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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imori Famiglia/고쿠요편

last modified: 2015-04-27 02:56:42 Contributors

상위항목 : Namimori Famiglia


1. 전초전


학생->바리아->아르꼬발레노->학생이 있고나서 며칠이 지난 날의 저녁, 하쿠토는 길을 걷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평소와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 그 길이 '고쿠요'의 마트로 가는 길이라는 것이었다.

"왜 나미모리의 마트들이 하나같이 다 문을 닫았거나 계란이 없거나 둘 중 하나인걸까."

고쿠요까지 오고, 정말 귀찮게 되었다며 그는 한숨을 쉬려고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 순간, 검은 그림자 하나가 손수건으로 그의 코와 입을 막았다. 곧 하쿠토는 축 늘어졌다.

"...왜 고쿠요까지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잘 된 일이야. 좋아, 인질이다. 물론 그 전에 이녀석을 아는 다른 사람들이 이 일을 모르게 해야겠지만."

그림자가 무엇인가를 중얼거렸다. 이상한 빛이 퍼졌다.
그 빛이 사라지기 직전, 둘은 곧 사라졌다. 마치 그림자가 어둠에 녹아내리는 것 처럼, 순식간에.

--

응접실에 이상한 서류, 아니, 서류라 불리기에는 좀 아닌 종이들이 쌓였다. 하나같이 '고쿠요 중학교의 학생'이 시비를 걸어오니, 어떻게 좀 해달라는 것이었다.
부위원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갑자기 고쿠요 중학교에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걸까. 베니카가 무서워서라도 이런 일을 벌일 녀석들이 아닌데.
일단 그는 그것을 위원장께 보고하기로 했다.

~안내~
-시간대는 학생->바리아->아르꼬발레노->학생이 일어나고 3일 후입니다. 와, 시간점프했다!
-하쿠토가 납치되었습니다. 돌리는데 약간 지장이 생기겠군요.
-캐릭터들은 하쿠토가 없다는걸 눈치채지 못합니다. 다만 약간 '이상하다'라는것만 알아주세요.
-고쿠요중 학생들이 나미중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기 시작합니다. 나미중 학생들의 불안감이 상승합니다.
-오늘 오후 6시부터 출첵을 시작합니다. 학생 위주 이벤트인만큼, 학생 수가 적으면 미뤄질 수 있습니다.

2. 고쿠요전


*시간대 : 오전 10시, 장소 : 학교

교내 방송실을 리본이 무단점령한건지 아닌지, 여하튼 방송이 들려왔다.

『츠키노와 요조라, 쿠로시로 타마치, 나라 코지로, 키리시마 케이이치는 지금 당장 체육관으로 오도록. 이상.』

~안내~
-학생들은 체육관으로 가세요.
-단문 허용.



으..... 졸려.. 눈앞은 흐릿해지고 정신은 몽롱해질 무렵.
내 이름이 들려 정신을 번쩍! 차리면 지금 당장 체육관으로 오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갸웃- 이지만 무슨 일이 있는건가~ 하고는 조용히 교실을 빠져나와 체육관으로 향한다.
그러고보면... 목소리가 어디서 들은듯한.. 지나가면서 본듯한 풍경과 비슷한 느낌?
--
"뭐여 이건,왜 또 부르는건데에에...귀찮단말야."

졸린 눈을 비비며 교실을 나선다.중간중간 빈 책상들도 보이는데.설마 몸쓰는일 때문에 부르는건가?
뭐,몸쓰는일이 자신 없으면 내가 뭐에 자신이 있겠냐.목검 두자루를 쓱싹 소리 내며 휘둘러 보고는 체육관으로 들어온다.

"뭐,어느놈들 패줘야 하는건데?"
--
"응?"

연필을 사각거리며 필기를 하던 그가 방송에서 들려오는 제 이름에 고개를 들어 그 쪽을 바라보았다.
..나 뭐 잘못했나? 기억나는 건 없는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유없는 불안감에 끙-하는 신음 소리를 낸 뒤 자리에서 일어난다.
싫다고 해서 안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유를 아는 편이 훨씬 마음이 편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의외로 별 거 아닐수도 있잖아? 음.
빠른 걸음으로 체육관으로 향한다.



체육관은 지난번과는 달리 정말 체육관스러웠다. 그리고 이걸 다른 말로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가 될 것이다. 오늘은 체육관에 용무가 없나보다.
리본이 자꾸만 이것저것으로 모습을 변형시키는 레온(밥솥에서 막 고데기로 변했다)을 품에 안은채로 그들을 맞았다.

"옥상으로 부르려고 했는데, 그러면 뭔가 싸워야 할 것 같아서 체육관으로 불렀어. 그리고 오늘 부른 이유는 이거."

레온을 잠시 바닥에 내려놓은 그는 이내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협박장이다.
앞면에는 '바리아와 아르꼬발레노를 합쳐서 셋 이상 올 시, 이 학생의 목숨은 보장할 수 없다.'라 적혀있었고, 뒷면에는 '봉고레의 차기 보스를 데려올 것'이라는 글귀와 고쿠요 헬시랜드까지 오는 약도가 있다.

"인질이라고 데려간 사람이 차기보스라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참. 사진도 함께 오더군. 아, 이것도."

리본이 보여준 사진에서는 머리카락이 어깨쯤에서 잘린 것 같은 하쿠토가 멍하니 측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평소보다 조금 더 멍해보였고, 근처에 두꺼운 양장본 하나가 있다.
그리고 함께 온 것은... 누구것인지 확실한, 긴 머리칼이었다. 고무줄로 중간에서 묶여있다.

"아무래도 납치당한 것 같아. 분명 이번 고쿠요 학생들의 이상과 관련이 있겠지. 지금부터 파티를 결성할거야. 물론 남아도 좋아.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도록."

레온이 이번에는 괘종시계로 변했다. 스스로도 당혹스러운 듯 하다.

~안내~
-질문이 있다면 하세요.
-파티에 참여하여 고쿠요에 쳐들어갈건지, 나미모리에 남을지 선택하세요.



"좋아.그렇다면 싸워줘야지."

목검을 빙빙 휘두른다음 말한다.요즘 말야,내가 보여준것도 없고 입만 살아있다고 계속해서 뒷담화 듣는것 같은데 말이지.
이참에 한번 내 실력을 다른 애들 눈에 똑똑히 각인시켜서 내가 그렇게 뒷담화 들을만한 인간이 아니란걸 보여주겠어!

"뭐,신나게 패줘도 상관 없지? 뼈 한두군데는 부러질것 같은데 말야."

목검이란게 맞으면 아프기만한 무기도 아니고,충분히 살상무기다.이거,맞으면 사람 뼈따윈 순식간에 박살난다고.
--
아기? 아! 아기로군! 그런데 왜 부른걸까? 하면서 가만히 이곳으로 부른 이유를 듣는다.
무언가를 보여주면 거기에는 바리아? 아르꼬발레노? 이상한 단어와 이 학생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는 협박문이 적혀져 있었고 어딘가로 가는 약도가 그려져있다.
이어서 리본- 이 한 말을 듣고는 "아!" 하고 놀란 소리를 낸다. 인질, 차기보스, 납치. 설마! 하고 번뜩! 이면 멍한 얼굴의 사와다군이 찍혀있는 사진이 보였다.

"고쿠요? 옆동네? 요즘 고쿠요 학생들이 말썽이라는 소리는 들었슴다.. 그런데 사와다군이 납치를..."

한마디로.. 갈것인지 아님 남을것인지를 정하라는 것. 부들부들..

"당연히 가야하는것 아님까! 자칭 친구로써 사와다군이 납치됐는데! 구하러 가는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저는 가겠습니다! 옆동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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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화났다. 아니, 조금 많이 화났다. 어쩌면 조금 많이가 아니라 정말 많이 화가 났을 지도 모른다.
감히 나는 손도 못 대는 나미모리의 학생들을 건드리는 것으로 모자라 감금에 협박까지 하다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도마뱀 꼬리. 억지로 자르면 고문이야."

기다란 머리카락을 보며 툭 내뱉은 뒤 팔짱을 턱 끼고 리본을 응시한다. 무슨 말을 할 지 알 것 같아?

"백마 탄 왕자님은 저기 셋이나 있지만, 뭐."

어쨌든 싸우러 간다는 이야기였다. 남은 사람들은 리본이 처리 해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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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아기가 말을 참 유창하게 하네.
무거운 분위기와는 별개로 속으로 작게 감탄한다. 어쩐지 말로 하면 맞을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런데 차기보스는 뭐고, 아르꼬발레노와 바리아는 또 뭘까.
알 수 없는 단어들의 나열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저 사진에 찍힌 학생이 우리학교의 학생이며 납치되었다는 것과 그 원인이 제가 2년 전까지 다니던 학교라는 정도였다.
이상하다. 고쿠요가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인질까지 있는 이상 피할 일은 아니겠지, 일단은 후배고. 누군지는 몰라도 걱정되니까.

"도움이 된다면 갈게."

긍정의 의사가 담긴 말을 꺼내고 잠시 생각하더니 무언가 떠오른 것이 있다는 듯이 아, 하는 탄성을 낸다.

"나 일단 운동분데 폭력 사용해도 괜찮은 거야?"



"뭐,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해 봐. 뼈를 부러뜨리던, 폭력을 쓰던."

레온이 계속해서 이번에는 리본이 쓴 것과 똑같이 생긴 중절모로 변했다. 리본은 그런 레온을 한 손에 들었다.

"그럼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가 가는걸로 알겠어. 혹시 챙길 물건이라던지, 있나? 가기 전에 대비를 해둬야 하니까."

~안내~
-혹시 던젼 들어가기 전에 할 거 있으면 하세요.



"혹시 진검같은거 있으면.가져갈텐데 진검은 없으니까-"

하긴,있으면 살인죄로 바로 경찰에 끌려가겠지만서도.이미 목검으로 사람 후려치다 잘못하면 사람 잡을기센데.
뭐..리본이 알아서 잘 무마해주겠지,저기 고쿠요쪽에 있는 애들도 그냥저냥 범죄자 애들같으니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을거고.
-
"진검이라... 지금 준다고 하면 쓸 수 있나?"

진검을 줄 의향이 있는 모양.
-
"내가 진검 쓰면 진짜 사람 죽인다고,괜찮냐?
납치범을 죽인다는건 말이 안되잖냐.적어도 대량학살범쯤은 되야,아니..."

막상 진검을 준다니까 별로 쓰기는 싫다.목검보다야 낫겠지만 그래도,사람을 내 손으로 죽인다는건...
아니.그냥 사람 죽는걸 보고싶지가 않다.목검으로도 충분해.
-
"확인해보니 그녀석들은 예전에 중소마피아를 몇 개나 몰살시킨 장본인이라 하더군. 진검, 써라. 위험한것보다는 나을거야."

어느새 연락을 받고 새들이 무슨 꾸러미를 날라오는게 보인다.
리본은 그 중에서도 검 한 자루를 스타워즈에게 건넸다.
--
모든 상황 설명을 듣곤, 공중에서 갑자기 퐁하고 나타나 바닥에 가볍게 착지한다.

"도대체 차기보스 관리를 어떻게 한거냐.."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회색빛의 쪽쪽이를 잠시 바라보곤 이어말한다.

"'불꽃'의 사용은?"

신체능력으로만 싸워야 하는 것이라면야 각인을 해제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자신에게는 그것이 더 좋기도 했었고..
-
"그쪽에서 무슨 수를 썼겠지. 아니면 바리아 전원과 아르꼬발레노 전원이 모를리가 없으니. 그리고 불꽃은... 쓸 필요가 있을거라 판단되면 쓰도록."

되도록이면 쓰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
"아, 그렇다면야."

상대에 따라서는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게 많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부터 괜한 걱정해서 기죽을 이유는 없다.
그보다 저 카멜레온 계속 변하는 것 같은데 왜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 걸까. 게다가 저 아기 뭔가 이상해.
의문이 담긴 눈길로 리본을 바라보았지만 우선은 납치 된 후배를 구하는 게 우선이니까 하며 시선을 돌린다.
사실 경찰에게 연락하는 게 더 나은 수단이지 않을까 싶어도 아직 그쪽도 학생인 이상 일을 크게 벌이는 건 썩 기분이 좋지 않다.

"챙길 건 딱히 없는 것 같기도."

애초에 무기를 써 본 경험도 적으려니와 권투 글러브를 가지고 올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필요하다고 해봤자 적은 량의 붕대나 반창고는 항상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
"뭐, 여차할때는 필살탄이라도 쏴줄테니까."

막 총으로 변한 레온을 겨누며 말한다.
-
"엣, 뭔진 몰라도 왠만하면 쏘지 않아줬으면 하는데."

15년간 단련된 불길한 것에 대한 내 직감에 따르면 그거 맞았다가는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것 같아.
조금 난감하게 웃는다.

"...그러면 차라리 너클이라던가 그 비슷한 게 있으면 나을 것 같아."

잠시 망설이다가 말한다.
-
"그럼 너는 이걸."

기본 형태의 브라스 너클 한 쌍을 휙, 던진다.
알아서 잘 받겠... 지?
--
"우음.. 저는 싸움을 잘 못하고.. 싸움이라고 해봤자 대걸레싸움밖에 해보지 못했슴다.. 가능하면 길다란 봉같은게 있으면 좋겠지 말입니다."

그래그래, 가능하다면 내가 제복을 입었을때 들고 있었떤 그것! 그건 창같아 보이지만 같은 길다란 물건임다.
그래도 봉으로 사용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말입니다.

"아, 수업은 어떻게 되는 검까? 빨간줄이 찍찍찍- 끄일것 같은 예감이 들지 말임다."
-
"봉인가... 흠, 쓸만한게 있으면 좋겠군. 수업은 이쪽에서 잘 처리할테니 걱정마라."

어딘가에 전화를 거는 모양이다.
-
점점 사람들이 느는것 같은 기분이 들지 말입니다! 음악선생님도 와있고.. 다른... 아기? 도 있고 말입니다!

"네! 봉임다! 봉같은건 잘 휘두를 수 있슴다! 가령 쇠파이프.. 라던가 말임다!"

야구방망이는 너무 짧으니 잘 휘두를 수 없지 말입니다! 그런데 말임다.. 대놓고 오라고 할 정도면 고쿠요는 무슨 수를 벌이고 있을지 의심되지 말입니다.
그리고.. 마피아 조직을 건들었다는건 그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임까? 으음?
-
"쇠파이프는 의외로 약해. 이걸 써라."

긴 은빛 봉 하나를 건넨다. 딱히 다른 장식이 없는, 노멀한 봉이다.
--
"리본 목소리가 들리길래 와봤는데... 데치모 납치라고?"

나 참, 기껏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더니 이번엔 데치모가 납치라니. 무슨 일이 끊이질 않는군. 한숨을 쉬며 검은렌즈를 낀 칼리스토가 걸어들어왔다. 바리아랑 아르꼬발레노는 또 어떻게 알고 인원제한까지 걸었어. 저번에 만났을 때 안전하다고 한참 자랑했는데 이거야 원. 노노도, 데치모도 볼 면목이 없군.

"세명까지랬으니까 나도 가도 되지? 학생들 겸 아기들 보호자도 있어야지 않겠어?"
-
"아아, 납치."

칼리스토를 잠시 응시하다 사람 수를 세어본다.
아르꼬발레노와 바리아가 나, 레테, 칼리스토 해서 총 세 명인가.

"좋아, 환영이야."
--
"…아, 학생들이 싸우는 거지? 돌아오면 상점이랑 봉사활동 20시간 줄게."

괜찮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봉사활동 시간도 필요하니까. 수업 시간이야 리본이 처리할 것 같으니 결국은 서류로 돌아올 것 같고.
20시간이면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시간이니까 괜찮겠거니 하며 가방에서 수갑을 꺼내 허리띠의 케이스에 집어넣는다.

"요조라는 무기 있으니까, 별로 상관 없지만. 도넛은 있으면 좋겠다."

작은 소리로 내뱉고 팔짱을 턱 낀다. 사람이 많아서 싫은 건 아니지만 빨리 갔으면 좋겠긴 하다.
한 시가 바쁜 거 아니었어? 왜 이렇게 시장바닥스러운 건지.



"도넛은 다녀와서 먹도록. 그리고 이제 준비도 끝난 것 같으니 갈 예정이야."

요조라에게 대꾸하고서 마침 종으로 변한 레온을 쳐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지금부터 고쿠요 헬시랜드로 떠난다. 다들 따라오도록."

종종종 걸어 체육관을 빠져나간다.

~안내~
-출발합시다!
-다음 레주 턴에 도착합니다. 짱 빠르죠? 스피디한 진행 만세.



"야.이걸 주면 어쩌란거냐,진짜 사람 죽는다고."

다른 녀석들도 흉악한 무기를 받는걸 보니 이걸로 사람을 때려죽이라는건가,게다가 뭔 진검이냐.이런 기술력이라면 차라리 무게가 거의 없는 광선검이라도 달라고.
하긴,그때쯤 되도 광선검은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은 아니겠지.

"고쿠요쪽 가본적은 없는데.."

들어보기만 하고 실제로 가본적은 없다.이사온지 몇개월 지나지도 않아서 그쪽 갈 일도 없었고.길 잃어버릴까봐 리본을 쫓아 걸어가며,이녀석이 통통 튀지 않을까.속으로 걱정한다.
--
리본을 따라 체육관을 빠져나가며, 라그의 머리위에 손을 얹고 중얼거린다.

"형태변화"

그러자 일순간 섬광이 번뜩이더니 라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푸른색 창이 손에 쥐여진다.

"빨리빨리 처리하고 쉬었으면 좋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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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오오!! 멋짐다!"

은빛의 봉을 탁! 잡고서는 빙빙빙 돌리고는 오오! 하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 느낌은! 대걸레의 봉부분을 잡았을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종종걸음으로 체육관을 나가는 모습에 흐뭇해하면서 봉을 들고 리본을 따라간다.

"하지만 그는 몰랐습니다. 인생이란 만만치 않다는 것을.. 하는 나레이션이 울리는 기분입니다!!"
--
"중소마피아를 붕괴시켰다고? 나 참 그런애들이 이런 일본의 마을에서 무슨짓이야."

워커의 밑바닥에서 총을 꺼내 조립해서 장전하곤 코트에선 화약과 나이프 등을 체크했다. 모자르진 않겠지. 손에 장갑을 끼고 목에걸린 와이어를 떼어내 손에 쥐었다.

"가자고."
--
어라, 엄청나게 스케일이 커진 것 같아. 진검이라던가 쇠파이프라던가.

"오."

나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끼어버린 건 아닐까 라며 고민하던 그가 뒤 이은 상점과 봉사활동 시간에 대한 이야기에 작은 소리로 기쁨을 표했다.
아니, 뭐. 원래 갈 생각이었지만. 확실히 뭐가 걸리니까 조금 의욕이 더 생기는 건 자연스런 이치니까.

"아, 고마워."

잠시 정신을 놓고 있다가 휙 소리에 정신을 차렸는지 머리를 맞고 떨어지는 너클을 별 개의치 않고 받아낸 그가 인사했다.
피가 흘렀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일상이니까, 응.

"잘 맞네."

너클을 양 손에 낀 채로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을 몇 차례 반복하고는 리본의 뒤를 따라나간다.
오랜만에 가보네, 고쿠요.
--
"배고픈걸."

별 위기감 없게 대답하고 종종 걷는 리본을 따라 걷는다. 역시 배고프네. 아, 맞아. 고로케 만들어 먹어야 했지.
돌아와선 카레 고로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가방에서 검은 톤파를 꺼내 손에 쥔다.
고쿠요 꼭 가야하나. 이렇게 사람도 많아졌는데. 하품을 하고 느슨느슨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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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방송부로서,그 중에서도 고참으로서 처음 듣는 아이의 목소리가 방송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한다는 것이 단순한 이유였는데.
어쩌다 이 레이드에 끼게 된 건지,정말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를 것이다.아니,좋게 생각하면,이건 나미중 방송부 중에서도 취재를 맡은 사람으로서 절호의 기회.비록 도구라고 해 봤자 핸드폰밖에 없지만...
왠지 따라가봤자 민폐만 가득 끼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그도 그럴 것이 다른 사람들은 뭔가 다들 베테랑의 냄새가 난달지-일단 발걸음을 빨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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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에 손을 푹 찔러놓고 가던 중, 왠지 우리학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떼거지로 가고 있었다. 뭐야, 저거?
운동화 앞코를 바닥에다가 툭툭 치면서 가는 사람들을 쭉 바라본다. 따라가면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한데, 저거 싸우러 가는 모양새야.
조금 떨어진 상태에서 일진들(?)의 뒤를 따라가 본다. 들키면 당당하게 난 너희를 스토킹 했다. 라는 것을 말하면 되는 것이고. 안 들키면 재미 없을 때 도망치면 되는 거고.

2.1. 공성전?


도착한 고쿠요 헬시랜드는... 헬시랜드의 폐허가 아니라 성으로 변해있었다. 성. 중세시대에서 쓸 법한 그런 성. 게다가 문은 꽉 닫혀있는 그런 성. 해자가 없다는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리본이 레온이 혹시나 공성추로 변하진 않을까, 생각하며 쳐다봤지만 아무래도 고치로 변한 상태에서 더 변하진 않는 모양이다.

"문을 부수던지, 아니면 성벽을 타고 올라가던지 해야겠군."

~안내~
-성 문을 철거해봅시다.
-1회 공격을 calcmt_rand(0,100)/calcㅁ로 해서 총 데미지가 1000을 넘어가면 문이 부서집니다. 참 쉽죠?



"..뭐야.이걸 어떻게 깨란거....냐?"

혹시 몰라서 진검 칼집에서 검을 뽑고,그대로 성문에 휘두른다.
에라이,이미 판타지 월드가 되어버렸는데 어떻게든 되겠지.실제로 이러면 칼날만 빠지는데..
몰라,이 문짝 자르기라도 하면 운 좋은거고.아님 말고!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2 (0.00026702880859375 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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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에.. 성? 중세시대의 성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건물. 아니, 이건.. 성이잖슴까!
문은 꽉 닫혀있어 안으로 들어갈 방법은.. 부수는 것? 열리지 않으면 부순다! 라는 소리가 있겠지만 말임다..

"부수는 겁니까? 위험해 보이지 말입니다..!"

일단 먼저... 봉을 빙빙 돌리다가 성문을 강하게 내리쳐본다.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74 (0.0002448558807373 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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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환각인가?"

성문을 통통 두드려보고는 거대한 중세식 성을 올려다본다.
안그래도 작은 키 덕분에 올려다만 봐도 목이 결려오긴 했다.

"내구력은 어느정도되려나.."

주먹을 가볍게 뻗으며 성문을 쳐본다. /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44 (0.00024890899658203 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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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숴도 되는 걸까."

공공기물파손죄라던지. 분명히 제가 알던 모습은 아니지만 어딘가의 유물 같은 느낌도 들고 찜찜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까, 최소한 제 역할은 해야하지 않나.
한숨을 쉬고 문으로 다가가서 주먹을 쥔 채로 강하게 쳐본다.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69 (0.00015997886657715 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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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이런데가 있었나. 바리아성보다 훨씬 못하네. 여기에 있는 애들이 데치모를 데려갔다는 말이지. 여기 온 목적은 지켜야겠지. 소꿉놀이는 재밌지만 본 목적은 데치모를 지키는거니까..
코트에서 수류탄을 꺼냈다.

"다들 뒤로 물러서봐"

입으로 안전핀을 빼내 던졌다.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45 (0.00021195411682129 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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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쿠요에 디즈니 랜드가 생겼네?"

저걸 잘 써먹으면 돈 좀 벌겠거니 싶다. 그거보다 맨 몸으로 저런 걸 어떻게 부수라는 건지.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주먹을 치고 다리로 차고 있는데, 영 의욕이 나질 않는다.
머뭇머뭇, 약하게 힘을 준 발로 문을 차고 열리나 안 열리나 지켜본다.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87 (0.00010895729064941 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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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여긴 어디지.급박한 와중에도 일단 핸드폰으로 헬시랜드의 전경을 찍는다.사진을 확인하지는 않는다.어쨌든 급하니까-

"-퍽"

뭔가 무기도 없고,주먹은 안돼.여자 손은 아끼라고 엄마가 그랬다.누군지 모를 아기의 말에 따라 문을 발로 찼다.약간 눈가를 찡그리지만 그리 아프지는 않다.
그보다 발차기라는 것은 급소를 가격할 때 효과가 나는 것인데.뭐 얼마나 부서졌을지?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96 (0.0002138614654541 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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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부술땐 쇠파이프를 쓰는것이 효율적입니다

"....역시.그냥 목검을 쓰는게 낫겠어."

목검을 찌르기 자세로 쥔다음.다시 한번 문에 찌르기를 넣는다.제발 좀 먹혀라,여기서까지 잉여인간짓 하면 이게 뭔 개망신이냐고!!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32 (9.608268737793E-5 sec.)
--
으.. 손이 저려옵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습니다! 몸을 회전하며 봉을 휘둘러 문을 친다.

"으... 손이.. 아픔다!"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98 (0.00025010108947754 sec.)
--
"한꺼번에 부숴버리기엔 너무 과하고..."

성문을 대충 톡톡하고 치며 다른사람이 부숴줄때까지 기다린다.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39 (0.00022315979003906 sec.)
--
"역시 맨손으론 아프구나."

그걸 때려보고야 알아챈 나도 참 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문이 강하지는 않은 듯 하다.
여럿이니까 몇 번 정도 더 두드리면 부숴지지 않을까.
그래도 손은 아파.
이번에는 왼손으로 문에 펀치를 날린다.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39 (0.00033211708068848 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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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애들의 공격에 성이 큰소리를 내는걸 보고 웃어버렸다. 와, 여자들 완전 쎄네. 바리아 은퇴해야될까봐. 총알은 아껴야겠다 싶어 이번엔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붙혀 던졌다. 물론 학생들은 다치지 않는 방향으로.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92 (0.00059795379638672 sec.)
--
"풍기 위원장은 제일 연약해서 풍기 위원장인데."

여자들 발차기가 왜 이렇게 센지 모르겠다. 수류탄을 던져도 조금 생채기가 나더니, 둘이 발로 차니까 문이 아주 춤을 춘다.
문이 남자라서 여자에게 연약한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여자들이 이렇게 셀 리가 없지.
어쩐지 납득되는 말이라 혼자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한 번 약하게 힘을 줘 다리로 문을 민다. 애초에 톤파는 문을 부수는 것에 적합한 무기가 아니다.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95 (0.00020098686218262 sec.)
--
윽,뭐야,생각보다 약한데?아니면 내 발의 위력이 이정도?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인가,고개를 갸웃 하며 다시 발을 내지른다.아아,배운 게 없으니 발이 고생하는구나,못난 주인을 용서하거라.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53 (0.00011301040649414 sec.)
--
다이너마이트는 조금 먹히네? 더 공격하면 부서질려나. 이번엔 두개를 꺼내 던졌다. 문따위랑 실랑이할 시간 없는데 말이야. 데치모를 구해야해서 말야.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73 (0.00029301643371582 sec.)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4 (7.7009201049805E-5 sec.)
--
한번 더! 한번 더 가는 겁니다!

"골든버그장치! 인겁니다!"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28 (0.00021505355834961 sec.)
--
요조라는 괴물인가...

"...."

요조라한테 빨리 슈크림 사줘야겠다.이러다가 진짜 뼈도 못추리고 죽는거 아냐?
아,역시 문에다 칼질을 하면 안된다고.이거,그렇긴 해도 주먹으로 치는게 더 좋다는건...뭐야?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20 (0.00024199485778809 sec.)
--
우와, 여기 여자들 다 센 것 같아. 짝짝. 뒤에서 멍하니 구경을 하다가, 주머니를 대충 뒤져본다. 짱돌 하나 있다 짱돌.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해주고 있고, 나는 그냥 팝콘 먹으면서 구경하는 사람 이지만, 짱돌 정도는 던져도 되겠지. 될거야.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13 (0.00017380714416504 sec.)
--
"…이건 음모라고 생각하지 않아?"

정말정말 약하게 힘을 줬는데 문이 또 덜컹거렸다. 정말 약하게 줬는데. 아마 다른 사람들이 힘을 준 반동이 와서… 일 리가 없지.
아무리 곰탈을 쓴 외계인이라고 하지만, 그래서 신기해서 빨리 열려주고 싶었다지만 이러면 안 된다고 마음 속으로 문에게 설교하고
다시 한 번, 정말정말 약하게 발로 문을 밀었다. 정말 약하게야.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10 (0.00013899803161621 sec.)
--
"부순겁니다!!! 내팔.."

팔이 저려오는 것에 팔을 흔들흔들. 으.. 한번에 부셔지지 않으면 아프지 말입니다.
그래도 봉을 휘두르는 것엔 문제가 없기에 왼손으로 봉을 잡고서는 환호포즈!

"어서 가는 겁니다!"
--
"...."

어떻게 여자들이 힘이 더 셀 수 있지,그리고 나는 한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나오는거냐.
몰라아아아!! 아,쪽팔려! 빨리 어떻게든 활약해서 이 쪽팔린것좀 만회하던가 해야지.이거 원!
--
"여자들이 다 부순거같네."

안그래? 웃으면서 요조라와 야에를 봤다. 이거 걱정안해도 되려나봐

2.2. 고쿠요행 미로바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진다. 거기에 먼지가 아주 장난이 아니다. 쿨럭쿨럭.

"일단 안으로 들어가보도록 하지. 무슨 함정이 있을지 모르니 조심하고."

안으로 그들이 들어가자마자, 벽에 있던 횃불에 불이 확 붙는다. 그리고 밝혀진 길.
...미로???

"곱게 보내줄 생각은 없다, 이거지? 좋아, 해보자고. 팀을 짜겠어? 아니면 개별행동? 골라봐."

어느새 그들이 들어온 문은 사라지고 없었다.
들어오는건 마음대로였지만 나갈때는 아니란다, 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았다.

~안내~
-미로를 통과해야 합니다. 여기 함정 있어요.
-통과하기전에 팀플 할건지 개인플 할건지 일단 정해보세요.
-여러분들의 선택에 따라 조금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짧게 대답만 해주셔도 됩니다.



"저런녀석들한테 쪽쪽이가 갔어야되는건데 말이지.."

시큰둥한 표정으로 박살난 성문을 바라보다 피식하고 웃는다.
뭐, 도대체 안에 뭐가 기다리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불길하긴 하지만.."
--
"틀렸어, 아기 토끼씨. 요조라는 톡 치면 쓰러지는 생물이야."

어디서 약을 파냐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은 정말 연약한 생물이 분명했다. 누가 톡 치면 분명 쓰러진다.
아마 사인은 전신 골절사로. 툭 내뱉고 미로를 보고 인상을 찡그린다. 팀킬 당하긴 싫으니 먼저 빠지던가 해야겠다.

"요조라는 개별 행동이야. 팀킬 당하면 전력이 무너지잖니."

한 두어명씩 몰려다니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긴 하지만, 그건 이 쪽이 사양이다.
--
안으로 들어가면 횃불이 붙는 것이 이츠! 서프라이즈!!! "멋집니다!!" 하고 환호한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면 문은 어느세 사라져 있는 것이 이츠 미라클!!!!
이 길은 미로! 같은 느낌이 납니다! 리본- 아기는 팀으로 갈건지 개별활동을 할건지 정하라고 합니다!

"저는.. 음... 저 혼자 가겠습니다! 저랑 같이 간다면 길을 잃을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
"난 약하니까 역시 팀이 좋으려나..."

개별행동은 애초에 무슨일이 일어 날지 모른다.
미로에서 각개격파 될 수도 있는 노릇이기도 하고..
--
"나도 그럼 따로따로 간다."

...얘네들 나보다 훨씬 센거같은데,그냥 알아서 가게 내버려두고 난 그냥 혼자 가는게 나을것 같아.
진검도 있고,내가 사고치는거 애들한테 보여줘서 괜히 쪽팔리고 싶지도 않으니까 말야.
이자식들이 내가 검술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거 보고 스타워즈 별거 아니네~라고 할게 뻔하다고!

"뭐,후딱 완주할테니까 기다리고 있을게."
--
좋아, 우리학교 여자애들은 앞으로 건드리지 말자.
당연한 법칙을 이제야 깨달은 그가 작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풍기위원장은 원래 그랬다치고 이제는 무서울 지경이야.
열린 문에 여학생들에게 경외를 느끼며 박수를 친다.

"대단하네...어?"

그러다 일행의 조금 뒤에 떨어진 비비안느를 발견하고 의아해한다.
원래 있었던가?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니 이내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안으로 들어간다. 아까 못봤나보지.

"혼자보다는 일행이 있는 게 좋지."

사실 미로에는 자신이 없어.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한다.
--
"싸우면 주위 신경안쓰는 성격이니까 혼자가지"

학생들은 몰려다닐테고, 리본도 레테도 있으니 괜찮겠지 뭐.
--
나야 운이 좋았다지만 역시 풍기위원장.방송부의 몇몇 위원장 팬들에게 말해주면 좋아할 법한 이야기다.근데 이 파티 역시 이상해...다이너마이트...말하는 아기...그것도 여러
명...
이내 아기의 질문에 답한다.

"MMORPG에서 던전 파티플레이가 권장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에둘러 말했지만,결국 팀플레이.
--
"…다들 요조라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은데, 요조라는 연약해? 정말이야?"

왜 다들 눈빛이 '오오! 역시 위원장!' 이거나 '요조라는 괴물이구나'스러운 눈빛인지.
그건 바로 하늘과 타이밍의 농간이란다, 얘들아. 팔짱을 턱하니 끼려다 쥐고 있던 톤파를 허리띠에 끼우고 다시 팔짱을 낀다.

"못 싸우는 애들이 있을 줄은 몰랐어. …요조라 그냥 같이 갈게."

야에와 비비안느를 보다 한숨을 내쉬며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는다. 안 돼, 이건. 여자애들이 강해보여도 연약하다고. 지켜줘야해.



"그럼 나랑 타마치, 스타워즈는 개별행동. 레테&코지로&야에/칼리스토&요조라, 그리고 거기 너도 한 팀으로 가지. 무기가 없는 것 같으니 이 권총 받고. 이의 있는사람? 없지? 그럼 출발."

리본이 먼저 앞장섰다.

~안내~
-미로를 통과할 시간입니다. 맞는 방향 연속 세 번이면 목적지 도달.
-팀이든 개인이든 한 턴에 하나만 : calcmt_rand(1,2)/calcㅁ
맞는방향/틀린방향
-개인 다이스 : calcmt_rand(0,100)/calcㅁ
0~10 : 통로가 변한다. 맞는방향<->틀린방향.
11~60 : 딱히 별 일은 없었다.
61~90 : 함정 작동.
91~100 : 분명 성 안에 있었는데 왜 여긴 문 밖이지?
-함정 다이스는 레주가 굴리겠습니다.

2.2.1. 스타워즈


"...그나저나 별 일은 없네."

오른손을 미궁에 붙이고 걷는중인데,함정같은게 없다면 언젠가는 출구로 나가겠지만...좀 그렇다.
애들이랑 같이 갈걸 그랬나? 내가 운이 좀 없긴 하지만,그래도 다른 애들 앞에서 쓰러지고 앰뷸런스에 실려가는꼴 보여주고 싶진 않은데...어쩌지.

몰라,일단 지금은 별일 없으니까 괜찮을거야! 그럼 쭉 가는거다.
-
"...그나저나.길이 왜이리 꼬인것 같지?오른손 미궁의 법칙도 지키고 있는데..."

어째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어두운 미로를 걷는게 점점 힘들어진다.다행히 빛이 보이는걸로 보아서 끝이....?

어라라,여긴 왔던데 아냐? 왜 다시 나온거여.게다가 여긴 사람도 없어!

"다시 돌입해야하는건가."

심호흡 한번 하고,이번에는 다른쪽 길로 뛰어가기 시작한다.좋아,후딱 끝내자!
-
틀린방향에 별일 없음으로 그냥 가면 될거고..

"그나저나 길 왜이리 꼬여있어?"

다른 사람들은 나 오기전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거 아니겠지.응,나정도면 빨리 걷고 있는게 맞을거야.
-
".....뭐냐 이거?! 뱀이야? 뱀인거냐고."

으으.스르륵 하는 소리를 들으니 절로 몸서리가 쳐진다.
하지만 겨우 뱀이라서 안심되기도.좋아,그러면 시작해볼까.

"아무도 없으니까,부담 없이 휘두를수 있는데."

진검,오랫만에 써보잖아.시작해볼까?
샤샤샥 소리를 내면서 쓱쓱 뱀 머리가 잘린다.어디보자,몇마리야.하나..둘...셋...그냥 많구나.

"뭐,별거 없네.후딱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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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스타워즈에게 쇠구슬이 날아온다.
딱히 다른 이상한 점이 없는, 그냥 쇠구슬이다.
어디에서 쐈을까?

맞는 구슬 수
Calculation Result : mt_rand(1,5) = 1 (9.0122222900391E-5 sec.)

데미지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21 (6.5088272094727E-5 sec.)
0~40 : 회피
41~70 : 경상
71~100 : 중상



"뭐야 이건?! 아주 미치겠구만!"

총알까진 힘들지만 이것까진 어떻게든 베어 볼 수 있으려나.하는 생각으로 진검을 들어 쇠구슬을 쳐내려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진검이 오히려 43도쯤 휘어져 그냥 고물상에 갖다 버려야할 쇳덩어리가 되어버린지 오래였다.제길!

"이래서 진검 쓰기 싫었다고!!"

익숙한 빨강 파랑 목검을 들고 미로를 뛴다.으아아,시간 너무 잡아먹잖아!! 이러다가 애들이 일 다끝내고 스타워즈 왔어? 이럴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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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헥.헥.여긴 어디냐?!"

그래도 어떻게든 미로 밖으로 나온것 같은데.어두운곳에 있다가 밝은곳으로 나오니 눈이 적응이 안된다.
도대체 여긴 어디냐?! 설마 반대편으로 나온건가? 다른 애들은 설마 스타워즈 이녀석ㅋㅋㅋㅋ마피아 된다고 하더니 그냥 잉여인간이었엌ㅋㅋ 이러고 뒷담화하고 있는거냐고?!

"..이렇게 된이상 남아있는 애들을 다 패죽여서 병원으로 끌고가주마."

이 망할놈들을 죽이고 나도 같이 죽겠다!!

2.2.2. 레테&코지로&야에


아기랑 팀이다.
...
돌봐줘야 하겠지,역시?

"으응,안녕 아가야?우리는...저어...미로를 나가야 하는데..."

허망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댄다.

"응,이 쪽이 어떨까!"

대충 아무 방향이나 가리키며 레테의 동의 없이 손을 잡고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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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으아,여기가 아닌가봐.함정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해야 되겠지??

"미안,다른 쪽으로 한번 가보자.힘들면 내가 업어줄게."

어린애들은 대하기 힘들다.왠지 몰라도 나를 무서워해서...
방향을 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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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어줄게라는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저으며 주위를 몇번 둘러본다.
'벌써부터 전투가 시작된 곳이 있는거 같은데..'
뭐, 나하곤 상관없나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야에와 같이 걷는다.
-
음,좀 분위기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새로 선택한 길로 발을 들이며 생각한다.약간 시끄러운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일까?
어쨌든 이번에도 함정은 없었다.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아기를 보고 고개를 들어 정면을 응시하며 말한다.

"그래도 혹시 다리 아프면 말해.아기의 특권을 누릴 찬스라고?"

이내 다시 고민에 빠져든다.흐음,이번엔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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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역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레뵈도 나이가 30개를 넘어가..지만 자랑할거리는 아닌가

"..어라..?"

불길한 느낌에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
"..뱀?"

눈을 멀뚱멀뚱뜨고선 '필살염'을 사용해서 한번에 쓸어버릴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지금 자신의 옆에는 일반인이 있었다.
그것도 그렇고 아기가 갑자기 불꽃을 뿜뿜하는걸 보면 나라도 꾀나 놀랄것이다.
'곤란한걸..'
손끝에 아주작은 태양의 필살염을 피워내며 뱀들을 향해 검을 횡으로 긋자 뱀들이 일순간 반토막나 잘려나간다.
그리곤 야에를 올려다보며 어디로 갈지를 묻는다.
-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했더니 갑자기 발치에 뱀이 우글우글...첫 함정.

"꺄,꺄악."

별로 뱀을 무서워한 적은 없지만 예의상 비명 정도는 질러 줘야 할 듯 해서 무성의하게 비명 소리를 내어 본다.아,그런데 이거.독사라면 어떻게 하지.
발치로 스스스슷 거리면서 모여드는 뱀들을 피하려고 발을 펄쩍펄쩍 든다.아으,징그러워.그러고 보니까 아기는 어떻게 됐지?
일단 발치의 뱀들을 퍽퍽 차낸다.난 결코 생명을 경시하는 게 아니야.어쩔 수 없잖아 이건.

"이리-"

레테를 향해 손짓을 하며 몸을 돌렸다가 반토막난 뱀들을 보고 놀란다.이 녀석들,자살?아니면 아기의 귀여움에 모에사?물어보고 싶지만 급한 마음에 일단 몸을 돌린다.복도에 죽은 뱀이 가득하지만 이것저것 잴 틈도 없이 뱀 머리를 밟고 뛰어 간다.

"이쪽으로!"

레테에게 소리치며 급히 움직인다.계산할 틈이 어디 있나.보이는 통로로 곧장 달려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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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벽이 움직이더니 밀폐된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물이 차오르네요.

*3턴 후 리타이어.



뱀이 한순간에 쓸려나갔네. 나설 틈도 없이 모든 상황이 정리되는 것 같다.
확실하게 끝난 건 아니지만 아까 문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혹시 나 여기서 최약체라거나 한 걸까.
한 쪽이 쓸려나갔어도 여전히 우글거리는 뱀들에 질색을 표하고는 달려드는 뱀들을 밟거나 차버리며 가장 뒤에서 야에와 레테를 따라간다.
이런 상대로는 할 수 있는 게 몸빵밖에 없으니까.

"는..이번엔 물입니까...!"

당황해서 쓸려드는 물을 바라본다.
-
야에를 따라서 통로에 들어왔것만 갑자기 물이차올라 숨을 못쉬는 상태가 되버린다.
'무슨 미궁이 살인급인지..'
오다가 다 죽겠구만이라 속으로 투덜거리며 허리춤의 검을 뽑아들곤 막힌 벽을 향해서 검을 한번 휘두른다.
'물속이라 힘이 제대로 안들어가지만.. 뭐,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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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아...어떻게 되먹은 거야 여기..."

작게 콜록거리며 안경을 벗어 주머니에 넣는다.
옷도 다 젖어서 닦을 방법도 없고 괜히 쓰고 있다가 부서지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보다 대단하네."

물 속에서 검으로 벽을 부수다니 절대로 평범한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대상이 아기라면 더욱 그렇고.

"여기로라도 일단 가는 게 났겠지..? 가보자."

레테에게 말하며 부서진 벽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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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칼리스토&요조라&비비안느


"잘부탁해 아기고양이. 그리고 거기있는 학생도."

씩 웃으며 둘을 바라봤다. 눈에서 렌즈를 빼 노랑색과 보라색의 눈이 드러났다.

"나는 흠.. 히로아키 선생이라 불러도 되고."



작은 흰 새 한 마리가 그들 근처를 날아다니다가 대략 170정도의 키를 가진, 축 늘어진 백발이 마치 토끼귀같은 고쿠요 중학교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되었다.

"침입자다! 음음, 근데 세 명이네. 이거 보고해야하나?"

그는 중얼거리다가 일단 전투에 들어가야 한다는걸 깨닫고서 곧 표범으로 변해 그들을 덮쳤다.

calcmt_rand(0,100)/calcㅁ
0~30 : 회피
31~70 : 경상
71~100 : 중상


Calculation Result : mt_rand(0,100) = 96 (9.0837478637695E-5 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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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요즘 마음 좀 널널하게 가지고 다녔다고 그러는건가. 큭.. 치명상을 입어 피가 뿜어져나왔다. 미치겠네. 아까까지의 여유있던 표정은 사라지고 인상을 썼다. 잠시 방심했다. 아 짜증나 저딴 꼬마한테..
점점 싸가지인 성격이 드러나며 장전한 권총을 들어 녀석을 겨누었다.
--
"응, 아기 토끼씨. 그리고… 나미모리 중학생씨. 우리 그런 김에 저 쪽으로."

먼저 발걸음을 옮기며 한쪽 길로 접어든다.(맞는 길이었다.)
오길 잘 했지. 나미모리 중학생이 여기에 오다니, 위험하지 않은가. 쓰고 있던 인형탈을 매만지고 천천히 걷는다.
정말이지. 일본엔 이미 디즈니 랜드가 있지 않냐구. 왜 하필 여기에 고쿠요 디즈니 랜드를 세울게 뭐란 말인가.
그것도 손님들이… 라고 생각하자마자 갑자기 표범이 덮쳐왔다. 그래서 막을 사이도 없이 다쳐버렸다.

"…아아."

본인이 다친 건 괜찮았지만, 학생이 다친 건 참을 수가 없었다. 정말 쓸모없는 풍기 위원장이네.
쓰게 웃으며 허리에 걸어두었던 톤파를 꺼내 제대로 쥐었다. 아직은 움직일 수 있을, 지도?

"대화가 안 되는 번견이네."
--
…괜히 수상한 사람 따라가지 말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었구나. 이 정도로 걸레짝이 돼 본적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서 있을 수는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음, 어,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어떤 사람에게 받은 총을 공격한 사람을 향해 쏴 보았다. 제발 좀 맞아라. 내가 이렇게 된 만큼만 다쳐주면 좋겠는데.

"와, 매너 없네. 악당들은 원래 공격한다고 먼저 말해주고 공격하는 거 몰라?"
--
"요조라는 말이지, 말 안 듣는 개가 정말 싫어."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진 않았다. 손 끝에 남는 허전함에 얼굴을 있는대로 찡그리며 곰탈의 입꼬리를 내려 울상을 만든다.
제대로 몸이 움직이긴 않지만 어쨌든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뻐근한 팔다리를 두어번 휘두르며 전기 충격기의 스위치를 킨 후 다시 그 인간 표범 쪽으로 달려든다.
맞아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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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아 맞아? 성인인걸 보면 대충 맞는 것 같은데, 실은 학생인데 노안?"

칼리스토의 총을 가볍게 피하고서 요조라의 톤파에 옆구리를 살짝 긁힌다. 긁힌 자리에서 핏방울이 방울져 떨어진다.
잠시 상처를 핥고 있자니, 이번에는 비비안느가 공격해 들어왔다.

"아, 이번에는 반대쪽인가... 그나저나 사격솜씨가 참 형편없네."

아까의 상처랑은 반대되는 부분을 스치고 지나간 총알은 곧 벽에 박혔다.
다시 공격하려 막 준비했을 때, 또 총알이 날아와 콧잔등을 스치고 지나간다. 아프다. 핏방울이 꽤 많이 떨어진다.

"하여간 총은 싫어. 뭐, 이정도면 대충 나는 할 일을 한 것 같고... 나중에 보자구."

그러고서 옆길로 사라진다. 길은 곧 벽으로 막혔다. 갈 수 없을 듯 하다.

~안내~
-중상이라 이정도에서 마치겠습니다. 미로 계속 통과해주세요.



"…진짜진짜 싫증나는 번견이야."

게다가 나미모리의 학생이 엄청 다쳤으니까 싫다. 싫다 못해 화가 난다. 그래도 다쳤으니까, 조금 있다가 병원에 전화를 해 두자.
몇 명 왔더라? 일단 세 명이 다쳤으니 세 명을 적어놓는 쪽이 빠르겠지.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지만 액정에 금이 가 있었다.
가방을 들고 싸우지 말라는 신의 계시인 것 같다.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 병원 세 명 입원 절차를 밟아달라고 적은 뒤 천천히 방향을 바꾼다.

"저 쪽, 괜찮지?"

맞는 길이었다. 틀린 길로 가게 되었지만. 와!
-
뭔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을 보니 괜찮나보다.
납득하고 쭉 걷고 있자니 다시 갈림길이 나왔다. 마음 속 코카콜라로 찍으니 오른쪽이 나와, 오른쪽으로 걸어들어갔다.

"미묘하게 길이 바뀌는 것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어쩐지.
--
열이 뻗쳐서 뭘 할 수가 없네. 요조라의 뒤를 따라가며 자신의 이마에 손을 댔다. 노노 직속 특수 암살부대 바리아 간부가 이래도 되는거야? 애 하나도 못맞추...고 하, 미치겠다. 아 짜증나. 제대로 정신을 차려야겠다.
--
"…그치?"

뒤집어 쓰고 있던 후드 모자를 벗고, 조용히 가다가 대답한다. 가도가도 끝이 안 나오는데, 왠지 이러다가 빰, 하고 괴물이 나올 것 같은 느낌.
그런데 다친 곳 아프다. 저 두 사람은 괴물인가. 아니면 내가 이상한 건가.



"...뭐야, 또 너희들이야? 참 징하다."

그들 앞에 아까랑 같은 표범 한 마리가 앉아있었다. 표범은 이윽고 몸을 일으키더니 그들을 죽 훑어보기 시작했다.

"딱 보니까 길 잃은 것 같은데, 도와줄까? 어차피 너희들, 엄청 다쳐서 더 할 것도 없을 것 같으니까."

꼬리가 바닥에 부딛히며 탁, 탁 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안내~
-여러분 너무 길 많이 잃어...



부글부글 끓어올라 당장이라도 이 주위를 다 부셔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 정말. 진짜. 짜증나고 화나고 그 새끼를 족쳐버리고 싶은데 말이야. 그리고 호랑이도 부르면 온다더니, 아까 그 표범이 있었다. 호의적으로 말하는 데, 내가 지금 말을 꺼내면 욕부터 나올거 같으니 가만히 있어야겠다.
--
"여기가 너무 넓어서 그래."

내 사격 솜씨를 비웃은 나쁜 놈아. 까지는 내가 너무 속 좁아 보여서 말은 안 했다. …도와줄까? 래, 우리가 너무 많이 잃었나봐. 적이 이렇게 착해도 돼?
죄 없는 운동화 앞코를 계속 바닥에 친다. 어차피 얘한테 속는 거나 길 계속 잃는 거나 다를 건 없어보이는데.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한 번 끄덕인다. 왠지, 이제 표범이 싫어질 것 같다.
--
"…짜증나는 번견."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팔짱을 끼고 그를 내려다본다. 대체 이 놈은 뭘 하려고 도마뱀을 납치한 건지 모르겠다. 왕이라서 그래? 왕관 빼앗으려고?
그렇다면 쿠데타를 일으키면 되지 않나. 괜히 쫄려서 그런 것도 아닐텐데.

"안내해. 왕도마뱀을 납치한 이유 정도는 들어야 하니까."

발을 탁탁, 하는 소리를 내며 툭 내뱉은 뒤 칼리스토와 비비안느를 번갈아 바라본다. 움직일 수 있겠지?

2.3. 용의 둥지


"좋아, 따라와."

표범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서 걷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레테&코지로&야에조를 발견한다.

"...뭐야, 길 잃은 녀석들이 또 있었네? 너희들도 와봐라."

세 명을 한 번씩 콧잔등으로 쿡쿡 찔러본 다음, 다시 앞장선다.
느릿느릿 걷다가 도착한 곳은 웬 거대한 홀이었고, 스타워즈는 먼저 와 있는 것 같았다.
홀의 한쪽 구석에는 하쿠토가 벽에 기대어 멍하니 있었고, 한 가운데에는 밝은 오렌지색 머리카락을 가진, 175정도로 보이는 고쿠요 중학교의 교복을 입은 소년이 서서 그들을 죽 훑어보았다.
리본도 곧 그들과 합류했고, 하쿠토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이게 무슨 짓이지."
"당연하잖아? 인질을 그냥 풀어 줄 수는 없다고."

평범한 사람들의 그것과 비슷한 오른쪽의 주홍색 눈동자와는 달리, 왼쪽의 금색 눈동자는 마치 거대한 파충류의 것을 보는 것 같았다. 그것이 위협스레 반짝인다.

~안내~
-최종보스입니다.
-지금 공격하려고 들어가면 아 그거 중상루트.



빙글빙글, 역시 자신은 미로에 약한 걸까. 그러고 보니까 어디서 한 쪽 벽면에 손을 대고 쭈욱 걸어가면 된다는 소리가.
이미 통로가 움직이고 벽을 부순데 부터 문제라고는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강한 이유는 자신의 길치성 때문이 아닐까.
나 때문은 아니야..!라고 말하기에는 크게 도움 된 것도 없고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열심히 분발하자! 각오를 새롭게 다지자마자 표범이 나타난 걸 발견하고 경계하다가 그 표범이 말을 한다는 사실에 움찔한다.
어..표범이 원래 말을 했던가..? ..어?
반쯤 멘탈이 와르르 무너진 채로 표범을 따라가자 사진 속의 후배가 눈에 들어왔다.
키리시마...군 이었던가는 먼저 와있었네.

"아아, 다들 잘 왔구나."

다른 이들의 안전을 확인하자 그제야 아마도 이 사건의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는 남학생이 시야에 잡힌다.
최소한 제 기억에 저런 얼굴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는 전학생이거나 1,2학년일까.
같은 학년의 학생들 얼굴을 다 외우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가장 친한 놈이 발이 넓었으니까 겸사겸사 알게 된 애들이 많았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고쿠요의 소년 군, 납치는 불법이야."

참고로 폭행도. 선량한 학생들에게 그런 짓을 하면 안 돼지. 입원으로 결석한 급우들을 떠올리며 덧붙인다.
-
표범이 그 소년의 곁을 지키려는 듯, 옆에 자리를 잡고 그들을 슥 둘러보았다.
아직까지는 딱히 공격 할 의지가 없는 모양이다. 아니면 옆의 소년을 엄청 믿고 있거나.

"알아. 그런것도 모를까봐."

그는 코지로가 괜한것을 물어본다는 듯 그리 대답했다.

"그리고 폭행... 아, 그건 내가 직접적으로 한 게 아닌데."
-
왜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범죄자한테 막 그러잖아.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라는거 미란다 원칙이었나.
일을 이렇게까지 크게 벌린 걸 보면 뭔가 믿고있는 구석이 있거나 그런 걸 개의치 않는 거겠지.

"음,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 지시정도는 내리지 않았을까."

가만히 있던 고쿠요 학생들이 갑자기 나미모리에 쳐들어 온 다는 거, 이유가 없을 리 없잖아?
여기 풍기위원회는 꽤나 악명이 높거든. 고쿠요에도 소문이 자자해서.

"마피아가 싫다고 이런 짓 하는 건, 결국 똑같은 짓 하는 거 아냐?"

마피아가 싫었으면 너희들끼리 마무리 지었으면 될 걸,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까지 끌어들이고.
--
저 애가 납치되었다던..응,본 적이 있는 것 같다.머리가 길어서 눈에 잘 띄었는데.그런데 오늘은 짧다. -미용실에서 자른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옆의 저 희번득한 녀석이 이번 악당이군-눈은 앞의 두 사람에게 고정한 채로 주머니를 더듬어 핸드폰 렌즈만 살짝 밖으로 꺼내,조심스레 버튼을 누른다.들키지 말아라,들키지 말아라.동영상 촬영이니 소리라도 건질 수 있겠지.
살짝 몸을 뒤로 빼며 기회를 엿본다.그런데 저 애,눈이 이상하다. -위험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며 발을 옮기다 삐끗한다.아야.
-
"찍어봤자 부숴버리면 그만이지."

그가 손을 꽉 쥐자, 핸드폰이 가루가 되어 날린다.

"...핸드폰은 새로 사줄테니 걱정 말도록."

리본이 위로한다.
-
으.혹시나 했지만 역시나.그보다 핸드폰을 가루로 만들다니...괴물이냐.아니 그리고 저거 아직 약정도 안 끝났는데.
불편한 얼굴로 악당-그러고 보니 최근 피습 사건이 많았던 것도 저놈 짓?-을 쳐다보다가 리본의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부순 사람이 사줘야지.가만히 있어 아기야."

그러고는 나 기분 나빠,라는 것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어조로 혼잣말처럼-그러나 혼잣말 치고는 크게-말한다.

"나쁜 짓 하는 줄은 아는구나.뒤가 켕기는 모양이네."

입매를 약간 비튼다.아아,내 핸드폰...
-
"켕기다니? 너희들 다 죽이고 여기 뜨면 되는 일인데, 뭐가 켕겨서."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살짝 손짓하자 벽에서 뾰족한 가시가 튀어나온다.
--
"과거로 회귀라도 했니?"

풀어줄 수 없으니 나를 쓰러트리고 데려가라! 라는 걸까. 그렇다면 첫 눈에 반하기라도 한 건가보다.
아무리 과거에 전세계적으로 약탈혼이 성행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범죄니까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던가. 안 좋은 것으로만 회귀했지 싶다.
멍하니 있는 하쿠토를 바라보며 팔짱을 탁 끼고 평소와 같은 톤의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목적. 있을 거 아냐?"

이 3일간 맞아서 쓰러진 학생들이 꽤 된다. 풍기 위원회도 두엇 맞아서 입원했다. 덕분에 나미모리 병원의 수입이 늘었지만 좋은 건 아니었다.
좋아봤자 나미모리의 시민들이 다쳤다는 사실만 부각될 뿐.
-
"회귀라. 그다지 회귀하고 싶진 않은데. 과거가 심히 좋지 않아서 말이야."

꽤 많은 수의 사람들과 대치하고 있음이 분명한데도 그는 여유롭기 그지없었다.

"목적이라면 역시 봉고레 패밀리 접수겠지. 나는 마피아가 정말 싫거든."

그래서 나미모리에 봉고레 차기보스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잘 쓰면 괜찮은 꼭두각시가 될 수 있을테니까.
-
"지랄병에 걸렸니?"

다정함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상냥하게 물어보며 팔짱을 낀 팔을 풀었다.
그러니까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고, 그래서 나는 마피아를 혐오해요! 뿌잉뿌잉! 그러니 저녀석을 때찌얌!
이런 이야기인 것 같은데, 아무리 들어도 지랄이 풍작일 뿐 다른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지랄병은 다른 말로 간질이라고 해. 혹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얘."

마피아고 자시고 이곳은 지금, 나우, 매우 나미모리이며 평범하기 짝이 없는 마을이다. 정말 평범한 마을.
그 안에 조금 이상한 조직과 조금 이상한 사람들이 있지만, 그래도 속을 까보면 평범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안의 학생들도 평범한 학생들. 특히, 지금 공격받고 있는 학생들은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어이가 없었다.

"건드릴 거면 그 차기 보스만 건드릴 것이지, 왜 나미모리 중학생을 괴롭혀? 웃기는 애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더니, 네가 딱 그짝이구나?"

이상한 애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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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말입니다. 사와다군을 돌려주는 겁니다."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뭔가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란게 존재한다.
어디까지나 오컬트!!! 적인 느낌이지만 말입니다. 많은 수를 상대해야 할지도 모를텐데..
침착? 여유? 뭐든지 말입니다.
-
"그러니까 돌려받고 싶으면 봉고레 차기 보스를 데려오라고 했잖아? 이 중에 있나?"

보스 자질이 보이는 사람은 없는 것 같은데... 혹시 모르지.
그들을 다시 훑어보며 표범을 쓰다듬는다. 표범은 저도 모르게 머리를 맡기다가 이내 자신이 사람이었다는걸 깨닫고서 그에게서 멀어졌다.
--
"마피아가 싫은데 왜 봉고레한테 난리야?"

마피아가 봉고레 패밀리 하나 뿐인 것도 아닌데. 사실 봉고레가 뭔지 그런 건 모르지만 뭐. 봉고레라니까 그냥 마피아 이름이… 잠깐, 마피아?
아무래도 나 이거 괜히 따라온 것 같아. …저 그냥 나갈게요, 이런 말은 안 통하겠지.
-
"나는 마피아가 싫어서 싹 쓸어버리고 싶거든. 봉고레는 마피아의 왕 비슷한거잖아? 왕의 말을 듣는지 아닌지는 둘째치고서라도 왕인만큼 힘이 있을거 아냐? 나는 그 힘을 이용해서 확 쓸어버리면 되는거야."

자신의 말에 수긍한 듯 고개를 몇 번 주억인다.
--
" 어머나 무서워라."

한쪽 고개를 살짝 오른쪽으로 기울이며 중얼거렸다. 이거 참 말대꾸 한번 하면 사람하나 없앨기세네 이거.
나는 잉여니트니까 뒤로 빠져있을까. 중얼거리다가 벽에 서 있는 하쿠토를 쳐다보고는 쟤도 지금은 좀 정상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고는 볼을 긁적였다. 저어기 가운데에 서 있는 소년을 쳐다보다가 눈이 굉장히 눈에 띄어서 빤히 바라보았다. 우와 뭐야 저거 눈 색깔이 금색이네.

" 그래도 하쿠토군은 데려가야됩니다 이름 모를 위험해보이는 소년군. 우리는 정의의 무지개 나미레인저니까."

왼쪽 손을 허리에 올리며 말했다. 납치라니,위험하잖아 그거.
-
"그러니까 데려가고 싶으면 봉고레 차기 보스를 데려와. 맞교환."

손으로 그들과 하쿠토를 번갈아 가리킨다. 그냥 내주진 않을 듯 하다.
--
"저기 말입니다.. 혹시, 모르는 겁니까? 스파게티의 보스는 이미 잡혀있지 말입니다..!"

이런걸 말해도 될까? 저쪽은 알고 있는거 아닌가? 아니면 역시 사와다군은 마피아의 자질이 없는걸까?
하는 생각들. 하지만 나는 자칭 사와다군의 친구니깐 이런것 저런것을 다 떠나서 친구로써 구하고 싶은 거니깐..!

"어쨌건, 흉흉한 느낌이 드니깐 돌려주시는 겁니다!"



"보스가 이미 잡혀있...?????"

그 말에 그가 하쿠토를 쳐다본다. 여전히 멍한 그 모습에 설마, 라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천천히 다가가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순간, 고치 레온이 밝게 빛나며 커지기 시작했다. 리본은 더 이상 레온을 들 수 없다는걸 깨닫고 레온을 바닥에 두었고, 레온은 점점 자라났다. 물론 그에 맞춰서 빛이 더 강렬해졌다.
하쿠토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정신을 차린다. 그러다 이상하게 머리가 가볍다는걸 깨닫는다. 머리카락이 있을 자리에 손을 가져다 대본다. 없다.

"......"

인상이 급격하게 마이너스로 치닫는다. 일부러 쓰지 않았던 초직감이 '머리카락을 자른 사람은 저기 있는 저녀석'이라고 가리키고 있었다.
그가 일어섰다. 그 순간, 레온이 터지며 안에 있던 온갖 무기들을 쏟아내었다. 하쿠토의 앞으로 털장갑 한 쌍이 떨어진다. 손등쪽에 붉은색 털실로 '89'라고 쓰여져 있다.
그걸 멍하니 보던 그는 이내 털장갑을 손에 끼고서 옆에 있던 양장본을 들고 최종보스-다이키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야 이새꺄. 이 머리카락이 어떤건데 자르고있어."

퍽.

"아주 지랄을 해요, 지랄을. 납치하고 감금한걸로 모자라서 머리카락까지 잘라? 미쳤냐? 응? 미쳐서 그런거지? 그래도 봐주진 않을거지만 조금쯤 납득이 될 것 같기도 한데."

퍽퍽.

"미친짓 하니까 좋든? 너 미친짓 한 번 했으니까 나도 미쳐줘? 너 지옥에 가봤냐? 가게 만들어 줄 수 있는데?"

퍽퍽푹. 화륵.

그 후로 욕설과 양장본을 이용한 구타가 한동안 이어졌다. 다이키는 갑자기 상황이 변하자 멍한 표정이다.

"야 이 개자식아. 지금 당장 머리카락을 다시 자라게 만들 수 있다고 해도 너는 절대 내가 봐줄 수 없겠다. 나와, 짜샤. 너 죽고 나 살자."

화르륵.
짜증이 극에 달하자, 이마에서 필살염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그걸 확인한 하쿠토는 책이 탈 것을 걱정해서 일단 책을 리본에게 패스하고, 다시 다이키를 때리려는데...
어쩌다 옮겨붙었는지 털장갑, 아니, 이제 털장갑이라고는 부를 수 없을 글러브에 불이 붙었다. 주홍색 필살염이 넘실댄다.
이제 하쿠토는 필살염을 띤 주먹으로 다이키를 패기 시작했다.

"아, 잠..."
"뭐, 이것아."

다이키의 말은 듣지도 않는 듯 하다.

~안내~
-무기 받아가세요!
-같이 다이키 다굴하셔도 됩니다.



"어라... 사와다군이 많이 변한것 같슴다! 그래도 짧은 머리, 잘 어울리는데 말임다!"

킥킥 하고 웃는다. 싱글벙글한 얼굴로 구타장면을 보면 발치에 뭔가 걸리는게..
"오오오오오오!!!" 하고 환호성을 지르게 만드는 물건이 거기에 존재! 이것은...!

"골든버그장치! 인겁니다!!"

이중나선 구조로 꼬아진 창을 주워들고는 빙글빙글 돌린다. 손에 착착 감기는 것이 완전!
음.. 이제 뭐하면 됨까? 같이 때리면 되는 검까? 역시 살인자는 될 수 없으니 끝부분으로 때려야 겠슴다!
--
"어, 와."

구하러 올 필요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만, 네. 저 봉고레의 차기보스라는 후배님은 짱짱센데요.
봉고레라는 음식점..?은 앞으로 아무 걱정도 없겠습니다 그려.
허허ㅡ, 미묘하게 허탈한 얼굴로 하쿠토가 다이키를 신명나게 후드려 패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리본에게 시선을 돌린다.

"네 카멜레온 터졌는데 괜찮아?"

바닥의 무기들을 둘러보며 어떻게 이런게 그 작은 데 들어가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차오르지만 이젠 상식의 기준이 바뀌어 버릴 것 같아 말로 꺼내지는 않는다.
그리고는 제 앞에 떨어진 무기 하나를 줍는다. 은색의 너클 한쌍. 크기 또한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였다.

"괜찮다면 하나 가져도 돼?"
-
"레온은 형상기억 카멜레온이라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어. 봐."

리본이 가리킨 중절모 위에는 언제나처럼 레온이 자리잡고 있었다. 차라리 다 터드려서 시원한 모양이다.

"그리고 그건 너를 위해 만들어진 무기니까, 당연히 가져가야지."

고생했다, 레온.
그는 레온을 쓰다듬어주었다.
-
"응, 어쩐지 상식적으로 이해하려고 했다가는 큰일 날 것 같네."

오늘 대단한 걸 엄청나게 많이 본 느낌.
그래도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할까, 터질 때는 정말 깜짝 놀라서 괜찮을까 싶었는데.

"나를 위해서..? 에, 일단은 고마워."

의아한 듯 작게 중얼거리다가 이내 납득해버린다. 또 깊게 생각하면 머리만 아플것 같고 선물 받았으니 좋게좋게 생각하자.
그럼 너클은 위험하니까 빼두고. 손깍지를 끼로 손목을 우둑 소리가 나게 푼다. 그리고 방긋 웃으며.

"고쿠요의 소년 군, 혹시 함무라비 법전이라고 알아?"

교복이 다 젖었잖아. 다른 한 벌도 오늘 빨아서 내일까지 안 마르면 그대로 입고가야 한다고.
--
"꺄아!"

펑 터진 레온의 아래를 바라보다, 웬 양날 가위를 발견하고 볼을 붉힌다. 인형탈 아래의 얼굴이었기 때문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굉장히 기분이 좋아졌나보다.
전에 애니메이션에서 보고 정말 가지고 싶었는데 이렇게 얻게 되어서 굉장히 기분 좋았다. 날도 굉장히 날카롭고, 버튼도 여러가지 있는 모양인 것으로 보아 분명 다른 기능이 있지 싶었다.
방방 뛰면서 쓰던 톤파를 가방 안에 쑤셔넣고 새 무기를 꼭 껴안는다. 매끈하고, 전처럼 전기 충격기도 안에 내장되어 있는데다가 결론적으로 새 거였으니까.
가위에 달린 버튼을 이것저것 사용해보다 의외로 수납도 간편하고, 톤파와 비슷한 디자인인데다가 반으로 똑 떼면 완전히 자주 쓰는 톤파였다.
거기에 안에 다양한 것들(이런저런 쇠사슬이나 실톱 같은 것)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두 배로 기쁜 모습으로 방방 뛴다. 톤파 플러스 트렌치 나이프야! 와!

"파이팅! 파이팅! 사와다! 꺄아악!"

새 무기도 얻었겠다 꺄아악↗↗ 오빠 멋져어↗↗↗ 톤으로 방방 뛰며 양 손에 가위 날을 하나씩 잡고 깔깔거리다 다시 침묵.
같이 패고 싶긴 하지만 역시 저 사람은 하쿠토의 몫으로 남겨두는 쪽이 좋지 않을까 싶었는지, 이내 확연히 기쁜 목소리로 방방 뛰며 주먹을 흔든다.

"요조라는 오늘 정말정말 기쁜 나미모리의 요정이야! 조금 있다 도넛 먹으러 가자!"
--
"-얼라."

뭐 그런 건방진 소리를?하고 화내는 시늉이라도 해보려던 차에 사태가 급반전 되었다.카멜레온이 빛나더니 터지고,순진하게 생긴 피해자는 의외로 걸걸한 입담을 자랑하고.심지어 터진 데에서는 무기가 막 쏟아진다.우와.이거 골라가도 되는 거지?-이미 이 비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놀람 중추가 무뎌진 듯,당황하지도 않고 받아들인다.자.그럼 뭘 고를까.
길쭉해야 한다.무거운 건 좀 힘들다.그리고 한번 휘둘렀을 때 데미지가 컸으면 좋겠다. ...
이것저것 뒤적이다 괜찮은 것을 발견한다.

"...호미?"

아니,그거하곤 좀 다른데.엄청 큰 낫이다.심슨에 나오는 사신이 들고 다니는 것보다도 삐까뻔쩍하고 비싸게 생긴-가볍고 날이 잘 서 있는.게다가 접이식이야?!
집어들고 휘잉,휘잉 휘둘러본다.오,좋다.체격에 비해 좀 큰 느낌이 있긴 하지만...
나는 무기를 쓸 일이 없지,낫을 휘두르다가 멈칫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기가 있으니 한번 쯤은 쓰는 것도 괜찮겠지,고개를 갸우뚱한다.마피아 어쩌고 하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지만 이해도 못했고 할 마음도 없다.
그 한 번 쓰는 순간이 지금이라면 참 괜찮겠군,결론을 내리고는 낫을 질질 끌며 하쿠토에게 무진장 맞고 있는 다이키에게 다가간다.

"너...약정 끝나기 전에 망가진 핸드폰의 위약금과 남은 할부금을 갚는 기분...알 리가 없겠지."

평소처럼 무심한 얼굴로 조곤조곤 말한다.낫을 치켜든다.감방은 싫으니까,손잡이로만 괴롭혀야지.

"배를 찔러줄게."

인과응보,심술궂게 중얼거리며 손잡이로 하쿠토에게 맞고 있지 않은 부위를 계속 때린다.물론 발로 차는 것도 잊지 않는다.
--
" 와- 뭔가 되게 낯설지만 좀 더 때려봐! "

뭔가 굉장히 변한 하쿠토군을 쳐다봤다가 때리는 장면을 보며 생각했다. 짱짱 쎄시네요. 우리 니미모리 학생은 짱짱 쎄구나. 와-
허리에 매고 있던 가디건을 플랜카드마냥 흔들며 점프하다가 뭔가가 발에 걸렸다. 뭐야 이건. 아슬아슬하게 넘어질뻔 했던 터라 가디건을 어깨에 걸치곤 발에 걸렸던 게 뭔지 확인했다.
와 이게 뭐죠 식칼?
아니 식칼이라고 하기엔 너무 길고 반짝거리는데.

" 마치 모든것을 잘라버릴수 있을것만 같은 그대의 이름을 정했어."

손잡이 부분에 장미가 있는것으로 보아,너는 특별한 칼이야. 장미칼,어때. 근데 어후. 양손으로 잡아야겠다 이거. 무거움찍찍



맞고 있던 다이키의 표정이 분노로 바뀌자, 그 자리에 있던 표범-타이가는 곧장 홀에서 도망갔다. 무슨 상황이 펼쳐질지 아는 탓이다.

"이자식들이 지금 나를 뭘로 보고...!"

정말 악당스러운 대사를 내뱉더니, 이내 방 안에 수십개가 넘을 것 같은 빛의 화살들을 홀 안에 가득 채운다.
...그리고 화살들이 날아간다.

~안내~
-calcmt_rand(0,100)/calcㅁ 70 이상이면 명중
-calcmt_rand(1,10)/calcㅁ 명중일때 몇 발이나 맞는가



"아아, 너무하네."

난 아직 한 대도 못 때렸는데. 물론 이미 충분히 맞은 것 같아서 한 두어대만 때리려고 했지만.
끝까지 이런 식이라니. 그보다 이거 화살인데 꼭 게임에 나오는 마법같잖아.

"지금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오늘 내가 알던 상식이란게 와장창 깨지는 느낌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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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culation Result : mt_rand(1,10) = 8 (8.392333984375E-5 sec.)
--
"그런데 얘, 확실히 고쿠요 학생회장은 아닌 것 같아."

날아오는 화살을 가위로 탱탱 막다가, 흠집도 나지 않은 새 가위도 쓰기 아깝다는 듯 울상을 지으며 가위를 재빨리 가방 안에 쑤셔넣고 다시 톤파를 꺼낸다.
새 무기는 일명, 장식인가보다. 하기야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으니만큼 요조라도 손에 익는 것을 쓰는 편이 나았을 테지만.

"포스가 없어, 포스가. 요조라는 다스 베이더가 좋지만."

딴말.
--
"…막대기다."

모 게임의 마법사가 쓸 것 같이 생겼는디, 그냥 찌르는 용도로 써도 될 것 같았다. 끝 부분에 화려한 장식은 둘째치고, 뾰족하기까지 했으니까. 이거 없을 때는 받은 권총이나 써라, 이런 건가? 어쨋든 뭐. 나야 이거 받으면 좋으니까! 후드를 고쳐 쓰고는, 어째 자기 키랑 비슷해 보이는 스태프를 고쳐 들었다. 이거 들고 다니면 지인짜 튀겠다. 집까지 어떻게 들고갈까.

"뭘로 보긴 뭘 봐, 앞으로 감옥에서 썩을 불량 청소년으로 보지."

스태프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놀다가, 갑자기 들려오는 말과 화살에 웃으며 대답한다. 아 씨, 깜작이야. 인질한테 맞은 주제에 뭐 저렇게 말이 많아.
--
앗,뭐지?때리는데 정신이 팔려서 몰랐다.
재빨리 몸을 굴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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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씨 화살."

허리를 숙여서 장미칼을 지팡이처럼 쓰다가 화살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뜬다.
이거 피해야 되는데 어아 몸이 움직이질 않네.다리에 쥐가 나서 슬픈 영혼이여.

어라 근데 안맞음. 팔에 조금 스친것들도 있는데 아슬아슬하게 옷만 찢어졌다. 와아아.
--
빛나는... 이것들은.. 화살?! 위험하다!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사와다군이나 다른 사람들은?! 크... 창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녀 화살을 피해냈다.

"악당같은 모습임다! 패턴일단계! 같은 느낌임다! 위험! 위험! 같은 표시를 내야할것 같습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리본만 총 6발이나 되는 화살을 맞은 듯 하다. 피하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총을 쏴서 경로를 바꾸기에는 학생들이 맞을 것 같았던 것 같았기에 그냥 맞은 듯 하다.
레온이 상처를 안쓰럽게 쳐다본다. 그리고 리본에게 화살이 박힌걸 본 하쿠토의 표정은 흡사 야차를 보는 듯 했다.

"엿이나 먹어라, 개자식아."

글러브의 필살염을 이용해 다이키를 공격하려 했으나, 갑자기 바닥이 푹 꺼지는바람에 그걸 피하느라 공격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다이키가 이번에는 발로 바닥을 세게 친다. 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리본은 이번에는 레온을 이용해 천장에 붙은 모양이다.

"떨어지면 최소 중상이야. 조심하도록."

그러면서 필살탄이 변한 것 같은 흰 특수탄을 살펴본다. 어떤 효과가 나는지는 아직 잘 몰랐다. 섣불리 쓸 수는 없을테지.

~안내~
-땅이 갈라집니다.
-calcmt_rand(0,100)/calcㅁ 50 이상이면 갈라진 땅의 영향을 받습니다.
-영향은 뭘로 해도 좋습니다. 갈라진 사이에 발이 껴도 되고, 현관까지 직통으로 떨어져도 되고... 자유.



아, 망했다.
게임으로 따지자면 자신은 근거리 몸빵캐, 즉 워리어, 혹은 탱커계열에 가까운 인간이었으며 주먹으로 저것들을 다 치거나 피할 수는 없음이 자명했다.
민첩이랑 운을 좀 찍어뒀어야 했을까. 하는 후회가 잠시 들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윽.."

8발의 화살이 부위를 가릴 것 없이 피고들자 한쪽 무릎을 끓고 신음성을 내뱉는다.
오늘 등교길엔 어째 자전거에도 안치이더라니 이 고생을 하려고 그랬나보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땅이 갈라지기까지.
아버지, 어머니, 욧짱. 나 오늘 집에 못 들어갈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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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이 갈라진 틈새로 몸이 훅 빠져들지만 다행이 그 틈새가 그렇게까지 넓지 않고 앉아있던 상태였으므로 한 쪽 다리가 빠지는 걸로 그친다.
물론 다음에 올 공격을 생각하면 다행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만.

"이런데서 죽고 싶지는 않았는데."

발목 부분이 끼었나. 화살 때문에 아직도 욱신거리는 팔로 땅을 지탱하고 다리를 빼내려 노력한다.
--
폴짝폴짝 가볍게 뛰어 갈라지는 땅을 이리저리 피하고, 제대로 된 땅에 안착한다. 게임 같네.
저 녀석, 만화를 너무 봤다. 아무리 봐도 악당의 전형적인 대사들만 하고. 그렇다면 다음 번에는 역시 이 멘트지.

"다음 번에는 '네놈들, 이것까지 피하다니! 그렇다면 비장의 필살기다! 이건 피할 수 없을 걸!! 크하↗하하핫↗↗↗!!!' …라고 외쳐주지 않을래?"

광소까지 리얼하게 표현한 다음,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눈 앞의 포스 없는 소년에게 상냥하게 묻는다.
--
"?!"

화살을 피했다 했더니 땅이 갈라지네?우와,이게 무슨 일이야.이거야말로 특보다,특보.
다시 고마운 반사신경을 믿으며 점프!!!...하려고 했으나 늦었다.쩌저적,아가리를 벌린 바닥에 푹,빠져버렸다.가까스로 팔을 뻗은 덕에 밑 층으로 내려가는 것 만은 면했지만...이건 좀..나쁘다.
이 상황에서 아랫층 천장에 자기 다리가 대롱거릴 것을 생각하니 헛웃음이 난다.아.올라가야 하는데.팔근육이 부들부들 떨린다.낫을 이용하면 도움이 될까?생각하며 어떻게든 한쪽 다리라도 올리려고 용을 쓴다.
--
"우왓! 위험함다!!"

누가 저 녀석의 행동좀 막아주시는 겁니다! 라고 외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바닥이 갈라져 정상적인 부분으로 피할려고 딱 좋은 타이밍이라고 해야할까? 하필이면 피할려고 간 부분도 갈라져버려 아랫층으로 떨어질려는 것을
창으로 바닥을 찍고 창을 꽉 잡는 것으로 떨어지는 것을 면했다. 이.. 높이에서.. 떨어지면.. 죽을려나?

"...죽기는 싫슴다!!"
--
아니 무슨 저 소년은 막 자연을 지 맘대로 다루네 아니 건물이라서 자연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가. 멀찍이 떠어져서 검을 만지작거리고 있을때 땅이 갈라지자 검을 들고는 피하려고 하며 발을 살짝 움직이자 자신이 서 있던 곳의 땅이 굉장히 크게 갈라졌다.
와,이,씨!

어떻게든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다가 한쪽 다리가 쑥 들어갔고 신고 있던 신발 한쪽이 갈라진 땅 사이로, 그러니까 아래층으로 딸어졌다. 다리는 서둘러 빼기는 했지만. 아 잠깐. 근데 신발만 떨어지는건 무슨 상황. 순간 정말로 놀랐다. 검의 손잡이를 꽉 쥐며 다시 올라왔지만 신발이 없어진 걸 알아채고는 땅을 갈라지게 한 장본인을 짜증스레 째려봤다.



이번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걸린 듯 했다. 하쿠토는 글러브의 불꽃을 이용해서 단번에 다이키의 근처까지 다가갈 수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몰려오는 파도가 그를 다시 벽쪽으로 쓸려보내는 듯 하다.

~안내~
-이번에는 파도입니다. 짠 물은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다이스 없이 가겠습니다. 파도 거스르고 가서 다이키 패도 됩니다. 패세요. 권장사항입니다.



헥.. 헥.. 하고 올라오면 더 이상은 장난이 아닌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장난. 그래 장난. 어쨌든 마피아와 마피아에 대적할 힘을 가진 사람과의 싸움이라는 걸까?
오컬트나 재미가 아닌? 창을 뽑아 다이키를 쳐다보면 파도가 몰려온다.
정말로. 장난이 아닌 진지하게..!

"갑니다..!"

파도에 닿기전까지 다이키에게 다가가, 파도가 눈앞까지 오면 파도에 휩쓸리지 않게 창을 바닥에 찍어 고정시키고 그것으로 버티다 조금식 창을 뽑아내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
갑자기 파도가 나타나길래 일단 가볍게 하늘로 박차고 뛰어올랐다. 왜 악당 대사를 안 해준 건지 모르겠지만, 꽤 서글펐으므로 톤파 한 짝을 집어넣고 가위 한 짝을 꺼냈다.
짝가위는 짝가위 나름대로의 멋이 있지. 땅에 단단히 박은 가위 손잡이 부분에서 기다란 와이어를 쥐고, 그 위를 밟고 뛰어오른 뒤 가위를 수거하는 식으로 두어번 뛰어 전형적인 악당 소년 앞에 내려앉아….

"아까 요조라가 지랄병 이야기를 했지?"

일단 팔을 휘둘렀다. 왼쪽 손에 든 것이 꽤 날이 서있는 가위였으므로 일단 가방 안에 쑤셔넣고 오른 팔의 튕김을 사용해 열심히 친다.

"지랄 병에는."

한 대 더.

"약도 없단다."

한 대 더.

"그러니까 좀 맞으렴."

휙휙휙. 세 번을 연속으로 악당 소년에게 주먹을 내지르고, 마지막으로 배 부분을 발로 세게 내리친다.

"…왜, 맞으면 길이 든다잖니."
--
" 야, 이!"

너 때문에 신발이 없어졌어! 스타킹을 신고 있어서 별래 티가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바닥과 돌맹이 완전 아파.
파도가몰려오는 것을 바라보며 씩씩댔다.
베이비 수영단 출신의 수영 실력 을 보여주마! 꿋꿋하게 물을 맞아가면서 천천히 소년의 앞으로 걸어가서는 소리쳤다.

" 중이병걸린놈 같으니!"
머리를 쥐어뜯을 기세로 머리채를 잡고는 흔들었다.
으아아아아아!!!! 너때문에에에에 신발을!!!!
--
"아, 빠졌다."

파도의 영향으로 오히려 발이 빠지게 되자 발목을 한 번 주무른다.
별 이상은 없는 것 같고, 옷이야 한참 전부터 젖어 있었지만 짜증난다, 저 녀석. 틈으로 떨어졌으면 황천길 행은 당첨이라고.
벽 쪽으로 붙어 다리에 힘을 준 채 파도를 최대한 빠른 속도로 거슬러간다. 물살에 밀려 속도가 나지는 않지만 최소한 쿨타임은 있겠지. 안그러면 사기캐라고 그거.
게다가 앞으로 가는 사람이 저 혼자만은 아니다.

"소년 군은 좀 많이 심한 것 같은데."

근처까지 다가가자 레온에게서 새로 받은 너클을 끼고 명치를 향해 주먹을 날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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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 : 회피
31~70 : 경상
71~100 : 중상
--
"되게 잘 피한다. 요조라는 역시 약한 것 같아."

만족했나보다. 한 대만 맞아도 상관 없다는 듯, 이번엔 다른 한 짝까지 꺼내 단단히 쥐려다 머리채를 쥐인 것을 보고 인상을 찡그린다.
우와, 진짜 아프겠다. 아프다못해 끔찍한 기분이겠다.

"구레나룻 쥐어뜯는게 좋지 않을까? 그 쪽이 제일 아프잖아."

제가 아프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신나게 팔을 휘두르고, 팔꿈치로 내려 찍는다. 본인이 약체라는 것에 자신감이 붙었나보다. 와!

2.4. 무너지다


모두가 합심하여 다이키를 때리는걸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던 하쿠토가 이내 자신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이키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막 머리카락과 리본과 친구들과 머리카락과 머리카락과 머리카락의 원수를 중얼거리며, 그리고 그의 사상을 이어받은 2세가 나타나지 않길 바라며 막 발로 차려는 순간, 그녀가 나타났다.

"...와, 갑자기 이상한 건물이 들어서서 뭔가 싶었는데 너였구나. 왜 날 멀리 보냈나 싶었다, 이녀석아."

오른쪽 머리카락에 살짝 들어간 붉은 브릿지가 인상적인 소녀. 토비타 베니카. 고쿠요 중학교 학생회장. 그녀가 홀 안으로 들어와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열심히 추리하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이 물은 또 뭐고."

그리고 추리에 실패했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다이키가 흠칫 놀라더니 발을 잘못 놀린다.
...이번엔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안내~
-일단 탈출해봅시다. 2레스동안 열심히 탈출해봅시다.



"변명은 나중에 듣고, 일단 탈출먼저 하자."

베니카가 창문을 깬 후, 다이키를 들쳐업고서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아니, 자세히 보니 그냥 뛰어내린건 아니었다. 성벽에 나 있는 돌기들을 밟고 아래로 내려가던 것이었다.
여하튼 두 사람이 그냥 도망치게(?) 둘 수도 없고, 여기 계속 있다가는 다들 건물의 잔해에 깔려죽을게 분명하다는 생각에 하쿠토는 리본을 어깨에 올린채, 혹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았다.
한두사람정도는 더 데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중에 근육통이 오겠지만, 일단은.



상황이 점점 이상하게 돌아간다.아,모르겠다.갑자기 오징어 다리를 먹고 싶은 기분이 든다.그러니까,정리하자면 파도가 생겼다가-다굴이 시작되었고-고쿠요 학생회장이 등장하더니-우와,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몸은 빼낸지 오래다.우와.이제 도망만 가면 된다.우와아아-
저,저,천벌받을 놈.끝까지 고운 짓은 않는군.버터구이 오징어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둔 채 휙휙 달리기 시작한다.오오,안돼.늦었다가는 남은 생애 동안 버터구이 오징어는 커녕,오뎅 한 개도 먹을 수 없을 것이다!
--
"거대 전함이 아니잖아."

의외로 듣던 것처럼 하늘을 뚫고 땅을 가를 것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확실히 전설은 이것저것 왜곡된다더니, 이게 딱 그짝이군.
뭔진 모르겠지만 건물이 무너지는 걸 보니 이 건물은 부실공사의 잔여물인 것 같긴 했다. 요즘 일본에도 부실공사가 있다니, 지진이 나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탈출을 해야할지, 아니면 그냥 지켜보아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위험하니까 바깥으로 나가야하긴 하겠다.
괜히 머뭇머뭇 뒤를 돌아보다 한숨을 내쉬며 다른 사람들이 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일단 중요한 건 마지막에 나가야 한다는 거니까.
다른 학생들이 나가는 것도 살펴보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가는 것도 살펴보아야 하고, 그 다음에 나가도 늦지 않으니까. 이래 보여도 풍기 위원장이고.

"…구급차도 부를 걸 그랬나?"

병실 예약만 하는 건 역시 조금 그랬나보다. 이 몰골로 병원에 가는 것도 확실히 위험했고. 물론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아니었으므로 그쪽 학생회장이 하는 양을 지켜보다 얼추 비슷하게 따라 내려간다. 이러면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앗, 미끄러질 뻔.
--
머리채를 온갖 힘을 다해서 잡아뜯다가 옆에서 구렛나룻을 해보라는 말에 구렛나룻을 잡고 천장을 뚫을만한 기세로 잡아당기려다가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해 당황하고는 어떻게 나가야할지 고민하다가 아까 갈라진 틈 사이로 뛰어들고는 현관으로 떨어졌다.
와, 뭔가 이거 잘만하면 훌륭한 자살법이 되겠는데?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직이자 코밑을 쓸고는 웃었다. 이야 죽지는 않아서 다행이야. 사실 취향이라면 창문을 뚫는게 취향이지만.
역시 떨어지자 발목이 굉장힌 통증이 느껴져와서 다리에 힘이 쭉 빠졌지만 애써 무시하고는 죽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자기자신을 위로했다.
와 탈출이다 탈출이라고 이야.
--
역시 나는 평화주의자인가 보다. 싸움도 못하고? 사람들이 팍팍 때리는 것을 구경하다 보니 왠 소녀가 나타나..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고개를 갸웃이며 그녀와 짜증나는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면 쿠구구구구! 하고 건물이 흔들리고 돌쪼가리가 떨어지는 광경이 보인다.
아... 아!!!!!!! 이것은 설마!!

"자폭플래그!!"

아! 도망가야! 겠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도망가야 하냐가 문제다. 밖으로? 무립니다! 죽을지도 모른다!!
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방법은.. 에익! 생각보다 몸이 우선!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와 성벽에 튀어나온 부분을 밟고 밟고 내려온다.

"이, 이거 위험함다!"

순간 미끄러질뻔 할때는 창을 성벽에 꽂아 그것에 매달리는 것으로 버티다가 다시 내려오고...
--
"응, 별로 아파보이지는 않네?"

이런저런 일 때문에 힘이 빠져서 역시 약했나. 카나코에게 머리끄댕이를 붙잡히고 요조라에게 얻어맞는 것을 보면서도 느긋하게 이야기한다.
원래라면 측은지심으로 조금이라도 말렸겠지만 지금은 직접적인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사람으로써 화가 상당히 나 있었으므로 오히려 부추기면 부추겼지 말릴 생각이라고는 아주 없었다.

"진짜 짜증나는 녀석이네, 소년 군."

끝까지 이렇게 굴다니. 베니카를 흘끗 바라보고는 저쪽도 고생이 많을 것 같다고 중얼거린다.
그리고 이 곳을 빠져나갈 걱정에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는다.

"소년 군, 일단 나가서 이야기하자."

참고로 그 이야기는 절대로 평화롭지는 않겠지. 내 차례가 돌아올지조차 모르지만.
조용하게 짜증을 분출하며 철벅거리는 물을 헤치고 창문을 내려다 본다. 잡을 만한 곳이 있긴 한데 미끄러질 것 같은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든다.
그래도 여기 있으나 떨어지나 그게 그거지.
클라이밍을 하듯 벽을 타고 내려가다가 거의 다 내려와서 미끄러진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그나마 다 내려왔으니 망정이지.
그리고 자신이 내려온 창문을 바라본다. 다들 잘 내려왔으려나.



딱히 못움직일 사람은 없는 것 같기에, 그는 여러 사람들이 그랬던것처럼 창문을 타고 나왔다. 밖에는 리본이 불러놓은 봉고레의 의료진이 대기중이었다.
그리고 베니카는 다이키에 더해서 언제 잡아왔는지 모를 두 명을 꿇어앉혀놓고 설교중이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다.

~안내~
-다친 사람들은 치료받으세요.
-그 외 하고싶은걸 하세요.



엄청! 지치는 것 같슴다! 어쨌든, 해피엔딩? 인것 같슴다! 물에 젖은 생쥐꼴같은 몸을 보며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쉰다.
몸 곧곧이 뻐근하긴 하지만 말이다. 딱히 치료를 받을 필요도 없어 보이기도 하고...
그보다! 궁금한것이 있슴다! 마피아를 싫어한다고 해서 개인이 이런 일을 벌이기는 힘들지 않슴까? 거기다.. 봉고레? 틀리지 않았슴다!
마피아의 왕이라고 하는 조직의 보스 후보를 납치한걸 보면 위험해질것 같슴다!
리본에게 다가가 쭈구려 앉아서는 리본을 보며 말한다.

"저기 말임다. 저 사람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리고 몸은 괜찮은 겁니까?"
-
"빈디체가 잡아가거나, 하겠지. 그리고 이정도로 괜찮지 않다면 초일류 히트맨이라는 호칭이 울겠어."

딱히 몸이 이상하다던가, 하진 않은 모양이다.

"게다가 치료도 잘 받았고. 치료라는건 제때제때 받아야 하는거야."

설교중인 베니카를 보며 어디서 났을지 모를 에스프레소를 홀짝, 마신다.
-
"빈디체? 과자이름같습니다! 신경쓸.. 필요는 없다는 겁니까? 으음... 몸이 괜찮으시다니 그건 다행입니다!"

빈디체?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신경쓰지 않아도 될것 같은 느낌이 든다.
거기다 치료도 받았다는 소리를 들으니깐 안심할 필요가 없지만 안심이라는 된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모습을 보니 머릿속에서 번뜩! 하고 올라오는 것이

"저! 마피아가 되고 싶습니다! 역시 뭔가 느꼈다고 해야할까 말입니다. 위험하겠지만 말입니다.
무언가 두근거리고 콩닥거리는 기분이 들지 말입니다. 하이텐션으로 진지해보고 싶은 욕망이 듭니다!"
-
"과자는 아니고, 저기 있는 저 녀석들이 빈디체야."

리본은 한쪽에서 하쿠토와 대화하는 것 같은, 붕대로 온몸을 감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을 가리켰다.
어떻게 잘 협약이 된 모양인지, 빈디체는 곧 물러섰다.

"그럼 여기 사인해."

타마치의 말에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계약서와 펜을 내민다.
좋아, 한 명 포섭 완료.
-
"저 녀석들?"

고개를 돌려보면 붕대로 몸을 감은 미라같은 사람들이 사와다군과 말을 하고 있다.
계속 지켜보면 미라같은 사람들은 물러나는 모습이 보인다.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될것 같은 느낌.
아, 사인하라는 말에 계약서와 펜을 받고 자세한 사항을 읽어보지도 않은채 사인을 하고 건네준다.

"취업입니다! 완료입니다! 두근두근하고 콩닥콩닥? 잘 부탁드림다! 라고 말해야 할것 같은 기분입니다!"
--
그시각, 하쿠토는 한쪽 구석에서 빈디체와 협상중이었다.
협상 내용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내가 봉고레의 차기보스라는 이름을 지고 책임질테니, 저녀석들을 넘겨라'
'그대신 다음번에 또 저녀석들이 일치면 너 잡아갈거임'
'ㅇㅇ'
이 될 수 있겠다.
여하튼 그렇게 세 사람의 신병이 봉고레로 넘겨진 모양이다.
--
누가 부른 건지는 몰라도 밖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들에 의해 상처를 치료받다가 문득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안경에 생각이 미쳐 만져본다.
온전한 안경의 모양 대신 이미 바스러진 무언가의 조각들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자 망연자실해버린다.
돈에 관해서는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가 없달까. 다이키에 대한 분노가 점점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잔뜩 잔소리를 듣는 고쿠요 일행들을 바라본다.
그러다 이내 화내봤자 다시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그저 속으로 삭인다. 애초에 따라 온 것도 내 선택인 걸 어쩌겠나.

"내일 안경점에 가야겠다."

옷은 젖었어도 어쩔 수 없지. 치료하는 도중의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 빠르게 수긍하며 안경을 수리하는 비용에 대해서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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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계단을 뛰어내려가서 탈출한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은 기분,뒷목을 쓸어올리며 생각한다.뭐 어때.아슬아슬했지만 어쨌든 살아 나왔다.그보다 뭘까,그 이상했던 악당.
봉고레 의료진에게서 지급받은 담요에 뜨거운 녹차를 후후 불어가며 생각한다.안전한 곳으로 나오니 그제서야 머리가 좀 차분해져,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의문들을 곱씹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벌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현재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이것밖에.호로록,녹차를 마시며 눈을 느리게 깜빡인다.아,그리고 내 핸드폰...잊고 있었던 또 한 가지를 상기해 내자 기분이 언짢아진다.이것저것 중요 자료가 얼마나 많았는데.백업 파일이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아.으으,역시 악당.
어딘가 다친 데가 없는지 물어오는 의료진을 향해 느릿하게 고개를 저어 보이다가 역시 의문을 품는다.이 의료진들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지?누가 부른 걸까?아마도 그 마피아 어쩌고 하던 이야기와 관계가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그러고 보니 악당 뿐만 아니라 우리 편도 미심쩍은 구석이 많았다...아,하지만,별로 깊게 파고들고 싶지 않다.으응.핸드폰이 부서지니 취재 의욕도 부서져 버린 것 같다.
그래도 수확이 있다면 이 출처가 미스테리어스한 낫...접어서 이어달리기 바톤과 비슷한 모양이 된 낫을 요모조모 살핀다.그렇지만 이것도 쓸 일이 없겠는걸.내가 이렇게 무서운 걸 어디다가 써.애초에 싸울 일도 없고...
많이 식은 녹차를 다시 호로록,마신다.집에 가면 녹차에다 오징어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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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야 알아서 받을 테니까 됐다고 놔두고 빤히 두 사람을 설교하는 베니카 쪽으로 걸어가 그녀와 훈계 받는 사람들을 빤히 보았다.
뭐가 어찌되었든 간에 이 학생회들에겐 빚진 것도 있고 하니까… 라기보단 별 생각이 없었을 뿐이다. 할 말은 해야 했지만.

"…저기, 나미모리 중학생들을 건드린 이유는 왜니?"

게다가 이런 식으로 미로나 만들어놓고. 정보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와다 하쿠토군만 적당히 납치했으면 좋잖아.
그러면 서로 피도 덜 흘리고, 얼마나 편한지.

"일단 사과 받고 싶은데, 괜찮을까? 입원 중인 사람들에게 전부 해줘, 사과."

학생회장이 해도 상관은 없지만, 일단 때리라고 시킨 놈이 해야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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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왜 이런 능력을 숨겨서... 아, 그건 방금 이녀석들한테서 들었어. 그쪽에 시선을 집중시키는거라나 뭐라나. 곧 원래대로 돌아올거야."

베니카가 설교하다말고 요조라의 말에 대답한 후, 다시 설교모드로 돌아가...려다가 자신이 사과해야 하는 문제라는걸 깨닫고 잠시 설교를 멈춘 후, 요조라에게 고개숙여 사과한다.

"미안. 입원중인 사람들한테는 직접 가야겠지만... 이녀석들 단속을 못한 내 잘못이 크겠지. 뭐라고 할 말이 없네. 내일 당장 이녀석들 데리고 사과하러 갈테니까."

세 사람을 째려본다. 날카로운 눈빛을 받은 세 사람의 방어력이 내려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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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다쳤으니까, 꼭 사과해. 선물은 과일이 좋을 거야."

다친 사람이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하니까… 라고 납득은 했지만 이해는 불가능했다. 아니, 그냥 보스 한 명만 데려가면 될 것을.
악당의 생각이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인가보다. 도마뱀 꼬리까지 잘랐으니 할 말 다했지. 별로 맞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응? 예쁜 아가씨가 사과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그러고보니 이름도 잘 모르네. 요조라는 츠키노와 요조라야. 아가씨랑 이 애들은?"

이 학생회장과 부위원장의 사이가 엄청 좋았으니 고개 숙이고 사과하는 모습은 꽤 떨떠름해, 양 손을 들어보이며 괜찮다는 표시를 했다.
그렇다고 해서 원래의 예정을 바꿀 건 아니었지만. 적절하게 뇌내 계산기를 두드려 보상금까지 생각이 닿자 싱긋 웃어보인다.

"다친 사람들에게 사과 말고도 적절하게 보상 해 주는 게 좋아. 그렇지 않으면 맞은 사람이 억울하잖니."

결론을 말하자면 피해자들에게 돈 내놓으란 소리였다. 이 쪽의 부상자들은 알아서 챙기라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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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병문안은 과일이지. 좋은 물건이 들어오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꽤 많이 필요할 것도 같고... 얼마나 사야하는걸까. 우리 예산 여유분이 얼마나 있지? 좀 쥐어짜내보자.
머릿속으로 이것저것 계산한다. 대량구매하면 할인받을거고... 이걸 이렇게 저렇게 하면 대충 될 것도 같다. 모자라면 저녀석들을 일터로 내몰아야지, 어쩌겠어.

"일단 내가 회장이니까. 내 이름은 토비타 베니카. 저기 오드아이는 류세이 다이키, 토끼같은녀석은 이나바 타이가, 조용해보이는 흑발청안은 카이도 쇼. 각자 부회장, 서기, 회계."

한 사람씩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해준다. 묘하게 가리킬때마다 움찔한다.

"확실히 치료비나 기타 비용은 이쪽에서 배상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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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좋은 물건 들여놓을 수 있을 거야."

아무래도 봄은 과일의 철이니까. 그럼 슬슬 끝난거, 맞겠지?
인형탈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며 토비타 베니카, 류세이 다이키, 이나바 타이카, 카이도 쇼, 하며 그녀의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입 안에서 중얼거린다.
아마 곧 있으면 잊어버리겠지만 어쨌든 베니카의 이름은 잊지 않을 것 같다. 나머지는 또 모를까. 그거보다, 저 쇼라는 녀석 있었나보다. 몰랐는데.

"아, 이나바의 토끼구나? 살가죽, 벗겨졌잖니. 조심하렴."

아까 표범으로 변해서 이 쪽을 공격했던 타이가에게 시선을 다시 한 번 준 뒤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보상금까지 준다면 이 쪽은 이제 됐다. 어쨌거나 앞으로도 좋은 우방으로 활약 해 주어야 할 사람들인데 여기서 더 짜내면 역시 그럴 테니까.

"…그러면 내 대신 열심히 혼내주렴. 바이바이."

손을 느슨히 흔들고 뒤로 한 걸음 물러난다. 그럼 이제 이 쪽도 치료를 받아야지. 탈골 될 뻔 했으니까.

3. 마무리


"그 비용문제, 해결해줄테니 봉고레에 들어오지 않겠어?"
"아가야, 이건 내가 해결할 문제란다. 아가는 가서 놀고 있어요. 착하지?"

베니카가 리본이 누군지 아는지, 모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봉고레로 들어오라는 권유를 물리쳤다. 학생회 내부에서 해결할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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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신병, 내가 인수받았어. 그리고 소속도 봉고레로 옮겨졌고."
"잠깐, 누구 마음대로..."
"그럼 그냥 여기서 죽을래? 나도 사실 그쪽이 더 마음에 들거든?"

활짝 웃는 하쿠토를 보며 세 명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더랜다.
절대 무서운게 아니야. 베니카가 혼자 남을까봐 그러는 것 뿐이야.

그리고 세 사람은 하쿠토의 집에서 통학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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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있던, 그리고 원래는 헬시랜드의 폐허가 있을 자리는 다이키가 자진해서 공터로 바꿔놓았다. 훈련하기에 꽤 좋아보이는게, 리본이 매우 마음에 들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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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카는 세 사람을 끌고 환자 한 명씩 일일히 선물을 건네주며 사과했다고 한다. 물론 금전문제도 확실히 했다.
여기 지출된 비용은 모두 세 사람의 노동으로 충당되었다.

~안내~
-고쿠요편 마치겠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