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피가 돌지 않아 차가운 눈이 쌓인 듯 새하얀 피부. 부드럽고, 비단실과도 같은 햇빛이 투과하는 것과 같은 백금발의 머리카락은 목에 닿는 길이의 단발, 앞머리는 턱까지 오는 길이로 귀에 넘겨져, 아치형의 눈썹 밑, 감겨져있는 눈에서 드러난 속눈썹은 길고 숯이 많으며 머리카락과 같은 색.
옅고, 투명한 색의 아이스블루 색의 홍채와. 그 안에 들어있는 은색의 동공. 웃으면 꽃이 필 듯 부드러워지는 눈매, 벚꽃 꽃잎과 같은 색의 작은 입술. 그 머리 자체가 개화하기 직전의 꽃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머리와 목의 절단면은, 검디 검은 그림자가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이제 몸의 이야기를 해볼까.
머리까지 합치면 아마 키는 154cm가 되겠지. 13세의 외형이기에 2차 성징이 채 시작되지 않아 소녀와 별 차이가 없는 몸. 가느다란 손목과 발목, 작은 손과 발. 가느다랗고 긴,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손가락. 단정한 손톱.
그 몸을 감싸는 것은 길고 두꺼운, 밤하늘과 같은 색의 망토. 그 안에 있는 것은 드레스로 보일 수도 있는 새하얀 수의, 맨발의 발은 흙이 밟을 때가 적다.

듀라한, 때문에 목과 몸이 떨어져있다. 언데드의 한 종류이기에 몸에 피가 통하지 않고 체온이 없다

조용하고, 말을 하는 것보단 듣는 것을 좋아한다. 혼잣말을 그나마 자주 하는 편인 어린 소년. 능력에 대해선 제대로 그것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할 수 있는 지 알고 있어.

Agender / Panromantic

모든 질병을 다스리는 능력. 심지어, 존재하지 않는 질병조차 스스로 창조할 수 있다.

그에게 과거의 기억이란 건 존재하지 않아, 그저, 누군가가 그의 머리에 손을 얹었고, 그 이후로는 그저 시키는 대로, 원하는 대로, 질병을 흩뿌리고 목숨을 거두어갈 뿐.
하지만 눈을 감고, 아주 오랫동안 생각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다정하게 껴안아 주었던 듯 해, 가끔씩 꿈을 꾸곤 해. 기억나지 않는 꿈을. 다정하고, 따뜻한 꿈을. 목을 조이는 통증의 꿈을. 기억을 향해 손을 내밀어봐도 금방 안개처럼 희미해져 사라져가. 기억을 떠올리려 해도 안개에 휩싸인 숲의 밖에서 안을 보는 것처럼 굉장히 뿌얘.
그는 질병을 뿌리고, 뿌리고, 뿌렸어. 뿌리기 전 그 장소를 지나가 죽음이 올 것을 알리면서, 그 와중에 여러 사람을 만났지. 직접 자신이 흩뿌린 질병을 가라앉게 하고, 치료하는 자들을. 그자들이 나타나지 않은 지역, 나타나지 않은 시대,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가 지나간 자리에 시체의 재만이 남는다고 하여 재의 왕이라 불렀지. 그는 오랫동안 이것을 계속해왔어. 짧은 기간에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적이 있지. 간단해, 병균들이 타고,타고,타고 날아가게 하면. 모두가 걸리거든.
그러고보니 한번, 머리를 도둑맞은 적이 있긴 했어. 다행이 되찾을 수 있었지만. 그 사람들에겐 벌을 줬어, 어째서 훔친 건지는 모르겠네.

추후에 밝혀집니다.

머리가 없어도 앞을 볼 수 있긴 해. 정확히 따지자면 본다기보다는 감각으로 느끼는 걸려나. 머리의 눈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잠에 든 듯 감겨져 있어. 그는 잠을 자지 않지만, 아니, 필요없어 하지 않는다는게 맞을 지도 몰라. 먹는 것도, 쉬는 것도 필요하지 않아. 듀라한도 한 종류의 언데드로 취급되니 그런걸까.
그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거대한 검은 말이 이끄는 자신의 마차를 타고 다니는데. 이건 굉장히 세련됬어, 세세한 장식은 없지만 검고 웅장한 왕좌와도 같지. 테스는 가끔 이 마차가 그 이명의 원인일까 고민하기도 해. 테스의 말의 눈동자엔 흰자는 보이지 않아, 그저 검고 검을 뿐이지. 긴 갈기와 몸을 감싸는 털은 부드럽지만, 테스와 똑같이 온기는 존재하지 않아. 때문에 식사도 휴식도 필요하지 않아, 그렇지만 각설탕을 좋아해.
테스는 양손잡이야. 식사는 필요없지만 만약 맛있는 걸 주면 눈을 반짝이며 엄청 잘 먹어. 걱정마, 목 밑으로 나오지 않으니까. 소화기능은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아.
그는 언제나 세상을 떠돌아다녀, 그러니 모두를 만날 기회도 많겠지. 주요 거주지역은 라 프라세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