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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학원의 유래

last modified: 2015-08-26 00:42:48 Contributors

데게슈(Degesch)의 기습적인 선전포고와 곧바로 이어진 엔던(Endern) 제국 침략 이후, 무려 9년에 걸친 전쟁은 데게슈의 수도가 함람되며 무조건 항복을 선언함으로 끝맺음 지어지고 말았다.
전쟁의 여파로 데게슈는 왕실을 해체당하는 수치를 당하고 막대한 국가채무를 지게 되어 다시는 재기할 수 없을 정도로 몰락했으나 이번 전쟁에 세상은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산맥 너머 약소한 소국이라고 여겨졌던 데게슈가 보여준 전력은 엔던 제국을 상대로도 뒤지지 않았고 이윽고 전 대륙을 상대로 하는 압도적인 열세에도 국지전의 끊임없는 승리로 비등한 싸움을 보여줬다.
학자들과 각국의 수뇌부는 이번 전쟁에 가장 크게 활약한 것이 전장에 반드시 한 명씩 동원된 데게슈의 흑기사단(Black Knights)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못했다.
일종의 특권 계층이 가진 군사적인 지위에 불과했던 기사라는 개념을 전문화한 흑기사단은 국가에 소속된 상비 기사단으로 충성심이 뛰어남은 물론 실력마저 일반 병사나 타국의 기사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월등했으며, 전법에도 능통해 각 전장에서 유기적인 대처를 내릴 수 있었다.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생각되었던 이러한 구조가 가능했던 것은 평민 출신 기사를 대거 받아들여 재정부담을 최소화한 데게슈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고 각국은 이런 상비 기사단을 구축하고자 앞다퉈 서둘렀다.
그러나 신도 무심하여, 오랜 전쟁으로 소모된 전 대륙은 심각한 기근과 전염병을 마주해 각 국을 약화시켰고 바다 저 편에서 찾아온 악마라고 불리는 자와 그의 대규모 함대의 정복 전쟁에 의해 2년의 짧은 평화는 순식간에 와해되고 말았다.
경악할 정도의 군세에 전선을 유지하는 것도 잠깐, 순식간에 클라우베르그(Clauberg)의 수도가 점거되고 엔던 제국은 다시 한 번 수도를 빼앗기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상식을 아득히 웃도는 상황 전개에 대륙은 충격에 빠졌고 신성 리벌리(Liveilli)의 대리자가 초국가적인 기관의 필요성을 주장하자 각 국은 이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바로 신성 리벌리에 위치한 오늘 날 기사 학원의 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