을 바로 막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이렇게 사도가 공격을 막는 데만 급급해 있는 지금, 지금 빈틈을 노려야만 합니다. 다시 거인이 공격하려 하기 전인 지금이 기회입니다.
369 후카미즈 나루미 (8cx5yW5enk)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0:54:08
침을 꿀꺽 삼켰다. 제가 파일럿들한테 직접 말하라는 거지요 네...
하지만 성의없이 '쟤 격투술 모르니까 그냥 무기로 후리세요' 이딴 식으로 말하면 단언컨대 난 오늘 해고당한다. 그럴 수는 없어. 나는 '무기로 후리세요' 이 일곱 글자와 나의 배경지식을 결합해 최대한 그럴듯하게, 아니 그럴듯하게가 아니라 진짜 그럴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파일럿들에게 해주어야 한다.
마이크를 조심스럽게 입 가까이 대었다.
"그으... 대놓고 약점만 노린다면 공격이 단조로워집니다. 우선 눈 앞에 있는게 그냥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두 팔과 두 다리, 하나의 머리를 가진 사람입니다."
"사람의 심장 외에도 노릴 곳은 많습니다. 괴물이 팔로 막으면 팔부터 끊는 것도 방법이 될겁니다. 팔을 잡아서 치우고 심장을 노려도 됩니다. 다리를 까서 주저앉혀도 됩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이것이다.
"파일럿은 지금 사람과 싸우고 있습니다. 사람과 싸우면 어떻게 할지 생각하시고, 그대로 행동해보세요."
@괴물이지만 서로 체급이 같고 신체구조도 비슷하니 이건 인간과 인간의 싸움으로 봐도 무방하다.
77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OB7u3YZmso)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1:17:16
>>369
Operator
>>360>>370
Pilot
나루미는 조심스럽게 마이크를 통해 파일럿들에게 전달하기 시작합니다.
나루미가 보고 파악한 정보들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나루미가 판단한 대로, 거인과 에반게리온은 체급과 필드 유무, 신체 구조 등을 포함해 서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일개 인간이라면 공격이 통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파일럿이 탄 에반게리온이 거인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지능을 최대로 활용해 몰아붙인다면, 분명 승산이 있을 것입니다.
나츠키는 통신을 들은 대로 도끼를 들고 사도의 팔을 향해 돌진하였습니다.
사람과 싸우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사람과 싸우듯 적을 대하란 것을 의미합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나츠키가 움직이면 되는 겁니다.
당황한 사도가 뒷걸음질치려고 할 때, 나츠키의 초호기가 든 도끼가 사도의 오른 어깨를 향해 내려가고, 닿으려 하였습니다.
- 끼이이이이!!!!!!!
아무리 지금 나츠키가 기체에 타고 있는 것이라지만, 도끼질 한번에 이렇게 깔끔하게 잘리게 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평범한 로봇이 아니라고 해도 믿기 어렵습니다.
아니, 애초에 로봇은 맞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도끼가 사도의 오른 어깨를 정면으로 관통하고, 이윽고 사도의 팔이 도로 바닥으로 떨어지려 하였습니다….
나츠키는 사도 사키엘의 오른팔을 완전히 잘라내는 데 성공합니다!
나츠키가 한창 사도를 공격하고 있는 동안, 2번 게이트에서부터 영호기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다만, 아까와 달리 전혀 다른 새로운 파일럿이 타고있는 채로 말입니다.
이제 막 지상으로 올라온 미츠루의 앞으로, 방금 무기를 집어갔던 무기고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 3 : 00 ]
[ 2 : 04 ]
원하시는 무기를 들어주세요.
무기를 들자마자 바로 공격에 돌입하셔도 무방합니다. 공격을 시작하는 즉시 영호기의 시간은 흘러갈 겁니다.
382 후카미즈 나루미 (8cx5yW5enk)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1:29:10
그렇지, 승기를 잡았다!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마이크를 손으로 낚아채버렸다.
"지금! 계속 공격하세요!"
한쪽 팔이 날아가버렸다. 남은 팔을 한 손으로 잡고, 무기를 쥔 다른 손으로 코어를 쪼개도 될 만큼 격차는 벌어졌다. 아까 N²탄이 꽂힐때는 결코 막을 수 없는 드레드노트처럼 보이던 놈이. 그 짧은 시간만에 이토록 무력하게 보일 수가 있는 것인가.
네르프 이놈들이 도대체 무슨 정신나간 로봇을 만들어낸거야?
@계속 공격하세요!
401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OB7u3YZmso)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2:11:34
>>382
Operator
>>380>>381
Pilot
나루미의 안내에 따라, 파일럿들은 무기를 쥐고 공격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미츠루는 라이플을 꺼내들고는, 사도를 향해 초점을 맞추려 하기 시작합니다.
비록 낮은 싱크로 테스트 결과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지금의 미츠루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원거리일지라도 충분히 사도를 섬멸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이 라이플로, 이 AT필드를 통해.
그러니, 지금은 도망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사도를 섬멸하는 데 집중하여도 괜찮습니다.
이윽고 라이플의 방아쇠가 당겨지고, 사도 주변으로 AT필드가 전개된 미츠루의 총알이 날아들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발 한발 쏘아질 때마다 총알이 날아간 곳이 한 곳, 한 곳씩 푸른 하늘색으로 채워지는 것을 미츠루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손가락, 그 다음에는 팔, 다리, 어깨……
미츠루의 공격은 모두 사도에게 명중하였습니다.
적어도, 이제 사도 사키엘이 더이상 움직이기 어렵도록 하는 것은 성공한 듯 보입니다.
사도 사키엘은 반격하려다 말고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츠루의 화력 지원을 받으며, 나츠키의 도끼가 사도를 향해 날아듭니다.
이걸로, 이걸로 정말 마지막이 되기를 빌며, 나츠키는 사도의 가슴 중앙을 향해 도끼를 내리찍으려 하였습니다.
- 끼이이......
- 끼이이이이.......
도끼가 사도의 가슴 중앙에 깊숙이 박히고, 붉은 구체가 완전히 박살나 도롯가로 일제히 구체의 파편이 떨어질 무렵,
- 끼이이이이!!!!!!!!!!!!
비명을 지르는 사도, 사키엘의 머리 위로 동그란 무지갯빛이 퍼지더니, 일순간 주위가 새하얘지기 시작합니다.
한순간이지만 파일럿들의 시야가 모두 눈부시게 하얀 백색 빛으로 가득차려 하기 시작합니다!
엔트리 플러그에 탑승한 상태이기에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그래도 정면으로 빛을 바라보는 건 주의해주십시오.
중앙지령실의 화면에 비치는 풍경은, 사도 사키엘이 있었던 자리에 십자가형 광선이 내뿜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방금 전까지 도시를 호령하던 거인의 형태는 온데간데 없고, 그 자리는 눈부시게 새하얀 빛이 십자가 형태로 채우고 있습니다. 멀리서 비추고 있는데도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울만큼 거대한 크기입니다.
화면상으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아마 이 빛이 사라지고 나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굳이 빛이 사라지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화면상만으로 상황을 보고 있는 나루미도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도, 사키엘의 모습은 더이상 화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 말도 안돼. “
그 모습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유즈키 이오리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꼭, 이러한 형태의 최후로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듯한 얼굴이었습니다.
단 5분, 5분도 채 안 되는 시간동안 에반게리온이 보여준 성과는, 예상 그 이상의 결과였습니다.
인간의 무기 앞에선 기세가 등등하던 거인, 사도 사키엘은 에반게리온의 출격 이후 그 기세를 잃고, 소멸하고 말았습니다.
그 누구도 이 정도일줄 생각하지 못했을 엄청난 성과입니다.
[ 2 : 40 ]
[ 1 : 21 ]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을 남기고, 파일럿들과 에반게리온은 제3사도 사키엘을 무찌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오로지 온전한 인간의 정신만으로, 에바를 조종해 제압하였습니다.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파일럿 여러분들께서는 사출구가 열리는 즉시 게이트로 내려가 주십시오. 곧 엔트리 플러그 사출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나츠키는 모르거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했던 나츠키의 말은 중앙지령실 전체에 퍼졌습니다.
과연 누가 듣고 있었을지는 부디 좋은 쪽으로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 EPILOGUE 01. convéntĭo (10/11/2021)
에반게리온의 도끼가 사도의 심장을 장작 패듯 쪼개버렸다!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현용 병기의 화력에는 콧방귀도 뀌지 않더니만 도끼질 몇 번에 피를 흘리고 팔까지 날아간데다가... 이게 뭐냐고. 불공평해. 사도도 분명히 그렇게 생각할거다.
사도가 비명을 지르면서 빛을 내뿜자 모니터가 온통 백색화면이 되어버렸다. 나는 진심으로 경악하였다. 경건한 십자가 빛이나 초월적인 신비 때문은 아니고 그, 클리셰잖아? 마하바라타에도 나온다고.. 태양 1만개보다 밝게 빛나는 폭탄 말이야.
"저거 자폭한다!!!"
눈치가 없다면 없는거고 현실적이라면 현실적인거지 응.... 내가 아는 것들 중에 저 정도의 광량을 뿜는 것들은 핵무기 체급의 물건들밖에 없다고. 할 수 있는 최대의 합리성을 발휘한 판단이었다.
@자폭!!! 피해욧!!! 구석으로!!!
547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OB7u3YZmso) Mask
2021-10-11 (모두 수고..) 23:08:46
>>541
나루미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구석진 곳으로 대피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지상에서 한참 아래에 떨어진 이곳 지오프론트이기에 이곳에는 아무 영향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저 잠깐... 아주 잠깐 건물에 진동이 있었을 뿐입니다.
진동이 멈춰갈 무렵, 십자가를 본 직원들에게서 일제히 저게 뭐냐고 웅성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에반게리온의 활약에 대해 옆사람에게 얘기하는 직원의 말도 들려왔고, 왜 자신들의 공격이 통하지 않았냐며 푸념하는 군인의 말소리도 들려왔습니다. 한편으론 안도하는 소리도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상황이 끝났기 때문인지, 어째 처음 지령실에 들어왔을 때보다 지금이 더 시끄러운 것 같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부정적인 말과 고함소리가 많이 들려왔고, 지금은 그나마 긍정적인 말이 더 많이 들려온단 점입니다.
카메라가 좀 더 위로 올라가 밑을 비추려 하자, 화면에 조금 이상한 모습이 비춰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십자가 모양의 빛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빛나고 있었습니다만, 사도 사키엘이 있었던 자리에 이상한 주홍빛 액체로 웅덩이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꼭, 저 너머 붉은 바다를 연상시키는 핏빛 웅덩이였습니다.
사도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아니면 저게, 설마 사도였던 것이기라도 하단 걸까요?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적에게서 폭발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
이오리는 구석으로 피한 나루미를 향해 다가가 말하려 하였습니다.
뭐가 되었던 간에 당장은, 더이상 저 거인이었던 것에 대해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548 후카미즈 나루미 (8cx5yW5enk) Mask
2021-10-11 (모두 수고..) 23:31:22
스크린에서 떨어지고 눈을 가려라. 무엇이든 붙잡고 충격에 대비하라.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다. 쪽팔리게스리!
"신고식 한번 호되네요..아...."
나는 모니터로 돌아와 풀썩 앉았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던데, 저 고약한 놈은 죽을 때도 곱게 죽지 않고 눈뽕에다 진창까지 만들어 두고 떠났다.
의심할 것들이 한 드럼통인데. 나중애 할래. 지금은 지친다.
@
556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vWPJ0oIXWI) Mask
2021-10-12 (FIRE!) 00:14:01
>>548
나루미는 모니터로 돌아와 자리에 앉습니다...
죽으면서 빛기둥이나 남기고 소멸하는 거인이라니, 대체 세상에 어떻게 저런 존재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나루미가 의자에 앉아 쉬는 사이, 분홍 머리를 높게 올려묶은 여인이 다급하게 중앙지령실의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굉장히 창백히 질린 얼굴을 한 채로, 여인은 이오리를 향해 다가와 이렇게 소리치려 하였습니다.
"어떻게 됐어!?[ 사도 ]
는? 소멸했어?! "
"...소멸하였습니다. 3분 전, 초호기에 의해서. "
"소멸했어...? 소멸했다고!?! 정말 그런거 맞지?!! "
"확실히 확인하였습니다. 사도는 확실히 존재가 소멸하였습니다. "
다급해보이는 여인과는 달리, 여전히 예와 같이 덤덤하게 답하며, 이오리는 여인에게 말하였습니다.
"유즈키 부장님, 저는 신입 오퍼레이터분과 잠시 대화중이었던 지라, 이만 실례하여도 되겠습니까? "
"어? 어.... 저기, 나 혹시 방해했니? "
"그런 것은 아니니 괜찮습니다. 윗층으로 올라가실 때 부사령관님께 말씀 전해주십시오. 그럼, "
자세히 보지 않아도 둘은 꽤 닮은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너무 신경쓰진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처음보는 사람이 왔다 간 것이니까요. 설마 다시 볼 일이 있겠습니까?
"첫 업무이셨는데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자리를 비우신 부장님을 대신하여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윗층으로 올라가는 여인을 보내며, 이오리는 다시 모니터 쪽으로 다가와 나루미에게 말하려 하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까 사도의 행동을 분석하였을 때 좋은 인상이 남은 모양입니다...
"방금 전처럼 적이 침입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중앙지령실로 항시 출근하실 일은 없을 것입니다. "
- EPILOGUE 02. ádămas (10/12/2021)
690 후카미즈 나루미 (T4hsdkPEUo) Mask
2021-10-12 (FIRE!) 22:35:10
맞다. 나 첩보부였지. 까먹고 있었어...ㅋㅋㅋ 첩보부 면접 보고 들어왔는데. 여기도 그런 걸지도 모른다. 일단 직별을 정해놓긴 하는데 사실상 여기 일도 할 줄 알아야 하고 저기 일도 할 줄 알아야 하는 건가봐.
"그거 정말...반가운 말씀입니다 부장님."
채용 모집요강이나 홍보자료에서, 신입 안내사항에서 이런 업무가 있을거라고 들은 적이 없었다. 타겟 분석이라 해도 휴민트 오신트 거시기들 모으면서 적성세력 분석하는 줄 알았지! 적성세력이 외계인이라니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다만 이런 일이 꽤 자주 있지 않겠습니까? 로봇이 일회성 병기가 아니고서야."
이런 거 시키려면 돈을 더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 번 할때마다 4천딸라, 아니 4백딸라도 괜찮으니까. 시계를 보니 시간이 무지하게 흐르지도 않았다. 나는 그 시간동안 첫 전투에 뛰어든 신입의 감정을 다시 느꼈다.
@솔직히 말해요 상습적으로 부를거잖아
703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vWPJ0oIXWI) Mask
2021-10-12 (FIRE!) 23:34:50
>>690
나루미의 말을 듣고 이오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끄덕인 걸로 보아, 나루미가 예상했던 게 맞는 모양입니다.
출근 전에 안내받은 정보에는 분명 이 중앙지령실 관련 업무가 언급되지 않았던 걸로 나루미는 기억하고 있을텐데 사실입니다. 본래대로라면 나루미는 이 업무는 맡을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도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금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적이 계속 이 도시에 몰아치듯 침입하지는 않으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빈번하게 일어나진 않을 것이니 마음을 놓으셔도 괜찮습니다. "
이오리는 예와 같은 덤덤한 태도로 나루미의 질문에 답변하였습니다.
예상하고 있다는 말이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아무튼 계속 이곳으로 출근할 일은 없다고 하고 있으니 정말로 마음을 놓아도 괜찮을 듯 합니다...
"본래 업무가 아니신 만큼 오늘과 같은 일이 또 있을 경우 추가 수당이 뒤따를겁니다. 충분하다못해 넉넉한 금액이리라 장담드립니다. "
국제연합 산하 조직인 특무기관 네르프인만큼, 월급을 받지 못한다거나 하는 그런 일은 없겠지요. 이것만은 확실할겁니다.
- 영호기 점검 준비 완료했습니다!
"확인했습니다. 곧 그리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
저 멀리서 들리는 흰 가운을 입은 기술부 직원의 말에 이오리는 답변하면서, 나루미를 향해 이렇게 말하려 하였습니다.
"내일부터는 본래대로 첩보부 사무실로 출근하시면 됩니다. '타카야마 켄이치' 부장대리분을 찾아가시면 상세한 업무 설명을 해주실 것입니다. 업무가 과중하거나 하진 않을 터이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
정말로, 내일부터는 본래 보직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만은 마음이 놓이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첫 출근부터 정말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
이오리는 그 말을 끝으로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더니, 자리를 빠져나갑니다...
아까 그 기술부 직원을 따라가는 듯 합니다.
1.1.2. Episode Two : Adaptation ¶
- 1. 復帰 (10/14/2021)
20 후카미즈 나루미 (Vz8vq6YIrY) Mask
2021-10-14 (거의 끝나감) 22:44:19
현명한 장군은 싸움을 앞두고 퇴로를 마련한다. 배수진이 유명한 이유는 승리를 위한 처절한 각오를 품어서가 아니다. 분명 졌어야 하는 싸움을 이기니까 신기해서 기억되는 것이다. 배수진은 죽음의 진이다.
"너무 비싸.."
오늘은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내려오지 않았다.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스마트폰 스크롤을 내렸다. 석유재벌들이나 가지고 있는 호화요트는 탈락. 50피트급 세일요트면 된다. 식량과 연료와 기타등등을 요트에 넣어두고 정박시켜놨다가, 일본침몰 시즌 2가 고개를 내밀면 바로 요트 풀고 나가는거야.
압도적인 사도와 또한 압도적인 에반게리온. 그리고 에반게리온을 통제하는 못미더운 네르프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그때는 말이야 나도 깡패가 되는 거야 어?! 평소에도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생활을 하고, 당장 생활비를 제외한 자금도 은행 예금이 아닌 골드바 실버바 등의 현물로 저장해두는 등 반쯤 프레퍼스럽게 살고 있었지만, 사도는 선을 넘었어. 응 많이 넘었지.
허튼 짓 하기만 해 봐 확 태평양 자력으로 넘어서 하와이까지 도망가버린다.... 나는 그렇게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지오프론트로 들어섰다.
@
28 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bbxBFwX65o) Mask
2021-10-14 (거의 끝나감) 23:02:32
>>20
여느 때와 다름 없어야 할 출근길입니다만, 오늘의 나루미의 출근길은 예와 달리 시끄러운 모습입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기 전, 네르프 직원들의 출근길에 이상하게 사람들이 한 켠에 모여 선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몰려 있기도 하였고, 혼자만 서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하나같이 각양각색의 마스크나 두건을 쓰고, 얼굴을 가린 채로 무언가 푯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푯말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써있었습니다.
[ 네르프에 대한 진상을 요구합니다 ]
[ 억울하게 죽은 내 아이 XXX 살려내라! ]
[ 예고없는 재산피해 기관들은 보상하라! ]
잘은 모르겠지만, 이들은 네르프에 대한 일종의 시위를 하러 온 모양입니다...
지금은 그저 서 있기만 하는 정도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을 겁니다. 나루미의 출근길에 방해가 갈 정도는 되지 않습니다.
우스개소리로 하와이에 도망가야 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터이니 안심해도 좋을 겁니다.
지오프론트에 들어서고, 카드를 찍고 건물 안으로 넘어온 나루미의 앞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적인 모습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출근 첫날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조용한 모습인지라, 원래 이런 곳이었나 하고 위화감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직원들도 고함을 지르는 일 없이 조용히 저마다 갈 길을 가고 있습니다.
비상상황이 아니니 중앙지령실로 가야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평소대로, 나루미가 원래 출근해야 할 곳으로 이동해도 무방합니다.
첩보부 사무실로 이동하시겠습니까?
31 후카미즈 나루미 (Vz8vq6YIrY) Mask
2021-10-14 (거의 끝나감) 23:11:16
네르프에 대한 진상을 요구합니다. 오오, 나도 여기 옆에서 같이 서있으면 되는거지? 그러나 이미 서면에 인장이 찍혀버린 네르프와의 계약 의무는 내 팔을 잡아끌었다. 마트에서 장난감에 정신팔린 아이를 어머니가 데려가듯. 나의 걸음은 잠시 느려지다가 다시 원래 속도로 돌아온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회사의 첫인상도 중요하다. 썩..좋은 첫인상이라곤 말 못하지? 이곳이 그때의 아수라장이었다는게 어색했다. 있어야 할 것이 없는 리미널스페이스 같았다. 나는 이오리 부장을 따라 중앙지령실로 향했던 그 승강기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오늘은 저기 안 가."
나는 첩보부 사무실로 간다. 다른 길로 간다.
@첩보부 사무실로 이동합니다.
54 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bbxBFwX65o) Mask
2021-10-14 (거의 끝나감) 23:44:10
>>31
나루미는 첩보부 사무실을 향해 이동합니다...
전처럼 꼭대기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이, 얼마 지나지 않아 나루미는 사무실에 있는 층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입구와는 달리 제법 시끄러운, 사람이 일한다는 느낌이 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정확히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에 대해 물으신다면, 직접 들어가 판단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드를 찍고.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면, 나루미는 헤드셋을 낀 채로 갖가지 모니터를 살피는 직원하며, 세계 지도를 배경으로 갖가지 창이 떠 있는 화면을 바라보는 직원, 전화기를 들고 무언가를 외치는 직원 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어느 자리를 보아도 모니터 하나만 있는 자리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아니 모니터 하나만 있는 곳 자체가 드뭅니다. 원래 첩보부란 이런 곳일까 싶습니다.
"장난합니까?! 지금 시대가 언젠데 해산이 어려워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십쇼!!!!!! "
그리고 제일 창가쪽 자리를 본다면, 유난히 고함을 지르며 전화기를 들고 있는 한 남자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보세요, 이보세요! 딱 하나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좋으니 반드시, 반드시! 해산시켜주십시오. 이건 개인으로써 드리는 부탁이 아닙니다. 기관으로써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
검은 머리를 빗어올리고, 네르프 정복을 차려입은 남자.
부장대리, '타카야마 켄이치' 차장입니다.
책상 앞에 이름표가 붙어있는 걸로 보아, 저 사람이 그 부장대리가 맞는 것같습니다.
다만 지금은 어째서인지 열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 당장 말을 걸기는 힘들어보입니다...
60 후카미즈 나루미 (On1/63fW8Q) Mask
2021-10-15 (불탄다..!) 00:06:19
전에 본 느낌의 장소다. 사진으로 본 곳, 직접 가본 곳이 모두 있다. 증권거래소...펜타곤...아니 NASA? 무슨 상관이냐. 이제부터는 여기가 내 일터가 될 곳이다. 상당히 많은 양의 업무에 사람들이 치이는게 보인다. 이 정도는 이미 숙지하였고, 또한 공지된 사항이다. 상정 외의 사태가 벌어져서 패닉이 잠깐 왔었지만 원래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다시 잠잠해졌다.
...그런데 누구한테 말을 걸어야 해? 지금 저 부장대리. 명패가, 타카야마 켄이치 차장. 저 분에게 말을 걸면 크게 경을 치실 것 같아. 하지만 이렇게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것도 눈치보이고...
빌어먹을, 기다려야 하는 거지?
@사무실이나 구경하면서 통화가 끝날때까지 기다린다.
64 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rhRAnQIg6s) Mask
2021-10-15 (불탄다..!) 00:21:02
>>60
통화를 기다리고 있는 나루미에게로, 통로 쪽에 앉은 여직원이 나루미를 향해 쿡쿡 찌르려 하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신입 맞지? 저 쪽에 가서 앉으면 돼. 네 자리는 저 쪽이야. "
여직원이 가리키는 쪽으로 돌아본다면, 다른 자리와 다를 바 없는, 수많은 모니터들과 헤드셋과 마이크 등이 자리잡은 자리가 나루미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비교적 깔끔한, 이제 막 정리된 듯한 하얀 데스크의 모습입니다.
운이 좋은지 나쁜지는 모르겠지만, 저기서 여전히 열변을 토하고 계시는 부장대리분과 가까운 쪽의 자리였음을 나루미는 볼 수 있었습니다.
행운의 여신은 오늘은 나루미를 향해 바라봐주시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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