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형 ¶
그녀는 신일 때의 모습과 별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다니고 있어요. 그녀가 신으로서의 권능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때에는 사진과 같이 머리 뒤에 후광과도 같은 고리 형태의 빛무리가 떠오를 뿐이랍니다. 소원이라 함은 인간 내면의 나약한 부분에 고인 염원. 만일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강한 이가 자신을 더욱 강하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떤 벽에 막히는 것이나 누군가에게 추월당하는 것이나 자기가 모르는 자신의 약점 같은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기에 생기는 마음. 그렇기에 그런 마음 속 가녀린 부분들이 모여 된 소원의 신은 작고 가냘픈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답니다. 신장 141센티미터, 체중 34킬로그램의 작고 왜소한 체구에요.
새하얗지만 금방 빨갛게 혈색이 돌기 쉬운 피부 위로는 두 층을 내어 자른 회금발의 머리카락이 드리워져 있는데, 그 아래로는 졸린 듯이 멍한 눈동자가 빤히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어요. 영롱한 자안,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눈에 우주가 담겨있는 것을 엿볼 수 있을 거에요.
그러나 부디, 그 빛깔에 홀려 그 눈을 너무 깊이 들여다보지 말아요. 그녀의 눈에 담겨 있는 비밀을 너무 깊이 들여다본다면 그 비밀도 당신을 들여다보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