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 무림비사/스토리 - 재하
- 소교주님 저한테 왜 이러세요.
- 새가 지저귀는 활기찬 아침. 재하는 오전 기도를 마치고 일어났다. 창가에서 지저귀던 새가 보였기에 사붓하게 창틀에 손 기대고 웃으며 손을 뻗었지만 새는 다가오지 않는다. 조금 더 몸 기울였다가 하마터면 떨어지고 목 꺾여 절명할뻔 하여 몸을 다시 뒤로 물린다. 오늘은 새가 심통이라도 났는지 싶었다. 그리고 그가 밖으로 나서려 하니.
새가 머리에 앉아버렸다....
요란한 아침이리라..
# 힘세고 강한 아침이에용! 그런데 머리에 새가 앉아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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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머리에 앉았습니다!
익숙한 일입니다.
새가 톡톡! 하고 재하의 머리를 살짝 쪼아버립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래!
툭.
방 창문 안으로 무언가 작은 쪽지 하나가 들어옵니다. 재하는 그것을 펼쳐 읽어봅니다.
- 제일상마전으로.
위대하고 전능하신 당신의 주인께서 부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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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앉아 둥지 트는 일은 잦다. 재하는 가만히 내버려두면 포르르 날아 다시 자유를 찾을 것을 알기에 소맷단 속에 손을 숨기고 경대鏡臺에 비친 자신을 쳐다봤다. 그런데 새가 고개를 처들곤 그대로 아래로 하강하는 것 아닌가.
"아야야야, 아파. 아프다구."
덕분에 자세가 흐트러지고 저도 모르게 손 들어 새의 공격(?) 멈추려는듯 허공에 고양이마냥 앞발짓 두어번 한다. 예고도 없이 공격하다니! 은둔고수임이 분명한(??) 새와 실랑이 나누던 중 툭 소리에 자연스럽게 고개 돌린다. 새 때문에 작게 심통 난 재하의 표정이 쪽지 펼치고 사르르 녹아내린다. 너른 세상 보고 통치하실 나의 주인이라. 재하 다툼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정리한다. 새 있는 부분 부러 건드리지 않고 알아서 날아가게끔 한다.
..안 가면 말고..그는 비살생주의자다. 이참에 새도 천마님 교리 들어보면 좋겠다.
장삼 자락 사붓하게 나부끼고 뭇 기녀처럼 우아히 걸어와 제일상마전으로 향한다.
# 부르면 당빠 가야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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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상마전으로 이동합니다!
머리에 앉아서 노닐던 새는 제일상마전이 점점 가까워오자 불안하고 초조해하며 어쩔 줄 몰라합니다.
재하가 궁 안으로 발을 들이밀자 공포를 못이겼는지 새는 포르르 하고 도망쳐버립니다.
재하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아름답고 매력있는 시비들이 조용히 나와 아무말 없이 안내합니다.
옥좌보다는 아니지만 그만큼 화려한 의자에 앉아있는 20대 중반의 사내가 보입니다.
하지만 보이는 모든 것을 믿어서는 안됩니다.
재하는 사내를 보자마자 곧바로 오체투지를 합니다.
위대한 천마의 직계이자 후손.
가장 교좌에 가까운 당신의 주군이니까요.
소교주 천주원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합니다.
"막내가 참전을 한다고 하더구나. 나를 가장 심하게 경계하던 아이지. 군공을 세워 나를 견제하려 할 것이다."
달그락거리는 찻잔 소리가 마치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는 소리 같습니다.
"막내를 따라가보겠느냐? 아니면 막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를 공략하겠느냐?"
막내, 즉 제 5소교주를 말하는 것입니다.
5소교주를 따라간다면 감찰어사로써 5소교주가 막대한 군공을 세우는 것을 견제하실 수 있습니다.
자리를 비운 사이에 공략을 시도한다면 5소교주의 세력 일부를 깎아내실 수 있습니다.
둘 다 성공한다는 전제조건 하에 말입니다.
"어찌하겠느냐."
선택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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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불안해하자 달래주려는듯 손 뻗었으나, 이미 궁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인지 도망쳐버린다. 재하는 새가 날아간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시비의 안내에 따른다. 이후 오체투지. 위대하신 내 주군.
"강녕하셨사와요."
이후 경청한다. 5소교주가 참전한다. 군공을 세워 견제한다면 그만큼 곤란한 일 여간 없으리. 찻잔을 내려놓는다 하여도 그 안의 소리 근심걱정 가득하며 경계하니 아무리 백치인 재하라도 이정도는 안다. 재하는 짧은 시간 머리를 굴리듯 고개 모로 얕게 기울고 눈 크게 깜빡, 하고 감았다 뜬다. 남아 세력을 깎는다 쳐도 5소교주의 군공을 견제하지 못하면 민심 기울고 세력 커질 것이다. 도루묵 되느니 차라리 참전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이 몸 주군 위해 뼈 살 피 모두 바치는 것이니.
"제5소교주 님을 따라가겠나이다. 소마를 사용해 주시는 것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니, 이 미천한 몸 바쳐 주군께 누가 되지 않게끔 하겠사와요."
이후 사붓하게 미소.
# 따라갈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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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제일상마전께서는 흡족한듯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명심하거라. 그 녀석이 절대적인 군공을 세워서는 아니된다. 그것을 반드시 막아라."
명령이 하달되고, 재하는 이제 떠나야 합니다.
제오상마전과 합류하십시오.
- 제오상마전
- 흡족한 웃음소리. 재하는 저 웃음소리에 실망시켜선 안된단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절대적인 군공을 막아라..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설령 몸 찢겨 죽더라도 군공 막아 교좌에 오르실 확실한 기반 다지셔야 한다. 도화전 헬프권으로 김캡과 함께 재하주도 구를 것이다..각오해라 김캡..
"존명."
재하는 떠나야 함을 직감하고 공손히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곤 문을 나서, 새가 앉았던 머리를 확실히 정돈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떠날 시간이다.
# 일하러..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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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는 제오상마전의 진영에 합류합니다.
"감찰어사 재하 드옵니다!"
밖의 시종이 길게 읍하자 재하는 조용히 안으로 들어갑니다.
사천방면으로 향하는 중간에 세워진 군영.
가장 거대한 천막, 그 위에 높이 휘날리는 천마신교의 상징이 새겨진 깃발.
그리고 큼지막하게 써져있는 五.
그 곳으로 말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굉장한 미남자가 비스듬히 누운 채로 술잔을 들고 웃다가 재하를 내려다봅니다. 재하는 급히 무릎을 꿇고 소교주께 마땅한 예를 올립니다.
"호오. 미색이 출중하다더니. 과연 형님께서 아끼실만하구나. 약관도 되지 않은듯 한데...일류의 고수에 그러한 미색이라."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씨익 웃습니다.
"반갑다. 감찰어사. 듣자하니 성이 없다지? 내 당분간 어사로 부르겠다."
그러더니 쭈욱 술잔을 들이킵니다.
"본인은 제오상마전이다. 어사까지 합류하였으니 바로 출발하는 것이 좋겠구나. 혹여 물어볼 것이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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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는 것은 그리 멀지 않았다. 적어도 지나온 세월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이고, 이번 일도 찰나의 시간일 것이다. 재하는 밖의 시종이 읍하는 소리에 조용히 안으로 들어선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제오상마전을 마주한 그는 급히 무릎 꿇는다. 새하얀 머리카락 가볍게 팔랑이고 재하는 마찬가지로 새하얗고 풍성한 속눈썹 아래로 내리깐다. 무려 소교주의 칭찬에도 재하는 일절 감정 내비치지 않았다. 과하게 기뻐라면 예의가 아니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제오상마전의 미소에 "감읍하옵나이다." 하며 제법 수줍어하는 희미한 미소 내비친다. 이윽고 "부디 원하는 대로 호명하소서." 하고 짧은 답변 이후로 술잔을 들이키는 모습에 재하의 두 눈이 잠시 술잔으로 향한다. 전장으로 향할 길에 술이라. 잘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그러하다면 필히 싸움에 자신이 있을 터이다.
재하의 색 다른 두 눈이 느릿하게 감겼다 뜨인다. 전세에 대해 묻는 건 술자리에서 꺼낼 말이 아님을 알기에 단지 늘 그렇듯 만고 수심 담아냈으나 봄 만개하듯 미소를 지었다. 전세는 타인에게 묻는 것이 예의상 좋으리.
"어찌 소마가 감히 질문하겠나이까. 부디 여흥 즐기시고 전장 노니시어 교국의 승기를 잡으소서."
# 질문..없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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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없다면 그대로 진행됩니다!
제오상마전과 함께...
재하는 전장, 남방총분타에 도착합니다!
- 그렇습니다 우리는 망했습니다
전장이다. 지금껏 교국 내에 있었으나 바깥도 충분히 두려운 곳이리.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을까! 그럼에도 동요하지 말아야 했다. 동정심으로 이곳에 온 이유를 망각해서도 안 된다. 죽은 자는 천마에게, 산 자는 교국으류 돌아가리. 재하는 도착한 이후 전세를 비롯해 현 상황을 살피고자 하였다.
# 왓헤픈..지금 무슨 상황인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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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총분타주가 앉아있었을 자리에는 제오상마전이 자리합니다.
그는 가장 높은 곳에 앉아 전황을 보고 받습니다.
재하는 가장 말석에 위치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총분타주께서는."
제오상마전은 굉장히 분노한 모습입니다.
"패배에 패배만을 거듭하셨다는 말이오? 본국의 정예 중 하나인 청해단은 전멸 직전의 피해를 입었고 둔언백은 사경을 헤매는 지경이라?"
남방총분타주는 조용히 고개를 숙입니다.
재하는 직감적으로 깨닫습니다.
와 이거 ㅈ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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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석에 위치해 얇은 붓으로 상황을 적어내렸다. 감찰어사가 뭘 하겠나..상황 정리하고 감찰 나서고 하는데 천재가 아니고서야 상황을 죄 외워둘 수는 없는 법이다.. 제오상마전의 훤칠한 미모가 보기좋게 일그러진다. 분노한 모습에 재하가 이 상황에서 괜히 미움사지 않도록 눈을 최대한 천천히 굴린다. 이런 일은 익숙하다. 욕받이나 분노받이 해본 적 많지만 소교주는 처음이라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신중해야겠지. 고개를 숙인 남방총분타주를 발견한 재하가 황급히 종이로 시선을 옮겼다.
청해단은 전멸 직전에 둔언백마저..분위기도, 전세도 그렇고 모두 종합하면..참으로 속된 말을 속으로 뱉을 줄은 몰랐으나 은은하게 떠오를 뿐이다.
아..양물 되었구나..
불똥이 튀기 전에 사리고 있기로 했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교국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사고 한 번 쳐주시면 나야 기쁘겠지만..재하는 붓으로 소심하게 종이에 점을 찍었다. 마침표가 찍힌 자리에는 낙서 한점 없이 미려한 글씨체로 '우세하지 못한 상황...' 하고 적혀있을 뿐이다.
# 천마님 왜 제게 이런 시련을..?? 더..더 지켜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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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말 할 것도 없소."
제오상마전이 일어납니다.
"내가 나서겠소. 어차피 남방총분타주는 본 소교주의 명령에는 듣지도 않을테니 내가 나선다 한들 할 말은 없으실 것이오. 그렇지 않소?"
그의 말에 남방총분타주는 그 외모에 어울리게 끼끼끼끼끼! 하고 웃을 줄 알았건만, 우물쭈물하며 식은땀을 흘립니다.
"신이 미욱한 탓에..."
이게...명성이 자자한...귀신...?
"되었소."
이 쯤 되니 재하는 눈치챕니다.
자신이 받은 명령은 제오상마전이 '막대한' 군공을 세워서는 안되는 것.
예를 들면 제오상마전이 직접 화경의 고수인 사천백과 싸워서 동수를 이룬다던가, 후계인 독인 당세진을 죽인다던가 하는 행동들은 반드시 막아야만 합니다.
직접 제오상마전이 전투에 끼어든다면 그 군공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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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귀신마저 쩔쩔맬 정도라니! 재하는 이대로라면 군공을 세울 것임을 눈치챘다. 절대 아니 될 일이지. 왜 제일상마전이 제일이 붙었겠는지. 재하는 그것만은 면해야 한다 생각하고, 배운 것을 써먹기에는 지금이리라고도 생각했다.
재희 들어라. 자고로 연기는 직접 극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법. 너는 지금부터 재희가 아니라 우희다. 패왕 곁에 있던 우미인이다 이 말이다.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어찌 우희가 그리 답하더냐. 다리를 걷어라.
..지금 이 상황에서는 제오상마전이 자신의 주군이다. 자신의 주군이 전장으로 나선다면 어찌 되겠는가? 재하는 깨달음을 얻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주변 눈치를 보듯 쩔쩔매고, 안절부절하지 못하다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저, 저어.."
동그란 눈이 강아지처럼 축 처졌다. 전시에는 목숨이 가장 중요하지 않던가. 망설이던 눈꺼풀이 가련할만치 파르르 떨렸다. 이윽고 단호해진다.
"그 둔언백께서 사경을 헤메이는 중일 정도면 정파에서도 칼을 갈았음이 틀림이 없사옵니다. 전장에 당도하신 자체로 떨어졌던 사기는 오를 것이나 직접 나섰을 때 조금이라도 옥체가 상하신다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 사료되오니, 부디 옥체를 보존하셔야 하지 않겠사온지.. 천마님의 위대하신 후손이신 즉, 그 위대하신 힘에 비해 별것은 아닐지라도 간악한 정파가 어떤 수를 써낼지 모르는 상황이옵니다. 감히 고하나이다. 부디 옥체를 보존하시고 통촉하여주시옵소서."
발언할 것 다 해놓고 막판에 수심 가득하게 입술을 잠시 다물고 시선이 뭇 두려운지 긴 속눈썹 내리깐다. 감히 자신이 이런 말을 해도 되냐는 눈치였다. 아.. 주군으로 대입하였더니 과몰입 해버렸음을 질책하기엔.. 이미 엎질러진 통촉하여주시옵소스어어 였다.
# 이래도? 되나? 이..이래도..? 으악 질러요 통촉하여!!!!!주시옵소스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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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가 그리 말하자 순간적으로 모든 시선이 거기로 향합니다.
"허한다."
제오상마전이 발언을 허락하고, 재하의 말이 이어집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지만 제오상마전은 눈쌀을 찌푸리기만 할 뿐입니다.
"그만."
제오상마전이 멈추라는듯 말하자 언제 그랬냐는듯 조용해집니다.
"본인이 사천백에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전선에 직접 나가 싸우는 것 만큼 신민들의 사기가 치솟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찌하여 내가 직접 나서서는 안되는가? 이 한 몸을 바쳐서라도 교국을 위해서라면...."
그 때 정말로 제오상마전의 파벌에 속해있는 이가 길게 읍합니다.
"직접 나가셔서 옥체라도 상하신다면, 휘하에 있는 저희는 어찌 되겠나이까?"
그 말에 제오상마전은 말을 멈춥니다.
"...좋다. 감찰어사의 청을 듣겠노라. 단."
단?
"위험한 형세거나, 본인이 직접 나서야될 상황이라면 직접 나설 것인즉. 더 이상의 의의는 받지 않겠다. 회의를 파하겠노라. 내일 묘시(새벽 5시~7시 사이)에 싸우겠으니 준비하라."
막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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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질을 하지 않은게 용하다. 입을 꾹 다물고 주변 눈치를 보려다 이내 당당한 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행히도 파벌에 속한 자가 뜻을 함께하듯 읍하자 내심 안심한다.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재하는 고개를 살풋 숙이며 눈을 내리깔고는, 수줍게 미소지었다. 주군께서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는 양. 그 속내도 비슷했다. 생명은 귀한 것이니..아끼고 아끼어 끝끝내 눈 감는 날 여한 없어야 하지 않을까.
# 고개를 꾸벅 숙이고 감사를 표해용..스엉은이 망극하옵나이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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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날이면 전쟁이 다시 시작될겁니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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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쟁은 시작될 것이다. 재하는 밤 잠을 쉬이 잘 수 없기에 돌아가 손을 모았다. 천마님의 은혜 함께하라. 짧은 기도를 드렸다. 부디 내일 큰 일만 일어나지 않기를. 부디 승기를 잡되 공은 세우지 아니하기를...아, 제오상마전도 후손인데 이러면 안 되나..? 그래도..
# 돌아가서 기도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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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합니다!
천마신의 후예들과 관련된 기도 때문일까요?
왜인지 오늘은 그냥 그저그럴 것 같습니다.
기도를 드리고 있는 동안 전투의 시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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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쩐지 아무런 예감도 들지 않는다. 눈을 뜨니 전투의 시간이 성큼 다가와, 가슴이 꾹 조이는 느낌이 든다. 긴장했구나. 심호흡을 하고 머리를 다시 묶는다. 조금 낡아버린, 나비 조각이 장식 된 상아 비녀로 머리를 틀어내고 풀린 것은 그대로 흐르도록 둔다. 부채를 한번 펼쳤다 접어보이고 부디 쓸 일은 없길 바랄 뿐이다.
# 준비를 끝마쳐용!
- 아 내가 큰일났네
재하도 준비를 끝마치고, 남방총분타의 모든 병력도 준비를 끝마칩니다.
부우우우우우우우웅 - !
소라고둥으로 만든 나팔소리가 웅장하게 울려퍼집니다.
쿵.
쿵.
쿵.
재하는 본 적 없는 검은 갑옷에 보라색 휘장을 두른 무사들이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동이 터오며 저 반대편에는 정파인들이 무장을 갖추는 것이 보입니다.
"신민들이여!"
제오상마전이 소리치자 전장 전체에 끔찍할 정도로 강대한 공력을 품은 사자후가 울려퍼집니다.
정파인들 중 몇 명이 비틀거리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천마신의 후예가 이 자리에 왔노라! 죽은 뒤에 천마신의 품에 안길 것이요 싸움이 끝나고 산 자에게는 내 은총을 필히 베풀리라!"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지지만 교도들은 굳건한데 반하여 정파인들 중에는 몇 명이 쓰러지기까지 합니다.
"가라! 천마신께서 말씀하신 바를 전하라! 천마신의 가르침이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라!"
제오상마전이 발을 쾅! 하고 구르며 외칩니다.
쩌적, 쩌저저저저저적!
천마군림보 - 족적
발자국이 그 자리에 남더니 순간적으로 전장 인근에 어두운 먹구름들이 몰려듭니다.
천마신공의 영향으로 인근의 모든 마교 레스캐, NPC들의 사기가 최대로 치솟습니다.
천마신공의 영향으로 인근의 모든 마교 레스캐, NPC들의 마기 효율이 각 무공에 걸맞게 최대로 고정됩니다.
천마군림보의 영향으로 정파인들의 내공 효율이 살짝 하락합니다.
제오상마전이 이 땅에 굳건히 서있는 동안에 이 모든 효과는 반영구적으로 유지됩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교국의 깃발을 휘날리며 교국의 무사들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정파진영에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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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히 선다. 저 멀리 정파인이 보인다. 전장은 처음이라 벌써부터 몸이 덜덜 떨렸다. 그럼에도 사자후가 들리자 재하의 눈이 둥글게 뜨였다. 쓰러지기까지 하자 주변의 사기가 오르는 것이 보였다. 이것이 천마신의 후손이란 말인가. 덜덜 떨리던 손을 꽉 쥐었다. 재하는 눈앞의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천마신께서 말씀하신 바를 전해야 했다. 그렇지, 공적을 막는 것도 있지만 그 말씀을 전해야만 했지. 그리하여야만 하지. 나의 주군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내 교국을 위하여. 그 누구도 더는 괴로워 하지 아니하도록.
"천유양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눈을 감았다 떴다. 부채를 펼쳐들고 재하가 뛰쳐나가는 인파 사이로 홀린듯 달렸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 으아악 전투다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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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유양월 천세만세 지유본교 천존교주...
재하는 부채를 펼쳐들고 앞으로 날쌔게 달려듭니다!
"막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미파의 비구니들이 뭔가 진법같은 것을 갖추고는 앞으로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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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 보았다. 비구니를 본 순간 재하의 눈이 크게 뜨였다. 종교적 쾌락에 젖어 황홀하던 이채 그대로 홉뜨인 것은 지금껏 보여준 정숙한 초식동물의 탈을 벗고 일순 맹수의 날선 송곳니를 드러낸 것과 같았다. 아! 비구니! 저리도 생기었구나. 천마님의 긍휼함 받지 못한 저 안색을 보라.
이질적인 순수함이 황홀한 미소와 함께 가득 안면에 드리운다. 아이처럼 맑고, 저버린 꽃처럼 흐리고 탁한 웃음과 함께 부채를 펼쳐 부르르 떨리는 손과 함께 펄럭였다.
"나아는 비구니.. 꽃다운 시절 사부에게 머리를 깎여.. 나는.. 우리는.. 본래 계집아이로 사내아이도 아닌데 왜 허리띠를 하고 도포를 걸치게 하는가? 연인들을 바라보니 쌓이는 사모의 정.. 사모의 정..? 아, 아아."
그리고는 멈춰서서 살살 웃더니 발을 턱 구른다. 피 끓고 불타는 그 위대한 공능을 이곳에 드리운다. 그렇지, 내 교국을 향한 연모의 정. 가슴을 설레게 하는구나.
# 수라천하도를 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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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영대.
오직 교국의 주인만을 뒤따르며 정마대전 때 수많은 정파와 사파의 고수들을 학살했던 전장의 악귀들.
교주의 그림자, 교주의 친위대, 마교의 악마들. 무림의 악몽.
그리고 이런 귀영대를 키워내기 위해 준비된, 후반부가 없는 상위 무공들.
다르게 말한다면, 귀영대원들은 그 후반부를 익히고 있었을 것이요. 전반부와 후반부 모두를 사용할 줄 안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하니.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라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습니다.
나이가 40줄은 확실히 넘어보이는 비구니 하나가 발작적으로 소리칩니다!
"저 마두! 저 마두부터 죽여야한다! 마교의 악마다! 마교의 악마가 전장에 나타났어!"
수라선 - 수라천하도
화르르르르륵!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불꽃은 하늘을 불태우고 피는 강처럼 흘러내립니다.
그 주변은 모조리 사람이었던 고깃덩어리, 고깃덩어리, 고깃덩어리!
비구니들은 비명을 내지르며 도망치려하지만, 아까의 그 40대의 비구니가 악을 쓰듯 소리를 냅니다.
"환상이다! 환상이야!! 마교의 악마가 쓰는 환술이니 정신차리거라!"
비구니들의 진이 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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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는 잘 알고 있다. 귀영대가 어떤 곳이었는지, 또 무엇을 했는지. 교국을 위해 날뛰며 주군만을 위해 살던 사람들. 재하는 느린 발걸음이지만 한 걸음, 두 걸음 그 그림자를 쫓아가는 입장이었다. 비구니 하나가 발작하듯 소리를 치자 재하의 시선이 따른다.
"나를 마두라 하셨사와요? 마두라 하기엔 미흡한 존재에게 과분한 칭호여라."
재하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더니 짐짓 슬픈 미소를 지었다. 세상은 불탄다. 피는 강처럼 흐르고 사람은 고깃덩어리가 된다. 진을 파훼할 수 있었으나 저 비구니는 끝까지 방해가 되는구나.
"환상이라 생각하시어요? 주변을 둘러보시어야죠.. 저기 쓰러진 사람은 진짜 시체요, 저기 솟구치는 피도 진실이어요. 전장을 어찌 환상이라 생각하시온지.. 진실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비탄하리."
안타까워라. 재하는 부채를 틀어쥐고 앞으로 달려나섰다. 그리고 틀린 손목을 제자리로 꺾어냈다. 반달을 그려내듯.
"피 흐르는데 어찌 이 참혹한 광경에 시선을 떼십니까? 진실이고, 진실이며, 진실이라 이 말입니다. 참이라고."
# 혈월선을 사용해용!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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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를 담은 부채를 넓게 휘두릅니다!
바람은 마치 칼날과도 같습니다.
"막아라! 막아야 한다! 보이는 것을 믿지 말거라! 저것들은 모두 사특한 환술이다! 내 정마대전 때 있었음을 알고 있지 않니! 내 똑똑히 보았느니라! 환술이다! 믿지 말아라!"
비구니들의 방진은 재하의 공격을 방어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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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과도 같은 바람이 몰아쳤으나 공격을 방어한다. 재하는 천천히 손에 쥔 부채를 접었다. 보이는 것을 믿지 말고 사특한 환술이니 경계하라. 재하는 천천히 뒤로 한 걸음씩 물러났다. 사특한 환술로 믿는다면 그리 믿어라. 재하 옆의 고깃덩이가 꿈틀댔다. 환술은 시간이 오래 지날 때마다 깨닫게 된다. 그리고 깊게 매료된다.
"과거에 얽매여 계십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국은 발전하였고 무공의 성취는 늘어만 가니.. 혹 모르셨사와요? 사특한 환술이 아니라 사술이 되었음을. 하여 날뛰는 요괴 가득하고 그 요괴 소마의 수중에서 맹종하거늘."
보이는 것을 믿지 말라. 사특한 환술이니 경계하라. 고깃덩이는 꿈틀대며 일어서고, 재하는 그 틈에서 부채를 살랑였다.
"물론 이 또한 사특한 환술이라 생각하신다면 어쩔 수 없지요. 그렇게 사시옵소서."
이곳은 재하의 세상. 고깃덩어리가 달려들어 물어뜯을 듯 하며 재하는 그 혼란 속에서 틈을 노리려 했을 것이다. 매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려 하며.
# 수라천하도 - 혈월선 순으로 써서 틈을 노려볼게용.. 근데 이게 되나..?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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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덩어리들이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상대는 비구니들, 정신적인 수양을 쌓은 자들입니다.
"정신차려라! 저것들은 실제가 아니야! 사특한 사술일 뿐이다!"
비구니가 그리 소리칠 때 재하는 잰걸음으로 빠르게 다가가며 그 비구니를 향해 부채를 휘두릅니다!
채애애앵!
"크읏?!"
비구니가 재하의 부채를 막아서자 비구니들이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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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사특한 환술로 보이시어요? 예에, 그렇죠."
비구니가 동요한다. 재하의 두 눈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순수하게 휘었다. 어린아이가 예쁜 꽃 보았듯이 샐쭉 휘며 바스라질듯 웃음 흘린다.
"이곳은 꿈이고 나는 비구니.. 꽃다운 나이에 머리를 깎인 당신..우리는 나기를 계집으로 나였는데.. 어찌 사내처럼 살며 사모의 정 쌓지 못하는가요.."
그리고 다시금 부채를 휘둘렀다. 내공을 싣고 강하게.
# 혈월선 써용!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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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선 - 혈월선
촤아아아아악 - !
마침내 비구니 하나가 목을 날카로운 부채날에 베여 쓰러집니다.
"반격! 반격해라!"
비구니들이 발을 앞으로 구르며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부상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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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솟구쳤다. 재하 모두 보았고 붉은 눈에 담았다. 끓어오르는 어떠한 충동을 억누르며 재하는 발을 구르며 다가오는 비구니를 보았다.
사뭇 즐거우리.
# 광염으로 일단 피해를 최소화 시켜봐용! (3/15) 으악 내 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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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선 - 광염
콰아아앙!
비구니들의 일장이 부채를 강타하고, 그 옆으로 복호장법! 이라고 누군가가 외치면서 재하의 옆구리를 손바닥으로 강타합니다!
꽈아아아앙!
쿨럭 - !
입에서 피가 흐릅니다. 내상입니다!
부상 3단계를 입습니다.
내공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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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로 막아내기 망정이지 이마저도 막지 못했다면- 재하의 시야가 순간 아찔해졌다. 일그러진 얼굴, 그리고 토해내는 피. 이마저도 지독히 아름답다. 손이 바르르 떨려 부채가 떨어질뻔한 것을 겨우내 잡아낸다. 가느다란 숨을 뱉어내고 재하가 부스스 웃었다. "아..허상이라." 짐짓 광인처럼 중얼대다 마지막으로 발을 굴렀다. 그러니까- 꼭 다시금 위대한 공능을 불러올 듯 하면서도..
"허상이고 허상이라, 아무렴요.. 아무렴요, 아무렴!! 나의 위대한 주인께서 굽어 살피고 보고 손 뻗고 계시는데 내 어찌 거부하리까! 어찌 거부하고 그 뜻 받들지 아니하겠습니까, 허상이 아니렵디다, 나의 신은 존재하신다, 우리의 주인은 승기를 쥐게 하신다, 나의 신이요 주인이요 감히 고개 올려 마주할 수 없는 분이-"
뛰었다. 그 안으로 미친듯이 파고들려 들었다. 파고들며 그 귀한 비단 찢어진다 하던들 찢어질듯 외쳤다. "천유양월, 천세만세, 지유본교, 천존교주, 독보염혈, 군림천하, 천상천하, 지상지하, 광명본교, 천유본교, 천세만세, 마유신교……. 천유양월, 천세만세……." 이윽고 그 피 뒤집어 쓰리, 네 피로 내 옷을 짜 입으리, 남은 내공을 죄 쏟아부으려 하며 부채를 강하게 휘두르려 하였다. 아까 내게 무어라 했지? 마두라 하였는가. 그래, 원한다면 되어주마, 내가 마두가 아니면 무엇이겠더냐.
# 혈월선!! 모가지 쳐요 모가지!! 내공 다 쏟아서!! 비구니 대빵 어딨어!!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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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써가며 비구니들의 진형을 지휘하던 비구니를 바라봅니다.
파악!
촤악!
진형을 갑작스레 무시하고 달려드는 재하에게 비구니들의 공격세례가 쏟아집니다!
부상 4단계를 입습니다.
부상 5단계를 입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비구니 앞에 도착합니다.
눈에는 핏발이 서고, 온 몸은 피로 물들어 어디가 적의 피고 자신의 피인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 천유양월, 천세만세, 지유본교, 천존교주, 독보염혈, 군림천하, 천상천하, 지상지하, 광명본교, 천유본교, 천세만세, 마유신교 -
"마, 막ㅇㅏ....!"
수라선 - 혈월선
촤악!
툭.
데구르르르....
"도, 도망쳐! 도망쳐어어어어어어!!!!!"
적들의 진형이 무너지고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재하는 그 자리에 꿋꿋이 서서 부채를 쥔 손을 흐트러뜨리고 한숨을 내쉽니다.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아픕니다.
저벅저벅저벅.
아...
아...?
그 때 뒤에서 누군가가 턱. 하고 뒤로 넘어가고 있던 재하의 등을 받칩니다.
"잘 해주었다. 감찰어사."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입니다. 이 목소리는, 제오상마전?
"더 이상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아군의 희생만이 커질 터. 그대는 쉬도록 하여라."
뒤따라오던 무인 몇몇이 재하를 부축합니다.
웅웅웅웅...
흐려져가는 시야 속에서 재하는 보고야 말았습니다.
제오상마전의 주변에서 떠오르는 순수하고 정양한, 태초의 마기를.
천마신공을 운기했을 때 나타나는 그 특유의 신성한 기운을 말입니다.
- 교국의 다섯 번째 왕자가 여기있노라!
거대한 사자후가 터져나가고, 상황은 또다시 크게 변화를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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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비단으로 만든 옷이 찢겼다. 숱 많고 긴 머리를 간신히 지탱하던 비녀가 끊겨 머리는 산발이 된다. 내상 때문에 울컥 치밀었던 피가 천마 신교의 구호를 외울 때마다 입을 타고 흐른다. 몸 어느 한구석 성한 곳이 없다. 진형을 파고드는 모습이 흰 털을 가진 짐승과 다를 바가 없었다. 비구니 앞에 도착했을 때, 재하는 온통 붉은 사람이 되었다. 공막은 핏줄이 터져 붉게 물들어 석류알 같던 눈 한쪽은 희미한 윤곽을 드러내고, 검은 홍채만 흐린 안개처럼 흩어져 보였다. 산발인 머리카락은 피에 젖었고, 희던 비단 옷도 새빨갛다. 그럼에도 재하는 지독히 아름다웠다. 인간이 아닌 것처럼, 그렇게.
목을 베었다.
결국 하얗던 정수리마저 붉은 피를 온통 뒤집어쓰게 됐다. 진형이 무너지고 비구니가 도망치기 시작했을 때, 부채를 쥔 손에 힘이 풀렸다. 지금이 겨울인가? 왜 숨결을 타고 흰 연기가 흐르는지 모르겠다. 아팠다. 처음 겪는 격통에 온몸이 비명을 질렀다. 신음이나 엄살 하나도 내지 못하고 한참을 숨만 쉬었던 것 같다. 세상이 점점 멀어졌을 때, 누군가 등을 받쳤다.
"아……?"
익숙한 목소리인데, 누구지? 흐린 정신 속에서 제오상마전이라고 누군가 속삭이는 것 같았다. 겨우 입술을 뻐끔거리며 "소, 마는.." 하다 이내 말을 그만두었다. 잘 해주었습니까? 그러나 이 말을 당신에게 들어서는 안 되었을 텐데.. 부축되는 손길과, 흐려지는 시야에서 신성한 기운을 느끼고 보고 말았다. 아.. 은혜롭다. 은혜롭고도 거룩하다. 천유양월……. 소리를 타지 못한 입모양을 뒤로 재하는 까무룩 정신을 잃었다.
# 저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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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잃고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변화다. 간극이 상승했나, 무언가를 얻었지만 전황은 어떻지?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여긴 어디고, 지금 누가 있는 거지? 움직일 수도 없어 겨우내 숨을 쉬었다. 부상 치료가 우선인데.. 아무도 없나?
# 치료할 수 있는 상황인가용? 할 수 있다면 시도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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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치료가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부상은 3단계입니다.
아직 쉽사리 움직이기에는 썩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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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쉬이 움직일 수는 없으나 사경을 헤매는 것보단 나았다. 재하는 겨우 눈을 뜨며 목소리를 내었다.
"..아무도 없사온지?"
# 아 니드 헬프 없으면 도화전 플렉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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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아무도 없는 것....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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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 같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지. 언제는 누가 곁에 있었다고.
# 대금창약 살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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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창약을 하나 구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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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있는 이건 뭘까?
반갑다 소년! 나는 대금창약이다!
# 사용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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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합니다!
현재 부상은 1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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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은 씻은듯이 나은 것 같지만 심신이 지치고 피로하다. 그래도 움직이기엔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 재하는 몸을 느릿하게 일으키려 했다. 그리고 이곳이 어딘지, 그제야 파악하려 들었다.
# 이제 진짜로 어딘지 볼 수 있어용! 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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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야전 치료 막사입니다!
밖에서 환호성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전쟁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습니다...
결과를 직접 눈으로 보실 수도, 그저 후일담으로 간략하게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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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볼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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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봅니다!
재하는 밖으로 나옵니다.
제오상마전이 당오현을 물러나게 하고 사흘의 시간이 흐릅니다.
두 세력의 수뇌부들이 한 자리에 모입니다.
재하는 감찰어사로서 그 수뇌부 중 하나로 조약을 맺는 그 자리에 참석합니다.
一 사천당가, 점창파, 아미파, 제갈세가, 공동파, 곤륜파는 사천총분타를 정식으로 무림의 일원으로 인정한다.
二 사천당가, 점창파, 아미파, 제갈세가, 공동파, 곤륜파의 영향력이 미치는 모든 문파 또한 사천총분타를 정식으로 무림의 일원으로 인정한다.
三 사천총분타의 영역은 사천 북부와 청해 곤륜파의 남부 모두로 정한다.
四 천마신교는 포로를 모두 몸값을 받지 않고 내어준다.
五 사천총분타의 영역 내부에서 벌어지는 천마신교 포교 활동은 정마대전의 조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서명 : 제오상마전印
서명 : 사천당가주印
서명 : 점창파 장문인印
서명 : 아미파 방장印
서명 : 제갈세가주印
서명 : 공동파 장문인印
서명 : 곤륜파 장문인印
서명 : 강서궁문주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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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났습니다.
소사건 【 사천전역四川戰域 】이 마무리 됩니다!
【 사천전역四川戰域 】
사천당가의 후계, 당철운이 마교와의 분쟁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래로 마교와 세력을 맞대고 있는 모든 정파와 마교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달려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 대화산논검에 마교의 일원들이 참가하는 일이 벌어지자 이에 반발한 중원 서쪽의 문파들은 독자적으로 마교와 전쟁을 선언하였습니다.
화경의 고수를 필두로 정파 무림인들은 승승장구하였으나, 복수심과 피에 취해 무리한 진격을 벌이게 되었고.
이를 기회로 삼은 마교의 다섯 번째 소교주의 갑작스러운 참전으로 가문과 문파의 주요 전력들이 포로로 잡히게 되어버렸습니다.
정파서군과 그 맹주 사천당가는 굴욕적인 평화협정을 맺어 간신히 주요 전력들과 후계들을 돌려받을 수 있었고.
마교는 한 발자국 중원에 더욱 가까워지고야 말았습니다!
교국의 홍복이요, 무림의 재앙이라!
마교가 발흥하기 시작했습니다!
- 청해 남부와 사천 북부에서 천마신교의 포교는 더 이상 막을 수 없습니다.
- 이에 따라 교국의 인물들이 더욱 자유로이 통행하고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됩니다.
- 당분간 사천과 청해, 감숙에 있는 정파 문파들은 영향력이 줄어듭니다.
- 교국의 남방총분타는 무림의 정식 일원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교국의 인물들은 이제부터 남방총분타 소속임을 밝혀도 공격당하지 않습니다.
- 정파와 마교의 사이가 더욱 험악해지며 이에 따른 충돌과 소규모 분쟁들이 크게 증가합니다.
- 마교의 영향력 증가에 따라 선계에서 천마의 영향력이 늘어납니다.
- 하계에 마선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소사건에 참가한 강건과 재하의 간극이 하나씩 상승합니다!
재하의 간극은 현재 일류 - 극입니다.
강건의 간극은 현재 절정 - 완숙입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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