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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last modified: 2015-04-27 02:56:53 Contributors


"모든 것은, 모두 당신의 바람대로. 기억의 빈공간이라고 하더라도. 당신께서 가시라 명하시는 그 길이 제 스스로를 내버리는 길이라고 하더라도. 따르겠습니다. 그러니 나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1. 프로필


이름: 미카엘

나이: 1만살 이상. 대천사

영역: 방어

성별: 여성에 가까운 무성

2. 성격

언뜻 굉장히 상냥하고 다정한, 천사의 표본. 평소엔 그 속내를 짐작 할 수 없을 정도이며 또 어쩔 때에는 속내를 쉬이 뚫어볼 수 있는 성격.
그런데 대천사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천사에게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려고 하지않으며, 행여 드러내진다고 하더라도, 아리송한 미소를 지으면서 넘어가기 일쑤.
언제나 모든 이들과 적당한 관계, 적당한 선을 유지하고 있고 그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또한 버릇이라 누구도 사고를 치거나 위험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러나, 의외로 또 천사들에게는 손을 먼저 내밀고, 오지랖을 부리는 고집스러워 상반된 모습도 종종 보인다.
거리를 두고,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 것은 특히나 악마들에게 더 두드러지는 편이며 자신보다 품이 낮든 높든, 악마든 천사든 상관없이 극존칭과 평범한 존칭이 섞인
예의바른 태도와 말투를 고수한다. 상냥한 모습의 뒷면엔 옛날의 그 비정하고 냉정한 성품도 존재하고 있는데드러나지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아는 이들은 모두 아는 사실. 일단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천사답게, 상냥하고 다정하며 산뜻한 성격에 오랜세월을 살아온 탓인지 고질적인 공허함을 지니고 있다.

3. 외형

20대 초반의,타이트한 검은색 와이셔츠와 진한 와인색 넥타이를 느슨하게 매었으며 체격에 맞춰진 검은색 정장바지와 여성용 정장 구두 차림.
위에는 하얀색 코트를 입고 있다.전체적으로 검은색이나 제일 긴 부분은 뒷머리로 어깨선에 닿을듯 말듯한 길이.양쪽 옆머리가 비대칭것과 마찬가지로 앞머리또한 비대칭으로,
왼쪽 옆머리가 길고, 앞머리또한 왼쪽으로치우쳐 넘겨져 있는데, 짧은 오른쪽 옆머리는 귀뒤로 넘기고 있다.
약간 서늘하고 차가운 듯한 인상을 지니고 있는터라, 언제나 옅게 미소를 지음으로 그 분위기를 반감시키면서 동시에 상냥하고 다정한 면모를 보이려고 노력한다.
한쪽 귓볼에 조금 달랑거리는 십자가 귀걸이를 하고 있다. 날개는 딱히 접고 다닐 필요성은 못느끼는 듯.
눈색은 붉은색이 은은하게 도는 푸른빛이다. 여성으로 분류되나 역시나 중성적인 외모와 분위기.178정도의 키이며 언뜻 보기에는 상당히 마르고
가느다란 체격에, 이목구비가 또렷한 편.

4. 특징

귀뒤로 넘겨진 오른쪽 옆머리를 쓸어 넘기는 버릇이 있으며 불안할 때에는 책을 읽는다던가 다른 것에 집중을 해야만 차분해질 수 있다.
화가 나면 날수록 머릿속이 차가워지는 타입이며 의외로 시끌벅적한 것을 좋아하며 매사에 적당히 한다는 걸 모토로 삼고 있다.
루시퍼, 루키페르와는 쌍둥이 남매로 이쪽이 누나. 과거 루시퍼가 반기를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상당히 괴로워했었다. 루시퍼와의 재회 이후,여러 감정에
복잡해져서 스스로가 후회하고 있단 사실을 다시금 깨닫고 만다. 그때의 성격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으며 그 반역 이후, 성격이 바뀌었다.
비밀이 많다. 상냥하지만 어딘지 묘한 기분이 드는 미소를 짓는 것또한 버릇이며, 불만스러우면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를 바라보는 것도 버릇.
외외로 코트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넣는 모습이 많은 것으로 봐선 이것 또한 버릇이라고 생각된다. 전투를 즐기지 않으며, 어쩔 수 없으면 방어에집중한다.
방어막의 모양의 제한이 없는 모양. 대천사들 외의 이름은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5. IF 및 독백

5.1. 독백 : 너에 대한 생각.

방어의 영역으로 돌아와, 익숙하게 코트를 벗어 걸고 또 익숙하게 넥타이를 풀어 걸어놓는다. 차를 끓이고, 읽다가 멈추느라 갈피를 끼워놓은 책과 함께 서재의 커다란 소파에 앉았다.
만년의, 억겁의 세월이 만들어 놓은 시간만큼 그가 생각하는 것만큼 변하지 않은 유일한 것이 있다면, 아직까지도 변화시키지 못한 이 집의 서재의 구조.
그리고, 아직까지 그를 생각하는 이 마음.

생각해보면 그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대천사는 모두 그분의 손으로 탄생된 존재. 그분이 사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본따, 만들어진 존재. 그렇기에 눈을 뜬 그 순간부터 그는 나와 함께.
깨닫기 전부터, 인지했다. 눈매, 콧날. 어느 한곳도 닮지 않은 곳이 없는 그 모습을 보면서, 그가 나의 동생이라는 걸.
가장 아끼는 존재로서, 그분이 그를 선택하여 나를 포함한 다른 대천사들의 수장이 되게 하셨을 때에, 그를 질투하였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가 내곁에 있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던 것은 하나였다.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와, 나와 꼭 닮은 얼굴로 미소짓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심코 웃음이 터져나왔기 때문이였다.
동생이였기에, 그리고 그가 뛰어났다는 걸 인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러하기에, 그는 나를 원망해야 옳다.
만년의 칩거를 끝내고, 처음으로 커튼을 열었을 때에 서재에 밀려들어오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서 아름답구나. 라고 감탄한 나를 원망해야 옳고.
너를 닮은 얼굴이 거울에 비춰지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그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한 나를 원망해야 옳고. 깊은 밤의 하늘을 닮은, 너와
내가 닮은 것중 하나인 긴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내버린 나를 원망해야 옳고. 무뚝뚝하고 냉정하다가, 너에게만큼은 무심코 웃음을 짓던 성격을 바꿔버린 나를 원망해야 옳다.

그래서, 나는 너에게 원망받고 또 원망받아서 너에게 남아있는 단한줌의 나에 대한 미련마저 털어내도록 해줘야 옳다.
너의 타천에 대해 한점 의심도 없이 받아들인 나를, 그리고 타천한 너를 단 한번도 찾지 않은 나를, 원망하도록 두어야한다.
말하자면, 이것은 그분께 하는 참회가 아닌 내가 너에게 하는 참회이다.
그럼에도 바꾸지 못한 것이 있다면, 너와 함께 했던 서재의 구조, 너를 닮은 얼굴과 머리카락, 그리고 동생으로서 너를 추억하는 나의 마음.

"그래."

누군가가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책장을 넘기던 손을 멈추고, 손끝에 까슬까슬하게 묻어나는 책장의 감촉을 느끼면서, 혼잣말을 내뱉는다.

"나를 원망해야지."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할것이다.
그러니까, 너만은 나를 후회하도록 만들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너는 나를 원망해야 옳다. 유일한 혈육인 너를 잃고,
내게 남은 하나의 별인 그분만을 따른다는 믿음을 가졌다 믿도록.

"원망해야지.... 잘하고 있어.. 루시펠.."

팔락 ㅡ. 하는 소리가 서재에 울려퍼지고, 희미하게 밝혀진 촛불이 가늘게 떨렸다. 나는 읽고 있던 책으로 얼굴을 덮었다. 억눌린 목소리가 희미하게 새어나왔다.

5.2. 독백

< 어떤 것을 가져온다고 한들, 내가 그분을 사랑하는 것에 견주겠나 >

쌍둥이 남매인 그, 마계의 군주가 된 그, 루시펠.. 아니 루시퍼에게 동생으로서의 우애를, 나를 탄생시키고 나에게 사명을 준 그분께 아버지로서의 가족애를 느낀 적이 있다.

이것은, 단지 그분만이 알고 계신 나의 비밀. 쌍둥이 동생인 그조차도 모르는 나와 그분만이 알고 있는 비밀.

나에게는 연애의 감정을 느꼈던 이가 있다. 아니 있었다.

- 신의 얼굴, '성지의 수호' 를 표방하는 방어의 대천사, 그분과 가장 가까운 곳에 계신 대천사 미카엘님께 인사드립니다.

전쟁의 끝무렵, 비공식적으로 칩거를 끝낸 뒤, 후방의 지원을 맡은 내게인사하던 그 모습이 첫만남이였다. 참혹한 전장의 한가운데에 피어난 한송이의 꽃과 같은 아이였다.

- 감히, 제가 당신을 연모하는 것을 용서해주시겠어요? 감히, 그분보다 당신을 더 사랑함에 대해, 용서하시겠어요?

사랑스러운 아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모두가 지쳐버린 전쟁이 끝난 뒤, 울면서 웃던 그 얼굴은 매우 앳됐지만 전쟁은 어린아이를 어른으로 만들어놓기에는 충분했다.

< 어떤 것을 가져온다고 한들, 내가 그분을 사랑하는 것에 견주겠나>

그리고, 이제는 내가 너를 어떻게 받아주었는지 희미해졌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은 걸 기억한다. 가볍게 닿을뿐인 입맞춤만을 했다고 기억한다.

- 미카엘, 당신은 저를 사랑하긴 했던 건가요? 당신은 당신이 필사적으로 감추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단 한번도 말씀해주시지 않았죠. 저는 그게 슬퍼서..
당신이 오롯이 제 것이 아님을 알지만, 용서될 수 없는 마음을 가지지 말았어야 했나 봐요.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사랑해 줄 것을.. 타천하여 불타버린 날개를, 울면서 웃는 그 얼굴을, 지금은 희미하게 기억한다.

- 이 이상, 죄악을 짓는 걸 원치 않아요. 당신의 손으로 절 끝내주세요. 단 하나만, 단 하나만 대답해줄래요? 당신은, 나를..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죠?

물음에 어찌 답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차피, 그런 관계였다.

"ㅡ 내가 그분을 사랑하는 것에 견줄수 있는가."

그런 아이가 있었다.

5.3. IF - 미카엘 타천.


IF, 미카엘이 타천한다면ㅡ.

성스러운 불꽃이 일렁이는 거대한 방안에 서서 그 성화를 바라본다.
흰색에서, 언뜻 붉은색으로, 또다시 푸른색으로.
변해가는 불꽃색을 바라보며 접어두고 있던 날개를 모조리 꺼낸다.

펄럭ㅡ. 세쌍의, 총 여섯개의 날개가 대천사라는 것을 알려주듯 무척이나 위풍당당하게 펼쳐져서, 아주 잠깐 울고 싶은 기분이였다. 하나뿐인 혈육과 떨어지고, 기억조차 희미한 한때 사랑했던 천사의 타락을 불태워 막아내고.

단하나 남아있던 그분에 대한 사랑마저 부정당했다.
내게 남아있는 것은 없었다. 차라리 잘되었다. 라며, 나는 안도했다.

“성지의 수호를 표방하는 방어 영역을 관할하는 대천사, 당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대천사.”

공허한 적청색 눈동자에 불꽃의 일렁거리는 느릿한 움직임이 담겼다.
이제 손 안에 쥐고 있는 것이 없는 천사는ㅡ.

입가를 끌어올려 미소를 지었다. 상냥하고 상냥한, 몇천년의 세월동안 줄곧 얼굴을 덮었던 가면과도 같은 웃는 얼굴을 만들어냈다.

ㅡ 손에 쥔 것이 없는 천사는 스스로 타천한다.

“아버지시여, 아버지시여. 당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아이들 가운데 가장 먼저 태어난 당신의 아이가 이곳에서 아버지 당신께 기도드립니다.”

남은 것이 없어요. 대답받지 않아도 좋았어요. 맹목적이라 하더라도 내게는 당신밖에 없었다는 걸, 당신은 알고 계셨으면서.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어서, 자칫 그대로 굳은 건 아닐까싶을정도로 미소를 짓는다.
펼쳐진 여섯개의 날개 중 하나를 잡아, 그대로 당기자 끔찍한 고통이 엄습해왔다.
“당신의 아이가 죄를 짓습니다. 최후의 최후까지 당신만을 따르려 하였으나 나 지금 여기서 타천하오니, 당신께 받은 이 날개를 지금 당신의 성전에서 뽑나이다.
하여, 이 저의 죄악에서 눈돌리지 마소서.”

아무것도 드릴 것 없는 아이가 바치는 최후의 숭배이어니.

투둑ㅡ.

흰 코트자락이 붉게 물들어간다.

성스러운 성전의 바닥에 수놓아지는 저열한 죄악이 유난히 붉었다.

앙다문 잇새에선 신음조차 새어나오지 않았다.
단지 뽑아낸 날개를 성스러운 불꽃에 던져넣으며, 웃을 뿐이었다.

“아버지시여, 아버지시여. 저는 당신께 내쳐지는 것이 아니뫼, 단지 이 손으로 당신의 축복을 받는것을 거부합니다.”

두번째는 처음보다 더 아팠다. 성스러운 불꽃에 닿은 것도 아니였으나 등이 화끈거렸다. 피는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허나, 저는 당신을 사랑했나이다. 제 곁에서 혈육을 앗아갔을 때에도, 당신을 향한 사랑으로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연인을 불태웠을 때에도 계속, 계속 사랑했나이다.”

수놓아지는 붉은 죄악 위로 무릎을 꿇었다.
정신을 강타하는 끔찍한 통증에, 입안에서 핏물이 배어나왔으나, 비명은 지르지 않았다.

“하지만ㅡ..”

눈가를 타고, 눈물이 흘러내린다. 이것은 후회에서 오는 눈물인가, 아니면 해후를 예감하고 짓는 눈물인가.

세번째 날개가, 성스러운 불꽃에 던져졌다.
아득해지려는 정신을 간신히 붙잡으며 가쁘게 호흡했다.

“아버지...”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요. 만년, 그리고 몇천년, 오롯이 당신만을 바라보고 당신의 말을 따랐습니다.

막아내지 못한 눈물은 기어코 주체할수 없을 만큼 넘쳐흐르기 시작한다.
말을 잇지 못하고, 붉게 변한 자신의 죄악이 머리카락에 묻어도 관계없이 이마를 댄채, 완전히 붉게 변한 코트자락을 움켜쥐고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보상받지 못할 사랑.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
그래,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했습니다.

후회와 눈물, 죄악감과 안타까움이 한꺼번에 터져나와서,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죄송해요..”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해요.
눈물인지 피인지 알수 없었다. 코트자락을 적시고, 머리카락을 적시고, 얼굴을 적시는 건 무엇?

이렇게밖에 못하는 저를 용서치 마세요.
대천사로서 하지 말아야하는 신성모독을 일삼았다. 사실은, 누구보다 타천을 바랐던 나였다.

“이제 그만할래요..”

어린아이가 칭얼거리듯이 처음이자 최후의 어리광을 부려본다.
성스러운 불꽃은 마치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울고있는 건 나. 피투성이 죄악으로 뒤덮힌 양손으로 양눈가를 꾹 누르면서 쉬어버린 목소리로 간신히 뱉었다.

“그만하고 싶어요. 이제 됐잖아요. 충분하잖아.. 그러니까 그만해도 되죠?”

대답없는 물음.
뽑아내버린 날개의 빈공간은 너무나 절묘했다.

“ㅡ 하여, 방어의 영역 대천사, 신의 얼굴인 미카엘은 이곳에서 사망했노라.”

5.4. IF - 만년하고도 몇천년 전의 하루


불어오는 바람이 따스하게 뺨을 간질인다. 고요하고도 평화로운 나날.
자칫 지루하지 않냐는 물음도 종종 듣지만, 하루하루가 평화롭고, 다음
날에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할 필요도 없는 나날.

바람은 살랑살랑 부드럽게 뺨을 스치고, 머리카락을 헤집는다. 따스한
숨결처럼, 그렇게 불어온다. 오른손으로 오른쪽 옆머리를 천천히 쓸어
넘기고, 난간에 걸터앉아 책장을 넘겼다.

이 사랑스럽고 평온한 날들이 언제나 계속되기를.
새들이 지저귀고, 들려오는 노랫가락이 끊이지 않는 이 나날이 계속
되기를.

"........ 사랑스러운 나날이구나.."

책을 가만히 덮고, 그 위에 손을 올려놓은 채 행복감에 젖은 눈을 가느
다랗게 뜨고 하늘을 응시하다가 입가를 끌어당겨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던졌다.

내일도 오늘과 같기를.
이 평화롭고 고요한 나날이 언제나 계속되리라고, 그때의 나는 감히
생각했다.

그런 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