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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스토리

last modified: 2016-02-09 22:50:30 Contributors

상위 문서 : PSY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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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rologue


1. Prologue


신이 있다면 아마 그는 C급, 잘 쳐줘야 B급의 영화를 만드는 영화감독일 것이다.
나태롭게 팝콘을 옆구리에 끼고 소파에 누워, 자신이 만든 쓰레기만도 못한 영화를 보며 낄낄대는 그를 위해
일어서고, 또 일어서라. 그렇게 죽어가라.
높여라, 높여라, 그의 웃음소리가 텅 빈 무저갱을 가득 채우도록.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언제라도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고
언제라도 따듯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언제라도 행복했던

그런 때가 정말로 있었는지
이제는 희미해져 버렸다.

삶도, 기억도.
희미해져가는 건 내 기억인가
아니면 내 삶의 의지인가

확실한 건
더 이상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 폐허 속에서, 누군가의 낡은 다이어리.


우리는 살아있다.
우리는 살아있을 것이다.
내일도,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우리는 찾아냈다.
우리는 찾아낼 것이다.
삶의 이유를, 그 전의 풍족했던 삶을, 그 이상을.

중요한 건 우리는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모든 걸 각오할 것이다.

- 레오나드의 자서전 중 발췌


세상은 망했다.
누군가는 핵폭탄에 의한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인간의 업보라고 하고
누군가는 신의 심판이라고 한다.

허나 확실한 건
우리는 살아있다는 것이며
우리는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여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는 기꺼이 신에게 침을 뱉을 것이며
우리는 기꺼이 내 무덤에 침을 뱉을 것이다.

1. 세상은 망했다.
2. 우리는 살아있다.
3. 우리는 살아갈 것이다.
4. 우리는 그러기 위해 모든 걸 각오할 것이다.

2016년 2월 7일, 세상은 망했습니다.
북한의 핵폭탄 발사로 인해, 남한은 초토화가 되었으며, 이내 이것은 제 3차 세계대전으로 번졌습니다.
3차 세계 대전이라는 말도 그저 우스울 뿐입니다. 그것은 참혹한 살인극이었습니다.
더이상 누가 왜 무엇을 죽이는지에 대한 의미도 바람에 스러져갔습니다.

그렇게 전 인류가 멸망했습니다.
인류가 이뤄낸, 그리고 지구가 이뤄낸 모든 것은 한줌 재로 변했고
거기에는, 신의 장난인지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 사람들은.. 새로운 문명을 일궈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구는 어느새 많이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한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에게 그것을 전해줄 열세명의 '선구자'들, 살아남은 최초의 인간들은 전부 죽어버렸으니까요.

다만 확실한 건, 우리의 삶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는 겁니다.

인간의 가치는 동전 한 닢 이하로 떨어졌고

방사능의 여파였을까요, 새로운 종족들

마법사들과 초인들, 그리고 인외들의 세상이 열렸습니다.

이제 그들이 새로운 지구의 지배자입니다.

이것은, 그런 이야기 입니다.
재건된 세상에서의, 킬러들의 이야기.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가는, 그런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