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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ngola Famiglia/이벤트/성팀

last modified: 2016-07-08 16:09:56 Contributors


상위 항목:Vongola Famiglia/이벤트

1. 고만 쳐들어와 미친놈들아!


그 시각, 봉고레 성에서는 갑자기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성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성이 거의 비었다는 소식을 어떻게 또 알게 된 마피아들이 2차 침입을 한 것이다.
벽이 무너지고, 간간히 박스병기를 가진 적들이 나타났다. A급의 링을 낀 사람들도 듬성듬성이긴 하지만 보인다.
첫 습격보다는 많이 힘겨울 듯 하다.

~미션~
-적의 2차침입! 패밀리를 보호하고, 적을 물리치세요!
-이번에는 적이 더 무장을 하고 나타났습니다. 박스병기를 쓰는 사람이 곳곳에 있습니다. 적은 공중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애니멀 박스병기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사람들의 신체적인 능력도 더 좋네요. 그걸 고려해서 싸워주세요.
-원하신다면 다이스 쓰세요. 단, 알아서.
-팍팍 때리고 팍팍 다쳐요. 와, 싸움이다!
-광학미채, 독안개 그런거 없으니까 신경쓰지 마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시간떼우기로 기다렸습니다만…운이좋군요 전."

벽이 무너지며 그 안으로 들어오는 침입자들에게서 좀 떨어져 있던 카렌은 박스병기 유니콘의 '봄'을 불러내 그 옆에 서있으며 작게 웃는다.
곤란하네요. 하필 이럴 때 들어오다니. 혹시나 했는데 타이밍좋게 또다시 쳐들어 올 줄은.
잠시 후, 카렌보다 조금 늦게 들어온 봉고레의 조직원들이 들어와 경계태새를 갖춘다.

"이것도, 그건가요? 그 분의 능력이라던가…"

애초에 그것밖에 답이 없지만서도.
흐릿한 정신에 열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여유로이 미소를 지으며 페이스를 지키는 카렌의 미소는 짙어져있었다.

--

타타와 잠시 대화를 하는중에,멀리서 무언가 무너지고 터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이근처에서 이런소리가 터질만한곳은봉고레성밖에 없었기에 재빠르게 바리아성을 나서며 남은 인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타타,일단 봉고레성의 지원을 간다!남은 인원들은 무전으로 들어라!어서 봉고레성으로 지원을 가도록!"

마침 편한 신이었기에 방해없이 뛰어가며 박스에서 채찍을 꺼낸다.미약하지만 선명한 하늘의 불꽃을 두른 채찍을 들고 봉고레성으로 닥치고 들어간다.

"어디의 간큰 놈들이냐!온 이상 살아돌아갈생각은 마라!"

--

도랑트는 갑작스러운 폭발소리에 기겁하며 몸을 코너 뒤로 숨긴다.

"뭐야, 진짜 바로 쳐들어온거야?"

얼이 나갔는 듯 혼잣말을 중얼인 도랑트는 지고 다니는 기타케이스 속의 기관단총을 찾아보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타케이스를 두고 그대로 성에서 길을 잃어 찾지 못하고 있던 참이였다.
이거 어떻게 해야하나, 도랑트는 길거리 싸움에서나 쓰던 방망이보다 못한 가벼운 북채를 허리춤에서 꺼내고는 복잡한 시선으로 내려다 봤다.
이런 곳에서 총을 들었을지도 모르는 상대한테까지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도랑트는 긴장을 풀듯 북채를 능숙하게 양 손에서 돌리며 이내 움켜 쥐었다.
여기는 길거리가 아닌만큼 정면에서 용감히 싸우다 죽을 생각은 없었고 그저 저 습격자들이 무엇을 노리고 왔건 이 넓은 성을 수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흩어질테고 한 명씩 코너를 도는 순간을 노리기로 결정했다.
결론을 내린 이상 도랑트는 여전히 몸을 숨긴채 적들의 뒤를 쫒는다, 이 성에 요격을 위해 남은 사람들이 싸워주는 동안 뒤를 찌를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자신의 긴장한 듯 맥동질하는 심장 소리가 적에게 들키지 않기를 어딘가 계실 신에게 간절히 빌었다.

--

쳐들어 왔다 = 귀찮다 = 방 안으로 못 들어간다 = 향수덕질을 못한다 = 기계를 못만든다. = 보스와 대화가 끊겼다 = 시*
= 내가 다치는 거고 뭐고 적군들을 족치자.

대략 레이리아의 말을 듣고 생각한 것. 박스는 나중에 사용하기로 하고, 총 하나를 꺼내고 봉고레성으로 뛰어간다. 그런데 굽 괜히 신었다..
이런 일 있었 줄 알았으면 운동화 신었을 텐데. 향수병만 안깨지기를 빌면서, 총을 빵빵 쏜다. ... 향수병 깨지면 수리비고 뭐고 다부쑨다. 다 부술거야.

--

이럴 줄 알았다. 당연한 수순에 한숨을 내쉰다. 박스병기라면 이쪽에서도 같은 걸로 대응해야겠지. 벽이 무너졌어……. 눈 앞에서 와르르 무너지는 성을 보니 내 멘탈도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다. 수리비 뜯어와라, 잠입조. 안 그럼 돌아올 생각 하지 마.
한숨을 푹 내쉬다 경보를 울리고, 직속 몇 명에게 보스를 찾아가 보호하라 전하고는 깨진 벽에 번개의 불꽃을 씌운다. 뭐 이걸로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겠지. ……. 더 무너지면 뒤늦게라도 잠입조로 쳐들어갈 테다.
B급 무기 보호 상자를 개방해 추가 탄창을 달아둔 베레타 두 자루를 꺼낸다. 뭐, 벌써부터 박스병기를 쓸 필요는 없겠지.
기계적으로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기며 순식간에 쳐들어온 놈들 손을 살핀다. 꽤 좋은 링이나 박스를 가진 사람들도 보인다. 좋아. 빼앗아야지. 번개와 구름, 폭풍이라면 내가 갖고. 아니면……, 뭐, 누구든 쓸 사람 있겠지. 부하들 줘도 되는 거고.

--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고, 뒤이어 요란한 함성이 성을 울렸다. 함성이 아니었으면 나는 아마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 터진 줄 알았을걸. 천천히 돌아가던 머리가 점점 커지는 소리에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이 그러니까… 누가 들어왔고 나는 가야 하는 거고. 간단한 판단이 끝나자마자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었고, 심지어 박스병기를 소지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나 이런 말은 들은 적 없는데. 잠깐만, 나 생각 정리 좀. 아오, 악. 성격 더럽게 급하네. 날아드는 총알에 벽 뒤로 몸을 숨기고 주머니 속의 권총에 손가락을 끼웠다. 총알 몇 발이나 있더라? 다 쓰면 테오 불러야지, 뭐.
일단 이걸로 만만해 보이는 사람들부터 좀.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 들고 몸을 돌려 침입자들을 향해 몇 발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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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구름속성이냐."

뭐하냐구요? 삥뜯어요. 쓰러진 사람을 툭툭 치면서 물어본다. 맞으면 삥뜯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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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쳐들어온 수는 그리 많아보이진않았다.남아있는 인원이면 충분히 싸울수있으리라 생각하고 일단 달려드는 한놈의 얼굴을 채찍으로 갈겨버렸다.

"마침 파자마라 다행이야.더러워져도 상관없으니까!"

어쩐지 수호자들이라던가...암튼 조직원들이 링뜯기에 집중한듯 싶었지만 난 잡는쪽이 더 좋으니까,무차별적으로 채찍을 휘두르며 일부러 얼굴만 골라 후려쳐줬다.

"자자~이왕 온거 얼굴에 영광의 상처 하나쯤은 받아야지!?안그래?!"

웃으며 무기를 휘두르는 내 모습에 적들이 주춤한듯 싶었으나 그러거나 말거나.그냥 막 때려박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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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아, 도와줘."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침입자들을 힐끗 바라본 카렌이 작게 미소지으며 중얼거리고는 목덜미를 살짝 쓰다듬자 봄은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메이스,의 무기형태로 변환한다.
메이스로 변환되자 카렌은 손잡이를 잡고서 달려드는 한 남자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당신들이 실수한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뺨에 튀긴 그의 핏방울을 손등으로 대강 닦으며 중얼거린 카렌은 잠시 눈살을 찌푸리며 휘청이지만 뒤에서 검을 휘두르는 것을 슬쩍 피하며 몸을 돌려 강하게 돌려차버리고는 조금은 힘겹게 덧붙였다.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들을 건드렸다는 것."

말을 마치고 카렌은 고개를 두어번 흔들어 정신을 차린다. 지금쯤 잠입팀도 도착했을테고, 아마 이것 또한 그 예지몽이니 뭐니 하는 보스에 의해 쳐들어온거겠지.
자신의 감이 맞았다. 인력을 얻는 대신 정보를 흘리는건가.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오며 다시 달려드는 침입자들에게 카렌 역시 망설임없이 메이스를 반 글러브로 다시 변환시켜 주먹을 휘두른다.

--

이거 완전 긴장되지 말입니다, 도랑트는 나름 평정을 되찾았지만 쳐들어 온 적 마피아들의 뒤를 졸졸 따르며 제대로 숨어있는지 계속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러다가 한 명이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자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하고는 그의 뒤를 졸졸 쫒기 시작하며 충분히 거리가 벌어졌을때 행동하기 시작한다.
본인도 성 지리를 모르는만큼 먼저 가있는 것은 무리일지 몰라도 상당히 소란스러운 와중에 적이 동료들이 가까워 안전하다고 믿는 동안 그의 배후를 잡는 것은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은 아니였고 도랑트는 상대의 입을 손으로 막고 북채로 급소를 강하게 찍는다.
상대의 혼절을 확인할 때까지 같은 작업을 반복한 도랑트는 너무 세게 입을 막아서 그런지 물린건지 이빨자국이 남고 피가 철철 흐르는 손가락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다 상대의 주머니에 불룩하게 들어가 있는 박스를 꺼낸다.

"이건...?"

어디서 많이 본 것같이 생겼지 말입니다, 도랑트는 이것이 그 유명한 박스병기라는 것과 만약 정면에서 붙었다면 사정없이 깨졌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른채 일단은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다시 움직여 몸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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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을 불며 C급 구름의 링과 B급 폭풍의 링을 주워든다. 이왕이면 A급인 쪽이 좋았겠지만, 뭐 B급 폭풍의 링도 꽤 좋은 거니까. C급 구름의 링이라면 하나 더 있긴 하지만, 어쨌든 다양할 수록 좋은 법이다.
그리고 A급 링 같은 걸 쉽게 얻으면 재미가 없잖아? 왠지 귀하게 여길 것 같지도 않고. 봉고레 링이 A+ 급이니까. 대가성이 있어야 그만큼 귀한 줄을 알게 되거든.
C급짜리 링 하나에도 사람 목숨이 날아가는데, A급이라면 좀 더 쓰릴한 뭔가가 있어야 하지 않겠어?

"아. 계승식 끝났다고 조공 바치러 온 건가?"

그런 거라면 환대해줘야지. 씩 웃으며 동료의 시체를 던져준다. 가까이에서 맞은 사냥용 총알 때문에 폭사한 듯 걸레짝처럼 너덜너덜한 시신.

"이왕이면 화장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럼 조각난 머리를 이어 붙이는 데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거든요. 하기는 화장하는 데도 돈이 꽤 들기는 하지만. 마피아라면 역시 그거죠, 수장. 물고기 밥 되는 거.

"캄비오 포르마."

봉고레 성 어딘가를 날아다니며 주변을 살피고 있었을 에피를 불러들였다. 손에 착 감기는 그립의 리볼버 한 쌍이 손 안으로 날아든다. 짤깍 하고 방아쇠를 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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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2개를 뜯어내었다! 링을 손바닥 안에서 굴리다가 가방에다가 집어 넣는다. 링 다 뜯었고, 다른 사람들이 마저 싸우고 있으니 난 ... 나 공격하는 사람이나 공격해야겠다!
그런데 부품에 피묻으면 어떻게 하지. 최대한 안튀게는 했는데 묻었으면 20달러 바이 짜이찌엔인데. 향수는 괜찮을 것 같고.. 부품도 괜찮을거야!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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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나두 좀 주워둘까.근데 멀쩡한게 있으려나."

멀찍이서 카렌이 싸우는걸 보다가 문득 링 생각이 나서 때려눕힌 놈들을 툭툭 발로 차본다.힘조절을 안했더니 부서진것들도 몇몇 보이고..뭐 하나쯤은 없겠나 싶어 뒤적거리다가 익숙한 느낌의 박스 하나를 발견한다.더불어 링도.

"오,이거 대공인가?일단 주워둬야지~"

참 해맑게 웃으며 박스와 링으로 손을 뻗는다.

1.1. 하지마 미친놈아!!!


전투의 승기는 봉고레 패밀리쪽이 잡는 듯 했다(그리고 습격팀은 많이 뜯겼다. 아이템 루팅).
어느 순간, 그들 사이에 서 있던 누군가가 크고 아름다운 붉은 버튼 위에 손을 올리며 크게 소리쳤다.
둘러보자 그 사람 뿐만이 아니라, 몇 명의 사람들이 그러고 있는 것이 보인다.

"어차피 10년 후에는 봉고레때문에 다들 개죽음 당할텐데, 어디 여기서 한 번 죽어보시지!!"

그는 버튼을 누르고 자폭용으로 준비했던 폭탄을 터트렸다. 폭발음이 들려오고,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calcmt_rand(0,100)/calcㅁ
0~20 : 거의 다치지 않았다
21~70 : 경상
71~95 : 중상
96~100 : 생명이 위험함

그들이 몸을 추슬렀을때는 이미 그들을 습격한 마피아 조직의 생존자들이 물러간 후였다.

~미션~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그리고 다이스에 맞는 레스를 작성해주세요.
-중상과 경상이 나오신분들은 바로 치료를 받아주세요.
-경상은 여기저기 긁혀서 피가 좀 나는 정도, 중상은 몸에 무리가 가지만 움직일수는 있을 정도.
-생명이 위험한건... 진짜 생명이 위험합니다. 태양의 불꽃으로 안되니 바로 의료팀에게 데려다주세요.
-카렌은 개인 이벤트 들어가려면 다이스 굴리지 말고 '생명이 위험함'으로 가주세요. 선택.



이상한 붉은 버튼. 저런거 영롸에서 보면 다 자폭용이던데. .. 저 미친놈들이? 이정도 까지 생각을 하자 이미 다 도망가 있었다. .. 다시 오면 진짜 죽여버릴거야.. 내 향수병..

멍하니 생각하자가 그나마 안다쳤다는 걸 알고, 다른 크게 다친 사람 있나 살펴본다. 죽일거다. 너흰 나에게 모욕감을 주었어.

--

도랑트는 갑자기 들려오는 전과는 비교가 안되는 큰 충격음과 흔들리는 성에 반사적으로 몸을 숙인다.
그 반사적인 본능 덕분에 구명한 도랑트의 머리 위로 잔해들이 스쳐 지나가며 무너지는 천장과 벽의 잔해들끼리 부딪치며 도랑트가 몸을 충분히 숙이고 버틸만한 공간을 확보해준다.
그 사실을 아직까지 모르는 도랑트는 큰 충격이 오지 않아 의외로 큰 사태는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무심코 머리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다 쏟아지는 잔해에 머리가 찍혀 피를 분출한다.
흔들림이 잔잔해지고 조금 전까지 소란스럽던 성이 조용해지자 머리를 부여잡으며 일어난 도랑트는 얼굴 가득 따뜻한 피의 감각이 가득함에 멍하니 이거 아프네, 하고 중얼이며 복도를 거닐었다.
치료를 받고 싶긴 한데 어디로 가야할지, 그래도 벽들이 제법 무너져준 덕분에 길은 크게 헤매지 않을 것같다는 것이 작은 안도였다.

--

이정도면 어느 정도 수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애써 정신을 차리려고 하던 중 들려오는 목소리에 카렌은 고개를 그곳으로 돌리며 눈을 조금 크게 뜬다.
폭발…? 안돼, 사람들이 너무 많이 다칠거야. 막아야해.
이성과 본능이 어지럽게 머릿속을 흐트리지만 카렌의 발걸음은 어느새 그들에게로 달려가고 있었다. 하나라도 뺏을 작정으로 거의 가까워지는 마피아에게 손을 뻗던 중 간발의 차이로 스위치가 눌려지자
카렌은 결국 이를 빠득 갈며 무기를 다시 봄이로 변환시켜 그 위에 올라탄뒤 피하려고 하지만 갑자기 머리를 깨질듯이 누르는 통증에 그만 휘청이다가 결국 폭발에 휘말린다.

입밖으로 피를 토해내며 겨우겨우 끊길듯한 정신과 희미한 숨소리를 내며 정신을 조금 차렸을때는 제 복부를 찌르고 들어온 날카롭고 두꺼운 철면이 눈에 들어왔다.
아 제기랄, 죽을 것같아 진짜로. 그것외에 날라오는 바위에 공격을 받은 카렌의 주위에는 어느새 카렌의 엄청난 피로 물들여 가고 있었다.
카렌의 애니멀 박스병기 '봄'은 크게 울며 조직원들에게 알렸고, 카렌은 간간히 끊길듯 겨우 숨을 유지한채 그대로 의료실로 옮겨진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 이자리에 온건데… 내가 먼저 이 꼴이면 어쩌자는 건지. 참.
피로 가득 물들여진 카렌의 모습에 눈에 띄었던건, 그 와중에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짓고있던 탓이었을까.

--

막 박스와 링을 잡으려던 찰나 아직 살아있던 놈 하나가 무어라 소리치며 스위치 하나를 치켜들었다.순간 오싹한 느낌에 놈을 저지하려했으나 이미 손가락은 스위치를 눌렀고 다시 한번 성이 무너지는 소리와 난장판이 시야를 암전시켰다.

"....으...쿨럭..놈들....아,박스랑 링 깨졌네.."

폭발의 여파가 어느정도 가라앉고나서 정신을 차리니 이미 놈들은 도망간 후였다.주으려했던 링과 박스는 부서졌고,파자마는 넝마수준이고 그사이로 드문드문 상처가 나서 이미 피에 젖은 파자마를 다시한번 적셔내리고있었다.
일어나려했으나 팔다리에 힘이들어가지않아 그냥 그자리에 풀석 드러누워버렸다.

"으아,이게 뭐야아아아아아....."

한숨쉬듯 내뱉은 후에 이어진 얕은 기침에선 비릿한 피맛이 올라와 징징거리며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

무슨 개소……, 폭탄? 이성보다는 역시 본능이 빨랐다. 필살염으로 된 경화의 불꽃이 온 몸에 퍼지자마자 폭발음과 함께 눈이 멀 것 같은 빛이 쏟아진다. 일순 세상이 너무도 밝아졌다, 다시 어두워졌다.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리더니 다시 잠잠해졌다.

"…콜록! 콜록. 아, 먼지."

어질거리는 머리에 쓰러지려던 것을 겨우 벽을 짚어 버텼다. 머리를 보호하려고 몸을 숙이며 팔을 들어올린 탓에 양 팔과 손에 상처가 났지만, 급소는 모두 피한 것 같았다.
현기증이 나는 건 아무래도 생명 에너지인 불꽃을 너무 쏟아내서 그런 거겠지. 전신에 무력감이 찾아들며 주루룩 미끄러지듯 주저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폭발이 터지기 직전 들었던 말이 의문이었다. 십 년 후에는 봉고레 때문에 다들 개죽음을 당한다고……? 조이엘로 패밀리의 그 보스, 이름이 암브라… 라고 했나. 앰버……. 예지몽을 꾼다는.
운명인가. 도망쳐도 따라오는 운명인가. 그렇다면 접수한다. 입술을 깨물며 벽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하 중 몇 명은 전화를 걸어도 답이 없었다. 보스를 찾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불안했다. 찾아야 해.
파편에 스친 모양인지 허벅지 바깥쪽이 찢어져 피가 흘렀다. 코트 걸이에 걸어뒀던 목도리는 어째서인지 기적적으로 거의 말짱했다. 우선 그걸로 다리를 꽉 감싸 묶어 지혈을 하고, 벽을 짚은 채 절뚝이며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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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팔을 붙잡아 꺾고 총으로 목을 내리쳤다. 총알이 없는 총을 바닥에 던지고 정신을 잃은 몸을 지탱하던 손을 놓았다. 일단 총알 있는 건 챙기고. 총을 주운 뒤, 천천히 걸어가며 대충 몇 발 쏘았다.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지더니 몇몇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버튼 위에 손을 올렸다. 넓은 공간에, 거리가 제법 있는 탓인지 소리가 울려 정확한 발음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으나 썩 좋은 분위기가 아님은 확실했다.
죽어보시지! ……뭐? 뭐라는 거야, 지금. 참 처음부터 끝까지 매너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테오를 불렀다. 제 다리 아래에 서 으르렁대는 소리에 폭발음이 섞여들었다. 저것들이 돌았나, 진짜! 지들은 부수기만 하면 끝이지! 피할 새도 없이 건물이 무너졌다.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자 무언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이내 멈췄다. 군데군데 긁히고 찢어진 곳은 있으나 뼈가 부러지지는 않은 것 같았다. 멍도 들겠지.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살폈다. ……죽은 사람은 없지? 천천히 걸어가며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의 얼굴을 훑어보았다.

2. 적? 아니면?


성이 꽤 많이 무너지고,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 의료팀이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니는 와중에 그들은 이상한 사실 한 가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조직원을 아끼던 패밀리에서, 자폭이라니??
이건 무언가 이상한 것이 틀림없었다.
저만치에서 봉고레 소속도 아니고, 습격 팀의 소속도 아닌 것 같은 세 명이 그들에게 다가오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들려온다.

"...혹시 무너졌어요? 불꽃으로 감지하기 힘드네요."
"어. 무너졌어. 아주 성대하게. 옷에 구멍 안나서 다행이다..."
"......여기 구멍."
"앗, 진짜다!! 젠장, 아까 죽은놈들, 용서하지 않을테다!!!"
"진정해요, 토파지오. 계속 그러면 불꽃같은걸 끼얹을겁니다."
"그래도!! 내 옷!!! 지옥까지 쫓아가서 패줄거야!!"
"...스메랄도, 잡아요."
"...(조용히 토파지오를 잡는다)"
"하지마!! 불꽃 뿌리지 마!!!"
"그럼 조용히 있을거죠?"
"...조용히 있을게요."
"그래야죠."

~안내~
-조이엘로 패밀리는 조직원을 아끼는 패밀리라는걸 아실 터. 그런데 어째서 자폭용 폭탄같은걸 쓰게 했던걸까요...?
-성이 파괴되어 습격팀과의 연락이 끊기게 됩니다. 연락 두절.
-다만, 지난번에 나눠드렸던 고글 중 통신기능이 있는 고글을 두 팀 중 한 팀에서 가지고 있고, 그에 딸린 수신기를 다른 팀에서 가지고 있다면 짧은 연락이 가능합니다.
-그들은 누굴까요?

~미션~
-일단 몸을 추스르고, 다친 사람들의 치료를 돕고, 카렌을 걱정해주세요. 성이 반파당했어...



방으로 돌아온 뒤, 빨간약과 알보칠을 찾았다. 대충 물로 상처를 씻어 냈..는데 아오 따가워!! 겁나 따갑다고!! 조이엘로 패밀리. 섬으로 안 간게 후회 된다. 내가 가서 족처야 됐어. 이를 까득까득 간다. 그리고 빨간약 + 알보칠에 소리를 지른다.

"아 따가워!!!"

따갑다고!! 알보칠 이거 희석시켰는데 왜이렇게 아프냐고!! 알보칠 통 깨트리고 싶다. 빨간약도. 너이 알보칠.. 빨간약.. 두 약병을 집어 던지듯이 원래 있던 자리에 놓는다.
그런데 이거.. 이제 안 바르고 있는데 왜 바를때보다 더 따갑니..

--

"아프다...케헥..!으,이럴때 룻스 아저씨의 쿠우쨩 있으면 좋은데."

기침 할때마다 울컥울컥 올라오는 핏물을 고개돌려 뱉어내며 나직하게 중얼거린다.나를 도우려온 조직원들에겐 다른 사람 먼저 챙기라하며 물러버리고 여전히 누워있다가 누군가 급하게 실려가는걸 보고 눈앞이 아찔해져 덜덜거리며 몸을 일으킨다.

"저기...누구 실려가는거야...?혹시,혹시 카렌은 아니지..?아닌거지...아니라고 말해!!!"

옆에 서있던 조직원 하나를 붙들고 절규하듯 물었다.아니길 바라면서,제발 그아이만은 아니길 바라면서.
하지만 언제나 내 바람만은 빗나가서...조직원이 운디체지모가 맞다고 하는 말에 애써 일으켰던 몸이 쓰러져내렸다.

"어째서....이제 계승식을 치른 아이인데....어째서...."

어째서....다만 이 한마디만을 읊조리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

손수건을 물에 적셔 호흡기를 꽉 틀어막았다. 폭발물의 유독가스는 물론, 벽이 폭발하면서 쏟아진 먼지도 문제다. 그 안에 석면 같은 거라도 들었다면 정말로 곤란해진다.
머리에서 계속 피가 흘러 오른쪽 눈을 뜰 수가 없다. 눈썹 쪽이 살짝 베인 것 같은데. 그 외엔 전부 무사하니 그나마 다행일까. 머리 전체가 급소인 이유는 혈관 때문이다. 살짝만 찢어져도 피가 많이 나니까.
이걸 또 언제 수습한다……. 몇 발자국을 걸을 때마다 한 번씩 쉬어줘야 한다. 다리가 점점 뻣뻣해진다. 이를 악물고 계단을 걸어 올라가 의무실을 찾았다. 제발, 계단 말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좀…….
아아. 그러면 훨씬 더 큰 연쇄 폭발이 있었을까. 한숨을 내쉬며 침대 시트에 털썩 주저앉았다. 수호자라는 것을 알아차린 의료팀이 곧장 다가왔지만, 손짓을 해 모두 돌려보냈다. 중상을 입은 사람들 쪽이 먼저니까.
의료 도구만 받은 뒤 침대 주변의 커튼을 치고, 옷을 벗어 다친 곳을 꼼꼼하게 소독하기 시작했다. 꽤나 따끔거리지만 견딜만하다. 문제는 다리 쪽 상처인가……. 베타딘 솜으로 주변을 꼼꼼하게 닦은 뒤, 손수건을 입에 물었다.
소독용 알코올 뚜껑을 연 뒤 상처에 그대로 들이붓는다. 다시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비명을 지르는 대신 손수건을 물어 뜯으며 버텼지만. …그야, 바깥에는 다른 조직원들도 많고, 그 사람들은 내가 강하니까 나한테 의지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참아야지.
특별히 화상을 입은 곳은 없는 것 같았다. 그건 다행이다. 화상 드레싱은 또 까다로워지니까. 넓적다리의 상처 위에 거즈를 얇게 붙인 뒤 그 위에 바셀린 연고를 충분히 바르고, 다시 거즈 몇 겹을 쌓는다.
붕대로 넓은 면적을 X자 모양으로 단단히 감아 올린 뒤에야 나머지 상처를 제대로 치료한다. 눈썹을 스치고 간 파편은 그리 깊은 상처를 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흉터가 남을 것 같았다. 별 수 없나.
잔 상처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옷을 꿰어 입고는 커튼을 걷고 밖으로 나왔다. 의료팀 중에서 사무를 보는 사람을 불러, 중상자 명단을 확인한다. …보스?



그들은 반파당한 성을 잠시 보다가, 이내 안으로 들어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아무래도 보스인 카렌을 찾는 것 같다.

"실례합니다. 봉고레의 보스분은 어디 계시죠?"
"우리쪽 보스가 보내서 왔는데, 이걸 보니까 왜 날 보냈는지 알겠네. 태양 필요해보이는데?"
"......"

그들은 돌아다니며 근처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미션~
-그들이 누군지 확인하세요.



손등이나 손가락 끝, 다리처럼 피부가 노출된 곳은 크고 작은 상처들 탓에 계속 따끔거렸다. 가장 거슬리는 것은 어깨였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것에 찍힌 모양인지 왼쪽 어깨가 유난히 아팠다.
날카로운 조각은 아니었는지 피가 나지는 않았으나 뻐근한 통증 탓에 당분간 제대로 움직이기는 힘들 것 같다. 뼈에 이상이 있는 정도는 아니겠지. 그럼 이렇게 팔이 멀쩡하게 붙어있지는 않을 테니까.
이곳에 사람이 더 남아있는 것 같지는 않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휘 둘러보고는 의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제 걸음 소리에 또 다른 걸음 소리가 겹친다.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숨거나 공격할 의도는 없어 보였다.
남아있던 조직원 중 한 명인가. 다른 이들의 상태나 현재 상황을 정리한 것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절뚝이며 걸음을 서둘렀다. 듣게 된 말은 아주 의외의 것이었지만.

"…실례지만, 누구시죠?"

--

명단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확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수십 배는 곤란해질 테니 참았다. 입술이 찢어져 피가 흘렀다. 콴 린. 봉고레의 셀라나. 그가 있어야 했는데.
고집을 부려서라도 방어계의 축 중 하나인 피옷쟈와 셀라나 둘 중 한 명은 남겨뒀어야 했다. 혼자는 힘들다고.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 잡고는 비교적 경상인 사람들은 빈 방에서 직접 치료를 하게 하고 중상인 사람만 남게 했다.
멀쩡한 사람이 없어. 템페스트는 어딜 간 거야. 외부고문과 일곱 명 중 네 명은 잠입하러 가버리고, 보스는 의식 불명. 바리아의 보스는 중상이고.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이를 악물었다. 버텨야 한다.
사람들 사이를 빠르게 헤집고 다니며 이런저런 지시 명령을 내리다가, 누군가 보스를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보스를 찾는다고? 이런 순간에, 느닷없이 들이닥쳐서?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조직원을 돌려보내고, 베레타의 탄창을 갈아 끼웠다. 인기척을 죽이고 뒤편에서 그 중 한 명의 뒤통수에 총구를 갖다댄 뒤 방아쇠를 쟀다.

"꺼져."



에일이 느닷없이 총구를 들이대자,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쉰 그녀가 꽤 많은 양의 비의 불꽃을 발한다. 에일을 진정시키려는 모양이다.

"진정하세요. 우리들은 조이엘로 패밀리의 수호자들입니다. 비, 태양, 번개지요. 아, 제 이름은 아콰마리나. 잘부탁드립니다."
"글쎄, 적일까. 적이었으면 바로 공격 들어갔겠지. 여하튼 아콰마리나의 말 받고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너희들이 정보를 모으고 있던 조이엘로 패밀리겠지만. 내 이름은 토파지오. 태양이다."
"......"
"아, 스메랄도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아요. 속성은 번개."

그들은 일단 자신들이 누구인지 밝혔다.

"그런데 이거 참... 우리 조직원중에서 이런 계획을 꾸미는 녀석들이 더 있을줄이야."
"어딜가나 광신도는 존재하니까요. 우리 조직이 마피아보다는 종교단체에 더 비슷하기도 하고."

아닌가요? 아콰마리나는 토파지오에게 그리 말하며 고개를 갸웃해보였다.

~안내~
-그들은 과연 적일까요?
-질문하셔도 좋습니다.

~정보~
-아콰마리나, 토파지오, 스메랄도의 시트가 수정됩니다.



암브라, 아콰마리나, 토파지오, 스메랄도. 앰버, 아쿠아마린, 토파즈, 에메랄드. 왜 죄다 이름이 이따위인 거야? 그래서 조이엘로 패밀리라는 이름을 지은 건가. 사납게 웃으며 번개의 불꽃과 구름의 불꽃을 섞어 방어막을 증식시킨다.

"진정시킬 필요 없을 정도로 충분히 제정신이니까 신경 끄시지. 목적이 뭐야."

저 말을 지금 믿으라는 건가? 엿이나 먹어. 총구는 내렸지만 언제라도 쏠 수 있었다. 저런 대화를 나눈다고 해도 믿을 수는 없었다. 같은 조이엘로 패밀리라면 한 패. 말을 맞추는 거라면 쉽다.
스토리텔링의 첫 번째 법칙. 종이 위에 쓰여진 것을 모두 믿지는 마라. 마피아의 생존법칙. 남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서는 안 된다. 일부러 불규칙하게 숨을 쉬려 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비의 진정이 과도하면 긴장이 풀어져 잠이 쏟아질 수도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한테 하시지?"

--

잘 부탁? 잠자코 말을 듣고 있던 눈썹이 짙게 일그러졌다. 지금 그렇게 예의 차려봤자 화만 돋울 것 같은데. 마주 웃으면서 악수를 청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깊게 한숨을 내쉬고 세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다 무거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직접 관여한 일은 아니라는 말이네요. 좋아요, 알겠어요. 일단은 살아 돌아간 사람들에 대한 처분을 잘 해주었으면 해요. 웬만하면 깨끗하게 정리하는 쪽이 좋겠군요."

다시 입을 다물고 굳은 시선으로 세 명을 바라보다 한쪽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잠시 이마를 짚고 있다가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아, 머리 아파 죽겠네.

"…그런데 보통 조직원들은 상부의 허가가 떨어져야 움직일 텐데 당신들은 전혀 몰랐다는 말인가요?
그리고 당신들 조직이 종교에 가깝고, 그들이 그걸 믿는 광신도였다고 해도 왜 우리가 타겟이 되어야 했던 거예요? 우리는 당신들을 건드리지 않았어요.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었다구요. 그런데 왜 이렇게 됐죠?"

--

...조이엘로,아콰마리나,토파지오,스메랄도...
반쯤 넋나간 정신상태속에서도 그들의 말에서 들을건 다들었다.그리고 이 사태의 원인이 저들의 조직원이 일으킨거라는것도.
다시 한번 눈가에 붉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손은 바닥을 더듬어 채찍을 아무렇게나 휘어잡아들고 그들을 향해 휘둘러버렸다.손이 잡은 부분은 손잡이가 아니었기에,위협적으로 돋은 가시에 손바닥이 엉망이 되어버렸지만 개의치않았다.그저,

"저리 꺼져!!지금 그애가 어떻게 그상태가 되었는데!!!빌어먹을 니들 때문에!!!"

화를 내야할 상대가 그들이 아님에도 참지못하고 소리질러버린다.하지만 몸이 버티지 못해 단 한번의 휘두름만으로 다시 주저앉고 만다.



아콰마리나는 불꽃을 거두고서 에일쪽으로 고개를 향한 채 양 옆으로 천천히 흔들었다. 왜 말을 해도 믿지를 못하지.

"...바보같은 사람. 우린 봉고레에 쳐들어온 조직원들을 잡으라고 암브라가 급히 보낸거란말입니다. 시간은 맞추지 못했지만."

더 말해도 듣진 않을 것 같지만, 어쨌든 꽁꽁 묶여서 도저히 풀리지 않는 오해를 칼로 잘라서라도 풀어야 할 판이었다.
아니면 암브라한테 돌아가기도 전에 여기서 무슨 꼴 날지도 몰라.

릴리의 말에 대한 대답은 토파지오가 했다.

"살아 돌아간 녀석들은 근처 바다에서 잡힐거야. 잡혀서... 글쎄, 바다에 피클처럼 절여지려나. 상부의 허가? 웃기고 있네. 저것들이 허가 받고 움직였으면 우리가 알았겠지.
타겟? 그거 말하려면 그 전에 할 이야기가 있는데, 너희들이 과연 들어줄지 참 기대되네. 말하다가 죽을라. 여기 분위기로 봐서는 우리들이 살기에 맞아 죽을 것 같다만?"

여기와서 한 게 대체 뭐냐. 곱지 않은 시선이나 받고, 내 옷에는 구멍나고. 토파지오의 표정이 심히 좋지 않다.
그리고 저기서는 아픈 몸으로 화까지 내네. 하, 젠장. 가라 그럴때 암브라를 때려눕혀서라도 거절했어야 하는건데.



"미친 새끼."

불꽃이 잦아드는 것에 이쪽도 정확히 그만큼만의 불꽃을 줄인다. 필살염이란 생명 에너지를 치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위력의 불꽃을 오래 유지하면 상대적으로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차갑게 비웃으며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인다. 조이엘로 패밀리? 조악하기 짝이 없군. 부하들이 저렇게 남의 패밀리에 깽판을 쳐놓고 갔는데 그걸 모른다고.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상황 종료 후에 왔다는 건 면죄부를 얻기 위한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옆으로 몇 발작 걸어 레이리아의 앞을 막아선다. 저 상태로 더 움직이다간 큰일 난다. 충분히 중상을 입은 모양인다. 옆에서 주춤거리는 조직원에게 레이리아를 가리키며 손짓으로 빨리 데려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래? 내 생각은 좀 다른데. 증명해봐. 난 너희가 더러운 위선자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알아? 생각이 바뀔지."

자연스럽게 에피가 어깨에 내려 앉는다. 딱딱거리는 소리와 함께 짙은 녹색 눈에서 불꽃이 튄다.

"너 같으면 퍽도 믿을 수 있겠군 그래. 계승식 날에 이유도 없이 쳐들어온 쪽이 누군데. 보스를 만나고 싶다면, 정식으로 서면 요청을 해.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는 거 아닌가?
너희는 고작 수호사를 보내면서, 이쪽 보스를 만나고 싶다고. 그것도 세 명이 한꺼번에. 꺼져,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새끼들아. 이쪽 세계엔 이쪽 세계 나름의 예의와 법도라는 게 있는 거다."

--

토파지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안 됐지만, 적당히 처리했다가는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으니 확실히 정리하는 편이 나았다. 그제야 굳어 있던 얼굴 근육이 조금 풀어졌다.
양 뺨과 미간이 뻐근할 지경이다. 얼마나 표정을 찌푸리고 있었던 건지. 두어 번 심호흡하곤 다시 입을 다물었다.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솔직히 확신은 안 서는데.

"이야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위해를 가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일단 나는요. 저쪽 생각은……."

에일을 흘끔 바라보곤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에일은 또 나름의 생각이 있지 않을까. 나는 일단 듣는 쪽이 낫겠다고 생각했으니.

"하지만 보스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미안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안 됩니다. 그쪽에서는 달랑 수호자 셋만 보내놓고, 이쪽에서는 보스를 보내라니. 불공평하고 무례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습니까. 위선자인건가요... 조금 슬프네요. 엉망진창이 된 적진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수호자 셋인데, 아까부터 공격했으면 피해는 꽤 컸겠죠."

그리고 많이 다쳤겠고. 다치는건 싫은데. 그녀는 말을 이었다.

"잘못은 인정하겠습니다. 이 자리에서 절 죽이는 것으로 사죄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차피 미래가 바뀌지 않는다면 10년 후에 죽을 목숨이니까, 좀 더 일찍 죽어도 괜찮겠죠.
그리고 이쪽에서 수호자를 보낸 것은 섬에 다른 사람들이 와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보스가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애초에 지금까지 잘 내보내지도 않았고요.
서면 요청은... 그래요, 그건 정말 반성해야겠네요. 어떻게 일곱명의 머리가 있는데 그걸 생각하지 못한걸까요. 너무 큰 일을 보다보니까 잊어버린걸까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아콰마리나는 말을 마치고서 조용히 에일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 고마운데... 저쪽이 문제네. 하지만 우리쪽 보스는 지금 너희 사람들이 쳐들어와서 손님 맞이 준비하고 있다니까."

그리고 계속 에일의 말을 곱씹어보던 토파지오는 얼굴이 더 찡그려졌다. 저새끼가 지금 뭐라고? 어?
막 왁왁대려고 할 때, 스메랄도가 입을 막아서 그의 말은 입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이상한 조합이군. 저 여자애는 분명 열다섯 살이나 겨우 될까말까한 어린애고, 나머지 둘은 건장한 성인 남성인데. 어째서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저 애가 다 하는 거지. 물끄러미 아콰마리나를 쏘아본다.
태양… 이라고 했나. 지금은 봉고레에도 바리아에도 셀라나가 없다. 보스는 중상을 넘어서 생명이 위독한 상태. 바리아의 보스 레이아나도 마찬가지고. 머릿속으로 경우의 수를 따진다. 일 분쯤, 조이엘로 패밀리의 수호자 세 명을 쏘아보다 선심 쓴다는 듯 툭 내뱉었다.

"한 명."

뚜둑 소리를 내며 목을 가볍게 꺾었다.

"들어오고 싶다면 한 명만 들어와. 나머지 둘은 인질. 직접 벗겨서 수색 하기 전에, 각자 무기가 될만한 것들은 알아서 건네줬으면 하는데. 갈 때 돌려줄 테니 걱정 말고."

주도권을 잡은 건 이쪽이다. 되도록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좋다. 얕보일 수는 없으니까. 카렌의 상태도 그렇고……. 상종하고 싶지 않은 부류였지만, 별 수 없다.

"거기 너. 토파지오라고 했나. 어린애나 말 없는 사람을 들여보내긴 곤란하니까. 네가 좋겠군. 뚫린 입이니 뭐라고든 떠들 수 있겠지. 무기 반납하고 따라와."



에일의 말에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변한 토파지오가 스메랄도의 손을 치우고 말했다.

"뭐요, 이자식아? 뚫린 입? 무기 반납? 미치겠네. 야, 아콰마리나. 암브라가 뭐랬냐?"
"할 일 있으면 하고 오랬어요. 그리고 무사히 돌아올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아, 아까 제가 죽었더라면 바뀌었겠지만?"
"...더 미치겠네. 그 할 일이라는게 설마 이거냐. 그리고 죽긴 뭘 죽어. 너 죽으면 우리가 혼난다."
"그거야 저도 모르죠. 암브라의 꿈 속을 본 것도 아니고."

다녀와요 토파지오. 난 괜찮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가기 싫어. 난 안괜찮아. 그는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결국 졌다.

"아, 몰라. 난 저자식이 정-말 마음에 안들고, 짜증나지만 암브라가 그랬다니까 어쩔 수 없지."

그는 거칠게 박스병기와 완드 하나를 에일쪽으로 던졌다.

"받아, 새꺄. 그리고 안내해."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돌아가면 옷장 안에서 옷들에 파묻혀 지낼테다.

"뭐, 저야 무기라고는 링이랑 박스병기가 전부고... 스메랄도도 삼지창이 없는 것 같고. 하기야 대화하러 왔는데 무기가 있다는건 이상하죠. 스메랄도, 링이랑 박스병기 줘요."

스메랄도는 가지고 있던 링과 박스병기를 아콰마리나에게 건넸고, 그녀는 거기에 자신의 링과 박스병기를 더하여 에일에게 건네주었다.

"자, 이걸로 완전히 무장해제당했네요. 토파지오야 뭐 잘 할테고."

이제 우릴 어쩔건가요? 그리 묻는 듯 했다.



던지는 박스병기와 완드를 공중에서 낚아채고, 아콰마리나에게서 나머지 둘의 링과 병기를 건네받은 뒤 가벼운 고갯짓으로 조직원들을 부른다. 되도록 정중하게 응접실로 모시라고 했지만, 응접실 밖으로 나갈 수는 없게 했다.
뭐……, 저것들 처리는 나중에 카렌한테 맡기면 되겠지.

"넌 따라와."

번개의 링과 박스를 만지작거리며 카렌이 있는 쪽으로 안내한다. 그렇다기보다는 그냥 앞서 걸어갈 뿐이지만. 이미 소문이 퍼진 모양인지, 험악한 눈길로 이쪽을 노려보는 조직원이 셀 수 없을 정도지만 동행하는 나 때문인지 직접적으로 건드리지는 않는다.
의료팀이 앞을 가로막으며 제지했지만 비키라는 한 마디에 순순히 물러난다. 커텐 안쪽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와 이불을 걷고 상태를 살폈다. 끔찍하네. 상투적으로 표정을 찌푸렸다.
손짓으로 토파지오를 불러들여 카렌을 가리키며 간단히 말한다.

"치료해."

대화하고 싶다면야, 뭐. 카렌 다음은 레이리아를 불러오는 게 좋겠지. 일단은 그쪽도 보스니까. 뭐……, 받으려 할는지 그게 문제긴 하지만. 카렌에게 설득하라고 부탁을 해서라도 치료받게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뭐, 걱정마요, 스메랄도. 일단 일에 들어가면 잘 하는 편이니까요. 토파지오는."

아콰마리나는 별로 그를 걱정하지 않는 듯 하다. 살아돌아올걸 알기 때문일까.
스메랄도도 그 말을 듣고 딱히 걱정하는 기색은 없었다.
그리고 토파지오. 그는 엄청 짜증난 상태였다. 귀찮게 멀리까지 나온데다가 무기랑 박스병기도 뺏기고, 안내는 불친절하고, 동료들은 인질에, 나는 뭐요? 지금 힐 셔틀로 쓰겠다고?
씨발 이거 나 안해. 안하고 저자식 패줄거야. 여기서 죽어봤자 슬퍼할 사람도 많이 없고말이야.
하지만 일단 그는 그걸 생각만 하기로 했다.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아 젠장. 내가 왜 태양이어서는. 이놈의 묘한 직업의식. 난 모델이란말이다. 의사가 아니라.

"너, 나가... 라고 해도 말 안듣겠지. 그냥 닥치고 봐."

그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서 거대한 태양의 불꽃을 만들어내었다. 어쨌든 그에게는 간단한 일이었으니까. 자신의 생명이 위험해지기 직전까지 쓰다가 지쳐서 나가떨어지긴 하지만.

"미친, 뭘 했길래 이꼴이야. 당장 암브라한테 연락 넣어서 그 개자식들을 숭숭 썬 피클로 만들어버릴라."

몇 번 더 중얼중얼거리던 그는, 이내 치료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3. 시련


카렌의 의식이 흐려지고, 점점 생명의 불길이 사그라들기 시작할 그 무렵.
봉고레 마크의 빛을 배경으로 무언가가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다.
불타는 집,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는 발소리, 총에 맞고 쓰러지는 사람들, 비명소리, 튀어오르는 피와 살점들...
그의 앞에 어느샌가 나타난 사람들의 그림자로부터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건 봉고레를 잇는 자의 숙명. 네녀석이 생명을 부여받은 의미 그 자체.』
『대가를 치르지 않고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위대한 힘을 원한다면 위대한 역사를 계승할 각오가 필요하다.』

또다시 들려오는 여성의 높은 비명소리, 살려달라고 말하는 남성의 다급한 모습, 마지막을 장식하는듯한 총성.

『자, 대답하여라, 운디체지모. 너는 이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미션~
-카렌은 역대 보스들에게 자신의 각오를 전달하세요. 그 방법은 무엇이 되어도 상관 없습니다.



죽은걸까. 눈을 천천히 뜨니 어두컴컴한 주위에서 바로앞에 봉고레의 마크가 빛나자 작게 뭐야,라고 중얼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들려오는 비명소리. 눈 앞에 생생한 환각처럼 보이는 시체와 피, 그리고 살점들. 희망따위 가차없이 뭉겐 결과의 것인지 불타는 집. 모든것들이 순식간에 패닉을 주는 것 같았다.
이에 카렌은 불안정하게 호흡을 흐트러트리며 어느새 덜덜 떨리는 손으로 두 귀를 막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어째서. 이런 걸 보고 싶었던게 아니야.

"하…하지마…!!제기랄 저리 꺼져버리라고…!!!"

거친숨을 토해내며 공포에 떨린 목소리를 억지로 내뱉었다. 하찮았다. 이제 막 봉고레 보스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고작 이런거에 겁이나 먹다니.
알고 있었다. 마피아란 원래 이런 존재들. 평화를 위해 싸운다고? 사람들을 지켜준다고? 거짓말하지마. 알고 있었어. 마피아 따위, 결국 이런 짓거리들 밖에 안 한다는 것쯤.
하지만, 봉고레는 달라. 내가 아는, 전대가 지켜온 봉고레는 다른 마피아 따위와 다르다고. 그게 내가 보스라는 사명을 받아들인 이유야. 이런 이유때문이 아니라. 왜냐면, 봉고레는.

"…봉고레는, 식구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마피아야… 그딴 쓰레기 같은 마피아들과는 다르다고…!!"

사실 마피아따위 미치도록 싫어했다. 아니, 싫어한다를 넘어서 혐오했었다. 이유? 이유라… 딱히, 이유가 있어야 하나. 이유야 있지만 그것을 얘기할 이유도,마음도,필요도 아무것도 없으니까.
단지 확실하고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 건 분명했다. 나는 어릴적 마피아가 미치도록 싫었다. 매일 싸움질에, 성격도 아마 지금은 개과천성 한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모두는 이게 본성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게 낫겠지. 난 정말 그렇게 거리에 나뒹굴어도 시원찮을 녀석이였으니까.
사람마다 숨기고 싶은 비밀은 한 가지씩 있기 마련이잖아. 나도 단지 그 비밀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야. 그리고, 이렇게 해선 안된다고, 변하려고 마음먹은것도 나 자신이였고.
때마침 만난게 데치모였다. 마피아 같지도 않은 외모에 말투,행동에 조금 의아했다면야 의아했지만, 사실상 마피아 같았던 건 그 주위의 동료들이었다. 그런 주제에 그가 보스라니. 누구라도 콧웃음치겠지.
하지만 어째서일까. 단지 그런 미소를 지으며 날 대하고, 그 동료를 대하며, 그 동료들이 그를 따르는 모습에 어딘가 끌렸던 걸까. 아니, 부러웠던 거겠지. 나에겐 그런 존재가 없으니까. 그 모습들이 마냥 부러웠던 거겠지.
그것이 마냥 '가족'으로 보여서. 그래, 가족이 뭐가 어때서. 그게 내가 결심한 이유야. 이미 아무것도 나에게 남은 것 따위 없었어. 그런 나에게 전대는 기회를 준거야. 내 소중한 것들을 지킬 수 있는 기회.

"그러니까 나는, 내 식구들을 지키기 위해 여기 있는거야! 뭐라 지랄 거려도 소용 없어 전대는 나에게 봉고레를 지켜달라고 부탁했으니까. 이따위로 자꾸 지랄 같은 것만 강요하고 보여준다면 내가 하나하나 다 뜯어고쳐버리겠어!! "

내가 뭐라고 말하고 있는거지. 정말 죽고 싶어 환장 했나. 여기서 멈춰야해. 그만해야해. 고작 계승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애송이가 뭐라고 지껄이는거야.
이를 아득갈며 본성과 이성을 뒤섞은 듯 아직까지 덜덜 떨던 카렌이 이내 그들을 노려보며 소리친다.

"씨발 그러니까 위대한 역사고 뭐고 난 이 사람들을 덕에 여기까지 왔어.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지킬차례야. 그게 내 각오야!! 내가, 그렇게 봉고레를 이끌거야 그것도 안된다면 이딴 개같은 봉고레 다른 적들이 오기전에 내가 다 없애버릴테니까!!!"

말을 마친 카렌은 순간 정신이 들었는지 헛숨을 들이키며 망했다,하는 얼굴로 고개를 떨군다.

3.1. 증표의 계승



갑자기 주변이 바뀌었다. 말갛게 빛나는 푸른 바닥의 한가운데에 봉고레 마크가 금색 빛 찬란한 모습으로 새겨져 있었고, 그 끝에는 프리모가, 그의 양 옆으로는 역대 보스들이 자신의 애병에 차례대로 필살염을 붙이는 모습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불을 붙인 가장 최근의 보스인 데치모가 카렌을 보며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곧 다시 엄숙한 표정으로 되돌아간다. 아무래도 생각보다 일찍 왔다고 생각하여 놀란 듯 하다.
카렌이 가진것과 비슷하지만 좀 더 고급스러워보이는 망토를 두르고 정 반대편에 선 금발의 봉고레 프리모가 그를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런가. 네녀석의 각오, 분명히 받았다."
"링에 새겨진 우리들의 시간."
"번영하든 멸망하든 좋을대로 하거라. 봉고레 운디체지모."

다음 순간, 카렌은 빛나는 봉고레 마크 위에 있었다. 그를 둘러싼 역대 보스들이 거대한 필살염으로 바뀌고, 마지막으로 목소리가 들려온다.

『봉고레의 증표를 여기에 계승한다.』

~안내~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의 시련을 무사히 통과하였습니다!
-카렌의 전투력이 크게 올라가고, 무기가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버젼 봉고레 링(V.V.R)이라고 하던가요. 시트 수정해주세요~
-필살 제로지점 돌파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필살 제로지점 돌파에 대한 설명(출처 엔하위키)

하이퍼 모드가 되어 활성화된 (+)에너지를 조절, (-)에너지로 돌림으로서 상대방의 필살염의 공격을 흡수, (+)(-)=0의 상태가 되어 무효화시키는 기술.
사용 직전엔 플러스와 제로지점 사이를 오가며 마이너스가 될 타이밍을 재기 때문에 주위에서 불규칙한 스파크가 튀게 된다.

필살염에 관련된 공격에 관해선 철벽을 자랑하지만 실체 무기를 상대로는 약하다. 보통은 필살염으로 상대방의 공격을 녹여버릴 수 있지만 제로 지점 돌파 중엔 이것이 불가능하기 때문.
게다가 상대의 필살염을 흡수해 중화시킬 뿐 사실상 적에게 큰 데미지는 주지 않는다.

사실 이것은 기술이라기보단, 아래의 기술들을 뒤이어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경지 상태'라고 한다. 따라서 응용하는 사람에 따라 뒤이어 이끌려 나오는 기술은 다를 수 있다.



이제 끝났어. 망했다고. 내가 진짜 예전성격 올라와서 막말 할때부터 알아봤어. 젠장할.
애꿏은 바닥만 노려보며 입술을 질끈 깨문채 생각한 카렌은 돌연간 주위가 환해지자 움찔떨며 천천히 고개를 든다. 프리모를 시작해서 역대 보스들이 나열되 있고 마지막에는 전대의 모습이 보이자
카렌은 그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작게 전대…?하고 중얼거리며 저를 보며 약간 놀란듯, 하지만 다시 엄숙하게 고개를 돌리는 전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게,뭐야…"

아직 사태파악이 안된 듯 멍하니 중얼거리며 프리모를 비롯한 역대 보스들을 눈에 담은 카렌이 놀란 듯 돌연간 터져나오는 딸꾹질에 한손으로 얼른 입을 막는다.
각오…시련…? 그런가. 간간히 딸꾹질을 하며 긴장한 듯 침을 삼킨 카렌은 곧 역대 보스들이 거대한 불꽃으로 변하며 나긋한 목소리가 마지막으로 들려오자 눈이 부신건지 한 팔로 눈 앞을 가리며 눈을 질끈 감는다.

내 각오. 그건 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것. 그것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였다. 그런건가. 아, 그래도 봉고레를 흔적도 없이 없애버리겠다고 한건 조금 심한 듯 싶었다. 전대는, 무슨 각오를 하였을까.
흐릿한 정신에 그런 생각을 하였다.

-

동시에 카렌은 거친 호흡을 터트리며 그제서야 손끝을 움찔거린다. 귓가에 들려오는 식구들의 목소리, 호흡기를 차고 있는 듯한 느낌.

"……."

절대 뜨지 않을 것 같았던 카렌의 눈동자가 서서히 희미하게 뜨여진다. 하지만 아직 흐릿한 시선에 누가 누군지 판별을 못 하는 듯 하다.
나, 산건가. 아, 살았구나. 나 살았어. 아 젠장 이번엔 좋아서 죽을 것같아.
아직은 숨 쉬는 것도 약간 힘겨워보이는 카렌의 입가에 여느때와 같은 미소가 미미하게 띄워져 있었다.

3.2. 치료의 성과? 아니면 시련의 성과?


"아 시발. 할말을 잃었슴다."

치료하던 그는 카렌이 깨어나자 불꽃을 꺼트리고, 바로 바닥에 쓰러진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불꽃 짱짱맨이거나, 이녀석 회복력이 짱짱맨이거나 아니면 다른 뭔가가 있었겠지.
아 몰라. 적진이든 뭐든 기절할래. 불꽃 너무 많이 썼어. 나 기절하면 스메랄도가 들쳐매고 가겠지, 뭐.

"너, 봉고레 보스지. 아, 젠장. 웃는데 욕은 못하겠고...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조이엘로 패밀리 태양이다. 일어나면 다른녀석들한테 사정 듣고, 대화좀 해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정신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