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의 우매하기 그지없는 세상에 온 것을 환영하노라.
카일레스는 너희가 사는 세상과 크게 다르지는 않네. 비슷한 사건을 걸어오고, 비슷한 역사를 걸어왔지.
단지 인간이 살아가는 자원이 생각보다 빨리 바닥난 것이 이 세상의 문제일까? 아니면 생각 없이 소비해온 인류가 문제일까?
20년 전의 세계 전쟁은 그 고갈로부터의 시작했다네. 가장 최악의 전쟁은 세상을 5개의 나라로 나누었지.
오만하기 그지없어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몬드샤텐이라는 이름의 제국.
오직 국가를 위해 모두가 도구인 즈베즈다라는 이름의 사회주의 연방.
존재 자체가 의문인 신을 광신하며 믿음만을 강조하는 레퀴에스라는 이름의 신성법국.
잘못된 믿음에서 도피해 낙원을 찾아 방황하는 뉴라이즈라는 이름의 연방공화국.
암약하며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시꺼먼 뱃속을 가진 동방음양이라는 이름의 황국.
G5이라고 자칭하며, 이 우매한 나라들은 남은 자원을 놓고 전쟁 이후에도 또 다른 전쟁을 반복했어.
이 바보 같은 인류는 진부하지만, 배우로서는 합격이야. 그런 명배우들에게 한 번 더 날뛸 장치가 필요하지 않겠나?
어느 날 하늘로부터 떨어진 대규모의 소행성 충돌은 많은 사상자를 만들었지.
다만 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야. 고갈된 자원인 석유를 대신하여 <조하리움>이라는 자원을 발견했으니까.
그것은 미래가 사실상 없는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이자 새로운 전쟁의 불씨를 지폈다네.
세상은 또다시 작거나 크게 새로운 자원을 놓고 다투기 시작했지. 전쟁이든 테러든. 싸우는 것밖에 모르는 걸까?
그리고 놀랍게도 그 조하리움은 인류의 일부를 진화시키기도 했지 뭐야? 그걸 멍청한 용도로 쓰는 인류가 안타까울 정도로.
인류는 그렇게 인류를 진화시키는 방법을 <아담 카드몬>이라고 부르고 각자의 방식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어.
총탄을 맞고도 칼과 불에도 쓰러지지 않으며 각자의 <스티그마>로 차별화된 진화를 이룩한 인간.
불과 15살에서 20살에 불과한 거의 소녀들이 전문적으로 양성한 군인보다 훨씬 쓸모가 있었다네.
그게 바보 같은 전쟁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왔지.
사실상 죽지 않는 전사들을 전쟁에 내보낸 시점에서 뻔하지 않나? 서로 자원을 소모하기만 할 뿐이네.
그래서 세상의 전쟁은 <제로섬 조약>에 의해 스포츠나 게임과 같은 전쟁을 시작했다네.
전쟁이 게임이나 스포츠라니 바보같지 않나? 그래도 어쩌겠어. 끝나지 않는 전쟁을 하느니 결과가 나오는 게 좋지.
자 시시콜콜한 배경 이야기는 여기까지네.
자 너의 이야기를 해보자. 너는 어떤 녀석일까? 너는 어떤 배우일까?
이 제이드 코럴이라는 가장 큰 바다의 인공섬은 조하리움을 채취하기에 아주 흥미로운 전쟁의 무대 중 하나야.
여기의 전쟁은 각국의 PMC를 통해 대리전을 치루고 있어. 1년간의 채취권한을 놓고.
너는 오만한 제국의 악마로서 괴터대머룽의 소속일까?
너는 충실한 연방의 도구로서 체르노보그의 소속일까?
너는 독실한 법국의 천사로서 리베라 생텀의 소속일까?
너는 빈곤한 공화국의 맹수로서 사이드 와인더의 소속일까?
너는 음흉한 황국의 악귀로서 신무월의 소속일까?
그런가? 어느 쪽이든 훌륭한 배우일세. 그 역할에 충실해 주게나.
자, 그럼 옥빛의 바다가 시꺼먼 화약과 불길로 물들어 더러워질 때까지 미친 전쟁을 시작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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