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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안개꽃과 검은 장미 - 조각엮기2

last modified: 2015-06-02 01:51:31 Contributors

상위항목 :

본 항목은 흰 안개꽃과 검은 장미 본 스레에 수록된 각 캐릭터들의 조각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1. 여섯 번째 조각 : ' Wer traumt? ' , ? ? ?


1.1. Part 1 . ' Wer traumt? '




[ 어딘가에서 조각 하나가 떨어져나옵니다 .

여섯 번째 조각의 편지의 내용이 깔끔하게 밀봉되나 , 어딘가 어설프게 한 쪽 입구가 트여진 채 망그라진 인장이 아무렇게나 찍혀져 버린 상태 그대로

' 리델셀론 ' 과 ' 우리엘 ' 에게 날아갑니다 . ]

[ " 세에레 " 의 조각이 떨어진 이후
조각에 ' 연계성 ' 이 부여됩니다 . ]



Part 1 . For Redelselon . . .


머리에 적셔진 보랏빛의 염색료는 그 옛날 어느 정도의 가치를 더했을까요 .
흘러가 버린 역사 속의 가치보다도 더 떨어져가는 당신의 가치의 무게를 세심히 금자로 겨누어 재며 오늘도 당신을 조롱하듯이 내일이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시간은 아이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 아이의 시간개념은 무한대입니다 . 그렇기에 시간은 아이를 찾아가지 않습니다 .
다만 시간은 당신을 재촉할 뿐입니다 .
저 하늘의 성스러운 존재와도 같은 빛의 기둥을 무너뜨려 이계에 바스라뜨린 분이시여 .
지금의 소감은 어떠하신가요 ?

만인 앞에 당신을 세워두고 당신의 과거에 대해서 바람을 타고 소리높여 이야기를 한다면
틀림없이 사람들은 당신을 욕할 것입니다 .
틀림없이 사람들은 돌맹일 던질 것입니다 .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아니할 것입니다 .
악마들 또한 그렇지 아니할 것입니다 .
이제는 욕을 하기에도 돌을 던질 수도 없어졌습니다 .
길가의 작은 돌덩이에게 너무나 실례가 되는 행동이 되기 때문에 .
이 땅에 태어나 발붙이고 살아가 인내의 시간을 견뎌가며 태곳적부터 태어나 기나긴 세월을 간직한 딱딱한 작은 부드러운 몸뚱이에 어찌 그런 실례를 ?
사랑하는 당신의 이름에 어찌 욕을 하고 돌을 던진단 말입니까 .
가증스런 당신의 이름에 어찌 욕을 하고 돌을 던진단 말입니까 .
진실로 그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건 아마도 누구도 아닌
그건 아마도 타인도 아닌
그건 아마도 원수도 아닌
당신 자신의 생각 .

소중히 여기던 네잎클로버 모양의 에메랄드 목걸이를 잃어버려
깊디 깊은 슬픔의 늪에 빠져 하늘만 바라보고 싶었던 건지도 몰랐던 당신은
조금의 희망을 양 손에 부여잡고서 뜨겁게 구워진 사막을 헤맸습니다 .
조금의 눈물을 양 눈에 담아들고서 차갑게 식어간 바다를 헤맸습니다 .
조금의 미련을 양 귀에 틀어박고서 덧없이 시들은 꽃밭을 헤맸습니다 .
그러나 이제는 잠시 두 손을 내려두고선 비탄의 씨앗을 퍼뜨려주십시오 .
당신께 대답하는 녹빛 행복은 이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

눈물을 마시며 자라던 새는 몸 속에 퍼진 종양에 몸부림치다 결국엔 마지막 숨결을 파리한 허파 밖으로 힘겹게 내뱉었습니다 .
당신의 연인이 당신의 곁에 자리하지 않은 이유는 , 스스로가 거울을 들여다보면 나올 법한 해답 .
허상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 그것에 먼지를 더하고 칠하고 파묻어버린 건 당신 자신입니다 .
스스로 붉은 선을 그릴 날이 멀지 않으리라 자신하는 것은 나의 만용인가요 그대의 무력함인가요 ?
죽은 사람의 영혼은 만들 수 없습니다 . 부러진 새의 날개는 다시 자라나지 못합니다 .
이미 푹 패인 골짜기에 눈물을 담아낸다 해서 깎여나간 산이 다시 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
전생의 복음조차도 , 당신을 구원해줄 수는 없다고 확신할 수 있기에 .
결국 시작하는 것은 당신의 손이요 , 끝나는 것은 당신의 심장 .
당신의 눈은 피해자의 눈이며 당신의 손은 가해자의 손 .
겹쳐진 눈동자 사이에 문득 하롱하롱 흩날리는 하얀 빛의 깃털 .
걱정하지 말고 그대의 기억의 새를 무덤 속에서 끄집어 내어 움직이지 않은 채 죽음의 음악에 소리없이 잠겨버린 쓸모없는 날개를 퍼덕이게 해 흙을 털어내십시오 .
결국 스스로를 그렇게 만든 건 , 당신 스스로가 잘 알테니 .
당신 주변의 사람들이 불행해진 건 당신의 탓 .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행복할 권리가 있지요 . 그러나 당신에겐 그런 건 없습니다 .
그것을 망가뜨린 것은 역시나 당신 .
역시나 문제는 당신 .
문제의 시작은 당신 .
역겨웠었던 건 당신 .
구제조차 아까운 당신에게 무엇을 내밀어드려야 할까요 ?
그대에게 향한 건 심지 없는 촛불 , 물에 젖은 성냥 .

바닥에 뿌려진 , 끝이 단정하지 못한 얇디 얇은 붉은 카펫 .
몸에 남은 금 . 얼굴에 새겨진 눈물 자국 . 짓눌러져 곪아간 심장 .
한탄으로 가득차 무거워지는 허파 . 희망없는 눈 .
아아 , 그런데도 내일이라는 그것은 언제나 그렇듯 별들이 떠오를 때 살며시 당신의 머리맡에 내려앉아 당신을 기다릴 뿐입니다 .
당신은 언제나 그렇듯 , 이불 속에서 오들오들 떨며 빌어먹을 내일이라는 것이 또 와 있는 것을 보고 질겁하시겠지요 .
시간조차도 공간조차도 당신을 마저못해 받아들이는 이 오묘한 그림 같은 진실 .
이야기가 섞인 진실이기에 무척이나 감칠맛이 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방울방울 떨어지는 후회를 성배에 담아봤자 돌아오는 것은 단죄 .
그대를 향한 단죄 뿐입니다 .
한때 참으로 올곧아 보이던 그 비루한 나뭇가지는 이젠 당신을 향하겠나이다 .

미련조차도 덜어내지 못해 오늘도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비루한 존재이시여 .
그대는 조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없지요 ?
당신이 기르던 새 이외의 다른 새들을 .
그들 역시 당신께 시선을 바라며 , 당신의 손길을 원하며 , 당신의 애정을 원하며
당신을 그토록 바라보았건만
그대가 그들에게 돌려준 것은 , 지독하게 비틀리디 비틀린 ' 편애 ' .
한 마리의 새만을 향해 비추어주던 , 그렇기에 다른 새들에게는 당신의 얼굴조차 눈조차 제대로 보이지 못했던 편애 .
그들은 오늘도 부리를 내밀었으나 먹이를 받지 못했나이다 .
결국 굶주려가는 건 그들 . 그러나 , 당신이 먹이를 줄 필요는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는 것 .
한 마리쯤 죽었는데 , 또 다른 한 마리 정도 굶겨죽이지 않으리란 법은 없지 .
참으로 올곧고도 올곧은 결정이옵니다 .
바다와 같이 푸른 손으로 차디찬 눈을 더듬거리며 닿지 않는 죽은 새의 이름을 부르는 당신이 서 계신 곳을 바라보지 아니하겠나이다 .
이제는 나조차도 당신께 어떠한 말을 해야 할지 , 알 것 같아서 .
침묵이 답이었나이다 .
당신처럼 지지리도 어리석디 어리석은 존재에게 어울리는 것은 , 사랑의 반댓말 .
당신과 너무나도 잘어울리고 , 당신의 심장에 스며들어 당신을 끊임없이 옥죄이고 짓누르고 한목판에 송곳을 꽂아넣는 말 .
' 무관심 ' 이 그대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되겠지요 .
미친개도 놔두면 제풀에 지쳐 쓰러질 일이니 말입니다 .
영원히 괴로워하십시오 . 당신에게 줄 기원도 구원도 복음도 아깝나이다 .
신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자에게 두 걸음 걸어오시고 , 자신에게 달려오는 자에게 달려가는 분이십니다 .
자신에게 손내미는 자에게는 철저한 외면을 보이시는 게 , 자비롭고 현명하신 신의 대답 .
물방울을 내려달라는 인간들에게
빵조각을 내려달라는 인간들에게
바구니를 내려달라는 인간들에게
딸아이를 내려달라는 인간들에게
신께서는 현명하게도 자비롭게도
무관심으로 모든 것에 대하셨나이다 .
당신 역시 마찬가지 .
당신도 별반 다를 것 없습니다 .
당신은 조금도 특별할 것도 없고 정상적인 것도 없는 그저 평범한 존재이기에 .
그러니 , 너무 자신을 특별하다고 , 가엾다고 여기지는 말아주시지요 .
애초에 그럴 만한 관심을 받을 자격이 없잖습니까 ?

당신께 어울리는 악보의 쉼표 . 그것은 너무나 상냥하기에 .
당신께 어울리는 산자의 침묵 . 그것은 너무나 달콤하기에 .
텅 빈 눈마저도 당신께는 잘 어울리는 하나의 악센트가 되어줄지도 .
차차 희망의 가면은 점점 더 빛을 잃어갈 것입니다 .


. . .



. . . ?



아아 . 잊을 뻔했군요 .
무관심을 드리기 전에 꼭 한 번 전해드리고 싶었던 .
당신께 드리고 싶은 , 작디 작은 한 마디 말입니다 .
틀림없이 , 지금의 당신께 맛좋은 소스가 되어드릴 수 있는 한 마디 .

당신은 지금 ,
행복하십니까 ?







종료 .



'Wer traumt?' = '꿈을 꾸는 사람은 누구?'

1.1.1. 리델셀론 반응


"...."

날아온 편지에 그저 실소만을 머금는다. 나는 구원조차도 필요치 않은, 그런존재구나. 잘 알고있어. 하지만..편지에 담긴 글자들이 속을 더럽혔다. 한마리의 새의 죽음. 아아, 그래 나는 다른 새들의 죽음을 외면하였구나. 그래서. 나는, 구원조차 필요없는 그런 존재로서 살아가면 되는것인가? 우습구나. 우수워. 쓰디쓴 웃음을 머금고 눈을 감는다. 손목에 남겨진것은 상흔.
붉은 피가 흘러내려도 죽질 않는구나. 그대여, 나를 이제 죽게 내버려두지 않겠는가? 그렇게 속삭이며 그는 익숙한 경계로 걸어가보았다.

2. 일곱 번째 조각 : Why did you bring yourself here ?


[ 깔끔하게 밀봉된 편지가 고품격스러운 인장이 찍힌 채

' 릴리스 ' 에게 날아갑니다 . ]



태초의 반쪽의 사과에서부터 시작하여 ' 나 ' 의 반으로부터 시작한 존재인 그대께 드리고 싶은 것은 한 알의 씨앗입니다 .
그대가 꿈을 꾸며 기억하는 것은 한 줌의 먼지 .
이것은 물에 잠겨 있던 씨앗이며 비탄에 잠긴 아리아입니다 .
악몽도 때로는 약이 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

그대가 재잘거리는 소음은 마치 삶의 활기와도 같이 바람 속에서 지저귑니다 . 눈 위에서 반짝입니다 .
기다릴 줄 모르고 먼저 다가가며 손을 내미는 당신의 눈은 앞이 아닌 하늘을 바라보기 때문에 .
앞이 아닌 위를 바라보며 발 앞의 호수에 발을 헛디뎌 옷을 적시는 것도 좋은 봄꿈입니다 .
물을 당신의 옷으로 여기고 불을 당신의 장신구로 여기며 스스로의 몸을 굴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지요 .
구름 속에 숨은 달은 당신께 어울리지 않습니다 . 밤이 아닌 낮에 꾸는 꿈을 꾸는 당신은 그저 한 마리의 작고 작은 고양이낮잠 .
언제나 문이 아닌 창문으로 타인에게 접근하는 당신께 드림워크를 바라는 것은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
잠을 자던 꿈을 꾸던 눈을 뜨던 꿈을 걸어다니던 . 그대에게 어울리는 푸른색 물빛 꿈은 이미 흘러가버려서 .


그대의 모습은 무척이나 앙증맞은 다람쥐와도 같아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
꿈 속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당신의 용모를 보며 저는 당신을 편안하게 잠재워드리고 싶습니다 .
큰 새의 부리에 기대어 대붕의 꿈을 꾸며 , 작은 참새의 부리에 기대어 육추의 꿈을 꾸며 .
나그네가 되어 날아가다 금세 여행을 팽개치고 둥지를 찾는 , 둥지를 찾으면서도 답답함을 느껴 훌쩍 어디론가 떠나버리는 당신께 떠나는 여행은 어울리면서 어울리지 않는 이가 빠진 둥지입니다 .
당신께 , 우주는 당신만의 방이기 때문이지 당신의 방이 넓혀지는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

마계를 사랑하며 오늘도 의식의 영역에 발을 담그어 무의식을 씻어흘려보내는 그대에게 꿈은 무척이나 상냥한 베일처럼 그대를 감쌉니다 .
그대의 눈은 세상을 볼 수 있고 , 그대의 발은 세상을 밟고 설 수 있으며 , 그대의 두 귀로 세상을 들을 수 있습니다 .
정작 그대의 꿈을 듣지 못하는 당신의 잘 들리지 않는 귀를 잡고 , 당신은 오늘도 미소짓나이다 . 아이의 얼굴로 미소짓나이다 .
당신의 얼굴에 어려있는 환한 미소를 보며 저는 오늘도 안도합니다 .
그것이 현실에서도 꿈에서도 오래오래 지속될 일은 없을거란 걸 이제서야 확신하기 때문일 거라는 , 안도감이 강하게 밀려들어서 .
호박빛의 하늘과 금빛의 파도가 그대를 포용하는 거울빛의 세상에 자리한 것은 오직 그대만의 무의식 .
깃펜은 오늘도 어떠한 문장도 일기 위에 적지 못하는 것을 오늘도 알고 있기에 .
아아 , 유메닛키는 오늘도 창 밖에만 아른거리는 것인가요 ? 오늘도 빈 페이지만을 바람이 사근사근 쓸어줄 뿐인가요 ?

마녀가 만든 과자점 속에서 이것저것 집어먹으며 환하게 아른거리는 미소를 짓는 당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나는 오늘도 웃습니다 .
헨젤과 그레텔도 당신을 반갑게 여기며 그들이 어렵게 손에 넣은 빗자루와 밧줄을 그대에게 건네주며 웃을 것입니다 .
벽에서 춤을 추는 모나리자와 이삭을 줍는 여인들과 어울려 너울너울 춤을 추는 것은 어떠하신가요 .
하롱하롱 떨어지는 벚꽃잎과도 같이 모든 것은 한바탕 봄꿈일 것입니다 .
행복도 , 추억도 . 그 무엇도 .
꿈의 정원에 가득 피어난 장미꽃들은 , 아침햇살을 걷어올리는 에오스의 손가락이 어둠의 장막을 걷는 순간 햇살이 데려갈 것입니다 .
얼마나 깊은 뿌리가 박혀 있던 , 얼마나 오랜 시간이 자라있던 .
당신의 꿈은 오늘도 빈페이지가 되어 글자 하나하나씩 사근사근 사라져갈 것입니다 .
그렇지만 그대에게는 한탄할 이유도 , 나에게도 한탄할 이유도 없습니다 .
그대가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앞이 아닌 위이기에 .
앞모습이 아닌 , 푸르른 하늘 . 언제나 텅빈 하늘이기에 .
하늘의 하늘에는 그 어떠한 풍경도 자리하지 않나이다 . 적어도 그대의 눈에서는 말입니다 .


경계가 무너지던 날 그대가 바라본 꿈은 적히지 못했나이다 .
어제의 평일 같았던 , 내일의 휴일 같았던 당신의 삶에 밀려들어온 파도는 그대가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어느새 다가와 있어서 .
그저 보이는 뿐일 환상만을 바라보며 , 그대는 오늘도 눈을 감을 뿐이어서 .
그렇기에 손을 대기에 안쓰러워보이는 그대를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안도의 미소를 짓나이다 .
그대가 꿈꾸는 세상 따위는 , 결코 현실로 나타날수도 비춰질 수도 없는 까닭에 .
그대가 꿈꾸는 재미의 본질을 , 그대만이 속삭이던 비밀을 이제는 나도 엿볼 수 있어서 .
ㅡ 재미있는 일을 ' 만들고 ' 싶어서 그리도 안달을 하시는 이유를 발작으로 보아도 되련지요 ?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몽환의 왕이시여 . 꿈은 그대가 생각하는 만큼 아름답고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
그대의 손길에 의해 파도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소서 .
그대가 꿈꾸는 맑고 푸르렀던 세상속의 담장을 쌓아올리소서 .
누구에게도 손내밀며 가깝게 다가가는 그대의 마음속에는 오늘도 보이지 않는 유리벽돌이 차곡차곡 쌓여올라가 그대를 더욱더 솜씨좋은 마임이스트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
오늘도 당신의 솜씨좋은 재주공연을 보며 , 홍차를 음미하겠나이다 .
그러니 , 부디 질다가 죽어도 한탄하지 마시길 .
그대가 부서지면 아주 즐거운 꼴에 어울리는 리골레토를 두 번 다시 찾기는 힘들 것입니다 .

[ 편지의 끝에 자그마한 그림이 끼워붙여져 있습니다 .

물 위에 떨어진 한 잎의 벚꽃잎 .
수면 속에는 수면 위에 닿은 벚꽃잎으로부터 자라 있는 하나의 벚꽃가지가 . ]



일곱 번째 조각 . Why did you bring yourself here ?






3. 여덟 번째 조각 . 너는 학을 접을 거야 ?


* 이번 조각은 ' 그대의 은의 정원 ' 이라는 노래를 참고로 하여 작성된 것입니다 .

[ 곱게 아기자기한 색동빛으로 접혀진 학종이 빛깔의 편지지가 하늘하늘한 편지지에 담겨져

' 온두루루라깃탄디스카 ' 에게 날아갑니다 .



죽이실 것입니까 ?
오늘도 반복되는 무의미한 질문들 .
돌고도는 시계추처럼 끝을 가리키는 질문의 방향에는 무 ( 無 ) 만이 자리잡을 뿐이라서 .
텅빈 머리에 가득찬 건 대기에 가득한 질소뿐입니다 .
색깔 있는 바람을 채우시고 싶으신 것입니까 , 갖고 놀고 싶으신 것입니까 ?
반복되는 일상 속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떠오른 허공의 정원 .
늘 정원에 앉아 평안한 휴식을 취하며 달콤한 꿈에 잠들어 계시는 침대의 왕이시여 .
사막을 헤메는데 걸리는 시간이 백년이었다면 , 그대가 헤매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요 ?
이번에도 가장 빨리 도착한 것은 당신입니다 . 일찍 오셨군요 .
쓸데없는 노력을 가하시는 당신께 건배를 .

즐겁게 울려퍼지는 하모니카 소리에 귀를 맞추며 당신의 머리카락은 바람에 맞추어 즐겁게 노닙니다 .
살짝 열린 문의 저편쯤에 , 당신의 눈에 보이는 부서질 듯한 세계가 있었겠지요 .
아침과 밤은 중요하지 안았던 커튼 속의 만돌린 소리 .
게으르게 울려퍼지는 호른과 백파이프 소리는 정원을 헤매이겠지요 .
조금만 더 놀아도 되겠지요 ?
그대의 꿈 속에서 시간은 돌고 도는 개념이기에 .
정확히는 반복된다 라는 개념이 더 어울리려나요 ?
새는 정원 안에서 상냥한 노래를 계속 당신에게 불러주겠죠 .
부채는 오늘도 당신의 머리에 가벼운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텅빈 입김을 불어주겠죠 .
가장 강하게 믿을 수 있는 기둥은 물 속에 비친 환영뿐 .

길에서 헤매던 아이는 오늘도 가장 먼저 꿈 속으로 찾아와주었습니다 .
즐겁고 신나는 , 은빛의 하늘이 맑게 빛나는 은하수빛 밤하늘 .
허공에 즐겁게 노니는 눈 없는 곰인형들과 입이 꿰매진 봉제인형들 .
꿈 속에서는 재미없는 건 없어요 .
모든 건 당신의 마음에서 나와 당신의 마음을 즐겁게 하기 위한 것 .
꽃처럼 피어나 밤을 장식하는 풀밭들은 보랏빛으로 물들어가 물 속에 잠겨가 .
무엇이 진짜인가요 ?
어른이 되는 문은 점점 닫혀만 가는 소리가 게으른 울음소리가 되어 저멀리서 들려옵니다 .
애초에 알지도 못했으면서 .
당신이 스스로에게 진실되었던 순간은 미래에 연결된 실에는 묶여있지 않아서 .
미래와 희망을 담아낸 운명의 실들은 모두 누군가가 꿈을 꾸는 머나먼 흐린 정원의 제멋대로 뒤엉키는 이야기라서 아직 아무도 모르겠지요 .

길에서 헤매던 아이는 오늘도 가장 먼저 꿈 속으로 도망나와주었어요 .
옳은 것보다는 눈이 끌리는 곳으로 발이 이끌리는 곳으로 달리면 된다나 ?
꿈을 꾸는 아이의 한탄과 슬픔이 연기에 스며들어 차갑게 내려앉은 창가에 불어닿아 애시린 눈꽃을 .
눈꽃은 어디로도 가지 않겠지요 . 가만히 곁에 있어 멈추겠지요 . 창가에서 지저귀며 무엇을 잃어버린다 해도 당신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
팔배게 속에 잠든 어린 새는 오늘도 당신에게 상냥한 노래를 .
그것은 어린 모양을 하고 당신의 곁에서 날아갈 것입니다 .
애초에 당신에게는 . . .

새가 바라는 하늘을 당신이 줄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
하늘의 하늘 따위는 정원의 성분에 들어가있지 않기에 .
정원에 가득한 것은 사주의 연음과 눈감은 인형들 뿐 .
끝없는 유한한 정원 속에서 춤을 추며 빙글빙글 도는 것은 떨어진 사자들 ?
장미꽃 화병에 하얀 장미들을 꽂으며 정원을 아름답게 꾸며보아요 .
재미없는 책 따위는 버려도 상관없겠지 .
즐거움과 동심이 춤을 추는 세상 .
그곳에 가득한 것은 만들어진 땅과 하늘 아래에 춤을 추며 울 것 같은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인형들 .
웃는 얼굴을 그려보아요 . 웃는 눈을 그려보아요 . 웃는 입을 그려보아요 .
당신이 정원에서 할 일은 유일하게 그것뿐 .


그대가 머무르는 정원의 끝자락을 찾아보려 문득 뻗어보는 손짓은 오늘도 스러져 갑니다 .
애초에 그럴 필요는 없겠지요 .
그대는 계속해서 침대의 위에서 팔걸이와 베개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으면 되는 것입니다 .
바로 그런 것입니다 .
쓸데없이 눈을 뜰 필요도 없고 , 쓸데없이 손을 내밀 필요도 없어 .
영원의 시간에 잠겨가며 , 반복되는 권태에 사라져가면 되는 것입니다 .
그대를 기억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까지 .
새가 남아 있다면 새를 새장에 가두면 그것은 소원 .
부채가 남아 있다면 부채를 부러뜨리면 그것은 진실 .
그대에게 가득한 것은 정원에 가득피어난 장미꽃 .
그 외의 것에는 눈을 돌리지 말아요 .
가만히 붙어 있어주십시오 . 어디에도 가지 마십시오 .
이 정원에서 떠날 생각은 하지 말아요 .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은 하지 말아요 .
창가에서 입을 떼면 이제 완벽한 풍경이 .
한 발자국 , 한 발자국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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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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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덟 번째 조각 . 너는 학을 접을 거야 ? 」



4. 아홉 번째 조각 : 홍차향 오후 , 창가의 안식


[ 붉은 상사화의 모양이 붉게 새겨진 빨간 인장이 새겨진 고급스런 양피지 편지가 수수한 봉투에 담기어

' 미카엘 ' 에게 날아갑니다 . ]



달빛으로 짠 병실 속에 작은 화병이 놓여 있었습니다 . 그 곳에 꽃혀있던 줄기 없이 화병에 묶인 꽃들은 별빛을 머금은 요초 .
시들은 달빛은 병실에 누워 있습니다 . 완전히 잠가지지 못한 마음에서는 , 잘 때마다 눈물이 줄줄 새어져 나오더이다 .
태양 없이는 달이 떠 있지도 못할 텐데 . 어둡고 , 별 떠 있고 , 달도 떠 있고 , 꿈과 환상의 영역은 점점 모호해져서 달빛으로 짜여진 병실에도 차츰차츰 그 차가운 손가락을 뻗어와서 .
태양 없이는 달이 떠 있지도 못할 텐데 . 태양 없이는 달은 생성되지도 못했을 텐데 .
갖다버린 꿈은 주운 사람이 임자가 되겠지 ? 점점 좁아지는 그물코는 스스로도 어쩌지 못해 .
단지 좁아져오는 병실을 바라보며 미소지을 뿐 .
애원이라도 해 보지도 못해서 더욱 서럽게 우는 환자에게 주어지는 것은 진통제와 수면제 .

지키지 못할 약속을 받아든 채 오지 않는 새벽을 기다리는 당신의 안타까운 처지를 어찌 풀어놓아야 하나이까 .
참으로 안타깝고 연민이 깃들어버려 , 더러울 만큼 순수한 당신을 경멸합니다 . 동정을 던지듯 경멸합니다 . 어린 아이를 바라보는 것처럼 , 나는 당신을 불안한 촛대처럼 바라봅니다 .
원망하고 두들겨 부술듯이 주먹으로 내리치며 애절한 눈빛을 보내며 끝내 부여잡고 부여잡는 당신의 등대의 빛을 바라보는 것은 당신의 눈입니까 심장입니까 .
그대를 살펴보는 등대의 빛은 심연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것 .
밖으로 향해 있는 경멸에 차 있는 시선은 정작 바라볼 곳을 찾지 못하나이다 .
피눈물을 흘리지 못해 속으로 갉아먹혀진 고목은 끝끝내 빛을 보지 못하고 그늘에서 시들어가나이다 .


이제는 당신도 알겠지 .
괴물이 된 것은 그대의 남동생도 , 그대의 오랜 친우들도 아닌 , 그대 자신이라는 사실을 .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이성이 마비되는 그 순간에서 판단하는 당신의 머리는 지금도 타이밍을 재면서 무력을 계산하는 것 .
그러면서도 끝끝내 미련을 잘라내지 못해 보이지 않는 속죄의 기도를 올리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존재 .
그런 점을 빌어 보면 그대는 이성적이지만 그만큼 감정적인 괴물입니다 .
단지 , 당신이 밟고 있는 땅을 지키기 위해서 움직이는 인형이 되어가면서 즐거우셨습니까 ? 행복하셨습니까 ?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그대의 희생 아래 만들어진 가짜 평화가 깃든 어린 새들의 꿈을 바라보며 그대는 어떤 생각을 하나이까 ?
그대는 그대가 걸어온 길을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 기억하지 못해요 . 아니 , 기억하지 ' 않습니다 ' .
살가죽이 벗겨진 발로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느낌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겠지 .
단칼에 베어 죽이는 것이라고 부르기엔 그대가 겪어온 긴 세월과 모진 운명은 단번에 가라앉은 먼 이국의 빙하가 잡아끌고간 배에 비유하기엔 맞지 않나 봅니다 .
책임감을 만들고 정의감을 만들어 자신의 규율을 훌륭히 지켜나가는 그대가 선택한 것은 망각이라는 도피이기에 .
배가 가라앉는 것을 보고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것 대신 눈을 돌려 회피하는 것을 택한 당신께 맑은 물병이 미소짓나이다 .

지킨다 ? 평화를 위해서 ? 성스러운 땅을 수호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기 위해 ?
그 질문의 답을 스스로 잘 알지 않습니까 ?
당신은 그저 이기적으로 당신의 속죄를 위해 천계를 이용하는 것뿐입니다 .
이기심으로 이용하는 것은 당신 하나 . 순전히 당신 하나만의 만족을 위해 , 그대는 그대의 남동생과 그대의 별빛과 그대의 오랜 친우의 운명을 오늘도 농락하겠지 .
무엇을 지킨다는 것입니까 ?
무엇이 옳다는 것입니까 ?
무엇을 ?
단지 ,
자기 만족일 뿐이잖습니까 ?
마치 늑대의 짙은 울음처럼 책임과 방어와 수호를 부르짖는 그대가 천계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 단지 하나뿐입니다 .
당신의 안위와 안정과 만족을 위해서 .
당신의 진심어린 속죄를 가장하기 위한 또 하나의 순수하고도 완벽한 빛을 바른 가면을 만들어 덮어씌우기 위해 .
그러면서도 그대의 더럽고 추한 감정을 알면 안 된다는 생각에 홍차를 들이키며 불안하게 책장을 넘기겠지요 .
그대의 더럽고 추한 감정을 알면 그대의 남동생을 비롯해 모든 이들이 당신을 버릴 테니까 .
신마저도 당신을 가차없이 내칠 테니까 .
더럽다 못해 추악하게 비틀린 그대의 감정을 이해해줄 존재를 찾는 것은 바다가 말라 소금이 된 소금밭 사이에서 숲 속의 향그러운 황토를 찾는 일이 될 테니까 .
이미 규율의 종이 되어버린 마당에 찾는 것은 사랑 ? 선 밖의 구슬 ? 신기루 속의 지하수 ?


억울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타천한 건 당신 동생인데 , 어째서 혼자서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하는지 , 질문을 던지지 않았나요 ?
답은 간단합니다 .
그것이 당신 영혼이 택한 , 나름의 속죄이자 이별에 대한 슬픔의 표시 .
몇명을 잃었습니까 ? 동생이 택한 돌아올 수 없는 먼 여행의 길을 배웅조차 가지 못하고 , 스스로 날개를 찢어발기고 슬픔의 강을 건넌 친우의 마지막 발자취조차 깎아주지 못했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에는 당신조차 왜 스스로 그러한 모습이 되어버렸는지조차 스스로 알지 못하고 ㅡ 기억하지 못하고 , 라고 해야 할까 ?
그대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볼까요 ?
오랜 세월동안 천계의 생명들을 수호하는 역할을 맡으며 지키고 지켜지는 하늘과 하늘의 하늘을 떠받들었던 존재인 그대에게 .
그대는 , 누군가를 제대로 지켜본 적이 있습니까 ?
그대가 지키고자 하는 정의는 무엇입니까 ?
ㅡ 지키는 쪽이 정의일까요 , 이기는 쪽이 정의일까요 ?
그대가 원하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
매 순간 마다 그대가 바라보는 심연의 저편 너머에는 무엇이 있겠습니까 ? 매 순간마다 그대가 하고 싶었던 행동은 무엇입니까 ?
어둠을 바라보며 그대의 마음 속에서 잠자던 깃털을 태우는 그대를 바라보는 신의 등불은 그대에게 오늘도 촛농을 흘릴 뿐입니다 .
추하고 역겨운 한 마리의 고고한 늙어빠진 빛바랜 늑대를 바라보며 높고 높은 하늘은 무엇을 내리겠습니까 ?
자기 자신조차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꼭두각시 인형을 더 이상 움직일 이유가 어디에 ? 그런 불필요한 일을 감수할 인형사는 어디에 ?
낮고 긁히며 , 지독하게 떨리는 목소리는 결국 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 그대가 기도하는 목소리는 결코 그러한 애시린 파안을 내비치지 못하나이다 .
수호를 외칠 자격조차 상실한 목소리는 스스로의 심장을 의심하게 될 것입니다 .
ㅡ 그대는 정말로 , 지키는 것입니까 ?


혼자는 싫습니까 ? 혼자가 싫어 그대는 이별을 두려워하다 못해 반사적으로 지우기 위해 노력합니까 ?
아등바등거리며 발악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신은 오늘도 그대를 보며 웃음짓나이다 .
그대가 타인에게 지어보이는 것처럼 , 차디찬 오묘하고도 상냥한 미소를 그대에게 지어주며 그대에게 바닷물을 들이키게 하나이다 .
목말라하는 그대에게 신의 축복이라는 뱀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 이브에게 먹였던 선악과와 같은 바닷물을 .
공포와 공포에 덮여 가면에 눌려가며 질식해가는 눈동작는 무엇을 보는 것입니까 ? 저항조차 하지 못하는 그대의 짓눌린 욕망이 바라보는 것은 어디에 있습니까 ?
절망의 극단에 이르러 마침내 물을 찾아 폭주하는 비정상적인 집착은 어디로 향하는 것입니까 ? 별을 향해 ? 그대를 향해 ?
갈 곳 없는 사랑은 행방을 잃고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

그대는 진심으로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어보 적이 있나요 ?
속죄에서 비롯된 미소는 어느덧 변질되어 망상병에 잠겨들어갑니다 .
그대는 그대 주변의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드는 재주라도 있나 봅니다 .
그럴지도 모르지요 . 변질된 사과를 베어물며 그대를 바라봐 주는 자들을 위해 속 빈 쓸개를 잘라 건네주며 오늘도 멋진 말로 포장하겠지요 .
당신 스스로의 속죄를 이용해 천계를 이용하고 신을 이용하며 스스로를 도마 위에 올려 칼질하는 그대의 손길은 절망과 슬픔을 향해 목마르듯이 손을 뻗나이다 .
냉철하고 차가운 그대의 이성은 기적의 날개를 피해 절망으로 뒤덮여버리는 아름다운 비담 ( 悲㳩 ) .
촛불의 끝을 향하며 손을 뻗는 그대의 손에 감겨가는 것은 한 줄기의 절망 . 그대가 얻는 기쁨만큼 몸 속에 채워지는 것은 달콤한 절망 .
오라 , 달콤한 죽음이여 ! 를 부르짖으며 절망이 쌓여가도 괜찮다고 부르짖는 당신의 다짐은 그대에게 거짓보다 달콤한 환각을 입히나이다 .
그대 스스로조차도 속여버릴 만큼 효과좋은 아편을 들이마셔가며 눈을 속이고 입을 속이고 귀를 속이는 당신이 앓는 병은 망상병 .
단 하나의 계기로 어느날 깨져버린 등불은 다시는 빛을 발하지 못했나이다 . 단 하나의 계기로 부서진 등대는 더 이상 빛을 퍼올리지 못했나이다 .
단 하나의 계기로 꽃은 더 이상 향기를 퍼올리지 못했나이다 .

그대의 동생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 그대는 사랑스러움과 안타까움과 죄책감을 느낍니다 .
그대의 친우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 그대는 사랑스러움과 안타까움과 죄책감을 느낍니다 .
그대의 휘하의 이들을 사랑하기에 , 그대는 사랑스러움과 안타까움과 죄책감을 느낍니다 .
애써 고개를 흔들어 지워내고 지워내고 다시 지워내는 슬픔과 격정과 폭주하는 욕정을 억누르며 그대는 오늘도 차디찬 물 속으로 잠겨가는 마지막 배를 보냅니다 .
ㅡ 사실은 , 사실은 . 모든 것이 꿈이지 않을까 ?
매일 아침 , 질척한 꿈과 덜덜 떨리는 심장을 왼쪽 가슴에 부여잡고 일어나는 그대께서 느끼는 것은 단 한 가지 .
모든 것은 꿈이어야 하는데 . 이건 현실이 아니어야 하는데 .
그대는 살아 있습니까 ?
매일 아침 , 거울을 보지 못해 스스로의 얼굴과 심장과 눈과 귀와 입을 더듬으며 확인하는 것 .
나는 살아 있을까 .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
나라는 개체가 사라지면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
아버지는 나를 버리지 않을까 .
언제나 거짓말을 덮어씌우며 예쁘게 꾸며지는 그대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대는 조소어린 미소를 던져두겠지 .
물웅덩이에 던져지는 돌멩이는 물을 흐리게 하기에 충분하니까 .
빛 앞에서 무릎꿇은 채 빛에 닿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버림받은 영혼 .
그대를 괴롭히는 초점은 모두에게 심어져 그대를 괴롭힐 테니까 .
ㅡ 당신에게는 필사적으로 당신을 붙잡아야 할 가치 따윈 없기에 .
줄곧 강하는 척에 익숙해지며 쓸쓸해지는 것에 익숙해지며 , 조롱하는 목소리도 비웃는듯한 웃음도 오만하고 자신만만하던 눈빛도 모두 그대의 동생과 닮은 것 .
모두 .
결국 지키지 못한 아이와 동생에 대한 조의로 속죄로 시작해 죄책감을 가지고 그대의 속죄와 그대의 합리화를 위해 죽어간 이들의 피를 짓밟고 칼날을 박으며 앞으로 나아가며 그대는 쓰레기 같은 눈물을 삼키겠지 .
「 차라리 , 모든 걸 부수어버리는 게 낫지 않아 ? 」


그대의 별은 그대께 친절히 대해줄 것입니다 . 친절하고 상냥하게 그대를 감싸는 양 갈래의 땋은 머리는 시간을 거스르고 당신을 달려와 그대에게 때아닌 축복과 상냥한 미소를 .
ㅡ 사실은 누군가에게 다정하게 대해준 적이 적어 그대를 사랑한다 , 라고 착각하는 건 아닐까 . 하는 작은 미소가 .
비참해지겠지 . 매 순간마다 설득당하고 매 순간마다 상황을 설명하지 않는 것에 지나지 못하는 소통에 무슨 의미를 두려나 .
그대와 그대의 연인이 나누는 대화는 결국 자문자답 . 끝나지 않는 도돌이표가 되어 그대의 연인에게 물으며 그대에게 묻는 지독한 자문자답 . 빙글빙글 , 빙글빙글 돌아가는 무대 위의 장치 .
그대가 손으로 쥐면 바스라지는 별빛에 가치를 두고 집착하는 것은 , 틀림없는 그대의 지독하디 지독한 낮게 비틀린 고질병 .
또다시 감추어 가고 , 그대의 연인 앞에서도 구둣발로 짓밟아 감추어가며 . 그대는 또다시 지독한 경기에 뛰어들려나 .
「 이렇게밖에 할 수가 없어서 . 」
이제껏 이기적으로 모두를 이용한 당신이 주는 , 처절하디 처절한 아름다운 애정은 집착에 뿌리를 둔다 .
ㅡ 조금만 더 나한테 어울려 줘 .
그대의 별빛에게 속삭이는 그대의 속삭임은 , 어느날 다가온 카인의 달콤한 말들과도 같아라 . 상냥한 꿈을 속삭이며 뒤편에서 들린 돌멩이를 보지 못하게 .
사람이 던진 돌로 인해 더러워진 호수가 , 돌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우스갯소리 .
사랑이 아닐지도 몰라 .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
누군가가 다정하게 대해준 적이 있어서 , 그대가 처음이라 그런 착각을 해 준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재밌는 소리 .
초조하고 . 혹시라도 그대를 실망시킬까 두려워하며 종국에는 미치기 전에 도망가라는 소리조차 못하면서 그대는 그대의 별을 잠식할 것을 잘 알기에 .
누가 더 비참할까 ? 누가 더 더러울까 ?
매 순간마다 자신의 하얀 날개의 무게감을 느끼며 혈육을 향해 태평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늙은 개는 ?
타인에게 자신의 가면이 행복해보이냐고 물으며 대답을 듣고 싶어 안달나하는 마음 한구석을 저버리는 , 눈물을 마시는 새는 ?
괜찮을 거라고 속삭이며 귀를 기울이는 파도에 노래하는 사이렌처럼 , 손조차도 내밀지 못해 슬픈 미소를 얼굴 가득 환히 피우는 노란빛의 수선화는 ?
상냥하고 맹렬한 바람보다 신성력이 익숙해 치유의 영역조차 발걸음을 꺼리는 누군가는 ?
하롱하롱 퍼져나가는 음색을 외면한 채 그조차도 자신과 같은 길로 잡아이끄는 그릇된 인도자는 ?
난도질당하는 자신의 머릿속을 치울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외면해버리는 무책임한 수호자는 ?
해를 돌아보는 별의 눈을 가리고 , 입을 막아버리고 , 귀마저 틀어막아 그대의 정원에 가두어 문조차도 잠가버리는 장미덩쿨은 ?
마음을 완전히 정리했다고 ? 천만의 말씀 .
그대의 마음은 아직 꽉 잠기지 못한 것이 확실합니다 .
잘 때 누우면 그대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새기 때문에 .


벗어나고 싶으십니까 ? 그 지독한 굴레를 집어던지고 베틀에서 일어나 은하수 한편에 앉아 형벌을 받는 처지에서 벗어나고 싶으십니까 ?
그렇다면 답은 간단할 것입니다 .
그대의 남동생이 했던 것처럼 , 그대에게도 허락되는 가장 쉬운 하나의 불길 .
반역의 횃불을 들어올리십시오 .
차라리 그대 손으로 , 소중한 것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히 부수어버리십시오 .
부수고 부수고 또 부수어 , 아무것도 남지 않을때까지 모든 것을 태워버리십시오 .
. . .
분명 , 그대의 감정에도 이러한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닐 텐데 .
당신 감정인데도 틀림없이 이해할 수 없었겠지 .
그대의 욕망을 누르고 있던 망각에 의해 , 그러한 생각의 실마리조차도 억눌러버리며 그대는 스스로 덮어씌운 가짜 향수의 향기에 취해 있었을 테니까 .
하지만 , 결국 영혼의 욕망은 수면 위에 떠오르기 마련일 것입니다 .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으시다면 , 모든 것을 부수어 버리십시오 .
그대의 신앙심도 , 순결하디 순박한 여인처럼 새하얀 날개도 . 그대가 가지고 있는 대천사의 직위도 . 그대가 데리고 있는 새하얀 늑대도 . 그대가 소중히 여기는 아름다운 별빛도 .
모든 걸 부수어버리십시오 . 그대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 하나도 안 남기고 . 단숨에 . 태워버리십시오 .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게 . 재조차도 허락받지 못하도록 .
더러운 흔적조차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게 , 슬픔의 바다를 메말라 버리게 해 사막으로 만들어버리십시오 .
그대가 얻고자 하는 진정한 자유는 그곳에 있을테니 .
그대가 벗어나고자 하는 악몽의 출구는 그곳에 있을테니 .
몇 천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는다면 , 스스로 붕괴시켜버리십시오 .
ㅡ 어차피 더 이상 두고보는 건 , 시간문제잖아 ?
이미 자격잃은 늙은 개가 자리를 찾기 위해 밥그릇을 무는 건 추해보일 뿐입니다 .
기회는 얼마든지 그대의 손에 .
고뇌를 겪는 그대의 손에 쥐어진 흰불꽃을 , 이제는 당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차례가 와야하지 않을까 ?
정말로 , 행복해지고 싶어 ?
정말로 , 모든 걸 내려놓고 싶어 ?
그대가 진 짐은 무거워서 내려놓는 걸로는 부족해 .
부숴버려 . 태워버려 .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두 눈을 뽑아버려 .
아무것도 듣지 못하게 두 귀를 잘라버려 .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게 입을 지져버려 .
결국 남게 되는 것은 , 불꽃에 휘감긴 흑장미와 상사화 .
치켜들어올린 나이프를 사용하지 못하고 이대로 세계에 짓눌러 부숴질래 ?
선택은 당신의 것 . 선택은 오로지 당신의 것 .
지하에 잠들은 녹슨 십자가는 더 이상 쓰일 일은 없겠지 .
오늘도 되풀이되는 정원 안의 달 아래 왈츠에 몸을 맡겨 봐 .
스러지는 상 속에 보이는 , 별빛의 만화경 사이에 무수히 부서진 그대의 눈 .
이정표는 , 당신뿐 .



「 아홉 번째 조각 . 홍차향 오후 , 창가의 안식 . 」

참고 ㄱ

' 오라 , 달콤한 죽음이여 ' - 에반게리온 수록곡 .

가사

I know, I know I've let you down
알아요, 당신을 실망시켰단 걸

I've been a fool to myself
난 정말 바보였죠

I thought that I could live for no one else
누군가를 위해 살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But now through all the hurt and pain
하지만 이제 모든 상처와 고통을 겪으며

It's time for me to respect
나도 인정할 때가 되었어요

The ones you love mean more than anything
당신이 사랑하는 것들이 가장 중요하단 걸

So with sadness in my heart
그래서 맘속에 슬픔을 가지고선

(I) feel the best thing I could do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Is end it all and leave forever
모든 걸 끝내고 영원히 떠나는 거죠

What's done is done it feels so bad
일어난 모든 일들이 너무나 유감스럽고

What once was happy now is sad
한때 행복했던 일도 이젠 슬프네요

I'll never love again
난 다신 사랑하지 않을 거에요

My world is ending
나의 세계는 끝나고 있어요




I wish that I could turn back time
시간을 되돌릴 수 있길 원해요

Cause now the guilt is all mine
왜냐하면 모든 잘못은 내게 있으니까요

Can't live without the trust from those you love
당신이 사랑하는 것들로부터의 신뢰 없인 살 수가 없어요

I know we can't forget the past
우린 과거를 잊을 수 없단 걸 알아요

You can't forget love and pride
당신은 사랑과 긍지를 잊을 수 없죠

Because of that, it's killin' me inside
그때문에 내 마음은 죽어가고 있어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모든 게 소용없는 일이 되고

It all comes tumbling down
그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려요

Tumbling down, tumbling down
무너져 내리고 있어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모든 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고

I just keep letting me down
난 그저 낙심하고 있어요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실의에 빠져 낙심만 하고 있죠




In my heart of hearts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선

I know that I called never love again
절대 다신 사랑을 찾지 않을 걸 알죠

I've lost everything, everything
난 모든 걸 잃었어요

Everything that matters to me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을

Matters in this world
이 세상과 관련된 모든 것을




I wish that I could turn back time
시간을 되돌릴 수 있길 원해요

Cause now the guilt is all mine
왜냐하면 모든 잘못은 내게 있으니까요

Can't live without the trust from those you love
당신이 사랑하는 것들로부터의 신뢰 없인 살 수가 없어요

I know we can't forget the past
우린 과거를 잊을 수 없단 걸 알아요

You can't forget love and pride
당신은 사랑과 긍지를 잊을 수 없죠

Because of that, it's killin' me inside
그때문에 내 마음은 죽어가고 있어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모든 게 소용없게 되고

It just keeps tumbling down
단지 무너져 내려요

Tumbling down, tumbling down
무너져 내리고 있어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모든 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고

I just keep letting me down
난 그저 낙심하고 있어요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실의에 빠져 낙심만 하고 있죠

It all returns to nothing
모든 게 소용없게 되고

It just keep tumbling down
단지 무너져 내려요

Tumbling down, tumbling down
무너져 내리고 있어요

It all returns to nothing
모든 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고

I just keep letting me down
난 그저 낙심하고 있어요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실의에 빠져 낙심만 하고 있죠




Tumbling down, tumbling down, tumbling down
무너져 내리고 있어요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난 그저 낙심하고 있죠

Tumbling down, tumbling down, tumbling down
무너져 내리고 있어요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letting me down
실의에 빠져 낙심만 하고 있죠


甘き死よ、来たれ (komm susser tod)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ㄱ


不安なの。
불안해요.
不安なの。
불안해요.
みんなに嫌われるが、怖い。
모두에게 미움받는 것이 무서워요.
自分が傷つけるのが、もっと怖い。
내가 상처받는 것이 더욱 무서워요.
でも、ヒトを傷つけてるのが、もっと怖い。
하지만, 남에게 상처 주는 것이 더더욱 무서워요.
でも、傷つけてしまう。
하지만 상처를 주고 말죠.
好きなヒトを傷つけてしまう。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를 주고 말죠.
だから、ヒトを好きにならない。
그래서 남을 사랑할 수 없어요.
だから、自分を傷つけるの。
그래서 자신에게 상처를 입혀요.



嫌いだから。
싫으니까.
だいっキライだから。
정말 싫으니까.



好きになっては、いけないの。
좋아해서는 안 돼요.
だから、自分を傷つける。
그래서 자신에게 상처를 입혀요.



優しさはとても残酷
다정함은 너무나 잔혹하죠.
心を委ねたら、私は壊れてしまう
마음을 허락하면 나는 부서지고 말아요.
心が触れ合えば、あの人は傷つく
마음이 서로 닿으면 그 사람은 상처를 받죠.
だから、私は壊れてしかない
그래서 나는 부서질 수밖에 없어요.
無へと還るしかない
무로 돌아갈 수 밖에 없어요.



無へと還ろう
무로 돌아가요.
無へと還ろう
무로 돌아가요.
それは、優しさに満ち満ちたところ
그것은, 다정함으로 가득찬 곳.
そかは、真実の痛みのないところ
그 곳은, 진실의 아픔이 없는 곳.
心の揺らぎのないとぞろ
마음의 흔들림이 없는 곳.



無へと還ろう
무로 돌아가요.
無へと還ろう
무로 돌아가요.
無へと還ろう
무로 돌아가요.
無へと還ろう…(リピート)
무로 돌아가요. (반복)​


5. 열 번째 조각 : 소녀의 묵음기도


완벽하게 밀봉되지 못한 채 어딘가 한구석이 찢겨진 편지봉투에 담긴 편지지가 곱게 포장되어

' 애니마 ' 에게 날아갑니다 .



꿈을 즐기십시오 . 그 속에서만 당신은 모든 것을 누리게 딜 것이기 때문입니다 .
세계가 당신을 바라볼 것이며 세계가 당신을 방관할 것이기에 .
그대가 손을 내밀었던 현실세계에 남아 있던 것은 애시린 아픔만이 남아 있을뿐 .
곱게 빻아진 오랜 세월을 펴발라도 그대의 얼굴에 새겨진 눈물자국을 지우지는 못했습니다 .
슬픔을 덜어내는 당신은 존재하나 슬픔을 덜어내는 ' 우리 ' 는 없습니다 .
우담바라가 하나씩 피어나 경계를 가득 메우는 날에 그대의 연인께서 그대를 바라봐줄 것입니다 ㅡ 라고 신의 목소리가 온 세상에 메아치린다면 그대는 꽃을 심겠습니까 ? 경계의 허허벌판을 불태울 것입니까 ?
이제는 스스로조차 잠식해가는 꿈에서 깨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한 당신은 날개잃은 나비입니다 .
봄날의 사랑춤을 함께 어울려줄 짝은 시기에 맞지 않게 차디찬 겨울에 스러져갔습니다 .
날카로운 첫 만남의 추억은 죽은 자의 허파에 실려 한기를 토해낼 뿐입니다 .

침묵의 시간을 깎아내어 씨앗없는 벌판에 아름다운 하얀 안개꽃과 새까만 장미를 조각합니다 .
오늘은 과꽃을 조각해볼까요 ?
과꽃을 깎아내봅니다 .
주목나무도 조각해볼까요 ?
주목나무를 조각해봅니다 .
아네모네도 조각해볼까요 ?
아네모네도 조각해봅니다 .
조각해낸 꽃들은 모두 가지런히 심어봅니다 . 들판에 가득한 것은 상냥하며 맹렬한 폭풍 .
폭풍의 눈에 만들어낸 꽃들을 꽃아보아요 .
꿈조촤 달콤한 환상이 되어 내가 너인지 네가 나인지 모르는 아름다운 환상 속에 질식해보아요 .
숨이 막혀가고 눈이 막혀가고 입이 막혀가고 목이 졸려가는 시간 동안 머릿속에 그려지는 아름다운 만화경 .
문은 열려있는데 , 나갈 수가 없어요 .
열린 문인데 , 열린 문인데 . 나갈 수가 없어 .
그래 , 이것을 ' 애상 ' 이라고 불러보아요 .
집착으로 색칠하고 망상으로 채워보아요 .
깎아낸 과일의 속살을 부수고 부수어 씨조차도 남기지 못하는 열매는 생산을 상실합니다 .
오래된 세계에서 부디 한탄하지 마십시오 .
어차피 용서조차 돌아오지 못할 애원은 그저 시끄러운 소음일 뿐 .
하늘에 울려퍼지는 맑은 종소리와 양이 우는 소리가 섞여드는 세상 속에서 그대의 손길이 향한 것은 다름아닌 거울 .
거울들이 늘어선 세상 속에서 반사되는 빛줄기와 손을 잡고 춤을 추는 것 .

가슴 속에 얽혀들어온 응어리는 차근차근히 뭉쳐지며 그대의 마음 속 허허벌판에 새하얀 눈을 내려줍니다 .
슬픔도 무엇도 잊어버리게 하는 것은 포용하는 꿈 .
두 눈 잃은 공작새의 시선이 던져진 곳은 영혼이 부서져가는 거울 세계 .

ㅡ 나처럼 되지 말렴 .

그대가 샤갈의 마을에서 헤매는 동안 그대의 귓가에 뱀이 다가와 속삭여주었습니다 .
금지된 선악과의 탐스러운 빛을 속삭이며 꿈 속에 잠긴 그대를 유혹하는 달콤한 목소리 .
바다의 속삭임처럼 달콤하고 치즈의 고소함처럼 그리워서 그대의 눈먼 시야는 뱀의 속삭임에 따라 고개를 움직였나이다 .
타인의 영혼의 창을 바라보지 못하는 가련하며 허위에 둘러싸인 가식적인 영혼이 된 눈밭의 아이에게 남겨진 것은 보이지 않는 가면 .
죽음을 알리는 가여운 소리를 노래하는 무덤가의 천사 조각상과 십자가 조각상은 그대를 향해 오늘도 날카로운 비웃음을 새기나이다 .
계절이 다해 떨어진 갈잎조차 가려진 세상에 열린 문은 어디에 ?
달밤에 가득한 빛은 거울 속에서 일렁입니다 .
거울 앞에 선 당신의 뒤에 존재하는 것은 공허 .
그대의 눈이 유난히 하늘의 별을 향하는 것도 그러한가 봅니다 .
뒤를 돌아보면 빈공가능ㄹ 꽉 채운 공허를 마주하기 싫어서 잡아내린 것은 미리내 .
잃어버린 꿈을 꿈꾸며 허상과 가약을 맺나이다 .
달빛 아래에 만연한 축배의 화환을 높게 들어보아요 .
푸른 장미로 만든 장미 화환을 들어올리며 가사가 비어있는 기쁨의 메아리를 노래해보아요 .
별들이 떨어지는 동안 휘엉청 맑게 뜬 달을 바라보며 기쁨의 환희를 펼쳐보이며 검은 날개를 달고 비상하며 노래해보아요 .
스러져가는 상에서 눈을 돌려보아요 .
울 것 같은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면 , 머리 위에 가득한 붉은 하늘 .



「 . . . 그거 알아 ? . . . 하루에 세 번 이상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은 무척 마음이 맑은 사람이래 . 」

그렇겠지요 .
지상에 바라볼 대상이 없어 위안을 찾고자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의 하늘을 바라보게 되는 것 .
그러나 당신의 님은 그대를 돌아보지 아니하지 않습니까 ?
일만 년 간 열린 꿈에 잠들어간 그대를 돌아봐주는 것은 눈먼 공작새일 뿐 .
노인의 눈을 가진 아이는 당신을 연민할 뿐입니다 .
폭풍의 눈에 자리잡은 꽃밭의 한가운데에 서서 모든 것이 부서져가는 것을 바라보는 거울세계의 주인이시여 .
그대가 바라보는 세상의 끝에는 어떤 게 있었어 ?
발 아래의 물빛에 얼굴을 비추어보며 웃으면 어떤 얼굴이 될까 ?
폭풍우가 몰아치도록 내버려두면 그대의 손을 뻗는 순간 그대는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 ?
폭풍우가 몰아치도록 내버려두렴 . 너는 자유야 , 너는 자유야 .
폭풍을 뚫고 나갈 자신이 없다면 거울 속의 몽환성에 자리잡으면 되는 일 .
그것이 그대가 택한 방식이자 그대의 가면이 택한 방식이자
그대의 영혼이 택한 방식 .
아름답고 사랑스러워 부수어버리고 싶은 영혼을 가진 당신을 머리 위에서 바라보면서 나는 깊고도 깊은 미소를 짓습니다 .
멀지 않았으니까 . 그대를 부술 필요도 없이 , 그대의 발 밑의 세상을 부수면 모든 것이 끝날 테니까 .



발목 없는 인형을 다루는 것은
무척이나
재미난 일이라서 .

그러니까 ,
기다려줘 .






「 열 번째 조각 . 소녀의 묵음기도 」



애니마 조각은 아직 다 밝혀진 건 아닙니다 .
챕터 루트에 따라 조각 내용이 더 추가될지 삭제될지는 나중에 밝혀질 일 .

쉬는시간에 광속으로 올리고 나님은 이만 도주 .
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