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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에드먼드 올슨 랭카스터

last modified: 2015-10-23 14:47:43 Contributors



"누군가는 암흑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 법입니다."

1. 정보

1.1. 외모

셔츠를 입는다면 카라 깃에 닿을듯 말듯한 뒷머리 길이, 그리고 귀를 살짝 덮는 옆머리 눈썹을 살짝 덮는 앞머리.
이 정도 기장의 백금발을 정돈하지 않고 더벅머리로 길러두었다. 거기에 머리 색과 잘 어울리는 벽안.
코가 오똑하고 좁으며, 입이 살짝 작은 편이지만 얼굴도 작은 편이기에 그럭저럭 어울린다. 전체적으로 선이 얇고 고운 미남형.
178cm 67kg의 평균보다 상당히 큰 키와 날랜 근육질 체형.
예복으로는 진홍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 검은색 조끼를 즐겨 입는다.
임무를 수행할땐 갑주가 달빛에라도 비치지 않도록, 온통 검은색 염색을 들인 검은 갑주를 입는다.

1.2. 성격

기본적으로 감성보다 이성을 중요시 하며, 그에 따른 냉철함과 실리적임은 그를 설명할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
누가 보면 감정을 느끼는것에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무미건조하며 어느때나 어조나 어투가 바뀌지 않는다.

1.3. 특징

랭카스터 가家의 직계로, 검술에 상당히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당대의 직계중에는 수위를 독차지하고 내주지 않을 정도로.
말 그대로 재능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이, 그는 언제나 그가 노력한것 보다 빠르게 검을 휘둘렀으며 그를 바탕으로 여러 기교를 섞어 본디 휘두른것보다 더 많은 검격들을 상대에게 심어주었다.
상식적으로 검을 오래 휘둘렀을수록. 그리고 근골이 뛰어날 수록 빠른 검격을 내 보일 수 있을텐데 그는 항상 자신보다 검을 오래 잡은 이들보다 더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물론 이는 쉽사리 믿기 힘든 일이지만, 사람들은 그저 그가 아버지의 피를 조금 더 진하게 물려받았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의 가문에서 검술에 재능이 있는 이가 나오는 것은 너무도 흔한 일이었으니.

1.4. 과거

만인의 축복속에 태어나 존귀한 천으로 감싸여 받아졌다.
뭣모르던 영아시절 그는 그저 천진난만할 뿐이었고, 귀하디 귀한 보살핌 속에 온실속의 화초로 자라왔다.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극진히 대해줬으며 그가 원하는 것은 말 한마디면 모두 수분내에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어린 그가 원하는것 이래봐야 군것질거리 혹은 놀이, 놀이 상대 같이 자잘한것 밖에 없었으니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렇게 가문의 총애를 받으며 귀염둥이로 자라오던 그가 기사놀이를 하겠다고 처음 검을 든 날, 한순간에 그는 귀염둥이에서 경계해야할 대상으로 탈바꿈 해버리고 만다.
그의 검은 다섯살 배기 치고는 너무도 빨랐다. 물론 그 검이 진검도 아니고 길이조차도 아이에 맞게 단검 수준으로 줄여놓은 목검이었다 해도, 그것을 고려했다 쳐도 너무도 속도가 빨랐다. 아이의 목검이 허공을 수놓을때마다 휘익- 하는 파공성이 들려왔다.
같이 기사놀이를 하겠다고, 혹은 잠시 놀아주겠다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의 곁에 있던 다른 형제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 또한 어린 그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고, 검을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막아보겠다며 목검을 들어 막아도 채 막기도 전에 단검이 팔을 찔러왔다. 반격을 해보려 목검을 휘두르려 해도 애초에 그의 검을 피할 수가 없었다.
결국 한명도 남김 없이 목검으로 온몸을 찜질당한 이후에야, 그는 검을 거두었다. 사실 어린아이의 치기 어린 장난 그리고 과하게 신이 나서 흥분한 탓에 막무가내로 휘두른 것 뿐이지만, 동기야 어찌됐든 결과는 참담했다.
이 사건이 결국 가문 전체에 퍼지게 된 것이다. 어떤 이의 시선으론 그저 "허허, 녀석 참. 나중에 뭐가 되려고 저러나-" 라는 말로 웃으며 넘겨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리 가벼운 사안은 아니었다.

"기사 놀이" 를 "후계 계승" 으로 치환해보아도 결국 똑같은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어차피 그들 모두가 명분은 가지고 있었다. 모두 직계이니. 오히려 명분으로 따지자면 첫째가 가장 정통성이 짙다고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재능. 랭카스터가는 명백한 무가였으며, 검의 재능이 곧 피의 진함을 구분하는 척도가 되는 곳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그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 그 피를 진하게 타고난 이었으며, 동시에 가장 유력한 후계 후보로 떠오르게 되었다.
차라리 첫째였다면, 그 재능을 일찍 발현했다면 좋았을것을. 먼저 태어난 형들에게 이미 가문의 장로 혹은 실세들이 암암리에 후원자라는 명목으로 줄을 서놓았고, 그는 결국 그 후원자들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어리디 어린 그는 그런 뒷사정에 대해 하나도 알지 못했고, 그저 해맑게만 자랄 뿐이었다. 그때부터 생긴 가끔씩 받게되는 차가운 시선 혹은 반응은 대수롭지 않은것이라 생각했고.

그런 그가 그 혼자만 모르는 불안스러운 유년기를 보내던 어느날, 그날따라 유독 자신이 지내온 성에 답답함을 느낀 그가 홧김에 수행원 없이 성을 나와 평민들이 사는 저잣거리까지 구경을 가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만난 어느 소녀에게 동화같이 한눈에 반해버렸고, 성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그 소녀의 아름다움에 지독한 상사병을 앓게 되었다.
이런 감정을 처음 겪어본 그는 이 마음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건지 전혀 알수도 없었고, 조언의 상대도 구하지 못했다. 그저 틈만나면 어떻게든 성을 빠져나와 저잣거리의 그 소녀가 종업원으로 일하는 여관에 가서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뿐.
저녁을 주문하기 위해 외치는 "여기 주문!" 이 그에게는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이었고, "네~" 라며 대답하는 낭랑한 목소리는 그에게 애틋함을 키워주었다.

그렇게 그가 그의 생애 첫 사랑을 나름대로 겪어가던 어느 날, 여느때와 다르지 않게 저녁을 주문했다.

그날따라 소녀의 손이 유난히 파르르 떨려왔고, 건네어 주는 수프 접시 옆에 쪽지를 하나 남기기에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쪽지라는건가, 사랑이 이루어지는건가 하는 설레발들만 한껏 쳐대면서.

그리고 그는 알지 못했다. 평민들은 글자를 알기 힘들다는걸. 아는이가 희박하며, 그가 좋아하는 소녀는 글씨를 조금도 모른다는것을.

어찌됐든, 쪽지엔 다소 엉성하게 연출한 티가 나는 글씨체로 저녁을 먹은 뒤 여관 뒤뜰로 나와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미 사랑에 머릿속이 잠겨버린 그는 조금도 의심하지 못한채로 밥을 마시듯이 식사를 마치고 뒤뜰로 달려갔다.

그곳엔 소녀가 수줍은듯이 몸을 살짝 웅크리고 꼰채 서있었다. 단번에 잇몸까지 드러나는 미소를 반개하며 그는 소녀의 뒤편으로 걸어가 목을 가다듬었다.

"레이디, 절 이곳까지 불러내신 이유ㄴ.."

몸에 밴 귀족가 특유의 예법으로, 나름 고상한척을 해보며 말을 꺼내던 그는 채 말이 잇기도 전에 파공성에 말이 끊겼다.

소녀가 갑자기 뒤를 돌며 양손으로 쥔 단검으로 사력을 다한 찌르기를 해온것이다.
그 어떤 철인이라도 쉽사리 이겨낼 수 없는 상황.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피는 랭카스터의 것, 수세기간 이어져 내려오며 그 이름에 자신들이 아닌 다른 이들의 피를 묻혀온 것이었다. 그 농도는 지독히도 끈적했고, 생각보다 빠르게 반응하게 해주었다.


왼발을 빠르게 박차 급하게 몸을 틀면서 허리춤의 예식용 아밍소드를 뽑아들었다.
아니, 뽑아듬과 동시에 허공에 깨끗하게 궤적을 그리는 은빛 칼날과 금색 손잡이.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궤적은 무엇보다도 치명적인 살상력을 가지고 있었고, 지나간 자리에 있던 모든것을 분리시켜 놓았다.
소녀의 두 손목과 목부분의 경동맥을.

의식할 새도 없었다. 배운적도 없는 검격이었다. 다만, 몸 속 깊은곳에서 끓어오른 생존 본능과 그의 검에 대한 지독히도 뛰어난 재능이 순간의 휘두름을 낳았을 뿐.

소녀의 두 손은 단검을 꽉 붙든채로 땅에 떨어져 작은 피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고, 소녀는 그대로 쓰러진채 바람 빠지는 소리를 연신 내며 주위를 피바다로 만들고 있었다.
그 또한 그 피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몸 곳곳을 진홍색으로 칠하며 멍하니 소녀의 시체를 바라볼 뿐이었다.

폭풍전야 같은 고요함.

도저히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여러 감정이 치솟았다. 물론 그 감정들은 뒤섞이고 뒤섞여 본래의 형질을 잃어갔고.

혼란이 극에 달하자 오히려 머릿속이 차분해졌다. 바람소리가 멎어 끔찍하게도 조용해진 주위를 따라, 그의 속도 이상하리만치 차분히 진정되고 안정을 찾아갔다.


이 소녀는 자신에게 원한을 품을 이유가 없었다. 단검을 들이 댈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의구심끝에 그가 취한 첫번째 행동은, 소녀의 잘린 두 손에 쥐어진 단검을 꺼내 살펴본 것이다. 사후경직은 아직 전혀 오지 않았기에 쉽사리 빼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 단서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는 소녀의 몸 곳곳을 샅샅이 뒤져가면서까지 단서를 찾아보려 했지만, 점차 옷이 붉은색으로 물드는것 외에는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결국 그는 본가로 귀환했다. 피투성이인 자신을 보며 하인들이 소스라치게 놀라자, 입을 다물지 않으면 온 몸을 천조각을 내어 까마귀에게 주겠다는 협박까지 해가며 조용히 밤을 틈타 자신의 방으로 은밀히 돌아갔다.


다음 날,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것 처럼 해맑게 웃으며 아침 정찬을 하러 식당으로 갔다. 그의 입꼬리는 분명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눈꼬리는 조금도 요동치지 않은채 지독한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검의 예기가 눈빛으로 옮겨진듯 모든것을 낱낱이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 그가 식당으로 들어오자마자 크게 표정이 요동치는 몇명의 친척이 포착되었다. 그리고 개중에는, 자신이 잘 따르던 형도 포함되어 있었고.

모든것이 명확해졌다. 그저 추측일 뿐이지만, 확률이 십할에 달하는 추측.

소녀는 후계 계승 싸움에 의해 희생당했다. 자신이 후계로 낙점될까봐 초조해 하는 자신의 형과 그 후원자들에 의해, 자신을 죽이라고 협박을 당했을 테고 어쩔 수 없이 단검을 찔러왔을 테다.

그리고 그는 그런 소녀를 단칼에 죽여버렸다. 의도치 않은 행동이라고 해도. 원래 죄악이라는게 의도하고 저질러 지는것은 아니잖나. 어찌됐든 자신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고, 그리고 그 죄를 저지르게 만든 이들이 눈 앞에 있었다.

오라, 옳다. 당장은 당신들에게 칼을 빼들어 겨눌 수 없음은 내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지금부터 발톱을 감추고, 당신들에게서 가능한한 빨리 멀어져서 힘을 기를 터이니 내가 이 가문으로 돌아오는 날, 랭카스터는 어느때보다 진한 피냄새를 맡게 되리라.

마음 속으로 각오를 한 그는, 그 사건의 반향으로 지독한 냉정심과 평온을 갖게 되었다. 기사단으로 서임 되게 된 근원은 그의 뛰어난 검술 탓일테지만, 아마 유령 기사단으로 스카웃 된 이유는 그의 냉정심과 평온함 탓일 것이다.

1.5. 무기

검신 1m 상당의 아밍 소드. 검신에 검은색을 칠해놓아, 달빛에 반사되지 않게 처리를 해놓았다.

1.6. 기타

자신이 죽였던 소녀에게 굉장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소녀와 상당히 닮은 여인을 볼 경우, 냉정심과 평온이 깨지게 되어 미쳐 날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