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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A/진행 및 이벤트

last modified: 2015-04-27 02:56:40 Contributors


1. 스토리


1.1. 초여름의 진행

아비디테와 오엘리에서 각각 행렬이 출발했다. 통합된 이래에 세 가문이 처음 모이는 행사에 전국의 귀추가 쏠렸고, 출발 소식을 받은 젤루이즈는 급하게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젤루이즈가 받은 축복은 저번의 아주 추웠던 겨울에 새로 발견한 광산에서 굉장한 양의 금이 나왔기에 예산은 풍족했다는 것 정도였다. 요한과 로즈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게 출발하기로 했으며, 다른 이들은 한 발 앞서 먼저 북쪽의 차가운 땅으로 향했다. 이들을 환영하는 파티는 삼일에 걸쳐 개최될 예정이며, 파티 이후에 공식적인 자리가 마련 될 예정이다. 모든 귀빈들을 위해 젤루이즈는 성의 모든 침실을 개방했다. 공식적인 자리가 만들어질 때까지, 어떻게 행동할 지는 자유이다.


  • 아비디테와 오엘리에서 젤루이즈로 향하실 분들은 <이동레스 한 레스>(중요)(강조)를 써주신 후 이동해주시면 됩니다!

* 이동레스는 캐릭터 심정을 적어주셔도 되고, 여행길을 묘사하셔도 되고, 엑스트라한테 친절하거나 화풀이 하셔도 되고... 캐릭터의 개성을 드러내면 더욱 좋습니다.

* 파티는 현실 타임으로 월요일부터 시작입니다.

* 거주하시던 곳에서 젤루이즈로 이동하시는 분에 한하여 잠시 <심복> 시스템을 일부 오픈합니다. 이 시스템을 쓰실지, 마실지에 대해서는 자유입니다. 충실한 심복(후에 심복 시스템에서는 간사한 심복, 영악한 심복, 멍청한 심복 등이 추가됩니다)을 심어 자신이 그곳을 떠난 동안 <한가지>의 사실에 대해 조사할 수 있습니다.

EX
로즈 : 죽음의 꽃이 남는다니 거슬리는구나. 그녀의 행적을 꼼꼼하게 보고해다오.
요한 : ...리처드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고해다오.

EX2
로즈 : 내가 없는동안 사교계에서 어떤 소문이 퍼졌는지 알려주련(특정 인물이 아니라 넓은 범위의 경우 전반적인 사항만 가능함)
요한 : 없는동안 카밀리아 누이에게 나쁜 일이 없는지 지켜다오(기사를 심복으로 삼을 경우 이런 지킴도 가능함)

같은 류입니다! 이 외에도 응용방법은 무궁무진! 실제로 NPC들은 저 질문이 아닌 다른 것을 조사합니다. 웹박수로 보내주셔도 되고, 본스레에 남겨주셔도 됩니다!


1.2. 에르센 축제

서리가 얼어붙은 땅이 서서히 녹아내리고 푸른 신록이 머문다. 젤루이즈의 부지런하고 억척스러운 아녀자들도 털옷을 짓던 손을 멈추는 유일한 계절이었다. 두 달 남짓하여 불어오는 따뜻한 햇살은 평소 무뚝뚝하고 엄격하기로 유명한 젤루이즈의 주민들 또한 밝아지게 만들었다. 저번 겨울이 유난히 혹독했던 것을 위로하며, 그리고 오엘리와 아비디테에서 오는 손님들을 환영하여 열리게 된 축제의 이름은 ' 에르센 축제 ' 가 되었다. 에르센은 북부의 땅이 풀릴 때만 탐스럽게 피어나는 금빛꽃의 이름이다. 꽃잎은 넓적하고 큰 편이며, 암술과 수술은 하얀색이다. 꽃말은 보통 기다림으로 쓰이나 또 다른 뜻에는 얌체, 어부지리, 박쥐 같은 뜻이 있다.

축제는 총 삼일에 거쳐 열리며 마을 중앙 광장에서 열린다. 각종 노점이 즐비하게 들어서며, 하루종일 음악과 춤을 출 수 있다.
두번째날에는 축제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젤루이즈의 모든 사람들이 가면을 착용하는 것이 전통이다. 이 전통은 설귀가 혹여나 질투하거나 해꼬지를 할까 싶어 모두들 인간의 얼굴이 아닌 가면을 쓰고 그들을 환영하는 것이다. 만약 맨얼굴로 다니는 사람이 있으면 주위 사람들이 친절히 가면을 얼굴에 억지로 덮어준다.
세번째날은 가면을 벗고 축제를 더 즐긴다. 사냥 대회가 이때 열린다. 설귀가 더이상 접근하지 못하도록, 그리고 따뜻한 계절이 좀 더 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몸에 에르센의 이파리나 꽃잎을 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 지금부터 축제의 시작입니다. 마음껏 즐겨주세요:)

* 지금부터~8일 : 첫째날, 9일 둘째날, 10일 셋째날입니다. 리얼타임으로 목요일 오전 6시에 축제가 끝납니다.


1.3. 잠시간의 휴식

3일간의 축제가 끝나고 난 후 북쪽의 바람은 조금 더 더워졌다. 에르센 축제가 끝나고 난 다음날의 저녁이었다. 여행으로 쌓인 피로와 축제를 즐기는 동안 누적된 피곤함을 달래는 의미로 공식적인 행사는 조금 늦춰진 밤에 열리게 되었다. 젤루이즈며 오엘리, 아비디테에서 온 모든 이들은 성의 연회실로 모이라는 이야기를 받게 된다. 사치를 부리지 않는 북쪽이라고 하더라도 귀빈들을 대접하는 연회실은 화려했다. 고대 사슴의 뿔을 그대로 박제한 장식품하며, 북부에서만 자라는 누에고치로 짠 은빛의 카페트와, 검은 겨울의 나무로 만들어진 원목 테이블까지 있었다. 이미 연회실에는 요한을 제외한 이들이 도착했다. 로즈와 리하르트, 이리나는 이미 도착한 후였다. 로즈와 이리나는 우아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며, 리하르트는 자신의 자녀들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1.4. 만남

1.4.1. 시작

" 왕께서 도착하셨습니다. "

왕의 호위군 중 한 명이 그렇게 말하자 연회실에 있던 모두가 예를 갖추었다. 즉위한 지 채 5년도 되지 않은 젊은 왕. 그의 모습을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잡담은 이어지지 않았으나 두근거림과 소란스러움의 분위기는 남아있었다. 그러나 두꺼운 문이 열리고 요한이 들어서자 조금의 수근거림마저 화염 속의 재처럼 사그라들었다. 날카롭고 젊은, 오만한 왕. 비록 그가 성인이 된 지금에도 아비디테의 실질적인 권한은 로즈에게 가있다고는 하지만, 출생부터 그 누구와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고귀한 정식비의 장남이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지배하며 살아온 사람 특유의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가 그에게서 흐르고 있었다. 차갑고 신경질적인 눈동자는 주위의 그 누구도 훑지 않은 채 당당하게 앞을 보고 있었다. 요한은 천천히 걸었고, 이내 모든 무리의 가장 앞에 있는 리하르트와 이리나, 비비안의 앞에 섰다. 고개 숙인 그들의 앞으로 요한의 검은 신발이 보였을 것이다. 젊은 왕이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 고개를 들라. "

1.4.2.

요한은 이 모든 상황을 각막에 새기는 것처럼 천천히 모든 것을 바라보았다. 요한의 눈에 무엇이 비추어지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리라. 그건 어쩌면 에른스트의 멈추었던 흉부가 어느순간 다시 시작하는 것을 담았을 지도 모르고, 레미의 눈동자에서 더운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본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라면 이 상황에서도 호기심을 참은 채 고개를 계속 숙이고 있는 카마인을 향한 것일지도 모르고, 비비안의 꾹 내려앉은 속눈썹 안의 청색 눈동자를 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필립의 불타오르는 속내를 뒤집어보는 것일 수도 있었다. 어찌되었든.

" 뭐, 차기 북부의 영주가 칼솜씨를 보여주었고, 혹한의 영주까지 이리 말했으니 오늘은 특별히 손가락 하나로 넘어가도록 하지. "

특별히라는 말에 강조를 붙인 요한은 품안에서 단도를 하나 꺼내어 리하르트의 앞에 던진다. 리하르트는 단도를 두손으로 받는다. 금으로 만든 검집에서 칼날이 빠져나오는 소리는 섬뜩하다. 리하르트는 눈을 깜박이지도 않은 채 왼손의 엄지 손가락을 잘라낸다. 비단 카펫에 피가 머문다.

" 북부는 여자가 용감하더니 사실인 모양이군. "

에일리나의 당돌한 발언에 젊은 왕은 섬세한 머릿결을 비비 꼰다. 묘한 미소가 감돈다.

" 그럼, 리하르트의 여식인 네가 대신 죄를 치르겠다는거군. 좋아. 내일 내게 따로 찾아오도록. "

왕은 멋대로 명령을 내린다. 리하르트나 이리나, 에른스트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오만한 왕은 유유히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1.4.3. 결과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먼저 오늘 이벤트의 물질적인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1. 아르노의 수첩이 요한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2. 리하르트의 왼손 엄지손가락이 잘렸습니다
3. 레미의 경우 한동안 오른팔과 왼다리를 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부목을 대주세요.
4. 내일 에일리나주는 오후 6시 이후 접속 가능한 시간을 알려주세요:)

1.4.4. 코멘트

에른스트! 북부 젤루이즈의 장남으로서 훌륭하게 잘 처신했다고 생각합니다! 요한은 유치했다고 하지만, 출혈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적합한 방안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에른스트의 본 캐릭터인 가족에 대한 적절한 무심함과 더불어 냉철함이 돋보였어요! 에른스트의 캐릭터는 원래도 잘 잡혀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더욱 알게 된 거 같아 기쁩니다!

비비안! 본인이 남부의 영주가 아니라 대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나서지 않으며, 최대한 오엘리를 보호하는 쪽으로 가기에는 요한의 관심을 끄는 것이 적절했는데, 계속 온유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도 좋았어요! 다음에 따로 만날 때가 기대되는군요!

페퍼! 비록 페퍼가 목소리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비비안을 걱정하고 보조하는 것이 모든 동물들에게 사랑받는 페퍼의 인격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오엘리와 비비안을 생각해 얼굴 표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걱정하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요한나! 아비디테의 공주님이자, 요한의 누이, 그리고 로즈의 딸아이로서 가장 잘 어울리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익숙치 않은 요한을 보고 떨던 점, 그러나 어미인 로즈의 말에 다시 안도감을 얻은 점, 그리고 아비디테의 별이자 공주님이라는 캐릭터성에 맞추어 잘 어울리는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필립! 요한은 그렇게 말했지만, 오늘 필립이 보여준 행동은 용기 넘치는 행동이었습니다! 방만이 아니에요, 용기였습니다. 솔직히 필립이 거기서 치고 들어올 줄은 몰랐기에 당황했지만, 그와 동시에 기뻤어요. 앞으로 필립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고 변화할 지 점점 기대가 되네요!

레미! 레미의 경우 오늘 캐릭터성에 잘 맞추었습니다! 만약 요한에게 더욱 대들지 않았다면 그건 레미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사실 젤루이즈가 너무 미워 이런 식으로 복수하려고(.....막장드라마 좋아함) 하는가 싶기도 했지만, 레스 읽으면서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알게되었습니다! 이 이벤트 이후 어떤 선택을 할 지 궁금해지네요!

아르노! 수첩은 아비디테에서 앗아가겠지만, 그가 요한과 로즈를 일찌감치 만난 것은 행운이될지, 불행이 될 지 가히 궁금해집니다. 오늘 멋진 퍼포먼스였으며, 아비디테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겼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만남을 통하여 아르노가 얻게 되는 것이 있었으면 정말로 좋겠어요!

카마인! 중급 관리이자 야망이 넘치는 그로서는 오늘처럼 이렇게 관계를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해요! 모든 장면을 주의 깊게 보며, 인물 하나하나에 평가를 내리며 판단한 카마인인만큼 이것을 어디에 쓸 지 더욱 긍금해집니다! 멋졌어요!

1.5. 만남 번외-에일리나

『두근두근 요한이랑!』1화

1.5.1. 시작

어젯밤에는 잠을 설쳤다. 온갖 생각이 떠올랐다. 거의 미친 개에게 운 없이 물린 것처럼 생각도 못한 처사를 당한 사람들. 싸하게 끝난 어제의 분위기. 그리고 오늘 여섯시에 따로 찾아오라던, 언행 하나하나 광기가 묻어나던 왕의 얼굴을 떠올리며 다섯시부터 하녀의 도움을 받으며 찬찬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거울을 보니 피부가 유독 까칠해 보이는 것 같아 다시금 세수를 하고 장미수를 얼굴에 발랐다. 뺨과 볼을 옅은 붉은색 연지로 물들이자 촉촉한 피부에 생기까지 도는 것 같아 어제부터 계속 마음고생을 했다는 것은 전혀 얼굴에 드러나지 않았다.
장식이 너무 과하지 않은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한데 모아 오른쪽 어깨 너머로 넘겼다. 하염없이 머리를 빗질하며 화장대 앞에 앉아 있으려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회색 곰인현 위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레비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 아비디테의 누군가를 따라 왕이 묵고 있는 침실로 향했다.

한 발짝씩 내딛을 때마다 심호흡을 하며 애써 마음을 다스렸다. 너무 긴장하지 말자. 차분히 마음을 가지고 그 어떤 처분이라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으면……. 앞서 가던 시종이 문을 두드리고 안에서 들어오라는 소리가 나면 문이 열린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세 발짝 걸어 왕의 모습이 보이자 드레스 자락을 쥐고 한 손은 가슴에 올린 채 고개를 숙였다.
"젤루이즈의 장녀 에일리나 젤루이즈, 폐하를 뵙습니다."

1.5.2.

" 대답 잘 들었단다. "
에일리나의 대답에 요한은 의식적인 미소를 띄운 채 짧게 대답했을 뿐이다. 그의 얼굴에서 만족이나 불만족의 기색이 지나가는 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요한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만찬 시간이 다 되었다는 시종의 말에 아쉬운 듯이 일어났을 뿐이었다.
" 저런, 아쉽게도 이만 시간이 되었구나. 젤루이즈양, 다음 번에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즐거울 것 같아. 그래, 자네가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는다고 간곡히 부탁했었지. 그럼 이리 하도록 하자. 내가 부르면 언제든지 오는 걸로 하자꾸나.히익 "
요한은 그렇게 말하며 에일리나에게 정중한 예를 갖추며 손을 내밀었다. 그의 눈동자는 에일리나가 처음 보았을 때와 같이 온화해졌다.
" 그럼 젤루이즈양, 만찬에 가는 길 동안 에스코트할 영광을 제게 주겠습니까? "

1.6. 만찬

아비디테와 오엘리, 그리고 젤루이즈의 인사들이 모인 가볍고도 거대한 만찬이었다. 정식적인 시찰을 돌기 전, 마지막으로 열리는 비공식적인 행사일 터였다. 저녁 식사로는 사슴 스테이크와 북부의 로제 와인이 메인 메뉴였다. 이미 식당에는 사람들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고, 잔과 식기 같은 세팅들은 깔끔히 끝난 상태였다. 식탁의 가장 상석이 비어있었고, 그 바로 옆에는 로즈가 자리잡고 있었다. 오엘리의 영주와 젤루이즈의 영주, 영주 부인을 위한 자리가 비워져있었다. 가벼운 만찬의 시작이었다.

1.7. 만찬 번외-필립

『두근두근 요한이랑!』2화

1.7.1. 요약본

J-요한, P-필립

J
" 들어오세요. 오는데 불편함은 없었나요? "
“아무 불편함도 없었습니다. 긴장하여,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더디게 느껴졌을 뿐이옵니다.
" 하하, 참 솔직해요. 재밌어요. 필립이라고 했나요? 긴장 풀어요. 설마 죽이겠나요(ㅎㅎ)? "
(ㅎㅎ)

P
“미천한 저를 이렇게, 굳이 따로 부르신 것에는 부러 그러지는 않겠다는 뜻도 은근히 표현하신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렇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J
" 그렇지. 재밌고, 영리하구나. 주제 파악이란 건 중요한 일이지. 혀를 놀리는 데 조금만 조심하면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구나. 자, 네 얘기를 들려주렴. 그 어떤 것이든 좋단다. "

P
“들려드릴만한 거창하고 재밌는 얘기는 없습니다만……폐하가 저를 마지막으로 보셨을 만찬회 이후로 하루 남짓이 지났을 뿐이지만, 제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정도일까요. 그것이 아니라면 폐하께 이리 막힘없이 말씀을 올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폐하께서 의도하신 일은 아닐테지만, 그날의 일이 있었기에 변화의 계기가 생겼습니다. 감사드리며, 혹 하나를 여쭈어도 될런지요.“

J
" 네게 생긴 변화가 무엇인지 내게 고하고 난 뒤에 질문을 허락해줄게. 자, 이야기해봐. 마술사. "

P
“재미없는 이야기지만, 저는 자라면서 스스로 생각을 했던 적이 적은 것 같습니다. 마술사로 키워졌고 ‘오르테가‘라는 마술사로 생각했습니다. 손익을 따지고 눈치를 봤으며 속이고 눈길을 끌 생각을 하는 것이 마술사입니다.
그런데 그날은, 정신을 차려보니 그리 말하고 있더군요. 물론 그 이후에는 마술사의 허영과 자만이 끼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필립‘이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충격을 받고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고, 어느 정도의 답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변화했다고는 하지만 비뚤어진 대부분이 사라졌고, 곧은 일부분만이 세워졌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J
" 장황하구나, 마술사야. 난 네 과정이 궁금한 게 아냐. 네가 얻은 답이 궁금한거란다. 그래, 네가 얻은 곧은 것이 무엇이니? "

P
“말하자면 변화는 헛됨을 몰아내고 진심을 찾아내, 차곡차곡 쌓기로 결심함을 이르는 것입니다.“

J
" 추상적이고, 연약하구나. 그럼 약속대로 질문은 들어주마. 내게 무슨 대답을 듣고 싶니? "

P
“아직은 발을 내딛은 소년에 불과할 답입니다. 너그럽게 넘어가주셔서 감사드릴 뿐입니다.
묻고 싶은 것은……다름이 아니오라. 저를 이리 부르신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옵니다. 어찌 제게 흥미가 동하셨나이까?“

J
" 푸른 수면이 잠잠할 때 일렁이는 물보라를 세어본 적이 있니? 아니면 겹겹이 포개진 꽃잎의 개수가 궁금해진 적은 있어? 그런 것일 뿐이란다. 그것의 연장선,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냐. "

P
“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알아들었습니다.“

J
" 어떻게 알아들었니? 말해보렴. "

P
“중요하지 않은 일이기에 알지 못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기가 어렵기에 그런 욕구가 치밀어오르는 일이라고 생각했사옵니다.“

J
" 그런 욕구가 무엇이지? 나는 추상적인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 추상적인 것은... 감정들만이 아름다울 뿐이야. 언어들은 아름답지 않단다. 정확하게 말해보렴. 네 생각이 무엇인지. "

P
“폐하께서는 영특하시지만 두 눈을 가질 뿐인 인간이기에,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을 볼 수 없사옵니다. 평민인 제가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하께서 짐작하기에 쉬운 일은 아니라서, 저를 알고자 하시는 것이 아니옵니까?“

J
" 마술사야. 그래서, 넌 내가 너를 알아줬으면 하는 거니? 네 생각을 짐작해줬으면 좋겠어? 그게 아니라면 왜 이리 말을 돌리는지 모르겠구나. 넌 나를 싫어하지 않니? 내가 네게 흥미를 가지는 건 네 입장에서 반가울리 없을텐데 왜 이리 대답하는지 모르겠구나. "

P
“제가 폐하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겠사옵니까. 반갑지는 않고, 두렵기까지 하지만, 제 얕은 식견으로는 그렇게밖에 알 수가 없어서. 혹여 다른 뜻이 있사오면 가르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J
" 그대가 내게 가르쳐 준 것이 없어 나도 가르쳐 줄 것이 없다는 게 안타깝군. 선질문과 선문답의 투성이였어. 떠보는 것 투성이였지. 좋아하지 않아. 오늘은 그 아무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 그대도 마찬가지였지? "

P
“(잠시 생각)그렇군요. 아무래도 많이 배워야할 것 같습니다. 진실된 대화라는 것은 아직 제게 어렵습니다.“

J
" 그래. 그렇지만 앞으로 나와 대화할 기회는 없겠지. 그리고 타인과도. "

" 넌 오늘 혀가 잘릴거니깐. "

P
(얼굴 질림)
“혀를, 말이옵니까? 이 말하는 법이 그렇게나 마음에 들지 않으신지요.“

J
" 마술사. 난 그대에게 여러번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해. 그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

P
“그것은……확실히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제가 미숙한 탓에.
만회할 기회를 주십시오. 혀가 잘리는 것도……두렵지만, 제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이 그렇게 형편없는 것으로 기억되기도 싫습니다.“

J
" 좋아요. 제가 원하던 답변이네요. 자, 그럼 그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봐요. 왕이 평민인 그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고 말하는 거예요. 기대할게요. "

P
“먼젓번엔 절 부른 이유를 여쭈었으나 정말 궁금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절 알고싶으실 거라 생각한 것은 제가 폐하를 알고싶기 때문일 거라고...생각합니다.
폐하께서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지금까지 보이신 모습 중에는 무엇이 가장 그 진심에 가까운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J
" (진짜 유쾌하게 웃는다) 하, 하핫. 하하하핫! 나에 대해 알고 싶어? 좋아. 재밌네. 그럼 말해봐. 요한 아비디테에 대해 알고 싶은거야, 아니면 왕에 대해 알고 싶은거야? 둘 다 따위같은 재미없는 답변은 사양이야. 마술사씨? "

P
“요한 아비디테입니다. 저를 이리 부른 것은, 그리고 제가 궁금한 것은.“

J
" 내가 널 왕으로 부른 게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 불렀다고 생각하는거야? "

P
“왕이 평민을 남들이 알지 못하게 불러낼 까닭이 있사옵니까?
물론 그 둘이 완전히 별개는 아니라, 제가 그 중 하나만 대할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J
" 흐응, 왕이 평민을 따로 불렀다고 하면 부담되는 건 그대일까, 나일까? 연유는 어디에서나 존재해. 마술사, 그럼 넌 왕이 아닌 요한 아비디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

P
“부담스러운 것은, 평민이군요…….
필립이 요한에 …… 처음에는 제멋대로이며 광폭하다고 생각하였으나, 다음날엔 똑똑하며 절제가 뛰어나다고 생각했고, 그 다음날인 오늘은 전혀 모르겠다고 두 손을 들었습니다.“

J
" 그렇지? 그대가 내 배려에 너무 감사해서 눈물을 흘리다 익사하지 않았으면 해(ㅎㅎ) 하하, 요한? 아주 격을 내려버리는구나. 왜. 반말도 하지 그러니(ㅎㅎ)? "

P
“어, 철저하게 떼어두시는 것을 원하시는 것 같.....실례했습니다. 너무 넘겨짚었습니다.“

J
" 아니에요, 재미 있었어요. 그대가 반말을 했다면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으응, 역시 부르기 잘했어요. 근래에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유쾌한 대화였어요. 그에 대한 답변을 주기에는, 역시 우리는 아직 호감도가 낮죠(ㅎㅎ)? 언젠가 그대가 내게 물을 날이 다시 온다면 대답할게요. 대신, 오늘 상을 하나 줄게요. 무엇을 가지고 싶나요? 귀족의 신분? 어여쁜 아가씨? 아무거나 말해봐요. "

P
“재밌게 여기셨다니 다행입니다.(덜덜
……무엇을 청하기에는 저는, 말 그대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릅니다. 다음번에 다시 뵙게된다면 그때 같이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J
" 아니되어. 그대, 기회는 한번 뿐이란다. 그대가 특별히 유쾌했으니 마지막 기회를 줄게. 무엇을 가지고 싶니? "

P
“저는 제 혀를 가지고 나가는 것으로 만족하겠사옵니다. 그 외의 것이 만약 허락된다면, 다음에 폐하께 무례를 범하는 자의 처벌을 결정할 권리를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J
" 그래, 좋아. 그대가 나와 함께 있는 자리라면 한 번은 권리를 내주도록 하지. 즐거웠어. 그대, 혀를 조심하길 바라. 나와 다음에 대화할 수 있도록. "


1.8. 요한&카마인

『두근두근 요한이랑!』3화

요-요한, 카-카마인


"부르셨습니까, 폐하."


" 그래, 불렀어. "


"영광입니다 폐하. 미천한 저를 불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무엇을 말씀하고자 하심인지 감히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 미천하다라. 내가 그대를 왜 불렀을 것 같아? "


"....알지 못하겠습니다. 폐하께서 제게 관심을 둘 이유가 있는지조차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이전에 폐하의 의중을 감히 짐작하려 드는 것부터가 제 분수를 넘어서는 짓이라 생각합니다."


" 북부 출신이라더니 어법은 완전히 아비디테군. 그래, 이런 것도 가끔은 나쁘지 않지. 대신하는 여왕이 자네를 눈여겨보더군. 알고 있었나? "


"...예?..죄송합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말씀을 들은 지금도 그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하겠습니다.
...혹,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폐하, 하지만 감히 묻사오니, 어떠한 연유에선지 제가 알 수 있겠습니까?"


" 왜 이리 묻는 것을 좋아할까. 모두들 내게 외람되지만, 감히, 가능하다면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물으려고 하는군. 글쎄. 그건 네가 더 잘 알지 않을까 싶군. 눈길을 받은 건 네가 아닌가? "


"..폐하께서 허용하지 않으신다면 이후로는 감히 질문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없는지는 폐하께서 정하시는 것이니까요. ....제가 여왕 폐하의 눈길을 받지 않았나 짚이는 일은 한군데 있사오나, 저는 그 눈길이 저를 향한 것은 아니라 생각하였습니다."


" 네 태도는 마음에 들면서도, 성에 차지 않는구나.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 거겠지. 네게서 더 들을 말은 없을 것 같구나. 왕과 독대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란다. 마지막이야. 하고 싶은 말을 해보렴. "


"그리하면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폐하.아르노라는 자가 반역을 꾀하고 있습니다.리처드 왕자를 추대하겠다는군요."


" (싱긋 웃으며) 좋아. 기회를 잘 살렸네. 네가 방금 한 말은 아비디테 가문에 대한 모욕이 될 수도 있다는 점 알고 있지? 자, 증거를 말해봐. "


"......폐하께서 압수하신 책 기억하십니까. 그곳에 적혀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제가 그자의 반역 행위에 대해 알고 있는 이유는 그자가 저에게도 모반에 가담하지 않겠느냐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 흥미롭네. 조금이지만. 그래, 그러면 넌 그자에게 무엇이라 대답했을까? "


"제가 얻는 것은 무엇이냐 물었습니다, 폐하. 그리고 그 답은 얻지 못했습니다."


" 하, 아르노라는 자도 정말 대책없구나. 그래. 그럼 네가 이 이야기를 내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보를 제공한 대신 네가 원하는 걸 내가 내주었으면 하는거니? "


"아니라고 하면 거짓이겠지요. 그러나 소신은 이 하나의 정보만으로 무엇을 얻고 싶어할 정도로 뻔뻔한 작자는 아니옵니다. 청하건대, 앞으로도 쓰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주십시오".


" 분수를 잘 아는데다 너무 나서지 않고, 딱 한계까지 맞출 줄 아는구나. 최고위관리에는 못 앉더라도 고위직에는 앉을지도 모르겠네. 그래, 좋아. 그럼 하나 명을 내릴게. 네가 답변을 가지고 올 때만 난 너를 만날거란다. 아르노라는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오렴, 카마인. "


"명 받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