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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Episode One : Invasion ¶
- 1. 遭遇 (10/04/2021)
- 240 카시와자키 나츠키 (huS86sGocE) Mask
2021-10-04 (모두 수고..) 22:47:57
덜컹거리는 기차에 맞춰 작게 흔들리는 머리칼의 색이 문득 눈에 들어온다.
지금까지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염색, 그것도 서투른 솜씨로 해서 여기저기 얼룩덜룩한 느낌이 되었다. 약간의 아쉬움을 담아 손끝으로 매만지다가 툭 손을 떨궜다. 누구 보기 좋으라고 한 것도 아니고, 꾸미려는 의도도 아니었다. 신도쿄로 오게 되었으니 도쿄 데뷔-라는 것도 아니다. …아니, 누구 보라고 한 건 맞긴 맞지. 그렇게 실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던 것을 끊은 것은 차내에 울려퍼지는 안내방송이었다.
“…하아…”
짐을 챙겨서 플랫폼에 내리고, 잠시 주위를 둘러본다. 오라는 말은 들었지만, 여기서부터는 어떻게 가야하는거지. 자세히 알지도 못했고, 편지에 자세히 설명을 해줬다고 해도 그다지 주의 깊게 읽고 싶지도 않아 대충 도쿄로 오라는 말만 보고 냅둬버렸으니. ...일단 잠시 벤치 쪽으로 다가가 앉았다.
별로 길을 잃은 건 아니야. 그냥.. 조금 미적거릴 뿐이니까.
누구에게 말하는 건지 모를 말이 턱끝까지 차오르다가 다시 들어갔다.
@ 말은 이렇게 하지만 역에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는 중입니다(?
246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ERr6dBv3GY) Mask
2021-10-04 (모두 수고..) 23:13:36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열차는 이번 역까지만 운행한다고 하고 가버렸습니다....240
열차에서 내린 후 나츠키의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너무나도 황량한, 사람 한 명 없는 역사였습니다.
보통 때라면 열차가 오기를 기다리거나 내리는 승객들로 북적이겠지만, 오늘 이곳에 내린 사람은 나츠키 혼자였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오가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습니다. 삐이 소리를 내며 출발하는 열차를 뒤로하고, 나츠키는 벤치에 앉습니다.
오늘 나츠키는 이곳에서 만날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만나 같이 가기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같이 가기로 한 사람은 아직까지도 코빼기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들려오는 건 그저 사납게 나뭇잎을 가르고 지나가는 바람소리 뿐입니다.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매섭습니다.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을 것처럼 말입니다.
역시, 역에서 일단 나가서 기다려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가보시겠습니까?
247 카시와자키 나츠키 (huS86sGocE) Mask
2021-10-04 (모두 수고..) 23:20:22
가만히 앉아 잠시 눈을 감았다. 떠나가는 열차의 소리가 지나간 후, 역은 그야말로 적막해졌다. …잠깐, 적막하다고? 새벽도 아닌데? 다시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조용해. 그리고 아무도 없어. 벤치에 앉은 사람은 물론이고, 그냥 오가는 사람도 없다. 주변은 황량하게 텅 빈 역사고, 사람이라고는 나 밖에 없다.
“…여기가 맞나?”
혹시 내가 역을 착각해서 다른 곳으로 온 건 아니겠지? 그제서야 주섬주섬, 짐 안에서 편지를 꺼내 다시 확인했다. …아, 여기서 만나서 같이 가기로 한 사람이 있었지. 그럼 금방 오는 걸까. 다시 편지를 정리해서 넣고 주변을 둘러보지만 역시 아무도 없다. 사나운 바람소리가 묘한 불안감을 돋군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아.
“……나, 나가면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별로 무서운 건 아니지만. 뭐어.”
듣는 사람도 없지만 그냥, 그렇게 중얼거리며 짐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섰다. 그, 그래. 운이 좋으면 그 만나서 같이 가기로 한 사람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밖으로 나가봅니다
253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ERr6dBv3GY) Mask
2021-10-04 (모두 수고..) 23:55:23
역사 밖으로 나가도 조용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 하나, 바스락거리는 소리 하나, 숨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습니다. 마치 이 광활한 기차역에 나츠키 혼자만 오롯이 있단 것처럼, 개찰구를 나가도, 매표소에도 사람의 인영 하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247
관리인이 역 내의 모든 에어컨을 끄고 간 것인지, 역사를 나가도 나가지 않아도 느껴지는 온도는 똑같았습니다. 일 년 내내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지만, 오늘은 유난히 무더운 날씨입니다. 무덥고, 바람은 세게 불어오고 있고, 저 멀리서 들려오는 쿵쿵거리는 소리.....
사람의 형상?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츠키의 눈 앞에 저 멀리 누군가 서 있던 것이 보이는 듯 싶었습니다. 그냥 사람이 아니라 소녀의 형상이었습니다. 푸른 머리를 어깨까지 늘어트린....
더위 탓일까요? 더위 탓일 겁니다. 그래요. 더위 때문일겁니다. 무더위에 헛것이라도 본 것이겠거니 싶습니다. 그러나,
- 쿵.
지금부터 나츠키에게 들려오는 것들은, 전혀 헛것이라던가 환청 따위가 아닙니다.
254 카시와자키 나츠키 (FP2zojuQHg) Mask
2021-10-05 (FIRE!) 00:03:31
밖에는 사람이 있겠지, 그런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 바로 전면으로 부정당했다. 역무원도 없을 줄은 몰랐는데. 괜찮은건가 이 역? 역사를 나가서 둘러봐도 눈 앞에 펼쳐지는 건 사람은 물론이고 바스락거리는 소리, 숨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는 적막한 풍경. 마치 어딘가 다른 세계로 혼자만 뚝 떨어진 것 같은, 혹은 나 혼자만 남기고 전세계의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은 그런 풍경. …솔직히 조금, 오싹하다.
“..뭐, 냐고 정말. 대체…”
역사를 나와 햇빛을 맞으니 유난히 더운 오늘의 날씨가 확 와닿는다. ..아니, 역사 내에서도 비슷한 온도였던 것 같다. 에어컨도 안 켜져 있었다니, 정말로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니겠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불평보다는 의문에 가까운 생각을 방해하듯, 이 세계에 깔린 적막을 깨부수는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의 근원을 찾기 위해 고개를 든 그 순간, 보았다.
푸른 머리를 어깨까지 늘어트린 소녀가.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마 지금 상황에 제일 맞는 답이겠지.
하지만 아무도 없는 이 공간에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이는 사람… …사람이 맞을까? 어쩌면 더워서 헛것이라도 보는 게 아닐까. 한 손을 들어 눈을 마구 비비고서, 어느새 가까워진 것 같은 쿵- 소리에 무심코 그쪽을 먼저 보았다.
@소리가 들리는 쪽을 본다
263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3mtGFfWN16) Mask
2021-10-05 (FIRE!) 00:31:56
쿵.254
쿵.
쿵.
소리는 점점 나츠키쪽 방향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쏘는 소리와 고함소리 역시 점점 크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도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이건 실제 상황이며, 게임 속 시츄에이션이라던가가 전혀 아니란 사실입니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나츠키는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도무지 사람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 거대한 검은 다리로 보이는 형상과...........
- 끼이익!
그 형상이 보이지 않게 가로막고 선, 선명한 색의 붉은 포르쉐였습니다.
"늦어서 미안해! 많이 기다렸니?!! "
다급한 듯한 목소리와 함께 포르쉐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분홍 머리를 높게 올려묶은, 여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츠키를 바라보며 소리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설명할게! 아무튼 일단 타! 빨리!! 설명할 시간이 없어! "
- 2. 対面 (10/05/2021)
463 카시와자키 나츠키 (FP2zojuQHg) Mask
2021-10-05 (FIRE!) 22:31:25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무언가 쏘는 소리… 총인가? 고함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적막하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이곳은 점점… 무슨 전쟁 한복판인 것처럼 변해가고 있다. 아니, 농담도 참. 난 그냥 열차를 타고 내렸더니, 아니, 이게… 서투르게 현실을 도피하기 시작했지만 무리였다. 도저히 사람의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아니, 애초에 저게 내가 아는 생물의 범주 내에 존재하는 것이었나 싶은 거대한 검은색 다리…로 보이는 것이, 점점…
“—히윽?!”
치이는 줄 알았어! 갑자기 그 다리로 보이는 형상과 내 사이로 끼어들 듯 가로막고 선, 선명한 붉은 색의 비싸보이는 차(잘 모르니까 어쩔 수 없다고)에 놀라 살짝 뒤로 물러섰다. 뭐, 뭐야. 이 상황은. 어리둥절할 틈도 없이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차의 문이 열렸다. 처음보는 사람이 다짜고짜 차에 타라며, 제대로 된 설명도 해주지 않고 재촉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절대 타면 안 되는 상황이지만. 그건 알지만. 그렇게 따지면 상식적으로 저 커다란 검은색 뭔가도 존재하면 안 되는 게 아닌가?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일단 차에 올라탔다.
“그, 그게. 지금 저건 대체…? 뭔가요? 무슨 촬영? 앗, 자, 잠깐만요. 한 사람 더 있는데, 저쪽에 푸른색 머리를 한 사람이—”
맞아, 헛것일지도 모르지만 진짜 사람이면 어떡해? 아까 그 사람이 보였던 곳을 힘껏 가리키며 필사적으로 전달했다.
@차에 타서 아까 그 환각 같은 푸른 머리 소녀가 보였던 곳을 가리킨다
467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3mtGFfWN16) Mask
2021-10-05 (FIRE!) 23:05:51
나츠키는 차 문을 닫고 들어와 방금 보았던 곳을 가리켰습니다. 사람의 형상이 보였던 곳을 가리켜보이려 하였습니다....463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사람? 사람은 너 뿐인데 뭔 소리 하는거니? "
분홍 머리를 한 여인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습니다. 그녀의 말대로 나츠키가 가리킨 곳에는 사람의 모습 하나 보이지 않았고, 주변엔 여인을 제외하면 나츠키 혼자였습니다. 이상하지요. 잠깐이었지만 분명 그곳에는 사람의 형상이 있었는데요.
"뭔 상황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우린 빨리 가야해!!! 지금 굉장히 급한 상황이야! 얼마나 다급한지는....."
- 쿵.
여인이 말하기 무섭게, 나츠키가 방금 보았던 검은 다리의 형상이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방향과 들려오는 소리로 보아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자. 출발한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요란한 시동 걸리는 소리와 함께 포르쉐가 출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매우 빠른 속도로 밟고 있으니 차멀미에 대비해 주십시오.
469 카시와자키 나츠키 (FP2zojuQHg) Mask
2021-10-05 (FIRE!) 23:17:53
“—어? 분명 있었는데…”
분명, 잠깐이지만 분명 보였는데. 혹시 쓰러져 있는 거 아니야? 지면에 찰싹 붙어있는 거 아니야? 창문에 찰싹 붙어서 확인해보지만, 역시 없다. …잘못 봤던건가? 괜히 이상한 말을 해서 시간만 끌어버렸다. 조금 미안해지지만, 그 미안함을 말로 표현하기에도 지금은 시간이 모자란 것 같다. 또 다시 울리는 쿵하는 소리. 검은 다리의 형상. 아까보다 더 가까워진 것 같다. 위험해. 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 저거 진짜? 다시금 저 까만 다리의 정체와 이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려고 했는데…
“으악! 그, 그러니까 대체 저건 뭔가요? 저거 진짜에요? 대ㅊ—”
말을 끝내기도 전에 차가 출발했다. 급출발에 몸이 뒤로 쏠려 자연스럽게 등받이에 푹 눌리는 꼴이 되어버렸다. 몸을 일으켜서 제대로 앉아 창밖을 보니 엄청난 속도로 주변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너, 너무 밟는 거 아닌가… 사고라도 나면 바로 죽겠는데요.
“으, 으… 이게 대체 무슨…”
멀미를 방지하기 위해 창 밖을 보면 되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경치 때문에 멀미를 할 것 같다. 너무 빠른 것 아니냐고, 그런 말도 하고 싶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안전운전을 부탁하면 오히려 목숨이 위험해질 것 같기도 하고. 발치를 보면서 짧게 숨을 가다듬고, 다시 고개를 들어 운전중인 사람을 보았다. 가능하면 창 밖으로 시선이 안 가게 조심하면서.
“…그래서, 대체… 어디로 가는 건가요? 저건 대체 뭐고, 대체 무슨 상황인거죠?”
@질문을 해본다. 부디 답이 돌아오길 바라면서.
475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Mask
2021-10-06 (水) 00:09:17
포르쉐는 달립니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갑니다. 창 밖으로 총성이 들려오고 도롯가에는 아예 탄환이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포르쉐는 달려나갑니다. 목적지인 본부를 향해 질주해나갑니다.469
이따금씩 창 밖에서 탱크로 보이는 물체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그건 당장 나츠키에게 있어서 중요한 일은 아닐겁니다. 그래도 역시 뒤를 보진 않는 편이 좋을 듯 싶습니다. 우지끈 콰광 하고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저거? 저건 저 바다 너머에서 온 것들 중 하나야. 우리 인류를, 세계를 멸망시키러 온 것들이지.... 아이쿠! "
재빨리 운전대를 틀어 차 앞으로 보이는 전봇대를 피하곤, 숨을 고르며 여인은 말을 계속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네르프에선 저것들을 사도 라고 부르고 있어. 저것이 지금 도시에 침입했고, 우리는 그걸 막아야 한단다. "
창 밖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가 밝아졌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인은 다시 엑셀을 밟아 질주하기 시작하며, 나츠키를 향해 다음과 같이 물으려 하였습니다.
"아마 네 아버지께서 대강 상황을 설명해 주셨을 것 같은데...... 아버지께 혹시 뭐라도 들은 게 있니? "
하지만, 나츠키도 잘 알다시피......들은 건 딱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480 카시와자키 나츠키 (hwD7t2w28c) Mask
2021-10-06 (水) 00:28:02
창 밖으로 점점 이상한 것들이 보인다. 현실에는 존재하지만 내 일상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 그나마도 게임으로나 접해볼만한 풍경들 말이다. 도로에 박힌 탄환들이나, 이따금 보이는 탱크 같은 것들이나. 아, 역시 뒤를 돌아보는 건 그만할까. 타임어택이라도 하는 느낌으로 시꺼먼 다리가 따라오고 있으면 너무 무서울 것 같으니까. 아니 그보다 내가 지금 뭘 들은거야. 인류를 멸망시키러 온 거라고?
“저기 진짜 죄송한데 이거 뭐 촬영중인 건 아니죠…? 으악!”
방금 코앞까지 전봇대가 왔던 것 같은데! 차가 크게 휘청인 느낌이 들고, 가까스로 전봇대를 피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위급상황에서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가주는 건 감사하지만, 역시 잘 못알아듣겠네요. 그 사도라던가 하는 부분이… 세계를 멸망시키러 왔다고 하는 것도… 그리고 지금 ‘우리는’이라고 했어! 은근슬쩍 날 포함시켰잖아. 뭐냐고, 내가 저런 걸 어떻게 막는데! 은근슬쩍 저를 포함시키지 말아주세요, 라고 대답하고 싶었는데, 그 다음에 이어진 질문에 말이 턱 막혔다.
“……역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누가 올테니까, 같이 오라고만 했어요. 그거 말곤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었어.”
자연스럽게 시선은 내려간다. 바보같아. 그래도 혹시, 데리러 와주는 게 아닐까 했는데. 그게 아니라도 안부라도 물어봐주길 바랬는데. 아무것도 없었어. 역시 이번에도. 짜증나. 괜히 눈물이 나올 것 같아 고개를 휙 돌려 창 밖을 봤다.
@
486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Mask
2021-10-06 (水) 00:58:18
- 쿵.480
- 쿵.
- 쿵.
정말로,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창 밖이 계속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하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리라 장담합니다.
"그렇구나...... 오라는 말 외엔 정말로 들은 게 없다는 거지? "
여인은 나츠키의 말을 보고 놀랐다는 듯 말하였습니다. 차창에 달린 미러로 그녀의 눈이 굉장히 휘둥그레져있는 게 보입니다.
"미안하구나. 네 아버지께선 자세하게 다 알려주실 줄 알았어. 그도 그럴게 그분은 네르프 총사령관이시잖니. "
총사령관? 이 분께서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걸까요? 나츠키는 아버지의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던 지금은 더더욱 그분이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알고 있을리 없습니다. 연락을 나눈다 해도 그저 일상적인 이야기만 했을 뿐이니까요.
"촬영중은 아니니 마음 단단히 먹으렴. ...나도 이게 촬영이라 믿고 싶단다. 간다! "
운전대를 바삐 움직이며 여인은 어느 터널로 들어섰습니다.
짐작컨대, 이 터널을 나오고 나면 나츠키는 한 건물에 도착해 있게 될겁니다.
- 3. 直視 (10/06/2021)
640 카시와자키 나츠키 (hwD7t2w28c) Mask
2021-10-06 (水) 22:47:22
창 밖은 어두워졌다 밝아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좋은 징조는 아닐 것 같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쓸 때가 아니었다. 차창에 달린 미러에 비치는 표정을 보아, 저 사람은 정말로 내가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는, 그 사람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것 같다. 뭐, 그렇겠지. 결국 괜한 기대였던거야. 부풀어오르는 내면의 소리가 마음을 좀먹어 가는 것 같다.
"...총사령관이라구요? 그 사람이? ...알려주기는커녕 그런 얘기 자체를 제대로 해본 기억도 없는데요. 아니. 오히려 놀랐네요. 그동안 내버려두고 자식 취급도 안 하더니 그래도 주변엔 딸이 있다고 얘기하기는 했나 봐요? 쓸데없이.“
괜한 기대에 실망한 마음은 역시나 분노로 바뀌고, 괜히 가시돋친 어조의 말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여인에게 향했다. 창 밖은 여전히 어두웠다가 밝아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곧 끝나는 모양이다. 저 앞에 있던 터널이 어느샌가 우리를 집어삼키고 있었으니까.
"...촬영중이 아니라 진짜 현실이라니, 그런 일이 있을리가...“
창 밖이 어둠에 삼켜지는 틈을 타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터널 속 조명에 눈이 익숙해졌을 무렵엔 아마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멀리 날아갔겠지.
그렇게 터널을 지나자 한 건물에 도착했다. ...여긴 대체 뭐하는 곳이지?
촬영 스튜디오는 아닐 거고, 굳이 아버지 이야기를 꺼낸 걸 보면... ...아버지가 여기에 있는 건가. 어쩌면, 어쩌면 얼굴을 마주한다면... 그래도 조금은... 또 다시 기대를 해버리고 만다.
기대와 불안이 섞인 얼굴을 하고, 나는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봤다.
@도착한 장소를 둘러본다
665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Mask
2021-10-06 (水) 23:54:57
“….조금 곤란한 질문을 하게 된 거 같아 미안하구나. ”640
여인은 나츠키의 말을 듣고는 그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금 엑셀을 밟을 뿐이었습니다…
긴 운전 끝에 나츠키가 도착한 곳은 푸른 피라미드가 우뚝 서있는 지하의 한 공간이었습니다. 지하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지상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지요, 다만, 호수에 푸른 물이 고여있다는 점이 좀 놀라운 부분이었습니다. 땅 위에서는 바다든 호수든 붉은 물밖에 볼 수가 없었으니까요.
감상에 젖는 것도 잠시, 여인의 자켓 주머니 쪽에서 벨소리가 울려왔고, 잠시 통화가 이어지더니 여인이 나츠키를 향해 제 휴대폰을 건네려 하였습니다. 스피커폰이 켜진 상태입니다.
“사령관님 전화야. 꼭 바꿔달라고 하셔서… 괜찮니? “
바꾸자마자 제 이야기부터 꺼내시는 걸 보니, 역시 기대할 것도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670 카시와자키 나츠키 (xb2I/LlKgU) Mask
2021-10-07 (거의 끝나감) 00:02:11
"와아, 파란 호수...“
푸른 피라미드보다, 지하라고는 생각도 못할 공간보다 시선을 빼앗은 건 푸른 호수였다. 대단해. 바깥에는 전부 빨간 색인데, 여긴 파란 물이 있다니. 잠시 아까의 기대감도, 이곳에 대한 의구심도 접어두고 감상에 빠지려는 찰나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벨이 울렸다. 내 것은 아니고, 차를 운전했던 사람 쪽이다. 내 전화가 아니니까 상관 없겠지, 다시 감상에 빠지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글러먹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
스피커폰이 켜진 채로 건네진 휴대폰을 받아들자 바로 목소리가 들린다. 잘 도착했냐는 물음하나 없이, 도착했다면 바로 4번 게이트로 오라는 지시만이 담긴 목소리. 역시 기대할 것도 없었다. 왜 그런 기대를 해서 나는... 입을 꾹 다물고 휴대폰을 노려보다가, 나는 가차없이 손을 뻗어 통화를 종료했다.
"...가죠. 4번 게이트가 어디인지만 알려주세요. 혼자서 갈 수 있어요.“
그리고 휴대폰을 돌려주려고 내밀면서 말했다. ...대답도 없이 끊기는 했지만, 가기는 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여기까지 와서 안 간다고 버텨도 좋을 건 없을 것 같고. 무엇보다 돌아가는 길은 모르는 걸.
@그래도 일단 오라는데... 가야죠...
685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IIfPTkcWU) Mask
2021-10-07 (거의 끝나감) 00:58:28
"4번 게이트는 건물 동쪽으로 가야 하는데....이제 처음 왔는데 길을 잃을 수도 있지 않겠니? "670
분홍 머리의 여인은 걱정스럽다는 듯 나츠키에게 물었습니다.
나츠키의 눈으로 봐도 확실히 거대한 본부의 건물이 눈에 띕니다. 학생 혼자 돌아다니다 길을 잃기 쉬워보입니다.
"가는 길이 좀 복잡하니 일단 따라오렴. 이쪽부턴 걸어가야 한단다. "
혼자 갈 수 있다는 나츠키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인은 웃으면서 나츠키를 향해 눈짓하곤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따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길이 좀 많이 방향을 틀어야 하고 중간중간 레일을 타야 하고 그렇겠지만... 일단 따라가 보면 오래 지나지 않아 나츠키의 머리 위에도 GATE 4 란 글자가 떠오르는 걸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4. 前夜 (10/07/2021)
걱정을 품은 물음에 나는 그저 고개를 살며시 돌려 호수를 보았다. 그야 처음 왔으니까 100% 길을 잃어버리겠지. 아니면 엄청나게 늦게 도착하거나. 알고 있다. 지금 밖에서 본 그 이상한 검은 생물체라던가, 탱크라던가 그런 걸 보면 엄청나게 비상사태라는 걸. 뭘 시키려는 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래서 날 부른 거라는 짐작도 조금은 할 수 있고. 아무튼 머리로는 대충 파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전의 통화로 욱한 마음은 비이성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다.
가긴 가주는데, 순순히 가주지는 않을 건데? 좀 늦더라도 중간에 길을 잃더라도 어쨌든 4번 게이트에 도착만 하면 되는 거지? 당신이 급하든 아니든 그건 나랑은 전혀 상관없고 말이야.
그런 속내를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어서 그저 삼키고,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내 앞의 어른은 웃으며 길을 안내해주고 있었다. ...초면인 사람을 상대로 여기서 더 고집을 부릴 수도 없고, 어쩔 수 없나. 두 걸음 정도의 거리를 두고, 내키지 않는 걸음을 옮겼다.
"...진짜 복잡하네요.“
아니 뭐야 이 구조. 코너가 나올 때마다 꺾는 건 물론이고 중간중간 레일도 타고... 대체 뭔...
고집대로 혼자 갔다간 늙어 죽을 때까지 탈출 못할 것 같은 복잡한 길인데... 원하는대로 하지 못한 분함과 그렇게 안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섞여 복잡한 심정으로 툭 내뱉었다. 그리고 오래 지나지 않아 보이기 시작했다. GATE 4. ...아버지는, 나와 있는 걸까. 이번엔 별 기대 없이 심드렁한 얼굴로 둘러봤다.
@
802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IIfPTkcWU) Mask
2021-10-07 (거의 끝나감) 23:05:12
4번 게이트에 도착한 나츠키는, 다른 게이트와 다를 바 없는 녹빛 철로 된 벽과 거대한 내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머리 위로 모니터링실로 보이는 곳이 있었는데 창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있어서, 올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나츠키는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 여러대, 의자가 있지만 앉아있는 사람은 없고, 중앙에 서 있는 한 남자....798
아니, 아버지라고 불러야 옳을까요.
"이제 왔나. "
검은 네르프 정복을 입은 남자, '카시와자키 나오키' 는 무정한 눈으로 나츠키를 내려다 보며 말하였습니다.
수 년만에 만난 딸아이를 대하는 태도 치고는, 상당히 냉랭한 태도입니다.
"여기까지 안내하느라 수고 많았다, 유즈키 대령. 그리고 나츠키....저길 보도록. "
나오키는 무심하게 여인과 나츠키를 번갈아 보고는 나츠키의 뒤를 가리키며 말하였습니다.
보랏빛과 초록색이 섞여있는, 눈이 정확히 두 개 달려있는 기체.
어깨에 달려 있는 구속구에, 유난히 섬뜩해 보이는 얼굴.
"다른 말 할 것도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나츠키, 저 것에 타라. "
나오키는 안경을 올리며 무심하게 나츠키에게 말합니다.
권유가 아닌, 명백한 통보로 들리는 소리입니다.
808 카시와자키 나츠키 (xb2I/LlKgU) Mask
2021-10-07 (거의 끝나감) 23:22:09
녹빛 철로 된 벽과 머리 위로 보이는 통유리창 너머의 모니터가 빼곡한 곳. 이 건물이라는 곳엔 어울리지만, 이런 곳에 내가 와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거리감이 느껴지는 풍경이다. 그리고 그런 곳에, 그 장소 중앙에는 아버지가 서 있었다. 하지만 직감했다. 그냥 길을 가다 마주친 사람에게 주는 눈빛이 더 다정할 거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차갑고 무정한 시선에, 아주 조금, 정말로 조금이지만 하고 있었던 기대는 산산조각 나버릴 것을.
오랫동안, 아주 오랜 시간동안 만나지 못한 딸을 앞에 두면 보통은 뭐라고 할까. 다른 평범한 가정에서는 먼저 뭐라고 말을 걸까. 오랜만이구나? 잘 지냈니? 건강하니? 아주 조금은 그런 말을 기대했다. 아니. 그런 다정한 말이 아니라도, '그 머리는 대체 어떻게 된 거냐'라는 핀잔이라도 좋았다. 차라리 그건 지금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관심이라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내가 기대하던, 바라던 그 어떤 말도 아버지의 입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다른 말 할 것도 없다는 냉랭한 말과, 저 것에 타라는 통보 밖에는,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었어.
"......그게 다야? 대체 뭐야. 다른 말 할 것도 없다니 그게 대체 뭐냐고! 갑자기 불러놓고서 맨 처음 보자마자 하는 말이 다른 말 할 것도 없다니. 잘 지냈냐던가, 어떻게 지냈냐던가. 아, 그래! 뭐 이상한 거대 물체가 등장했으니까 뭔가 비상사태 같으니까, 그런 대화 할 틈이 없을 수도 있겠네. 그래도, 그래도 하다못해 '오는 길에 다치지는 않았니'라던가, 그런 것 쯤은 물어봐줄 수 있잖아? 난... 난 당신 딸이라고!! 당신은 내 아버지고!! 그런 것 쯤은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런데, 다짜고짜 하는 말이라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절규하다시피 내뱉었다. 스스로가 들어도 처절할 정도의 목소리가 건물 내부에 공허하게 울렸다. 아버지를 쏘아보는 눈가는 점점 흐릿해져서, 어쩐지 분했다. 울기보다 화를 내고 싶었는데. 그래도 울고 싶은 것은 사실이라. 손등으로 대충 눈가를 훔쳐내고, 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건데? 죽이기라도 할 거야?“
떨리기는 하지만 빈정거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다시 아버지를 보았다.
@고분고분하게 타주지 않는 불속성 효자...
818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IIfPTkcWU) Mask
2021-10-07 (거의 끝나감) 23:57:56
나오키는 딸아이의 말에도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듣고만 있다가, 싫다고 하면 어쩔거냐는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말을 꺼냅니다.808
"싫다라...... 싫다고 할 수있는 상황인가? "
여전히 표정 변화 없이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눈썹이 올라가 있는 걸 보니 정말로 어이가 없는 듯한 얼굴입니다.
"네가 저 기체에 타지 않으면, 세계는 멸망한다. 너를 그동안 보살펴 주었던 자들 역시, 죽게 될 것이다. 네가 그동안 연을 맺었던 자들도, 전부 목숨을 잃게 되겠지. "
꼭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듯 단언하며, 나오키는 다시 거체를 가리키며 말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도록 하지. 나츠키, 에바에 타라. 이건 권유가 아니다. "
829 카시와자키 나츠키 (LOUzeQI1jM) Mask
2021-10-08 (불탄다..!) 00:16:17
"...하. 어이가 없는 쪽은 이쪽이라고.“
아, 표정이 변했다. 표정이라고 하기엔 눈썹만 올라갔을 뿐이지만 그래도 뭔가 바뀌긴 했네. 얼굴 근육이 아예 고정되어 있는 건 아니었구만. 무심코 드는 그런 생각을 한 쪽으로 흘려보냈다. 세계가 멸망한다니. 아니, 솔직히 하루 아침에 불려와서 그런 말을 들어도 말이지. 오히려 현실감이 없다고 이거? 그 새까만 다리만 안 봤어도 '아앙? 머리 돌아버린거 아니야? 이 미친 아저씨가.'라고 쏘아붙였을지도 모를 정도로 말이야. ...애초에 이상하잖아. 어른을 냅두고 나같은 아이한테 싸우라고 시키는게, 그런 괴물같은 거랑... 그 생각을 단칼에 자르듯이 권유가 아니라는 말이 날아왔다. 짜증나 진짜. 잔뜩 인상을 쓴채로 쏘아붙였다.
"권유가 아니면? 강제야? 세계따위 멸망해버려도 상관없다고 하면 어쩔건데. 억지로 들어다 태우기라도 하게?“
하지만 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전부 목숨을 잃게 된다는 말에, 사실 속으로는 움찔했다. ...세계가 멸망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지금껏 돌봐준 친척들도, 전의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도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그건, 그것까지 바라는 건 아니니까. ...짜증나.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저 사람도 짜증나고, 그냥 거절하지 못하는 나 자신도 싫다.
"...아 진짜, 짜증나... 마음같아선 다 뒤져버렸으면 좋겠어. 특히 당신. ...그래서, 어떻게 타면 되는데. 저 이상한 보라색 초록색 대가리 위에 올라타라는 건 아닐 거 아냐."
@짜증나지만 일단 타야지 뭐 어쩌겠어요 어휴
843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QOSdSNjulo) Mask
2021-10-08 (불탄다..!) 00:28:50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에 나오키는 지긋이 나츠키를 바라보더니, 천천히 말을 꺼냅니다.829
"세계가 멸망한다는 데도 상관없다라...... 많이 컸군. "
그 뒤로 뭐라 작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만, 너무 작은 목소리였기에 나츠키의 청력으론 알아듣기가 어려웠습니다.
"유념토록 하지. "
나오키는 머리를 쓸며 말하곤, 다시 나츠키 뒤의 거체를 가리키며 말하였습니다.
"바로 플러그 슈츠로 환복 후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엔트리 플러그에 탑승하도록. 그리고, 대가리가 아니라 에반게리온 초호기 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츠키의 뒤로 흰 가운을 입은 기술부 직원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들의 뒤를 따라가면 어떻게든 될 것 같습니다. 탑승을 준비하시겠습니까?
847 카시와자키 나츠키 (LOUzeQI1jM) Mask
2021-10-08 (불탄다..!) 00:38:20
보통 딸이 아빠한테 뒤져버렸으면 좋겠다고 하면 좀 혼내는게 정상 아니야? 그냥 저렇게 보고 있을게 아니라? 진짜로 어이가 없네. 담담한 반응이 별로 맘에 안 들어서 한층 더 인상을 쓰고 아버지라는 사람을 마주본다. ...작게 뭐라고 한 것 같지만 잘 들리진 않았다. 뭐야. 말을 할거면 확실하게 하던가. 혼자 뭐라고 그러는거야. 유념토록 하기는 또 뭘 하냐고. 괜히 속으로 투덜거리며 뒤쪽을 돌아봤다.
"아으 깜짝이야. 뭐야 대체. 다들 어디 숨어있던거야...요, 정말...“
플러그 슈츠인지 초호기인지 뭔지 아무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느새 뒤에 사람들이 있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다. 초면인 어른들(그것도 아주 수가 많음)이니 일단 천천히 말끝에 존대를 붙였다. 아까 그 사람... 유즈키라는 사람은 같이 안 가는 건가. 어쨌든, 이 사람들을 따라가면 되는 모양이다. 몸을 돌려서 가운을 입은 사람들을 따라가며 중얼거렸다.
"...흥. 초호기든 대가리든 부르기만 하면 됐지. 완전 에바야.“
@ 따라갑니다
864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QOSdSNjulo) Mask
2021-10-08 (불탄다..!) 01:10:38
나츠키는 아버지를 뒤로 하고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한 하얀 건물로 따라갑니다...847
온통 하얀 벽에 하얀 가구들로 가득하였고, 왼쪽 벽 한켠에 붉은 버튼 하나가 붙어있고, 오른쪽 벽 한켠에 하얀색과 파란색 바탕이 섞인 전신슈트 한 벌이 걸려있는 게 눈에 띕니다.
다른 옷걸이 없이 이 옷걸이 하나만 걸려있는 걸로 보아, 처음부터 나츠키 한 명만 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
"환복이 끝난 뒤엔 빨간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누르시는 즉시 테스트가 시작될 것입니다. "
하얀 가운을 입은 여성 직원이 덤덤히 나츠키에게 말하고는, 나가려다 말고 이렇게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는 거지만, 테스트 종료 문구가 떠도 그대로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
잘은 모르겠지만 테스트가 끝나도 나츠키가 조종석에서 나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868 카시와자키 나츠키 (LOUzeQI1jM) Mask
2021-10-08 (불탄다..!) 01:16:45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은 하얀 건물. 안은 하얀 벽과 하얀 가구들고 가득했다. 유이하게 다른 색을 지니고 있는 것은 왼쪽 벽의 붉은 버튼, 그리고 옷걸이에 걸린 푸른색이 섞인 전신슈트였다. 이걸로 갈아입으면 되는 건가. 그나저나 테스트? 고작 테스트 때문에 그 난리를 친거야? 조금 어이가 없어지려고 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뒤에 덧붙인 말에 그 생각은 부정당했다.
"에, 아... 네.“
테스트 종료 문구가 떠도 앉아 있으라니. 그냥 테스트만 하는 게 아닌가. 몇 초 정도만 앉아 있다가 훌쩍 내려서 '타기는 탔다 에베베베'하는 걸 아예 못하게 원천봉쇄 당한 느낌이다. 큭. 졌다. 뭐에 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신슈트는 처음 입어보는데, 어쨌든 어찌어찌 갈아입고, 원래 입었던 옷도 잘 걸어 정리해둔 다음 왼쪽 버튼으로 향했다. 빨간 버튼.
"생긴 건 되게 자폭버튼처럼 생겼네.“
심드렁하게 중얼거리며 버튼을 꾹 눌렀다. 어디 해보자고. 그 테스트인지 뭔지.
@ 버튼을 누른다
883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QOSdSNjulo) Mask
2021-10-08 (불탄다..!) 01:52:43
솔직히 생긴 것만 봐서는 완벽한 자폭 버튼과도 같은 모습입니다.868
그렇지만 지금으로썬 그냥 문을 여는 버튼1로 생각해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붉은 버튼을 누르고 얼마 되지 않아, 나츠키의 앞으로 게이트가 열렸고, 주홍색 기둥으로 보이는 것이 나츠키를 반겨주었습니다. 방금 보았던 하얀 가운을 입은 직원들이 양쪽으로 서 있는 걸로 보아, 이들이 나츠키의 탑승에 도움을 줄 예정인 듯 합니다.
나츠키가 이들을 따라 복잡한 탑승 과정을 거치고 나면, 엔트리 플러그의 문이 닫힐 것이고, 액체가 턱 끝까지 올라오는 걸 참아내며 나츠키는 이후 이어질 테스트를 대비하게 될 것입니다.
결과가 나온다면...
.dice 10 100. = 41
테스트 결과가 나와도 움직이지 마시고 그대로 자리에서 대기해 주십시오.
- 5. 激突 (10/09/2021)
116 카시와자키 나츠키 (9/uiYYAD1M) Mask
2021-10-09 (파란날) 22:37:53
탑승 과정은 복잡했다.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아마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엔트리 플러그의 문이 닫히고, 액체가 차오를 땐 반사적으로 숨을 참았다. 뭐야?! 익사?! 수장당한다?!라고 당황하기도 하고. 그치만 액체 안에서 숨을 쉴 수 있다니, 몰랐어 그런 건...
"...그러네. 전부 모르는 것 투성이...“
아버지라는 사람이 뭘 하는지도,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이 초호기라는 것도, 이 액체도...
나는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어쩐지 스스로가 조금 한심해졌다.
테스트가 끝나자 표시된 수치는, 높은 건지 낮은 건지 잘 모르겠는 숫자였다.
끝나도 자리에 앉아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으니, 얌전히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 앉아서 기다립니다
126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y6X5fFS8TI) Mask
2021-10-09 (파란날) 23:01:46
타카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엔트리 플러그의 문이 닫히고, 덜커덩 하며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다시금 예의 주홍빛 액체가 발끝부터 차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릿한 것이 영락없는 피냄새와 같은, 그 기분나쁜 액체가 말입니다.114>>116
그리고 플러그 전체에 물이 차오르고 난 뒤, 곧 조종석 주변의 화면에 이런저런 글자가 뜨더니, 잠시후 화면에 바깥의 모습이 비춰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다만 밖의 모습이 너무 급속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처음 타는 타카기로썬 계속 보고 있으면 좀 어지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호기는 빠른 속도로 사출구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영호기 스스로가 움직이는 것이 아닌, 레일에 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출구에 완전히 도착하였다면, 플러그 내에 카운트다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 Five, Four, Three……
추측컨대 이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나면, 타카기는 더이상 이곳에 있지 아니하겠지요.
그것은 저 다른 게이트에서 조종석에 타고 있는 나츠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테스트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깥을 볼 수 있게 된 나츠키도, 타카기와 같이 빠른 속도로 바뀌는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걸까요. 이제 막 이 도시에 도착한 나츠키로서는 모르는 것, 모르는 것 투성이입니다.
비록 지금은 아버지에 대해서도, 지금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지만,
괜찮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알 수 있을 겁니다. 알게 될겁니다.
그러니 지금은 자책하기보다는, 눈 앞의 상황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영문모를 상황이 끝나고 난 뒤에, 궁금한 것을 물어보러 가도록 합시다.
- One.
이윽고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강한 진동소리와 함께 영호기와 초호기가 위로 발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상으로 완전히 올라갔을 때의 충격에 대비해 주십시오.
131 카시와자키 나츠키 (9/uiYYAD1M) Mask
2021-10-09 (파란날) 23:21:05
글자만 표시하던 화면이 바깥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다. 솔직히, 이런 기술(?)은 굉장하네. 하지만 바깥 풍경이 너무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서 멀미할 것 같아. 윽, 이거 뭔지 알 것 같은데. 몇 시간 전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차를 타고 움직일 때의 느낌이다. 그 때는 창이라는 좁은 범위만 보지 않으면 괜찮았지만, 이건 뭐 사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넓은 화면이니 그저 견디는 수밖에 없다는 차이가 있겠네. 묘하게 올라오는 구토감을 억누르기 위해 짧게 숨을 내쉬었다. 의식하지 않아도 떨리는 손끝으로 레버를 가볍게 고쳐 잡았다.
"...아― 진짜... 짜증나.“
아무것도 모르는 이 상황, 정체를 알 수 없는 적,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기묘한 로봇(같은거).
미지에 대한 공포는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공포라고 했던가. 하지만 지금은 어쩐지 두려움을 넘어서 분노까지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허세일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어쩔 수 없다고. 다 쳐죽여버릴거야.
묘한 부유감이 들었다가 가라앉는다. 하지만 위로 상승하고 있는 느낌은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위로 올라가고 있는 걸까. 바깥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슬그머니 이를 꾹 물고서 숨을 죽였다.
@ 초호기 발진! 충격에 대비합니다
144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73L9YXBnRw)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00:10:34
127>>131 Pilot
136 Operator
“당연할 것입니다. 파일럿들은 모두 재앙 이후 태어난 학생들로 선정되었습니다. “
이오리는 나루미의 말에 덤덤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더니, 나루미 자리쪽에 있는 모니터로 몸을 숙이려 하였습니다.
갑자기 가까워지게 되어 당황하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그녀는 나루미가 아니라 나루미 자리의 화면에만 관심이 있어보이니 당황하지 않아도 괜찮을 듯 합니다...
“…지금부터 후카미즈 양 쪽으로 마이크를 연결해 놓겠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
갑작스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셔서 영문은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가 나루미에게 있어 본격적인 업무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이오리가 명령문을 입력하기 시작하기 무섭게, 나루미는 중앙 화면에 보랏빛 기체와 하얀 기체가 떠오르기 시작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눈앞의 검은 거인과 비슷한 키이지만, 온 몸에 특수 장갑을 끼고 있는 거체.
에반게리온 영호기와 초호기입니다.
한편. 빠른 속도로 바닥과, 녹빛 벽과, 지오프론트에 안녕을 고하고, 푸른 하늘을 마주하게 된 파일럿들의 앞에는, 팔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걷고 있는 같은 가면을 쓴 거인이 서 있었습니다.
여전히 중앙의 붉은 구체로 오는 포탄을 막으며,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제3사도 사키엘입니다.
주위를 둘러본다면 파일럿들은 서로가 탄 기체와 비슷한 기체가 올라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꽤나 멀리 떨어져 있어 전신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게이트를 다른 곳으로 탄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추측컨대 둘은 서로 다른 길로 올라온 모양입니다.
주위의 풍경에 적응할 틈도 없이, 조종석 내부에 나직한 목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종석 화면의 왼켠에 마이크를 붙잡고 있는, 기술부 부장 '유즈키 이오리' 의 얼굴이 담긴 화면이 작게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깊은 감사? 감사의 말씀이요? 진심인 걸까요?
갑자기 이곳으로 불려와 타게 된 타카기와 나츠키로썬, 과연 깊은 감사를 할 필요가 있을지 싶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건물 하나가 바닥 아래로 내려앉고, 그 자리를 라이플, 도끼, 나이프, 장검으로 보이는 무기 등이 꽂힌 무기고가 채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원하시는 무기를 잡아주세요. 무기를 잡고난 뒤부터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될겁니다.
152 카시와자키 나츠키 (8f5OK.Ea2w)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00:21:23
위로 올라왔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팔을 휘저으며 걷고 있는 이상한 것. 가면을 쓴 것 같은 거인. 아까 보인 까만 다리는 이 녀석의 것이었을까. 그리고 또 하나는 이 보라색 대가리... 초호기?라고 했던가. 아무튼 지금 타고 있는 이거랑 비슷해 보이는 또 하나의 거대한 로봇 같은 것. 뭐야, 이거 말고도 하나가 더 있던거야? 그럼 저걸 내보내면 됐지 왜 나까지... 또 불평을 중얼거리려다가 조종석 안에 울리는 목소리-일단 내 것은 아니었다-에 깜짝 놀랐다.
"으앗, 누구? 아, 아...“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화면 왼쪽, 얼굴이 뜬 작은 창에 시선을 고정했다. 유즈키...라고 했지만 아까 그 사람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은데. 그보다 감사의 말쓰으으음?
"하...아...? 뭐 어쨌든... 알았어요.“
감사의 말씀이란거에 태클을 걸고 싶지만 이제 그냥, 아무래도 좋게 되어버렸다고 할까. 이해 불가능인 사태가 연속으로 이어지니까 아무래도 좋게 되어버렸어... 건물이 사라지고 나타난 무기고에서 도끼를 골라 잡았다. 음, 총은 써본 적도 없고, 고른다면 무난하게 날붙이가 좋겠지. 그리고 어쩐지 도끼가 끌렸다.
@ 도끼를 집어듭니다
161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73L9YXBnRw)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01:00:06
155 Operator
149>>152 Pilot
이오리는 나루미의 말을 듣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복잡한 심정입니다만 그래요, 지금은 일에 집중하는 게 마음이 편하겠지요.
건담인지 모를 정체 불명의 갑옷을 입은 거체, 에반게리온 들은 이오리의 안내를 듣고 하나 둘씩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루미의 헤드셋으로는 아직까지 그들에게서 별다른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투가 시작된다면 조금 얘기가 다를지도 모릅니다.
타카기와 나츠키는 제각기 다른 무기를 쥐어들었습니다.
타카기는 거대한 일본도 비스무리하게 생긴 장검을, 나츠키는 꽤나 큰 형태의 도끼를 집어듭니다. 인간의 기준으로는 한없이 거대한 크기이지만, 지금의 둘로는 한손으로도 문제없이 들 수 있는 무기입니다.
[ 조종석 레버의 중앙 버튼을 누르시면 투명한 방어막이 전개될 겁니다. ‘AT 필드’ 라 하는 것인데, 이것은 여러분 앞의 거인 역시 전개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힘으론 이걸 찢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모쪼록 저 보이시는 붉은 구체를 부수는 것을 목표로 최대한 적을 몰아붙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제한 시간 내에서라면 여러분은 마음껏 이 도시에서 움직이실 수 있으실 겁니다. ]
덤덤한 여성의 목소리는 계속 설명을 이어가더니, 잠시 말을 멈추고 다음과 같이 덧붙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더이상 예의 여성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타카기와 나츠키가 출발하기 시작한다면, 둘은 화면 중앙 위쪽에 다음과 같은 숫자가 뜨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59, 58, 57… 점점 줄어드는 숫자로 보아 이것은 시간, 그것도 제한 시간입니다. 여러분이 이 에반게리온 에 타실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 시간을 넘기면, 에반게리온은 더이상 기동하지 않고 멈추게 됩니다. 이 점 반드시 유의해 주십시오.
“안내가 끝났기 때문에, 이 마이크는 이제 후카미즈 양께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
설명을 끝내고 잠시 숨을 고르던 이오리는 마이크의 방향을 다시 나루미 쪽으로 다시 돌려주려 하였습니다.
“이제부터는 적을 관찰하시는 도중 빈틈이나 약점이 노출될 경우엔 바로 저기 파일럿 학생들에게 전달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바로바로 안내해 주시면 파일럿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옵니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도, 사키엘이 괴성을 내며 속도를 내어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거인이 움직이는 방향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파일럿들이 피하지 않으면 그대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175 카시와자키 나츠키 (8f5OK.Ea2w)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01:16:39
윽, 다른 사람, 저 다른 로봇에 타고 있는 사람하고도 통신이 되나? 저쪽으로 추정되는 목소리도 들린다. ...말 좀 조심해서 해야겠는데 지금은. 아니 상황이 맘에 안 드는데 말까지 가려서 해야한다니 이건 좀 열받지만. 이 열받음은 도끼로 저걸 때려눕히는데 쓰도록 해야겠다. 목표는... 붉은 구체인가. 목소리가 지시한 구체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제한 시간이라는 말에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뭐? 제한 시간?!
"에? 제한 시간? 설마 이 5분?? 너무 짧지 않아요?! 저기요?“
무운을 빈다는 말을 끝으로 안내해주던 목소리는 더는 들려오지 않았다. 아니! 쫌! 5분으로 뭘 하라는 거야? 나, 나 아직 조종법도 익숙하지 않은데? 도끼를 쥐고 당황하고 있을 틈도 별로 없었다. 점점 줄어드는 숫자가 조바심을 불러일으킨다. 바로 그 때.
"...내가 타고 있는 게 보라색 대가리가 맞긴 한데. 그러는 그쪽은 저거에 탄 사람?“
뭐야, 저쪽은 왜 침착하게 작전 같은 걸 짜고 있는거야? 베테랑인거야? 또 다시 '저쪽만 내보내면 되지 왜 생초짜를 같이 내보낸거냐'라는 마음이 생겨났지만 일단 지금은 그것보다 바로 앞의 저게 더 급하니까.
"그러니까 빈틈이 생기면 치라는 거지? 알았다고!“
도끼를 고쳐 잡고 눈 앞의 거인을 응시했다. 시야각 내에는 하얀색의 기체도 들어와 있었다. 빈틈이 생기면... 피하든 반격하든 빈틈이 생기면...
@ 가보자고
208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73L9YXBnRw)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02:00:01
195 Operator
175>>176 Pilot
상황이 지속되면서 의문 역시 커져만 갑니다. 나루미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어갑니다.
확실한 것은 단 하나입니다. 네르프는 무언가 숨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눈앞의 기술부 부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적은, 비슷한 존재를 만났기에 반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이오리는 덤덤하게 다음과 같이 단언하였습니다.
분명, 처음 그녀는 화면으로 보이는 적을 미지의 적이라 말했던 것을 들은 걸로 나루미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유즈키 이오리는 방금도 그렇고 뭔가를 알고 있는듯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저게 미지의 적이 맞는 걸까요? 인류가 처음 대면하고 있는게 맞는 걸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눈앞의 사도는 움직이고 있고, 파일럿들을 향해 행동하려 하고 있습니다. 사도의 행동 패턴을 분석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분석을 시도하시겠습니까?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고, 타카기와 나츠키는 저마다의 생각을 품고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윽고 투명한 파장이 타카기 앞으로 퍼져나감과 동시에, 타카기의 검이 사도를 향해 닿으려 시도합니다!
- 끼이이….
그러나, 사도는 너무나게 간단히 오른팔로 공격을 막으며 타카기가 탄 영호기를 밀쳐내려 합니다…..
팔에서부터 피 비스무리하게 보이는 것이 뚝 뚝 흘러나오고 있어서 공격이 통했는가 싶지만, 아직도 멀쩡히 서 있는 거인의 모습으로 보아 공격이 먹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AT필드를 전개하며 공격한 것만으로도 사도가 피를 흘리는 것으로 보아, 전개한 것 자체로도 충분히 성과가 있어보이는 듯 싶습니다만 아까 ‘유즈키’ 가 말해주었듯이, 가슴께의 붉은 구체를 공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듯 싶어보입니다. 좀 더 확실한 공격이 필요합니다.
그 틈을 타 나츠키가 도끼를 들고 돌진하였습니다. 타카기의 공격을 사도가 막고 있는 틈을 타, 나츠키가 도끼로 사도의 반대쪽을 노리려 시도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츠키의 공격 역시 사도가 왼팔로 막으려 하면서 막히게 되었고, 나츠키의 초호기 역시 출발했던 방향으로 밀쳐지려 하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빈틈을 노리는 데 성공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과가 있어보이지만, 타카기의 공격을 막았을 때와 달리 나츠키를 막은 팔에선 크게 상처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AT필드를 좀 더 공격적으로 써봐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다시 한번 도전해 보도록 합시다.
사도는 타카기와 나츠키의 공격을 막느라 움직임이 잠시 멈춘 상태입니다.
다시 움직이기 이전인 지금이, 어쩌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6. 制圧 (10/10/2021)
-
도끼가 팔로 막힌 거야 그렇다 쳐도, 상처가 없잖아? 저쪽 파일럿이 공격했을 땐 잘 들어간 것 같은데. 뭐지. 뭘 잘못한거지? 열심히 공격이 실패한 원인을 생각하면서, 일단 밀쳐지고 있으니 뒤로 물러서서 자세를 다시 잡았다. 뭐지, 뭘 놓친걸까 나는... 앗. 그 방어막인지 뭔지를 안 했구나. 그래서 그런가?
"아 진짜! 짜증나 열받아 개빡쳐!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진짜!“
거의 내려치듯이 거칠게 조종석 레버의 중앙 버튼을 눌렀다. 이제 이걸로 공격이 먹히는 거겠지? 움직임이 멈춘 지금이 찬스... 힘껏 레버를 당기며, 도끼를 들고 다시 거인에게 달려들었다.
"빡치니까... 한번 더, 받아라!!“
어느정도 가까워졌을 때 점프, 그리고 그대로 체중을 실어서 위에서 아래로, 사도를 향해 도끼를 내리쳤다.
@ AT필드 전개! 다시 공격합니다
321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73L9YXBnRw) Mask
2021-10-10 (내일 월요일) 23:33:38
>>315
Operator
>>312 >>313
Pilot
나루미는 최대한 침착하려 하며, 눈 앞의 모니터에 집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사도의 행동을 분석하려 시도하였습니다…
정리해 보도록 합시다.
거인의 움직임은 공격을 받으면 느려지고, 공격을 받지 않으면 뛰어가다시피 하였습니다.
재래식 병기는 타격을 주지 못하지만, 거인의 걸음을 느리게 만들 수는 있었습니다.
거인은 가슴께의 붉은 구체로 날아드는 공격을 유난히 막으려 하였고, 아니, 그걸 막는 데에만 신경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인류가 준비한 병기[ 에반게리온 ]
이 달려드는 걸 막느라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원거리에서 인류가 날린 포탄은 실패하였지만, 에바가 가까이 달려들어 날린 공격은 어느정도 성과를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거인의 행동 패턴으로 보면 이렇게 생각해 볼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근접전으로 거인을 몰아붙이면서 저 구체를 공격한다면, 어떻게 저 거인을 쓰러트릴 수 있지 않을까요?
나루미는 패턴 분석에 성공합니다!
타카기는 다시 검을 잡고, 사도를 향해 검을 들어올리려 시도하였습니다.
역시 처음 타고 조종하는 것이기 때문일까요, 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에 공격하는 데 있어 아직은 미숙하였습니다.
겨우 사도가 피를 흘리게 하는데는 성공하였지만, 지금으로썬 아직 그 뿐이었습니다.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아마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이며, 이 기회를 놓치면 두 번은 없습니다.
제 앞으로 팔각형의 투명한 파장을 퍼트리며, 타카기는 검을 들고 사도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다시금 이쪽으로 달려드는 타카기를 본 거인은 재빨리 타카기를 향해 손을 뻗어 AT필드를 전개하려 하였습니다만, 과연 그가 알았을까요. 자신이 검이 아닌 AT필드를 먼저 맞게 되리란 것을요.
순간이었지만 두 파장이 겹쳐지더니, 곧 무언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파장이 끊기었고, 이내 필드의 안쪽으로 검이 관통하였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밑으로. 동시에 옆으로.
- 키이이이이이이….
사도, 사키엘은 타카기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뒤로 밀려납니다….
고통스러워 내고 있는, 절규하는 소리입니다.
붉은 구체가 당장 완전히 깨지진 않았습니다만, 이것만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방금 타카기가 한 공격으로 인해 구체에 선명하게 패인 흔적이 남게 되었음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 틈을 타, 나츠키 역시 필드를 전개하며 사도를 향해 달려들려 시도합니다.
이제 막 에바를 처음 타는 나츠키로썬, 지금 타고 있는 기체에 대한 정보도, 눈앞의 적에 대한 정보도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만, 지금 이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분명 승산이 있을 거란 것은 확실합니다.
타카기의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도의 머리를 향해 나츠키의 도끼가 내려갑니다!
사도, 사키엘은 재빨리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하려 하였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칼날은 파장을 관통하여 그대로 사키엘에게로 닿았습니다. 곧, 푸슉 하며 피로 보이는 무언가가 사키엘의 머리 위로 치솟았습니다.
비록 머리가 아닌, 왼쪽 어깨 부분에 내리찍혔습니다만, 필드를 뜷고 공격이 먹혀들어간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입니다.
이대로 계속 몰아붙이기만 하면, 분명 나츠키에겐 승산이 있을 겁니다.
…시간이 충분하기만 하다면 말입니다.
[ 1 : 01 ]
[ 3 : 04 ]
시간이 00 이하로 떨어지려는 그 순간, 땅이 요동치며, 에반게리온들의 뒷 쪽으로 땅이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영호기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인지, 곧 교대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타카기가 처음으로 발을 딛었던 땅이 요란한 진동을 일으키며 갈라지고, 바로 밑의 녹색 벽을 드러내려 하였습니다.
영호기의 제한시간은 3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대로 영호기를 계속 타고 있다간 타카기의 영호기는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행동불능이 올 수 있습니다.
남은 시간 1분이 타카기에게 남은 이동 가능한 시간입니다.
351 카시와자키 나츠키 (8/mNxdxFAs)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0:03:17
"됐다! 먹혔어!“
도끼로 내리친 왼쪽 어깨에서 피로 보이는 것이 치솟는다. 아까와는 다르게 제대로 공격이 먹혔다! 머리를 찍지 못한 것은 유감이지만, 그래도 왼쪽 어깨를 공격하는데 성공했다. 좋아, 이대로 하면 할 수 있어! 묘한 고양감이 전신을 감싼다. 이대로 공격하면, 이대로만 하면 될 것 같아! 좋아, 이번엔 저 빨간 구체를 목표로 하자. 그보다 처음부터 저길 노리라고 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좋아, 간다-라고 기세놓게 외치려다가 멈칫했다. 땅이 다시 열리고 있고, 아까 유효타를 먹인 저 하얀 것에 타고 있던 사람이 돌아간다는 통신이 들렸기 때문이었다. 에- 진짜?
"어? 에, 뭐야? 왜 돌아가는거야? 에? 진짜? 아니 진짜... 너무하잖아... 대체 뭐냐고...“
이럴수가. 베테랑(?) 파일럿이 빠진다고? 진짜로 생초짜인 나만 남기고 간다고?! 너무하잖아! 퇴장하는 하얀 쪽을 보다가, 거인을 보다가, 우왕좌왕하던 시선이 거인에게 고정되었다. 아 진짜!! 퇴장이라면 이쪽이 하고 싶은데!! 왜 나만! 왜 내가 이런 일을!! 이것도 전부 저 거인 때문이야, 전부. 전부!!전부!! 망할 아버지 때문이야!!
"진짜... 뭐냐고.. 진짜아.... 으으으아아아아!! 뒤져버려!!“
거인의 어깨에 박았던 도끼를 뽑아내어, 이번엔 야구배트를 휘두르듯 수평으로 휘둘렀다. 머리가 아닌, 붉은 구체를 노리고서.
@ 붉은 구체를 공격합니다(feat.AT필드)
362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OB7u3YZmso)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0:38:41
>>348
Operator
>>351
Pilot
조금 전에 분석하면서 나루미가 알수 있던 점이 또 있었습니다.
비록 필드 전개에 익숙해 막으려 할 필요가 없을 거인이었습니다만, 거인이 공격을 막을 때 유난히 팔을 중점적으로 쓰지 않았던가요?
분명, 두 팔과 두 다리가 멀쩡히 있는 거인이었습니다만, 처음 거인을 마주하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상하리만큼 거인은 발을 쓰는 법이 없었습니다. 공격이고 방어고 모두 양 팔 만 이용하였고, 발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였던 거인이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저 거인은 격투술을 모른다 해도 그래도 팔로 막는 것은 아는 모양입니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알려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
이오리는 나루미의 말에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마이크를 키고 나루미 편으로 다시금 돌려놓았습니다.
"일단 이 사실은, 지금 현장에 나가 있는, 곧 나갈 파일럿들에게 제일 먼저 알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
나루미에게는 할 일이 없지 않습니다.
나루미에게는 여전히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 파일럿들에게 나루미가 분석한 결과와 약점을 전달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눈 앞의 사도가 스러지기 전까지 이 업무는 계속될 것입니다.
갑작스레 돌아가는 에바 영호기를 나츠키는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거인에게로 시선을 집중하였습니다.
영호기가 사라졌습니다! 사라졌습니다...? 이젠, 이젠 나츠키 혼자서 저 거인을 상대해야 한단 걸까요? 정말로?
물론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까지 나츠키가 생각하고 있긴 어렵습니다. 지금은 저 거인에게 맞서 싸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츠키는 AT필드를 전개하며 다시금 거인에게로, 거인의 가슴 중앙을 향해 도끼를 내리치려 하였습니다.
제발, 제발 이번에도 또 공격이 닿는다면 좋을텐데요!
- 키이이.........
하지만...유감스럽게도, 이번에는 공격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사도, 사키엘은 예의 공격을 막을 때와 같은 괴성을 흘리며, 이번에는 오른팔로 나츠키의 공격을 막으려 시도하였습니다.
다만 다른 것은, 이전에 막았을 때는 거의 아무런 상처도 없었지만, 지금의 사키엘은 도끼가 닿은 부분마다 피를 계속 흘리고 있단 점이었습니다.
나츠키의 초호기는 사도에 의해 다시 왔던 방향으로 잠시 밀려납니다....
비록 공격은 실패하였습니다만, 저 거인이 다시 피를 흘리게 만들었단 점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
정면을 향해 날린 공격인 만큼, 사도 사키엘이 나츠키의 공격을 바로 막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이렇게 사도가 공격을 막는 데만 급급해 있는 지금, 지금 빈틈을 노려야만 합니다. 다시 거인이 공격하려 하기 전인 지금이 기회입니다.
370 카시와자키 나츠키 (8/mNxdxFAs)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0:59:07
"망할, 막아버리다니!!“
막은 것뿐만이 아니었다, 다시 원래 있던 방향으로 밀려날 정도였다. 하지만 왼팔을 못쓰게 만든 건 확실하고, 오른팔도 도끼를 막은 부분에서 피가 계속 흘리고 있었다. 그래도 역시 분하네. 한번에 해치우고 싶었는데!! 보란 듯이 저걸 쓰러트려서, 망할 아버지를 놀라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나저나, 어디를 공격해야 하는 거지? 빨간 거? 하지만 팔이 계속 방해야. 팔을 노려? 그치만 빨간 걸 우선적으로 노리라고 했고. 으음... 잠시 망설이는 사이에 또 통신이 들어왔다. 이번엔 다른 목소리... 어른의 목소리다. 작전지시라는 걸까. 잠시 귀를 기울였지만... 음... 그치만..
"아니 저, 사람하고 싸워본 적이 없는데... 아- 아무튼 알았어요. 일단 팔부터 박살내라는 거죠?“
그럼, 지시를 받은 대로 해야겠네! 사람하고 싸워본 적은 없지만, 어쨌든 팔을 잡아서 치우고 심장을 노리든 다리를 까서 주저앉히든 하라고 했으니까! 초짜인 나보다는 어른인 저쪽이 더 많이 알고 있겠지. 그럼 그대로 하는 게 좋을 거야. 다시 거인에게 달려들어 오른팔을 향해,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었다.
@ 팔을 공격한다. 다이스의 신이시여 제발...
377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OB7u3YZmso)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1:17:16
>>369
Operator
>>360 >>370
Pilot
나루미는 조심스럽게 마이크를 통해 파일럿들에게 전달하기 시작합니다.
나루미가 보고 파악한 정보들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나루미가 판단한 대로, 거인과 에반게리온은 체급과 필드 유무, 신체 구조 등을 포함해 서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일개 인간이라면 공격이 통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파일럿이 탄 에반게리온이 거인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지능을 최대로 활용해 몰아붙인다면, 분명 승산이 있을 것입니다.
나츠키는 통신을 들은 대로 도끼를 들고 사도의 팔을 향해 돌진하였습니다.
사람과 싸우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사람과 싸우듯 적을 대하란 것을 의미합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나츠키가 움직이면 되는 겁니다.
당황한 사도가 뒷걸음질치려고 할 때, 나츠키의 초호기가 든 도끼가 사도의 오른 어깨를 향해 내려가고, 닿으려 하였습니다.
- 끼이이이이!!!!!!!
아무리 지금 나츠키가 기체에 타고 있는 것이라지만, 도끼질 한번에 이렇게 깔끔하게 잘리게 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평범한 로봇이 아니라고 해도 믿기 어렵습니다.
아니, 애초에 로봇은 맞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도끼가 사도의 오른 어깨를 정면으로 관통하고, 이윽고 사도의 팔이 도로 바닥으로 떨어지려 하였습니다….
나츠키는 사도 사키엘의 오른팔을 완전히 잘라내는 데 성공합니다!
나츠키가 한창 사도를 공격하고 있는 동안, 2번 게이트에서부터 영호기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다만, 아까와 달리 전혀 다른 새로운 파일럿이 타고있는 채로 말입니다.
이제 막 지상으로 올라온 미츠루의 앞으로, 방금 무기를 집어갔던 무기고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 3 : 00 ]
[ 2 : 04 ]
원하시는 무기를 들어주세요.
무기를 들자마자 바로 공격에 돌입하셔도 무방합니다. 공격을 시작하는 즉시 영호기의 시간은 흘러갈 겁니다.
380 카시와자키 나츠키 (8/mNxdxFAs)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1:28:17
"...잘랐다... 진짜로...?“
손에 감촉이 남은 것 같은... 착각일까, 착각이겠지? 내가 잘랐지만 정작 잘릴 줄은 몰랐으니까, 아니 분명 박살내겠다고 말은 했지만 그건 그냥 방어를 못하게 만들겠다는 뜻이었고... 사람과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고 공격했는데 팔이 뎅겅 잘려버렸으니, 뭔가... 뭔가.. 모, 모르겠어. 하지만 지금은 이런 감정이나 충격에 빠져있기엔 이른 것 같았다. 아직 눈 앞에 저게 서있고, 또 다시 공격을 해야하니까. 이번에야말로 저 빨간 걸...!
"이걸로 끝이다!!“
이번에야말로, 빨간 구체를 노리고 도끼를 휘두른다. 마지막 풀스윙이다! 이것만 맞추면 끝이야! 보라고, 망할 아버지!!
@ 구체 박살 가즈아
401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OB7u3YZmso) Mask
2021-10-11 (모두 수고..) 02:11:34
>>382
Operator
>>380>>381
Pilot
나루미의 안내에 따라, 파일럿들은 무기를 쥐고 공격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미츠루는 라이플을 꺼내들고는, 사도를 향해 초점을 맞추려 하기 시작합니다.
비록 낮은 싱크로 테스트 결과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지금의 미츠루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원거리일지라도 충분히 사도를 섬멸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이 라이플로, 이 AT필드를 통해.
그러니, 지금은 도망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사도를 섬멸하는 데 집중하여도 괜찮습니다.
이윽고 라이플의 방아쇠가 당겨지고, 사도 주변으로 AT필드가 전개된 미츠루의 총알이 날아들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발 한발 쏘아질 때마다 총알이 날아간 곳이 한 곳, 한 곳씩 푸른 하늘색으로 채워지는 것을 미츠루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손가락, 그 다음에는 팔, 다리, 어깨……
미츠루의 공격은 모두 사도에게 명중하였습니다.
적어도, 이제 사도 사키엘이 더이상 움직이기 어렵도록 하는 것은 성공한 듯 보입니다.
사도 사키엘은 반격하려다 말고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츠루의 화력 지원을 받으며, 나츠키의 도끼가 사도를 향해 날아듭니다.
이걸로, 이걸로 정말 마지막이 되기를 빌며, 나츠키는 사도의 가슴 중앙을 향해 도끼를 내리찍으려 하였습니다.
- 끼이이......
- 끼이이이이.......
도끼가 사도의 가슴 중앙에 깊숙이 박히고, 붉은 구체가 완전히 박살나 도롯가로 일제히 구체의 파편이 떨어질 무렵,
- 끼이이이이!!!!!!!!!!!!
비명을 지르는 사도, 사키엘의 머리 위로 동그란 무지갯빛이 퍼지더니, 일순간 주위가 새하얘지기 시작합니다.
한순간이지만 파일럿들의 시야가 모두 눈부시게 하얀 백색 빛으로 가득차려 하기 시작합니다!
엔트리 플러그에 탑승한 상태이기에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그래도 정면으로 빛을 바라보는 건 주의해주십시오.
중앙지령실의 화면에 비치는 풍경은, 사도 사키엘이 있었던 자리에 십자가형 광선이 내뿜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방금 전까지 도시를 호령하던 거인의 형태는 온데간데 없고, 그 자리는 눈부시게 새하얀 빛이 십자가 형태로 채우고 있습니다. 멀리서 비추고 있는데도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울만큼 거대한 크기입니다.
화면상으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아마 이 빛이 사라지고 나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굳이 빛이 사라지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화면상만으로 상황을 보고 있는 나루미도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도, 사키엘의 모습은 더이상 화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 말도 안돼. “
그 모습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유즈키 이오리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꼭, 이러한 형태의 최후로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듯한 얼굴이었습니다.
단 5분, 5분도 채 안 되는 시간동안 에반게리온이 보여준 성과는, 예상 그 이상의 결과였습니다.
인간의 무기 앞에선 기세가 등등하던 거인, 사도 사키엘은 에반게리온의 출격 이후 그 기세를 잃고, 소멸하고 말았습니다.
그 누구도 이 정도일줄 생각하지 못했을 엄청난 성과입니다.
[ 2 : 40 ]
[ 1 : 21 ]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을 남기고, 파일럿들과 에반게리온은 제3사도 사키엘을 무찌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오로지 온전한 인간의 정신만으로, 에바를 조종해 제압하였습니다.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파일럿 여러분들께서는 사출구가 열리는 즉시 게이트로 내려가 주십시오. 곧 엔트리 플러그 사출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나츠키는 모르거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했던 나츠키의 말은 중앙지령실 전체에 퍼졌습니다.
과연 누가 듣고 있었을지는 부디 좋은 쪽으로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 EPILOGUE 01. convéntĭo (10/11/2021)
- 542 카시와자키 나츠키 (8/mNxdxFAs) Mask
2021-10-11 (모두 수고..) 22:33:28
눈부신 빛에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제대로 부순 거 맞겠지... 제대로 끝낸 거 맞겠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열린 사출구를 통해 내려왔다. 다시 아래로. 이 이상한 피냄새 나는 물이랑도 이제 안녕인가.
"...하아.. 뭔가... 엄청나네...“
꿈인가. 꿈이 아닌가? 현실이겠지? 팔을 잘랐던 그 느낌도, 고양감도 전부. ...꿈이 아닌 건 확실하다. 이상한 적을 물리치기 위해 이상한 로봇에 탄다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경험을 했는데도 꿈이 아니라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플러그에서 나와 옷을 갈아입다보니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마지막에, 기세에 맡겨서 망할 아버지라고 힘껏 외쳐버린 것 같은데. ...통신... 이어져 있었던가...? 아니, 그야 망할 아버지 들으라고 한 말이긴 하지만, 아니 사실 들으라고 한 말은 아니지. 들었으면 좋겠네 정도지! 아무튼 아버지가 들었다면 그건 아무래도 좋을 일이야. 반쯤은 그럴 의도긴 했고,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고... 하지만 아버지 외의 다른 사람이 그 말을 듣는다면... 그것도 오늘 여기 처음 왔는데, 거의 다 처음 보는 사람들 앞인데...
"...내 이미지가... 첫날부터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어... 진짜아아...“
이것도 전부 망할 아버지 때문이야... 갈아입고 벽에 걸어둔 슈츠를 가볍게 주먹으로 치고, 밖으로 나왔다.
549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OB7u3YZmso) Mask
2021-10-11 (모두 수고..) 23:32:06
>>542
나츠키는 다시 원래 입던 옷으로 갈아입고 하얀 건물을 빠져나옵니다...
정체불명의 거인과 마주한 것도, 그리고 그를 베어낸 것도, 물리친 것도 꿈이 아니라니 솔직히 놀랍기만 합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마지막에 망할 아버지라고 외쳤던 것도 꿈이 아니란 점이었습니다.
누가 들었을까요? 들었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아버지'는 과연 나츠키의 마지막 말을 들었을까요?
"실례합니다. 카시와자키 양? "
복잡한 마음으로 건물을 나오는 나츠키를 저 너머에서 흰 가운을 입은 기술부 직원이 불러세우려 합니다...
"저어, 갑작스레 이런 말씀을 전해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만... 중앙지령실로 올라오시란 총사령관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
역시, '아버지' 께서는 나츠키의 말을 똑똑히 들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550 카시와자키 나츠키 (8/mNxdxFAs) Mask
2021-10-11 (모두 수고..) 23:39:48
건물을 나오던 나를 붙잡은 것은 기술부 직원의 말이었다. 총사령관, 그러니까 그 망할 아버지가 나를 호출했다는 말. ...아- 역시 들었나? 망할 아버지만 들었다면 상관없지만, 혹시 눈 앞의 이 사람도 들었을까? 나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 걸까. 묘하게 정중한 것 같은 직원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끼긱거리는, 녹이 슨 톱니바퀴에서 날 것 같은 소리가 내 목에서 나는 것 같지만, 착각이겠지.
"아... 네. ...근데 그거 꼭 가야해요? 가야하겠죠. 젠장.“
아니 뭐 총사령관이라는 직책이니까, 분명 높은... 거겠지? 높은 자리라는 건 틀림없고,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이 말하는 거면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따라야 할 거라는 것도 알지만... 난 아직 정식으로 여기 소속된 적이 없는데? 총사령관이든 뭐든 나한테는 그냥 망할 아버지일뿐이라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안...가면 안 될까요. 작은 희망을 품은 말을 툭 내뱉었지만 뭐, 그게 먹힐 리가 없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어서. 희망을 품은 것에 비해 그냥 푸념처럼 되어버렸다.
"...아- 진짜. 알았어요. 그치만 저 여긴 잘 모르니까. 그 망... ...음, 그, 안내라던가, 아니면 뭐, 내부 안내도라도 한 장 주시면 안될까요?“
@ 길 모른다! 도움! 도움!
560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vWPJ0oIXWI) Mask
2021-10-12 (FIRE!) 00:30:08
>>550
과연 눈앞의 사람도 들었을지, 듣지 아니하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직원은 안내도로 보이는 종이를 나츠키에게 건네려 하였습니다.
단면도 치고는 꽤나 복잡해보이는 안내도입니다. 확실히, 조금이라도 방향을 잘못 틀면 길을 잃기 쉬울 것 같습니다....
"여기 가장 꼭대기층으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중앙지령실이 이 곳에 있습니다. "
직원은 나츠키가 있는 게이트에서부터 지령실까지 가는 길을 종이 위에 펜으로 선을 그어 표시해 주려 하였습니다.
이렇게 보니 엘리베이터를 좀 오랫동안 타고 있어야 할 것 같지만, 괜찮습니다. 금방 갈 수 있을 겁니다.
- EPILOGUE 02. ádămas (10/12/2021)
-
우와, 뭐가 이렇게 복잡해? 이게 지도야 암호문이야. 다행히 펜으로 선을 그어서 표시해주기는 했지만 까딱했다간 길을 잃고 미아방송(?)나오기 딱 좋을 정도로 복잡한 안내도. ...갈 수 있을까. 하지만 굳이 안내해주지 않고 이걸 건네준 걸 보면 알아서 가라는 뜻이겠지? ...뭐, 뭐어.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두고 봐라! 감사인사를 건넨 후 위풍당당하게 발을 내딛었다. 좋아, 가보자고!
그리고 코너를 몇 번인가 잘못 돌아서 길을 조금 헤맸지만, 어쨌든 엘리베이터에 도착한 것 같았다. 위풍당당하게 시작한 것 치고는 중간에 조금 여러 일이 있었지만, 뭐... 급하니 빨리 오라던가 긴급사항이라던가 그런 말은 없었으니까. 여유있게 가도 될거야. 아마. 아니, 사실 여유있게 가고 싶어. 가능하면 늦게 도착하고 싶었다고. ...위풍당당했지만 내키지 않는 걸음이었으니까. 하지만 어쨌든 엘리베이터에 도착했고, 이제는 더 시간을 끌 구실도 없다.
"하아... 진짜 짜증나.“
나지막이 중얼거리고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꼭대기층으로 올라간다. 망할 아버지, 이번엔 소리가 아닌 한숨이 되어 좁은 공간을 가득 채운다.
@ 중앙지령실로 갑니다...
694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vWPJ0oIXWI) Mask
2021-10-12 (FIRE!) 23:10:22
>>789 >>791 >>792
Pilot
미츠루는 문을 열고 중앙지령실 내부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그 뒤를 타치바나 아유미가 따라갑니다.
사도는 섬멸되었지만 중앙지령실 내부는 여전히 시끄러운 분위기입니다. 네르프 정복이 아닌 군복을 입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도 보이는 게 눈에 띕니다만,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미츠루가 가는 곳은 이곳 모니터링하는 층이 아니라, 그보다 더 윗층, 사령관들이 있는 층이기 때문입니다.
위를 올려다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더 높은 층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내린다면, 그 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따로 또 있음을 미츠루는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츠키와 타카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갑니다...
물론, 서로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말입니다. 게이트와는 달리 푸른 형광빛이 비추는 엘리베이터입니다. 덜커덩거리거나 우웅거리는 소리가 이따금씩 들려오는 듯 하였지만, 다행히도 엘리베이터 내부가 흔들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층을 표시하는 표시판에서 B가 없어지고 한자릿수, 두자릿수로 빠른 속도로 점점 숫자가 바뀌어가더니,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렸습니다.
게이트와는 다르지만, 벽의 재질도 그렇고 역시 따뜻하다기보단 차가워 보이는 분위기입니다. 이 층의 문은 거의 보이지 않으니, 둘은 어렵지 않게 중앙지령실이 어디인지 금방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또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금 우웅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올라가게 되면, 문이 열림과 동시에 파일럿 여러분들께서는 오른켠에 회색 머리의 남자가 서 있고, 중앙에 한 남자가 앉아있는 걸 보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왔나. "
누군가에게는 망할 아버지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이 곳의 가장 높은 사람으로 생각될 자.
카시와자키 나오키입니다.
"첫 전투였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었군. 수고 많았다. 카시마, 요리미치, 그리고... 나츠키. "
나오키는 차가운 눈으로 차례대로 파일럿들을 보고 말하였고, 이내 그의 시선이 나츠키에게도 닿습니다.
아버지에게서 수고했다는 말을 듣게 되다니,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사고를 보고 드디어 나사가 빠지시기라도 한 것일까요?
"질문할 것이 있다면 여기서 지금 말하도록. 물론, 내가 아니라 내 옆의 사이온지 부사령관에게 질문하여도 좋다. "
나오키는 그렇게 말하며 바로 옆의 나이들어보이는 남자, '사이온지 소우타' 를 흘긋 바라봅니다.
"궁금한 거라면 뭐든 질문하여도 좋네. 자네들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 건지에 대해서라던가, 훈련에 대해서라던가, 자네들이 탄 기체에 또 타게 될 일이 생길것이냐라던가, 이 일을 하면서 받는 보상이 있느냐라던가... 뭐든 좋네. 뭐든 물어보도록 하게. "
사이온지 부사령관은 총사령관과 달리 한결 따뜻해 보이는 눈길로 말하며 파일럿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다만, 어째서인지 미츠루에게 닿는 눈길은 슬퍼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700 카시와자키 나츠키 (Qy0kjb0I92) Mask
2021-10-12 (FIRE!) 23:28:05
아아,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기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또 엘리베이터가 있다. 대체 이 건물 뭐야? 무슨 구조야?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잠시, 문이 열리자 오른쪽에는 회색 머리의 아저씨가, 그리고 중앙에는... 망할 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다른 파일럿...같은 사람들도. 이 중에 그 베테랑 파일럿이 있는 건가. 흘끔흘끔 다른 파일럿들을 보면서 적당히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 서서 기다렸다.
"......으, 아, 어어... ...흥, 당연한 말을...“
수고했다는 말이 들릴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 차가운 시선은 예상했지만, 망할 아버지라고 부른 걸 혼낸다던가, 아니면 뭐, 아무튼 수고했다던가 그런 말은 전혀 예상을 못해서 그야말로 새총을 맞은 참새마냥 움찔하고선 멍하니 망할 아버지를 보았다. 지금 내가 잘못들은건가? 아니면 저 망할 아버지가 머리가 이상해진건가? ...하지만, 그런 놀라움과 동시에 기쁜 마음이 들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이상한 표정을 짓게 될 것 같아 입술을 꾹 다물고, 기쁨으로 파르르 떨리는 손끝을 뒷짐을 지는 것으로 감췄다. 왜 이제야, 아니, 이제라도... 날 봐주었구나, 아버지.
"...그, 내가 탔던 건 대체 뭐야. 그리고 왜 지금까지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거야. 덕분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총사령관이라는 것도, 아까 그 차로 데리러 왔던 사람한테서 들었단말이야.“
질문인지 불평인지 모를 말을 하다보니, 옆의 다른 사람-파일럿 중 한 명은 완전히 초연한 태도로 질문도 안 하고 있었다. ...뭐야 이 사람은... 정말로 그걸로 된 거야?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보다가 아버지의 옆에 선 사람. 회색 머리를 한... 좀 더 나이가 있어보이는 사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 그리고 그거, 또 타야하는 건가요? 설마 앞으로 계속 타야 한다던가... 그런 거 아니죠?"
@ 총사령관님과 부사령관님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건 착각이 아닙니다(?
710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ZHHMqJ6Cb6) Mask
2021-10-13 (水) 00:10:48
>>696 >>700 >>704
Pilot
"재밌군. 목숨만 부지하면 된다라. "
나오키는 그 말을 듣고 타카기에게 시선을 주며 말하였습니다, 뉘앙스도 그렇고, 정말로 그렇냐고 묻고 있는듯한 느낌입니다.
"네 말대로 시간이 지나면 모두 다 알게 될 터. 그러나 지금 당장 그 부분이 궁금한 자들도 있을 것이니, 이에 대해 설명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나오키는 그렇게 말하며 펜을 들고 종이로 보이는 것에 무언가를 적어나갔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뭘 적고 있는지에 대해선 자세히 보기가 어렵습니다.
"네가 탄 것은 사람이 만든 인조병기[ 에반게리온 ]
이다. 우리 특무기관 네르프에서 오래전부터 개발해온 것이지. "
나츠키의 질문에 나오키는 딱 잘라 대답하였습니다.
여전히 필기하고 있는 채로, 나츠키에게 시선을 주지 않는 모습입니다.
"극비리에 개발중이었기에 아무에게도 밝힐 수 없었다. 왜 지금까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느냐면, 이 이유 때문이라고 말해주도록 하지. 네 엄마, 유리나도 아무 얘기 없던 건 이때문이다. "
갑자기 어머니 얘기가 왜 나오는 건진 모르겠습니다만, 나오키는 그렇게 말하며 그제서야 나츠키를 향해 시선을 옮겼습니다.
여전히 차가운 시선입니다만, 뭔가 나츠키를 꿰뜷어보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그는 나츠키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나츠키를 보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나츠키에게서 무언가를 떠올리고 있는 걸까요?
"대단히 유감스럽네만, 자네들은 앞으로도 계속 에바에 타야 하네. "
허허 하고 사람좋게 웃으며, 사이온지는 나츠키의 기대를 부수려 하였습니다.
눈물나는 사실이지만, 나츠키가 좋던 싫던간에, 여기서 아버지와 부딪힐 일이 잦을 것 같습니다...
"사도 말인가? 유감스럽지만 그건 불가능할 것 같네. 저길 보게. "
사이온지는 미츠루의 말에 대답하며 한 화면을 가리킵니다...
이곳 층은 벽이나 창문 없이 뻥 뜷려있는 탑이었기 때문에, 파일럿들은 모두 어렵지 않게 중앙지령실 중앙에 있는 거대한 모니터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면에 비치는 모습은, 부서지거나 손상입은 건물 사이로, LCL로 이루어진 거대한 피웅덩이가 도심가에 형성된 모습이었습니다.
방금까지 미츠루와 나츠키, 그리고 타카기가 싸우고 왔던 바로 그자리에, 웅덩이가 있었습니다.
"방금 전에 하얀 빛을 보았겠지만, 사도는 자네들이 붉은 코어를 부수면서 완전히 형체가 없어지고 말았네. 샘플을 채취하고는 싶지만 아예 저렇게 되 버린 이상 뭘 조사하기도 쉽지 않아. 지금으로썬 어렵다고밖에 대답해줄 수가 없을 것 같네. 유감이네. "
사이온지는 다시 미츠루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대답하였습니다.
정말로, 저렇게 되버린 이상, 뭘 조사하긴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714 카시와자키 나츠키 (TXZ7KhVsvk) Mask
2021-10-13 (水) 00:22:58
"인조병기... ......엄마가? 왜 엄마가 여기서 나오는... 윽, 뭐, 뭐야.“
인조병기 에반게리온. 오래전부터 개발해왔다는 건가. ...엄마 이야기는 왜 나오는거야? 하지만, 이 일에 엄마도 관련됐었다는 건 방금 처음 알았어. ...엄마... 희미하게 남아있는 엄마와 함께있었던 기억을 더듬어도, 확실히 이런 걸 얘기해주거나 보여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잠시 엄마를 떠올리다가 고개를 드니 이쪽을 보는 망할 아버지의 시선과 눈이 마주쳤다. 아니, 마주쳤는데도 꿈쩍도 안 하고,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 ...왜 나를 그렇게 보는 거야? 아까는 보지도 않고 대답만 던져주더니, 망할 아버지! 지지않겠다는 양, 나도 망할 아버지를 있는 힘껏 노려봤다. 아마 그 옆에서 한 말이 아니었다면 끝까지 보고 있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하진 못했다.
"네?! 어째서?! 끝난 거 아니에요!?“
다급하게 시선을 그 옆의, 회색 머리의 아저씨에게로 돌린다. 아니, 사람좋게 웃는다고 이야기의 내용도 훈훈해지는게 아니니까! 난 전부 끝나고 돌아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사람의 기대를 그렇게 부수면서 웃지 말라고요! 망할 아버지가 대상이었다면 생각의 절반 정도는 쏟아부었겠지만, 아쉽게도 상대는 오늘 초면인 아저씨다. ...참아야지.
이윽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저길 보라는 말을 따라 움직여 화면에 다다랐다. 부서진 건물 사이로 거대한 웅덩이가, 피웅덩이 같은 것이 있었다. ...아까 내가 싸우고 온 곳이다. 대체..
"...하나 더 물어봐도 돼요?“
생물이었을까. 기계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도끼로 내려칠 때마다 솟구치던 것은 기름도, 윤활유도 아닌 생물의 혈액이라는 느낌 그 자체였다. 내가 잘라낸 오른팔도 기계가 아닌... 생물체의 살과 뼈가 느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지구상에, 대체 어디에... 핵을 부수면 액체가 되어버리는 생물이 있다는 것일까.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대답이 돌아오든 아니든간에 일단 질문을 던졌다.
"사도라고 부르는 그거, 제가 싸운 그건... ...대체 뭐죠?"
@ 끝나지 않는 질문
720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ZHHMqJ6Cb6) Mask
2021-10-13 (水) 00:53:49
>>714 >>716
Pilot
"나도 이런 말을 하게 되어 정말로 유감스럽네만, 오늘같은 일이 또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말일세... "
다시 종이에게로 시선을 돌리는 나오키를 뒤로하고, 사이온지가 친절한 말씨로 나츠키에게 답변하였습니다.
"자네가 싸운 사도는 그런 끈질긴 존재이네. 인간의 힘으로 제압할수도 없고, 무찌를 수도 없는 이 세계에 대한 적의가 가득한 존재... 이 도시는 물론이요, 이 세계 전체를 멸망시키기 위해서 계속해서 침입해 올것이야. 저것만이 침입해오리라 장담할 수가 없네. "
사이온지는 굉장히 자세한 설명을 하여 나츠키에게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나츠키의 의문이 완전히 풀릴만한 설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게 이것저것 빠진듯한, 뭔가가 아쉬운 설명입니다.
"앞으로는 그렇네. 저러한 사도가 나타나게 되면 곧바로 에바가 투입될 것이네. 아마 웬만한 사도는 다 이 도시로 침입해올 듯 하니, 만일을 대비해 항상 준비를 해놓도록 하게. "
준비란 것은 싱크로 테스트나 에바 운용을 위한 각종 훈련 같은 것을 의미하는 걸 겁니다. 물론 모든 파일럿이 이러한 훈련을 받을 필요는 없기 때문에, 간간히 테스트만 받아도 충분할 것입니다. 적격자 여러분들은 파일럿이기 이전에 학생이니까요.
"오늘 출격한 것에 대한 보상금 등은 모두 자네들 쪽 통장으로 보내지도록 처리해 놓았다. 돌아간다면 확인해 보도록. "
길었다면 길었던 필기를 끝내고, 나오키가 그제서야 입을 열었습니다.
앞서 사도가 나올때마다 에바에 타야 한단 말이 나온 걸로 보아, 보상금은 에바에 탈때마다 받게 되는 듯 합니다.
"그리고... 나츠키, 이 도시에 있는 동안 네 보호자 역할은, 내가 아닌 유즈키 대령이 맡게 될 거다. "
나오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띠링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유즈키 사오리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씁쓸한 사실이지만 아버지와 다시 만났음에도, 나츠키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수고 많았어 얘들아! 괜찮았니? 다친 데 없지?! "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건지, 사오리는 해맑은 태도로 파일럿 아이들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723 카시와자키 나츠키 (TXZ7KhVsvk) Mask
2021-10-13 (水) 01:09:47
망할 아버지와는 다르게 친절한 말씨.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석연치 않았다. ...어딘가 아쉬웠다. 가장 원하는 답이 빠진, 아니, 일부러 감추는 걸까? 괜한 억측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납득해주게나'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다. 더 캐물어도 캐낼 수 없겠지. 어째서 이 도시로 침입해 올거라고 생각하는지도 궁금하지만... 질문은 여기서 끝내기로 하자. 그리고 이어지는 말도 대충 넘기려다가, 멈칫했다.
"...어? 뭐? 어째서??“
보상금은 솔직히 아무래도 좋았다. 돈을 바라고 탄 건 아니었어. 애초에 탈 생각도 별로 없었기도 하고. 그보다 여기로 오라고 불렀으니까, 그러니까, 적어도 함께 지내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같이 지내는 게 무리라도 상관없어. 지내는 건 따로 지내더라도 이제 친척이 아닌 아버지가 나를, 내 보호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째서, 또 다시...
왜 나를 다시 버리는 거야? 어째서?!
"또 떠넘기는 거야? 이번엔 친척도 아니고 생판 남한테!? ...어째서.... ...하, 아니지. 어째서라고 말할 것도 없네! 그래. 당신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지! 망할 아버지!! 진짜 짜증나!“
생판 남한테, 라고 외칠 때쯤엔 그 생판 남인 사람이 이미 이 방에 들어와 있던 것 같지만, 그쪽으로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이번엔 내가, 망할 아버지를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수고했다는 한마디에 기뻐하던 내가 바보같아. 이럴 줄 알았어. 알고 있었지만,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니길 바랐는데!! 바보같아. 바보같아. 정말 싫어! 망할 아버지따윈!!
"...아아 진짜, 이제 됐어. 할 말은 그게 끝이야?“
뒷짐을 지던 팔을 어느새 앞으로 나와 팔짱을 굳게 끼고 있었다. 주변 상황따윈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지금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하지만 분노와 비슷한 무언가라는 느낌이 드는 그런 것이 전부였다.
@ 유즈키 대령님 몬가 죄송함니다...
732 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ZHHMqJ6Cb6) Mask
2021-10-13 (水) 01:49:32
>>723 >>726
Pilot
나오키는 묵묵히 나츠키가 하는 말을 듣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답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듣고 있었습니다. 나츠키가 망할 아버지나 뭐니 하는 얘기를 꺼내고 있음에도 그의 표정은 예와 다를 바 없이 아무 표정도 보이지 않는 무표정이었습니다. 냉혈한을 표현하자면 이런 사람일까 싶습니다. 딸이 눈앞에서 짜증난다고 외치며 노려보고 있음에도 아버지에게성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저, 유즈키 대령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해보일 뿐이었습니다.
"나는 이곳 특무기관 네르프의 총사령관이고, 그렇기에 수많은 업무와 결재를 처리하여야 한다. 네 사소한 일상 같은 데 신경쓸 시간이란 없다. 그렇기에 내가 아닌 유즈키 대령이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
굉장히 가라앉은 말씨로 말을 끝내곤 나오키는 눈썹을 살짝 올립니다.
꼭, 이런 말을 듣고 있단 거 자체가 이해가 안되는 듯한 모습입니다.
"괜찮다면 다행이구나, 첫 실전이라 다들 괜찮은가 하고 많이 걱정했었어! 저 밖에 상황이 많이 난장판이기도 했으니까! "
사오리는 많이 걱정했다는 듯 미츠루를 향해 다가가 말하곤, 잠시 제 재킷을 뒤적이다 명함 하나를 꺼내 미츠루에게 건네려 하였습니다. 네르프 로고와 함께 이름과[ 전술작전부 부장 ]
이란 직책이 적혀있는 것이 눈에 띄는 명함입니다. 뒷편에는 사무실 번호와 이메일, 휴대폰 번호 따위가 적혀있습니다. 타카기에게도, 나츠키의 손에도 쥐어주려 하는 것으로 보아, 파일럿 모두에게 연락처를 돌리려는 것 같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있거나 해서 연락이 필요하다면 이 연락처로 연락해주면 된단다. 반대로 무슨 일이 생기면 이 번호로 연락이 올거야! "
추측컨대, 사도가 침입한다거나 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할 시 이 유즈키 대령의 번호로 파일럿 여러분들께 연락이 온다는 것 같습니다.
만약을 대비해서라도, 명함은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기적으로 싱크로 테스트가 있을 것이니, 그 날은 웬만해선 빠지는 일 없이 꼭 참여하도록. 그것 외엔 더이상 공지할 것은 없다. "
나오키는 딱딱한 말투로 파일럿 여러분들께 고하였습니다...
그래도 이 아버지의 머릿속에 나츠키가 딸이라는 인식은 박혀있기는 할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호자를 둔다는 것 자체도 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렇겠지요?
"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다. 지상이 아직 복구가 안 되었으니 조심히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이상이다. "
총사령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타치바나 아유미가 버튼을 눌러놓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기다리고 있던 것일까요? 사전에 지시받은 것일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이제 모두들 엘리베이터를 타고 귀가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이제 집에 갈 수 있을겁니다.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의문이 생겼습니다.
단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느낄만큼 정말 지금까지 일어난 일은 말도 안되는 일 뿐이었습니다.
우리들은 이제 어떤 일을 겪게 되는 걸까요?
어떤 걸 보고, 뭘 경험하게 되는 것일까요?
잘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지금 이제 눈 앞에 놓인 새로운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들은 계속해서 끌려나와 적을 마주해야 할거란 것입니다.
여러분이 원하든, 원하지 않은간에 그렇게 될 것입니다.
긴 하루였습니다......
1.1.2. Episode Two : Adaptation ¶
- 1. 復帰 (10/14/2021)
- 22 카시와자키 나츠키 (iTZkqukkD.) Mask
2021-10-14 (거의 끝나감) 22:47:42
학교가 어디든 배우는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구나. 이곳에 오기 전에는 수업을 나름대로 열심히 듣는 편에 속했지만, 지금은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 열심히 들을 이유도 없고,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아. 듣는 둥 마는 둥, 턱을 괴고 있다보니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가 모든 수업이 끝났다.
"...돌아가야지..“
어디로? 최근에 신세지기 시작한 그 집에. 돌아간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낯선 곳이지만, 그 밖에 달리 돌아갈 곳은 없었다. 처음으로 경험한 전투의 흥분이 가시고 나면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 사이에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졌다는 현실과,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그 빈자리를 차지했다. 넘쳐 흐를 것만 같은 그 감정을 억누르며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밖으로 나섰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일은 일절 없었다.
@집...으로 돌아갑니다
34 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bbxBFwX65o) Mask
2021-10-14 (거의 끝나감) 23:19:18
>>22
나츠키는 가방을 챙겨 집으로 돌아갑니다....
도시 외곽의 직원용 아파트, 유즈키 사오리의 거처로 돌아갑니다.
예전과는 아예 다른, 모르는 이의 집으로 나츠키는 돌아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예전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 펼쳐져 있을 겁니다.
전투가 끝나고, 청소를 한 지가 언제라고 다시 여기저기가 어지럽혀진 모습입니다만, 그래도 처음 이 집에 들어왔을 때보단 나은 모습입니다. 적어도 지금은 멀쩡한 사람이 사는 듯한 집안이니까요, 그렇지요?
식탁에 놓인 텅 빈 맥주캔들은 무시해도 좋습니다. 냉장고 위쪽을 올려본다면, 나츠키는 다음과 같은 메모지가 붙여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겁니다.
[ 오늘 조금 늦음 !!
학교가 끝나면 본부로 오렴
너를 찾는 사람이 있단다
- 사오리 ]
추측할 필요도 없이, 새로운 보호자가 붙이고 간 걸로 보이는 메모입니다.
40 카시와자키 나츠키 (iTZkqukkD.) Mask
2021-10-14 (거의 끝나감) 23:28:06
도시 외곽의 아파트.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전혀 모르던 장소.
언젠가 자연스럽게 집이라고 부를 날이 오는 걸까. 그런건... 싫다. 역시.
문을 열고 들어서자, 대청소를 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흐트러지기 시작한 집안이 눈에 들어왔다. 첫 인상때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깔끔하다고는 말하기 힘든 모습이다.
현관에서부터 천천히, 정리할 수 있는 것들은 정리하면서 주방에 도착했다.
식탁 위 비어있는 맥주캔들을 집어 남아있는 내용물을 버리고, 가볍게 헹군 후 잘 마르게 놓고 나서야 냉장고에 붙은 쪽지를 발견했다.
"...망할 아버지는 아니겠고... 누구를 말하는 걸까.“
조금 늦음, 본부로 올 것,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 ...누구일까. 이름을 명확하게 써놓지 않은 것을 보면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은 아니고, 다른 새로운 누군가인걸까.
확인했다는 뜻으로 쪽지를 떼서 식탁에 올려두고, 방에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집을 나섰다.
교복차림 그대로, 소지품은 출입용 카드와 핸드폰, 그리고 mp3가 전부였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재생했다. 낯선 거리의 소음을 틀어막은채로 천천히 걸어간다.
@본부로 갑니다
59 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rhRAnQIg6s) Mask
2021-10-15 (불탄다..!) 00:02:53
>>40
나츠키는 본부로 이동합니다....
가는 길 내내 조금 많이, 주변이 시끄럽고, 뭔가를 들고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만, 그다지 신경쓸 일은 아닐 겁니다.
나츠키는 일반 학생일 뿐, 평범한 중학생일 뿐이니까요. 그렇지요?
나츠키는 검은 카드를 찍고 본부 안으로 들어섭니다...
들어가는 다른 사람들은 하얀 카드를 찍고 들어가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나츠키 혼자만 다른 검은 색인것 같습니다.
기분 탓인 건지, 나츠키 혼자만 다르게 받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카시와자키 양 맞으시지요? "
본부 안으로 들어온 나츠키를 향해, 저 엘리베이터 쪽에서 흰 가운을 입은 기술부 직원이 걸어와 말을 걸려 하였습니다.
중학생에게 대하는 것 치고는 지나치게 올바른 태도입니다. 꼭, 나츠키의 이름을 알고 있어서인것처럼.
"갑작스런 호출이었을텐데 죄송합니다. 오늘은 싱크로 테스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
기술부 직원은 조곤조곤 나츠키를 내려다보며 설명을 이어나갑니다.
망할 아버지께서 이전에 말씀해주신, 정기적으로 받는다는 그것 같습니다.
61 카시와자키 나츠키 (1lAtAuw2Xw) Mask
2021-10-15 (불탄다..!) 00:12:24
아무리 귀를 막아도 모든 소리를 막을 순 없었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샀다면 조금은 달랐겠지만, 아쉽게도 이건 그냥 이어폰이라. ...그래서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주위의 소란스러움과, 무언가를 들고 노려보는 사람들이나... ...두렵다기보단, 얽히고 싶지 않았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무언가가 시작될 것 같은 느낌에 나는 그저 외면한 채로 걸어갔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스스로에게도, 그 사람들에게도... 닿지 않을 중얼거림을 품고서.
"...뭐지... 상관없나.“
카드를 찍고 들어서면서 눈치챈건데, 왜 내 카드는 검은색이지? 다른 사람들은 하얀색 카드를 찍고 들어가는데... 잠시 의아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혼자 이상한 카드를 받은 거라고 해도 그건 카드를 전달해준 쪽이 잘못한거지 내가 잘못한 건 아니니까. 아무튼 그렇게 들어서자 저번처럼 가운을 입은 직원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지나치게 정중한 태도. ...망할 아버지 때문이겠지, 이것도. 솔직히 말하자면 껄끄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네, 괜찮아요. 저번에 했던 거랑 같은 거면, 갈아입으러 가면 되는 거죠?“
싱크로 테스트, 이 테스트가 저번에 했던 그 테스트...맞겠지? 확신하고 있는 주제에 한번 더 물어보고서야 발걸음을 옮겼다. 밖의 소란스러움에 대해 물어보고 싶기도 했지만, 그것까진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확인 후 갈아입으러 갈게욧
74 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rhRAnQIg6s) Mask
2021-10-15 (불탄다..!) 00:41:09
>>61
"그렇습니다. 저번에 받으신 테스트와 동일합니다. "
기술부 직원은, 여전히 지나치게 공손하여 껄끄러울 정도의 태도로 나츠키에게 대답하였습니다.
도대체 이 직원은 나츠키와 아버지가 어떤 사이인지 모르는 건지 싶습니다....
테스트를 받으러 가는 길에 나츠키는 반대 쪽으로 걸어가는, 정복을 입은 한 무리의 직원들을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초호기' 와 '세 번째' 를 언급하며 대화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는데, 과연 누구를 가리키는 말인지 나츠키에게는 알아듣기 어려운 말일 수도, 아닐수도 있겠습니다.
레일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평소와는 다른[ GATE 3 ]
이란 문구가 나츠키를 반겨주었을 것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오늘은 예전과는 다른 곳에서 테스트가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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