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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크루 자캐관계 어장/685

last modified: 2021-12-21 19:43:32 Contributors



1. Profile


685(양창규)
원본 픽크루 링크 https://picrew.me/share?cd=Vc7ucKhjTT
소속 세계관 휘종고 루프물

2. 설명

소년이 아직 어린아이던 시절 어머니는 코앞에서 개가 사납게 으르렁거리는데도 제 자식이 눈 하나 꿈쩍이지 않는 장면을 보았다고 했다. 나쁜 징조였다.
선천적으로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아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극히 미미했다. 울지도 웃지도 않았고, 좋거나 싫지도 않았다. 어머니는 타인의 어지러운 감정들 사이에 섞일 미래를 우려해 아들에게 가나다를 가르치듯 감정을 가르쳤다. 이건 웃는 표정이야. 이건 슬픈 표정이야. 알겠지?
그러나 본디 약하게 갖고 태어난 것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되기까지 이리저리 전학다녔다. 전학의 원인이 된 학교폭력에서는 주로 피해자였다. 가해자를 향한 원망도 슬픔도 없었다. 초자연해 보이는 소년의 바로 그 점을 다른 아이들은 싫어했다. 부모의 뜻에 따라 학기 초에는 흉내라도 내 보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질성이 드러나게 되어 그만둔 지 오래다.

감정을 가장 극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면 표정이었다. 적어도 어머니의 교육에 의하면 말이다. 사람들의 표정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탐구해왔다. 비록 어머니가 훈련을 시키며 의도했던 표정 흉내내기에는 젬병이었으나, 타인의 감정을 표정으로부터 읽어내는 능력은 전문가 수준에 도달했다. 눈썹의 휘는 정도. 입가 근육의 팽팽함. 눈가의 미세한 떨림. 동공의 크기.. 설령 똑같이 웃고 있다 해도 슬픈데도 억지로 짓는 웃음과 기뻐서 나오는 웃음 혹은 이면에 있어서는 안 되는 감정을 품고 내보이는 웃음은 천지차이와 같이 보였다.
표정을 읽을 수 있게 되고 나서 처음으로 수많은 희로애락을 마주보았다. 그러던 소년에게 어느 순간 작은 불씨가 생겼다. 어떤 열정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이것과 비교할 다른 감정도 부를 이름도 알지 못하는 소년은 그저 무엇이 자신을 이끄는지도 모른 채 번져가는 불길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어쩌면 흥미라고도 할 수 있었을까. 혹은 호기심? 애정? 탐욕? 남에게는 있고 자신에게는 없어서 품은 동경? 그것이 무엇이든 가리키는 방향은 같았다.

소년은 감정을 소유하고자 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없었기에, 타인의 감정을 훔쳐 오래도록 보관하기로 했다.
소년의 방은 벽지의 본래 색이 보이지 않도록 사진이 빽빽했다. 사면과 천장, 심지어 바닥까지. 기숙사에 오고부터 그런 방식으로 방을 꾸미면 남들이 보고서 소름끼쳐했기에 육면을 도배할 수 없었지만 할 수만 있었더라면 능히 그렇게 했을 것이다.
사진의 대다수는 동영상의 캡쳐된 장면이었는데 표정이, 그리고 그 뒤의 감정이 생동감있게 보이기만 한다면 매체를 가리지 않았다. 보물 1호라 할 수 있는 외장하드에는 자신의 기준에 따라 감정을 라벨링해서 동영상을 분류해두었다. 그 중에서도 소년이 가장 좋아하는 감정은 -
어쨌든, 동영상 촬영하기를 광적으로 좋아한다. 피사체가 늘 사람의 얼굴이라 기묘하지만 그 정도의 촬영은 다행히도 사회에서 건전한 취미로 통하는 영역이었다. 사진을 찍어주길 부탁받거나 학교행사에서 촬영기사를 맡으며 소소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무심코 지나가는 학생의 흥미로운 표정에 초점을 맞춰버리게 되지만 가끔씩 저지르는 그런 실수를 빼면 결과물은 나쁘지 않았다.
공부는 학생의 일이라니까 했다. 정서변화에 시달리는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 홀로 역동하지 않아도 되었으니 이것이 면학을 도왔는지 모른다. 졸업여행은 다들 가니까 갔다. 가서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서 시간의 흐름만을 느꼈지만 말이다.
다음날 루프가 시작되고도 소년은 수동적으로 졸업여행에 참여했다. 이대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전날 촬영한 동영상들이 모두 지워져 있어서 더이상 표정을 수집할 수 없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


3. 관계정리

3.1. 418

감정 그 자체는 다른 사람과 비슷하지만 속도가 유별나다. 418의 단숨에 치고 올라오는 분노를 가지고 싶다. 경험상 화내는 모습을 찍어대면 상대방이 싫어해서 끝이 안 좋다. 그래도 목의 핏대가 빠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자극해 화내게 만들기도 한다. 418이 화내기 시작하면 초롱초롱한 눈으로 보고 있다가 멱살을 잡히고서야 사과한다. 418이 영상을 찍을 캠코더나 핸드폰을 부술 것 같지만 않았어도 이 장면을 깨끗한 고화질로 소장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가까이서 화내는 418을 찍은 영상은 아직 없다.
418이 정말로 뭘 훔쳐서 루프하고 있다면 빨리 제자리에 돌려놨으면 좋겠다. 루프가 끝나지 않으면 더이상 수집을 못하니까..5회차 이후로는 418이 무리를 이탈해서 마주치지 않았다.


3.2. 420

접점이 많지 않다. 420과 친분을 쌓으려고 말을 거는 다른 학생들을 보았는데 420의 표정을 보면 그런 노력은 일절 열매를 맺지 못할 게 뻔해보였다. 그래서 자신도 괜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죽은 학생이 있다는건 들었지만 4회차 전까지 420과 관련이 있다는 건 몰랐다. 정말 420이 죽여서 그런 거라면 책임을 져 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에 책임을 어떻게 지게 한단 말인가..
....혹시 420이 죽으면 루프가 끝날까?


3.3. 421

고루 친한 421이기에 사이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얼굴이 가려져서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 점은..
뭐든 다 좋다는 듯이 고분고분하지만 머리카락 사이에서 문득문득 읽히는 표정은, 반대되는 감정을 말해주는 백지 퍼즐 같다. 잠깐 보였다가도 사라지기 때문에 벌떡 일어나서 앞머리를 걷어올리고 그 아래 있는 것을 보고싶은 마음을 눌렀다. 422와의 관계는 모르지만, 421의 주장을 들었더라면 초점없는 멍한 눈을 둥그렇게 하고 전혀 다른 것을 말해왔을 것이다. 사랑해? 조연수를?? 하지만 내 눈에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보통의 사랑하는 표정과 다른데....


3.4. 422

성적표가 나오는 날을 좋아했다. 종이를 받아들면 단번에 구겨지거나 화색이 도는 표정, 표정, 표정들. 모든 학생들에게서 읽히는 것이지만 422는 그 중에서도 유독 강렬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 성적이 발표되는 날이면 저절로 눈이 그를 향했다. 루프가 시작되고 421을 불러낸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422의 표정에서 새로운 것이 읽히기 시작했다. 어떻게 갈수록 재미있어지지, 넌? 캠코더를 들고 가서 물었다. 너를 찍고 싶은데 찍게 해 주겠느냐고. 수락했으면.. 화장실까지 따라다니고 싶어하는 촬영꾼이 되었을 것 같다. 매번 성실하게 메모리카드를 갈아끼우지만 루프때문에 영상은 남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 남을지 모르니까.. 그리고 화면을 통해 보면 또 다르니까... 거절했으면 억지로 찍지는 않는다...적어도 루프 안에서 갖는 윤리의식이 얼마나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지 알게 되기 전까지는?


3.5. 425

갈등하는 학생들 사이에 낀 425가 말하는 내용이 설령 슬프거나 안타깝다는 색을 띠었을지라도, 왜 즐거워하고 있지? 항상 옅게 엿보이는 감정은 락.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는 학생들과는 별개로 일관된 부분에 관심이 갔다. 425가 감정과 표정을 엇갈리게 하고 있으면 사람 뚫어낼 것 같은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425의 감정이 담긴 영상은 상대적으로 수집하기가 쉬웠기 때문에 교실 안에서의 일상적인 일들을 영상에 담는 듯이 촬영해놓고 돌려보고 있다. 루프가 시작되기 전에 수집해둬서 다행이다.


3.6. 437

보통은 정신적으로 내몰릴 상황에서도 아무렇지 않다. 오히려 좋아 보이지 않나. 단번에 괜찮은 '척'이 아니라는 걸 알아봤다. 이 녀석은 다르네- 같은 인식을 갖고 있었다. 8회차에서 437에게 불러내졌다. 경험상 맞으려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말 괴롭히려는 거라면 그럴 때 437은 무슨 표정을 지어줄까가 궁금해서 나갔다. 그랬다가.....

의식이 흐려져가는 와중에서 437에게서 읽힌 감정은 소년이 예상한 어떤 것도 아니었고 이런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보여지리라고 기대되는 종류도 아니었다. 그저 순수했고 그걸 본 것만으로도 나온 가치가 있었지만, 자신을 옥죄어오는 강대하고 선명한 감정이 있었다. 생전 처음이었다. 부르는 이름은 모른다. 누군가는 같은 것을 공포라 부르겠지만 소년이 알 리 없었다. 9회차를 알리는 아침에 깨어나 제 머리를 쥐어뜯었다. 숨이 멎기 전 느꼈던 마지막을 속속들이 기억하려 애쓰며. 그러나 기억은 급속도로 풍화되어가고 자신이 가진 영상들을 아무리 보아도 그때에 지었을 자신의 표정을 상상할 수 없다. 충격에 컴퓨터를 놓치고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일어나서 437을 어렵사리 찾아갔다. 편의점에서 구한 무기식칼 를 서투르게 쥐고서 복수와 원망 대신 다른 것을 말했다. 알고 싶어 견딜 수 없다. 숨이 끊어지던 자신의 표정에 대하여, 그 때에 도대체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지었느냐고. 437이 자신을 죽인 이유는 모른다. 이유가 어쨌든 다시 한 번 그것을 느낄 수 있다면 느껴보고 싶은데, 아아. 그보다 영상이 남으면 좋겠지만. 찍어준다고 해도 나는 영영 볼 수 없을 테고... 뭣보다 혼자 보고 치사하잖아? 너도 보여주지 않을래....? 날의 끝으로 437을 향했다. 평소의 의욕없는 목소리였지만 그 끝에는 열망이 매달려 있었다.


4. Tmi

- 본명은 양창규 梁窓窺 창문 창, 엿볼 규를 씁니다.
- 패기있게 무기 들고 나갔지만 힘은 허약합니다.
- 일반 사회 관계적인 지식이 다소 부족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어떤 감정을 나타낼지 잘 모르겠거나 싫어할 것 같으면 얼른 입을 다뭅니다.
- 같은 맥락으로, 표정과 일치하지 않는 감정을 보아도 보통 당사자에게 대놓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 고등학교에서도 3년간 따돌림을 당했거나 은근히 기피되었을 것 같습니다.


5. 연성 가이드라인

연성 허용여부 O
커플연성허용여부 O
공식커플 ONLY
이성애 연성 O
동성애 연성 O
연성시 가/불가 항목 질문 필수 X
과거/미래 날조 및 과도한 연성 O
비고 - 관계 가이드라인 : 애(愛) 또한 감정이라 거의 못 느끼지만, 관계 자체가 금지는 아니니 참고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