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예은을 찾아갑니다.
허예은은 울고 있습니다.
지원이 뒤에서 우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하염없이, 서럽게, 울고 있습니다.
***
"...낭자."
지원은 조용히 다가가서 예은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자신과는 연이 없었지만, 아니 있다고 해도 악연 뿐인 남자였지만.
그가 죽어서 자신의 아내가 슬퍼하고 있으니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허예은을 위로해줘용
***
허예은 한참을 웁니다.
그러다 울면서 지쳐 잠에 듭니다.
잠에 드는 와중에도 그녀는 울고 있습니다.
허예은에게 '상태이상 : 깊은 슬픔'이 추가됩니다.
허예은의 모든 능력치가 하락하고 방 안에 칩거해 두문불출합니다.
***
#예은의 곁을 지켜주며 시간을 보냅니다...
***
상태이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 그녀의 주변인들과 얘기를 하며 방도를 찾아봅시다.
***
어떻게 해야 할지..
남궁지원은 고민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 않겠나.
가족 잃은 슬픔을 가진 자는 쉽게 나을 수 없는 법이었다. 당가의 후계자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곤란함에 신음했다. 이런 일은... 유감스럽게도 그에게는 익숙치 않다.
지원은 실의에 빠진 그녀를 한참 곁에서 지켜보다가 바깥으로 나와 하인 하나를 붙잡았다
"편지를 하나 보내겠네. 준비해주게."
허창언, 제 장인에게 부탁할 일이 하나 생겼다. 아무래도 이런 건에 대해서는... 더 오래 함께 살던 가족이 더 잘 알지 않겠나.
#허창언에게 예은이 호재필의 죽음으로 너무 큰 실의에 빠져있고,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다는 내용과 함께 그녀를 위로할 수 있는 방안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아 도움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으로 편지를 부친다.
***
장인에게 편지를 써서 보냅니다.
다음 진행 때 답장이 올겁니다. 만약 답장이 오지 않았다면 김캡에게 언급 바랍니다.
***
이제 그가 할 수 있는건...
"...이건가."
남궁지원은 모용세가에서 받은 단약함을 꺼냈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그는 단약을 꺼내 삼키고는 운기에 집중했다.
#형님의 은혜 섭취
***
영약을 삼키고 내공을 운기합니다.
.
..
...
....
.....
.....!
30년의 내공이 증가합니다!
현재 최대 내공은 110년입니다.
***
#내공도 얻었겠다 속터졌던 전의 회의도 지금쯤 끝났겠지? 할아버지 다시 찾아가용
***
오마이깠꺼흑
최대 내공은 현재 180년입니다.
할아버지에게 갑니다.
"무슨 일이냐."
***
"...마음이 조급합니다."
점점 둘러싼 사건의 규모는 커지는데 절정의 몸으로는 무언가 쉽게 할 수 있는게 없다.
초절정의 끝자락이라도 밟아야... 무언가 선택할 수 있을텐데.
"가르침을 주십시오. 할아버님."
지금은 경지의 돌파가, 그 무엇보다 간절했다.
#가르침좀 주세용
***
할아버지의 표정에 자그마한 의구심이 어립니다.
"네 나이에 그 정도면 충분히 훌륭하다. 조급함 때문에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도 있는 법. 과유불급이란 말을 모르느냐?"
***
"허나 모용세가의 내전에서 저는 거의 아무것도 못 했습니다."
모용가주의 허를 찔러서 전력을 분산하긴 했지만 그뿐.
그마저도 가문의 힘이지, 자신의 힘은 아니지 않는가.
"...전장에서 무언가 선택하려면 힘이 필요합니다. 할아버님."
그리고 전쟁은... 아까의 회의만 봐도 머지 않은 듯 했다.
더이상 방관자로 있는건 사양이다.
#강해지고싶어!!!!
***
"힘은 수단일 뿐이다. 네가 힘을 얻어서 뭐에 쓰겠다는 것이냐? 무공은 본래 내 한 몸 지킬 정도면 족하고, 명성과 인성, 사람됨으로 주변에 훌륭한 친구를 많이 두는 것이 강호에서는 더욱 중요한 법이다."
할아버지는 지원을 다독이듯 이야기합니다.
"네 나이에 벌써 절정에 도달하였는데, 무에 그리 급하단 말이냐?"
할아버지는 지원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아...T의 집안...
마치 김캡이 홀로 F로서 T의 집안에서 살아남기를 하는 것과 같군요...
***
"가문의 힘을 빌리고 싶지 않습니다."
지원은 이렇게 된 거, 직설적으로 말하기로 했다.
적어도 자신에 대한 생각은 정리될 것 같았으니.
"가문의 힘 또한 제 힘이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전 다르게 생각합니다. 가문의 힘은 아무리 강한들 제 본신의 무력이 필요할 때 도와줄 수 없습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저는 가문의 힘에 비해 본신의 무력은 너무나 하잘것 없습니다."
남궁의 이름을 팔아 이기는 것 외에는 할 수 없다면
마치 자신이 남궁으로 운 좋게 태어난 것 외에는 장점도 없는 것 같지 않은가.
"...저는 오롯이 전장에서 제 손으로 선택하고 싶습니다."
#가르쳐줘용!!!
***
할아버지가 눈을 감습니다.
"그리 조급함에 실력을 올리다간 주화입마가 올 것이다. 우선 네 마음을 다스리는 것부터 다시 해야겠구나."
오 마이 깟
***
"...그렇습니까."
지원은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다.
나의 무력감을 아는 것은 나 뿐이니.
결국 내가 뭐라도 해야한다.
"그렇다면 순수하게... 오랜만에 가르침을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최근 절정 극에 달했으니, 얼마나 변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
"네 상태로 지금 검을 들면 심마에 휘둘릴 뿐이다. 네 마음을 먼저 안정화시키도록 하거라."
할아버지는 그리 말하고 떠나고, 그 뒤로 형인 남궁재원이 다가옵니다.
"가장 급할 때, 가장 천천히 가거라."
그리 말하곤 떠납니다.
***
그게 된다면, 그는 지금 무림인이 아니라 부처였지 않겠는가.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가슴 깊히 이해하기엔 조급함이 앞섰다.
그는 결국 납득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허창언에게서 온 편지가 있는지 확인하러 가용
***
허창언에게 답변이 와있습니다.
- 직접 가겠다
단 5글자입니다.
쾅!
그리고 대문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그는 잠시지만, 하면 안 되는 짓을 했나 고민하고는 몸을 움직였다.
#손님맞이하러 갑니다
***
지원이 나가보자 절정 극에 이르러서 10년 내에는 초절정에 도달할 것으로 강력하게 유추되는 가문의 기재 중 하나인 수문장이 쓰러져 있습니다.
당연히 일류의 경지에 이른 문지기들도 똑같은 자세입니다.
그곳에는 삿갓을 쓰고서 쓰러진 문지기들을 근엄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한 인영이 있습니다.
회색 먼지가 진득하게 쌓인 검은색 무복, 낡아빠진 삿갓, 허리춤에 비스듬하게 걸쳐놓은 오래된 장검 한 자루, 드러난 손에 보이는 흉터들.
지원이 밖으로 나오자 그 사내는 삿갓을 한 팔로 살짝 들어올리고 지원을 쳐다봅니다.
"빌어먹을 사위 보기 참 어렵군. 서신을 받지 못했느냐?"
방금 받았는데요.
***
"...서신이 늦게 도착해서 말입니다. 들어오시지요, 장인어른."
지원은 근처에 있는 하인들에게 눈짓하여 쓰러진 문지기들과 수문장을 데려가 치료하라고 한 후, 자신이 직접 허창언을 안내했다.
머리가 아팠다.
#일단 허창언을 예은이가 있는 방 문앞까지 데려가줘용
***
문지기들이 주섬주섬 일어나서 자리를 뜹니다.
생각보다 멀쩡한걸 보니, 대충 수문장이 날아가는걸 보고는 다들 눈치껏 알아서 쓰러져있었나봅니다.
수문장만이 정신을 못차리고 기절한 상태입니다...
둘은 안으로 말없이 한참동안 들어갑니다.
문을 열자 그 아름다운 외모는 어디가고 뼈와 살가죽이 거의 붙어있는 것처럼 말라버린 허예은이 보입니다.
허창언은 뒷목을 잡았고 허예은은 훌쩍거리며 둘을 쳐다봅니다.
허창언의 시선이 지원을 향합니다. 그의 눈에는 불꽃, 아니 강기로 이루어진 삼화취정의 불꽃이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
젠장. 역시 이런 반응인가.
"...은매. 장인어른을 데려왔소."
지원은 애써 허창언의 시선을 피하며 예은의 곁에 다가가 부축하여 일으켜 세워주었다. 그녀의 상태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졌으니, 허창언은 무언가 낫게 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목숨을 대가로 건 듯 하여, 아주 잠깐 후회가 스쳤다.
#부녀대면!
***
이글거리는 눈으로 지원을 쳐다보다가, 손짓을 나가라고 합니다.
지원은 조심스레 방문을 닫습니다.
방을 나서자 그곳에는 할아버지가 굳은 얼굴로 지원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니 잘못이다."
T의 집안은 공감따위 해주지 않는다네.
***
지원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위로 정도는 해주시면 안 될까요.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밖에서 할아버지랑 같이 기다립니다
***
할아버지는 잔소리를 계속 해댑니다. 지원은 그냥 흘려듣습니다.
T의 집안이 그렇죠 뭐.
한참 시간이 지나고, 허창언이 밖으로 나옵니다.
허창언은 남궁철언을 보고는 포권을 취합니다. 남궁철언 또한 포권합니다.
"제 딸아이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내 둘째 손자 녀석이 귀하신 따님을 잘 돌보지 못하여..."
그래.
내가 동네북이다. 동네북.
지원은 조금 울적해졌습니다.
허창언은 사위와 할 말이 있다며 지원을 데리고 한적한 곳으로 갑니다.
***
난 어딘가
여긴 누구인가
할아버지에게 잔소리를 듣다 정신을 놨더니 다시 정신줄을 붙잡았을 땐, 그의 장인이 자신을 한적한 곳으로 데리고 왔다.
'어이쿠. 죄송합니다. 사위를 반쯤 죽여버렸군요.'
'껄껄. 괜찮습니다. 이놈이 바깥에 나돌아다녀서 며늘아기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제야 좀 며늘아기도 얼굴이 밝아지겠군요.'
이런 전개가 될까 두렵다.
#무슨 말을 할지 기다려용
***
"검을 들어라."
예?
다짜고짜 허창언이 칼을 뽑고 달려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