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 내 옆자리의 신 님 RE
토와 엔 | |
나이 | 18 |
성별 | 남성 |
학년과 반 | 3-C |
성적 성향 | CL>ALL |
1. 외형 ¶
그를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형광등 아래에서는 차분한 연갈색 정도의 머리카락으로 보이지만 빛을 받으면 붉은 기가 도는 금발처럼 보이는 머리카락이다. 살짝 곱슬기가 있기 때문인지, 적절한 길이로 유지하고 곱슬기의 관리에 꽤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피부는 희고 매끄러워 백옥이나 백자로 비유될 만하다.
눈은 오묘한 색감의 녹색 계열이다. 청록색으로 보이다가도 선명한 에메랄드빛으로도 보이는 색으로.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굉장히 맑은 색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눈매는 살짝 올라간 듯 내려가 있다.
둥근 안경을 끼고 있는데. 시력 교정용 안경이다.
전반적으로 어딘가 모르게 가냘프고 처연한 듯한 분위기가 있는 외모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생각보다 탄탄한 몸이며, 키도 굉장히 큰 편(179.2)이다.
피부는 희고 매끄러워 백옥이나 백자로 비유될 만하다.
눈은 오묘한 색감의 녹색 계열이다. 청록색으로 보이다가도 선명한 에메랄드빛으로도 보이는 색으로.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굉장히 맑은 색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눈매는 살짝 올라간 듯 내려가 있다.
둥근 안경을 끼고 있는데. 시력 교정용 안경이다.
전반적으로 어딘가 모르게 가냘프고 처연한 듯한 분위기가 있는 외모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생각보다 탄탄한 몸이며, 키도 굉장히 큰 편(179.2)이다.
2. 성격 ¶
부드럽고 햇살같은 외모와는 반대로 묘한 냉기와 차가움이 있지만 굳이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공부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는 방침일 뿐 평범한 10대의 감성이네요.
그러나 동시에 단발적이고 확실한 감정적인 것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적어도 인성이 파탄난 계열은 아닙니다.
그러나 동시에 단발적이고 확실한 감정적인 것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적어도 인성이 파탄난 계열은 아닙니다.
3. 기타 ¶
가미즈미에 오게 된 것은 올해 초의 일이다. 다른 지방에서 오게 되었는데 그쪽은 가미즈미보다도 더 시골이었다고. 그쪽 지역에서는 신직에 종사하는 지주 집안이었다- 하지만 그걸 본인이 티내지는 않는다.
애초에 본인은 그쪽에 종사할 생각이 없어서.(현재 신직은 토와 엔의 2촌 초과의 친족이며 큰 관련이 없다) 진로를 알아보려 노력하며 개인 편차치를 굉장히 빡세게 관리하고 있다.(최소 89) 다행히도 그런 쪽에서는 집안에서도 지원이 잘 오고 있다.
애초에 본인은 그쪽에 종사할 생각이 없어서.(현재 신직은 토와 엔의 2촌 초과의 친족이며 큰 관련이 없다) 진로를 알아보려 노력하며 개인 편차치를 굉장히 빡세게 관리하고 있다.(최소 89) 다행히도 그런 쪽에서는 집안에서도 지원이 잘 오고 있다.
빡세게 관리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지만 공부는 매우 잘한다. 아마 전국 단위로도 위에서 세면 두 손 두 발정도면 세는 게 가능하겠지.(전국에서 20등 내라는 얘기다)
본인은 잘 모르지만 목소리의 잠재력도 매우 높고, 노래도 굉장히 잘 부른다.
고교의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다.
3.2. 모음 ¶
- 신문에 실린 인터뷰 기사
"소아에게서 발생하는 병질은 성장하는 아동의 특성상 진행이 급격해지는 경우도 많고 영향을 미치기 전 빠르게 발견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본 기자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난 시대에서 도쿄에 위치한 3차 의료기관에서 소아 질병의 권위자인 '사토 케이이치(58세)' 박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갔다.
정갈한 이미지와는 다른 아기자기한 진료실.
인터뷰를 하는 사토 박사의 소아과에 들어섰을 때 본 기자는 깜짝 놀랐는데. 병원 하면 생각나는 하얗고 창백하고 차가운 공간이 아닌 파스텔톤의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의 벽과 동물 그림이 그려진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사토 박사의 진료실에는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벽은 물론이고 의자도 푹신한 종류에 인형이 놓여있고 이미 몇 장이 쓰여진 스티커가 보였습니다. 사토 박사는 이런 병원의 풍경의 연원을 묻는 기자에게
"어린 환아들은 차갑고 창백한 병원의 벽만 보면 쉽게 우울해지는 편입니다. 입원 중에라도 부드러운 색감과 재미있는 동물 친구들을 만들어서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지요"
라며 환아를 생각하는 듯한 답을 건넸습니다.
사토 박사에 대하여
사토 케이이치 박사는 도쿄 태생으로 명문 중 고교를 나와 도쿄대 이과 3류에 합격 후 의과를 졸업 후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의학을 수료하며 소아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부문의 권위자로써 많은 소아들을 현재도 치료하고 있습니다. 히나마츠리 기념으로 제작되어 방영된 '소아병동의 치열한 현장 다큐멘터리' 1부에서 아픈 건 싫다며 주사를 맞지 않겠다는 환아에게 아픈 걸 안 맞으면 히나마츠리 때 히나가시나 지라시즈시를 못 먹는다고 하자 환아가 그건 먹구 싶어여! 라고 외치는 클립이 유명합니다.
이하는 기자의 질문에 박사님께서 답하는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사토 박사님. - 신문사의 타지마 노리아키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가워요. 타지마 씨. 요즘 다큐멘터리 덕분에 많이 알려진 느낌이네요.
아 확실히 다큐멘터리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것 같은데. 어떤 것이 달라지셨나요?
-하하.. 오지상 오지상 거리는 환아가 늘어났지요. 그리고 히나마츠리 때 벌어진 여아들이 예쁜 옷을 입은 잔치 덕분인지 5월에도 남아들을 위한 잔치가 예고되어서 의욕을 가진 환아가 늘어났습니다. 또 다른 병동으로 갔을 때 환자의 자녀가 절 보고는 오지상이다! 라고 외치는 일도 있었답니다.
(중략..)
소아의 질병. 이 증상은 주의해라. 같은 게 있나요?
-어릴 수록 주의해야 할 증상은 '열'입니다. 어린이는 외부의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미숙하고, 어린 시절의 고열은 뇌와 신경에 손상을 주어 자칫 잘못하면 실명, 난청 등의 증상이 찾아올 수 있으며, 적절한 처치가 주어지지 않으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소아암이나 다른 질병을 말할 거라 생각했는데 열이라니.. 굉장히 뜬금없어보이네요..
-소아암이나. 다른 질병들은 치료가 힘들고 하루하루가 다르지만. 열은 그 모든 병들을 총괄하는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른 질병이 이미 존재하는데 열이 오르면 그날 소아과는 비상이 되니까요.
아하.. 그렇군요. 그럼 지금까지의 의사 생활 중에서 특히 생각나는 환자가 있었나요?
-음.. 인상에 깊게 남은 환자는 토와라는 환자였지요. 소아 환자 중에서도 굉장히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병원 아이들의 대장노릇을 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당시 제가 있던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하고 실험적인 치료를 권유하여 해외로 향했던 점이 기억에 남도록 했네요.
확실히 치료를 하지 못했다.. 라는 것은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네요. 앞으로의 목표와 당부하고 싶은 말은?
-며칠 뒤에 해외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입니다. '혈액 속 미세 DNA의 검진으로 진단기기', '소아암의 급격한 확산세를 억제하는 항암'..같은 암 학회와 진단부문의 세미나가 있으며 그 곳에서 많은 것을 배워 질병으로 고통받는 소아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습니다.
-또 부모님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아이들이 치료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에 힘드시겠지만 자책하지 말고 그저.. 사랑을 주신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사토 박사와의 인터뷰는 현대에 질병으로 확립된 소아의 병증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던 시간이었으며, 다큐멘터리에서도 드러났던 일면의 깊은 곳을, 환아들을 치료하고자 하는 마음을 알 수 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몇 년 전의 봄
- 1
- 수양벚나무가 늘어진 꽃가지에서 꽃잎을 흩뿌리는 계절이었습니다. 많이 마른 아이의 휠체어를 끌고 다니는 나는 아주 무거워 휠체어에서 손을 뻗어 잡을 정도로 내려온 가지 근처로 향했습니다. 꽃이 달린 가지가 나의 정수리를 스칠 듯 말 듯합니다.
"벚꽃이 많이 피었네!"
오늘따라 어쩐지 활기찬 목소리가 나의 귀에 들려옵니다. 나를 올려다본 눈은 파란 하늘을 담은 것 같았네요. 해를 많이 못 봐서 색소가 많이 연해진 것일까요? 나는 휠체어를 끌고 산책을 마저 했습니다. 팔랑팔랑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아보려 뻗은 팔이 애처롭게 가냘픕니다. 제 나이보다 많이 어려보이죠. 몇 살처럼 보일까.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휠체어가 멈춘 걸 눈치채 버렸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쓸데없는 생각을 할 시간에 이 토와의 휠체어를 제대로 끌라는 거야"
"그렇네."
옅은 웃음을 지으며 휠체어를 끌 때에 나는 의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사토 아저씨!"
"반가워요. ㅇ.. 아니 토와."
"역시 토와라고 불러주네요! 작전 성공~"
"못 불러줄 건 없지요 토와."
뿌듯하다는 듯 미소를 짓는 토와와 나를 살짝 바라보며 약간의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짓는 사토 박사에게 고개를 저어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사토 씨는 토와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대충..
"아저씨는 오늘도 제 부하들을 엄청 울렸으니까 매-드한 과학자인 거에요~"
"어이구.. 그럼 대장님을 만났을 때 바로 데려가야겠네"
"부웅하고 차가운 그것에 날 가둘 생각이지요! 으악. 나빴어요!"
그렇게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토 씨가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럼.. 간병인 분은 보호자에게 전해줄 수 있지요?"
"그렇죠.."
고개를 끄덕이자 가벼운 쪽지를 건네주었습니다. 그 쪽지의 내용은 일종의 면담 일정이었지요. 노곤한 것처럼 나비가 팔랑거리는 것을 따라가다 말다 졸고 다시 눈을 뜨고 눈길이 따라가다 말다 하는 토와를 데리고 병실로 돌아가야 합니다.
"재미있었어요?"
"으음... 그렇지... 사토 아저씨는 대단해..."
졸려서 그런지. 좀 칭얼거리는 듯한 말이 들립니다. 하긴.. 흔하지 않은 만큼 일반적으로 처리해서는 안됩니다. 링겔을 흘낏 바라보면.. 진통제가 많습니다. 저는 그렇게 간호사에게 데려다 준 뒤 병원 로비에서 핸드폰을 열었습니다.
.
.
.
"어서오세요 보호자님."
"네..."
저는 상담실 문에 기대어 흘러나오는 대화를 엿들었습니다.
".....의 병세가 이 사진을 보면....... 진행이....."
".....이렇게나..."
"그래서.. 한 사람의 의사로써는 정말 죄송한 이야기지만 저는 외국의 실험적 임상에 ...를 참여하는 게 어떻까 하고 추천드립니다."
"...그렇습니까.."
"그쪽 연구기관에서도 드문 사례인 만큼 참여를 결정하신다면 꽤 지원이 괜찮을 거라는 답신이..."
'정말로 가능성이 있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병실로 향했습니다. 병실에는 단정한 글자로 이름이 적혀 있었고. 저는 써져 있는 다섯 개의 가나를 보며 들어갔습니다. 잠든 토와의 근처에는 그림이나 글을 쓰다가 그랬는지. 종이와 필기구가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소아과에서 행사를 하는.. 그런 종류네요.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좀 삐뚜룸한 글자는 '다 낫는다면 사토 선생님처럼 좋은 의사가 되고 싶다-' 라는 글자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매드니 나빴다느니 하지만 의사 선생님을 동경하고 있었던 거겠지요. 잠든 얼굴은 거짓말처럼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외국에 나가게 된다면 한동안은 볼 수 없겠네요."
"그렇겠지..."
간병인을 거기에서 고용하는 게 괜찮을 테니까. 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제어할 수 있을 정도로 나아진다면 다시 들어올 테니까. 그때까지는 자기자신이 할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그렇게 한창의 봄이 지나갔습니다. 참으로 시간은 빨랐지요.
- 2
- 그 대화를 들은 뒤로 시간이 조금 지난 늦봄이었을까요?
새파란 시선이 나를 바라보면 눈을 피하게 됩니다. 하늘을 담은 것 같아서일까요. 예정된 비행기표를 보며 들뜬 모양입니다. 비행기를 처음 타는 거라는 말을 하는 토와에게 자신도 처음 타는 거라는 말을 하자 다행히도 조용해졌지만. 금방 회복해서는, 저번에 보았던 그 종이들을 주섬주섬 모아서는 꿈 박람회~ 라면서 토와의 꿈을 줄줄이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으음.. 유치원 막 들어갈 때에는 바비인형이 사는 큰 집에서 사는 게 꿈이었구.."
보통 어릴 때에는 집을 엄청나게 크게 느끼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하지만 꿈을 말하는데 끊는 것도 예의는 아니지요.
"유치원 졸업할 즈음에는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
"와아. 그렇구나.. 어째서?"
"당연히 예쁘잖아! 제복을 입는 게 예쁘니까?"
"보통은 그때쯤이면 가면라이더나 프리큐어를 동경하지 않아?"
"난 현실적이니까!"
그래그래. 라며 얼러주며 그 다음을 묻지는 않습니다. 그야 초등학교 생활은 짧았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다가 토와가 묻는 자신의 꿈은 뭐냐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놓쳤습니다.
"응? 대답해주란 말이야"
정신을 차려보니. 안 대답해주면 약도 안 먹고 밥도 안 먹을 거야! 라는 삐진 게 분명한 협박성 말에 결국 한숨을 쉬고는 생각해봤던 직업을 손으로 꼽아봅니다.
"꿈이라면.. 조금 자유로운 직업이지 않을까? 흠.. 외교관? 여행작가?"
"완전 반대네! 지금 내 꿈 본 적 있지!"
"그래. 의사 선생님이지? 의사 선생님은 자유롭게 나가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으니까."
한숨을 쉬면서 하필 의사냐고 작게 투덜거리는 나를 본 게 분명합니다.
"사토 선생님은 멋진걸! 진짜 멋져! 나도 저런 의사선생님이 되고 싶은걸!"
"'다 낫고' 가 전제조건이잖니?"
그건 그 때구.. 라며 에베베거리는 토와를 보는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습니다.
단점을 말하자면 끝도 없습니다.
일단 의사가 되는 과정 자체가 힘들죠. 저 쓰레기같은 체력으로(매우 객관적 지표) 의대를 가기 위한 공부가 가능한지의 문제는 둘째치고 의사는 체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토와는.. 그리 똑똑하진 않은걸요. 그렇게 토와가 의사가 되는 데의 결격사유를 생각만 하고 말로 내뱉지는 않습니다.
막내에게 그런 말을 했다가 싫어! 라는 말을 들으면 곤란합니다..
"그래.. 푹 자고 잘 먹어야 비행기를 잘 타지."
재워놓기는 클리어했습니다.
- 3
- 토와와 저는 마지막 식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특식이라면 특식으로. 사온 것을 떠먹여주던 중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토와가 야채를 안 먹겠다고 해서 쩔쩔매는 일입니다.
"안먹어!"
브로콜리. 가지. 양파. 전부 거절하는 터라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제가 느릿하게 맛있게 먹는 척하며 먹어볼래요? 같은 말을 하며 아주 약간 먹였지만 입이 댓발은 나온 토와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 때.. 누군가 이름을 불렀습니다.
"유즈키? 조금 오랜만이구나."
저는 움찔했습니다. 토와와 저는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야채를 먹지 않는 토와를 보는 사토 선생님입니다. 허허 하는 웃음을 지은 선생님은 토와에게..
"토와. 야채를 안 먹으면 어떡하니. 그 쓴 약은 잘도 먹으면서.."
이제 멀리 가는데 선생님한테 야채 잘 먹는 모습도 보여주면 안되나요~ 라는 말을 하지만 토와는 야채라는 말에 단단히 삐진 모양입니다. 뭐.. 다른 이유가 더 클지도 모르지만요.
"반가워요."
사토 선생님은 저의 인사를 가볍게 받고는 결국 삐져서는 이불을 뒤집어써버린 토와를 봅니다.
"마지막인데 실수한 거는... 다시 건강하게 보길 원해서란다?"
"...진짜지..?"
뒤집어쓴 이불에서 얼굴을 빼꼼 내민 토와입니다. 파랗게 빛나는 눈을 마주하는 사토 선생님은 토와에게 작은 사탕을 건네주었습니다.
그렇게 봄은 끝났겠습니다.
- 언젠가의 여름
- 1
- 더러워지지 않는 연꽃같이.. 불빛이 비추어 옅은 붉은 기가 도는 머리카락과 눈이 더 짙어지게 만들 것만 같았다.
토와는 그 해 골든 위크에 나를 처음 보았을 겁니다. 그것을 헛것이라 치부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무카에비를 피울 때 나는 처음으로 손을 뻗었습니다.
나는 오봉에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있었습니다. 밤의 본오도리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 머무르기 위해서였을까요? 금기를 어기었기에 나는 조금 더 이쪽에 가까워졌습니다. 무난한 발자국이 모래밭에 살짝 남았고. 젖은 발을 말리며 차가운 한여름을 응시했습니다. 단화 안에 가지런히 담긴 것이 참으로 어색했지만.
신사와 절 그 사이쯤에 위치하고 있는 호젓한 마츠리는 사람들의 수요를 정말 적절히 예측한 듯이 하나쯤은 살 수 있지만 두 개는 힘든 것들이었지요.
사람들의 마음이 떠나가는 장소였지만 은혜를 내리는 신께서는 마음을 주고 계시었기에. 느리게 흘러내리는 것을 봅니다. 신사의 행사마저 끝나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흩어지는 때에. 신사를 돌아보던 나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본오도리는 끝났어요."
"이젠 오쿠리비를 피울 차례지요.. 혹시 피우러 오신 건가요?"
단정한 차림새의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볼 거라 기대치 않은 꽉 차 있는 것 같은 사람이 고운 유카타를 품에 안고 있는 것을 지켜봅니다.
"이건 유즈키의 유카타에요."
묵은 것을 태우는 것이지요. 라고 말하면서 처음 오셨다면 안내해 드릴게요. 라고 말하며 손을 내미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마지못해 잡는 것처럼 손을 내밀었고. 따뜻한 손 덕택인지. 손에 온기가 퍼지었으니. 나는 무심코 이끌렸습니다.
탑을 돌며 나는 어설픈 이야기를 건넸고. 그는 들어주었습니다.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걸까요? 묘한 떨림과 한번도 인식해본 적 없던 곳을 강하게 인식하게 되어버린 날이었습니다.
- 2
- "토리이를 넘어서면 그건 신사가 아니라, 속세의 것이 되니. 관례가 아닌 것이다."
"자. 가자꾸나."
그녀는 자갈소리를 내지 않으며 가운데로 걸어내려왔다. 아주 오래 전에는 걸어올라갔던 것 같다는 감상을 하며 궁사에게 손을 내미니. 그는 손을 받아들어 손톱깎이가 필요하겠다고 의례를 지켰고.
"동백이 될 수는 없으니. 손톱깎이는 못 받겠구나."
꺾인 꽃송이가 툭 떨어지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붉음이 가련하겠구나. 라는 말로 받으며 둥둥 뜬 것처럼 걸었다.
"저 멀리에 방이 있구나."
거기로 가겠느냐? 라고 물어보면,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는 모시는 이이니. 뒤에서 따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하는 말들은 전부 서로에게 닿지 않는 것이란다."
모시는 자와 모셔지는 자는 다른 언어를 쓰기 때문이니까.
"선향의 연기가 폭포처럼 고이는 곳을 거니는데도 연기가 갈라지지도 않으니."
그러나 너의 말만이 그 연기를 흐트러뜨리고. 나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구나. 그렇게 속삭인 자는 쉿. 하고 손가락을 입에 대었으니. 내려앉은 어둠 속에서 두 개의 파란 등이 켜져 있었다.
"별도 보이지 않고. 달도 보이지 않고. 끝없는 어둠만이 있으니."
발 밑이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를 것 같이. 길을 잃기 딱 좋구나. 방울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도 모르겠지.
"우려되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외면하는 걸까. 아니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걸까. 어떤 쪽이라도 끝은 안 좋겠는걸."
"아니. 말해주는 게 좋을까 싶군요."
"알아서 할 것을 대신해준다고 해서 잘 되지는 않겠지. 연애담에 끼어드는 추한 어른은 미움받는 법이니."
"고민되는 게 여러 가지입니다만. 저는 다 털어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대는 최소 삼촌이었으니까. 끼어들 당위성도 적고 말이야."
"하지만 그게 맞았던 걸까요? 여기에 놓아두는 것이 맞을까요? 하는 고민이 깊어지기만 합니다."
"부모님을 불러오기에는 해외에 있었던가.."
"중요한 것은 너무 오래 방치할 순 없지요."
"그러니 스스로가 결정해야 하는 일이야."
"알 것은 알게 된 뒤에...까지가 한계일까요"
"그래. 걷혔구나."
파란색 등 네 개가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합니다. 키가 작은 쪽이 주위를 휘 둘러보더니 덧없는 선향불꽃의 깜박임으로 어둠을 걷어냅니다.
"나랑 너무 닮았으니까 그렇게 된 걸 거야. 그건 알고 있을까?"
"그건 치자나무를 심어야겠군요."
키가 큰 쪽은 그리 말하고는 여름밤의 길을 되짚어갑니다.
- 3
- 토와는 그날따라 불길한 날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보기엔.. 토와에게는 영적인 것이 잠재적으로 존재하고 있었으므로 그것은 정확한 것이었겠다. 생각했으니. 온 전화를 받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불길함을 예견하고 있던 토와는.. 전화를 받았고. 허겁지겁 달려나갔다고 했습니다.
처음으로 서로를 인식한 날에서부터 일 년이 지났습니다. 나는 당신이 다시는 쓸 수 없게 된 유즈키의 유카타를 태우는 것을 같이 보았습니다. 그런 뒤에 나는 당신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지요. 그리고 오늘. 여름이지만 바닷바람은 차고도 흐릿하게 부는 날이었지요.
나는 차고 낮은 바람을 타고 그늘 아래로 날아들었습니다. 마치 나풀거리는 나비처럼 말이지요?
"...아."
멍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토와가 나른한 온도의 그늘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나는 당신에게 당당한 권리로써의 오봉의 마츠리의 동행이란 말을 건네었습니다. 정확하게 해 두고 싶다는 둥의 어색한 말이었지만 토와는 수긍해주었습니다. 어차피 학생이라고는 몇 없기도 하고..
등이 느리게 흘러가는 강가에는 단 둘 뿐이었습니다. 블꽃놀이가 벌어지는 곳과는 동떨어진 곳이었지요. 불꽃놀이가 멀리서 붉은 빛을 내며 우리를 옅은 붉은색으로 물들입니다. 하지만 그 붉은 빛에 토와의 눈은 검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슨 할 말이 있어서 나를 불러낸 건가요? 그냥.. 신청했다면 평범한 게 아니었을까요?"
토와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부드러운 손을 잡고는... 나는 줄곧 해오고 싶던 말을 꺼냈습니다. 그 말을 듣고는 토와는 조금 놀란 것 같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당연하지요. 그것은 함부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죽음과 맞닿아있는 이 날이야말로 제대로 말할 수 있는 날입니다. 조금 고민하던 토와는 나에게 천천히 말을 합니다.
"어째서 그런 것을 제안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듣고 싶어요."
무표정한 토와의 눈에는 내가 비치지 않네요. 안경에 한 번 걸러지기 때문일까요? 일 년 가량을 지내었음에도 아직도 읽기 어려운 얼굴입니다. 나는 천천히 나의 제안의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지켜주리라 믿는 것에서 기인한 것들. 오봉의 등불이 흘러가는 강가에 말도 같이 흘러갑니다. 이유를 들으면 조금.. 부끄러워진다는 감각이 느껴지네요.
"할로윈에 말할 거라고 생각하신 적 있나요?"
그럴지도 모른다고 수긍하자. 토와는 화사하게 미소지었습니다. 그래서 대답을 기다리는 나에게 토와는.. 그 에메랄드와 닮은 눈을 깜박였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저는 불확실한 걸 좀.. 두려워하거든요."
시간을 좀 더 주실 수 있나요? 라고 정중한 말을 했습니다. 나는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사실..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가능할지도? 라고 말하자. 토와는 부드럽지만 차가운 미소로 일관했습니다.
"결혼이라는 건 신중해야 하니까요."
나는 그 말을 어째서인지. 나의 본질과 맞닿은 것처럼 한없이 깊고 차갑다고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