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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문드 아문두르/과거사

last modified: 2015-08-24 10:20:39 Contributors


상위 항목 : 에드문드 아문두르

1. 인생 연표


DA 1771년
  • 4월 제국의 수도 옐에서 에스트라공 아문두르와 리에베 아문두르 사이에서 장남으로 출생.

DA 1776년
  • 2월 할아버지인 드미트리 아문두르와 처음으로 조우. 드미트리의 손에 이끌려 극지방 모험을 떠남.
  • 4월 드미트리와 함께 떠난 모험에서 귀환. 이 두 달 간, 에드문드의 인격과 신체에 뚜렷할 정도의 성장이 드러남. 에드문드는 이 여행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음.
    • 낡은 가죽을 얇다란 나무기둥으로 떠받친 천막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비트 밖으로, 장대한 설원의 새벽의 맹렬한 칼바람이 불고 있었다. 눈발이 흩날리는 것도 같았다. 초로의 남자는, 가무잡잡한 피부의 일곱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를 끼고 있었다. 추위에 바들바들 떠는 아이를, 초로의 남자는 빤히 바라보았다. "이 정도에 벌벌 떨면 어찌하란 말인고." 초로의 남자의 단어 선택은 단호했으나, 어조에는 가무잡잡한 아이에 대한 안쓰러움과 애정이 조금이나마 묻어나 있었다. 아이의 적갈색 눈동자는 초로의 남자의 붉은 눈동자를 빤히 올려다 보았다. 초로의 남자는 아이를 내려다보고는, "역시 제 어미가 더운 지방에서 온 사람이다 보니 추위를 타는 것이 아닌가." 흥, 그렇다고 쳐도 제리아스 녀석, 아무리 손자라도 저놈한텐 외손자이지 나한테는 친손자인데 어딜 넘보는 것인지, 라고 혼잣말을 한 초로의 남자는 가무잡잡한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좀 더 꽁꽁 여미어야지 않겠느냐. 어서 여미지 못하겠느냐, 여기서 시간을 지체하면 서리용이 숨결로 눈보라를 일으켜 우리를 쓸어버릴 게 아니냐." 초로의 남자는 아이를 재우쳤다. 이내 그는, 눈 속에서 3미터는 가뿐히 넘을 것 같은 길다란 꾸러미를 꺼냈다. 아니, 애초에 그것은 천막 입구를 향해 놓여 있던 남자의 발의 발치에 놓여 있었다. 들이친 눈에 의해 그 꾸러미가 묻혀 있었을 뿐이다.
      초로의 남자는 천막을 이루고 있던 가죽을 가차없이 걷어 버렸다. 나무 작대기는 쓰러졌고, 아이는 맹렬한 칼바람에 그대로 노출되고 말았다. 아아아아아, 아이는 비명을 질렀으나, 넘어지지는 않았다. 아이는 이내, 그 어린 나이에도 이가 부드득 갈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이를 갈며 악을 썼고, 몸을 일으켰다. 초로의 남자는 아이가 일어설 때까지 손도 뻗지 않고 아이를 일견 냉정하게 내려다보았다. 이내 아이가 악을 써가며 몸을 일으키자, 초로의 남자는 짐짓 매정하게 "일어섰으면 발걸음을 떼지 않고 무엇을 하느냐." 라고 말하며 아이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고는, 초로의 남자는 아이가 볼 수 없도록 눈가의 눈물을 슬쩍 훔쳤다.
      "할아부지." 추위에 얼어붙어 떨려 나오는 둔한 발음이 초로의 남자를 불렀다. 남자는 즉시 아이를 돌아보았다. "불렀느냐." 초로의 남자는 아이를 돌아다보았다. "우리 어디 가?" 아이가 그렇게 묻자, 초로의 남자는 호통을 때렸다. "이노옴, 할애비가 때가 되면 어련히 말해 준다고 하였거늘, 그렇게 참을성이 없느냐." 할아버지의 호통에, 작은 아이는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었으나, 이내 윽윽, 하고 울음을 참는 소리를 내다가, 이내 얼굴 표정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남자는 그런 아이를 보며, 다시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닦아야 했다. 북녘 설원의 맹렬한 칼바람은 이 아이가 견디기엔 너무나도 거센 것이었으나, 초로의 남자는 이 아이가 견딜 수 없는 칼바람을 뚫고 아이를 데려가야 했던 것이다. 아이는 지금껏 그래왔듯, 이를 악물고 발을 떼어놓았다. 아이가 발을 떼기 시작한 걸 본 남자는, 3미터 길이의 꾸러미를 짚고 발을 떼어놓기 시작했다. "에스트라공, 그 못난 놈이 할애비의 숙명을 물려받겠답시고 냅뜨다가 한쪽 팔이 잘리지만 않았어도 네가 이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 아니냐." 초로의 남자는 그 탄식을,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바로 그 순간에 내뱉었기에, 울부짖는 바람소리에 묻힌 탄식은 아이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눈에 덮인 설원의 언덕 하나를 아이와 함께 떰정떰정 올라간 남자는, 언덕배기 꼭대기에서 아이를 기다렸다. 기진한 아이는 그럼에도 억지로 발을 떼놓으며, 아득바득 할아버지를 따라붙었다. 점점 파래지는 하늘과 설원의 경계선에서 기다리고 있던 초로의 남자는, 아무 말 없이 긴 꾸러미로 저편을 가리켰다. 아이는 할아버지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설원의 저 너머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저 멀리 끝도 없이 펼쳐진 설원, 그보다도 더 멀리 지평선에 놓여 있는 험준한 산맥들. 그 산맥 사이로 떠오르며, 설원에 휘광을 드리우기 시작한 태양을. 아이는, 그 풍경이 너무나 눈부셨기에 잠깐 눈을 가려야 했다.
      해가 뜬 뒤에도 초로의 남자와 아이의 행군은 계속되었다. 초로의 남자는 지치지도 않고 아이를 이끌고 있었고, 아이는 지치다 못해 기진맥진해 탈진할 지경까지, 아니, 이미 탈진해 버린 것이 한참 전인데도 초로의 남자의 인도를 낙오되지 않고 따라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돌연 서리바람이 불었다. 초로의 남자와 아이의 주변이 오통 하얗게 되었다. 화이트아웃이었다. 방향감각이 사라져 버린 아이는 두려운 표정이 되었다. 아이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할아버지의 굳센 두 다리뿐이었다. 아이는 할아버지의 다리에 달려가 달라붙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랬다간 두개골이 깨질 정도의 알밤이 뒤따라온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참았다. 물론, 두개골이 깨질 정도의 알밤 뒤에 초로의 남자의 눈물이 흐른다는 사실은 몰랐다. 초로의 남자는 아이를 내려다보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남자는 꾸러미를 끌렀다. 길다란 널빤지 같은 것이 드러났다. 칼손잡이와 칼집이었다. 남자가 칼집을 벗겨내자, 어떤 구부러짐도 꺾임도 없이 곧게 뻗은 한 갈래의 양날검이 드러났다. 검신이 그 남자의 신장과 엇비슷했고, 검신 끝에 또 1미터 가량 되는 손잡이가 달려 있었다. 남자는 검의 손잡이를 쥐었다. "할애비의 뒤에 서 있도록 하지 않겠느냐." 초로의 남자는 작은 아이에게 말을 건넸다. 초로의 아이는 발을 떰정떰정 움직여 남자의 뒤에 섰다. "더 붙지 않겠느냐. 네 머리가 잘리는 꼴이 보기 싫을 것 아니냐." 아이는 두 발짝 정도 더 다가붙었다. 남자는 검을 양 손으로 곧게 쥐고는, 곧 한 번, 수평으로 홱, 휘둘렀다. 아이는 머리 위에서 여태의 칼바람과는 다른 산들바람이 부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와 초로의 남자의 시야를 둘러싼 하얀 안개가- 수평으로 깔끔히 홱, 갈라졌다.
      남자는 검을 거두고 검을 다시 포대기에 쌌다. 아이는 수평으로 갈라지면서 트인 시야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갈라진 하얀 안개는 서서히 옅어지고 있었다. 갈라진 안개 사이로, 저 멀리 거무튀튀한 구조물이 보였다. 아이는 그것을 빤히 바라보았다. "보았느냐."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유적처럼 보이는 곳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발을 떼어야 저기에 들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발을 놀리기 시작했다. 아이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 남자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남자는 거대한 철문을 아이더러 열라고 시켰다. 아이는 기진하고 탈진했음에도, 남자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아이는 악을 쓰며 철문을 밀어붙였다. 그그그그그, 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렸다. 남자는 조금 놀라운 기색을 띄었다. "힘에 부치지는 않느냐." 저도 모르게 염려하는 소리를 내뱉자, 아이마저도 놀란 기색이 되었다. 남자는 곧 "네놈이 이 정도는 열어야 자격이 될 게 아니냐." 라고 둘러대었다. '거인의 피라는 것이 명불허전이 아닌가.' 드미트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유적의 안은, 아까처럼 냉랭한 바람이 불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차갑고 냉막했다. 누가 지펴뒀는지 모를 기이한 모양새의 횃불들과, 유적의 사이사이에 뚫린 채광창으로 들어오는 오전의 휘광이 유적을 비추고 있었지만, 유적 안은 어둡기까지 했다. 아이는 그럼에도 남자의 뒤를 꿋꿋이 따랐다. 남자는 문이 나올 때마다 아이더러 문을 열라고 했고, 아이는 그 때마다 없는 힘마저 짜내어 문을 쩍쩍 열었다. 그러기를 한참, 결국 이 유적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서서, 마지막 문은 초로의 남자가 손수 열었다.
      이 유적은 묘비였다. 남자가 연 문은 묘실이었다. 묘실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불가마의 불빛이, 묘실에 빼곡이 새겨져 있는 부조 벽화들을 비추고 있었다. 양옆으로 주욱 늘어선 뚜껑 없는 관들에, 해골들이 나란히 누워 있었다. 딱 한 군데, 빈 관이 있었다. 초로의 남자는 아이를 빤히 바라보았다.
      "에드문드야, 네가 이 할애비의 몸뚱아리가 까스러지기 전에 이 할애비가 한 약속을 물려받아 주어야겠구나... 네가 마지막 남은 북녘의 검이 되어다오. 그리고 이 할애비의 숙명을 이어받아 다오... 또다른 가혹한 숙명을 맞게 될 누군가를 위하여 맺은 약속의 숙명을 말이다. 미안하구나."
    • 에드문드는 그 때의 여행을 기억해냈다.

DA 1780년
  • 비정상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골격과 덩치 덕분에, 제국군의 수석장교감으로 추앙받음. 이후 장교였던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훈작사의 댁에서 여러 책을 읽어 섭렵하며 성장.
  • 외할아버지, "제리아스 아스콰르 드 넬푸드" 와 조우.

DA 1783년
  • 3월 12세가 되어 제국의 장교 아카데미에 입학.

DA 1789년
  • 벨로넨트 7세가 시해당함. 벨로넨트의 동생 빈센트가 왕위에 오름, 그에 발맞춰, 드미트리 아문두르가 실종됨.

DA 1791년
  • 9월 장교 아카데미 과정을 수석으로 수료, 20세가 되어 전선에 배속됨.
  • 12월 3개월간 진행된 제국의 "해방" 활동에 큰 충격을 받음. 상관인 볼러트 드 펜시아드에게 개선을 요청하나 기각당함. 제국주의의 폐단을 뼈저리게 느끼고, 제국주의를 증오하게 됨.

DA 1793년
  • 4월 자기합리화를 지속하며 군대에 남아 있던 와중, 투창에 맞고 전선에서 낙오됨. 낙오된 직후, 현지인 아가씨에게 구조되어 그녀의 마을로 이동. 그가 진심으로 회개하고 뉘우치는 첫 번째 계기가 됨.
  • 6월 아가씨의 마을에서 요양하던 중, 마을이 자신이 속해 있던 제국군 대대의 공격목표가 됨. 아가씨가 사망함. 에드문드의 광기가 대폭발, 제국군 1개 대대를 단신으로 전멸시키고는 탈주. 용병 생활을 시작함.
  • 이 때 에드문드가 겪은 체험은, 그가 제국주의와 제국을 향한 복수로 불타는 황무지 길을 걸어가기로 결심한 첫 번째 동기가 되었다.

DA 1795년
  • 8월 라이선스까지 발급받고 용병 생활에 익숙해지던 찰나, 장미의 가시 근위대의 스카우터에게 픽업됨. 장미의 가시 근위대에 입대함.

DA 1799년
  • 10월 4년 2개월간의 훈련을 마치고 퀼른으로 파견됨. 현재의 동료들과 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