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R,AIRSS

흰 안개꽃과 검은 장미 - 조각엮기

last modified: 2015-04-27 02:57:15 Contributors







♥ 유의사항 ♥


* 본 항목은 흰 안개꽃과 검은 장미 본 스레에 게시된 조각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
각 조각들은 해당 캐릭터에 대한 힌트가 될 수도 있으며 물론 안 쓰면 말짱꽝 해당 캐릭터의 시트 및 돌리는 성향 등등을 반영해 적어놓은 것입니다 .
어딘가에서 ' 떨어져 ' 나온 작은 ' 선물 ' 을 , 취향에 따라 알맞은 소스를 곁들여 맛있게 즐겨주시길 .


. . .



여담 ㄱ
전캐릭 중 ' 단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에게 ' 모두 조각이 날아갑니다 .
제외된 한 명은 ? ? ? 이후에 조각 지급 여부 결정 .

제보 받습니다 ㄱ
챕터나 이벤 말고 일상에서 언제 아일리가 공격적이거나 자기 보호적 행동을 취하거나 이타심이 억제되는 성향을 보이는지 아시는 분 제보점요 .

각각의 조각들 ( 편지 ) 내용들은 모두 해당되는 캐릭터들의 머릿속에 울리듯이 ' 전체 문장들 ' 이 전달됩니다 . 전령으로 .
그러니 중간에 못보겠다고 서랍에 넣든 태워버리던 소용없사와요 ♥



1. 첫 번째 조각 : 빛 없는 암상자에 던져진 성냥


기도하는 물병이시여 .
심장을 꿰뚫린 물고기의 심장 .
물병에 물 한방울조차 들어있지 않아 비늘이 말라버린 물고기에게 끝내 마지막 숨결조차 허락하지 못하는 구름무늬 물병 .

왕이시여 , 왕이시여 .
나의 왕이시여 .
지배하나 군림하지 않으며 ,
눈을 뜨나 눈을 뜨지 않으며
바다가 되어 하늘을 품에 안은 나의 왕이시여 .
그 무엇도 온전히 가지지 못한 채 부서진 눈으로 비춰진 세상을 바라보는 왕이시여 .

기다림의 세월을 부질없이 벼려낸 죽은 지식의 산물 .
리플리의 함정에 빠지신 건 아니시겠지요 ?
룬은 알기만 해서 습득되는 것은 아니되는 것이라 슬플 따름입니다 .
헤임달은 자신의 보물이 머리로만 손으로만 전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나 봅니다 .

왕이시여 , 왕이시여 . 당신의 선택 아래 만들어진 내려온 왕이시여 .
그대는 버려진 이름의 끝을 손 안에 노니며 두 팔을 벌려 포용하리 .
당신이 두 손을 들어올려 물빛을 담아내면 , 금자로 세심히 겨누어 당신의 몸에 맞는 선녀옷과도 같은 맑은 수의를 지어드리겠나이다 .
물에 젖은 재를 담은 죽음의 깃털을 들어올려 얽혀진 나선시공의 인과의 족쇄에 구속되어가리 .
무한하게 교차하며 비틀리는 스텝은
한 줄기의 은빛을 머금은 두 가닥의 실이 되어
빙글빙글 돌며 계속해서 교차하여
마침내 이 곳에 .

손을 내미십시오 . 나의 왕이시여 .
검은 명부에 이름을 올린 그대의 버려진 이름 아래에 기도받는 구원의 존재는
결코 다다를 수 없는 길에 들여져 내려가는 계단을 걷게 되리 .
타천의 이름을 올린 당신의 기도를 받아 닿을 수 없는 구원의 빛을 보게 되어 누릴 수 없는 축복을 누리게 하겠나이다 .
그대께서 구원하시길 간절히 바라시는 인간들에게 썩은 씨앗을 가져다주며 싹이 틔우기를 바라시는 나의 왕이시여 .
그대의 뜻을 받들어 그들은 오늘도 잘못된 실수를 반복하며 서로에게 칼을 겨누나 봅니다 .
참으로 아름답지 아니합니까 ?
참으로 보시기에 만족합니까 ?

기도하십시오 , 나의 왕이시여 .
두 손을 모아 선한 영혼으로 기도하십시오 .
당신의 아름다운 미명 아래에 구원을 가장한 타 버린 기도를 올리며
물을 갈구하는 그들에게 영원한 목마름을 안겨주는 구원을 .
망가져버린 그들을 구원하는 당신께 인과의 무게를 안겨주어 영원히 가라앉게 하겠나이다 .

기도하십시오 .
단 한 명조차 고통의 샘에서 퍼올리지 못하는 것을 신의와 충성을 묶어둔 두 눈으로 지켜보며 인내의 미소를 담아 바라보겠나이다 .

기도하십시오 . 나의 왕이시여 .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시간은 무한히 당신을 따라다닐 것입니다 .
의미조차 상실해가는 의식없는 시간에 눈을 돌려 그것에 눈물을 .
추억에 눈물을 , 미래에 행복을 바라시는 당신께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지독하게 비틀리다 못해 처절하게 아름다운 키스를 드리겠나이다 .
이기를 향한 갈망을 드리겠나이다 .
스스로의 생명으로서의 예의조차 상실해가는 당신께 책임의 무게를 드리나이다 .
스스로의 책임을 강조하며 살아오시던 모습을 되돌아보면
저번의 당신의 행동의 결과에 대해 눈을 돌린 당신을 잘 보아두었나이다 .
가장 편하며 합리적인 방법을 택하신 당신께 친애와 애정을 담은 주목나무 가지를 드리며 .

아아 , 기도하십시오 . 나의 왕이시여 .
부디 그 긴 목숨을 이어가며 새로 태어난 생명들과 살아오던 생명들 모두가
당신의 선한 기도 아래에 철저히 망가져가는 것을 눈을 뜨고 바라봐 주십시오 .
망각의 축복의 빛이 안타깝게도 당신에게 비춰지지 못해 유감이오나 , 그편이 더 아름답게 비춰지겠지요 .

사랑스런 나의 왕이시여 . 저 문으로 도망나올수도 없어진 채 방패조차 잃어버린 나의 왕이시여 .
이제는 돌아갈 길조차 스스로 지워버린 것입니까 ?
불길은 자취를 남기지 아니하나이다 . 재조차도 당신은 허락받지 못했나이다 .
사랑스런 바람을 삼켜가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나의 왕이시여 .
부디 영겁의 세월 아래 영원히 하토 아래의 세상에서 살아가시기를 .

행운을 빕니다 ,
루시펠 .

「 첫번째 조각 . 빛 없는 암상자에 던져진 성냥 . 」
[1]




1.1. 루시퍼 반응


책을 덮고, 초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밀어 넣고.
이미 밤이 늦어 별빛만이 흔들리는 하늘이 비치우는 유리창을 바라보다 문득 무언가가 스쳐 지나간 느낌에 책상을 돌아본다.
누군가의 인장으로 봉인된 편지 한 통이 방금 덮인 책 위에 곱게 떨어져 있는 모습.

"....이 시간에 대체 무슨 일이실련지는 알지 못합니다만, 그만큼이나 급한 일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옅은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도리질치며 편지를 집어 들어 인장의 형태를 손으로 한번 훑어 보고는, 손가락을 편지봉투의 틈 사이에 넣어 잡아당겨 봉투를 열었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종이에 약간의 촛자국을 남기고서는 깔끔하게 떨어져나가는 봉인. 열린 편지봉투에서 곱게 접힌 편지지를 꺼내어 닫힌 책으로 접히지 않게 한 쪽 모서리를 눌러 놓고는 찬찬히 읽기 시작하였다.
그런 그의 표정이 다소 혼란하고, 약간의 슬픈 기색마저 비쳐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자명한 일.

"불길은 자취를 남기지 아니하나이다, 재조차도 당신은 허락받지 못했나이다...."

고운 편지지와는 달리 가시가 무수히 박힌 듯 한 그 내용을 따라 읽는 루시퍼의 입가에는 어느 순간부터 미소가 걸려 있었다.
마치, 이제야 알았느냐, 라고 말하는 듯한 미소. 그 한 감정에 젖어들어 앞의 내용들마저도 부드럽게 넘겨 버리는 그러한.
편지지의 글자를 점자를 읽는듯이 손가락으로 훑으며 지긋이 누르다, 마지막 문단에 와서야 떨어지는 손끝은 가느다랗게 떨리고 있었다.
그 떨림이 불안인지, 분노인지, 슬픔인지, 아니면 그저 견딜 수 없는 웃음인지는 그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는지 그저 손을 가볍게 쥐어 엄지와 검지를 서로 매만질 뿐이었다.

"제가 한 일들 중, 허락받은 것이 있었는지. 오르지 못하였던, 오르고 싶지 아니하였던 왕의 자리에서 내려온 것도, 결국은 허락받지 아니하였기에 이리 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렇지 아니합니까?
그저, 바라는 것은....."

편지지를, 정확히는 그 것을 쓴 인물, 지난번의 작은 쪽지를 보낸 자와 같은 존재일 것이라 예상하는 이를 향해 건네어지는 그 종이만큼이나 부드러운 미소에 담긴 자조 섞인 말은, 시야의 가장자리에 들어온 한 줄기 빛에 끊어졌다.
고개를 돌려 그 빛을 보니, 벽에 걸어두었던 검에 나타났다 흐려지는 룬 문자.
검이 공명하듯 빛나는 것을 보다가 검을 집어들었다. 혹여,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 그렇다면 어찌하여?
검집에서 꺼낸 검날의 옆면을 편지지를 건드렸던 손끝으로 미끄러지듯이 스치며 검을 살펴보았다. 조금 전 그 룬 문자. 우라즈?
불꽃에서 나타났던 두 문자는 소윌로와 망가진 케나즈. 각각 '의지' 와 '불꽃', 그 중에서도 재생과 활동, 변화, 희망을 의미하는 불꽃.
우라즈의 의미는 '구현'. 관계가?
검의 손잡이를 쥐고 있던 왼손등에 손가락으로 잠시 세 룬을 그려 보았다.

"모든 것을 잃은 것은 아닐 터... 가져다 주었던 것이 싹트지 못하는 씨앗이라 해도, 언젠가는 싹 틀 것입니다."

조금 전의 문장과는 묘하게 어긋난, 심지어 문장 안에서도 논리가 다소 꼬인 듯 싶었으나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말. 여전히 검을 쥔 채로 부드러우나 굳건한 어조로 말을 끝맺었다.

"씨앗은, 하나만이 아니니 말이지요."


그린 룬 문자 순서 : 소윌로, 우라즈, 케나즈.
이건 판정이 필요할 것 같아 검을 안 내려놨지요.


1.2. 루시퍼 반응 2


'애가 탑니다, 제가 지닌 저 깊은 말을 당신에게 전하고 싶어,
허나 감히 그러지 못함은 당신이 웃을까 저어하는 탓입니다.
바로 그래서 저는 스스로를 비웃고
제 비밀을 농담처럼 산산조각 부숴버립니다.
제 아픔 따위는 하찮게 여김은 당신도 그렇게 생각할까
저어하기 때문입니다.'

입가에 달렸다 퍼뜩 사라지는 비틀리고 비딱한 미소를 보자하니 이전에 읽었던 책의 글귀가 떠올라 문득 쓰게 얕은 숨을 내쉬었다.
그대가 저를 위하시는 만큼, 그대 스스로도 위하시기를. 항상 해 오다 근래 들어 핀으로 대체된 비녀가 사라지며 길게 흘러 내려온 백금의 머리칼을 한 쪽으로 부드럽게 정리해 내리며 마음 속으로 품어 보는 하나의 바람.
그 바람이 담기어 한층 가벼워진 웃음.
나는, 그대를 떠나지 않을 것이기에. 그렇다면 그대의 말 대로, 그대가 행복할 수 있으니.

"본래대로라면 알아 보아야 하겠지만... 곧 그 원인이 드러날 것이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렇게 공공연하게, 일을 벌인다면."

분명 이런 일이 그리 오래 묻혀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알 수 없는 묘한 예감. 그냥 예감만이 아니라 생각되는 이유는 이미 이리 여럿이 알게 된 사실이라면, 저 편지의 발신인의 목적이 무엇이던 숨길 의사는 그리 없다는 논리. 더군다나 경계에서와 같이 큰 소동이 날 정도의 일까지 일으켰다면 말이다.
편지가 닫히는 것을 바라보다 눈길을 검으로 돌리었다. 룬 문자. 그에 관한 책을 다시 읽어 보는것이 좋을까. 잠시 서재의 책장을 시야의 가장자리로 훑어보며 다소의 호기심과 기대감이 얽힌 미소를 띄웠다.

//첫 부분은 실제 책 구절 인용.


루시펴 편지 반응 2


2. 두 번째 조각 : 春よ, 來い .


[ 첫 번째 조각의 편지의 내용이 깔끔하게 밀봉되어 고품격스러운 인장이 찍힌 채 루시펠에게 날아갑니다 .
내용은 , 전판 어딘가에 있으므로 이하 생략 . ]

[ 두 번째 조각의 편지의 내용이 깔끔하게 밀봉되어 고품격스러운 인장이 찍힌 채

' 그레트헨 ' 에게 날아갑니다 . ]

.

안녕하신가요 . 붉은 사과알을 두 손에 든 채 땋아내린 머리를 매만지는 분이시여 .
봄은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 그것은 마치 재잘거리는 풀잎의 빛깔처럼 반짝이며 바람의 색을 맑게 칠해주는 부드러운 진흙과도 같지요 .
여섯 개의 날개와 당신의 날개를 등에 진 천사님이시여 .
그대의 눈은 어딜 향해 있나요 ?

사랑하는 나의 별님 .
해의 빛을 닮기에는 이미 너무나 망가져 당신이 따라가지 못하는 별님 .
달의 빛을 닮기에는 이미 달님이 망가져 당신이 따라가지 못하는 별님 .
하늘에 떠올라 세상의 반을 덮는 천자락의 일부에 달려 푸르스름하며 어두운 곳에 빛나는 별님 .
별님 스스로의 빛을 갖기에는 이미 늦었던 건가봅니다 .
당신에게 달은 너무나 상냥하고 상냥해서 , 그 차가운 빛을 흩뿌리듯 흩뿌리듯 다가오면서도 당신에게 매달린 실을 잡아당겨버려서 결국 이끌려다니는 건 실끝에 매인 서로가 될지도 모르겠군요 .
애초에 붉은실이 되지 못했던 그것은 처음부터 매듭이 틀어져버렸던 모양입니다 .
하지만 괜찮습니다 .
하늘에 있는 별은 당신 하나뿐인 건 아니니까요 .
하늘에 있는 무한한 별 , 하늘에 있는 무한한 꿈 .

사랑하는 나의 별님 .
인간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던 탓인지 스스로를 구원하기엔 턱없이 빛바랜 별님 .
물 속에 담근 달을 닦아주고 씻어주어 먼지를 닦아내는 하늘에 달린 청소부님 .
당신이 바라봤던 태양은 어디로 간 걸까요 ?
그대가 바라본 세상의 끝에는 무엇이 있었습니까 ?
쾌락을 찾아 미쳐버린 , 금단의 계약에 손을 댄 자를 향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 때 , 당신의 눈은 그의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습니까 ?
순결한 여인이시여 , 그대의 마음은 이제 어디로 향해 있습니까 ?
지금 당신은 어디에 서 있나요 ?
지금 이 시점에서 , 이미 죽어버린 그의 영혼의 앞에 당당히 서서 그의 눈을 바라볼 자신이 있나요 ?

사랑스런 나의 별님 .
당신 밑의 또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며 오늘도 웃음짓는 별님 .
당신 위의 달님을 바라보며 오늘도 웃음짓는 별님 .
당신의 웃음을 볼 때면 저는 무척이나 기분이 가벼워진답니다 .
입가에 올라가는 미소만큼 제 발걸음도 가벼워져서 ,
당신의 무엇이든 소중한 것부터 부수어주고 싶습니다 .
그것들이 당신을 떠날 거란 걸 확신시켜주고 싶습니다 .
두 눈으로 똑똑히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나는 당신을 친애하기에 ,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에 .
아니면 , 증오할지도 몰라서 .

.

사랑하는 나의 별님 .
상냥하고 상냥해서 , 끊임없이 달에게서 태양의 빛을 가리우는 별님 .
그대를 보면 너무나 사랑스럽기에 , 당신의 소중한 것부터 빼앗아주고 싶습니다 .
당신의 구속이 통하지 않는 범위에서 , 매여진 실을 천천히 끌어당겨
모든 걸 넘어뜨리고 싶습니다 .
모든 걸 부숴버리고 싶습니다 .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에 .
나는 당신을 친애하기에 .
아니면 , 증오할지도 몰라서 .


사랑하는 나의 별님 .
언제 달이 떠날지 몰라 궤도에 묶어버리려 하는 나의 별님 .
정작 , 당신에게도 궤도가 매여져 있다는 것을 , 이제는 조금은 아실 법한 별님 .
당신의 눈은 언제나 그것을 바라보지요 .
보이지 않는 족쇄 . 보이지 않는 사슬 .
글레입니르를 손에 넣고 그것을 묶으며 미소짓는 오딘처럼 .
스스로를 묶어가며 , 당신의 연인조차도 자신에게 묶어가며 그녀를 곁에 두고 싶어하는 나의 사랑하는 별님이시여 .
이별만을 바라보며 그것이 두려워 또다시 구속하시는 나의 별님이시여 .
또 그리도 , ' 이별 ' 을 먼저 생각하시는 건가요 ?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해줄까 ' 를 생각하기 전에
' 이 사람이 나를 언제 떠날까 ' 를 생각하시는 건가요 ?
당신의 바람직한 생각 , 매우 마음에 듭니다 .
그렇기에 , 저는 당신께 비애가 담긴 미소를 지어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멀어져가는 등불을 먼저 바라봐주는 당신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오늘도 저는 당신의 눈 앞에 있는 촛불에 입김을 불어버릴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입니다 .
나는 당신을 친애하기에 .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에 .
아니면 , 증오할지도 몰라서 .

나의 친애하고 사랑하는 별님 .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시간 속에 가라앉아가는 사랑하는 나의 영혼 .
그대를 사랑하기에 나는 오늘도 당신께 미소짓습니다 .
봄날의 사과꽃을 닮은 당신의 머릿결과 레이스에 사랑스런 입맞춤을 드립니다 .
탱자나무를 찾아가는 호랑나비를 닮은 당신에게 달린 맑은 초록빛을 바라보며 더없이 잘어울리는 것이라 말하고는 웃습니다 .
나는 당신을 바라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
왜냐하면 , 그 모든 것은 당신의 손으로도 나의 손으로도 부수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결국 당신의 날개는 당신의 눈과 손과 입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

사랑하는 나의 별님 .
하늘에 떠오르기엔 이젠 애매모호해져버린 별님 .
당신을 보게 된 것을 너무나 기쁘게 여깁니다 .
부디 , 당신의 운명 앞에
다시는 고개를 들지도 못하는 부러진 가지를 가진 나무가 처절하게 짓뭉개지고 온몸이 으스러지길 바라나이다 .
부디 , 당신의 운명 앞에 더 이상 열매맺지 못하는 사과나무가 말라비틀어져 가루가 되어 하늘에 흩뿌려지기를 처절하게 바라나이다 .

.

ㅡ 바라옵건데 ,
당신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바다가
메마르고 메말라 우윳빛의 소금을 머금은 바위사막이 되기를 .

오늘도 저는 두 손을 모아 , 간절히 바라나이다 .

부디 그 몸을 부수어 , 옥처럼 부수어져 흔적조차 남기지 말고 먼지가 되어 소멸해버리기를 .
죽은 영혼도 당신을 기억해주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




「 두번째 조각 . 春よ, 來い . 」[2]
[3]




2.1. 마르가레테 반응



화창한 봄날, 햇살이 내리쬐는 방어 영역의 대천사의 저택에서 레테는 그녀의 방 안에서 창백한 얼굴로 편지로 보이는 무언가를 뜷어지게 보며 읽고 있었다. 편지 봉투에는 고품격스러운 인장이 찍혀있었고 편지지에 적힌 글은 전체적으로 시인이 적은 것 같은 느낌을 풍겼다. 다만, 그 내용을 찬찬히 읽어본 레테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지 온 몸을 와들와들 떨고있었다.

"해와 달을 동시에 바라보다가 잠시 해를 등진 것이, 정말이지 이런 식으로 다가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

레테는 나직히, 그러나 공포에 질린 듯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곤 편지지를 찬찬히 읽어보았다. 수십번을 읽었는지 편지지에는 강하게 쥔듯한 손자국이 생겨있었다. 아니, 구긴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그대의 눈은, 어딜 향해 있나요 ? 」

이것이 맨 처음 내 눈 앞에 보인 문장이었다. 당연하지만 내 마음은 그 분에게 계시지만, 아직은 달님에게 속박되었기에 눈을 그 분에게 향할 수 없다. 설마, 이 편지를 쓴 자는 이 사실을 알고 있던 것일까…?
레테는 다음 내용이 두려운지 입술을 자근자근 씹으며 다음 장을 넘겨보았다. 내용은 찬찬히 읽어보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경쓰이는 문단에서 특별히 문장을 뽑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 당신이 바라봤던 태양은 어디로 간 걸까요 ?
그대가 바라본 세상의 끝에는 무엇이 있었습니까 ?
쾌락을 찾아 미쳐버린 , 금단의 계약에 손을 댄 자를 향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때 , 당신의 눈은 그의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습니까 ?
순결한 여인이시여 , 그대의 마음은 이제 어디로 향해 있습니까 ?
지금 당신은 어디에 서 있나요 ?
지금 이 시점에서 , 이미 죽어버린 그의 영혼의 앞에 당당히 서서 그의 눈을 바라볼 자신이 있나요 ? 」

이 문장들을 읽자마자 레테는 순간 힘이 풀렸는지, 아니면 두려움 때문인지 편지지를 손에서 놓음과 동시에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는 다시 일어나지도 않은 채 편지지를 더이상 볼 수 없다는 듯이 다시 봉투에 고이 집어넣곤, 두 손으로 눈을 가리었다.




"이 내가, 그분의 무엇을 보고 있었냐니… 당연한 사실 아니야?"

처음 뵌 그 날, 그분의 상냥한 태도를 보았다. 두 번째로 뵌 날, 나는 그 분의 성품을 보았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그 분의 옆에 서있는 악마를 보았다. 그 분이 주님의 곁에 가실때까지 떨어지지 않았던 자. 대악마 메피스토펠레스ㅡ 레테가 눈시울을 붉힌 채 조용히 생각할 무렵, 방 문에 노크 소리와 함께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목소리다.

"달님…? "

레테는 소리와 함께 서둘러 일어남과 동시에 누가 볼까 두려워 편지를 에이프런 주머니 속에 깊숙이 숨긴 뒤에 조용히 문가로 발을 딛다, 순간 무언가가 생각나 발을 멈추었다. 내가 지금, 달님의 눈을 제대로 마주칠 수나 있을까. 그 분 앞에 제대로 서지 못하는 나란 아이가? 아아, 난 대체 어디에 서 있는 거야?
복잡한 표정을 지음과 동시에, 입술을 세게 깨물곤 문고리를 살짝 돌리며 입을 열었다.

"들어오세요. "

방금전까지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던 소리와는 다르게, 침착하고 가라앉아있는 목소리. 하지만 완전히 감정을 억누르진 못했는지 레테의 목소리는 많이 떨려있었고, 무엇보다 표정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기에 이를 숨기려는듯 고개를 푹 숙인채 조용히 문을 열었다.




소중한 것을 부수겠다는게, 이 뜻일까. 그것이 내게서 떠날 지도 모른다는걸 확신시켜 주겠다는게, 이 뜻일까. 편지는 내게 상상 이상의 충격을 안겨주었다. 아니, 나만이 그런 게 아니라, 달님에게도.
조용히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차마 바라볼수 없는듯 고개를 피하고 계신다. 아마 당신의 친우인 우리엘이였던 자의 이야기를 들었으리라. 당신의 곁에 있던 자는 점점 당신에게서 멀어지고 있고, 나는 당신을 차마 마주할 수 없어 당신의 눈길을 피하고 있으니. 그렇다고 해서 내가 당신을 피하고 있는 이유를 말한다면, 당신은 매정하게 절 놓아버리겠지요. 내가 무엇때문에 당신을 피하고 있는지, 무엇때문에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말한다면.

" ㅡ가끔은 정말, 제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내가 정말 온전히 당신을 볼 수 있는지, 정말로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지 겁이 나서. "
'그리고 그 분을 똑바로 볼 수 없기에, 그 분이 나에게서 떠날까 봐 두렵기에. '

조용히 자신의 어깨에 고개를 숙이는 미카엘의 목 뒤를 쓰다듬었다. 힘은 들어있지 않았으며, 그저 닿을락 말락할 뿐.

"제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오직 하나 뿐인 것 아시잖아요. 전 당신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

그녀의 귀에 상냥히, 그러나 확고한 어조로 속삭이곤 날개를 활짝 펼치었다.

"정말이에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난 당신에게 붙잡혀 있는 걸로 충분한 걸. "

3. 세 번째 조각 : Until You Cry ( 폐기 처리 )


[ 세 번째 조각이 해금됩니다 .
고풍격스러운 양피지 위에 상당히 유려한 필기체로 써진 그 편지는 고급스럽게 밀봉되어

' 베르뷔 드 폰 ' 에게 날아갑니다 . ]



안녕하십니까 , 어린 늑대의 냄새를 머금은 바람을 사랑하는 소년이여 .
성장하는 나무와도 같이 성장하고자 하는 , 커다란 나무를 꿈꾸는 어린 나무여 .
어리다는 이름 아래에 낮아진 시야 속에서 방종의 영역으로 발을 디딘 아이여 .
아이란 이름은 당신에게 너무나도 잘어울리는 이름입니다 .
그것은 무척이나 사랑스러우며 앙증맞고도 당신에게 어울리는 빛깔의 진흙이기 때문입니다 .
화로에 들어가 알맞게 구워져 유약을 입히면 은은하게 빛낼 것 같은 기대를 품은 맹물처럼 .
또한 , 당신의 입과 귀와 눈과 머리에서 책임감을 찾아보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기대를 거둔 일이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그것을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
그대는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

너무나도 사랑스러우며 너무나도 어린 당신을 보면 노을빛의 붉은 빛이 떠오릅니다 .
세상을 태울듯 강렬하게 타오르지만 정작 붉게 태우는 건 자신 근처의 하늘과 구름뿐이지요 .
노을의 열기는 지상의 위로 비치기만 할 뿐 조금도 뜨겁게 태워주질 못합니다 .
당신도 역시 마찬가지 .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하고자 노력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빈손뿐입니다 .
반지에 자리하는 것은 당신 스스로에 대한 막중한 의무감을 더하는 구속과 사슬뿐 .
채찍질을 한다고 당신 스스로의 발이 더 빨라지기만 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 오히려 당신의 몸만 상할 뿐 .
그러나 그것을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
그대는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

스스로의 약함에 한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
누구나 무력감을 겪는다면 성배에 눈물을 담아내는 것은 당연한 일 .

그러나 부디 한탄하지 마십시오 .
세상이 당신을 경멸한다 할지라도 , 나는 당신을 존중합니다 .

그러나 부디 한탄하지 마십시오 .
당신이 세상을 경멸한다 할지라도 , 나는 당신을 존중합니다 .

그러나 당신이 당신 스스로를 경멸한다면 , 나의 존중 또한 의미 없는 것 .
그러나 그대는 그것을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
그대는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

당신을 향한 채찍질은 날이 갈 수록 점점 더 강도가 올라가기만 할 뿐입니다 .
박차를 가하는 것은 다름아닌 당신의 손 .
그러나 채찍을 들어올리기 전 ,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신 적은 없습니까 ?
어째서 당신이 강해지지 않는 거라 생각하십니까 ?
당신이 강해지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나 ,
애초에 당신이 서 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하늘이 너무나 아득히 높지 않았던가요 .
비상천 . 높고 높은 하늘 .
당신은 그 곳으로 날아오르고 싶어합니다 .
그러나 본디 당신은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던 존재 .
날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는 것은 당신의 몸이 원하는 소원입니다 .
그러나 몸이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것이 ' 애초부터 불가능한 ' 일이었다면 당신의 눈 또한 조금은 낮아져도 되겠지요 .
정말로 진주를 잃어버렸는지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
애초에 진주를 당신이 소유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 것 .
선악과에 손을 뻗기 전의 이브에게 , ' 정말로 당신은 선악을 구별하고 싶은가 ' 라고 묻는 것과 같은 그것은
지금의 당신에게 주어져야 할 하나의 자물쇠 .
그러나 그것을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
그대는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

열정적으로 어떤 일이든 뛰어들길 좋아하는 , 불꽃 같은 당신을 보고자면 절로 미소가 피어오릅니다 .
애초에 스스로의 이름조차 물려받으며 선대들의 허물을 뒤집어쓰며 살아가는 그대가 그 허물 속에서 발버둥치며 허물을 찢고자 발버둥치는 것을 보면 무척이나 귀여운 재롱이 떠오르더군요 .
선대 늑대들의 껍질에 싸여 살아가는 귀여운 아이여 .
그대는 , 단 한 번이라도 그대가 누리고 있는 자유에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나요 ?
' 너는 정말로 자유인가 ? ' 라고 말입니다 .
아마 지금쯤 , 눈을 뜨고 귀를 열고 물어보신다면 동굴 속의 석화 속에 씨앗을 품은 채 잠들어 있던 작은 목소리 하나가 고개를 들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 방종 ' 이라는 단어가 .
그러나 그대가 그러한 질문을 던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저는 그대가 사랑스럽습니다 .
그대는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

타인과 많은 만남을 맺으며 어김없이 어긋난 인연을 맺고자 하는 당신이시여 .
사랑을 원하고 접촉을 원하여 어김없이 그것을 내밀지만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당신이 내민 것에 미치지 못하는 , 기대 이하의 이해 입니다 .
속 빈 과실이 돌아오는 것에 대해 한 번이라도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나요 ?
' 왜 나에게는 이런 것만 돌아오는 것이지 ? ' 라고 말입니다 .
이때쯤이면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자각하며 물어보신다면 땅 속 깊이 묻혀 있던 빛바랜 화석 하나가 드디어 얼굴 하나를 빼꼼 내밀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 네가 주었던 그대로 ' 라고 말입니다 .
당신이 주었던 것은 , 배려 없는 배려 .
타인에 대한 고려 없는 친절 . 자각 없는 상냥함 . 상냥함을 가장한 불편함 .
행동하는 것 하나하나만으로도 , 도움이 되고 싶어 내민 손길조차도 결국 쓸데없는 일로 만들어버리는 것 .
스스로의 위치가 불리할 때면 자신만의 언어로 도망치면서 , 말꼬리를 돌려말하며 책임의 무게를 벗어버리고 도망쳐버리는 것 .
당신에게 가장 잘어울리는 방식으로 회피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아이같은 모습이 떠올라 저는 오늘도 미소짓습니다 .
겁쟁이처럼 행동하며 오늘도 스스로의 자존감을 어김없이 부수어뜨리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 무척이나 사랑스럽습니다 .
그러나 그것을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
그대는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 너무나도 가벼우며 너무나도 자유롭다 못해 방종을 즐기는
사랑스런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


사랑스런 아이여 .
오늘도 당신의 물음표 앞에는 흐린 단어들이 가득합니다 .
스스로의 관심을 촉구하며 타인의 눈빛을 자신에게로 돌려보고자 하는 당신을 보며 상냥한 미소가 피어오릅니다 .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당신은 똑같을 것이기에 .
당신의 발걸음은 여전히 아래로만 가고 있기 때문에 .
앞으로는 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
가쁜 숨을 내쉬며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는 당신을 바라보며 저는 오늘도 미소짓습니다 .
당신은 여전히 가라앉아가고 있기 때문에 .
선대의 이름과 붕대에 얽매고 옥죄여 스스로의 눈이 무디어져가고 있기 때문에 .
당신 스스로가 붕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 모래알처럼 산산히 부서져 붕괴해버리는 모습을 기대하고 싶어서 .
그러나 그것을 너무 빨리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
공든 탑도 쌓여야 무너지겠지요 . 그래야 무너질때의 좌절감이 더 크겠지요 .
아직은 당신은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 앞으로도 그럴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
당신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
성장하고 성장하여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고 상상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
언젠가 그것을 찬란히 ,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산산이 부수어 당신의 일그러진 얼굴에 상냥한 키스를 남기고 싶어서 .
그것이 , 아이인 당신에게 드리는 아이 같은 저의 사랑입니다 .
자 , 보십시오 .
이게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방식이며
당신이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


사랑스런 아이 같은 당신이여 .
이때쯤이면 자각의 단계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더 이상 기대하지 않습니다 .
애초에 기대할 이유조차 저버렸기에 .

그러나 마지막으로 미련을 갖고 질문을 던져볼까요 .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아시나요 ?
선악과를 입에 대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아시나요 ?
선대의 허물을 뒤집어 썼기 때문이 아닙니다 .

아직도 무엇이 잘못된 건지 모르시나요 ?
바로 그것이 당신의 ' 잘못 ' 입니다 .

이제서야 , 깃털을 털어내어 나는 빈길을 걸어갈지도 .
가십시오 , 가십시오 . 사랑스런 아이여 .
사랑을 받기 위해 오늘도 눈돌리며 손을 뻗는 아이여 .
언젠가 길을 걷고 있는 발자취조차도 깎아버릴 날을 위해 ,
오늘도 저는 미소지으며 기다리겠나이다 .


「 세 번째 조각 . Until you cry 」
[4]

3.1. 베르뷔 드 폰 반응


편지.
아아, 오늘도 여덟 시간의 혹독한 훈련을 마쳤을 때, 피와 땀을 침대삼아 누워있었고, 온 몸에 야려오는 근육통을 이불삼아 누워있었을 때.
그 때에, 편지가 내 피와 땀으로 젖어, 어찌보면 포장된 고기 한 근과도 같은, 나약한 가슴 근육위에 떨어졌다.
아아, 마침 난 왜 이리도 나약한건지에 의문을 갖던 터 인데, 이렇게 보니 정말 초라하구나.
눈물 흘리며 받아든 편지.
기대를 거두었다라. 훈련을 하지 말아라. 한탄하지 말아라.푸우.

아아, 아아. 방문자여, 나는 어찌 해야 한단 말인가.
머리는 녹슬어 더 이상 생각의 진전이 없다.
머리는, 나의 머리는. 더 이상, 그저 혼란 스러울 뿐이다.
너는 왜 내게 그러느냐, 왜 내 주위에는, 모두가 뒤틀려 있는 것이냐.
아아, 사백 이십 일 세, 아아. 너무나 짧은 시간 아래에, 너무나 많은건 알기 싫구나.
도망칠 것이다, 그렇기에 난 겁쟁이이다. 자존심은 없다, 그 어떠한 것도 없다.
나는 언제나 모두에게 폐를 끼쳤고, 그럼에도 이리 떳떳이 강함을 원하는 광대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어떤 모습을 해야 하는가, 현자여.
나는 그저, 그 분께 닿고 싶은 것 뿐인데.
아아, 현자여.


편지를 접어 가방속에 넣어두곤
'모든 건 그 분을 위해. 가질 수 없다면 빼앗으리라. 닿을 수 없다면 닿게 만들리라.
한 시라도 빨리 닿고싶고- 모두를 지키고 싶은데, 왜 내게 그러는 것이냐.
넌 왜 내게 그러는 것이냐, 이름 모를 방문자여.
나는 날 가혹히 대하리라, 끝내는 뼛 조각 하나밖에 남지 않더라도 그분을 지킬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리라.
아버지여,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여. 아버지는 제게 모든 것 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나의 바알제불 께 닿고 싶은데, 이 무력감 속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왜 그러는 것이냐, 이름 모를 방문자여.
그대는 현자인가, 그렇다면 날 도와다오. 어디로 가야할지, 눈 앞이 캄캄하구나.'
그리곤 이윽고 근육통 속에서 잠이 든다.




추가.
욕구 맞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욕구를 욕망하지요.
더더군다나 사백 세, 너무나 어린 나이.
주위 환경도, 그가 부여받은, 그가 어깨에 짊어진 수 백 만 명의 영혼도.

3.1.1. 세 번째 조각 뒤의 작은 조각



[ 어린 늑대에게 날아가는 자그마한 조각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
그것은 종이비행기 모양의 편지 . ]

나는 죽었습니다 .
가슴 속에서 날갯짓을 펄럭이며 작은 가능성을 품은 새는 달로 날아가버렸습니다 .
나에게 남은 것은 상자 안의 고양이 .
그것은 죽어있었습니다 .

나는 죽었습니다 .
그들은 내 죽음을 기뻐했고
나를 불쌍히 여겨주었습니다 .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었기에 .
받은 것은 동정 .

그리고 이제 나의 허물 속에 채워진 남은 것은 무관심 .
그것은 나의 좋은 껍질이 되어주었습니다 .
망가진 거북이 껍질 속에 꿈틀대는 구더기처럼 .

나는 행복합니다 .
행복할 수 없기에 .

. . .


참고 ㄱ
리델셀론도 즉석에서 저 종이비행기를 목격합니다 .
종이비행기의 내용이 정확하게 또박또박
상냥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둘의 머릿속에 낭랑히 울립니다 .



3.1.1.1. 리델셀론 반응


"...행복하기에 행복하지 않다."

나를 겨냥한것인가. 비행기를 내려다보며 그는 실소를 짓는다.
이제는, 이런것으로 그 아이와 나를 농락하는것일까. 속에서부터 썩어 들어가던 무언가 건들여 검은 진물이 나온다. 아아, 그렇구나 . 썩어들어간 속에
자리한것은..
한순간 시야가 뒤바뀐다. 익숙한 느낌, 나의 마음을 어루어 만지는 손길. 많이 아파? 아니. 뽀뽀해줄까? 괜찮다. 아니, 내가 괜찮지 않으니까..
검게 물드는 시야가 한바퀴 돌아간다. 남겨진것은 웃고있는 나.
이것은 모두 환상이고 환청일테지. 그렇기에, 나는...

"나는 행복하지않습니다. 행복할수 없기에. 웃기는 말이야, 그렇지?"
그리고 안에 자리한것은 무엇? 상자안의 고양이는 죽어있었다.
꿈틀대는 구더기..그다지 좋은 어휘는 아니란 말이지. 눈을 깜박이며 천천히 글귀를 읊조리며 싱글벙글 웃는다. 아아, 콕콕 찔러주는게 기분이 참 좋아. 관심 받는 기분이랄까. 무관심? 흠, 그런가. 모르겠어. 어려운말들은
몰라. 쉬운말로만 해. 리델은 이 말들을 모두 알아들은걸까? 나는 멍청해서,
부족해서 잘 모르니까..리델. 대답해줄래? 고요한 상대는 내 물음에 쌀쌀맞게 대답해주지 않았다.

"..흐응."
적막한 향락의 영역을 힐끗 바라보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꿈틀거리는 구더기. 빛을 향해서 기어가네. 좋은 껍데기를 둘러쓰고 쓱쓱.
그 안의 내용물은 딱딱한 돌맹이였어. 흥얼흥얼. 작게 노래하면서 그렇게
우리엘은 걸어갔다.


리델셀론 미니 조각 반응


4. 네 번째 조각 : Endless Catnap for broken doll


[ 네 번째 조각의 편지의 내용이 깔끔하게 밀봉되어 고품격스러운 인장과 함께 부드러운 깃털 하나가 달린 채

' 가브리엘 ' 에게 날아갑니다 . ]



인조 장미가 무척이나 잘어울리는 당신께 친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담아 편지를 드리나이다 .
꿈 속에서 걸어오신 세월 동안 그간 강녕하셨는지요 .
1만 년의 제자리걸음을 해 오시느라 , 과거에도 제자리걸음을 하시느라 , 앞으로도 제자리걸음을 하실 것이라 생각되어 당신께 상냥한 미소와 함께 달콤한 칭찬을 드리고 싶나이다 .
의식과 무의식의 아슬아슬한 경계 사이에서 웃으며 뜀박질을 하며 걸어오신 당신께 기쁨과 경외의 포옹을 정열적으로 드리고 싶군요 .
조금의 성의나마 보이고 싶어 , 틀림없이 당신의 등에 달린 새하얀 깃털과도 잘 어울릴 것만 같아 , 이렇게 하얀 깃털을 같이 보내드렸지요 .
가짜로 흰 페인트를 칠하고 설턍항을 입힌 가짜 새 깃털 .
당신의 등에 달린 깃털과 비교해도 전혀 더러워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
당신의 등에 달린 날개와 비교해도 전혀 탁해보이지도 않을 것입니다 .
당신의 머리에 달려 장식물로 이용된다면 , 틀림없이 그 꼬락서니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믿습니다 .
제멋대로 움직여 쾅쾅대는 그랜드 피아노처럼 선율을 부숴버릴듯 씹어뱉으며 가증과 불쾌함을 일으키는 어느 그림에게는 , 그 깃털이 달콤한 티라미수처럼 잘 녹아들지 않을까 , 생각해봅니다 .
작은 기대를 걸어보아도 괜찮지 않을까 , 하는 작은 생각을 문득 무의미한 시간 속에 화두처럼 던져보기도 합니다 .
나의 생각은 지금까지 틀려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 그렇기에 오늘도 나의 꿈은 , 현실이 되어 .

당신에게 꿈을 걸어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망상이 되어보리라 믿어도 되겠지요 . 당신께서 가장 잘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
거울을 보고 당신 스스로에게 던지는 망상 . 혐오 . 신드롬 . 망상장애 .
허상의 영역에 뿌리내린 발을 움직이며 깊고 깊은 물웅덩이에 잠긴 머리에 달린 쓸모없는 눈을 깜빡이는 당신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 상냥합니다 . 그러면서 혐오스럽습니다 .
그런 탓에 당신의 머릿속에서 잠겨 피어나는 꿈은 당신을 돋보이게 해 주며 , 당신을 경멸하게 해 주며 , 당신을 침식하는 완벽한 양귀비가 되어드리겠지요 .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약이 될 것입니다 , 당신께는 .
너무나도 상냥하고 달콤한 향을 품고 있어 , 당신을 죽이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
당신을 옥죄는 것은 , 다름아닌 당신의 생각이기 때문에 .
당신을 목조르는 건 , 다름아닌 당신의 망상이기 때문에 .
열린 문인데도 나갈 수 없는 , 기묘한 이치 .
오늘도 봄날의 망상속에 빠진 당신은 , 여름이 다가오는 것을 칭얼거리며 또다시 이불을 머리까지 덮어쓰시는군요 .
꿈을 꾸고 싶어하는 당신께 시간은 무척이나 상냥하며 다정합니다 .
그것은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기 때문이지요 .
계속해서 양귀비를 들이키는 당신께 , 시간은 그저 웃으며 천천히 당신을 말려죽일 뿐입니다 .
누구도 당신께 뭐라하는 사람은 없으며 , 누구도 그럴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은 건지도 모릅니다 .
당신을 망가뜨린 것은 타인의 그 누구도 아닌 , 당신 스스로이기 때문이기에 .
그렇기에 천천히 약을 들이키고 복용하며 , 혀 끝에 감도는 달콤함만을 찾아 눈을 감는 당신께 꿈은 상냥한 어머니와도 같으며 , 시간은 다정한 아버지와도 같을 것입니다 .
그들은 말 안듣는 자식을 챙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 고기들을 잔뜩 머금은 그물코를 천천히 조일 뿐입니다 .
밥을 주고 옷을 주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며 , 알아채지 못하게 타 놓은 묽은 독극물을 아이의 입에 떠먹여줄 뿐 .

어디서부터 바느질이 잘못된 것일까요 ?
어디서부터 조각이 잘못된 것일까요 ?
어디서부터 피아노의 건반이 어긋난 것일까요 ?
얕게 울리는 오르골처럼 또랑또랑 떨어져 어울리지 않는 부속품들이 아무렇게나 섞이고 뒤엉켜 말 안듣는 고약한 인형을 만들었군요 .
이런 , 이젠 인형극에도 어울리지 못하는 인형이 된 것인가요 ?
처음부터 자기 몸에서 냄새가 나는지도 모르는 채 실에 매달린 인형에게 인형사는 어떻게 해 주어야 하는 것일까요 ?
머리를 빗겨주어야 할까요 ? 옷을 갈아입혀줘야 할까요 ? 아무데나 키스해주어야 할까요 ? 아무때나 안아주어야 할까요 ?
아니면 폐기시켜야 할까요 ?
굳이 손으로 쓸어 눈을 감겨주기 전에 , 노을이 물러나지 않은 하늘 속에서 눈을 감는 인형에 대해 인형사는 아무런 간섭을 가할 이유도 무엇도 없습니다 .
갈증을 달래주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 물은 어디에나 널려 있기에 .
이 세계에서 무엇보다도 찾기 힘든 것은 ,
하늘에 던져진 작은 별 하나도 아닌
어두운 밤에 시냇가에 던져진 돌조각 하나도 아닌
자기 자신의 착각 .
스스로의 망상 속에서 눈을 뜰 자각도 의지도 없는 당신께 드릴 선물은 , 따뜻하고 아늑한 쓰레기통의 어느 한 구석 .

하지만 하지만 , 당신에게는 아직도 벚꽃엔딩이 많이 남아 있어 무척이나 기쁠 따름입니다 .
우물의 개구리는 행복했으니까요 .
우물 밖에 대해 아무런 흥미도 , 관심도 없었기에 .
우물 밖으로 나갈 이유도 , 의지도 , 행동도 없어서 .
열려진 하늘의 동그란 창문만을 바라보며 , 물 조금과 햇빛 조금과 바람 한 줌만 갖고도 살아갈 긍정적인 아이라서 .
그렇기에 당신에게는 아직도 상냥한 햇살로 뒤덮인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
우물 밖에 무엇이 있는지 당신은 여전히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당신의 눈은 여전히 감겨 있기 때문입니다 .
당신이 갈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당신이 그동안 들이키고 들이키며 달콤함을 탐닉해왔던 상냥한 바닷물인가요 ?
영원의 늪으로부터 나오는 길게 길게 이어진 다리인가요 ?
아닙니다 . 당신이 갈구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 .
얻는 것은 바닷물인가 , 아니면 다리인가 .


늘 억지로나마 어설프게 상처를 감추며 그 위로 웃음을 덮고 덮고 덮으며 환하게 웃어보이는 당신 .
저는 당신이 웃음짓는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럽습니다 .
웃는 낯에 침을 뱉어주는 맛이 있기에 . 그러면서도 웃음지을 당신의 눈망울과 보조개를 떠올리며 저는 오늘도 기쁨의 미소를 짓습니다 .
너무나도 행복해하는 당신을 보며 저는 오늘도 당신의 얄팍한 희망에 웃으며 무거운 추를 하나 더 달아봅니다 .
천천히 가라앉다못해 당신의 모든것을 짓누르기 시작하는 당신의 희망을 보면서 저는 진정한 행복에서 자아내는 웃음을 짓습니다 .
당신의 만들어진 인조 웃음에 비하면 보잘것없어보일지도 모르는 , 정말로 지어버리는 환한 웃음을 .
당신의 내면에서 들리는 쇳소리로 긁히는 소리가 들릴 때면 저는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
루프를 돌고 돌다 못해 이제는 무너지지 못하는 벽 앞에 피가 나는 손으로 긁고 긁으며 습기와 눈물로 범벅이 된 절규를 내지르는 당신의 모습이 떠올라 저는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
꿈 속에 갇혀진 채 열려 있는 문으로 나오지 못하는 당신이 희망에 빠져 죽을 수 있도록 .
저는 오늘도 상냥하게 미소지으며 당신의 희망에 무거운 추를 달아드리겠나이다 .
당신을 짓누를듯이 덤벼드는 상냥한 인형들을 움직이며 저는 행복합니다 .
당신을 희망이란 이름으로 괴롭히며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고문을 당신께 가하는 걸 떠올리며 곱씹을 때마다 저는 행복감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
당신이 느끼는 행복처럼 , 당신이 느끼는 만들어진 행복처럼 달콤한 맛에 중독되듯이 오늘도 눈을 감는 당신을 위해 저는 자장가를 불러드릴 것입니다 .
눈을 감은 당신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



상냥하고 아름다운 당신이시여 .
스스로 만든 집에 자물쇠를 가둬걸고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울음을 원망하며 자신의 손목에 붉은 키스마크를 남기는 당신께 경외의 칼날을 들이내밀고 싶나이다 .
모든 것을 꿈 안에 내려놓고 창 밖으로 나와 쓸모없는 날개를 펼친 채 , 현실에서 땅으로 곤두박질칠 날이 되도록 늦게 찾아오기를 빌며
오늘도 당신께 상냥한 자장가를 수놓아드리며 당신을 향해 아름답고 잔혹한 세상을 펼쳐드리겠나이다 .
당신의 머릿속에 환하고 밝으며 , 아름답게 물들인 잿빛의 성을 펼쳐드리겠나이다 .
거짓으로 수놓아진 장미꽃을 흩뿌리며 당신을 축복하겠나이다 .
최후의 최후까지도 , 놓치지 않고 모조리 파멸시켜드리겠나이다 .
당신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하나하나 바꾸어 가며 , 낡아빠진 모조 인형의 팔다리를 하나하나 떼어드리며 , 눈을 감은 당신의 눈을 상냥하게 더듬으며 시신경 하나하나마저도 끊어놓으며
당신의 모든 것에 진정한 구원을 가져다드리겠나이다 .
영혼조차도 남지 않게 되었을 때 , 비로소 당신을 찬양하고 , 조롱하고 비웃으며
당신께 들리지 않는 광시곡을 연주하며 춤추겠나이다 .
봄의 제전을 불태우며 , 영원히 끝나지 않는 발푸르기스의 밤의 축제를 열겠나이다 .
더 이상 당신께 오지 않는 봄을 향해 경배의 축하를 올리며 , 당신을 조롱해드리겠나이다 .
이 모든 것을 , 그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의 망상과 자기혐오로 이루어나가며 아름다운 미래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당신께 환희의 송가를 보내나이다 .
꿈꾸지 못한 채 추락하는 나비처럼 짓이겨지는 멜로디 . 길이 없어 지워진 길 .
떨어지는 별과 부서지는 달 . 이름조차 상실한 무형의 물결 .
죽은 자의 이름으로 지어바치는 , 홀로 빛바랜 조그만 시를 당신께 지어드리며 .
당신의 발 아래에 친애와 혐오로 얼룩진 썩은 향수를 지어 바치나이다 .


부디 , 최후의 날에 눈을 뜬 당신께 , 아름답고 가혹한 현실의 중압감이 물밀듯이 밀려와 흔적도 남김없이 산산히 부서지기를 .
스스로의 꿈에서조차 쓸모없게 되어 도망치듯 쫓겨나온다면 , 더 이상 현실에서조차 발붙일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기에 .

ㅡ 선악과는 공존해서는 아니되는 열매였습니다 .
그러니 , 하루 바삐 눈을 뜨십시오 .
눈을 뜬 채로 죽어버리십시오 .
당신에게 눈을 감겨줄 연민조차 없기 때문에 .





「 네 번째 조각 . Endless Catnap for broken doll 」
ㄴ 이번 조각에는 재미있는 부제 장난을 .[5]
[6]



5. 다섯 번째 조각 . 산 위의 바람이 되어


[ 양피지에 적혀져 단정하고도 , 상냥하게 보이는 듯한 글씨가 가득히 적힌 편지 한 통이 고품격스러운 은방울꽃 모양의 인장이 찍힌 채
어딘가 보관상태가 그닥 좋지 않아보이는 듯이 낡아보이는 듯한 봉투에 담겨져

' 세에레 ' 에게 날아갑니다 . ]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하얀 국화를 선물해드리고 싶은 당신의 입가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는 느낌은 어떠할까요 .
파라다이스와도 같이 일렁이는 은빛 은하수가 당신의 머릿결이 되어 찰랑이는 것을 보면 , 그것은 분명 하늘로 눈을 돌린 자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하겠지요 .
죽음 앞에서 의연히도 십자가를 깎아내릴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진 당신의 마음이 무척 올곧고 올곧아 , 그런 당신께 사랑스런 미소를 지어드리며 ' 당신을 사랑하는 방법 ' 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
당신을 사랑하게 해주소서 . 그렇다면 저도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 .
당신이 당신 스스로를 사랑할 때까지 .
나는 당신의 문제를 알고 있으니 , 나를 두려워하지 마소서 . 나는 당신을 도와드릴 것입니다 .
당신이 나를 소리내어 부르기만 한다면 , 언제든지 ,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입니다 .
당신의 연인이 당신께 다정하게 맞추는 입맞춤처럼 , 깨어나지 못할 달콤한 자각몽을 지어 드리겠나이다 .
당신을 닮아 그런지 거짓말을 하는 것도 무척이나 가볍고 상냥한 바람이 잔잔히 스며든 것만 같은 느낌은 왜일까요 .
어쩐지 글을 적고 있는 나의 양피지에 달콤한 숨결이 배어들어 부드러운 촉감을 일으킬 것만 같아서 .
올라가고 내려가는 카운터테너처럼 , 첼로와 바이올린이 어우러져 전율을 일으키듯 당신의 검은장미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 것에 무척이나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
손톱만큼이라도 양분을 주기에는 너무나 아깝고 , 물을 주어 당신의 줄기에 스며들게 하기에는 줄기 속에서 물이 탁해질까봐 웃으며 물뿌리개를 거두고 싶어지는 그런 흑장미를 말입니다 .
당신의 장미는 무척이나 아름답고 아름다워서 , 어찌보면 비틀려보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꽃밭에 피어난 꽃들 중에서도 간혹 이상야릇한 괴상한 종자들이 섞여 있기 마련이지요 .
당신께서 건네시는 ' 안녕하세요 ' 라는 상냥한 인사 . 석류빛의 눈동자를 닮은 아침해와 재회하는 것에 맞춰진 것만 같아 , 바로 꺾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
뿌리는 애초부터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
달콤한 노을의 빛은 지금은 당신을 향한 것 . 그러나 그것은 이내 산 아래로 고개를 감출 일 .
노을의 붉은빛은 오래가지 아니하는 법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기 때문일지도 . 그 이전에 , 태양을 등진 것은 당신이기에 .

불꽃은 당신의 말을 잘 듣지 아니합니다 . 유일하게 당신을 바라보는 ' 바람 ' 은 , 이리저리 꼬아지고 꼬아져서 .
기름부은 다윗은 그대를 향해 돌팔매질을 날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어린 양들은 당신을 피해갈 것입니다 . 어린 풀들은 그대의 근처에 나지 아니합니다 .
인도자는 당신을 위해 혀를 굽지 아니합니다 . 엘리야는 그대를 위해 불을 피우지 아니합니다 .
나는 당신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 당신이 알지 못한 왜곡조차도 바람조차도 , 당신이 손 안에 제대로 넣지 못한 불꽃조차도 당신을 바라보지 못할 때 저는 당신을 똑바로 직시하고 싶습니다 .
당신의 등에 새겨진 살결 위의 검은 새조차도 당신을 돌아보지 못할 때 , 당신의 귀에 달린 눈물 모양의 정표마저도 당신을 외면할 때 , 당신의 은청색 망토조차도 당신을 지켜주지 못할 때
나는 당신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
착하고 , 상냥하고 , 사랑스럽고 . 그렇기에 어리석어보인다고 까지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랑스러운 당신을 위해 .
오르골 속에서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는 ,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당신이 절망에 빠져 죽을 수 있도록 .
이 한 몸을 바쳐 , 불 속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붉은빛의 천을 덮어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헤엄치는 것을 잊어버려 물 속으로 가라앉는 물고기와 같이 , 빛을 보지 못한 채 심연 속으로 빠져들며 꽃망울을 접어올리는 수월폐화처럼 .
검은빛의 마법의 진이 그려져 달과 해를 그려내는 동안 , 천 년의 새가 날아오르는 것을 바라보게만 만들고 싶나이다 .
그대의 눈이 하늘로 향해 있는 동안 그대의 발치부터 시작하여 필요없는 장기를 하나하나 불태우며 일렁이는 공기 속으로 삼켜버리고 싶나이다 .
모든 것을 누리기에 축복받으며 사랑스러우며 고귀한 당신께 경외와 존중을 .
당신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 신의 이름으로 , 당신은 축복받아 마땅한 ' 영화로운 ' 은총을 받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

그대가 시작한 대화의 시작 . 그대가 바라본 진역의 너머에는 무엇이 있었나이까 ?
하얀 깃털을 미련없이 떼어버리며 , 검은 깃털을 바라보며 바라는 것을 찾으셨나이까 ?
행복할 것입니다 . 행복한 당신의 상냥한 미소를 보며 , 부서질 것만 같은 미래를 보며 저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
천 년의 새와는 다르게 , 당신의 기원은 언제나 늘 왜곡되기 때문입니다 .
새가 바라보지 못하는 것을 , 생각은 바라봅니다 .
새가 이루어내는 것을 , 생각은 망상에 그치고 맙니다 .
영광의 낙원은 분명 당신이 바라본 곳에 있었나이다 . 그러나 그것은 가을밤의 서리처럼 지나가는 것이었나이다 .
매화꽃 필 적에서야 , 오시려는 것이나이까 ? 푸른 솔이 말라가고 나서야 당신은 바라보는 것이나이까 ?
얼음과 불꽃이 어우러져 끝내 양쪽 모두 사라져버리고 나서야 당신은 알아차릴 것이나이까 ?
이번에도 모든 것을 왜곡의 탓으로 돌리려나이까 ?
왜곡은 당신을 배반하지 않나이다 . 왜곡은 당신의 편 . 왜곡은 당신의 것입니다 .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
왜곡은 당신의 것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 그것은 당신의 본질이기 때문에 .
당신의 어쩔 수 없는 , 못된 말괄량이 같은 주근깨 박힌 수줍음처럼 비쳐지나이다 .
당신의 모든 것에 .


가면 속의 진실을 드러내는 것에 그리도 부끄러움을 느끼시나이까 .
반만년 조차 넘기지 못한 새에게 무참히도 치부를 드러내시나이까 .
애매해져버린 남성성조차도 부여잡지 못하는 것이나이까 . 애초에 , 그것은 당신의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까 ?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 아닙니다 . 꼬리가 길면 소리없이 찢겨지는 법 .
그대의 방식 그대로 말입니다 .
보름달이 뜬 호수 가운데에 잡혀진 멱살이 흔들려 유린당하는 물가의 물결을 희롱하며 수면에 발길질을 던지며 박차를 가하는 당신의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
들려오는 숲 속의 소리에는 사향이 배어 있는 것만 같습니다 .
냉정하고 차분한 당신의 정신은 마치 천사의 티없는 맑은 소리처럼 곧고 굳건합니다 .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쳐가기 시작하며 속에서부터 썩어들어가기에 너무나 완벽한 그것은 이미 현재진행형 .
복잡한 추상화 속에 파묻힌 찢겨진 날개는 검은 장막 밑의 아래로 가라앉고 가라앉고 가라앉아서
빙글빙글 빙글빙글 빙글빙글 돌 뿐이라서
나선으로 무한히 교차하며 교차하며 얽히며 얽히며 그저 하늘을 올려다볼 뿐이라서 .
손을 내밀어도 얽혀지질 못해서
오늘도 그대는 깊고 깊은 물웅덩이 아래로 내려가고 내려가며 눈을 감는 것인가 봅니다 . 눈을 뜨는 것인가 봅니다 .
모든 것은 , 당신의 마음에 비틀려서 . 당신의 추상화에 피어날 뿐이라서 .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 아름답기에 추악합니다 . 아름답기에 불결합니다 . 아름답기에 더럽습니다 .
참으로 아름답고도 아름답기에 나는 그대에게 왜곡을 곱게 접어 양피지 속에 엎지릅니다 .

당신처럼 미련없는 기대를 걸어보고자 합니다 . 부서질 것만 같은 덧없는 바람임을 알기에 걸어봅니다 .
지금의 당신에게서 헛된 기대를 품어볼만한 , 자그마한 모랫빛 선물 하나 .
당신이라면 나를 알기에 충분합니다 .
당신이라면 조각을 보면 충분합니다 .
당신이라면 틀림없이 완벽할 걸지는 .
그러나 이제는 두 귀를 닫음에 뜻을 .
오르골 소리는 이제 나사가 빠져버려 돌아가지 못합니다 .
장난감 인형은 이제 다리가 부러져서 걸어가지 못합니다 .
음산한 나뭇바닥의 삐걱대는 소리처럼 빛바랜 당신의 눈빛은 더 이상 빛나지 아니합니다 .
오랜 세월 동안 버려진 므두셀라는 아브라함의 선조로만 기록되어 돌 위에 글자로 남을 뿐입니다 .
칼을 들어 스스로를 조각하는 아름다운 여인이여 .
칼을 내려놓고 잠시만이라도 생각을 해 보소서 .
그대의 영혼에 깎아내릴 부분이 어디에 있나이까 ?
그대의 영혼을 깎아내린 것은 애초에 당신을 위한 것이나이까 ?
지나친 조각은 조각가와 조각품을 망치는 지름길 . 상아는 당신을 망칩니다 . 당신을 살리는 것은 상아가 아닌 장신구 .
피그말리온이 당신의 앞에 서 있다면 그대의 몸이 아닌 장신구에 손을 댔어야 할지도 모르는 미련한 노릇입니다 .

조각난 머릿속 기억 . 냉정해진 노을빛 .
다리 잃은 의자 . 길잃은 러시안 블루 .
아름답고 아름다워 경멸스러우며 , 사랑스러워 동정하는 그대의 영혼을 보며 , 나는 오늘도 세프텟트를 연주할 수밖에 .
최후의 검은 날개에게 버림받을 당신을 그리며 , 나는 오늘도 당신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
검은빛의 경계선 사이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당신을 위해 오늘도 나는 쇼팽의 연습곡을 연주합니다 .
혁명은 꺼져가기에 . 바다는 넓어지기에 . 나비는 찢어지기에 .
날개가 찢겨져 땅에 추락한 채 몸을 바들바들 떠는 나비를 바라보며 , 저는 웃으며 그 위에 돌과 흙을 뿌릴 것입니다 .
당신이 할 것 같은 행동을 하면서 , 당신이 웃듯이 나는 가식으로 얼굴을 화장하고 분칠하며 행복해할 것입니다 .
여인은 자신을 바라봐 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합니다 .
당신은 당신을 바라봐 주는 당신을 위해 화장하지 않습니다 .
당신은 당신을 바라봐 주는 뭔가를 위해 화장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애인의 찢겨진 귀처럼 처절하게 망가진 당신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해드릴 수 있나이까 .
나를 불러주소서 . 당신이 사랑하는 그를 신을 찾듯이 불러보소서 .
그가 간절히 원하는 바람을 , 그대는 이루어줄 수 없을 것이나이다 .
그가 원하는 바람이 처절하게 망가져가는 것을 바라보며 웃음지을 당신을 사랑합니다 .
사랑하기에 경멸합니다 .
그대를 사랑하기에 그대를 연민하는 그대의 연인을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웃음짓습니다 .
그대를 사랑하기보다는 그대를 연민하는 그대의 연인을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
순수하고 잔혹하다고 그대를 바라보는 그대의 연인을 바라보며 나의 입가에 인조 웃음을 .
결국 , 다가오는 것은 ' 연민 ' .
결국 다가오는 것은 진심어린 연민 .
결국 깎인 건 한 사람 .
결국 슬픈 건 한 사람 .
결국 부서진 건 두 사람 .
어느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 너무나 즐겁고도 즐거운 해피엔딩 .
해피엔딩 . 해피엔딩 .


비틀린 길을 걷고자 하는 당신을 위해 , 나는 그저 지독하게 비틀리고 비틀린 운명의 실을 골라내어 풀어버릴 뿐입니다 .
매듭 하나도 남기지 않고 풀어내는 나는 미래를 담당하는 노른과도 같나이다 .
미래를 모르는 당신을 위해 , 새가 날아가지 못하게 . 새의 깃털이 날아가지 못하게 .
하루 빨리 눈을 감아주소서 . 미련없이 눈을 감아주소서 .
당신이 원하는 그의 행복을 하나도 이루어주지 못한 채 왜곡된 미소를 지으며 오늘도 가면을 쓰는 당신께서
당신 스스로 만들어낸 절망의 늪에 빠져 가시나무에 얽매일 수 있도록 다가가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오늘도 나는 그자리에 나비가 되어 기다리겠나이다 .
당신의 꿈 속에서 호접몽이 되어 춤사위를 그리겠나이다 .
피어나는 벚꽃 속에 덧없이 져가는 사주연음을 속삭여드리겠나이다 .
소리없이 저물어가십시오 . 그대의 노을빛처럼 말입니다 . 그대의 새벽별처럼 말입니다 .
이루어지지 못하는 기도를 올리는 그대의 연인과 거울에 비친 것마냥 빚어진 데칼코마니처럼 말입니다 .


「 다섯 번째 조각 . 산 위의 바람이 되어 . 」
ㄴ 부제 놀이는 재미지당 꺄르륵 .

밝혀진 점 ㄱ
* 은방울꽃 : 정확히는 ' 행복 ' ' 순수한 사랑 ' 의 의미를 담은 꽃이지만 이면에는 독이 숨겨져 있는 것 .
세에레와 참 잘 어울리죠 .
타인의 기원을 들어주어 행복하게 해주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독 .




5.1. 세에레 반응


편지를 봉인한 인장은, 은방울꽃의 모양이었다.곱게 낡아 색바랜 봉투 안에 든 것은 상냥한 글씨체로 포장된 조롱.
읽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연민."

세상 모든 것에 네가 버려질 때, 내가 너를 바라보겠노라. 너를 기다리고 있겠노라.

다정하게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버려질 것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짓궂은 장난이라 화를 내지 못하는 것은 이것이 지독한 진실이기 때문일 터이다. 스스로를 사랑하라. 어떻게. 나는 이미 나조차도 천칭에 달아, 당신 대신 죽기 위한 댓가로 내걸었건만. 아아, 그래서 연민인가. 부정할 수는 없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한다 몇 번이고 말했지만, 그것은 차라리 연민과 동정에 가까운 것일 테다.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연민과 동정이라 해도, 내게 닿는 것은 순도 높은 감정이다. 사랑으로 포장하여 당신을 속이고 나조차 속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니.

침상 옆 협탁에 올려진 붉은 장정의 책 사이로 상냥한 조롱의 편지를 끼웠다. 글쎄, 어쩌면 멍청한 추측이다. 하지만, 한번쯤은 해보아도 나쁘지 않겠지. 편지가 끼워진 페이지에 조용히 속살였다.

"이 편지를 쓴 것은, 너?"



쯧,역시나.

다만 이것으로 자아의 존재는 확실해졌나.그렇다면 조금쯤 미친 것 같겠지만,이것저것 물어보도록 하자.

"자아,확실히 존재하는 건가?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뭐지?네게 불가능한 것은 뭐고?나,즉 이 책의 현재 사용자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내리자면?질문에는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대답해준다면 매우 고맙겠어."

책에 말하는 악마라니,아무리 봐도 미친 것 같지만.
799 : 세에레,아니라니:Q 2014/04/09 22:34:36 ID : 7ZpZgOFOZVg



뭔가 세에레가 굉장히 미친 것처럼 보이겠지만 남들 눈엔 그냥 평범한 대공 A로 보이겠죠 ㅇㅇ . 알게 뭐야 ★

금서에 휘리릭 글자가 떠오릅니다 .

[ 나의 자아는 당신의 곁에 . 나는 당신에게 예속된 존재 . 그대가 나를 다룬다면 , 마땅히 .
나는 당신의 의도를 반영하여 그 힘을 반영해 타인의 기원을 담아낸다 . 그대가 담아내고자 의도한 존재라면 그 대상의 존재의 기원을 담아내는 것이 가능하나 , 당신의 위에 있는 존재라면 나에게는 빈 페이지가 .
당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 ? 스스로의 힘에 대해 왜곡된 이해가 뿌리내린 이름없는 대공 .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과 최선을 다한 것 . ]

. . . 매우 짧습니다 .



....쿨하네.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며 다시 캐묻기 시작했다.

"존재의 기원,이라는 것은 정확히 어떤 것일까.일시적인 소망,혹은 평생의 비원?내 위에 있는 존재,라는 것은 대악마 루시퍼?아니라면 신?내가 내 힘에 대해 왜곡된 이해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하고,최소한이 아니라 최대한의 예의와 존중과 최선을 다해주면 좋겠는데.이 악랄한 성격은 내게서 닮은 건가?그리고 하나 더.질문은 글로 써도 돼?"

책을 향해서 말하기는,아무리 뻔뻔한 나라도.
802 : 세에레,책이 불친절해8ㅁ8 2014/04/09 22:43:52 ID : 7ZpZgOFOZVg




[ 당신의 속성은 ' 기원 ' . 왜곡을 담은 당신의 힘을 담아낸 것 .
상대가 무엇을 빌던 , 당신이 이루어내는 기원에는 무의식적으로라도 , 어떻게든 필연적으로 ' 당신의 의도 ' 가 반영될 수 있다 .
다만 당신이 잘 사용하지 않을뿐 . 상황이 불리해져도 상관없다면 내가 개입할 곳은 아니지 .
일시적인 소망일지 평생의 비원일지는 당신의 의도에 따라 .

◆◆◆◆◆◆◆◆◆◆◆ ◆◆◆◆◆◆ ◆◆◆◆◆◆◆◆◆◆◆◆◆◆◆◆◆◆◆◆◆◆◆◆◆
◆◆◆◆◆◆ ◆◆◆◆◆◆◆◆◆◆◆◆ ◆◆◆◆◆◆◆ ◆◆◆◆◆◆◆◆◆◆◆◆◆◆◆◆◆◆◆◆◆◆◆ . . .
- 글자가 번져 읽을 수 없다 . -

당신의 이해는 당신의 머릿속에서 비롯되는 것 . 내가 개입하지 못한다 .
기원 속성의 성장은 , 다른 속성처럼 힘의 강함과 더불어 동반되는 ' 깨달음 ' .
최대한의 예의와 존중과 최선을 다해주는 것 . 그걸 받아들이는 것은 역시나 당신의 왜곡 .

악랄한 성격 ? 당신이 그렇게 판단한다면 그렇게 알도록 .
나는 당신을 닮는 존재 .
질문은 글로 쓰는 건 안 돼 . 아직 당신은 펜을 잡지는 못하거든 . ]

그러하다 .
펜은 못 얻었지 .
805 : 베일시뭇 ◆7vhp0rGgss 2014/04/09 22:52:21 ID : K1sYC5pwJuA



...맙소사,펜도 따로 있다니.슬슬 이 끔...깜찍한 책이 무서울 지경이다.

"즉 네가 띄울 테니 해석은 내가 해라,는 것?책이 직접 써낸 글자이면서 글자가 번지는 것은 애교로 받지.깨달음...........아아,젠장,참선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화두같은 건 없어?최대한의 예의,라.일단은 믿어보도록 하고.따로 펜이 있다니,그건 요한의 펜이라도 되는 걸까?"

음성인식 기능이라.결국 어떻게든 펜을 얻어봐야겠네.

//...샌드박스RPG 하는 기분이에요
809 : 세에레,...펜도 따로 있어요?이거 사실 갤놋3 같은거 아냐? 2014/04/09 22:58:54 ID : 7ZpZgOFOZVg




나처럼 깜찍한 아이가 어디 있다구 ★
종이에는 당연히 펜이 따라가야징 ★
. . . 라고 누군가 말한 건 넘어가죠 뭐 .

[ 해석은 당신의 몫 . 분석 또한 당신의 몫 . 나는 당신에게 예속된 존재 .
북은 내가 칠 테니 당신은 돈을 받던 돌을 맞던 당신의 선택에 따라 .

글쎄 . 나는 당신에게 예속된 존재 .
글자가 번지는 건 , 아직 당신이 읽을 수 없다는 것 .
그 말은 , 당신이 아직 이 부분을 읽을 수준이 못 된다는 것이겠지 - 최강 스포를 그냥 알려주겠니 -

화두는 이미 던졌는데 ?

펜은 당신의 손에 맞는 것으로 마련되겠지 . 그러나 펜의 행방은 나도 모른다 .
당신이 자각해야 할 것 . 당신이 알아야 할 것과 필요한 것이 있으며 ,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 ]


종이보다 더 어려운 게 펜 .
젱장 조각 편집 왜이렇게 잘 안 되냐 다 날아가네 .
재수없으면 못올릴듯요 .
812 : 베일시뭇 ◆7vhp0rGgss 2014/04/09 23:03:55 ID : K1sYC5pwJuA



읽을 수준,이라.

"일단은ㅡ여기까지.자각해야 할 것,알아야 할 것,필요한 것과 준비해야 할 것,이라......가능하면 화두는 한 문장으로 부탁하지.젠장,편지의 발송자도 못 찾았는데 고민거리만 늘었네..."

느릿하게 한숨쉬며,책을 그대로 펼쳐둔 채 침상에 몸을 던졌다.




책은 주인이 눈길을 떼자 바로 모든 글자가 지워져버립니다 .

[ 나는 당신을 반영하는 존재 .
의도가 끊어져버리면 모든 내용은 리셋 . ]

소량의 마력을 투자하면 기록 유지가 가능합니다 .
824 : 베일시뭇 ◆7vhp0rGgss 2014/04/09 23:13:24 ID : K1sYC5pwJ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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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이 조각을 받은 캐릭터는 루시퍼 .
  • [2] 사실 이 노래 제목인 ' 봄이여 오라 ' 노래 자체가 영락없는 마르가레테의 모습을 반영한 가사이다 . 화창한 봄날 사랑하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서정적인 가사가 포인트 . ( 君に預けし我が心は 당신에게 맡긴 제 마음은 / 今でも返事を待っています 지금도 대답을 기다리고 있어요 / どれほど明日が流れても 얼마나 세월이 흘러가든 / ずっと、ずっと 待っています 계속,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 それは、 それは明日を越えて 그것은, 그것은 내일을 넘어서 / いつか、 いつかきっと届く 언젠가, 언젠가 반드시 도달해 )
  • [3] 이 조각을 받은 캐릭터는 마르가레테 . 여담으로 당시 이 조각을 받은 뒤 레테는 한동안 멘탈붕괴를 겪기도 하는 등 여파가 심했었다.
  • [4] 이 조각을 받은 캐릭터는 베르뷔 드 폰 . 당시 베르뷔 드 폰은 상당히 씁쓸한 좌절을 맛보곤 했다.
  • [5] 본판 부제들의 일부를 인용했다. 인용된 부제들은 각각 ' 꿈꾸는 나비 , 백의 멜로디 , 길이 없는 길 , 낙성과 명월 , 이름없는 자 , 구름빛 물결 , 죽은 자의 시 .
  • [6] 해당 조각을 받은 캐릭터는 가브리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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