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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영준

last modified: 2015-08-09 23:43:55 Contributors

상위항목 : 한 마을 이야기



1. 소개


"삐각이", 윤영준尹英俊
이 홀로 살아가는 작은 소년은, 언제부터인지 몰랐지만 "삐각이" 라 불리우고 있었다. 이 소년이 이렇게 기이한 별명을 얻게 된 이유는, 그 아이가- 필시 어떤 서양 악기의 부품이었을, 이상하게 생긴 피리같은 것을 항상 목에 걸고 다니며 종종 그것을 불어 암코양이가 새되게 우는 듯한 삐각삐각 소리를 내기 때문일 것이리라.
이 마을에서 좀 오래 사신 어르신들은, 이 아이에게 상냥한 부모가 있었으며, 그 상냥한 부모가 아이에게 윤영준이라는 번듯한 이름 석 자를 지어주었었음을 잘 알고 있다. 이 마을에서 굉장히 오래 살았다면- 23세 이상이고, 이 마을에 5년 이상 체류했다면- 아마 삐각이가 왜 혼자서 사는지, 삐각이의 이름은 무엇인지, 부모는 언제 들어와서 언제 나갔는지 알고 있을 터이다.
성별 : 남

나이 : 11세

1.1. 외모

흔한 해안가 마을 소년이다. 검은색으로 보이는 짙은 갈색의 더벅더벅한 머리는 깎은 지 좀 오래 된 것 같다는 걸 제외하면, 적어도 청결하게 관리하고 있는 듯하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체격은 약간 작은 편이나 다부지다. 사이즈가 한두 치수쯤 커 보이는 흰색 반팔티를 입고 있거나, 런닝 바람이다. 바지는 항상 까만 트레이닝복 내지 베이지색 반바지인데, 입고 나올 때마다 트레이닝복의 생김새가 조금씩 다른 걸로 보아 아마 색깔만 똑같은 다른 트레이닝복 서너 벌 정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

1.2. 성격

생각이 행동에 너무 직관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오히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좀체 감이 잡히지 않는 천진난만한 성격. 다만, 낯가림이 있다.

1.3. 기타 사항

삐각이가 항상 목에 매달고 종종 불고 다니는 피리는 사실 셀마 사의 알토 색소폰인 리퍼런스 54 GG 모델에 쓰는 리드. 아버지가 남긴 유품이다. 마을 언덕의 약간 외떨어진 집에서 혼자 산다. 월요초등학교에 나오며, 전담 선생님과 1:1 수업을 듣는다고. 친구는 없다. 스스로가 또래 아이들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 듯.
집이 외따로 떨어진 이유는, 어촌으로 낙향한 아버지가 도시에서 저명한 색소폰 연주자였기 때문이 클 것이다. 아마 빵을 벌기 위해 색소폰을 부는 것을 그만두었어도, 거의 반평생을 함께 해 온 취미를 여가 시간에조차 그만두고 싶진 않았으리라. 삐각이의 집 근처의 사람들은 누구나 언젠가 한 번씩, 라디오나 TV에서나 나올 법한 멋드러진 색소폰 연주가 어디선가 어렴풋이 울려오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1.4. 가족, 인간 관계

혼자다. 삐각이가 포대기에 싸여 이 마을에 올 때는 그의 부모와 함께 왔지만, 지금의 삐각이는 애석하게도 혼자다. 삐각이도 자신에게 부모가 있었다는 것을 알며, 그 부모가 지금 자신의 곁에 없다는 것도 알고, 그들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도 안다. 지금은 옆집 할머니가 밥과 빨래를 도와주며, 동네 반장이 가끔 도움을 주는 정도다.
삐각이의 부모님이 어디로 갔는지는, 글쎄. 삐각이와 대화하다 보면 알 수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