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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ngola Famiglia/이벤트/습격

last modified: 2015-04-27 02:56:44 Contributors


1. 너희만 습격할 수 있는건 아니란다


「아지트의 위치를 보내드렸습니다. 확인하셨을지 모르겠군요. 오늘 습격할겁니까?」

발신번호는 없었다.
하지만 말투나 여러가지를 보아 아무래도 로렌조가 보낸 문자인가보다.
답신을 보내보자.

~안내~
-찬반여부를 문자로 보내주세요.
-과반수로 결정되며, 반대가 될 시 이벤트는 내일로 늦춰집니다.



묵묵히 집무실에서 밀린 서류를 처리하고있다가 책상 한켠에서 울리는 폰을 집어들었다.어느새 시간이 이렇게나 됐나.일곱시 조금 넘어간 시각을 보며 알림을 확인하니 군더더기 없는 문자 한통이 와있었다.

"로렌조인가.습격이라..흠..."

어제 받은 아지트 위치를 떠올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아마도 다들 받았겠지,이 문자.과연 찬성을 많을까 반대가 많을까.빤히 화면을 바라보다 톡톡,타자를 두드려 답신을 보냈다.


발신번호는 없었지만 전송을 누르니 가긴 간다.그대로 전송이 완료되었다는 확인창을 보고 의뭉스런 표정을 짓고있었다.
--
"야~ 따끈한데?"

따끈하다 못해 아주 사랑이 풀풀 넘치네.
연애의 교본으로 쓰면 딱 좋을 것 같은 포즈에, 대사에, 사랑 넘치는 눈빛까지. 사랑하는 연인의 표본같은 둘을 위쪽 창가에서 턱까지 괴고 지켜보다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거린다. 뭔가 보기만 해도 가슴 속 깊숙히 충만하게 무언가 차오르고 있는 것이, 아마 이게 바로 대리만족인가 싶었다. 싱글벙글 웃으며 둘의 사랑넘치는 모습을 한 번 찍고, 알람이 울리는 핸드폰을 확인한다.

"…또 습격?"

레퍼토리 좀 바꿔봐. 조이엘로 때도 그렇고 미래도 그렇고 영원히 성만 고통받는 상황이잖아. 대체 이게 뭐야. 입술을 검지 손가락 끝으로 훑으며 핸드폰 액정을 만지작거린다. 어차피 할 것도 없잖아. 습격 아니면 적습. 평화롭게 해결한다는 선택지는 영원히 없을 테니까.


전송.
--
"..."

잠시 발신번호 없이 온 문자에 미미하게 인상을 찌푸리다가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여 답장을 보내본다. 이것은 함정인가. 언제나 함께 하던 이가 사라지니 외로울뿐이네. 그저 인상을 찌푸린채 눈을 감아버렸다.

반대. 과반수에 따를테지만 위험부담이 너무 큽니다.
--
여전히 찝찝하고 불편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머리가 핑 돌아 관자놀이를 짚으며 벽에 기대어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 잦은 현기증의 원인 중 하나가 저혈당이라는 말에 사탕이나 초콜릿 등 당 섭취율이 빠른 가벼운 군것질거리 몇 개 정도는 갖고 다니라는 충고를 받아들인 것이 결과적으로 잘 된 일이 된 셈이다.
약간 불규칙적으로 숨을 몰아내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막대사탕의 껍질을 벗겨내려다, 결국 짜증을 부리며 이로 물어 뜯는다. 단단한 사탕을 와작와작 소리가 나도록 깨물어 먹은 후에야 현기증이 조금 가셨다. 덕분에 턱이 아프고 이 사이에 사탕 조각이 끼어 기분은 더 나빠졌지만.
부르르 떨리는 진동음에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발딱 일어서 내용을 확인한다. 로렌조인가. 습격이라……. 당장 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되려나. 혀로 입 안을 굴리며 자판을 꾹꾹 누른다.


그대로 전송을 누르려다, 잠깐 고민하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자존심이나, 실리냐. 아무리 그래도 믿을 수 있을 리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빠르게 자판을 눌러 덧붙인다.


전송.
-
「저는 집보기 담당이라 습격 참가 안합니다☆」

라는 답장이 돌아왔다.

1.1. 아지트


「찬성 세 표, 반대 한 표, 무효표 하나로 습격 찬성이 되었습니다. 건물에 대한 정보를 보낼테니 참고하시길.」

건물에 대한 정보가 전송되었다.

~건물~
-봉고레 성 근처의 시장에 있는 왕관모양 간판을 단 과일가게와 주홍색 건물 사이의 골목길로 들어가다가 왼쪽으로 꺾은 후 직진. 묘하게 들어가기 싫은 인상이 풍겨오는 회색 건물이 보인다면 정답.
-지하로 내려가보되, 올라오기 힘들걸 고려할 것.

~안내~
-이동하세요.



어제의 그 쪽지. 분명 리바 씨는 알고 계셨던거야. 그럴 마음이 아니셨던거야. 바싹바싹 마른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흐트러진 호흡을 억지로 다듬었다.
만날 수 있으면 만날것입니다. 데려올 수 있다면 다리를 부러뜨려서라도 데리고 오겠습니다. 그 여자에게서 데리고 와줄게요. 당신이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하더라도……. 주먹을 꽉 쥐고서 먼저 걸음을 옮겼다. 어쩐지 자꾸만 폐와 심장이 욱신욱신 거려와서 손으로 꾸욱 눌러 억지로 참은 뒤 그들의 은신처로 향한다.
회색건물로 들어서며 그대로 지하로 연결되어있는듯 보이는 곳으로 내려간다. 함정에 대비해 간간히 돌을 던져보기도 하며 손 안에 필살염을 피워 주위를 밝혔다.
리바 씨, 데리러 왔습니다.
-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또 고양이 아니야?"
"그런가?"

순찰을 도는건지, 돌을 던지는 소리에 반응했던 두 명이 이내 저 편으로 사라져간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바닥에서 무언가가 반짝인다. 살펴볼까?
--
"..츳"

결국 찬성으로 쳐들어간다는건가.
잠시 핸드폰으로 온 결과에 한숨을 내쉬고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방 곳곳을 둘러보면서 챙길만한것은 다 챙기고, 박스도 챙긴다. 가기로 했다면 죽기살기로 버텨야지. 리바씨도, 데려와야하고. 정신적인 지주가 그리 되어버렸으니 여러 사람이 괴로울것이라며 이를 악문채 천천히 말을 걸어본다.
왜?/ 만일 제가 죽는다면 당신이 대신해주십시오. 하? 무슨소리야./인격으로서의 죽음을 맞이한다면요.알겠는데..우린 운명공동체인거 알지?/압니다. 짧막하게 주고받은 답을 끝으로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채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여긴가.."
정보에 적힌대로 걸어가서는 금새 지하로 진입한뒤, 주변을 둘러보다가
가져온 돌맹이들을 하나씩 던져본다. 주변을 샅샅이 살피기 시작.
-
"또 소리가 들리는데?"
"에이, 고양이가 한두마리냐... 가 아니라 침입자다!!!"

아까 카렌을 지나쳤던 두 사람이 테오도르를 발견하고 경보를 울린다. 시끄러운 소리가 온 건물 안에 울려퍼진다.
하지만 그들은 테오도르가 안개의 수호자라는걸 아는 모양인지, 싸움은 걸어오지 않았고 그저 도망칠 뿐이었다.
여기 계속 있으면 발각될 것 같다.

~안내~
-지금부터 한 장소에 오래 있으면 전투가 일어나게 됩니다.
--
문자를 보내놓고 얼마나 지났을까.습격 찬성의 결과가 날아오자 하던걸 대강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러자 옆에서 보조업무를 하던 뷔른도 따라 일어나 내쪽으로 다가왔고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내 뒤에 서서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어떻게 묶어줄까?"
"...나 놀러가는거 아니거든?"
"뭐 어때.꾸미고 싸운다고 누가 뭐라 안해."
"징그럽다.그냥 어제처럼 땋아줘."

시덥잖은 대화가 오가고 곧 뷔른의 손이 머리카락을 한웅큼씩 쥐고 땋아내린다.그사이 옷정리를 끝낸 나는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가 뒤에 들리는 목소리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가까웠던 사람일수록 말야,적대하게 됐을때 태도를 확실하게 해야돼.그게 너랑 상대 둘 다한테 좋은거야."
"지금 내가 이도저도 아니라는거야?"
"글쎄~다 됐다."

이런 상황에 저런 모호한 충고라니.거기다 어느정도 정곡을 찌른 말에 어제 회의 전처럼 입술만 비죽거리다가 다 됐다는 말에 소매를 한번 더 툭툭 털었다.그러곤 허리에 시리우스,레지스,채찍의 박스가 달린 체인을 차고 집무실을 나왔다.뒤에서 밉상의 잘 다녀오란 인사가 들려와 대충 손만 흔들어주고,곧장 문자의 장소로 향했다.

편한 워커로 타박타박 걸어 도착한 문자의 장소는 정말로 들어가기 싫게 만드는 기운이 팍팍 풍겨나오고 있었다.외부다 보니 일부러 편한 옷으로 입고 나왔지만,혹시나 눈에 띌까 싶어 서둘러 건물 안으로 걸음을 디뎠다.컴컴한 내부가 잘 보이지 않아 손에 살짝 불꽃을 피우고 주변을 살피며 살금살금 들어가고있었다.
...근데 아무도 없나?한번 불러봐?
-
테오도르가 의도치않게 어그로를 끌어준 탓에 레이리아는 안전히 들어갈 수 있었다.
지하로 들어가는 문이 보인다.
--
됐어, 인마. 누가 뭐 진짜로 도움이 필요해서 그런 줄 알아? 여기 있으면 불안하고, 또 어차피 우리 패밀리도 아니니까 죽든 살든 다치든 이쪽에 피해가 가는 것도 아니니까 슬쩍 찔러본 거라고. 입술을 비죽이며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타이를 고쳐 맨다.
곧장 지하로 내려가 차에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았다. 210km/h까지 오 초도 걸리지 않았다. 묘하게 들어가기 싫은 인상의 회색 건물이라니, 그런 추상적인 표현 쓰지 말라고. 속으로 투덜대며 시장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차를 댄다.
왕관 모양 간판의 과일가게와 주홍색 건물, 왕관 모양 간판의 과일가게와 주홍색 건물……. 아, 저기인가. 과일을 사러온 척 하며 안쪽을 슬쩍 살핀다. …그러네. 왠지 들어가고 싶지 않은 이상한 건물 하나가 있는데.
과일가게 주인과 흥정을 벌이다 원하는 가격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흔들며 옆으로 슬쩍 빠진다. 눈매를 좁히며 주변 동향을 살핀 뒤, 아무도 없다는 것을 완전히 확신한 후에야 조심스럽게 계단을 통해 내려간다. 날 적부터 유독 시력이 좋았던 탓일까, 아니면 어둠에서 태어나 어둠 속에서 자랐기 때문일까. 랜턴이나 별다른 빛이 없어도 한 번 익숙해진 눈은 모든 사물을 분간했다.
-
테오도르를 발견했다! 합류할까?
--
어둠에 잘 스며들 수 있다는건 그나마 내가가진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겉으로보기엔 그다지 밝아보이지 못한다는게 문제여서 항상 미소를 지은 것이니깐.
하지만, '지금은' 그럴필요까진 없겠지. 애초에 어둠이다. 누구도 이 모습을 보지 못할뿐더러, 그들에게 미소를 보여줄만큼 내가 뼛속까지 착한인간이 아니란건 과연 누가 알고있을까. 작은 실소가 흘러나왔지만 그것마저 서늘하게 보인다. 제 주위의 싸늘한 공기때문일까.

"…?"

혹여 제 목소리를 들을까 바닥에서 반짝이는 그것을 줏어들며 살짝 필살염으로 비춰본다.
-
리바가 끼고 있던 대공의 링을 발견했다. 근처에 있는 것일까?
--
문자를 보내고 슬렁슬렁 냉장고로 걸어가 얼린 딸기를 우유와 함께 믹서기에 갈았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제대로 갈려진 딸기 슬러시를 대충 텀블러에 우겨넣고 책상 위에서 작은 비수 두개를 집어든다. 아, 결국은 가네. 어차피 갈 거 오늘 가는 건 어쩐지 위험할 것 같고. …죽어도 별 상관은 없지만, 강아지를 기르지 못하고 가는 건 조금 싫을지도 모르겠다.

"젠장."

덜컥거리는 검은 불편하고, 망토도 거치적거리니 입을 수 없고. 제일 좋아하는 옷 아저씨 때문에 못 입어요, 내가. 정장밖에 못 입는다고. 짜증을 팍팍 내며 그 이상한 거리 쪽으로 향한다. 누가 있는 것 같은데 안 들키고 갈 수나 있으려나. 싫다아 정말.
-
밖으로 여러사람이 뛰쳐나오는게 보인다. 일단 몸을 숨기자.
--
"어이쿠야,누구야 조심성 없이 들킨 사람."

일부러 불꽃도 작게 피우며 살금살금 들어갔는데,아무래도 다른 누군가가 들킨 모양이었다.고막을 때리는 경보 소리에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다보니 어느 문이 시야에 들어와 잽싸게 그 문으로 손을 뻗었다.

"...아 근데 잠겨있으면 이거...열려있어라,제발."

반대편에서 사람들이 뛰는 소리가 들리자 문고리 잡은 손을 급하게 돌린다.어딘진 모르지만 일단 열려라!
-
문은 뻑뻑했지만 일단 열리긴 했다.
카렌이 보인다. 합류할까?
--
"..들켰군."

들켰다는 사실보다는 다른 이들에게 폐를 끼칠것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악물고 입가를 손으로 가린채 숨을 고르다 더 안쪽으로 진입해보려한다.
무장세력이 나타나면 환각으로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어버린채 도망..치려고 해도 어렵겠군. 이상태로 전부 죽는다면 봉고레는 끝장일텐데. 어떻게 해야하지. 그런 암울한 생각을 하며 불꽃을 피워올린채 주변에 이빨이 날카로운 개 세마리정도를 만들어내 경계를 세운채 진입.
-
"아 씨, 개잖아? 나 개 싫어하는건 또 어떻게 알고..."
"알긴 뭘 알아. 일단 공격이나 해."
"라져."

그들은 각자의 무기에 필살염을 두르고서 일단 달려들었다.
숫자는 폭풍이 셋, 번개가 넷, 태양 하나, 구름 하나.
--
"…리바 씨"

왜 그랬어요. 왜 하필 내가 있는 곳에 이걸 버리고 간겁니까? 이러면 오러 와주길 기다렸다고 제멋대로 해석해버리잖아요. 아까부터 호선을 그리지 않는 입꼬리를 억지로 비틀어올렸다. 분명 다정한 미소를 지었을텐데 그 미소마저 소름이 끼치더랬다.
리바의 반지를 꼭 쥐고서 주머니에 넣고는 일행들과는 멀리 떨어져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아마 이 근처에 있지 않을까 하여 필살염도 끈채 초직감으로 앞뒤를 파악하며 발걸음을 소리없이 옮긴다. 기다려요. 분명 말했습니다.
데리러 가겠다고. 감히 그런 쪽지를 남긴주제에. 딱지뜯겨 피맛이 나는 마른입술을 혀로 축였다.
-
링에서 무언가가 조금 더 반짝인다. 아마도 추적기인가보다.
근처에 사람은 없었다. 아마도 지하에는 잘 내려오지 않나보다.

...없었다?
--
녹이 슬었나,문고리가 뻑뻑하더니 경첩부근도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어찌나 안 열리던지 잠시 애먹었지만 무사히 들어갈만큼 열고 잽싸게 발을 들이려다 시야에 스쳐가는 익숙한 실루엣에 쯧,혀를 찼다.쟨 또 왜 저깄냐.
그냥 두고 혼자 가려다 밑에 뭐가 있을지 모르는데 무모한거같아 발밑의 돌을 집어 카렌을 향해 던졌다.그러곤 문 안으로 몸을 반쯤 들이고 카렌이 볼수있게 손을 파닥파닥 흔들어보였다.

"야,야!여기야 여기!빨리 와!"

목소리도 죽여가며 급하게 부르고 주변을 살핀다.
-
아직 들키지는 않은 것 같지만, 계속 있으면 들킬 것 같다. 조심하자.
--
"어느 머저리가…!"

대체 왜 들킨건데! 대체 왜 거기서 어그로를 끄는 건데!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수호자 체면에 그러다 털털 발려버리지 않을까 좀 고민되기도 한다. 어쩌지. 데리러 가야하나? 아냐, 멍청이를 도울 의무는 없어. 건물 후미진 곳, 그림자에 몸을 숨기고 비수의 크기를 키운다. 혹시 누가 가까이 오면 찌르던가 해야겠다.

"하여간 어그로는 땡큐하다. 죽지만 말아라."

침착하게 주변을 살피며 들어갈 구석이나 샛길 등을 찾아본다.
-
한 사람이 아인의 근처까지 왔지만, 급히 뛰어가느라 보지 못한 듯 하다.
건물 벽에 개구멍이 보인다.
-
와. 졸라 들킬 뻔. 땀땀. 이마의 식은땀을 휘휘 닦으며 주변을 살피다 개구멍을 발견하고 썩은 미소를 지었다. 하하. 그래. 나같이 짝달막한 놈은 개구멍이 짜세라 이거지. 허탈하게 웃음을 날리며 그쪽에 인기척이 있나 확인한 후, 아무도 없다고 느꼈을 즈음 잽싸게 개구멍으로 들어갔다. …눈물나게도 몸이 들어갈 만한 사이즈였다. 다른 사람들은 못 들어오겠지. 참. 참…. 왈칵스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눈가를 쓱 훔친 후 야무지게 주변을 살핀다. 들켰나?
-
한쪽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문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테오가 싸우고 있었다. 막 적들이 물러간 참이었다.
어디에 합류할까?

1.1.1. 테오도르-에일조


"1호 2호 3호 전원 전투태세, 물어뜯으십시오."

달려드는 인원들을 응시하다가 이미 전투태세를 갖춘 개들에게 폭풍속성의 인간들에게 달려들게한다. 베테랑의 사냥에 익숙한 사냥개들이니 그럭저럭 버텨줄것이라며 생각하면서 박스를 개갑해 거대한 시벨을 불러낸다.
시벨은 불려나오자마자 곧바로 손에 쥐고있던 조금 큰 대나무를 그대로 인간들쪽으로 휘둘렀고 그와함께 캄비오 포르마를 시전해 나이프들을 남은 인원들에게 날리기 시작한다.

Calculation Result : 강도_rand(1,10) = 3 (0.00020098686218262 sec.)
Calculation Result : 종류_rand(1,3) = 3 (7.0095062255859E-5 sec.) 멘붕 멘붕 고통
-
찢어지는 경보음에 귀를 틀어막으며 반사적으로 허리를 낮춘다. 누가 들킨 모양인데. 누구지. 테오도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안개의 수호자가 들키다니……. 일부러 양동작전을 떠올린 것 같지는 않고. 도와줘야 하나. 한숨을 내쉰다.
잠시 고민하는 사이에 필살염을 띄운 사람들이 떼거리로 그에게 달려든다. 어쩔 수 없나. 모습은 드러내지 않는 선에서, 지원사격이나 해주는 정도가 낫겠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조심스럽게 박스를 열어 캄비오 포르마를 한다.
공격이 닿기 직전의 짧은 틈에 정확히 공격을 막을 수 있을 만큼의 불꽃을 피워올려 막아주며 일부러 탄환을 휘어 어디서 총알이 발사되었는지 알 수 없게 하며 유도탄을 쏘아 보냈다.
-
"...미친, 수호자네."
"모르겠다. 튀어!"

그들은 아무래도 수호자를 상대하는건 바보짓이라고 판단했는지 열심히 도망가기 시작한다.
에일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다.
-
"쫒아!"

도망가는 인간들을 따라서 달려가면서 나이프들을 옆구리의 포켓에 다 집어넣는다. 빠르게 꺼내 쓸수있게 만든것인데 왜 도망을 가는것이지? 수적으로 자신들이 이길수있을텐데. 잠시 그런 생각이 들어 쫒아가다말고 멈칫하고서 제자리에서서 시궁창 쥐 한마리로 변해서 뾸뾸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
아직 나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 이 자리에 있는 건 위험하니까. 조심스럽게 그림자만 골라 밟으며 이동한다. 하지만 도망가게 둬서는 곤란하다. 여기서 그만둘 순 없어. 잘 생각해, 얼마 남지 않았어.
숫자는 총 아홉 명인가. 일부러 난간이나 벽 따위를 사이에 두고 도망치는 사람들의 허리께를 노리고 방아쇠를 당긴다.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1,100) = 70 (0.00020599365234375 sec.)
Calculation Result : 마비_rand(1,100) = 34 (9.0122222900391E-5 sec.)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1,100) = 35 (8.392333984375E-5 sec.)
Calculation Result : 마비_rand(1,100) = 95 (8.392333984375E-5 sec.)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1,100) = 100 (8.5115432739258E-5 sec.)
Calculation Result : 마비_rand(1,100) = 24 (8.2969665527344E-5 sec.)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1,100) = 64 (9.2029571533203E-5 sec.)
Calculation Result : 마비_rand(1,100) = 60 (9.3936920166016E-5 sec.)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1,100) = 22 (8.6069107055664E-5 sec.)
Calculation Result : 마비_rand(1,100) = 24 (8.2969665527344E-5 sec.)
공격 : 1~10 완전 회피, 10~25 스침(빗나감), 25~50 경상, 50~75 중상, 75~90 치명상, 90~100 생명 위급
마비 : 1~20마비 없음, 21~40 지속 시간 1레스. 맞은 부위만 마비, 40~65 지속시간 1레스. 맞은 부위만 마비, 65~80 지속시간 3레스, 맞은 부위 전체 마비, 80~90 지속시간 5레스에 맞은 부위 전체 마비, 90~100 지속 시간 3레스에 전신 마비.
-
다른 사람들은 모두 쓰려졌지만, 경상에다가 짧은 부분마비에 걸린 한 사람만이 계속 도망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속성이 태양이라 자힐이 가능했던 모양이다.
어딘가로 계속 가는 것 같다. 쫓아갈까?
-
"찍."

누군가 도와주고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혹시 에일씨? 라며 주변을 둘러보지만 이내 끝까지 도망가는 인간 하나를 발견해 아까 불러둔 사냥개들을 다시 그를 쫒게하려고하면서 앞으로 쭉쭉 쫒아가기 시작한다. 리바씨..
리바씨가 왜 그렇게 된건지 알아내기도해야하고 그도 구해야하고. 또 왜 이딴짓을 벌였는지 확인해야해. 머릴 어지럽히는 의문들에 잠시 숨을 헐떢이다가 여전히 시궁쥐인채로 쫒아간다.
-
유인일까? 아니면 그저 안전한 본거지로 도망치는 것뿐일까. 아직 뜨거운 총신을 몸의 바깥 쪽, 그러나 너무 멀리 밀어내지는 않은 채 물끄러미 도망자를 눈으로 좇는다.
그건 그렇고……, 저 상태라면 실전임무 도입은 아직 무리겠지, 역시. 아무리 실전 경험이 없다고는 해도 곧장 들킨 데다가, 수적으로 열세하면 일단 자취를 감추고 몸을 숨겨야지 다짜고짜 전투라니. 속으로 한숨을 내쉰다.
목을 빼고 주변을 쓱 둘러보다, 교전이 일어났던 것 치고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잠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한 쪽 구석에 자수로 에일이라는 별칭이 수놓인 손수건을 한 쪽 구석에 내려놓고 쫓아간다.
-
"그러니까 개 싫다고!!!!"

아무래도 개를 많이 싫어하는건지, 크게 소리치며 도망간다.
그리고 한 방에 들어가서 방에 있던 사람들 다섯명을 불러 내보낸 다음, 그 자신은 무언가를 계속 찾고 있다.
다섯명이 태양속성인 사람을 보다가 짜기라도 한 듯, 한숨을 쉰 다음 무기에 필살염을 붙인다. 하나같이 번개 속성이다.
-
"....역시 잘못...했으려나요."

하나같이 번개속성인 무기를 깨닫고 잠시 망설이다가 변신을 풀어내고
곧바로 나이프를 꺼내들어 그들쪽으로 휙휙 던져본다. 번개속성이니 안개는 어려워. 경도면에서 까다로워서 일까. 잠시 인상을 찌푸리다가 시벨을
불러내어 앞서 달려들어 그 큰 앞발들로 하나씩 싸대..한방 날리려고한다.
-
그러니까 왜 개를 싫어하는데? 어렸을 때 안 좋은 추억이라도 있나. 다리를 물렸다던가. 더 이상 몸을 숨길 곳도, 그래야 할 필요성도 없는 것 같아 총을 쏘며 뒤를 쫓아 달리기 시작한다.
방과, 다섯 사람과, 번개 속성.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방문이 닫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다른 곳에서 더 오는 사람은 없겠지. 그런데 저 사람은 뭘 찾는 거지?
두 명은 테오도르에게 맡기고, 나머지 세 명부터 완전히 끝장내는 게 좋겠지. 그나저나 안개는 번개에 취약할 텐데……, 시벨이 있으니 나으려나.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1,100) = 44 (0.00027585029602051 sec.)
Calculation Result : 마비_rand(1,100) = 78 (0.0001380443572998 sec.)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1,100) = 75 (0.00011897087097168 sec.)
Calculation Result : 마비_rand(1,100) = 27 (7.9154968261719E-5 sec.)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1,100) = 37 (0.00013208389282227 sec.)
Calculation Result : 마비_rand(1,100) = 24 (6.7949295043945E-5 sec.)
-
"...너 개 싫댔지. 난 곰이 싫으니까 네가 싸워."
"지금 태양한테 싸우라는거냐!!"
"잘 아네?"
"시끄러!! 빨리 찾아야 하니까!!"

그는 계속 무언가를 찾는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한 사람이 치명상을 입은 사람을 옆에 두자, 한 손으로는 치료를 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물건을 찾는 멀티태스킹 능력을 선보인다. 박수라도 쳐주자.

"일단 곰이지만 안개속성이니까... 그냥 찌르면 되나?"
"아니, 찌르려다가 맞을... 컥."
"번개동지가 당했다!!"
"이 사람만도 못한... 아, 맞다. 곰이지, 참."

시벨을 공격하려 하다가 한 사람이 앞발에 맞고 날아간다. 다른 사람들은 겨우 피한 듯 하다.
일단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무기를 들이댄다. 검을 쓰는 사람이 둘, 활을 쓰는 사람이 하나, 도끼가 하나, 방어 전문 요원이 하나로 보인다.
-
"물어뜯어도 좋습니다. 저것들 대머리로 만들어버려요."

쮸쀼쮸쀼!
한명이 앞발에 맞아 쓰러지자 즐거운지 두발을 들고 승리의 세레모니를 하는듯한 시벨에게 나머지들도 머리 뜯어서 먹어버리라는 말을 남긴채 계속해서 무언가를 찾고있는듯한 인물에 인상을 찌푸리다, 불꽃을 일으켜 화려하고도 뜨거운 불꽃의 환각을 만들어내서 적쪽으로 엎어버리려한다.
그상태로 적들이 있는곳으로 수십개의 창들을 유환각으로 만들어내 쏟아부으면서 시벨은 뒤로 물린다.

"아, 콜록..."
에일씨를 발견하고 무어라 말하려다 무리를 해선가 짧게 기침을 하면서 비틀 몸을 튼다. 젠장, 하필 이럴때..부들부들 떨리는 손이 보여서 인상을 찌푸리지만 환각을 유지하는것을 멈추지않는다.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0,100) = 88 (0.00011897087097168 sec.)
-
검과 도끼, 활, 방어. 제각각인데. 휘파람을 불며 짤깍 방아쇠를 잰다. 아무나 쏘고, 아무나 맞으면 그만. 하지만 그 전에… 뭘 찾는 지는 몰라도 말이야. 사람을 앞에 두고 다른 데 정신 파는 건 예의가 아니지.
나는 네가 태양 속성이라는 것부터가 사실 마음에 안 들었어. 토파지오도 그렇고 로렌조도 그렇고, 둘 다 태양 속성이거든. 아니 이제 보니 상판떼기도 마음에 안 드네.

"찾는 게 뭐지?"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어보며 총을 빙빙 돌린다.

"찾는 게 뭐야?"

속삭이며 누군가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보다 먼저, 태양 속성을 가진 녀석에게 한 방 먹이는 거 잊지 않고.

Calculation Result : 태양공격_rand(1,100) = 60 (0.0001990795135498 sec.)
Calculation Result : 태양마비_rand(1,100) = 55 (7.2002410888672E-5 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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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culation Result : 마비_rand(1,100) = 88 (6.5088272094727E-5 sec.)
-
일단 한 번 공격을 받아서 그런지, 그들은 간간히 방어나 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일단 피하는것 하나만큼은 잘 하는 듯 싶다.

"아악! 맞았어!!"
"나도 맞았어!"
"너도? 악! 또 맞았어!"

...아니, 정정한다. 피하다가 서로 엉켜버려서 공격을 아주 잘 맞은 듯 하다.

태양속성을 가진 그 사람은 마침내 찾던 물건을 찾아서 그런지 기쁜 얼굴이었다. 에일이 방아쇠를 당기기 전까지는.
그는 쓰러지며 들고 있던 버튼을 누르게 되었다.

...봉고레 성에 있는 누군가에게 신호가 갔다.
-
…거 되게 시끄럽네. 다음부터는 입이나 머리 같은 델 쏘던가 해야지. 그럼 한 방에 죽을 테니까, 피차 편할 거 아냐.
그나저나 슬슬 팔이 저리기 시작하다. 앞뒤 가리지 않고 쏘아댄 것 때문일까, 아니면 필살염을 단시간에 너무 많이 사용해서일까. 머리가 핑 도는 것 같지만 표정과 행동만은 여전히 여유롭다. 점점 가빠지려는 호흡을 조심스레 컨트롤한다.
그나저나 테오도르도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데. 울컥 신물이 올라오는 것을 삼키며 그를 슬며시 뒤로 잡아 끌었다. 표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그가 이동한 만큼 앞으로 한 발 딛는다.
저게 뭐지? 버튼? 경보는 아까 울렸는데. 다른 용도인 건가. 불안한데…….

"헤이, 시끄러운 사람들. 어떻게 할래, 계속 할까? 아니면 얌전히 묻는 말에 대답할래."
-
"...잠시, 돌아가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 한것같지만 뭔가 불길했다. 마지막에 찾은 버튼? 이게 무엇이라고?
잠시 쓰러진 이가 가진 버튼을 살펴보려다가 드는 불길한 느낌에 어서 성으로 돌아가야할것같다며 개 몇마리를 불러내어 그대로 성쪽으로 보내보려한다. 어떻게든 알아내야할텐데, 이곳은 핸드폰이 되는곳이었던가?
핸드폰도 꺼내서 연락을 보내보려하면서 인상을 찌푸리다 뒤로 잡아끄는 손길에 그대로 끌리며 주변을 살피기 시작한다. 눈길로만.
-
"뭐!! 우리 시끄러운데 불만 있냐!!"
"시끄러워, 이것아. 그래, 묻는게 뭔데."

그나마 에일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 것 같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제지하며 에일에게 말을 건넸다.

개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개들을 처치한 모양이다.
연락은 안받는다. 농땡이를 피는걸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혼내주자.
-
"도대체 이게 무슨짓입니까. 누른 저것, 뭡니까."

들을 준비와 말할준비가 된듯싶은 사람에게 곧바로 물으면서 금새 개들과의 연락이 끊긴것을 깨닫고 크게 올라오는 쓴물에 인상을 찌푸리다, 몸이 비틀 흔들린다. 윽, 역시 너무 과했나. 무리했다는 생각보다도 개들이 누구에게 처리되었다는 뜻은 바깥에 나가는것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개들이 마지막으로 보게된 정보를 알아보려고 노력하면서 짧게 심호흡을 한다.
-
"많은데."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총구로 불만이 있냐며 쫑알대는 녀석의 뺨을 꾹꾹 누른다. 왜냐면 빽빽대는 소리 때문에 골이 울리는 것 같거든. 꼭 까부는 놈들이 한 대 맞지.
조금 더 호의적인 사람이 있는 것 같아, 아마도 힘 앞에 굴복한 거겠지만. 이쪽에서도 나름대로 호의적인 미소를 지어 보이며 총으로 태양 속성을 가진 녀석이 쥐고 있는 버튼을 가리킨다.

"저건 뭐지? 그리고 너희들이 무슨 조직인지 설명해봐. 아, 한 가지 더. 드라고 리바를 알고 있나?"
-
에일을 노려보던 사람의 옆에 있던 사람이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아, 저거? 너희 성에 가 있는 ㅂ..."
"말하면 안되잖아!"
"뭐 어때! 지금 우린 포로신세라고!"

말을 끝내 다 내뱉지 못하고서 그는 뒷통수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대충 성이 위험할 것 같다는건 알 수 있었다.

"우리들은 봉고레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연맹을 맺은 조직이야. 우리들은 윗사람들 말만 듣는 것 뿐이지만.
아, 그 사람? 우리 보스 아버지 조직에 있던 구름의 수호자... 라고 하던데?"
"진짜?"
"몰랐냐?"
"아니."

~안내~
-대공조와 합류하거나 성으로 가주세요.

1.1.2. 카렌-레이리아-아인조


아마 추적기였던거겠지. 추적기를 떼어버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의 인기척도 없……아니, 잠깐. 사람이 없다면.

"잠시 가까이 오지 마십시오, 레이리아 씨."

저에게 돌을 던지는 것을 가벼이 잡아채고는 저를 부르는 레이리아에게 손을 뻗어 제지했다. 무언가 이상하다. 뭔가 다른것이 있는걸까.
필살염을 대량으로 피워서 제 주위를 환하게 비추며 주위를 살핀다.
-
"...제발 그냥 가기를 바랬는데."

어둠속에서 리바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들에게 활을 겨눈 상태다.
-
"누굴 바보로 아시는 겁니까."

필살염을 피웠을 땐, 저도모르게 쓴 미소를 감출 수 없었더랬다. 저들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있는 리바. 그런 그를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카렌의 모습은 얼핏, 태연해보였다. 그래, '얼핏'
게다가 그 말은 뭡니까. '제발'이라니. 짐짓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와 자꾸만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애써 진정시키며 한 걸음, 그에게 다가가며 아까의 살기는 지우고 평소와 같이 쓴웃음이 섞인 미소를 부드럽게 지어보인다.

"…데리러 왔어요, 리바 씨."

이제 같이 가요. 물어보고 싶은게 산더미같이 쌓였습니다.
-
카렌이 돌을 잡아채더니 오지 말라고 저지한다.안그래도 거기론 안가...내가 오랬지 간댔냐.잠시 잡스런 생각을 하다가 그가 제법 크게 불꽃을 피워내는걸 보고 나는 문안으로 한걸음 더 디딘다.이렇게 되면 혼자 내려가야할거 같은데.괜찮으려나.
살짝 내 뒤를 흘긋 돌아보았다.뭔가 함정같은거 있는건 아니겠지?잠시 고민하다가 들어가려다 밖에서 들린 익숙한 목소리에 퍼뜩 고개를 돌린다.

"...리바,아저씨."
-
많은 인기척이 느껴지자마자 몸을 둥글게 말고 주변을 살폈다. 안 들킨 것 같긴 한데. 주위를 둘러보니 제게 관심을 가질 여유도 없는 것 같다. 저 쪽에서 대치하고 있는 머저리-즉 테오도르-를 한심함 어린 시선로 바라보며 천천히 지하 쪽으로 몸을 옮긴다. 네가 무슨 한 마리의 뛰노는 히바리냐. 이내 그들이 도망치고, 신나게 시궁쥐로 변해 그 뒤를 따라 뽀르르 달려가는 테오도르의 등을 경멸 한껏 담아 바라보다 지하실의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거 참."

먼지냄새 쩔어.
-
"너야말로 나를 바보로 아는건가? 이미 봉고레 소속이 아닌 사람한테, 데리러 왔다니."

그가 쓰게 웃으며 카렌과 레이리아를 번갈아 쳐다보다 갑자기 다른 사람의 기척이 느껴져 문쪽으로 화살을 쏘았다.
맞추려고 한 건 아니었는지, 화살은 문에 맞았다.

"아인이냐... 하여간 좋지 않은 타이밍에 들어와서는."

그가 다시 화살을 장전한다. 구름 속성의 불꽃이 넘실댄다.
-
"에라이, 씨댕!"

갑자기 휙 날아오는 화살에 기겁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다행히 맞아봤자 한 점 아쉬움 없는 문에 맞았기에 낮게 가쁜 숨을 쉴 뿐이었다. 그거보다 자식 싸대기를 때리는 아빠라니, 너무한 거 아냐? 불륜을 했으면 정리를 하고 오던가! 어쩐지 깊은 빡침이 치밀어올라 인류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우아한 손짓-이라는 이름의 욕-을 건네보이며 말을 잇는다.

"즐."

카렌이며 레이리아며, 다들 눈물을 흘리고 이산가족 상봉을 하려고 하는 기세인데 이거. 이러다간 아마 크고 아름다운 화살을 맞을 것 같거든. 방패 만들어도 되나? 인상을 찡그리며 둘의 옆으로 슬렁슬렁 걸어가 대충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는다. 화살이 날아오면 바로 돌벽을 만들 생각인 듯 싶다.

"지금 다시 돌아오면 위자료 오백만 달러만 내면 되는데."

딴 편에 계속 있을 거라면 영혼까지 탈탈 털어먹을 거라.
-
"아인 씨, 괜찮아요?"

리바의 말에 무언가 말하려다 돌연간 문을 향해 활을 쏘는 행동에 문쪽으로는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아인의 안부를 묻는다. 곤란하다. 지금 섣불리 움직이면……. 아니, 적어도 메리엘 씨나 릴리 씨, 크리스 씨가 안온게 다행인건가.
캄비오 포르마는 시전하지 않은 채 그저 리바에게 말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쪽지는 왜 남기고 갔습니까? 떠날거라면 어설픈 기대 심어주지 말고 가시지 그러셨어요."

한 발짝, 더 다가갔다. 리바 씨는 그래보이지 않아도 상냥한 분이시니깐. 그걸 알아줄 사람들은 봉고레에 있잖아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십시오."

다리를 부러뜨려서라도 데리고 가는건 잠시 뒤로 미룰테니깐. 안그러면 앞뒤 모른채 오해해야하는 우리 서로에게 않좋잖습니까.

"아버지, 말해줘요."

조금이라도 좋으니깐, 네?
-
"위험하잖아."

리바와 대치중인 카렌의 곁으로 걸어가며 채찍을 꺼내든다.그사이 한발 쏘아진 화살이 문에 맞고 튕기더니 내려온 아인이 보여 에휴,근심어린 한숨을 내뱉었다.넌 왜 거깄니...
아인이 투덜거리며 위자료 운운하는걸 보다가 다시 리바쪽으로 고개를 돌렸다.태도를 확실하게.오기전 뷔른이 했던 얘기를 떠올리며 채찍을 든 손을 반쯤 들어올렸다.

"리바 씨.다시 마주치면 죽여달라고 했죠?부탁 들어주려왔어요.부디 전력으로 임하시길."

살짝 웃으며 얘기하고 채찍에 대공의 불꽃을 두른다.그러곤 옆의 카렌을 흘긋 쳐다본다.
-
아인의 손동작을 보고 작게 헛웃음을 흘렸으나, 곧 이어지는 말에는 제대로 대답한다.

"하여간 마몬같은 녀석이라니까. 이 상황에 위자료가 그리 중요하냐?"

다시 화살을 날리려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방어를 제대로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두고서 다시 카렌과 레이리아를 쳐다본다.

"...차라리 죽이려무나, 아들아."

여기서 죽든, 말해서 죽든 결과는 어차피 같으니까.
그러다 레이리아의 말에 웃으며 뒤로 살짝 물러나 전투태세를 갖춘다.

"그럼, 시작해볼까."

그가 화살을 날렸다. 화살들은 날아가며 계속 분열해간다.
-
그렇게 죽어서라도 말하기 싫습니까? 아님 말해줄 수가 없는겁니까. 미소를 지웠다. 나를 위해서, 그를 위해서.

"캄비오 포르마."

긴 말하지 않은채 작게 읊조리자 제 키만한 장검이 손에 잡혔고, 그대로 날라오는 화살들을 향해 크게 휘두르자 깨끗하게 반이 갈라져 우수수 떨어졌다.
아버지. 아버지. 우리는 이랬어야만했습니까. 당신을 구하고 전부 되돌리기위해선…….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난 리바 씨를 죽이지 못해요. '리바 씨'는 말입니다."

달려나가 그의 다리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그마저도 옛정에 날라가는 공격들이 절반이나 약해져있었다.
난 당신을 못죽입니다. 하지만, 그녀라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작게 미소지었다.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1,100) = 10 (0.00020313262939453 sec.)
Calculation Result : 공격_rand(1,100) = 46 (7.4863433837891E-5 sec.)
-
"존노괜찮. 알아."

가타부타 별 말은 없었다. 하기 귀찮은 탓이다. 날아오는 화살이 또 다시 머리카락을 스치고, 팔다리를 스쳤지만 이미 돌을 증식시켜 벽을 만든 탓에 상처가 생기진 않았다. 단순히…

"니삭스 찢어졌잖아."

얼굴을 팍 찡그리며 작게 한숨을 내쉰다. 어쩔거야, 아저씨. 정말 좋아하는 색이란 말야. 진회색은 흔하긴 하지만 내 사이즈에 맞는 건 잘 없는데. 짜증난다는 얼굴로 비수에 불꽃을 담아 리바 쪽으로 던진다. 가벼운 견제용이니까, 뭐 뒷발치기로 맞진 않겠지.

Calculation Result : 날아올라라 비수들이여_rand(1,20) = 13 (0.00018787384033203 sec.)
Calculation Result : 손바닥 까질 확률_rand(0,100) = 56 (7.1048736572266E-5 sec.)
-
"설마 당신하고 이렇게 대치할 줄은...몰랐네요!"

리바의 시작해볼까,하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여전히 웃는 낯으로 채찍을 휘두른다.거기에 일차적으로 날아오는 화살들이 쳐내어지고 잠깐 빈틈을 타 한발 앞서 나간다.카렌까지 엄호하기엔 내가 힘든데.뭐 알아서 잘 하겠지 생각하며 앞만 응시했다.그사이 새로 날아온 화살이 허벅지와 팔뚝을 스쳐가자 옷 사이로 붉은 피가 뭉글뭉글 흘러내린다.그러거나 말거나,리바에게 다가가는걸 목표로 채찍을 휘두르며 나긋하게 얘기한다.

"당신 편지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어요.부탁을 들어줘야하나,설득해야하나.그러다 죽이기로 한건 여기 오기 직전까지도 고민하다가 방금 전 내린 결론이에요.좋은 충고를 들었었거든요."

걸을 때마다 투둑 투둑 핏방울이 떨어지고 미처 피하지못한 화살들이 계속해서 몸 곳곳에 생채기를 낸다.
-
그는 싸우면서 그다지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카렌의 첫 번째 공격을 피한 그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천장에 화살을 날렸다.
구름의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화살들은 분열했고, 천장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무언가가 후두둑, 떨어지는게 느껴진다.
레이리아의 공격을 피하려다 아인의 비수를 세 개 맞았지만 표정은 아직 싸우기 전과 다름이 없었다.

...다만, 다리쪽으로 들어오는 카렌의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했다. 피하지 못한건지, 일부러 피하지 않은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맞은건 확실하다.
천장이 점점 무너지기 시작한다.
-
"오, 레이리아 부사장님. 나이스 샷. 카렌 사장님은 좀 분발하세요."

헛소리를 지껄이며 여기서 리바를 죽인다면 심장박동과 연계되어 몸에 장착된 폭탄이 터져 우리 모두가 끔살당하는 루트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게다가 천장도 슬슬 아슬아슬하다. 증식시켰으면 증식시켰지 축소시킬 수 없는 능력이 슬슬 귀찮다 생각하며 뒤로 크게 한 걸음 물러난다.

"이러다 아저씨 몸에 폭탄 부착까지 되어있으면 볼만 하겠는데."

심장 박동과 연계해서 터지는 인체 폭탄 같은 거. 우리를 아주 씹어먹을 듯 미워하는 그 연맹주가 그런 조취를 취하지 않았을 리가 없잖은가. 제발 적당히만 싸워주면 하는 자람을 안고 미리 퇴로를 확보하던가 해야겠다, 하는 온건한 생각을 하다 무너지는 천장을 발견하고 입술을 꾹 깨문다. 나갈 곳부터 찾자, 일단. 저 둘이 싸워주겠지. 무책임하지만 상관 없어.
-
"부사장 아니야~나도 엄연한 사장이다?"

뒤에서 들린 아인의 말에 여유롭게 대꾸하고 내 말에 단 한마디도 대꾸하지않는 리바를 보며 그저 싱긋 웃는다.상관없어.답 바라고 한 얘기 아니거든.그냥 입이 심심해서지.내 공격은 모두 피했지만 아인의 비수와 카렌의 재빠른 공격이 들어간걸 보고 소리내어 키득거린다.그러며 휘두르는 손은 멈추지 않는다.

"어라,역시 셋은 무리인가요?아니면 봐주는거?후자면 재미없는데요.아,무너지려나?"

멈춘사이 위에서 후드득 떨어지는 돌가루를 보고 아무래도 천장이 약한가 싶었다.더이상 놀이는 못할거같으니.한방 제대로 먹여서 일단 끌고나가자 생각하며 리바의 다리와 팔을 향해 연속으로 제법 크게 휘두른다.그 사이에도 몸에는 픽픽 상처가 늘어나고 있었다.

Calculation Result : 다리_rand(1,100) = 26 (8.8930130004883E-5 sec.)

Calculation Result : 팔_rand(1,100) = 51 (6.6995620727539E-5 sec.)
-
팔과 허벅지를 강하게 스치고 가는 공격에 잠시 휘청이지만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중심을 잡고는 저도모르게 제기랄,이라며 이를 빠득갈더니 소리질렀다.

"제발 무슨 일인지 얘기 좀 해달란말입니다 이 빌어먹을 아버지!!!"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기보다는 눈물없는 절규와 마찬가지였다. 잘 알잖아요. 내가 당신을 공격할 수 없다는 거 잘 알잖아. 하물며 그 여자를 죽이면 모든게 끝난다고, 그렇게라도 말해주면 안됩니까? 그럼 내가 할게요. 내가 죽일게. 내 손에만 피뭍히고 다 원상복귀 할게요.
입 밖으로 터져나오려는 것들이 자꾸만 목구멍에서 막혀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무는데 리바의 공격으로 천장이 무너지자 자리를 피하며 혹여나 리바가 도망칠까 그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한다.
뿌옇게 앞을 가리는 먼지더미에 숨이 막혀와 작게 무릎을 꿇으며 한 손으로 급히 입을 막았다. 큰일이다 호흡기도 여분 약도 챙겨오지 않았는데. 숨이. 억지로 호흡을 진정시키며 눈을 일부러 치켜떠 주위를 살핀다.

"쿨럭, 콜록!콜록."
-
폭탄이라는 말에 그 비슷한게 있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천장을 쳐다보다 화살을 한 대 더 날린다.
곧 무너지겠군. 그러면 전투는 중지될거고... 이크, 전투중이었지.
나가는 아인에게 무어라 말 할 새도 없이 공격을 피하는데 바쁘다.

"늙어서 그런거지, 늙어서."

늙으면 말이다, 뼈도 약해지고 근육도 다 빠지고 힘도 약해지고... 여하튼 그래서 네 공격을 두 번이나 맞았다는 말이다.
다리쪽은 다행히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서 괜찮았지만, 팔쪽은 아무래도 몇 번 더 공격하기 힘들 듯 싶다.
그는 카렌에게 무어라 말하려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그 순간, 천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큰 덩어리들이 떨어진다.

"시간이로군. 나가라, 이것들아. 혼자 좀 있자."

두 사람에게 말하고서 건물 안쪽으로 이동한다. 쫓아가다가는 건물에 그들도 건물에 깔릴 것이었다.

~안내~
-일단 지금은 도망가세요. 테오도르-에일조와 합류하는것도 괜찮겠네요.

1.2. 무너짐


"세월이란 무섭네요.천하의 리바씨가 제 공격을 맞고.근데 치명상은 아니라 아쉽습니다만."

늙어서 그런단 말에 피식 웃으며 우스개소리로 대꾸한다.확실히 손에 공격이 들어가는 느낌은 났지만,얕았다.곧바로 다음 공격을 하려다 뒤에서 콜록대는 소리에 멈칫해 타이밍을 놓친다.이런,천장이 무너지기 시작했네.그사이 가라며 홀로 안쪽으로 들어가는 리바를 향해 소리치고 카렌을 부축해 지하에서 빠져나간다.

"내가 꾸민 무대에 당신 필요하니까,가지러올겁니다!콜록.아인,카렌.어서 가자."

큼직하게 떨어지는 돌덩이들을 피해 카렌을 들쳐엎다시피하고 재빨리 계단을 오른다.
위로 나오자마자 일단 숨을 들이키고 에일부터 불러본다.얘 좀 데려가라!

"에일!! 어딨냐!!"
-
"아버지!!"

먼지에 쩍쩍 갈라진 목소리를 내질렀지만, 듣지 못한것인지 아님 듣고 싶지 않았던건지. 저에게 무어라 말하려다가 곧 평소와같은 말로 모습을 감춘 리바의 뒷모습을 무슨 표정으로 봤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입 안에 폐에서 역류해 올라온 핏덩이가 씹혔지만 누구도 알아채리지 못하게 억지로 다시 삼키며 기침하고는 저를 거의 들쳐업다시피 부축하는 레이리아에게서 떨어진 뒤 작게 괜찮습니다,라며 중얼거렸다.

천장이 와르르 무너지고 금방 다시 볼 수 있겠지 라며 다른 이들과 합류한다. 숨이 막혀오는 가슴을 두드리며 인상을 찌푸린채 뒤로 물러섰다. 머리아파. 숨막혀. 짜증나 제기랄.
-

성에……? 피가 싸늘하게 식는 것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문자를 받고 이쪽으로 곧장 달려온 사람이 몇 명이나 되더라. 일단 나와 테오도르. 카렌과 레이리아 성격에… 안 오면 이상하고. 나머지는 모르겠는데. 무효표를 던진 사람은 누구지?
하루 종일 가슴이 답답했던 이유가 설마 이거였을까? 웃기지.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닌데. 병신 같이, 성을 텅 비워두고. 보스는 어디 있는 지도 모르는 채로. 무작정 달려왔어. 손가락이 움찔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 방아쇠를 재지 않은 까닭일까 쏘아지지는 않았지만.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생각을 정리한다. 우리 보스의 아버지 조직에 있던 구름의 수호자? 그럴 리가……, 20년 전에도 리바 씨는 외부고문 팀에 계셨는데. 그럼 그 사진은 도대체……? 사진의 중앙에 있던, 낙엽 같은 머리를 가진 여자애. 혹시 그녀일까.
…우선 나가자. 불안하게 흔들리는 게, 어째 예감이 영 좋지 않다. 물끄러미 쏘아보다, 일반 박스병기를 다시 열어 머리를 겨누며 천천히 뒷걸음질 친다. 문 밖으로 완전히 나온 뒤에야 여섯 명의 머리를 쏜다.

"…갑시다."

테오도르의 어깨를 툭 치며 걸음을 재촉한다. 빨리 돌아가야 해. 설마 로렌조 그자식이……. 이를 뿌득 갈았다.

"여기요."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겨우 들릴 만큼의 목소리로 대답하며 빠르게 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테오도르는 잘 따라오고 있나.



그 천장을 시작으로, 건물이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
조짐을 감지한 조직원들은 도망치느라 바빠서 그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고, 그덕에 더 이상의 전투는 없었다.
일단 빨리 건물에서 나가는게 급선무인 것 같다. 나가서 성으로 가자.

~안내~
-성으로 이동해주세요.



"콜록..갑니다."

뒤따라 달려가면서 역시 체력적으로 무리가 생긴건지, 아니면 그 이상의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허덕이는 숨결에 따라 피가 섞여 내린다. 그것을 처음 깨달았을때에는 우울과 함께 짜증을 느끼지만 이내 체념하고 성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성으로 도착.
-
일단 지하에서 나오긴 했는데,아무래도 충격이 건물 전체로 번진듯했다.사방에서 투둑 투둑 떨어지는 돌조각들을 피하며 벽에 잠시 기대었다.
피,너무 흘린거같아.제대로 식사도 못했는데.소매며 다리며 온통 축축하게 피로 젖었네.대충 옷을 털고 제 몸을 추스르는 카렌을 보다가 뒤이어 따라오는 익숙한 기척들에 괜찮겠지 싶어 먼저 몸을 움직였다.

"무너질거같으니까 빨리 나와!나 먼저 성으로 돌아간다!"

이번엔 굳이 부축이라던가 하지않고 혼자 내달려 성으로 향한다.아무런 말도 못들었지만,왠지 성으로 가야할거같아.그냥 그래.
숨이 막히건 어쩌건 무작정 달려 도착한 성의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다.
-
천장이 무너진다. 방금 전까지 내 발이 있던 곳에 철근 구조물이 엄청난 굉음과 먼지를 폭발적으로 쏟아내며 떨어진다. 팔꿈치 안쪽으로 코와 입을 막은 채 달리기 시작한다. 가슴 안쪽이 뻐근하게 시려오기 시작하며 쉽게 지친다.
밖으로 뛰쳐나오자마자 카렌을 추스르며 레이리아와 아인에게 악다구니를 쓰듯 외친다.

"빨리, 성으로!"

콜록거리며 하얀 먼지를 토해내고는 카렌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가능한 멀리 데려간다. 손수건, 손수건이……, 아, 저쪽에 떨어트려 놨었지. 뒤틀린 발목을 질질 끌며 걸어가 손수건을 가까스로 집어온다.
생수에 적신 손수건으로 우선 얼굴을 닦아주고 주머니에 넣어둔 약을 꺼내 입에 넣어준 뒤, 입술 사이로 물을 흘려보냈다. 카렌, 카렌. 정신 차려. 발목이 이래서 제대로 운전이나 할 수 있을까.

1.3. 다녀갔다


성에 도착한 그들은 이상하게도 다들 잠들어 있는걸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 편안한 얼굴은 아니었지만, 그랬다.
어디선가 창문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달려나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카렌의 집무실쪽이다.



무작정 들어간 성안은 조용하기 그지없었다.그도 그럴게,사람들이 모두 쓰러져 자고있었으니.표정이나 상태로 보아 아무래도 누군가에게 당한듯 싶었다.몇몇을 들춰보다가 윗층으로 올라가는데 어디선가 창문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어디,어디지?!서둘러 소리가 들린쪽으로 가니 카렌의 집무실 문이 열린게 보였고 이미 누군가가 다녀간듯 안은 난장판이었다.급하게 움직이느라 몸에 무리가 와 쓰러지려는걸 어거지로 움직여 깨진 창 쪽으로 다가가 밖을 살폈다.
-
레이리아는 근처에 알약이 한 두개 떨어져 있는걸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모두 가져가려다 시간이 없어서 반 정도만 가져간 모양이다.
창틀에 종이 하나가 걸려있다.
-
창틀 가까이 다가가다 바닥에 하얀 것들이 구르는걸 보고 몸을 숙여 살펴보니 왠 알약들이 흩어져있었다.많이는 아니고 한 두어개정도.잠시 어지럽기도 하고 해서 앉아 알약을 주워들고 그제야 몰려오는 통증에 부르르,몸을 떨었다.

"하,흑,흐으으...아파라..."

곳곳에서 쑤셔오는 고통에 신음에 가까운 소릴 내뱉다가 다시 비틀거리며 일어나 창틀에 손을 짚어 몸을 지탱한다.그러다 깨진 유리에 손이 베였지만 그것보다 강한 통증들에 가쁜 숨을 내쉬다,창틀에서 팔락거리는 종이를 발견하고 손을 뻗어 잡아들었다.
-
레이리아가 발견한 종이에 여성적인 글씨체로 무언가가 쓰여져 있었다.

『봉고레로 돌아가거나, 루멘 미셸을 배반하거나, 계약서에 대한 내용을 발설하거나, 봉고레와의 전투를 의도적으로 피할 경우 그 자리에서 죽을 것을 여기에 맹세한다.』

밑에서 작게 타오르는건 리바의 사염인이다.
...???????
-
종이를 쥐자마자 다리의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린다.앉은 자리에도 유리조각이 있었던지라 섬찟하게 닿아오는 감각을 느끼며 숨을 고르고 떨리는 손에 쥐인 종이를 얼굴 앞으로 가져왔다.잠시 흔들리는 시야를 바로잡으려 눈을 깜빡이다,겨우 촛점을 맞추고 종이의 내용을 읽을수있었다.

"...뭐야...이거..?이 불꽃은..."

읽을수록 어이없는 종이의 내용과 누구의 것인지 확실하게 알수있는 사염인에 허탈하게 손을 툭 떨어뜨린다.당신을 잡던게 이거였나요.이 종이 한장때문에 우리와...
그와 동시에 머릿속에 어제의 편지 내용중 한줄이 스쳐갔다.
마주치면 죽일것,그전에 쪽지를 발견한다면 찢을것.
그 내용이 떠오르자마자 자연스레 시선이 종이로 내려가고 살짝 벌어진 입술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그 쪽지란거,이거일까.잠시 멍하니 앉아서 그것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
종이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가지고 있는다
▷일단 찢고보자
▷버린다
▷반창고 대신 쓴다
-
얼마나 고민에 고민을 거쳤을까.종이를 찢으려고 힘을 주기도 하고 그냥 버리고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근데 이런걸 그냥 막 처분하기도 그렇고...아 짜증나네 이젠.
오늘 습격이 별 소득없이 끝난데다 이런 일까지 당하니 허탈이 짜증으로 변질되었다.이대로 없애긴 내가 짜증나서 못견뎌.그대로 조금 난폭한 손짓으로 종이를 접어 자켓 안주머니에 쑤셔넣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
사람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가스라도 들이마셨나보다.
아무래도 침입자는 몰래 들어오고 싶었는지 사망자는 없었고, 부상자는 극히 적었다.

~안내~
-오늘치 이벤트, 여기서 마칩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레이리아는 그거 잊어버리지 마세요!

2. 이벤트 요약


적의 아지트에 쳐들어갔다->팀이 카렌-레이리아-아인/테오도르-에일로 갈렸다.

카렌-레이리아-아인->리바랑 전투 후 천장이 무너지기 직전에 탈출
테오도르-에일->적들에게 들켜서 전투 후 도주하는 적을 쫓았다->적에게서 반 봉고레 연맹와 리바의 과거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건물이 무너지려고 해서 합류해서 탈출->성에 갔더니 카렌 집무실쪽에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나더라->가봤더니 약이 절반정도 사라져 있고, 창틀에서 계약서 발견->레이리아가 계약서 소지중.

계약서 내용
『봉고레로 돌아가거나, 루멘 미셸을 배반하거나, 계약서에 대한 내용을 발설하거나, 봉고레와의 전투를 의도적으로 피할 경우 그 자리에서 죽을 것을 여기에 맹세한다.』
현재까지 어긴 것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