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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조와 사손의 업
‘안타깝군.’
야견은 무표정을 유지한 채로, 그리 평합니다.
결국 흑천성은 호재필이라는 시대의 거인의 그림자에 세워진 조직.
그 호재필이 구름 너머로 떠나갔으니, 남은 자들이 이리되는 것은 필연이다.
흑천성에 귀환할 때에는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흑천성이 호재필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롭게 거듭날 때가 왔노라고.
그러나 흑천성의 이권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며 다투는 군들의 모습을 보니,
그것은 불가능한 꿈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만큼 호재필은 저들에게 대체불가능한 거인이었을테니.
흑천성이 새롭게 거듭나려면, 산산히 붕괴되는 것이 더 빠른 길일지도 모른다.
야견은 조용히 군들 사이의 논쟁을 듣다가,
적당한 기회를 봐 조용히 손을 들어 발언을 해도 될지 묻습니다.
한층 곤두선 이들의 눈에 모나지 않게, 하지만 확실히요.
“경황이 없을 시기에 다른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
다만, 성주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손녀분께 안부를 전하라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전쟁이 막 끝난지라 흉흉하겠지만, 남궁세가로 가 소식을 전하고 와도 되겠습니까.
성주님께 직접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은 저이며, 너무 늦어버리면 의미가 없지요.
무엇보다 막 초절정에 올라 약한 제가 가는 것이 전력에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만.”
#이야기
***
'군'들의 시선이 날카롭게 야견을 향해 모입니다.
왼쪽에 모인 이들은 뭐 저런 새끼가 다 있지? 라는 눈이라면, 오른쪽에 모인 이들은 아 팔천군의 제자로군! 이라는 느낌입니다.
"이런 개씨...."
파천군이 걸쭉하게 입을 열려는 찰나, 강남군이 한 발 빠르게 말을 잘라먹습니다.
"그래. 다녀오도록 하게. 스승님의 유지를 잘 전달해주길 바라지."
***
“아량에 감사합니다. 신속히 전달하고 돌아오도록 하지요.”
야견은 마차에 올라 남궁세가가 있는 안휘성으로 향합니다.
#도화전 26->21
***
구매하고 이동합니다!
南宮
이라고 쓰여진 현판이 붙어있는....아주 거대한 성?
아닙니다.
장원입니다...
절정 무인들이 문지기로 서있는 미친 장소를 보니 흑천성이 떠오르는 기분이군요.
"귀하께서는 어찌 대 남궁세가의 정문 앞에 서 계시오?"
***
야견은 당당히 남궁세가의 정문으로 가, 포권을 올립니다.
“흑천성에서 왔습니다. 팔천군의 제자인 야견이라 합니다.”
“이미....소식이 닿았을지도 모르지만....”
야견은 여기서 잠시 말을 아끼고, 숨을 고른뒤 말합니다.
“성주님, 사마외도 호재필이 등선하셨음을....고인의 손녀께 전하러 왔습니다.”
“최후의 순간에 성주님께서 손녀분께 남긴 말이 있기에.”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들어 말합니다.
“장강의 전쟁이 막 끝난 지금, 저는 수상쩍은 불청객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압니다.
“그러나, 정파와 사파의 입장을 떠나, 무에 살고 죽는 무인의 본분 이전에
세상을 떠난 노인의 혈육을 향한 마지막 안부를 전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일 것입니다.
부디, 잠시간의 출입 허가를.”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포권을 올립니다.
#이야기
***
문지기들이 잠깐 입을 다물고 멈칫하더니.
이내 포권을 하며 고개를 숙입니다.
"부디, 기다려주십시오. 안에 전갈을 전하고 오겠습니다."
곧, 안으로 들어가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집니다.
문이 열립니다.
***
"..........."
야견은 조용히 안내를 따라 남궁세가의 본산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한번도 뵙지 못한 사손의 여식이 나타나기를 조용히 기다립니다.
#기다림.
***
끼이익.
문이 열립니다.
저 멀리 발이 드리워진 곳에 여인의 형상이 발 너머에 보입니다.
"...소식을 가져왔다 들었습니다."
꾀꼬리와도 같은 목소리.
남궁지원 네 이놈. 이런 여자를 두고 바람을 펴서 첩(남자)을 들였단 말인가?
***
....남궁지원 이놈. 나중에 만나면 세금을 걷을테다.
아니,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겠지.
“....처음 뵙겠습니다. 성주님의 사손이 되는. 팔천군의 제자 야견이라 합니다.”
야견은 조용히 허예은에게 예를 다해 인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조용히 마음을 갈무리하고 허예은에게 있는 그대로를 고합니다.
“초면에, 그리고 이리도 갑작스럽게 소식을 전하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전할테니, 부디 잘 들어주십시오.
조부께서는 장강결전의 막바지에 소림방장, 태극고검, 그리고 무림맹주와 겨루셨습니다.
그리고 소림방장과 태극고검을 등선시키고, 본인도 하늘로 승천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원망하는 말을 쏟아내셨습니다. 피붙이와 작별할 시간도 주지 않느냐구요.
그리고 우연히 살아남아 옆에 널브러져 있던 제게 이 말을 전하셨습니다.”
‘내 손녀에게 안부 인사를 전해라.’라고요”
야견은 목소리는 낮게 깔려 있다. 그러나 허예은에 대한 동정은 아니다.
그의 조부는 누구보다 제멋대로고, 누구보다 강했고, 누구보다 사파다운 자였다.
그의 족적을 동정하며 말해서야 되겠는가.
야견은 감정을 담지 않고, 사마외도가 말했던 바를 조곤조곤 읊습니다.
“그리고 다음의 일갈을 유언으로 남기셨습니다.”
"아! 세상아! 삼라만상과 오욕칠정으로 가득한 세상아!"
"떠날 때 마저도 미련을 가득 남기게 만드는 잔인한 세상아!"
"잘 있어라! 잘 놀다간다!"
#이야기
***
"아."
발 너머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온 뒤, 한참동안이나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무려 1시진(2시간)이나요.
".........전달에 감사드립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그런 말을 듣습니다.
"혹여,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 아버지께 소식을 전달해주실 수 있을까요."
발 너머에서 무언가를 쥐는 듯한 형상이 보입니다.
"보수는...충분히 드리겠습니다...제가 미욱하여 함부로 자리를 비우기가 어렵거든요. 아버지가 계셔야 움직일 수 있답니다."
"부탁...드립니다."
***
“......네. 알겠습니다.”
야견은 조용히 침묵을 지키다 마침내 들려온 이야기에 침을 삼킨다.
가족이다. 싫고, 지겹고, 증오스러워 칼을 겨눌때가 있더라도 결국은 피붙이다.
그 피붙이가 떠난 자의 심정이 어떠할까.
천하제일이든 천하제일미든, 결국 사람의 심장을 가졌으니.
“.....중원의 절반을 주름잡던 천하제일인이 가득 남긴 미련.
그것은 결국에 이룬 강남재패를 즐기고 싶다는 마음도 아니요.
생애 마지막에 펼친 역사에 남을 싸움에의 아쉬움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세상에 남긴 마지막 피붙이를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다는 것.
그저 그 뿐이셨습니다.”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경의와 애도를 담아 허예은에게 절을 올리고 물러납니다.
“말씀주신 대로 행하겠습니다. 부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야견은 그렇게 예의를 차리고 떠나려다가, 다시 한번 뒤돌아 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여준 예의 섞이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진솔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끼니 거르지 마십쇼. 이럴 때야말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땅에 두 발 딛고 살아가야 하니까.”
#마차를 빌려 허씨세가로 갑니다. (도화전 21->16)
***
이동합니다!
운남허씨세가는 제법...허름합니다.
"뉘쇼?"
***
야견은 허씨세가의 문으로 가 조용히 포권하며 인사를 올리고 있는 그대로를 고합니다.
“흑천성의 일원, 팔천군의 제자인 야견이라 합니다.
성주님의 손녀 되시는 허예은 아씨님의 명을 받아.....
부친이신 구월검 허창언께 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
그리고 야견은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사마외도 호재필이 등선하셨습니다.”
#이야기
***
허씨세가의 가주.
현 천하제일인.
허창언은 얘기를 듣고 입술을 깨뭅니다.
"좇됐군."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소식을 전해주어 고맙소. 소협. 나 구월검 허창언이 소협께 큰 빚을 졌소. 언젠가 한 번. 소협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결코 무시하지 않으리다."
***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장강결전에서 있었던 일들을 다시금 전합니다.
아무런 과장도 없이, 아무런 덧붙임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요.
“.....그리고 다음의 일갈을 유언으로 남기셨습니다.”
"아! 세상아! 삼라만상과 오욕칠정으로 가득한 세상아!"
"떠날 때 마저도 미련을 가득 남기게 만드는 잔인한 세상아!"
"잘 있어라! 잘 놀다간다!“
그리고 야견은 조용히 침묵하다 굳이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어쩌면 쓸데없는 참견, 어쩌면 주제넘는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건방지다며 구월검이 야견을 가루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르지요.
”말씀에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그 도움을 지금 두가지 부탁으로 청해도 되겠습니까.“
”하나는 응당 구월검 대협께서 하실 일로 압니다. 허예은 아씨를 찾아가 힘이 되어 주십시오“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식은 땀을 흘립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너무나도 무례한 부탁입니다.
....구월검 대협과 저희 성주님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던 것은 압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굳이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그 괴팍한 영감님이 남긴 것에 손을 댈만하신 분은 당신 밖에 없으니까요.“
야견은 입을 엽니다.
”흑천성의 분열과 혼란이 잦아들 때까지, 임시로나마 성주의 자리에 계셔주시지 않겟습니까.“
#이야기
***
껄껄껄!
허창언이 크게 웃습니다.
"소협."
그러더니 나지막히 이야기합니다.
"그들이 날 성주로 받아들일 성 싶소?"
아.
***
"그렇습니까...."
야견은 구월검의 말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허창언과 호재필은 서로 죽고 죽이는 사이였다.
실력만으로 다 되는 것이 사파의 세계라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넘겨짚을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고견을 잘 알겠습니다 대협.말씀 주신 바 대로입니다.
...그럼,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때는 단순한 전령이 아닌....무인으로서요."
야견은 그렇게 말하고 흑천성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고,
잠시 머리를 식힙니다. 길을 서둘러봐야 좋을 것이 없다.
우선 내가 무얼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정파와 사파의 장강결전을 통해, 화경들의 사파전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수렴해봅니다.
***
야견은 한숨을 쉬며 잠깐 자리를 벗어납니다.
손님 방에 들어가 조용히 차를 한 잔 마시고 눈을 감습니다.
그때 그, 싸움.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마치 신화와 전설이 한 데 섞인 광경이 머릿속을 어지럽힙니다.
가히 중원 최고를 다투는 자들이 겨뤘던 전설적인 결투.
그곳에서 '사마외도'는 마치 자신에게 '잘'보라는듯 무기를 꺼내들고 오만하고 당당했었습니다.
그때, 당신이 보았던 무기는 무엇이었습니까?
1. 수천, 수만 자루의 비도
2. 시리도록 예리한 검 한 자루
3. 화려한 실로 장식한 창 한자루
4. 평범한 철궁
5. 서슬퍼런 도끼 한 자루
6. 묵직한 철퇴
7. 햇빛을 받아 희미하게 반짝이는 실
8. 크고 강맹한 주먹에 끼운 장갑
9. 왜들고 다니는지 이해못할 부채
10. 떡갈나무로 만든 지팡이
***
야견은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쓴맛을 시작으로 사고를 시작한다.
그래, 그때 사마외도는 자신에게 잘 보라는 듯이 무기를 꺼내들었다.
고의였을까? 우연이었을까? 그러나, 자신의 안에 무언가가 남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마외도가 의기양양하게 다루던 10자루의 무기.
그리고, 그 중에서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하나뿐이었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야견의 원점에 있는 것.
모든 인간이라면 가지고 태어나는 무기.
인간에게 남아있는 몇안되는 싸우기 위한 신체.
그리고 그것을 감아 보관하는, 본능에 의한 싸움을 결투로 만드는
‘크고 강맹한 주먹에 끼운 장갑’이었다.
#대답.
***
강맹한 주먹에 끼운 검은색 장갑.
그것을 본 야견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무엇입니까?
1. 핏줄이 돋아난 강력한 근육
2. 검은색 장갑처럼 보였던 '강기(剛氣)'
3. 유려하고 화려한 움직임
***
그리고 야견이 그 주먹을 봄에 있어서 주목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소년의 몸에 맞지 않게 핏줄이 돋아난 강력한 근육도,
눈으로는 따라갈 수 없었던 유려하고 화려한 움직임도,
전부 야견의 이목을 끌었으나 역시 눈에 남는 것은....
복식으로 착각할 정도의 검고 두꺼운 강기(剛氣)였다.
#이야기
***
'사마외도'의 압도적인 무공은, 어느정도 깨달음을 얻은 하류 무인에게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도 내공심법에 대한 지식을 깨닫게 할 정도입니다.
야견은 '사마외도입결'을 얻습니다.
【 사마외도입공론(邪魔外道入功論) 】
???
***
"........"
야견은 밖으로 나가서 하늘을 봅니다.
날씨는 어떻게 변했으려나요? 흐릴까요 맑을까요?
태양은 어디에 있으려나요? 동쪽에? 중천에?
그러나 왜인지 야견은 석양을 떠올립니다.
태양처럼 중원 전체를 밝게 비추다, 미련없이 서쪽으로 사라져간 붉은 태양.
야견에게 있어 호재필은 그 무엇보다도 선명한 붉은 석양이었습니다.
그리고 야견은 다시금 방으로 들어갑니다.
하나의 깨달음에 만족해서는 안되겠지요.
그때의 싸움에서 야견이 주목한 것은 붉은 석양, 사마외도만이 아니었습니다.
피가 역류하고, 내공이 뒤집히면서도, 야견이 본 것.
그것은 자신의 본류, 파계회에서부터 거슬러올라가는 소림방장의 경천동지할 무공.
야견은 과거 생사의 갈림길에서 짖궂은 철의 동자승을 보아, 무공의 단초를 얻었다.
그러나 한번 더 생사의 기로를 접하지 않으면 이를 깨울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야견은 죽음의 기로를 맞았다.
소림방장이 내지른 부처님의 형체에 의해.
자, 되새겨보자.
#철불신술의 단초를 잡아 깨우려합니다.
***
'사마외도입공론'에 모든 자원이 투입된 상태입니다.
철불신술을 위해서는 다른 경험이 필요합니다.
***
"....."
그럼 돌아갈까.
야견은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흑천성을 향해 갑니다.
흑천성으로 돌아가도, 호재필은 없겠지만요.
#흑천성으로 go
***
정산으로 시간을 많이 뺏긴 관계로, 이번에는 그냥 빠르게 스킵합니다!
흑천성에 도착합니다...
***
"............"
야견은 자신이 들어왔던 자리로 다시 들어갑니다.
아마 이야기를 해도 들어줄 사람은 없겠지만 굳이 말합니다.
"사조님의 사위분과 손녀님께 이야기를 전하고 왔습니다."
#이야기
***
그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습니다.
***
똑똑.
야견은 팔천군 쪽으로 다가가 조용히 하지만 확실하게 스승을 부릅니다.
"회의가 부산스러운 와중에 잠시 괜찮겠습니까 스승님."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팔천군의 눈을 바라봅니다.
익살도 호승심도 없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
언제였던가요. 이것과 비슷한 눈을 한 것이.
아, 그래 한양지가 떠났을 때였죠.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요."
#진지한 이야기
***
- 남은 것
- "...."
팔천군은 말없이 자리를 이동해 야견과 단둘이 독대합니다.
"떠날 셈이냐? 그래. 나도 이 좇같은 곳 뜨고싶긴 하더구나."
***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계셨군요."
야견은 살짝 고개를 숙여 팔천군에게 죄송함과 감사함을 표합니다.
그래, 이러쿵 저러쿵해도 오랫동안 보아온 사이고, 서로 패고 찌르며 가르침 받은 사이다.
이 정도야 당연히 알겠지 암.
"....만약, 스승님께서 성주의 자리에 도전하신다면...."
"....혹은 스승님께서도 성을 떠나 독립히신다면...."
그렇다면 야견은 그곳이 어디든 팔천군을 따라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굳이 입으로 꺼내지 않는 것은 팔천군이 그럴 생각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
꼬일대로 꼬인 성격나쁜 영감이지만, 같이 수학한 동문을 저버릴 사람이 아니란걸 안다.
"....혹여 염치불구하고 떠나기 전에 마지막 가르침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야기
***
"..."
팔천군이 야견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말없이 아주 조용하게요.
그러더니, 대뜸 입을 엽니다.
"네놈. 스승님의 것을 훔친게냐?"
야견 : 도둑놈
***
"에고! 표현 좀 골라서 해주십쇼 스승님!"
"훔쳤다니요. 제가 무슨 도둑도 아니고 상스럽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깨 너머로 배웠다'고 해주십쇼."
야견은 씨익 웃더니 넉살을 떨며 그리 답합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달인의 밑에서 수학하는 이들은 그 기술을 배울 때,
알려달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진정으로 기술을 원한다면 힐긋 보고, 따라 해보고, 이내 훔쳐 자신의 것으로 삼아야지.
#어허!
***
"...그건 심법이다."
팔천군은 한숨을 내쉽니다.
"사마외도입공론이겠지. 그거, 아직은 기초적인 것이니 부지런히 수행해야 할게다. 어느정도 알게되면 자연스레 입공론이 아닌, 사마외도공으로 바뀔테니까."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니 알아두고."
팔천군이 입술을 깨뭅니다.
"아마, 말 그대로 사마외도적인 행보를 보여야 수행할 수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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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마외도입공론(邪魔外道入功論) 】
천하제일인이자 천하제이인. 당대 최고의 고수였던 흑천성주, 사마외도 호재필이 창안해낸 독문무공.
익히다보면 어느순간 갑자기 바뀐다고 하는데...?
평범한 방법으로는 수행할 수 없으며, 사마외도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야 수련할 수 있다.
???
***
- 완벽한 계획
“사마외도적인 행보....”
그 존재만으로 온 강남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사마외도적인 행보의 뒤를 따라야 한다라.
어깨너머 배운 것 치고는 너무 과분하구만. 그러나...
이제 와서 무엇에 미련을 가질까. 그저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갈 뿐.
“이것 참. 저는 사파 치고는 말이 통하는 상식인인데 골치아프게 되었군요.”
그런데 하나 걸리는 것이 있다. 어째서 스승님이 한숨을 내쉬고 입술을 깨물었을까.
그것에는 아마 자신이 짐작지도 못하는 회한이 있으리라.
그러나 야견은 그것을 굳이 캐지 않기로 했다. 스승의 아픈 구석을 찔러야 되겠나.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스승님.
흑천성에 있는 동안, 값을 매길수 없는. 너무나 많은 보물을 챙겨가는군요.”
야견은 그리 말하며 스승에게 절을 올린다. 진심과 감사함을 담아서.
그리고 다시 의기양양하게 씨익 웃으며 으시댄다. 분위기를 풀고 싶었던걸까.
“아! 이전에 말씀드렸던 무공의 개량은 후일 풍유전사귀신보를 대성한 뒤 찾아오겠습니다.”
“스승님이 내려주신 과제를 다 달성하지 못한 채 새로운 걸 배우는건 왠지 아쉬우니까요!”
“대신....하나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만,”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익살스래 총총 다가가 팔천군의 귀에 속닥거린다.
“저, 독립해서 문파 하나 차릴 생각인데. 도움 좀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설마설마했던 독립선언. 그걸 이 시점에? 끝까지 스승 속을 박박 긁어놓는 야견이었다.
물론 문파의 개설을 위해서는 인근에 위치한 가장 강한 문파의 허락을 받아야하지만....!
지금 이건 독립하겠다 해놓고 부모에게 돈 빌리는 자취생 같은...!!
#이야기
***
"하필 지금? 흑천성이 갈갈이 찢겨서 오체분시가 되기 직전인 지금 말이냐? 드디어 제대로 미친게냐? 원래 미친놈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보니 그냥 미친 게 아니라 아주 단단히 미친게로구나!"
쫓겨납니다...
***
".....뭐가 문제였지? 완벽한 계획이었는데?"
익숙한 패턴이다. 응. 익숙한 패턴.
타이밍 잘못 맞춰서 말 잘못했다가 쫒겨나기 시즌 3.
아니, 캡틴아! 이 정도쯤 되면 정말로 그렇게 말하시겠습니까? 한번 정도는 줘도 안됩니까!
물론, 정말로 그렇게 물어도 아마 직진횄을 것 같긴 한데.
....좋아. 당분간 스승님 볼 생각은 하지도 말아야겠군. 그렇다면 할 수 있는건 하나.
이전에 못해봤던 일들 하기! 이 전쟁을 일으킨 녀석이나 보러 갈까.
야견은 흑천성의 감옥으로 가서, 간수에게 말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다름이 아니라 만나고픈 죄수가 있는데요. 제갈선기. 볼 수 있습니까?"
#흑천성 감옥으로 갑니다.
***
님 그래도 똑같이 했을거잖아용!
"되겠습니까..."
간수가 고개를 젓습니다.
정확히는 간수가 아니라 감금되어 있는 방을 지키는 문지기지만요.
"파천군과 강남군 정도가 아니시면 만나보실 수 없을겁니다. 지금 최중요 인물이거든요."
문지기가 허허 웃으며 말해줍니다.
"혹여라도 누가 죽인다거나 몰래 납치해서 정파에 되돌려주면 큰일나잖아요. 아무도 못만나야죠. 아주 높으신 분들 말고는요."
***
"흠 고렇고만.....당연하겠지 응응."
야견은 턱을 매만지며 간수의 말에 수긍한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응.
"그럼 말이지 이왕 온김에 궁금한 것 좀 물어봅시다.
혹시 흑천성에 저 제갈 도련님 말고 다른 죄수들도 있으신가?"
#교도소 견학
***
"있기야한데...그건 왜 그러십니까? 대부분은 피래미들입니다만."
흑천성의 감옥은 임펠다운이 아닙니다...
임펠다운에 있어야될 애들이 세운 곳이라고 아 ㅋㅋ
***
"그렇죠오? 사실 죄수들을 만들 바에야 죽여버리는게 편하니까요. 응응"
야견은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형무소에서 떠나갑니다.
음 이제 알았다. 자신에게 필요한게 무엇인지.
야견은 행동력이 뛰어나다. 생각이 나면 바로 행동해버린다.
그에 따라서 다른 모든 것들을 신경쓰지 않고 나아가버린다.
그렇기에 언제나 본인 기준에서는 상식인이더라도, 주변에서는 이상한 놈 취급을 받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그걸 대신 해줄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지.
야견은 팔천군 외에 그나마 흑천성 내에서 친한 사람인 소진백을 찾아갑니다.
#이야기
***
소진백을 찾아갑니다.
소진백은 마당에서 무언가 기둥같은것을 만들고 있다가 야견을 발견하고는 땀을 훔치며 반깁니다.
"천둥벌거숭이께서 오셨군! 무슨 일인가!"
***
“잘 계셨습니까 나으리! 다름이 아니라,
제가 또 말을 잘못해서 스승님께 쫒겨나버렸지 뭡니까요.
그래서 그냥 돌아가는 상황이나 보려고 왔지 말입니다.”
야견은 소진백에게 다가가며 마당에 있는 무언가의 기둥을 봅니다.
“그런데 요건 뭡니까? 희안하게 생겼는데....진법 장치라도 됩니까?”
#이야기
***
"오. 똑똑하구만."
소진백이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정확하게 보았어. 진법의 축을 이루는 기물 중 하나지. 궁금한가?"
***
"흐음? 그건 신기하군요. 말 나온김에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전에 잠시 쉬어가면서 제 고민거리나 좀 들어주시지 않겠습니까?"
야견은 자신의 옆 자리를 손으로 삭삭 치우고, 소진백을 앉으라 청한다.
“에전부터 그런 생각이 든다는 말이죠.
저는 뭐든 생각이 나면 주변에서 어찌 생각할지를 고려하지 않고 하고 봅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죽을 위기도 몇 번이고 겪었고, 그럼에도 살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푹 쉽니다.
“그것도 슬슬 한계가 온 것 같단 말이죠.
압니다. 크게 되기 위해서는 하지 못하는 일도 해야 한다는거.
그래서 말입니다만, 소진백 나으리.
나으리깨서는 진법 하나로 흑천성에서 살아남은 재주꾼이지 않습니까?”
야견은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고, 소진백을 바라봅니다.
“혹시 비슷하게 머리를 굴리는 것으로 이름난 재주꾼에 대해 아는 것 없습니까?”
“굳이 말하자면 유비가 삼고초려 하며 맞았던 제갈량같은...”
# 재하주와 고불주께서 높디 높은 은혜로 도화전 대여에 동의해주신 것.
- 재하주 situplay>4331>26 ,
- 고불주 situplay>4331>36 )
따라서 90개의 도화전을 사용해 야견의 휘하에 둘 책사에 대해 기연을 씁니다.
- 야견 (대련 관리자 : 정산 건당 +5) 54개 -> 90개
- 고불 (질문노예 : 매주 일요일 +5) 121개 -> 103개
- 재하 364개 -> 346개
***
야견 (대련 관리자 : 정산 건당 +5) 0
기연을 구매합니다.
"흐음...나를 데려가고 싶다는 것은 아닐 것이고?"
소진백이 껄껄 웃습니다.
"이름난 재주꾼이라. 초야에 묻힌 재주꾼을 자네가 설득하기엔 무척이나 어려울텐데?"
왜 야견 무시함?
"차라리 흑천성에 소속되어 있으나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인재를 데려가는 것이 낫지 않겠나?"
***
“헤헹, 아쉬운 말씀을. 우리는 같은 공범자 아닙니까?
나중에 지옥에서 염라대왕이 판결을 내릴 때 서로 내 잘못이 아니라 다툴 사이라구요.
언젠가는 나으리도 데려...앗앗. 여기까지 여기까지.”
야견은 씨익 웃으며 입을 다무는 시늉을 합니다.
“흐음,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인재라. 흑천성이 이름이 높긴 하나 옥석혼요.
수많은 야차들 사이에서 현명한 자를 가려낼 방법이 있을까요?”
#이야기
***
"몇몇이 있지."
소진백이 땀을 닦으며 마루에 앉습니다.
"보통은 파벌에 속하지 못한 어중이떠중이들이지만, 내가 소개해줄 놈은 조금 특이한 놈일세. 어때. 만나볼텐가?"
***
“허어. 그건 기대되는 이야기군요. 당장 만나러 갑시다..!
백께서 세우신 이 기기묘묘한 진법장치에 대한 해설은 제가 소개료로 드릴 술을 드시며 하시죠!”
야견은 소진백을 따라 소개를 받은 자에게로 간다.
부디 그 ‘특이한’ 것이 ‘좋은 쪽’이기를 빌면서. 제발! 제발! 제발. ‘안 좋은 쪽으로 특이한 것’은 야견이면 족하다. 음.
#가보아용
***
만나러 갑니다!
도착하니, 딱 보아도 깐깐하게 생긴 30대 중반의 여성이 소진백과 야견을 말 그대로 '야려보고' 있습니다.
"왜왔습니까?"
그녀는 소진백을 보고 삐딱하게 몸을 틀며 서류작업을 합니다.
***
"흐음."
좋아. 우선 성깔이 더럽다. 인성부분 합격.
"안녕하시오. 팔천군의 제자 되는 야견이라 합니다. 여기 계신 소진백의 소개를 받고 왔습니다만..."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포권을 올린다.
"일이 바쁘신 것을 알겠습니다만, 긴장을 놓으실 겸 잠시 셋이서 담소라도 나누지 않으시겠습니까?"
예를 지킨 인사. 그러고서 야견은 차분히 여성을 바라보며 손짓합니다. 내 이름을 밝혔으니 그쪽도 이름을 밝혀달라는 것이겠지.
#
***
"..."
그녀가 옆에 놓인 해시계를 잠깐 바라보곤 대답합니다.
"기다리세요."
그리고는 아무말없이 서류 작업을 계속합니다.
소진백은 야견을 보며 어깨를 으쓱입니다.
***
"知道了(zhīdàole, 알겠소.)"
야견은 저 멀리 뜬 태양을 바라보곤, 서류작업을 하는 곳에서 어느 정도 떨어집니다.
일을 하는 것에 방해나 신경이 쓰이지 않게. 그러나 동시에 그녀가 일처리를 끝내면 부르기 쉽도록.
"소진백 나으리. 혹여 작업이 바쁘시다면 돌아가셔도 괜찮습니다.
저 때문에 작업에 차질이 생기면 곤란하고....
또 저 치랑은 1대 1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서요.
대신 다음 방문 때는 좋은 술을 사갈테니, 어떻습니까?"
#소진백에게 복귀를 권유하고 기다립니다.
***
소진백은 정말 괜찮겠냐는듯 야견을 한 번 쳐다봤다가, 그냥 돌아갑니다.
시간이 흐르고, 깐깐한 여성이 야견에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뭣 때문에 찾아왔다고요?"
***
"고생하셨군. 소진백 나으리에게서 이야기를 들었소이다.
흑천성의 여러 인재들 중에서도 조금 특이한 자가 있다고.
대부분은 파벌에 섞이기를 거부히지만, 그쪽은 그들과는 다르다고 들었소."
야견은 자신의 맞은 편에 앉을 자리를 마련한 뒤, 여인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취합니다.
"뭐어, 누군가와 동석하면서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저는 싸움도 대화도 개인 간에 하는 것을 좋아해서 말입니다.
다시 한번 자기소개를 하지요. 파계회 출신으로 흑천성에 굴러들어와, 팔천군의 제자가 된 야견이라 합니다.
소진백 나으리가 소개해준 기묘한 인재에게 현재의 흑천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왔는데...
설법을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야기
****
"매주 금화 1개."
그녀는 간단히 대답합니다.
"매주 금화 1개가 그 값입니다."
매 진행마다 금화 1개를 그녀에게 급료로 준다면 고용할 수 있습니다.
***
".....허어?"
야견은 그녀의 이야기를 듣더니 입을 벌리고 되묻는다.
아니, 어떤 인재인지 시험해보고자 했더니, 가타부타 할것도 없이 급료 이야기부터 한단 말인가?
그것도 자신이 어떤 자인지는 전혀 알려주지도 않은 채?
......어라? 이렇게 맥락이고 뭐고 없이 급발진하는 대화방식.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금화 하나는 농부 한 명이 100일 동안 밭을 갈고, 비료를 뿌리고, 작물을 일궈내며, 쌀을 만드는 값이지.
귀공께서는 스스로가 일주일 안에 그 정도 값을 한다고 자신하는 것이군요?"
저 태도는 실력에 자신이 있기에 보이는 태도이리라. 으음, 나쁘지 않다. 배포도 합격.
"좋소이다. 그렇다면 고용하도록 하지. 지급방식은 어떤 식이 좋으시요? 선불? 후불?"
상대방의 사정보다 무인의 논리에 얽히지 않는 스스로의 논리를 강요하는 고집.
야견은 이 사회성의 편린 조차 보이지 않는 괴짜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 곁에 둘거라면 이런 인간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안들면 언제든 계약파기가 쉽다는 것도(쓰레기)
#이야기
***
"무조건 선불입니다."
그녀가 대답합니다.
"저는 유후연입니다. 돈 값은 충분히 할겁니다."
***
"좋소. 그렇다면 고용주로서 나도 노력해야겠군요."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번 포권을 올립니다.
"안정적으로 돈을 확보하고 난 이후, 다시 이곳에 오도록 하지요.
그렇기에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금봉파 장문인에게 가서 제갈세가의 진격을 받아내는 값을 받아내려 하는데 그 구뒤쇠 대인께서 제값을 주실까요?"
#이야기
***
그녀는 손을 내밉니다.
답을 알고 싶으면 돈을 내라는 뜻입니다.
***
"..........젠장할! 마지막까지 철두철미하시구만! 이런 구두쇠를 봤나!
금봉파 장문안을 만나는 건 내가 아니라 그쪽이었어야 했어! 자린고비계의 고수들끼리 아주 신나게 비무를 겨루었을텐데!
알겠수다 알겠어! 가지고 올테니 일이나 계속하시지!"
야견은 예의를 집어치우고 욕설과 투정을 퍼붓는다. 그러나 그 눈빛에는 노기가 있어도, 입가는 신나게 웃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대박을 잡은 인간의 얼굴이다. 자신과는 너무나도 다른 원칙. 조금의 빈틈도 주지 않는 철저함!
역시 마음에 든다. 하핫!
"어차피 스승님께 쫒겨난 몸이니, 바로 금봉파로 가보실까!"
#금봉파로 향합니다.
- Big Deal
금봉파에 도착합니다!
금봉파는 이전의 성세를 천천히 되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주로 고리대금업과 사채를 통해서 말입니다.
***
#야견은 금봉파 장문인에게로 갑니다.
***
금봉파 장문인에게 갑니다!
그는 이전보다 더욱 토실토실해졌습니다.
"오. 무슨 일로 찾아왔는가!"
***
“안녕하십니까 장문인님. 그간 평안하셨....하신 것 같군요...다행입니다.”
야견은 금봉파 장문인을 보며 포권하며 예의를 갖춥니다.
살이 더 오르신걸 보아하니 걱정거리를 많이 더신 모양이다.
기분이 좋으신 듯 하니 비위를 맞춰 드릴까.
“장강결전이 마무리되고, 세간이 다시 떠들썩해지기 전에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는 길에 보아하니 금봉의 반짝거림이 전쟁 때와는 비교도 안되더군요!
장문인님께서 금고를 하나 더 만들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 심호흡. 급발진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제갈세가 사변의 보상을 받는다고 접근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접근하기 위한 구실이여야만 한다.
상대는 초절정의 끝에 달한 고수요, 한 파의 정점.
자신은 어디까지나 하급자요, 갈라져가는 문파의 말예이다.
“그런 의미에서...제갈세가 건의 인연을 더듬어, 말씀을 드리고픈게 있습니다만
잠시 시간을 허락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렛츠 토크 어바웃 비즈니스
***
"시간은 금이고, 천고적정에게는 백금까지는 아깝지 않소! 말씀해보시구려!"
장문인이 야견을 앉히고 차를 따라줍니다.
자리가 어렵지 않게 마련되었습니다.
***
다행이 저분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것 같다. 그렇다면 시간을 적절히 활용해볼까.
“알겠습니다. 시간은 곧 돈이니 거두절미하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장문인님, 크흠.”
야견은 그렇게 말하고 숨을 고른 뒤, 허리를 직각으로 숙인다. 아름다운 90도!
자신이 철저하디 철저한 을의 입장임을 보여주는 자세! 초절정이 이러고 있다!
무림인이 뭐냐 돈이 최고시다!
“부탁드립니다! 돈 좀 빌려주십쇼!
전쟁을 통해 깨닫길, 저 혼자서, 그리고 무력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더군요.
그래서 주변에 사람을 좀 두려하는데, 그걸 위해서는 결국 이익이 필요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는 분들 중에 가장 이익에 밝으신 분께 찾아왔는데...”
야견은 여기서 곁눈질을 하며 금봉파 장문인을 본다. 띄어주기의 수법.
“구체적으로는 무리를 운영할 기반금을 융통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만약 이자를 포함한 변제를 원하신다면 그것으로,
그 외의 수단으로 지불하길 원하신다면 그에 응하겠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한번만 생각해주시면 그저 감사할 다름입니다.”
#이야기
***
"흐음..."
금봉파 장문은 투실투실한 턱을 쓰다듬습니다.
"싸게 빌려드리지요. 이자는 연 2할로 잡겠습니다."
...?
***
"...감사합니다, 시간은 곧 돈이며, 장문인님의 판단이라면 그 또한 천금과 같겠지요."
솔직히 말하자면 연 2할 정도 되는 금액이 어느 정도의 이자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더 밀고 당기기를 했다가 그 기회조차 없어질지 모른다.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엄지를 깨물어 피를 냅니다. 혈인으로 계약에 응하겠다는 것이겠지요.
"융통할 자금은 금화 100개. 어떠십니까?"
#이야기
***
움찔.
금봉파 장문의 눈이 가늘어집니다.
"...언제까지 갚으실 생각이시오?"
***
“정확히 1년 뒤.”
야견은 금봉파 장문인의 가늘어진 눈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답합니다.
“걱정하지 않으시란 말씀은 안하겠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무리라 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에는 이골이 난 몸입니다.
제갈세가를 쓰러트리고, 금봉파를 다시 일으킨 천운에 한번 걸어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이야기
***
"1년이라."
금봉파 장문의 눈이 조금 더 가늘어집니다.
"담보가 필요하겠소. 담보로 무얼 거시겠소?"
***
"담보....담보라."
야견은 조용히 생각한다. 솔직히, 마땅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기서 상대에게 담보를 생각하게 해달라? 내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한계는 여기까지라고 선언하는 꼴이다.
그렇다면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설득을 해볼 수 밖에.
야견은 품에서 매리곤문에서 받은 보물, 황뢰궁성저를 꺼내 올린다.
"매리곤문의 보물고에서 받은 보물입니다. 금빛으로 빛나는 것이 금봉파에 잘 어울리겠죠?"
#이야기
***
금봉파 장문의 눈이 살짝 금빛으로 빛나더니,
"어렵겠소. 금화 100개의 담보가 될만한 물건까지는 아니오."
거절당합니다.
***
야견은 조용히 생각합니다.
물건으로는 안된다. 물건으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생각해라.
머릿 속의 주판이 철컥철컥 돌아가고, 돌아가고, 또 돌아간다. 그리고....
야견은 품 속에서 빈 서간을 꺼낸다. 그리고, 붓으로 무언가를 적기 시작한다.
"저희 성의 성주 사마외도께서 승천하신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 사실을 친족에게 알리는 것은 제 몫이었지요. 아무래도 그 것에 대해선 아무도 관심이 없었기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는 성주님의 손녀분과....그리고 장인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소식을 전해준 대가로 언젠가의 도움을 확약받았지요."
야견이 쓰는 것은 그때의 약속을 확실히 상기시키는 문서. 야견이 허창언에게 한 성주가 되어달라는 허무맹랑한 소리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허창언과 야견이 아니면 모를 이야기. 사건의 진실을 확실히 전달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혈인으로 자신이 확실히 말한 것임을 확인한다.
"천하제일인 허창언의 도움. 만약 제가 1년 안에 백금을 다 갚지 못하면, 장문인님의 것이 됩니다. 어떠십니까?"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서간을 장문인에게 내밀고, 살짝 웃으며 눈을 깜빡입니다.
"조금 더 얹어주셔도 된다 생각합니다만...?"
#이야기
***
"..."
장문인은 입을 다뭅니다.
"...1, 1만금."
?
"1만금, 드리겠소. 그 권리. 우리에게 파시오."
***
"아이고, 그런데 제가 그 확약을 아무리 장문인이라 하여도 누군가에게 파는 것은 구월검 대협에게 예의가 아니지 않겠습니까?"
"사실, 담보로 맡기는 것 조차도 크나큰 무례인데...."
야견은 씨익 웃었다. 야견은 거래에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알겠다. 지금 장문인은 실수를 저질렀다.
먼저 거래할 상품의 가치를 공개하다니. 눈앞의 재화에 눈이 멀어 패를 다 보인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담보가 아니면 안됩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제게 도움을 주신다면 이 확약을 금봉파가 보관할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어떠신지?"
거래의 주도권은 야견에게로 넘어왔다.
#
***
장문인은 눈을 질끈 감습니다.
그 스스로도 실수를 알고 있겠지요.
"백금. 준비해드리겠소이다."
***
“감사합니다 장문인님. 이번 투자에 대해서는 결코 후회하실 일이 없으실 겁니다.”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예의바른 인사와 함께 금봉파를 떠납니다.
금화가 무겁다. 흔히 돈이 목숨보다 무겁다고 하는데 정말로 그렇다.
금화에 담긴 가치와 책임, 그리고 미래가 마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것 같다.
그러나 딱 적당한 중압감이지 않은가. 암.
일이 끝난 야견은 한적하고 조용한 장소를 찾는다.
물질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의 내면, 즉 무학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만사에 있어 외부와 내부의 천칭을 주의깊게 조절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 야견이 하려는 일도 마찬가지다. 야견은 자신의 심법을 돌이켜본다.
야견이 10성까지 익혀 대성한 심법은 총 두 종류다.
먼저, <법화심법>. 내공을 육체로 수렴해 나 자신을 강화하고 정신을 맑게 하는 것이요.
다음, <흑운암수공>. 내공을 흑운으로 바꾸어 천지를 뒤엎고 울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야견은 이 두 무공을 하나로 합해 외부와 내부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였다.
# 무공의 합성에 대해 조금 더 생각을 이어가나가 봅니다.
***
금화 100개가 소지금에 추가됩니다!
법화심법과 흑운암수공을 합성하기 위해 명상을 시작합니다.
눈을 감고 명상에 빠져들기를 한참. 두 심법의 모습이 심상에 구체적으로 떠오릅니다.
어두운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내리치는 광경이 보입니다. 바닥은 아무것도 없는 흙바닥인데 뜬금없이 앉기 좋은 바위가 있습니다. 그 위에는 나무로 만든 작은 불상이 가부좌를 틀고서 빙그레 웃고있습니다.
법화심법입니다.
***
<흑운암수공>은 흑천과 낙뢰를 불러 일으킨다.
태양을 지게 하고, 별도 달도 보이지 않는 완전한 어둠의 세상으로 만들어 흑뢰를 뿌린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나무로 만든 작은 불상.
야견은 심상을 이어간다. 흑천의 모든 것을 담은 낙뢰가 구름 속에서 뻗어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그리고 그것이 불상으로 떨어지고, 나무 불상을 시커멓게 바꾸어가는 모습을.
염주를 만드는 데는 번개를 맞은 대추목이 최고라 하였던가.
양기에 양기를 더하는 신물이라지.
이것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거대한 음기를 양기에 더해, 외공과 내공에 치우쳤던 균형을 바꾸는 최종 비기.
<법화심법>의 다음 무공들을 강화해 펼칠 수 있을까?
- 8성 혈불 : 내공을 40 소모합니다. 눈, 손, 발, 목이 붉어지며 모든 신체를 이용한 움직임에 매우 큰 행동보정을 얻습니다.
- 9성 불괴지체 : 몸이 매우 단단해지며 일반적인 병장기로는 상대할 수 없습니다. 내공을 50 소모하여 팔과 다리를 검기를 두른 병장기와 똑같이 취급하며 부상 2단계까지 무시합니다.
- 10성 법심 : 정신적 공격에 있어서 절정 이하의 모든 피해를 방어하고 환각을 꿰뚫어 볼 수 있습니다.
#<흑운암수공>을 메인으로, <법화심법>을 재료로 하는 무공 합성을 시도합니다.
흑천을 삼켜 스스로의 육체와 정신을 강화하는 11성(비의)를 개방하고자 합니다.
【 무공의 합성 】
주가 되는 무공과 재료가 되는 무공을 선택해 주가 되는 무공에 특정한 효과 부여.
재료가 되는 무공은 일정 성취도 이상일 필요가 있으며 사라져 다시는 익힐 수 없음.
레스캐가 몰라도 레스주가 알면 시도 가능
효과는 다음과 같다.
전체강화 - 초식 전체의 공격력이나 성공률이 조정되는 느낌
11성 개방 - 무공에서 비의로 불리는 11성을 개방함/원래 있을 수도 있고 합성된 무공을 보고 새로 만들 수도 있음
오의탐색 - 무공의 극의로 불리는 오의에 대한 흔적을 얻음
새로운 효과 - 무공에 새로운 효과가 더해짐
***
법화심법이 삭제되고 흑운암수공에서 11성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동의하십니까?
***
여기까지 와서 무르라고요?
NAVER!!!!
#동의합니다.
***
무공합성이 시작됩니다.
법화심법이 삭제되고 흑운암수공에 11성이 개방됩니다.
- 11성 ?
***
- 새로운 길ㅡ 안녕히.
"..........?"
야견은 흑운암수공에 뭔가 변화가 생김은 이해했다.
그러나 변화의 내용은 알 수 없었다.
그것을 알기에는 아직 무언가 부족한 것일까....?
....뭐, 차차 알아가면 될 일이다.
야견은 다시 흑천성으로 향한 뒤,
유후연이 일하고 있는 책상에 금화가 든 상자를 놓고 열어보입니다.
“선불, 준비되었소. 이제부터는 선생의 급료이자, 선생이 관리할 자금이기도 합니다.”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대화의 장을 마련합니다.
“그럼, 선생의 설법을 들려주시기 전에, 내 상황부터 말씀을 드리겠수다.”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배경과 현 상황, 가지고 있는 무림인으로서의 인맥과 무공, 현재의 상황을 상세히, 그리고 가감없이 설명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죠. 이런 상황에서 나는 독립을 원합니다.”
#이야기
***
유후연은 100금을 전부 세보고는 고개를 끄덕인 뒤, 야견의 말을 듣습니다.
"독립이라는 게 정확히 무얼 말하는겁니까?"
***
“내 문파를 세우고 싶소,”
야견은 그리 말합니다. 그 눈빛은 여느 때 없이 진지합니다.
“백가가 자신의 승천을 위해 힘을 모으는 이 시기.
혼란과 붕괴의 틈바구니 속에서 욕심을 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이야기
***
"그렇군요. 어럽진 않을겁니다."
유후연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얼른 가시죠. 문파를 세우려면 꽁지 빠지게 바쁘실테니."
***
“아니, 잠시만, 말할 기회가 왔으니 다 말하고 가지.”
“급료를 주는 자의 속내를 다 알고 가야 그쪽도 이야기하기 편할 것이 아닙니까.”
“내게 있어 문파는 결론이 아니야. 시작이지.”
야견은 계속해서 말을 잇습니다. 그 몸이 미세하게 좌우로 흔들립니다.
“사파의 역사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소.”
“사혈련은 혈족으로 사파를 묶으려다 패망하고 반으로 갈라졌지.”
“흑천성은 개인의 압도적인 강함으로 강남을 뒤덮었으나 후계에 의지할 수 없었소.”
“그럼 이제부터는? 사파는 어떻게되지? 흑천성 이전으로 돌아가나? 아니면 일변하나?”
“나는 그 너머의 광경이 보고 싶은거야.”
야견의 눈이 홍옥처럼 붉게 빛난다.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은 사파의 성질이며 숙명인가?”
“피로 이어진 인연도, 만인을 압도하는 강함도 아니라면 무엇이 사파를 묶을 수 있는가?”
“그것은 사익인가? 아니면 뜻인가? 아니면 교리인가?”
“어쩌면 무엇도 사파를 묶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물을 묶으려는 것처럼 우행이 아닐까?”
이야기하는 야견의 몸이 좌우로 흔들린다.
마치 크게 울리는 종과 같다.
“언제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몰라.”
“파계회에 있었던 때부터? 스승님을 만난 때부터? 성주님을 떠나보낸 뒤부터?”
그러나 지금의 내 머릿속에서는 이런 질문이 떠나지 않아.”
“만약 그 너머를 보여줄 수 있는 자가 흑천성에 있다면? 백룡회나 구랑파라면?”
“거기에 붙어도 되겠지만, 아직까지는 아니야. 해답을 내줄 자가 없다면?”
야견의 몸이 오뚝이처럼 좌우로 계속해서 흔들리고 흔들리고 흔들린다.
그러다 마치 누군가 손으로 멈추기라도 한 듯 멈춘다.
“그러면 내가 직접 알아봐도 되는 거잖소?”
#이야기
***
"...당신같은 작자가 있었죠."
유후연이 야견의 말을 다 듣고 입을 엽니다.
"당신과 다른 점이라면, 더 잘생기고, 더 머리가 좋고, 이미 결론을 냈다는 점 정도? 그래도 방향성은 같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앞서나가는 선발주자가 있어요. 그러니까 더더욱 낭비할 시간은 없죠."
유후연은 팔짱을 끼고 야견을 쳐다봅니다.
"할 말 더 있어요?"
***
"뭐, 나보다 잘생겨? 그렇다면 더더욱 낭비할 시간은 없겠군,"
야견이 씨익 이를 드러낸다.
"자, 가봅시다! 내가 느릿느릿하게 달리면 엉덩이를 차서라도 뛰게 해달라고요 선생!"
#가즈아아아아
***
유후연은 예의 그 차가운 표정으로 야견과 함께 나가며 말합니다.
"그래서 문파를 어디다 세울건지 정하긴 했습니까?"
***
“문파가 들어설 위치는 미리 생각해두었지.
그리고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금 길어질테니 잘 들어주시게.”
야견은 품에서 중원전도를 꺼내 탁자에 펼쳐보인다. 그리고, 능숙하게 소매를 꺼내 비도를 꺼내 전도 위의 한 곳을 찔러보인다. 장강의 서쪽, 즉 강서江西의 북동쪽이다.
남쪽으로는 파계회, 북쪽으로는 석가장, 동쪽으로는 강서궁문과 구랑파를 바라보는 곳.
야견은 해당 지역의 남쪽부터 짚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남쪽, 파계회는 현재는 움직이기엔 몸집이 크고, 중앙의 동향에 눈과 귀를 향해야겠지.
북쪽, 석가장은 패배 이후 사파로 돌아왔으니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하기는 어려울거야.
동쪽, 구랑파는 거침없이 진격을 시작하겠지. 그 과정에서 파계회와의 충돌은 불가피.
그리고 그 사이, 강서궁문은 제갈세가의 몰락으로 약화했지만 이빨이 빠지지는 않았어.”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다른 서간을 꺼내 세가지 글을 쓰기 시작한다.
“내게 처음부터 한가하게 문파를 만들 시간은 없어. 그렇다면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한다.”
첫째, 파계회로 귀순하여, 과거의 부하들과 활빈당을 다시 거느린다.
둘째, 구랑파의 견제를 조건으로 파계회에 독립과 지원을 요청한다.
셋째, 강서궁문의 약화를 틈타 그 영역을 갉아먹으며 문파의 형태를 갖춘다.“
요약하자면, 강서의 세력간 갈등을 이용해 그곳에 자리잡고 문파를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야견은 장황한 이야기 끝에 얼굴을 들어 후연에게 씨익 웃는다.
“멍청한 내 계획, 이제 당신이 박살내 줄 차례요.”
#기획안 제출, 실무자의 수정안을 기다립니다.
***
유후연은 망설임없이 지도에 표시된 위치를 벅벅 긋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정한 자리는 귀주입니다.
"제정신입니까? 쟁쟁한 명문들이 몰려있는 것은 물론 정파와 경계를 접하고 있는 곳을 고르다뇨. 남궁세가가 만만합니까?"
그녀의 말은 신랄합니다.
"파계회, 석가장, 구랑파? 그 모든 것들 보다 위험한게 남궁세가입니다. 그 작자들 혼자서 저 세 문파를 동시에 상대하고도 남아요. 사파가 그간 정파와 백중지세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단 한 명. 사마외도 흑천성주께서 살아계셨기 때문입니다. 그 분 혼자서 정파의 절반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분이셨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그러니 정파와는 최대한 떨어진 곳으로 가야합니다. 귀주면 매리곤문이 있지만 매리곤문은 세력 확장에 적극적인 쪽은 아니니 그곳이 낫습니다."
유후연이 운남을 가르킵니다.
"본래라면 운남이 제일 좋으나...안타깝게도 백룡회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지요. 문파를 창설하고 힘을 기르기 위해선 이런 변방만한 곳이 없습니다. 지금같은 난세에는 더더욱이요."
***
내 과제가! 야견은 공들여 만든 계획이 쌈뽕하게 날아가는 것에 허탈함을 느낀다.
동시에, 방금 전의 이 회화로 즐거워진 모양이다. 일할 때마다 금화 하나. 윗사람의 말을 미쳤나고 일축할 정도의 재능이라 이거지!
"캬하하핫! 신랄하구만! 그말대로 잘못했다간 남궁세가에게 번개로 맞아 지져 죽을 뻔 했어! 좋아, 선생의 말에 따르지요."
"그럼, 그 과정에서 준비해야 할 것은? 그리고 기존의 부하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이야기
***
"기존의 부하들을 왜 활용합니까? 그들은 그 자리에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세요. 문파를 창설하는 것으로 끝낼 생각은 없잖습니까? 그 치들은 결국에는 도적떼입니다. 어떤 마을에든 도적떼를 데리고 와서 문파라고 꺼드럭거리면 매리곤문이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이 정도면 불친절한 10도화전짜리 질문권 수준이지 않나...야견은 괴전파를 잠깐 쳐냅니다.
"우선 가서 매리곤문에 인사부터 드리고 문파를 창설할거라고 양해를 바란다며 뇌물을 주십시오."
아, 이 여자도 사파였죠 참.
"그럼 딱히 문제될건 없을겁니다. 초절정에 이르고 한창 이름값이 높은 고수가 문파를 차린다면 배우고자 하는 자들은 개떼처럼 몰려들기 마련이죠. 한미한 산골 마을에 차리더라도 몇 년이면 그 마을을 일대에서 가장 번성한 마을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무리를 좀 하면 도시로까지 만들 수도 있죠. 초절정 무인은 그리 흔한 존재가 아닙니다."
***
"과연, 알겠소. 나는 기존의 파계회 부하들까지 전부 포함하는 방향으로 생각했소만,
그것이 되지 않는다면 그에 더 집착할 필요는 없지. 서둘러 메리곤문으로 향하도록 하겠소.
흑천성을 떠날 준비를 하시고, 함께 가시지요 선생."
야견은 생각해두었던 계획이 바뀌었으나, 미련을 두지는 않았다.
자신이 그려두었던 길보다, 자산이 했던 생각보다, 결과로 가는 것 자체를 중요시하였다.
"그리고....가기 전에 중요한 일을 해야겠소.
예의작법 같은 사소한 일은 신경쓰지 않는 선생이지만, 이건 이해하겠지.
스승님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오겠소."
#세이 굿바이 하고 올게.
***
유후연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야견은 급히 팔천군을 찾아갑니다.
팔천군은 무림인들이 흔히 입지 않는 갑주를 입고 있습니다.
***
야견은 스승, 팔천군의 방으로 향합니다. 야견은 알고 있다.
이전의 야견이 던진 무책임한 발언으로 팔천군의 화가 끝까지 나 있음을.
그리고, 지금의 야견이 단순히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임이 아님을.
야견은 스승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
"......스승님. 격조하였습니다."
야견은 포권한다. 무림인들이 흔히 입지 않는 갑옷.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자신을 벌하려 한다? 하수를 상대하는데 갑옷을 입을 필요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남은 것은....흑천성의 내전이 본격화하는가.
#이야기
***
"...."
팔천군은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제자랍시고 내가 딱 셋을 두었는데."
"한놈은 폐관에 들어서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나와보지도 않는다. 죽었을 수도 있겠지."
"다른 한놈은 알고보니 마교 첩자였고."
"마지막 막내 놈은 지 살길 찾겠다고 떠나가는구나."
여전히 눈을 감고 있습니다.
"제자 농사는 참으로 실패한, 실패한 스승이 바로 나다. 내가 무슨 염치로 너를 붙잡겠느냐? 어서 빨리 썩 꺼지거라! 못난 제자 놈! 가서! 다시는! 다시는 이 곳으로 돌아오지 마라!"
팔천군은 물론, 야견도 알고 있습니다.
지붕에 있는 정보원들이 지금의 대화를 듣고 있다는 것을요.
"넌! 이제 내 제자가 아니다! 파문이다! 썩 꺼져라!"
야견은 살아남았습니다.
팔천군도, 아마도요.
***
야견은 팔천군의 앞에 몸을 숙입니다. 첫 번째 절.
야견은 다시끔 몸을 숙입니다. 두 번째 절.
야견은 또 다시 몸을 숙입니다. 세 번째 절.
야견은 다시 일어선다. 팔천군이 야견을 처음 본 날.
성격나쁜 스승은 야견을 곤죽으로 만들고, 세 번 절하는 예를 시켰더랬다.
이것은 그 날의 반대, 작별을 고하는 세 번의 절이었다.
“그간 빌어먹게 신세 많이 졌습니다!”
결국에는 자기 좋을 대로 하겠다는 제멋대로인 쓰레기의 선언.
야견의 얼굴은 엉망진창이었다. 눈물과 콧물, 침이 흐르고, 목소리는 요란한 통곡이다.
그러나 어쩌겠나. 산뜻한 이별을 하기에는 이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얽히고 섥히였던가.
#작별
***
야견은 그대로 떠납니다.
팔천군은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둘은, 그렇게 헤어집니다.
***
돌아온 야견은 아마 자신을 흘겨보고 있을 후연에게 조금만, 아주 조금만 기달려달라 했다.
팔천군이 실패한 스승이라면, 야견은 실패한 제자다. 아니 실패보다도 더한 쓰레기다.
그러나 그런 스승이 딱 한번 즐겁게 웃어 준 적이 있었지. 야견은 그것을 회상한다.
- 회상
- "그러고보니 조금 시간이 남으니 상담하고픈 것이 있습니다만...무공의 개량이라고 할까..."
"제가 권사였던 것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사람이 근처에 없는 적당한 기물을 골라 비도를 쏘아 던지고,
쏘아지는 비도에 끝에 눈에는 보이지 않는 주먹, 백보권을 써 가속시킵니다.
이른바 허공에서 이어지는 이중의 충격으로 인한 비도의 급가속.
- 1성 비도술 : 여러 자루의 단검들을 자유자재로 다룹니다. 휘두르고, 찌르고, 날리고...
- 2성 일보공권 : 한 걸음 거리의 적을 공간을 무시하고 타격합니다. 내공을 20 소모합니다.
"...아직은 구상단계지만, 어떻습니까? 쓰기에 따라서 여러모로 응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제법 좋은 방법이다. 네가 스스로 생각한 것이더냐?“
어 음 어 글쎄요.
***
"가진 것을 어떻게든 써먹고 싶어 구상해보았습니다. 힌트가 된 것은 풍유전사귀신보지요.
실을 통해서 비도를 쓴다면, 타격을 통해서도 쓸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잘만 한다면....
타격의 순간에 뇌기를 실어 적에게 못을 박듯이 비도를 박는 것도 가능하고,
필중의 비도에 타격을 가해 궤도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더 나아간다면 비도를 통해 참격이 아니라 타격을 내부에서 폭발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야견은 그렇게 답합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을 한정시키는 것이 오히려 쓰기 편하겠더군요. 혹시 전쟁이 끝난다면 개량을 좀 도와주시지 않겠습니까? 아, 둘다 사지가 멀쩡하다면요."
야견은 쓰게 웃는다.
***
"좋다. 내 필히 그러마.“
팔천군의 눈에는 자그마한 즐거움이 느껴집니다.
야견은 스승에게 할 수 있는 보은은 결국 그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 이라 생각했다.
<백보권>을 이용해 <비격사일태>를 개량하고자 하고 있었다.
다루는 것은 백보권으로 최대한 다룰 수 있는 2자루의 비도면 충분.
이를 이용해 1대 다수의 대군전을 상정한 비격사일태의 5성에서 8성을 고친다.
9성 비격사일태와 10성 무존사일은? 그것은 야견이 손을 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신 나머지의 무공들을 개조한다. 2자루의 비도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형태로.
보다 대인전에 걸맞게, 근거리에서 원거리까지를 포괄할 수 있게, 보다 강하고 빠르게.
#<백보권>을 소모해 <비격사일태>의 5성에서 8성을 개량합니다.
그리고....가능하다면, 정말로 억지지만. 팔성의 기술은 ‘팔천’의 이름을 붙여도 될까요.
무공의 개량은, 일단 그 무공을 전부 끝까지 익히고(최소 10성) 진행 중 특별한 이벤트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특별한 이벤트를 발생시키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조건을 해금시켜야만 한다.
1. 무공 성취도 10성 이상 - <비격사일태>, <백보권> 둘 다 해당
2. 캐릭터가 진행에서 무공 발전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 – 링크 참고
3. 타인에게 이에 대해 말할것(레스캐 가능) – 링크 참고
4. 타인과 함께 연구할 것(레스캐 가능) – 링크 참고
이를 만족시키면 특별한 조건이 풀리며 관련 특별 이벤트를 통해서 무공 발전에 대한 깨달음이 찾아오며 무공이 개량된다.
***
가능합니다.
다만 현재 장소가 좋지는 않습니다.
안전한 장소에서 해주십시오...!
흑천성은 현재, 매우 위험합니다.
***
.....야견은 후연을 데리고 떠납니다. 귀주로.
협을 숭상하지 않는 사파에게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음을 압니다.
스승을 아비처럼 대하고, 동문을 피붙이처럼 대하며,
키워준 문파를 왕국처럼 대하며, 그 모든 과정에서 신용을 다할 것.
효제충신(孝弟忠信), 그것이 사파 이전에 인간으로서 걸어야 할 길임을 압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리를 알고 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길을 갈 수 없습니다.
이성이 그 도리의 가치를 잘 알고 있지만, 제 가슴은 그것을 행할 때 뛰지 않습니다.
제 가슴이 뛰는 때는, 저 자신을 걸고 더 큰 것을 향해 손을 뻗을 때 뿐.
만약 그 길이, 스승을 등지고, 자라난 문파를 떠나는 패륜이더라도.
그 길이 끝이 사마외도(邪魔外道)로 불리며 떨어지게 될 절벽이더라도.
저는 떠나고자 합니다.
안녕히 스승님.
안녕히 흑천성.
#안녕히
***
떠납니다.
안녕히, 흑천성.
안녕히, 팔천군.
***
- 작별이다 파계회. 내 성장을 따라잡지 못한 범부여.
야견은 그렇게 귀주로 떠납....아니, 아니, 아니!
그 전에 말의 머리를 돌려 다른 곳으로 갑니다.
후연이 야견을 쓰레기처럼 보겠지만!
“미안하외다 선생. 그렇지만 말이지,
귀주로 들어가기 전에 중원에서의 일들을 정리해두고 싶어서 말이야.
무슨 일을 하든 맺고 끊음이 중요한 것 아니겠나? 특히 지금같은 시점에서는.”
야견이 향하고 있는 것은 파계회의 호남지부.
야견이 무림인으로서 자라난, 이른바 고향이었다.
그는 귀주로 들어가기 전, 파계회와의 관계도 확실히 해두고자 했던 것이다.
또한 그 김에 무언가를 가져갈 것도 있고. 야견은 주지스님에게로 간다.
“주지스님. 격조했습니다. 장강이 떠들썩했는데, 몸은 평안하신지요?
그간 강호에서 미약하나마 수련을 이어오고, 오랜만에 절간을 다시 밟았습니다.”
그때와는 여러모로 많이 달라져있지만, 내면에는 아직 파계회의 동자승이 있다.
#이야기
***
"벽을 뛰어넘어도 한참 뛰어넘었군."
주지스님은 이전보다 더욱 흉해진 몸의 흉터들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진짜 자랑한다는 게 아니라, 흉터가 늘었단 뜻입니다.
"많은 일이 있었던 난세였지. 지금도 그렇지만. 무슨 일로 왔느냐?"
***
예전처럼 바로 돌발행동 하고 싶지만, 참고....
여기서 물읍니다요....
주지스님께 공손하게 독립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탈퇴금 겸, 성의표시 겸, 뇌물 겸 해서 금화 8개 정도로....
#나 브레이크 잡았다!!!
***
"초절정 고수가 독립을 하겠다는데 무슨 허락이 필요하겠느냐."
주지 스님은 금화를 거절합니다.
"가서 네 마음대로 뜻을 펼치거라."
***
섭섭하다. 돈을 받지 않는 것이야 나쁠 것이 없지.
그러나, 이렇게 거절하는 것은 아쉽지 않은가.
고향에 돌아와 부모에게 용돈을 주었더니 매몰차게 거절당한 느낌이다.
“....감사할 다름입니다. ”
주지스님의 반응 이후, 야견은 다시금 감사를 올립니다.
아무런 이야기 없이 귀주로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역시 끊고 맺음에는 의미가 있다.
다만, 야견이 단순히 도리만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다.
“무인에게 상처는 훈장이지만...그럼 이것은 거기다 바를 약값이라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것마저도 거절하시면 아쉬울 것 같습니다. 정 그러시다면
고향에 돌아온 김에 개인적으로 부탁드릴 것이 두가지 있습니다만...”
야견은 주머니에서 금화 5개를 각각 꺼내, 각각을 주지스님께 드린다.
공적인 뇌물수수는 끝이요. 여기서부터는 사적인 뇌물수수라는 이야기다,
#부탁
***
주지스님은 받지 않으십니다.
"요즘 절 지붕에 기와에서 비가 좀 새는데..."
아, 절에 기부하란 얘기로군요.
대상이 잘못되었습니다.
***
"아이쿠! 그걸 몰랐군요! 그러고보니 저어쪽 구석에 비가 새네!
거기! 이거 가지고 당장 수리 들어가자!"
야견은 주변에 있는 스님 한명을 불러 돈을 떠넘기듯 맡깁니다. 거 참.
여하튼, 성의표시를 받아주어 다행이다. 그럼 이제 이야기를 해볼까...
"흠흠. 여튼. 첫번째로 부탁드리고 싶은건....주지스님의 지혜입니다만..
지난 장강결전에서 겪은 기묘한 체험에 대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파계회의 비전과 관련이 있는 듯 한데, 제 얕은 식견으로는 알 수가 없군요.”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점창파와 싸운 후 사경을 해매다 겪은 기묘한 일을 말합니다.
철로 만든 싸이코패스 마스코트. 아니 철로 만든 동자승이 자신을 가지고 놀 듯 하며
기묘한 움직임을 전해주었던 사실을.
“그 움직임의 이름만큼은 기억이 납니다. ‘철불신술’.
그러나 배움이 부족해 아직 그 신술을 떠올릴 수는 없더군요.
혹시 짐작이 가시는 것이 있을까요?”
#이야기
***
"짐작되지 않는게 당연하군. 해탈하신 분의 가르침이니."
주지스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합니다.
"내가 지금 너보다 무위가 낮은 데 어찌 조언을 할 수 있겠느냐? 기연으로 여겨 감사히 여기고 꾸준히 따라해 수련을 하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을듯 하다만."
***
“해탈....해탈....으음.....그 못된 동자승이요....? 알겠습니다...
그럼 두번째는...좀 더 사적인 부탁입니다만.
솔직히 그 놈팽이들에게 이 정도 값어치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야견은 무언가 망설여진다는 듯이 익살맞게 웃고는 말을 이어갑니다.
“한때 제 아래에 있던 두 녀석이 있죠.
소림 출신 삼류 파계승 고진. 그리고 활빈당을 자처했던 소도적 길동.
귀주로 갈 때 그 두 건달들을 데려가고 싶습니다. 괜찮을까요?”
#인신매매의 현장. 주지스님이 너희들을 팔았어!
사실 아래에 있던 애들 다 데려가고 싶은데 그러면 미친놈이고....
***
"좋다. 데려가거라."
주지스님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
“아ㅡ, 그렇게 돼서 네놈들은 안락한 파계회 생활 끝내고 나랑 같이 귀주로 가게 생겼다.”
청천벽력. 꿀을 빨고 있을 두 사람에게 야견은 인사이동을 고한다.
너희들 인생 X된거야! 를 고하는 야견의 얼굴은 전례없이 행복하고 만족스러워보인다.
그러나, 살짝 다시 진지한 얼굴로 두 사람 앞에 서는 야견.
“다만, 굳이 너희들에게 물으마. 이건 너희들의 본심을 묻는 것이기도 해.
고진, 길동. 너희들이 여기에 남는다면 앞으로 사는데 불편함은 없을거다.
적당히 세금이나 걷고, 약한 놈들 오면 걷어차주며 살면 적당히 살수는 있겠지.”
“다만, 나랑 같이 가면 기회는 널려 있을거다. 무예! 권력! 재력!
물론 목숨이야 위험하겠지. 다만 절대 평범한 무인, 평범한 민초로 남게 되지는 않을거다.
어떠냐? 받아들일텐가?”
물론 이미 선택지는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을 향해 손을 내미는 야견.
어쩌면 형식상의 문답이라 할지라도, 야견은 이런 절차에서 의미를 찾는 인간이었다.
#주지스님이 너희를 팔았어!
***
고진과 길동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차피 선택지가 없다는건 그들도 알고 있습니다.
"거 시바 까짓거 함 해보죠."
고진이 머리를 긁적거리고.
"나쁘지 않겠군요. 귀주면 시골이긴 하지만요."
길동은 팔짱을 끼고 혀를 찹니다.
***
“좋다! 그럼!”
야견은 두 사람이 손을 잡음과 동시에 그 뒤통수를 땅에 처박는다.
그리고 그 앞에는 유후연을 불러두었다.
결국 그 형국은 마치 고진과 길동이 유후연에게 절을 하는 모양새와 같다.
“서열정리부터 하지. 여기 계신 선생은 유후연! 흑천성에서도 유명한 귀재시다.
앞으로 선생의 말은 내 말! 선생의 명령은 내 명령과 같다!
네놈들에게는 누님이자 상관이 되니, 절대 복종하도록.
혹시라도 쓸데없는 텃세를 부리거나, 명령에 항거하는 경우에는....”
야견은 그리 말하며 비도를 고진과 길동의 동맥에 가져다댄다.
“알겠지?”
#서열정리 끝!
***
유후연은 한숨을 내쉽니다.
"납득하지 않을텐데요."
길동과 고진 역시 고개를 쳐박고 있지만 그런 눈빛입니다.
초절정의 시야는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뭐, 꼬우면 덤비게 하세요. 저 이래뵈도."
그녀가 단전에서부터 내공을 끌어올립니다.
"흑천성에 소속되어 있었으니까요."
***
"캬하핫! 좋군 좋아! 좋아, 나는 잠시 자리를 비켜드리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을 납득하는 것에는 역시 힘이 최고 아니겠나."
야견은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이런 자리에서 눈치없이 보고 있을 정도로 분위기를 못 읽는건 아니니까.
그럼....파계회를 떠나기 전, 참선할 것이 있다.
#잠시 자리를 비우고 조용한 곳으로 가요.
***
자리를 뜹니다.
조용한 산 속의 바위에 자리를 잡습니다.
***
야견은 또 다시 참선에 나섭니다.
다시금 말하지만, 외부의 조건만을 가다듬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야견 본인의 무학.
약한 우두머리 따위는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야견은 자신이 익힌 무공 중 싸우기 위한 기술을 돌이켜본다.
첫째, <추혼법권>. 혼까지도 추적하여 때려눕히는 파계회의 권법.
둘째, <백보권>. 백보 너머에 있는 적까지도 절명시키는 파계회의 무림일절.
셋째, <비격사일태>. 사마외도가 남긴 복잡기괴하기 짝이 없는 무림일절이다.
이 세 기술 모두 대성에 이르렀다.
솔직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어느 것 하나 의지하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러나, 손에 든 패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은 오히려 약점이 된다.
하나의 무기를 제대로 다루는 자와, 여러 무기를 얕게 다루는 자.
어느 쪽이 강한지는 자명한 일이다.
그렇기에 야견은 여기서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야견이 처음 파계회의 절간에서 배운 무공, <추혼법권>을 손에서 놓기로 한다.
그것은 파계회의 곁에서도 일어서기 위한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추혼법권>을 버립니다.
【 무공 버리기 】
보통 10성급 정도의 무공을 버릴 경우 깨달음, 내공, 정신 등에 영향을 미친다.
***
정말 추혼법권을 버리시겠습니까?
이 선택은 다시 번복하실 수 없습니다...
***
선택에 후회는 없다.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래는
꿈은
희망은
지나간 길에는 없는 것이다.
#버립니다.
***
추혼법권을 버립니다.
깨달음, 내공, 정신, 기타.
하나를 골라주세요.
***
#내공입니다.
***
최대 내공이 20년 증가합니다.
현재 최대 내공은 350년입니다.
***
"후우...."
야견은 또 다시 정신을 가다듬는다.
야견은 쓰레기같은 제자다.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구제불능이다.
파계회에서 태어나 파계회를 등지고, 흑천성에서 실력을 키우고 흑천성을 등진다.
그러나 파계회의 사고뭉치가 운이 좋아 주지스님께 무공을 사사받았었지.
그리고 흑천성의 스승은 딱 한번 즐겁게 웃어 준 적이 있었지. 야견은 그것을 회상한다.
situplay>5000>571
야견은 스승에게 할 수 있는 보은은 결국 그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이라 생각했다.
야견은 <백보권>을 이용해 <비격사일태>를 개량하고자 하고 있었다.
다루는 것은 백보권으로 최대한 다룰 수 있는 2자루의 비도면 충분.
이를 이용해 1대 다수의 대군전을 상정한 비격사일태의 5성에서 8성을 고친다.
2자루의 비도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형태로. 권술과 비도술을 조합한 형태로.
보다 대인전에 걸맞게, 근거리에서 원거리까지를 포괄할 수 있게, 보다 강하고 빠르게.
9성 비격사일태와 10성 무존사일은? 그것은 야견이 손을 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백보권>을 소모해 <비격사일태>의 5성에서 8성을 개량합니다.
그리고....가능하다면, 정말로 억지지만. 팔성의 기술은 ‘팔천’의 이름을 붙여도 될까요.
무공의 개량은, 일단 그 무공을 전부 끝까지 익히고(최소 10성) 진행 중 특별한 이벤트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특별한 이벤트를 발생시키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조건을 해금시켜야만 한다.
1. 무공 성취도 10성 이상 - <비격사일태>, <백보권> 둘 다 해당
2. 캐릭터가 진행에서 무공 발전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 – 링크 참고
3. 타인에게 이에 대해 말할것(레스캐 가능) – 링크 참고
4. 타인과 함께 연구할 것(레스캐 가능) – 링크 참고
이를 만족시키면 특별한 조건이 풀리며 관련 특별 이벤트를 통해서 무공 발전에 대한 깨달음이 찾아오며 무공이 개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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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개량할 것인지 상세한 내용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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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개량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5성: 비도를 주먹으로 치고, 공중이나 피격점에서 백보권으로 타격해 속도나 파괴력을 높이는 형태.
6성: 접근전에서 비도를 상대에 몸에 박아넣고, 백보권으로 내부에 충격을 전하는 형태.
7성: 두 자루의 비도를 날리고, 백보권으로 끊임없이 컨트롤해 적들을 꽤뜷고 꽤뜷고 또 꽤뜷는 대인/대군을 겸하는 무공
8성: 팔천군의 진각을 밟아 비도를 날리는 무공에서 모티브를 얻은, 주먹으로 땅에 꽂힌 비도를 치고, 그를 통해 참격이 하늘로 솟는 형태의 광역파괴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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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소모되는 내공 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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