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과정을 스킵합니다!
곧, 자련은 압도적인 무력과 함께 운남으로 이동합니다...
절해고도가 펼쳐진 운남에 도착한 자련은 마차에서 폴짝 뛰어내립니다.
"하하. 다들 어서오십시오."
그 곳에서는 밝게 웃는 미소가 매력적인 미남이 서서 자련을 비롯한 천강단원들을 맞이합니다.
이 곳으로 오게된 이유, 금평일입니다.
*
왠지 뭐라 더 말할 것 같은데? 설교라든가 이제 뭘 어찌 해야한다든가 무슨 상황이라든가...
#일단 소현이 뒤에나 숨어서 뭔 말 더 하나 들어봅니다. 설명을 내놔라 휴먼!!
*
"다들 우선 조금 쉬고 계시지요. 알력다툼이 있어 제가 자리를 비워야하니 당분간 이 곳의 신앙 운동들은 여러분께 조금 부탁드리겠습니다."
금평일이 그리 대답하며 자련을 비롯한 사람들을 안내합니다.
천강단원들이 지내는 막사가 보이는군요!
"누추할테지만 양해해주시길."
자련은 숙소를 배정받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무료 급식소를 운영 중이고, 여기에 고아들 몇을 모아놓아 가르치는 작은 학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설명을 하다가 골치가 아픈지 이마를 짚습니다.
"웬 7살 정도 된 어린 아이 때문에 자그마한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대한 부드럽게 넘어가주세요. 그 아이는 고아가 아니니 아이들과 잘 놀다가 해가 지기 전에는 알아서 돌아갈겁니다. 그것 외에는...딱히 별다른 일은 없을겁니다."
*
7살 아이? 아이가 사고를 쳐봤자 거기서 거기일 텐데, 대체 무슨 일이길래 저리 골치 아파 하는 걸까요... 일단은 잘 됐습니다. 숙소는 이 정도면 누추하기는 커녕 시설이 좋고, 급식소나 학당 일도 잘 도울 자신이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다루는 건 어릴 적부터 해본 적 있는 일이니까 잘 놀아줄 자신도 있습니다.
자, 이제 주위를 좀 돌아봅시다... 여기서 좀 오래 있던 것 같은 사람한테 다가가 상황 정보부터 좀 알아낼 작정입니다. 일을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식량은 부족하지 않은지, 7살 아이는 또 무슨 일인지... 물어볼 게 많습니다. 마침 저기 괜찮은 희생양 하나가 보이는군요.
"저어기... 안녕하세요!"
#아무나 걸려라! 좀 여기 사정 잘 알 것 같은 사람 하나 붙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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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정도로 되어보이는 꼬마가 뛰어옵니다.
얼굴에 검댕을 잔뜩 묻히고 있군요.
"네엣!"
꼬마가 열심히 달려와 헥헥 거립니다.
무림인은 아니겠네요.
"부르셨어요 어르신?"
어르신 아니야!
*
"세상에, 어르신이라니! 저 그 정도로 나이 들어보이나요...?"
아직 낭랑 19세인데... 흑흑 우는 소리를 합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또 멀쩡한 얼굴로 활짝 웃습니다.
"장난이에요! 그리 존댓말하지 않아도 좋아요. 편히 이야기하세요. 부탁을 하려는 건 제 쪽이니, 그 정도는 맞춰야 하지 않겠어요?"
당신을 집중시키려는 것처럼 박수를 짝 칩니다. 사근사근하면서도 명랑한 목소리로 말을 잇습니다.
"뭐, 부탁이라고 해도 거창한 건 아니고... 제가 이곳에 막 와서, 아는 게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묻고 싶은 게 몇 개 있어요!"
한 손을 들어 숫자를 표시하며 말하기 시작합니다.
"첫 번째, 나는 자련이라 하는데, 우리 예쁜 친구 이름을 뭐예요? 알려줄 수 있을까요?"
"두 번째, 밥은 잘 먹고 있나요? 혹시 지내면서 부족한 건 없어요?"
"세 번째, 누구랑 잘 놀아요? 친구 소개시켜줄 수 있나요?"
생글 웃는 모습은 무림인답지 않게 평범하고 상냥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유치원 선생님이라고 해도 믿겠어요!
#친화력 일해라!
*
"어..."
아이는 쏟아지는 질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저, 저는 송죽이라고 하구요...밥은 맛있어요! 부족한건...음...음...."
없나보네요!
"어어...저같은 아이들이 모여있어서 다들 재밌게 잘 놀아요! 다들 저기 있어요!"
아까 금평일이 가리킨 고아들이 모여있는 장소입니다.
"그리구 여기에는 없는데 영이라구, 우리랑 같이 놀다가 밤이 되면 집에 가는 동생이 있어요!"
*
"아이고, 네가 한 번에 너무 많이 물었나 보구나... 미안하다, 송죽아."
조금 멋쩍은 모습으로 웃어줍니다.
"그러니?"
생각해보니 아까 일단 쉬고 있으라고 했죠... 그러면 지금 당장 시킬 일은 없다는 뜻이겠습니다. 자련은 아주아주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묻습니다.
"혹시... 나도 같이 놀면 불편할까? 너무 나이가 많아서...?"
그러니까 이래도 땡땡이 취급하진 않겠죠? 아이랑 놀아주고 사고 안 치게 보는 것도 나름 돕는 거라구요?? 꼬맹이가 얼마나 체력이 뛰어난데 말이에요...
#일단 얘들이랑 같이 놀아봅시다! 경계심도 좀 녹일 겸...
*
"어...그...막 교리 설명하는거는 재미없는데..."
...재미....?
교리에 재미를 찾다니! 불경합니다!
*
"응?"
생각치도 못한 말을 들었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그러더니 파하하 웃음을 터뜨립니다. 웃음이 좀 잦아들자 숨을 고르고, 몸을 낮춰 송죽이와 시선을 마주칩니다. 비밀이라도 이야기하듯 손으로 입가를 가리고 조용히 목소리를 낮춰 속삭입니다.
"그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공부는 노는 게 아니잖니?"
말을 다 하고 나면 한 쪽 눈까지 찡긋여줍니다. 지금 이야기는 딴 사람한테 비밀!
#공부는 노는 게 아니야...!!!!!
*
송죽의 얼굴이 환해집니다!
"애들 불러올게요!"
곧, 스무명이 좀 되지 않는 아이들이 모입니다!
"오라비이이이이...난 안갈래애애...여기 어른들은 맨날 이상한 소리만 한단 말이야아..."
그리고 투덜거리는 어린 여자아이 하나도요.
*
아이고 저런, 한 아이의 말을 듣고 좀 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많이 시달렸구나... 하지만! 자련은 프로 중 프로!!! 얼굴을 가다듬고 활짝 웃습니다! 주의집중을 위해 박수를 짝 치고!
"안녕, 얘들아! 나는 자련이라고 해. 편하게 언니, 누나, 련이... 아무렇게나 불러도 좋아."
명랑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 겁니다!
"다른 건 아니고..."
여기서 살짝 목소리를 낮추고,
"나도 노는 거 좋아하거든. 근데 다른 어른들은 도무지 노는 법을 몰라서..."
나는 어른과 다르다! 너희는 특별하다! 틈새 어필합니다. 다시 목소리를 키우고 경쾌하게 말합니다.
"나도 같이 놀아도 될까? 대신, 끼워주면 계속 술래만 맡아도 괜찮아."
난 술래도 잘 하거든! 상큼한 미소로 마무리합니다.
#딜???
*
"!!!!"
아이들의 얼굴에 느낌표가 떠오른 것 같습니다.
"그, 그러면 드디어 영이의 폭주를 끝낼 수 있는거야?"
"마침내! 마침내! 마침내!"
"그래도 언니가 처음부터 술래가 되면 안되지 않을까...?"
"그것도 그래..."
아이들이 제법 착합니다.
"그럼 일단 한 번 우리랑 같이 술래잡기 해보고 그 다음에 술래 해봐요 언니!"
제법 나이 많은 여자 아이가 그리 말합니다.
*
!단서를 잡은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이 물을 타이밍은 아닙니다! 먼저 술래잡기로 놀아준 다음! 다음에 물어봅시다!!
"난 괜찮은데... 그래도 고마워! 너희 정말 마음씨가 곱구나?"
어설픈 낯으로 헤헤 웃습니다. 자, 이제 열심히 놀아봅시다!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
술래잡기가 시작됩니다!
영이라는 아이가 눈을 감고 숫자를 셉니다.
도망치십시오!
도망쳐서 숨으십시오!
*
어디 숨으면 좋을까나... 적당히 어려우면서도 적당히 찾을 수 있을 만한 데 없으려나? 원래 애한테는 적당한 시련만 주는 게 좋은데...
그런데 또 다른 아이들 말을 들어보면 저 아이만 툭출나게 뛰어난 것 같고, 맞지?
잠깐 고민하던 자련은 나무 하나를 올라가 빽빽한 가지 사이로 숨습니다. 생각해보니 말이에요, 자련은 시야 밖으로 사라지면 금방 잊혀집니다. 존재감이 사라집니다. 그러니 아무 곳이나 모습만 감출 곳을 찾으면 나름 무적이라는 거지요. 과연 저 영이라는 아이가 이것도, 찾을 수 있을까요?
#다 숨었다!!
*
다 숨었습니다!
곧 멀리서 영이라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럼 찾는다아 - ?"
다아 - ? 다아 - ? 다아 - ?
메아리가 울려퍼지고.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오라비. 찾아따."
"으악! 어떻게 찾은거야 진짜! 장독대 안에 들어가 있었는데!"
...? 진짜 어케 찾았누.
*
오, 저래서 얘들 반응이 그랬구나. 숨을 죽이고 존재감을 흐리고 영이가 하는 걸 자세히 관찰해봅니다. 어떤 아이냐 너는...!!!
#정체를 밝혀라!!!
*
곧, 일각도 되지 않아 모든 아이들을 찾아내는데 성공한 술래가 이제 마지막으로 자련을 찾기 시작합니다.
자련은 숨을 죽입니다...
*
오옹, 저래서 얘들이 힘들어했구만! 일단 숨죽이고 더 지켜봅니다. 얘들의 복수(?)도 해줄 겸!
#너의 한계를 보여봐라, 영이야!!
*
자련은 잘 숨어있습니다!
영이는!
...
저게 뭘하는걸까요?
가만히 서있다가 갑자기 앉더니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습니다.
"우와! 우와! 또한다! 또!"
"영이가 하는거야?"
"나 저거 진짜 오랜만에 봐!"
저게 단 한 번도 숨바꼭질에서 패배하지 않은 이유일까요?
자련은 이래뵈도 일급무관.
날고긴다는 교국의 인재들 사이에서도 당당히 입마관을 상위권 성적으로 통과해서 나온 교국의 미래입니다.
그런 자련이 보았을 때, 저 영이라는 아이가 틀고있는 가부좌와 행동은...
'무인'의 것입니다.
심장이 뜁니다.
저건 단순한 무인의 것이 아닙니다.
'명가'의 것이지요.
입마관에서 배우고 익힐 수 있는 무공들보다도 월등히 뛰어나고 세련된 그런 아주 고절한 무학이 지금 저 소녀에게서 자그마한 편린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건.
나가봐야합니다.
더이상 숨어있어선 안되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
행동을 보아 무재, 일 것이라 생각은 했으나... 저건 단순히 그런 게 아니다. 제대로 된 명가의 것, 심지어 내가 배워왔던 것들보다도 더...
자련은 뛰쳐나갑니다. 영이를 붙들고 말합니다. 그나마 정신줄을 아예 놓지는 않았는지, 친절한 목소리긴 합니다.
"얘, 너 그거... 어디서 배웠니?"
#정체를 밝혀라 소녀여
*
자련이 뛰쳐나갑니다.
영이를 붙잡고 말을 하자 영이가 활짝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자련을 가리킵니다.
"찾았다."
...아.
당했다.
*
"...그래, 네가 이겼다."
조금은 허탈한 툽니다. 무공... 무공... 그래, 물어보고야 싶다지만 상대방은 아이. 처음 본 상대인 채로 캐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면 다음은 내가 술래니?"
그러면 대신 끝내주게 놀아주겠습니다! 끝내주게 놀아서 호감도를 올리고 탈탈 털어낼 테야!!!
#호감도작 가자 호감도작... 내가 끝내주게 놀아주마 무공을 내놔라(?)
*
이번에는 술래를 합니다!
호다닥!
아이들이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스킵'하실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스킵은 김캡틴이 먼저 제안하기도 하지만 레스주가 먼저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
대충 끝내주게 멋진 술래잡기를 했습니다!!! 일류 무인의 실력과 강약조절을 보여주마!!!!! 적당히 눈치를 봐서 재밌을 정도로만 찾아주마!!!
#스킵! 일해라 친화성!!
*
끝내주는 술래잡기를 해냈습니다!
아이들은 어느새 자련 옆에 옹기종기 모여서 떠들고 있습니다.
자련이 자리에서 일어나 물이라도 마실라치면 아이들이 졸졸 따라오고.
누워있으면 다같이 누워있습니다.
...이거, 괜찮나?
*
이이잉 귀여워...!!! 아이들한테 몰래 오기 전에 사왔던 탕과도 쪼개 나눠주고 옛날이야기도 들려주고 합니다... 끝내주게 놀아줄래... 그런데 아이들 사이에 영이도 껴있나???
#영이도 껴있나????
*
영이도 끼어있습니다!
즐겁게 놀고, 곧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앗 이제 영이 갈 시간이다!"
"영이 안녕!"
"내일 봐!"
영이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
음... 일단 붙잡지는 말아봅시다! 대신...
"영이야, 오늘 즐거웠니?"
그렇다면 내일도 와주렴, 같이 놀자.
조근조근 이야기합니다. 내일부터는 일이... 있지 않냐고요? 뭐, 이 정도로 얘들 잘 돌보면... 이쪽으로 차줄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아니더라도 내일 다른 사람이 돌보려 하면 재미없다고 난리칠 텐데?
#내일도 보자 약속 꼭꼭꼭!
*
영이가 고개를 열심히 위아래로 끄덕거립니다!
"내일 또 오께여!"
그래! 내일 보자!
영이는 떠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