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 무림비사/스토리 - 하리
- 수적수적 물을 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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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합니다!
"하리 누님! 하리 누님!"
병병병! 저 쿵철인데요!
"간부회의에 늦으십니다! 얼른 나오십쇼!"
방문 밖에서 수적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늘 간부회의가 있었죠 참!
중경수로채 간부들 중 최말단인 하리는 급히 일어납니다. 늦으면 안되는데!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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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니?"
악!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후다닥 머리빗을 내려놓습니다. 어느 것을 할까,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비녀들이 눈에 밟히지만 어쩔 수 없죠!
"잠시만! 지금 나가!"
#방문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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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는 방문을 나섭니다!
거기에는 몇 명의 수적들이 풀어헤친 머리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리는 그들을 따라 곧장 간부회의가 열리는 건물로 이동합니다!
헥...헥...
사실 땀도 안나고 숨도 안차지만 연기라도 해야겠죠!
다행히, 하리가 제일 늦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리는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습니다.
"야. 왜 이리 늦었냐?"
이게! 누나라고 부르지도 않고!
형문, 아니 방이가 놀리듯이 킥킥 웃으며 말을 걸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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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가 제일 늦지는 않았구나 하고 휴,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찰나, 방이가 시비를 걸어옵니다. 땀 닦는 연기에 열중해 있던 하리가 그쪽을 흘겨봅니다.
"누가 회의 중에 떠들래? 그리고 누나 소리는 시전에 두고 왔니?"
탁자 아래에 있을 방이의 발을 노리고 한쪽 발을 뻗는 한편, 얼굴만은 평온히 회의에 집중합니다.
# 흠흠 그래서 오늘의 회의 주제는 무엇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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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동갑인데..."
그는 누나라고 하기 굉장히 싫어보입니다.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는군요.
이것이 쌍둥이?
아니 쌍둥이는 아닐텐데요...
이윽고 모두가 자리에 모입니다.
가장 상석에는 하리와 형문을 두들겨 팸으로써 시작된 인연. 새롭게 선출된 중경수로채주 오장삼이 앉아있습니다.
그는 짧게 나있는 콧수염을 천천히 다듬으며 학자같은 풍모로 입을 엽니다.
"이런 쒸이이이이버얼...이번에 어케된거여? 어? 왜 서쪽에서 우리한테 시비를 거는 것이여? 으이?"
걸쭉하군요.
"내 기분이 썩 마뜩찮어. 어? 다들 알잖어. 성질 안나오게 다들 알아서들 아가리 좀 나불거려보드라고. 으이?"
해석해봅시다.
자.
서쪽에 있는 수적무리들이 우리 영역에 들어와서 수적질을 했습니다.
거기에 오장삼의 기분이 나쁩니다.
어떻게 조질까, 회의를 해보자.
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고마워요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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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지금 그래서 누나라고 안 부르겠다는 거야? 우리 동생이 왜 이러실까. 한참 전에 이야기 다 정리된 거 아니었어? 우리 대련한지 얼마나 됐다고 그래?"
소근소근 작은 목소리지만 어조만은 날카롭게 말합니다. 이번에도 졌으면 인정을 해야지 어떻게든 누나 소리를 하지 않으려 드는게 아주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쟤는 옛날부터 저랬죠!
이번엔 발 대신 팔이라도 몰래 꼬집어줄까 하다가 누나인 하리가 참기로 하고 회의에 집중합니다. 서쪽에서 시비를 건다라... 서쪽, 서쪽이면 어디더라? 그 친구들이 우리보다 셌던가? 왜 영역 침범하며 시비를 거는 것이지? 우리 아저씨가 두렵지 않은 것인가?
"다 조져버려요! 우리를 무시하는거야 뭐야."
#고마워요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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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의 말에 간부들이 동조합니다.
심지어 오장삼마저 동조합니다!
"그래! 그거야! 다 죽여버려! 썰어버려! 약탈하고! 불태워!"
제일 신났습니다.
"채주. 그랬다가 점창과 시비가 붙으면 곤란합니다. 아미파와 사천당가가 마교에게 얻어맞아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지금. 사천의 제일을 다투는건 청성과 점창입니다. 우리와 가까운 것은 점창이지요. 우리가 서쪽을 치러 갔을 때 점창에서 병력을 내 공격해 들어온다면 어찌 막으시겠습니까?"
한 사람의 말에 좌중이 숙연해집니다.
책사인 명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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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역시 시무룩해집니다. 그런가? 잘 모르겠지만 책사니 하리보단 잘 알겠죠. 하여간 이제는 장삼이 아저씨의 결단을 기다릴 때 입니다. 하리는 얌전히 장삼을 바라봅니다.
# 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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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가 시무룩해집니다.
당연히 형문도 시무룩해지고.
채주인 오장삼도 시무룩해집니다. 아니! 당신은 시무룩해지면 안되지!
"그러니 큰 병력을 낼 수 없습니다. 적당한 인선을 통해 무력과시 정도만 하시지요."
"하...하지만..."
"안됩니다. 점창파에게 목이 썰리고 싶으십니까?"
오장삼은 다시 고개를 숙입니다.
개망나니 오장삼을 이렇게 다루다니! 과연 이것이 책사!
약간의 시무룩 과정이 있고 나서 다시 회의가 진행됩니다.
"누구를 보내느냐...."
오장삼은 간부 일동을 천천히 쳐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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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는 그 소리를 듣고는 눈을 반짝거리며 대뜸 방이의 손을 잡아채 함께 번쩍 들어올리려 합니다!
# 이것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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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와 따까리...아니 형문의 손이 번쩍 들립니다.
다른 간부들도 손을 번쩍 들었지만 조금 늦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저요! 저요! 제가 가겠습니다! 제 오른손에 봉인된 흑염룡이 날뛸 준비가 되었습니다! 제 왼눈에 봉인된 마안이 눈뜨려합니다!
등등...온갖 개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어차피 그 놈들 일류 무사라곤 몇 없지 않느냐. 이번에 새로 간부가 된 녀석들에게 경험도 쌓게 해줄겸 하리와 형문을 내보내겠다."
다들 볼이 부풀어오릅니다.
콰아앙!
채주가 바닥을 검집으로 내리찍자 죄없는 목판 바닥은 박살나고 건물이 흔들립니다.
"불만 있으면 나와."
...
"불만 없지?"
"예!"
결정되었습니다!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면 바로 준비하십시오.
없다면 바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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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 있습니까 간부들? 당신의 기회 하리의 것으로 대체되었다.
방이는 특별히 이 누나가 챙겨줬지만요!
항상 감사하십시오 방이!
#이동합니다!
- 수적수적 첫 업적을 쌓아
- 하리와 방이는 수적들 몇을 이끌고 이동합니다...
중간 과정을 스킵하실 수 있습니다.
스킵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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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갓께서 가라사대 스킵하라 하셨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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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와 형문을 따라온 수적들은 노가리 깔 기회를 잃습니다!
서쪽의 수적무리들이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허름한 오두막에 몇 명이 아녀자를 끌고와서 희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그 오두막은, 그들의 수채로 가는 입구이자 근방 물길을 통제하는 감시초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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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야, 어쩔까? 네가 보기엔 먼저 탐색이 필요할 것 같애? 쟤들 바로 다 조사버리면 일이 곤란해질까?"
# 의견을 물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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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형문은 눈을 반쯤 감고 그들을 쳐다봅니다. 경계도 하지 않고있군요. 아낙의 옷이 전통 중국복식에서 현대적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일단 좀 더 구경...아니 기다리는 편이..."
하리의 손이 방이의 뒤통수를 후려갈깁니다.
빠악!
"어억!"
수적들도 목을 움츠립니다.
얼얼한 뒤통수를 어루만지면서 형문이 입을 엽니다.
"다 박살내도 어차피 쟤네가 뭐 어쩔건데?"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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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뭐하러 꾸물거려? 얼른 가자!"
사리사욕을 채우려 드는 방이를 손을 휘둘러 응징한 하리는 검을 빼어들고 먼저 달려갑니다.
# 반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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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는 재빠르게 달려가....!
누구를 노립니까?
현대적 미를 뽐내고 있는 아낙
현대적 감각이 탁월한 수적
그걸 지켜보는 수적
그리고 그걸 감상하는 동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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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저 광경을 감상중인 동료의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지만 하리는 참기로 합니다. 우선 저 현대의상 패션쇼에 혼을 빼앗겨 정신을 놓은 수적들부터 처리합시다.
#받아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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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는 수적들을 향해 하리가 달려나가면서 곡검을 휘두릅니다!
반월비
"어!"
단말마를 외친 수적의 머리가 깔끔하게 위로 치솟습니다!
그의 팔은 정석적으로 목을 방어하는 자세였습니다만, 반월비의 묘리는 상대의 예측을 가볍게 박살내고 목줄을 끊어버립니다.
"우랏차차!"
뒤에 있는 하리의 따까리들이 덮쳐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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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하 죽어라!
계속해서 수적(적군)들을 처리해갑시다!
# 중무이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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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 마치 회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곡검이 빠르게 돌아가면서 옆에 있던 다른 수적의 허파와 폐를 가르고 지나갑니다.
푸화아악!
그리고 형문이 마지막에 들어와 현대적 감각을 뽐내던 수적의 몸을 반으로 갈라버립니다.
뚜욱...뚝...
피가 땅에 떨어집니다.
"아...아아..."
그리고 희롱당하던 아낙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면서 벌벌 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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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밧줄 챙겨왔어?"
# 밧줄을 찾던 하리는 아낙의 팔을 뒤로 해 손을 묶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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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적들은 곧바로 밧줄을 들고옵니다.
...어디서 구했나 싶었는데 저기 묶여있던 낡은 쪽배 안에 있는 여분용 밧줄을 잘라왔군요.
"누님! 이런건 저희가 하겠습니다!"
형문은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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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수적들의 대답에서 사리사욕이 느껴집니다만, 그 탓에 너무 늦어지지만 않는다면 조금 풀어줘도 상관없겠죠.
"그래, 대신 빨리 끝내! 소란을 알고 놈들이 올수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거보단 우리가 기습하는 쪽이 낫잖아?"
그렇게 말한 하리는 죽은 수적들의 품을 뒤져봅니다.
# 뭔가 특기할만한게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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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챙길만한건 없습니다.
경험치...아니 숙련도도 주지 않는 잡몹...아니 자코...아니 허접한 수적들입니다.
수적들은 신나서 별 이상한 묶기를 다 시도해봅니다.
딱히 아낙에게 동정심을 가지지는 않는 것이 역시 사파입니다.
"끝났습니다!"
한 사람이 예술적으로 아낙을 묶어놨습니다. 음...칭찬을 해줘야하나.
아무튼 이제 다시 일행은 정비를 완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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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 저게 뭐야. 신기하게도 묶었네! 저런건 어디서 배웠어? 수채로 돌아가면 나도 가르쳐줘!"
하리 역시 엄연한 사파!
동정심따윈 수적질 할 적에 이미 장강 밑바닥 깊이 수장시켜 버렸습니다.
죽지도, 다치지도 않은 아낙을 보고 안됐다 느끼기엔 늦어버린 심성의 소유자였죠!
"죽은것들 옷 뒤져봤는데 특별한 건 없더라. 너희도 준비 다 끝났지? 가자!"
# 어떻게 오긴 했는데 시간이ㅠㅠ 여튼 서쪽 수적 무리의 수채를 기습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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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안 쪽으로 들어갑니다!
입구 쪽에 세워놓은 것이 경계의 전부였는지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 그 어떠한 제지도, 방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들어가자 다시 하리가 멈춰서라는 듯 손을 듭니다.
사사삭.
수적들은 재빠르게 풀숲으로 몸을 숨깁니다.
나무 문과 제법 초소같이 생긴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물길이 있겠지요.
경비는 몇 되어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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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함정 같은 것은 없어보이지...?"
초소를 살펴보던 하리가 목소리를 낮춰 소곤거립니다.
# 의견을 들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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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덕.
형문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수적들은 재빠르게 뭔가를 하더니 고개를 같이 주억거립니다.
정면으로 쳐들어갈까요? 아니면 다른길도 찾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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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이 없다고 정정당당히 정문으로 쳐들어가는 건 꽉 막힌 정파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사파라면 모름지기 모든 가능성을 찾아보고 적이 제일 뼈아파할 야비한 방식으로 공격해야지요!
"함정 하나 안 깔아놓다니 멍청이들이네. 일단... 쳐들어가기 전에 다른 길이 있는지도 확인해보자."
# 확인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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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를 굴려보실 수도, 아니면 그냥 길을 찾아보실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길을 찾아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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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스갓께 맡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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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샛길을 찾아냅니다!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입구보다 살짝 안쪽으로 통할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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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놈들이 사용하는 듯한 샛길을 확인했지만, 가장 중심부로 통한다기 보다는 입구보다 살짝 안쪽으로 통하는 정도 같네요!
섣불리 들어갔다 괜히 앞뒤로 포위당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으니, 저것은 혹시모를 위험상황의 도주로로 기억해두고, 입구쪽을 택하여 치도록 합니다.
"..이러이러한 것 같다. 입구의 경비들부터 처리하자."
그렇게 말한 하리는 그러잖아도 작은 키를 더욱 숙인 채 샤샤샥 뛰쳐나가 가장 가까이 있던 수적부터 칩니다.
# 중무삼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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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소리처럼 빠르고, 표범처럼 날랩니다.
촤아악!
붉은 실선이 십자로 그어지고 경비를 서던 수적들은 난데없는 급습에 깜짝 놀랍니다!
한 놈이 뒤로 달려갑니다! 뒤에 있는 종이 하리의 눈에 들어옵니다.
저 종이 울리면 귀찮아질게 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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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달려가는 놈을 쫓아 달리는 한편, 겉옷을 벗어 돌돌말아 그 자를 향해 던집니다. 운이 좋아 제대로 던졌다면 저쯤에서 펼쳐진 옷이 시야를 가릴지도 모릅니다!
#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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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옷을 던집니다!
일반인이 했다면 그냥 옷은 펄럭이고 말겠지만.
하리는 무려 일류고수!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나오면 개연성 파괴고 말도 안된다고 할 장면이 나타납니다!
하리의 의도대로 옷은 빠르게 날아가고 오히려 시야를 가리다못해 머리를 쳐버립니다!
"크!"
달리다가 난데없이 옷에 얻어맞은 수적은 다리가 꼬여서 넘어집니다!
"잡아!"
그리고 우리 똘마니 중 하나가 그 놈에게 달려들어 다리를 난자해버립니다.
피가 튀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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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종 지켜! 울리면 귀찮아질 모양이니까. 떼버릴 수 있으면 떼버리고! 어떻게든 소리 안 나게 해봐!"
그렇게 외친 하리는 종에 대한 것은 그쪽에 맡긴 채 나머지 살아남은 경비들을 척살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도망치는 자가 없는지, 특히 아까 봐둔 샛길을 향하는 자가 없는지 특별히 신경쓰며, 하리의 검격이 경비를 서던 수적들을 향해 날아듭니다!
# 중무일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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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의 명령에 다른 수적들이 종 쪽으로 급히 달려갑니다!
그리고 경비를 서던 수적들도 종을 향해 뛰어갑니다!
처억.
그리고 그것을 막아서는 하리와 형문.
"비켜라 이 도적 놈들아!"
도적 놈에게 도적 놈이라니. 딱히 감흥은 없군요.
그리고 도적 놈이 도적 놈에게 도적 놈이라니! 이건 좀 재밌습니다!
하리는 입가를 호선으로 그으면서 검을 휘두릅니다.
깔끔합니다!
퍼억!
둔중한 물체로 어깨를 짓이겨놓은듯한 소리가 나면서 하리의 검은 회수되고, 적의 어깨는 덜렁거립니다.
쾅!
이어지는 형문의 일격. 심지어 검을 쓰지도 않고 발로 수적의 머리를 밀어찹니다. 수적은 멀리 나가떨어져 목이 부러져 절명합니다!
"으...으으으..."
경비를 서던 수적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됩니다!
"하리야. 이 놈들 도망치면 우리 일이 많이 꼬일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누나라고 부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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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라니까 누! 나!"
하리는 어깨가 덜렁거리는 적을 단칼에 베어버리려 하며 외칩니다.
"당연히 도망치기 전에 전부 죽여버려야지!"
# 죽은 자는 말이 없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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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문은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누나라곤 안하네! 돌아가면 교육이 필요하겠군!
하리와 형문의 검이 빠르게 움직이고 수적 놈들은 굳이 묘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간결하게 죽어나자빠집니다!
피! 폭력! 죽음!
하리와 형문 그리고 그 따까리들은 정문을 점거하는데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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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곡검을 한번 휘둘러 핏물을 털어내고, 하리는 폭력이 지나간 현장을 봅니다.
대지에 나뒹구는 시신들. 저 멀리까지 주욱 훑어본 하리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죄다 잔챙이들이잖아? 굳이 뭐 가진것 있나 뒤져볼 필욘 없겠지."
그게 감상의 전부였습니다. 하리는 검을 들어올려 정문을 가리킵니다.
"여기는 정리가 끝난 듯하니, 가자 얘들아! 싹다 조사버리자고!"
#
**
하리와 형문 그리고 따까리들은 돌격합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적들은 일행의 침입을 알아차립니다!
"적! 적이다! 중경수로채다!"
"뭐! 중경수로채! 난 간다!"
몇 몇은 의리는 없지만 직업윤리가 투철한듯 재빠르게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촥!
도망치던 사람의 목을 누군가가 베어들고 잘린 머리를 높게 든 채 소리지릅니다.
"튀면 뒤진다 이 새끼들아!"
잔인한 인상의 장년인입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관리를 안했는지 뻣뻣해보입니다. 선이 얇고 입술에 세로로 난 긴 흉터도 있는 여성입니다.
그녀의 등장에 잔당들의 소란이 잠잠해집니다.
**
하리는 대장처럼 보이는 자를 보고는 눈을 빛내며 앞으로 나섭니다. 그리고는 곡검으로 그 여자를 가리키며 외칩니다.
"감히 대 - 중경수로채의 영역을 침범한 죄! 그 값은 죽음으로 물을 것이다! 허락도 없이 우리 영역에서 수적질을 할 적부터, 각오는 되어있었겠지!"
이렇게 친절히 죄목을 알려주는 것은 하리의 스타일은 아니지만, 지금은 중경수로채의 간부로서 온 것이니까요. 할말을 끝낸 하리는 달려들어 공격해나갑니다. 경고는 이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 검기상인하여 중무이검으로 베어들어가보아요
**
형문의 머리 위에 잠깐 갈고리가 나타난 것 같지만 하리는 무시합니다.
파앗!
빠르게 뛰어들어간 하리의 검이 현란하게 회전하기 시작합니다!
"중무팔검! 중무팔검이다!"
옆에서 잔당들이 놀라서 소리칩니다.
"중경일광의 제자다! 중경일광의 제자가 왔다고!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또다시 직업윤리에 투철한 잔당들 몇이 도주합니다.
"하!"
까가가강!
여두목은 어렵지 않게 하리의 공격을 받아냅니다! 힘과 내공을 어림짐작해보았을 때 하리와 동수거나 반수 정도 위로군요.
"꽤 높으신 분이 납시셨군! 그래! 중경일광이 내게 안부를 전하라더냐!"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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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이 여자가 웃기는 소리를 하네요! 하리는 큰 소리로 웃으며 재차 검을 휘두릅니다.
"네 년이 무엇이라고 우리 채주께서 안부씩이나 전하시겠느냐? 감히 곳간을 쏠려 드는 쥐새끼를 처리하라 이몸을 보내신 것이니라!"
# 반월비를 날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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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그녀는 차분하게 거리를 벌리려고 할 때.
반월비
촤아아악 - !
얕은 생채기가 그녀의 왼쪽 몸통을 가릅니다!
"큿! 이건 반월비....!"
쩌억.
상처가 얕게 벌어지면서 핏방울이 몽글몽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인상을 꽉 쓰고 입술을 깨문채로 기수식을 취합니다.
"제대로 배웠구나. 어디 내 검도 한 번 맛보거라!"
그녀가 공격해옵니다!
**
반월비도 알아보고, 이름도 모를 하꼬 수적무리 두목 주제에 견문은 꽤 넓군요?
하리는 공격을 대비해 자세를 고치며 곡검을 맞댑니다. 반격할 준비를 하면서요!
#
**
까가가가강!
곡검은 부드럽게 검을 흘려내는데 성공합니다!
휘익!
하지만 상대는 하리와 동수 또는 반수 위의 상대! 그녀의 다른 손이 하리의 멱살과 옷깃을 틀어잡더니 그대로 몸을 빙글 돌려 균형을 무너뜨리려 합니다!
저항하십시오! 묘사에 따라 저항 성공 여부가 판단됩니다!
즉, 원래는 못막는거란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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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읏...!"
하리는 멱살이 잡히자마자 다리에 힘을 주며 굽혀 무게중심을 아래로 내렸습니다. 사람을 엎치는 수법이라면, 하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기실, 하리도 즐겨 쓰는 수법이니까요. 강래수공 제 4성, 장강이 부른다. 하리 뿐 아니라, 똑같이 강래수공을 익힌 방이 역시 비무때면 심심찮게 쓰곤 하는 수법이었습니다. 이 여자가 강해 보인다 하나, 더 키가 크고 무거운 방이의 강래수공으로 단련된 하리입니다. 하리는 여자가 힘을 가하는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몸을 비틀며, 균형을 잃지 않으려 저항합니다.
# 묘사...(자신없음) 한번 해보아오...(쭈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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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습니다!
"이 년이!"
그녀의 힘은 무지막지했지만 하리 또한 일류의 고수. 간신히 버텨내는데에 성공합니다!
퍼버벅!
서로 빠르고 짧게 몇 번의 주먹질을 나누고 다시 떨어집니다!
"제법 몸을 놀릴 줄 아는구나!"
그녀가 이번에는 낮게 몸을 숙인채 빠르게 달려오기 시작합니다! 검끝이 날카롭게 빛납니다!
저건 검격인지 체술인지 모르겠군요! 경험의 부재입니다!
선택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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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술? 아니 검격인가? 아무리 보아도 알 수 없군요. 수채 밖 사람들과 싸운 것이라곤 상인들이 고용한 시시한 표사들 정도가 고작이니 이런...
하리의 눈썰미로는 도저히 둘 중 어느쪽인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하리는 어느 한 쪽이라고, 근거 없이 선택해 봅니다.
# 후한 판정 고마어오 캡틴...!!(눈물) 체술 쪽이라고 찍어보겠어요!
**
하리는 체술에 대비해 하체를 뒤로 빼고 검을 살짝 약하게 잡습니다!
그리고 적의 검끝이 빛납니다!
퍼억!
어깨에 검이 들어갔다가 나옵니다! 와! 정말 놀라워요!
다행히 검을 든 어깨는 방어해냈지만, 다른 어깨가 매우 아프군요! 부상입니다!
"...!"
뒤에서 형문이 움찔거립니다. 표정은 못보겠지만 왜인지 검을 찔렀다가 빼낸 적이 움찔하는 것 같군요.
"크...큿!"
그녀는 재빠르게 뒤로 빠집니다!
"뭐하냐! 이 밥버러지 새끼들아! 당장 달려가서 끝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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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하리는 왼쪽 어깨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미간을 찌푸리며 재차 공격하려 했으나, 적은 이미 뒤로 빠진 뒤입니다. 할 수 없이 출혈을 막기 위해 어깨를 부여잡으며, 역시 뒤로 빠집니다.
"얘들아 우리도 어서 치자고! 감히 우리 중경수로체를 건드린 얼간이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자!"
적장의 말에 하리 역시 지지 않고 외치며 검을 높이 들어올립니다!
후, 누님이 이렇게 부상까지 당해가며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방이는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네요.
아무것도 없는데 혼자 움찔거리기나 하고 말이죠!
# 힝 빛나는 검끝은 훼이큰줄 알았는데 아니엇네오.. 저쪽 잔챙이들이 달려든다면 그쪽부터 공격해요!
- 수적 싸운다! 격렬하게!
- 하리는 뒤로 살짝 빠지고 전황을 지켜봅니다!
잔챙이들은 살짝 움찔움찔 거리며 간을 봅니다.
"뭣들해!"
소리가 버럭 질러지고, 그제서야 적들이 달려옵니다!
"흠."
하리가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무던히 있던 형문이 검을 들고 앞으로 나섭니다. 수적들은 말없이 살짝 뒤에서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섭니다.
"하리누님. 어떻게 해줄까?"
형문이 씨익 웃으며 물어옵니다.
이 곳의 책임자이자 지휘권은 하리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음.
짜식. 그래도 누나대접은 해주는구나.
**
방이가 저렇습니다.
평소에는 틱틱대고 그래도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는 누나 치켜세워주고 그래요. 기본 심성은 착한(착함의 기준: 나한테 잘하는가) 애라니까요.
하리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끄덕합니다. 돌아가면 칭찬해줘야겠습니다.
"다 쓸어버려!"
# 방이 버스 조와요~~~
**
"들었냐."
형문이 다시 앞을 바라봅니다.
"처리해."
중경수로채의 수적들이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마주 뛰어나갑니다.
촤아악 - !
피와 신체의 일부가 날아다니는 끔찍한 광경들이 이어지지만 하리는 그것을 묵묵히 바라봅니다.
딱히...감흥도 없거든요.
형문은 그 중 가장 압도적으로 수적들을 베어넘기고 있습니다.
그런 형문의 모습을 보며 하리는 살짝 의심에 잠깁니다.
...왜 저렇게 잘 싸우지?
방이가 내가 알던 방이가 아닌 위화감. 하지만 이내 그것을 털어내고 하리는 정신을 집중합니다.
이제 대장전 2차군요.
아군의 졸전을 보다못한 적 대장이 다시 나섰으니 말입니다.
**
쟤가... 원래 저렇게 잘 싸웠나?
에이, 오늘따라 흐름을 탄 모양이죠. 몇 명 베어넘기다 보니 흥이 났는지도 모르고요.
어쨌든 잘 싸우니 됐습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적이 대장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어딜 보는 게냐? 네 년은 이 몸께서 친히 베실 것이니라!"
말보다 한 박자 빠른 하리의 곡검이 적의 대장을 내리찍어갑니다.
# 검기상인해 중무일검해요!
**
중무일검
하리는 양 손으로 검을 잡고 치켜올려 칼등을 하늘로 향하게 합니다.
"...일검."
까득.
그녀 또한 기이한 기수식을 취합니다.
파아아앙!
서로의 검이 맞부딫힙니다! 하리의 검은 공격적으로 내리찍어들어갔고 그녀는 옆으로 반 보 물러나면서 하리의 검 옆면을 후려칩니다!
시선이 마주치고 둘은 빙그르르 한 바퀴 돌면서 수어번 검을 맞댑니다!
서로의 검기가 흩뿌려지면서 불꽃놀이를 보는듯 합니다.
차아앙!
검의 코등이가 맞대고 둘은 빠르게 자세와 검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우세를 점하려하다가 밀쳐냅니다!
다시 떨어진 둘은 휙 휙 검을 찔러들어가더니 다시 한 번 맞붙습니다!
까앙!
깡!
뒤로 뛰면서 검을 내리베고, 휘두르고, 빙글 돌면서 회전을 이용해 예측불가능한 검격을 날리고.
후우우우우웅!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줍니다.
하리의 눈썹을 따라 땀이 몇 방울 떨어집니다.
적도 다르지는 않군요.
일단, 하리가 살짝 수세에 처해있습니다.
**
하리주는 상대가 중무팔검을 배운 적이 있거나 아무튼 장삼이 아저씨랑 뭔가 관계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있었지만,
하리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저 이름도 모를 잔챙이 좀 모아 수적질하는 주제에 견문이 넓고 실력이 제법이구나 할 뿐...!
눈썹을 따라 흘러 뺨을 거쳐 턱끝에 맺힌 땀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햇빛이 사방으로 부서지며 하리의 검이 회전하는 듯 보입니다.
# 중무이검이에요!
**
그녀는 초조한 눈길로 적 잔당들을 쓸어버리는 형문을 슬쩍슬쩍 쳐다봅니다.
....하리는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싸움에 집중을 못한다고? 그럼 죽어야지!
다음 번 검격을 마지막으로 이 싸움의 끝이 다가올 거라는걸 하리와 상대는 직감적으로 눈치챕니다.
하.
중무이검
검이 회전하듯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상대의 손목을 노리고 검격을 날립니다!
"허!"
그녀는 어렵지 않게 그 술수를 방어해냅니다.
하지만.
하리는 곧바로 왼발을 그녀의 옆구리를 노리고 차올리면서 몸을 비틀어 한 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높이 띄우며 검을 쥡니다.
"실력은 내가 분명 위이거늘!"
실력은 그녀가 한 수 위지만 그녀의 부하들은 아니었으니 그녀가 부담해야할 심적, 물리적인 영향은 꽤 컸을터. 전투 중에 한 눈을 파는건....
안 될 일이죠.
하리는 공중에 떴고, 그녀는 황급히 검을 회수하려합니다.
이 순간 이미 싸움의 승패는 정해졌습니다.
마무리를 위해 멋진 묘사 부탁드립니다!
**
하늘 가득 붉은 옷자락이 펼쳐집니다. 반투명한 천자락이 하늘거리며 펄럭이니, 피어나는 모란이 허공에 난 듯 합니다.
그러나 그 중심에서 나온 것은 꽃부리가 아닌 차가운 쇳조각.
"하압!"
만개한 모란 사이에서 빛나는 곡검이 햇빛을 조각내며 휘둘러집니다.
단칼에 목을 베어들어가는 냉엄한 일검입니다.
# 묘사... 자신없음...(흑흑) 어케든 썼는데 캡틴 마음에 들엇는지 모루겟소요
- 적자앙!! 적장을 물리쳤다!!
- 높이 훌쩍 도약한 하리의 몸이 해를 등지고 하늘을 가립니다.
뒤늦게 펼쳐지는 붉은 옷자락.
차르륵 소리를 내며 펼쳐지는 그 모양이 꼭 피어나는 모란과 같아, 하늘거리는 천자락이 하늘을 메울 듯 가득히 피어납니다.
그러나 그렇게 피워낸 꽃봉오리의 중심에서 나온 것은,
연약한 노란 꽃술이 아닌 견고한 은빛 쇳조각.
멈췄던 시간을 가르는 듯, 얼음장같이 냉엄한 곡검이 허공을 가릅니다.
"하!"
핏물이 후두둑 튀고.
하늘 가득 펼쳐졌던 모란은 도로 사뿐히 접혀 땅 위에 착지해냅니다.
시익 웃는 하리의 얼굴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개운해보입니다.
얼굴에 묻은 핏자국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웃기고 있네. 실전에 그런 게 어딨어? 이기는 년이 실력 좋은 년이지!"
깔깔대는 하리의 웃음소리가 전장에 울려퍼집니다.
"생사결 중에 한눈이나 팔고 말이야! 기본도 안 되어있는 것이 실력 운운은! 그런 년이 여태껏 대장 노릇하며 목숨 부지한 걸 보니, 너희 수채 수준도 알만하구나!"
# 대장을 베고, 그러잖아도 투철하던 잔당들의 직업윤리를 자극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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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둑.
사람의 머리였던 것이 땅바닥에 힘없이 굴러갑니다.
적들은 전의를 완전히 상실합니다!
차악.
하리는 검에 묻은 피를 바닥에 흩뿌린 다음 손수건을 꺼내 남은 피를 닦습니다.
적들을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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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목표했던 것은 무력과시 정도입니다.
적장의 목을 베고, 적들이 전의를 잃은 이상 더 이상 손속이 잔혹할 필욘 없겠죠.
사실 하리는 이 참에 다 깨끗이 지워버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책사 명솔의 말론 자칫하면 점창과 시비가 붙을지도 모른다고 했으니까요.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려줄 수도 있다! 검을 버려라!"
# 항복한 친구들을 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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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그랑..
하리의 말에 모든 수적이 무기를 버립니다. 전투가 끝났습니다! 모든 수적의 손이 묶입니다!
조건이 해금되었군요! 축하합니다! 이제부터 9성까지 수련을 다시 재개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진행에서요!
- 6성 중무사검 : 검을 아래에서부터 변칙적으로 위를 향해 올려벤다. 속도가 너무 빨라 방비하기 쉽지 않다.
중무팔검이 6성으로 올라섭니다!
강래수공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남궁지원인지 뭔지 하는 자처럼 죽음의 위기를 겪는다면 더 많은 성장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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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은... 우리보단 수채로 돌아가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낫겠지?"
팔짱을 낀 채 묶인 포로들을 보던 하리가 사악한 웃음을 짓습니다.
실로 악독한 수적의 표본이라 할 만한 얼굴입니다.
"감히 우리 영역을 침범하다니, 간 큰 녀석들이라니까. 어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돌아가면 전문가들이 알아내주겠지!"
그렇게 케케케 웃으며 포로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하리는 뒤돌아 방이에게 묻습니다.
"어때, 전리품 챙길 거 있어?"
#
**
"....아직 뒤져보지도 않았는데. 찾아봐야지 지금부터."
애들 재미도 좀 보라고 하고.
형문이 그렇게 말합니다. 최종 결정권은 하리에게 있음을 다시금 분명히 합니다.
"어떻게 할래? 너가 다 가져도 되고, 애들한테 재미좀 보라고 해도 되고. 찾아낸 거의 일부분만 내놓으라고 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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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내가 다 가지면 재미없지. 애들도 여기까지 왔는데 얻는 게 있어야지 않겠어?"
히히 웃은 하리는 수적들을 돌아보며 동의를 구하듯 그렇지? 하고 묻습니다.
"적당히 적당히 나누자구. 방이 너도 이 참에 한 몫 챙기고!"
그렇게 말한 하리는 맨살이 드러난 팔을 쓸어내립니다. 입구의 경비를 막느라 겉옷을 던졌었죠.
"아 추워. 나는 장신구나 옷 이쁜거 있으면 그거나 챙길래. 어쨌든 여기 두목도 여자던데. 모아놓은게 좀 있겠지!"
# 뒤져보러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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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있어보이는 방으로 향합니다!
"앗!"
이미 거기를 뒤지고 있던 수적들이 머쓱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으면서 빠져나갑니다.
귀여운 것들.
어. 그러고보니까 형문이 이 놈 시키. 또 누나라고 안했습니다!
**
수채두목 방에 있을 금은보화 생각에 희희낙락하느라 눈치 못 챘는데!
방이 이 녀석 또 너라고 했네요?
아까 좀 착하게 굴길래, 돌아가면 칭찬해주려고 했더니, 그 생각 취소입니다. 흥!
"어디보자..."
잠시 씩씩거리는 시간을 가진 후 하리는 있어보이는 방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금은보화! 금은보화를 보자!
# $ㅁ$!!
**
금은보화...금은보화....
금은보화는 무지막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있습니다.
옥으로 만든 반지라던가, 금으로 만든 향로라던가...
하리는 이것저것 마구마구 챙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뭔가 알 수 없는 책을 하나 찾아냅니다. 낡았군요.
뭐지.
버릴까요?
**
"와! 옥반지다! 와! 금 향로! 와! 낡은 종이쪼가ㄹ... 엥?"
손에 잡힌 옥반지를 끼고 금향로를 품에 안으며 이것저것 정신없이 챙기던 하리는 낡은 책을 보고 눈을 좁힙니다.
이게 뭐지?
이런걸 왜 갖고 있지?
"흐으으으음..."
벽지로도 못 쓸 낡아빠진 책 같지만, 혹시 모르죠. 값나가는 고문서일지.
일단 챙겨놓고 봅시다!
# 일단 챙겨놓고 더 뒤져보아용
**
더 재물을 찾아보지만 특별한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리의 재산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4단계!
**
"으히히히히..."
재물을 한가득 안고 방문을 나서는 하리의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 합니다.
전혀 체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지만, 돈이 좋은 걸 어떡해요!
각종 보화와 낡은 책을 들고 나선 하리가 방이를 찾습니다.
다른 수적들도 볼일을 끝냈는지 모르겠네요!
"얘들아 다 챙겼니?"
# 4단계! 4단계!
**
"예!"
수적들은 난잡한 몰골로 헤벌쭉한 표정을 숨기지 않은채 대답합니다.
음!
흐뭇하군요!
**
다들 행복한 모습을 보니 하리도 아주 마음이 푸근하군요!
"그럼 이만 포로 챙겨서 돌아가자! 기왕 챙긴거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구~~~"
하리 역시 희희낙락하며 돌아가는 배에 몸을 싣습니다.
가는 길에 아까 주운 책이나 한번 읽어볼까요?
# 비급인가용??
**
???검
....앞의 세글자는 지워져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무슨무슨무슨 검이라는군요.
....비급인가?
**
"이게... 뭐징...?"
비급인가?
하리는 책을 팔락팔락 넘기면서 그림속 동작을 따라해봅니다.
# ㅇㅁㅇ?!
**
책의 동작들을 열심히 따라해보지만....이게 뭐시여! 라는 반응이 절로 나옵니다.
하리에게는 천재 특성이 없기에 보자마자 익혀내는건 무리였습니다.
무언가 다른 방법이 필요할듯 싶습니다.
**
이게 모하는 동작인지 몰르겠네요! 이게 뭐시여!
에이, 잊어버리고 다른 일부터 합시다. 아아주 중요한 할 일이 있거든요.
"방이야~"
하리는 방이를 찾아가 뒤에서 와락 끌어안으려 합니다.
발꿈치를 들어올려 한 팔은 어깨 위에 감고 다른 한 팔은 허리에 감으면서요.
#
**
하리는 아주 이쁘게...
초크를 걸어버립니다!
"컥. 컥."
형문은 재빠르게 손바닥으로 하라의 팔뚝을 찰싹찰싹 칩니다.
풀어달라는 뜻이군요.
풀어줄까요?
**
하하 걸려들었구나!
"이얍!"
풀어주긴 뭘 풀어주나요!
양 팔에 힘을 줌과 동시에 팔짝 뛰어오른 하리는 체중을 실어 방이의 목을 조릅니다!
"너 왜 자꾸 누나라고 안 부르는데! 어?! 자꾸 은근슬쩍 하리라고 부를래?!"
# 응징해요!
**
"꾸에에엑..."
형문의 손바닥이 더욱 빠르게 팔뚝을 쳐댑니다.
주변에 재빨리 도움을 요청해보지만 그 누구도 관여하지 않습니다.
장삼이 아저씨는 지나가면 낄낄 웃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아따...그러다 정분나겄어야!"
"겍...게에엑..."
형문의 안색이 살짝 시퍼래집니다.
**
"정분이라니! 그런 끔찍한 소리 하지 마세요!"
방이가 아무리 빠르게 팔뚝을 쳐대도 아랑곳 하지 않던 하리는 지나가던 장삼이 아저씨의 한마디에 소리를 빽 지르며 팔을 탁 풀어버립니다. 방이 안색이 좀 시퍼런가요? 흥! 그러게 왜 혼날 짓을 왜 하죠?
"방이야... 네가 자꾸 그러면 이 누나가 너무 슬퍼. 우리 동생이 왜 자꾸 그러실까 막 화가 나려고 하고!"
하리는 방이의 등을 토닥이며 협박을 시도합니다!
"잘하자, 응?"
#
**
켁켁 거리던 형문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여댑니다.
짜식이 말이야. 그러게 누나가 잘해줄 때 알아서 잘 했어야지.
**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지금만 저러는 건 아니겠죠?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로 잠시 방이를 째려보던 하리는 한숨을 폭 내쉬며 표정을 거둡니다.
뭐, 한번만 더 믿어주도록 합시다. 그래도 누나인 하리가 관대하게 굴어야 하지 않겠어요? 철없는 동생때문에 하리가 참 답답합니다!
"믿는다? 진짜 앞으론 누나라고 잘 부르기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말한 하리는 아까 보던 책을 꺼냅니다.
"참, 나 거기서 이상한거 주웠다? 무슨 검이라고 써져있는데, 비급같아. 그런데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더라."
# 한번 읽어보라고 건네줘요!
**
"아..알았어 누나..."
형문이 조금 불쌍한 모습으로 말을 합니다.
아니 그러게 처음부터 잘 불렀어야지?
형문이 비급을 받아 읽어보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글 읽을 줄 몰라?"
이게 또!
**
"옳지."
진작 그렇게 불렀어야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하리의 표정이 방이의 다음 한마디에 다시 우그러집니다.
저절로 손이 올라가 목을 쥐게 되는군요! 이게 진짜!
"방이야, 다시 말해봐. 뭐라고?"
# 이 누나가 글을 읽을 줄 몰라서 물었겠니!
**
"끄에에에에엑!!"
다시 한 번 요란한 소동이 일어납니다.
...대충 진행레스를 잡아먹는 전후처리 과정이 있은 후...
"이거, 신변통검, 이라는 신법인데...신체의 변화가 검과 통하는 방법으로 해석하면 되니까..."
형문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떠듬떠듬 설명을 이어나갑니다.
"검을 어떻게하면 효율적으로 더 잘쓰고 다루느냐에 관한 무공책이야. 검을 다루는 기술보다는, 검에 맞춰서 몸의 움직임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점이고. 궁신탄영같은 그런 신법이네."
그렇군요!
근데 너 왤케 잘 앎??
**
"오오..."
신기하다 그런 게 다 있구나... 하며 떠듬떠듬 이어져나가는 방이의 설명을 넋 놓고 듣던 하리는 문득 이상함을 느끼고 다시 한번 파라락 책을 펼쳐봅니다. 역시 내가 볼 땐 잘 모르겠는데! 얘는 어떻게 이렇게 잘 알지? 혹시?! 설마?!
"너 혹시 전에 이거 배운 적 있어?"
방이가 자신보다 똑똑할지도 모른다-는 가설 따윈 고려하지도 않은 것인지, 배운 적이 있냐는 질문부터 하는 하리였습니다!
#
**
"없는데."
없답니다!
왜 없냐? 기분 나쁘네! 하리는 괜히 심술을 부리면서 방이의 머리를 콩 쥐어박습니다.
형문은 억울한 눈으로 하리를 쳐다봅니다.
뭐! 니가 오빠하던지!
**
분명... 언젠가 배운 적이 있을겁니다. 배워놓고 거짓말 하는겁니다.
그래야해요! 쟤가 나보다 똑똑하다니 말도 안 돼!
방이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괜한 심술을 부린 하리는 방이가 설명해준 신병통검의 내용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 무공 취급인가용? 아니면 일종의 버프같은건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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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입니다!
직접 익히고 구르면서 배워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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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떠올려봤지만 역시 하리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렵네요! 싸우고 구르면서 익혀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침 좋은 상대가 있죠! 치사하게 지 혼자 몰래 무공 익히고 아닌 척하는 동생!
하리는 잠시 방이를 흘겨보다 고개를 젓습니다. 지금은 임무 중이니 아쉽지만 싸움은 다음으로 미루죠.
"그건 그렇고, 우리 잡은 포로 몇 명이나 돼? 아 맞다, 그 여자 있잖아. 수채 입구에서 희롱당하던. 그 여자도 끼어있어?"
#
**
"아 그 여자..."
다른 수적 하나가 끼어듭니다.
"그, 도망쳤는뎁쇼?"
???
"그냥 평범한 어염집 여자였나봅니다요. 그 수채 근처에 있는 마을에....엇 그러고보니까. 누님! 거기 망해부렀으니까 우리가 접수해야하는 거 아닙니까? 그 마을 징세권을 채주님께서 주실겁니다요!"
**
"엥? 도망갔다구?"
수적들이 엄청 좋아하길래 어련히들 잘 간수해서 데려오겠거니 했는데 의외입니다. 쟤들이 색시 삼으려고 그러나 했는데 아니었나봐요! 하리의 생각은 그쯤에서 멈췄습니다. 귀가 번쩍 뜨이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입니다.
"앗! 정말? 거기 징세권을 우리 주실까? 지금 여쭤봐야겠어!"
그 소리를 들은 하리의 눈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듯 합니다. 하리는 당장 방이의 손을 잡아채 장삼이 아저씨에게로 달려갑니다!
"아저씨~~~~~~~~ 아, 아니. 채주니이이이임!!!"
# 징세권! 징세권! $ㅁ$!!!!!
**
오장삼 씨에게 달려갑니다!
채주는 부하 하나를 구타하고 있습니다! 음. 익숙한 일상이군요!
"어따. 니 눈에는 이것이 아주 그냥 달콤쌉싸름한 열매처럼 보인당가? 엉? 쳐먹게? 금쪼가리로 니 배를 채워줄까? 앙!"
정말 익숙한...일상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구타를 하던 오장삼은 하리와 형문을 쳐다봅니다.
"뭐시여?"
**
쟨 또 왜 맞고 있지? 아저씨 드시는 보약이라도 훔쳐먹었나? 안 그래도 요새 아저씨 나이 든 것 같다고 예민하신데 맞을 만 했군!
대수롭잖게 구타의 현장을 넘긴 하리는 양 손을 모으고 눈을 반짝반짝 거리며 장삼이 아저씨를 봅니다.
원하는 것이 있을때나 하는 필사의 귀여운 척입니다!
"아저씨이... 우리가 잡은 그 수채 밑에 있던 마을 있잖아요..."
너도 빨리 귀여운 척 해!
몰래 팔꿈치로 방이의 옆구리를 쿡쿡 찌른 하리가 말을 이어갑니다.
"거기 접수하구 징세권 우리 주면 안돼요...?"
#
**
오장삼은 멀뚱멀뚱 둘을 쳐다봅니다.
"이런 씨앙....!"
한참동안 하리와 형문에게 쌍욕이 쏟아집니다!
음. 이것도 일상이네요.
"거둬줘서 키워주고 입혀주고 맥여주고 가르쳐주고 했더니만! 뭐! 징세궈어어어어언!? 가져가! 이 더러운 연놈들아! 가져가라고!"
결국 줄거면서 하하!
**
장삼이 아저씨 입에서 쌍욕이 쏟아지는 순간,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불쌍한 척을 하는 하리였으나 실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이 쌍욕! 이 속도! 이 목소리 크기!
이건 됐다! 이건 가만히 주기 부끄러운 아저씨가 그냥 하는 소리구나!
"이히히히히히!! 고마워요 아저씨!!"
만세를 부르며 장삼이 아저씨를 꼭 껴안으려 한 하리가 얻어맞고 있던 수적에게 눈짓으로 묻습니다. 대충 대체 뭘 훔쳐먹었길래 이리 좋은 아저씨를 화나게 했냐, 대충 그런 눈치입니다.
#
**
오장삼을 껴안으려던 하리는 꿀밤을 얻어맞습니다.
"썩 꺼져!"
으헝...이유도 모른채 쫓겨나버립니다...
**
"힝... 오늘도 실패했네..."
하리는 꿀밤을 맞은 자리를 문지르며 투덜거립니다.
거 옛날 강가에서 같이 수련하고 그럴때는 안으면 안는대로 잡히고 그랬는데, 요새는 영 잽싸지셨단 말입니다.
맨날 나이가 들었니 기력이 쇠했니 엄살을 피우시지만 이런걸 보면 순 거짓말쟁입니다.
"어쨌든 징세권은 받았으니까! 으히히히히. 준비하는대로 그 마을 접수하러 가면 되겠다! 방이 너도 갈거지?"
#
**
형문은 고개를 흔듭니다.
"해야될게 있어."
....? 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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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긴 했지만 반쯤 당연하다 생각하던 걸 확인하는 것에 가까웠던지라, 의외의 대답에 하리의 눈이 동그래집니다. 따로 할 일이 있다고? 네가? 진짜? 징세권 확보한 마을 접수하러가는 것 보다 중요한 일이 도대체 뭐지?
머리 위에 수많은 갈고리를 띄워낸 하리가 방이에게 묻습니다!
"에에에엥? 무슨 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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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게 있어."
형문은 꽤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대답합니다.
아...갑자기 서운해지려고 하네.
"말 못해. 그러니까 진짜 묻지마."
힝.
**
뭐지? 뭐길래 이 누나한테도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죠?
얘가 사춘기인가? 정말 서운하려고 하네요!
"치이... 알았다? 그럼 진짜 나 혼자 간다?"
시무룩한 하리의 입이 댓발쯤 나옵니다.
하리는 정말 방이를 홀로 남겨두고 뒤돌아 멀어집니다. 아쉬움에 뒤돌아보지는 않았습니다!
# ( •́ ̯•̀ )어깨 부상 치료 하러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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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부상을 치료합니다!
이것이 김캡틴식 빠른 치료!
귀찮은 것은 빨리빨리 처리해버리고 재밌는 것만 추구하는 극단적인 사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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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극단적으로 빠른 치료가 이루어진 것 같지만 아무튼 하리의 어깨는 별 문제없이 잘 나았습니다. 이것의 오리엔탈 의학의 신비? 놀랍네요!
어깨는 나았지만 시무룩한 하리의 마음은 그대로입니다. 하리는 시무룩한 마음을 부여잡고, 같이 마을을 접수하러 갈 수적들을 모아봅니다.
# 여기여기 붙어라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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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하리를 잘 따르거나, 하리와 친하던 수적들이 옹기종기 모여듭니다!
형문은 진짜 뭔가 있는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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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설마 했는데 방이는 진짜 안 오네요. 티는 안 내려 하지만 역시 섭섭하긴 한지, 하리는 슬쩍 방이의 숙소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뗍니다.
"다들 알지? 저번에 그 수적들이 가지고 있던 마을 접수하러 갈 거야. 걔네들 망했으니까, 딱히 위험한 일은 없을 것 같아. 조금 귀찮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봐야 하꼬 수적무리가 지배하고 있던 마을. 무력시위 몇 번이면 해결될겁니다. 그러고보니 적장의 수급 같은걸 챙겨뒀으면 일이 좀 더 편해지긴 했을 것 같네요. 그게 없어도 작은 마을 하나 접수 못하진 않겠지만요!
# 브리핑하고 가보아용!
- 꿈의 장원
- 마을로 향합니다!
마을은 일단 평화로워 보입니다.
일단.
**
"아, 난 이 순간이 너무 좋더라."
육지에 올라 통통 튀어나간 하리가 햇살을 만끽하며 중얼거립니다.
이 평화로운 공기. 고요한 분위기.
쾅!
하리는 검기를 일으켜 바닥을 내리칩니다.
"지금부로 이 마을은 우리 중경수로채가 접수한다!"
부서지기 직전의 평온만큼 좋은 게 또 없다니까요!
# 행패를 부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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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못보던 칼든 사람들이 나타나니, 마을 사람들은 겁에 질린채 바들바들 떨면서도 나옵니다.
모두를 모아놓은 하리는 바닥을 내리칩니다!
콰아앙!
흙과 작은 돌조각들이 사방으로 튑니다.
"아...알겠습니다요...의적 나으리들..."
그들은 익숙한 상황인지 금방 순응합니다.
별 것 없군요!
이제부터 하리는 자기만의 작은 장원이 생겼습니다!
물론 이 곳이 습격받으면 지켜내야하는 의무도 가지게 되지만요!
**
의적이라, 꽤 기분좋은 소리를 할 줄 아네요. 하하!
유쾌하게 웃은 하리는 마을 주민들의 안내를 받아 마을 곳곳을 둘러보려 합니다.
작다고는 하나 처음 생긴 하리만의 양식장...!! 저절로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이 작은 마을 하나에서 시작하지만 하나 둘 그 수를 늘려 거대한 완전양식장을 손에 넣고 말겁니다!
# 흑흑 역사적 순간(???)인데 저의 필력은 왜 이따위인 것일까용? (모래손 매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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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100여명도 살지 않는 작은 마을입니다.
볼만한건 딱히...없군요.
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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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특별할 것 없는 작은 마을이네요. 아무래도 이 마을에서 세금 수입 외의 특별한 것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어디인가요! 드디어 하리 소유의 장원이 생겼는걸요. 그것만으로도 오늘의 하리는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 돌아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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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수로채로 돌아갑니다!
아무튼 이제부터 영주임!
하지만 여기선 영지 시스템같은게 없으니 그냥 세금만 받아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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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악 안돼 나의 특산물 내놓으라 행패부리기 영지 최고 미소년 공출하기 멋진척 행차해서 행렬에 뛰어드는 소매치기 꼬마 후드려패기 등등 영주의 로망이...!!
이상한 비명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기분탓이겠죠. 하리는 귓구멍을 후비며 금세 잊어버립니다.
중경수로채에 돌아왔군요!
방이가 뭐 하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우선 장삼이 아저씨부터 찾아갑시다!
출필곡반필면인가? 그게 무슨 국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국수가 있댔어요.
# 다녀왔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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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무엇인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장삼이 아조시에게 갑니다!
오장삼은 서류들을 한뭉터기 쌓아놓고 발을 책상에 올린채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아아...부 럽 다.
**
"흠흠!"
목소리를 가다듬은 하리는 슬쩍 책사 명솔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장삼이 아저씨를 부릅니다.
"채~주~님~!"
#
**
우당탕탕탕!
홍삼...아니 장삼은 허둥버둥거리다가 넘어져버립니다!
이것이...채주....?
"뭐...뭐야 씻파아알!"
**
속으론 배를 잡고 깔깔거리며 웃고 있는 하리였지만 겉으로는 시침을 뚝 떼며 말합니다.
"피곤하셨나봐요. 아휴, 이 서류들 좀 봐. 많기도 해라."
책상위에 높게 쌓인 서류들을 보고 오는 길에 홍삼이라도 사올걸 그랬네- 하고 중얼거리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마을 접수하고 보고하러 왔어요! 작지만 순박한 자들이 사는 마을이더라구요. 히히, 고마워요 아저씨~~~"
저번엔 실패했지만 장삼이 아저씨가 잠이 덜 깬 지금이라면 노려볼만 하지 않을까요?
하리는 달려가 껴안기를 시도해봅니다!
#
**
킹장삼은 얼굴을 붉히면서 에이이이이! 욕을 쏟아내지만 밀쳐내지는 않습니다.
"얼른 안꺼져!"
그저 노발대발할 뿐!
**
"에이이 좋으면서 괜히 그래!"
성공입니다 성공!
장삼이 아저씨의 빈틈을 점한 것이 도대체 얼마만이죠? 지도대련을 포함해, 이게 벌써 몇 년만인지 모르겠습니다!
한 대 맞기 전에 얼른 팔을 풀고 호다닥 뛰어나간 하리는 문을 나서기 직전에 기어이 한번 더 장삼이 아저씨의 신경을 긁고 나갔습니다.
"사랑해용~~~~~~"
대충 그런 대사를 치며 머리 위에 하트를 만들었다는 소리입니다.
뜻하는 바를 모두 이룬 하리는 이히히히 웃으며 이번에야말로 정말 잽싸게 도망칩니다. 벼루라도 날아올까 무서웠거든요!
# 잡히지 않았다면 얼른 도망쳐 수적들에게 방이의 행방을 물어보아요
**
하리의 뒤에서 뭔가 퍽! 하고 깨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줄행랑칩시다!
"형문 형님이요? 수련하고 있으신 것 같던데..."
레스주들에게 질 수 없다는 캡틴의 음습한 자아일까요...? 형문도 수련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
뭐! 방이가 혼자 수련하고 있다고!
질 수 없지! 나도 수련할거야!!
@중무팔검 수련합니다!
...은 농담이지만, 누나는 일하러 갔는데 지는 혼자 강해지겠답시고 몰래 수련하고 있었다니 괘씸하긴 하네요!
나랑 같이 신변통검 수련하기로 해놓고! -팩트) 그런 약속한 적 없다- 치사해!
"그으래...? 어디서 수련하는데?"
# 좀 더 행방을 캐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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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수적들은 왜인지 말하기를 꺼려합니다.
"그...하리 누님. 그...거기 있잖습니까. 거기."
거기가 어딘데?
"그...예전에 무슨 마귀인지 악귀인지 뭐 그런 귀신을 봉인해놓은 동굴 말입니다요..."
아아...그런데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리는 딱히 관심이 없어서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렸지만요.
"아무튼 들어간 사람마다 거의 다 미쳐서 나오는데, 채주님이나 비슷한 수준의 간부님들은 다 멀쩡하게 나오시면서 여기엔 악귀가 살고 있으니 얼쩡거리지 말라 하셨는데...형문 형님도 언젠가부터 거기에 들어가서 수련을 하시더라구요."
으응?
"허락을 받으신건 맞는듯 한데..."
**
"뭐어어어???"
양 뺨에 손을 가져다댄 하리가 경악합니다. 그 모습이 먼 이국 서역 화가 뭉 화백의 그림과 비슷한 듯도 싶습니다. 거기가 어디라고 걔가 들어가! 나보다도 약하고 여린 애가!!
"채주님은 또 그걸 허락하셨다고? 방이 요새 채주님한테 밉보였나? 세상에!"
그 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왔다갔다 하던 하리는 결심했다는 듯 소리치고 호다닥 달려나갑니다.
"알려줘서 고마워!"
조금 전 도망쳐나온 채주님 방으로요!!
# 아저씨이이이이이이이
**
오장삼 아조시는 서류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뭐, 뭐여! 뭐시여!"
**
평소의 하리라면 장삼이 아저씨의 한숨이나 서류에 관심을 두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저씨! 애들한테 들었는데 방이 요새 악귀 봉인해둔 동굴 다닌다면서요!"
눈이 돌아간 지금의 하리에게는 그런거 없었습니다.
"아저씨 허락받고 다니는 모양이던데! 그 위험한 델 보내시면 어떡해욧!!! 방이 요새 아저씨한테 밉보였어요? 그래도 그러시면 안 되죠!! 들어간 사람마다 미쳐서 나온다면서요!"
다다다다 쏘아나간 하리의 눈에 눈물이 맺힙니다.
"걔가... 아무리 싸가지가 없어도 그렇지... 가는 사람마다 미쳐버린다는 동굴에 보내시다니..."
자리에 주저앉은 하리가 울음을 터뜨립니다.
방이가 어린 혈기에 위험한 데서 수련하겠다 하는걸, 방이가 미웠던 장삼이 아저씨가 그럼 그래라 했나보다 생각한 모양입니다.
# 아저씨나빠요
**
그 말에 오장삼은 코웃음을 칩니다.
"걔는 멀쩡할거다."
....? 네? 아니 왜요? 않이 자기가 키우다 싶이 한 애한테 어떡계 그럴 수가 있워오!
**
- 캡틴 나는 너무나도 두렵쏘 저기 매우 무씨무씨한 유령이 있쏘
- 않이!
억떡계 이럴 수가 잇오!
하리는 귀를 의심합니다. 자기가 키우다시피 한 애가 들어간 사람마다 미쳐버린다는 동굴에 갔다는데, 무심한 것도 정도가 있지! 저게 할 소린가요!
그렇게 한차례 더 아저씨를 닦달하려던 하리의 뇌리에 가정 하나가 스치고 지나갑니다. 으아앙 커다랗던 울음소리가 뚝 그치고, 댕그렇게 뜬 눈에서 미처 흐르지 못한 눈물 한 덩이가 툭 떨어집니다.
"...걔, 걔는..."
여기는 원래 하리의 머릿속 사고과정이 적혀있던 자리이지만, 쓸데없이 길고 감정과잉이라 하리주 선에서 컷해버렸습니다.
내용은 대충 방이가 선넘어서 장삼이 아저씨한테 손절당한건가? 그걸 또 나한테 말씀하시는거 보면 너도 적당히 까불라는 경고인가? 방이는 살아있을까?
하는 두려움 가득한 걱정이었습니다!!
하리는 눈물을 쓱쓱 닦아내더니 언제 울었냐는 듯 히히 웃으며 쾌활한 어조로 말합니다.
"에이, 어떻게 멀쩡해요. 걔 약하잖아요. 저한테도 지는데. 아저씨, 걜 너무 높이 평가하시는거 아니에요? 악귀 나오는 동굴이라니~ 우리 방이 무서워서 울고 있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간부가 돼서 부하들 앞에서 울고 그러면 망신인데 그쵸! 그렇게 되기 전에 제가 얼른 가서 데려올까요?"
눈치없이 덜덜 떨리려 하는 손은 긴 옷자락 밑으로 잘 숨겼습니다!
# 헛다리를 짚어보아요
**
"거 괜찮다니까잉? 악귀라고는 다 읎애버렸으니 걱정 허덜덜 말드라고."
오장삼은 곤란한 얼굴로 그렇게 대답합니다.
...정말 다 없애버렸다면 부하들이 그렇게 소문을 듣고 다닐리가 없잖아!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듭니다.
"거 진짜 가면 안된다니께?"
하지만 그렇다고 오장삼은 적극적으로 말리지도 않습니다.
다른 간부들은 툭하면 후려치면서요.
**
장삼의 반응을 본 하리주는 써놨다 지웠던 하리의 생각 일부를 슬쩍 가져옵니...
아니, 하리는 아까 했던 생각 일부를 다시 떠올립니다!
'아무리 장삼이 아저씨가 좀 무심하다 해도, 하리가 아는 장삼이 아저씨는 키우다시피 한 제자가 죽어나가거나 미쳐버려도 아무렇지 않게 여길 위인은 아니었습니다. 설령 정말 방이가 미쳐버릴 위험에 처한다 해도, 그걸 곧이곧대로 하리에게 이야기할 사람은 더더욱 아니였고요. 어디서 이상한 헛소문을 듣고 왔냐며 그런 데 보낸적 없으니 쓸데없는 걱정 말라고 거짓 역정을 내면 냈지, 결코 이런 식으로 나오지는 않을 사람이었단 말입니다.'
쓸데없는 걱정 말라고 거짓 역정을 내진 않았지만, 하리를 안심시키려 거짓말의 냄새가 나는 말씀을 하시긴 하는군요!
이것은... 그거죠?
방이는 손절했지만 하리는 아직 괜찮은?!
하리의 머릿속 절망회로는 아직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아아, 다 없애버리셨구나. 그럼 걱정없죠! 에이, 오랜만에 방이 우는거 한번 보나 했는데 못 보겠네..."
그래도 장삼이 아저씨가 아직 하리에게는 숨기려 하신다면, 희망은 있습니다. 애가 정말 죽어서 나와버리면 아무 일도 없던 체 할 수는 없으니까요. 어떻게, 어떻게 해야 아저씨가 슬쩍 방이를 돌려놓으실까...
머리를 굴리던 하리는 울상이 되려 하는 얼굴에 힘을 주며 계속해서 방긋거립니다!
"걔는 그럼 거기서 뭘 하고 있담? 악귀 다 없애버리신거면, 안전할텐데. 안전하다면서 아저씨가 자꾸 저는 못 가게 하시는 거 보면......."
하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장삼이 아저씨를 바라봅니다.
"설마 방이 걔 거기서 혼자 이상한거 하고있어요?"
하리가 내린 결론은 눈치없는 누나가 되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충분히 눈치없는 중이라는 것은 깨닫지 못하고서요!
"앜ㅋㅋㅋㅋㅋㅋ 오늘 돌아오면 놀려야겠어욬ㅋㅋㅋ 놀림거리 생겼당!"
#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오늘안에 돌아오게 하겠지? 하고 생각합니당!
**
장삼은 입을 꾹 다물다가 엽니다.
"그랴. 그러니 가서 니 할꺼 허드라고. 거 넘은 무사히 돌아올터니. 알긌냐."
하지만. 밤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과 밤이 지나도.
방이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오장삼은 자리를 비웠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요?
**
하리는 애써 히히거리며 제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날은 그래도 버틸만 했습니다. 시간이 늦어도 방이가 돌아왔단 이야기가 들리질 않는 것이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하루 정도는 늦을 수 있죠. 아무렇지 않은 척 맛있는거 먹고 일찍 자버렸습니다.
둘째 날이 밝으니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검술 수련이라도 하려 했지만, 도무지 집중이 되질 않아 명색이 칼밥 먹고 사는 무인 주제에 곡검에 손가락을 베고 말았습니다. 이게 다 어젯밤에 잠을 설쳐서 그래! 방이 얘 진짜 돌아오면 가만 안둬! 아이, 아저씨는 또 어디가신거야! 눈물이 찔끔 났지만 베인 손가락이 아픈 탓이라 생각하며, 평소라면 별다른 처치도 하지 않았을 작은 상처에 둘둘 붕대를 동여맸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여전히 둘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얘들아아아아......."
퀭한 얼굴로 배 위를 배회하던 하리가 등 뒤에서 나타나 수적 하나의 어깨를 짚으려 합니다! 유령처럼 으스스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요!
"채주님... 어디가셨는지 아는 사람.......?"
**
오장삼이 자리를 비우는건 나름 자주있는 일입니다. 부하들은 어김없이 그냥 어디 잠깐 출타하신 것 아니겠냐고 말합니다.
속 편한 것들 같으니라고!
"그러고보니까. 그 동굴 쪽으로 가시는 것 같긴 했습니다만....."
누구 하나가 도움이 됩니다!
**
역시 그 동굴로 가셨구나!
그러잖아도 수면부족으로 창백하던 하리의 얼굴이 더더욱 시체같이 변합니다.
하리가 생각했던대로 아저씨가 방이를 죽이려 동굴에 보냈던 것이 분명합니다! 하리가 그렇게까지 이야기를 했으니, 잠시 찾아오긴 해야겠는데, 방이가 너무 깊이 들어가버린 바람에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아저씨가 가셔도 이렇게 오래 걸리시는걸 보면, 위험해도 보통 위험한 곳이 아닌 모양이니 하리가 가서는 도움은 커녕 시체만 하나 늘릴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수채에서 태평히 수련이라도 할 수 있느냐 하면, 불안하고 초조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결국 하리는 홀로 발을 동동 구르며 속이 타들어가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너희는 아무것도 몰라서 속 편하고 좋겠다! 무심한 다른 수적들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 으헝헝헝헝... 다이스갓이 수련을 불허하셨어용... 일단 기다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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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봐도 그 둘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마치 마왕이 세상을 멸망시키려 한다! 용사여 세상을 구해주게!
했는데 그냥 일주일 이주일 일년, 10년 내내 시작의 마을에 있어도 마왕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그런 느낌입니다....
김캡틴은 진행과 선택을 요구합니다!
**
그렇게 하리는 초췌한 얼굴로 둘을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일주일, 이주일, 일년, 10년...
아무리 기다려도 둘은 돌아오지 않고 하리의 시간도 흘러가지 않아 하리는 그만 시작의 마을에서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npc가 되어버립니...
"으아악 아니야!!"
급히 도리질을 친 하리는 머릿속에 떠오른 끔찍한 생각을 지워내고 짐을 챙기기 시작합니다. 동굴에 들어갔다가 괜히 시체만 늘릴지도 모르겠지만, 이대로 기다리기만 하다간 속이 타들어가 죽어버리긴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리는 식량과 식수, 상처를 치료할 약재며 부목과 붕대에 갈아입을 옷까지 야무지게 꽉꽉 눌러담아 봇짐을 챙깁니다. 또 찔끔 흘러나온 눈물은 재빨리 쓱쓱 닦아냈습니다. 울보특도 없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짐을 모두 다 챙긴 하리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제 출발할 시간이군요.
봇짐을 짊어진 하리는 장삼과 방이가 갔다는 동굴로 향합니다!
#
**
동굴로 이동합니다!
커다란 입구와 안에 보이는 미약한 횃불들....
안에서는 바람소리인지 귀곡성인지 알 수 없는 소리가 새어나옵니다.
이 음산하고 스산한 동굴 속에 그들은 왜 들어간 것일까요....
하리는 한 걸음 앞으로 들어갑니다.
공기가 서늘합니다.
**
"으으... 진짜 뭐라도 튀어나올 것 같잖아..."
하리는 옷깃을 여미며 동굴 안으로 계속해서 들어갑니다. 혹시 아저씨와 방이가 남긴 흔적이 있나, 주위를 살피면서요.
#
**
동굴 안으로 들어갑니다...
음산한 기운이 동굴 속에 가득합니다. 정말 그런 기운이 느껴지는 것인지 기분 탓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타오르는 횃불의 그림자가 크게 일렁이면서 하리는 움찔움찔 몸을 떱니다.
횃불들은 양 옆으로 아주 길게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한참을 걸어 그 끝에 도달하니 거기에는...
청동과 쇠로 만들어진 거대한 문이 있었고 거기에는 기이한 그림과 문양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쿵쿵.
동그란 문손잡이를 당기거나 두들겨보아도 반응이 없고, 문을 밀어보아도 반응이 없습니다.
주변을 한 번 살펴봅시다...
**
으으! 소름끼쳐!
횃불에 일렁이는 그림자가 괴물처럼 보입니다. 하리는 바르르 몸을 떨며 주위를 둘러봅니다. 저 문을 여는 방법이 있을텐데요...
#
**
주변을 스윽 둘러봅니다.
그림이 새겨져있는 석판들이 난잡하게 흩어져있고, 손잡이가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석판들을 끼울 수 있는 기관장치도 보입니다.
하리가 석판 하나를 들어 살펴보자, 문에 새겨진 그림과 문양이 끊어진 부분과 이어집니다.
흠?
**
이거... 이 석판을 여기에 넣는거겠죠?
아니면 저 손잡이로 작동하는걸까요?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릅니다. 운이 나쁘면 함정일지도 모르고요.
"으으으으믐..."
끙 소리를 내던 하리는 금세 결정을 내립니다. 오랫동안 고민하는건 하리의 성격과 맞지 않았거든요.
하리는 냉큼 이어지는 문양의 석판을 끼우려고 해봅니다!
#
**
하리는 석판을 끼워봅니다!
딸깍.
석판은 맞아들어가 고정됩니다!
모양새는 이상한 귀신같이 생긴 것이 춤을 추는 그림입니다....
끼기기기기기기긱.
뭔가 기관장치가 작동했습니다.
**
"이제.. 된건가...?"
하리는 아직 건드리지 않은 손잡이쪽을 흘끔거리며 조심스럽게 문을 슬쩍 밀어봅니다.
# 열려고 시도해보아용! 옆으로 미는문이면 옆으로 밀구!
**
손잡이를 당기자 쿠쿠쿵....하고 거대한 문이 열립니다.
싸아아아아아아...
어마어마한 한기가 하리의 몸을 훑고 지나갑니다...바람인걸까요? 무형한 기운인 걸까요?
안을 비추던 횃불도 없는 어둠 속입니다.
**
"아 추, 추워..."
바르르 떨던 하리는 봇짐에서 붕대 몇개를 꺼내어 펄럭펄럭 넓은 소매들을 잘 모아 동여매고는 도로 짐을 챙겨 안쪽으로 향합니다! 이렇게 어두울줄 알았으면 호롱불도 가져올걸 그랬나봐요.
# 가욧
**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갑니다....
끼하하하하하.......
어디선가 요란한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설마하니 장삼이 아조씨랑 방이가 나잡아봐라 놀이를 하면서 있지는 않을 것이고.
이것이 그 귀신인지 요괴인지 하는 괴력난신일까요?
앞으로 계속 나아가시겠습니까?
**
"아 뭐야! 시끄럽게! 거기 아줌마, 좀 조용히 해요!"
웃음소리를 듣고 귀를 꼭 막으며 눈을 질끈 감은 하리는 괜히 무서움을 쫓으려 버럭 화를 냅니다.
으으, 아무것도 안보이고 이대론 안되겠어요. 아까 동굴 벽에 있던 횃불이라도 가져올 순 없을까요?
하리는 더듬더듬 벽을 짚어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 합니다.
**
하리는 되돌아나갑니다!
문 밖으로 나왔습니다.
**
"이게... 빠지려나...?"
# 벽에 있는 횃불 중 하나를 빼려고 해봅니다.
**
하리가 낑낑거리면서 힘을 한 번 쓰자 횃불이 쏙 빠져나옵니다.
...횃불을 얻었습니다!
**
조금만.. 조금만 더... 됐다!
하리는 힘겹게 얻어낸 전리품(?)을 높이 들어올리며 다시 한번 수상쩍은 문 안으로 들어갑니다.
하하! 이젠 불빛이 있으니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요!
...아마도!
#
**
문 안으로 다시 횃불을 들고 의기양양하게 들어갑니다!
- 꺄하하하하하하!
또다시 들려오는 요란한 웃음소리.
그리고 안은 축축하고, 구불구불한 길이 보입니다.
앞이 드디어 보이네요!
**
"아 거 아줌마 되게 시끄럽네!"
하리는 괜히 입속말로 투덜거리며 길을따라 걸어들어갑니다.
앞이 보이니 확실히 하나도 안 무섭네요. 네? 방금 웃음소리 듣고 달달 떤거 아니냐구요? 절대 아닌데요!
# 조심조심 계속 들어가보아용!
**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웃음소리는 커지고 한기는 거세집니다.
덜덜덜...
어느 순간부터 하리의 몸은 추워서 떨고 있습니다.
하아...
숨을 내쉬니 허연 입김이 뿜어져 나옵니다.
분명 밖은 여름인데요.
그 때 였습니다.
저 멀리, 빛이 보입니다.
**
빛! 빛입니다! 저기가 출구...!
이면 안되는거 아닌가?
빛을 보고 뛸 듯 기뻐하며 당장이라도 그쪽으로 달려가려던 하리는 멈칫합니다.
저기가 출구면 아저씨랑 방이는 도대체 어디로 간거죠? 저 너머로 가버린걸까요?
음...
으으으음.......
모르겠네요! 머리를 굴리는건 하리의 전공이 아닙니다. 저기가 출구든 아니든 일단 가봅시다.
#
**
그곳에는...
횃불 두개가 벽에 걸려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가 동굴의 끝이라는 겁니다.
뭐야 대체?
안타깝게도 여기는 살짝 머리를 써야할 것 같습니다! 끄앙!
**
하리는 막혀버린 동굴 벽을 바라봅니다. 분명 저기가 출구겠거니, 했는데 막다른 길이네요? 분명 외길 하나였는데, 아저씨랑 방이는 보이지도 않구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머리를 굴리는 것보단 칼을 두번 더 휘두르는 게 덜 귀찮다는 주의인 하리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머리를 굴려봐야겠습니다. 으음... 이런 상황에서는...
일단 머리를 쓰기 전에 생각의 재료부터 모으도록 하죠! 지금은 아직 단서가 조금 부족한 것 같으니까요!
하리는 횃불이 걸린 벽을 살펴보고 지나온 길을 돌이켜봅니다. 벽에 무슨 흔적이 있지는 않나, 지나온 길에 뭔가 달리 보이는 것이 있진 않나 하면서요.
#
벽을 잘 살펴봅니다........
...
...
...
하리가 모아놓은 정보가 부족합니다! 열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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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동굴의 귀곡성과는 다른... 서러운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에이 착각이겠죠!
벽에 뭔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지금의 하리로선 잘 모르겠네요... 하리는 우선 왔던 길을 되짚어가며 다시한번 주변을 구석구석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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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기도 하고, 글자같기도 한 것들이 어지럽게 새겨져 있습니다.
간격도 크기도 전부다 삐죽빼죽. 전문저인 석공의 솜씨는 절대 아닙니다.
마치 귀신이 장난질을 하면서 써제낀 낙서같습니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이것이 다입니다...
나머지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알아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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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도대체 모신... 모신... 글자여...?
옆으로 보고 아래로 보고 모로도 봤지만 어디로 봐도 모르겠네요!
이 상황 뭔가 익숙한데! 아! 신변통검!
...그때는 물어볼 방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 방이가 사라졌네요. 하리는 시무룩한 얼굴로 봇짐을 도로 챙깁니다.
한참이나 주변을 뒤져봤지만 하리의 머리로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겠어요. 그리고 하리가 아는 사람들 중 제일 똑똑한 사람은...
책사 명솔!
반짝 하고 전구가 켜지듯 하리의 머릿속에 명솔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하리는 봇짐을 들고 길을 따라 달려갑니다.
# 동굴 나가기 전에 그 퍼즐문 있던 중문? 거기 탐색 한번 더 해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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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여전히 열 수는 있지만 닫혀있는 상태로 변화가 없습니다...
하리는 움직여서 명솔을 찾아갑니다!
명솔은 하리를 보더니 안색을 굳힙니다.
"너."
"갔다왔구나."
그의 눈에는 보여선 안될 것들이 보이기라도 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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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솔의 말에 흠칫 놀란 하리는 제 몸을 훑어봅니다. 별로 달라진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아신거죠? 설마 거기 있던 커신이 따라오기라도 한 건...!!
히이이이익!
온몸에 소름이 돋은 하리는 어깨를 움츠리며 잔뜩 얼어붙습니다.
"어, 어떻게 아셨어요...?"
막... 뒤를 돌아보면 시뻘건 피눈물을 흘리는 여자가 노려보고 있고... 그런 건 아니겠죠????!!
하리는 실수로라도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명솔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그, 물론 장삼이 아저씨가 가지 말라고 하시긴 했지만요... 방이도 아저씨도 거기 갔다구 하는데 며칠째 소식도 없구 돌아오지도 않구..."
종알종알 변명하듯 이야기를 늘어놓던 하리는 시무룩한 얼굴로 기억을 되살려 책상 위에 동굴에서 본 문양을 그립니다.
"찾으러 갔는데 둘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이런 이상한 그림 있는 막다른 벽만 있었어요..."
# ಡ ̯ 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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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묻혀왔으니. 내가 모를 수가 있겠느냐."
명솔이 직접 만지기도 싫다는듯 나무작대기 하나를 들고 하리의 어깨를 휙휙 텁니다.
님...무당임...?
"거기까지 갔다는건...그것도 봤다는 얘기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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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가 묻었다는 것이죠?????!!!
하리는 당장이라도 제 어깨를 살펴보고 싶었지만 그러다 봐서는 안 될 것이라도 볼까 두려워 억지로 게속해서 명솔에게 시선을 고정합니다. 무서워요!!!
"그, 그거라면...?"
거기 보면 안 되는 거라도 있었던걸까요?!
악귀 나오는 동굴이라더니! 설마 진짜 커신이...!!!????
# 히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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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 본 것이냐? 본 것이냐?"
명솔이 오히려 채근하듯 물어옵니다!
"악귀 말이다. 그...기이하게 웃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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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는 약간 겁에 질려 바른대로 대답합니다!
"그, 그거라면 보진 못했구요... 막 이상하게 웃는 기분나쁜 소리가 나는걸 듣긴 했는데..."
헉! 설마 대답하면 안 되는 거였던 걸까요! 울상이 된 하리가 웅얼거립니다.
"괜히 혼자 헛것을 들은 줄 알고! 막... 아줌마 시끄럽다고 혼자 소리치긴 했는데! 그러면 안 됐던 걸까요...?"
# 으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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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솔은 다행이라는듯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보지는 못했구나. 다행이다. 채주와 형문이 그 놈은 그 귀신을 억누르러 들어간게다. 너도 같이 들어가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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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거 보면 큰일나는거 아니에요? 안 봐서 다행이라 하실 정도면... 그런데 제가 다시 들어가도 되나요?"
본 사람한테 씌고 그런 종류의 귀신이었나 봅니다! 다행히 이번엔 하리가 보지 못해 씌지 않았지만, 다시 들어가도 그렇게 운이 좋다는 보장은 없을텐데요! 사람도 아닌 귀신이라면, 곡검 휘두르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하리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구요.
"제가 간다고 도움이 될 지 모르겠구... 귀신 억누르러 간거면, 방해만 되는거 아닌가 모르겠구.."
시무룩하게 중얼거리던 하리는 명솔의 얼굴을 봅니다. 하긴, 책사인 명솔이 그런 것도 생각하지 못했을 리 없습니다. 하리보다 똑똑한 사람이니 뭔가 이유가 있어서 한 소리겠죠!
"뭔가 제가 도움이 될 방법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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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 들어가놓고 이제와서 무엇을 망설이는게냐?"
명솔은 오히려 황당하다는듯이 하리를 쳐다봅니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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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뺄 수 없을만큼 깊이 들어갔다는 뜻일까요!
하리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다시 돌아옵니다. 정말 이미 그렇다면 이렇게 걱정하는 건 의미가 없죠! 괜한 일엔 엮이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이미 엮어들어갔다면 끝장을 보는 것이 하리의 신조입니다. 커신? 그 깔깔거리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모옷난 아줌마? 이 하리가 다 베어버릴겁니다!
"...아니에요! 갈거에요! 갈거라구요! 다만..."
# 형체도 없는 커신에게 어떻게 타격을 줄 수 있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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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솔은 황당하다는듯 또다시 하리를 쳐다봅니다. 오늘 하리의 이미지가 새롭게 바뀔지도...
"내공이 있잖느냐. 내공이."
내공을 일으켜서 귀신을 때린다...어...이것이..동양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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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닛 그런 방법이!!
동양판타지의 얼얼한 매운맛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하리주의 비명소리를 뒤로하며 하리는 기운을 차립니다!
"뭐야, 내공만 있으면 되는거였어요? 에이! 귀신 그거 별 거 아니었네! 괜히 겁먹었네요! 당장 가죠 가!"
#
- 귀곡성과 귀기
- "..."
명솔의 얼굴은 썩 좋지 않습니다.
생각해봅시다...내공만 일으켜서 해치울 수 있었으면 진작에 하리보다 강한 자들이 토벌하지 않았을까요...?
"그래. 일단 움직이자꾸나."
명솔과 하리는 일단 그 문제의 동굴에 도착합니다!
***
모야 표정이 왜 그래요 무섭게...
하리는 명솔의 얼굴을 힐끔힐끔 살피며 그와 함께 문제의 동굴에 도착합니다. 자꾸만 짓쳐오는 불안감은 애써 무시하고서요!
"그으... 저기로 들어가면... 되는거죠?"
#
***
명솔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나는 밖에서 혹시 모를 일이 있으니 대비하고 있겠다."
어? 이거 완전...
***
않이 외 같이 않가요!!!
그렇게 비명을 지르고 싶은 것을 꾹 참은 하리는 불안한 눈빛으로 명솔을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별일! 별일 없을겁니다! 하나도 안 무섭다! 하나도 안 무섭다~~~~~
하리는 애써 씩씩하게 쿵쾅거리며 동굴 안으로 들어갑니다. 어쩐지 머리에 뿔 투구를 쓴 전사의 그림이 스쳐지나가는군요!
그게 무엇이든 간에! 지금 하리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아무래도 좋습니다!
# 곡검 꼭 붙잡고 들어가용!
***
곡검을 꼬옥 붙들고 들어갑니다...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귀곡성이 울려퍼집니다.
이번에는 더욱 선명하게 들리는군요...조졌따리...
***
"흑흑흑 엄마..."
...는 없죠! 흑흑흑 장삼이 아저씨... 방이...도 지금은 없네요!
하리는 울 것 같은 기분으로 검기를 일으킵니다. 내공으로 때리면 귀신도 타격이 있댔어요!
"에잇! 에잇! 이 못된 악령이! 이 몸 어르신께서 분명 시끄럽다고 하지 않았느냐!"
허공을 향해 몇 번 찌르는 시늉을 한 하리는 계속해서 동굴 안으로 들어갑니다.
#
***
앗....
벌써부터 내공을 일으키시겠습니까? 내공은 분명히 소모됩니다. 전투 상황이 해제되면 풀로 회복되기는 해도...
그 전투 상황이 언제 해제될지는 김캡도 모릅니다.
***
(이것을 물어보신다는 것은 아직 근처에 커신이 없다는 뜻인가??)
# 그럼 그냥 헛손질만 할게용!
***
헛손질을 하지만 딱히 걸리는 것은 없습니다.
여전히 꺄하하하학! 거리는 귀곡성은 들려오고 있습니다.
하리는 의미없는 헛손질에 자그마한 용기를 품에 안고 다시금 힘차게 발을 내딛습니다.
..
...
....
문제의 그 문 앞에 도달합니다!
***
"흐으으으으음..."
주위를 두리번거린 하리는 다시 한 번 문제의 그 문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 몬가... 몬가 달라진 게 있을까요?
***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 때 그대로....여전히 소름끼치는 문입니다.
***
# 그렇다면 이전과 똑같이 근처에서 횃불을 하나 챙겨 안으로 들어가용!
***
횃불을 챙깁니다!
문은 저번대로 퍼즐을 맞춰서 열고...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여자 비명소리가 미친듯이 울려퍼지면서 바람이 휘휘 불기 시작합니다.
***
아악 그 비명! 비명이!
귀를 막으려던 하리는 무언가 오기가 생깁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앙아아ㅏ아아아아ㅏ아아ㅏ아아ㅏㄱ!!!!"
질 수 없뜸! 비명엔 비명으로 맞선다! 내 비명이 더 크지롱!
...하는 유치한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네 이년! 들었겠지! 비명이라면 이 몸도 한 비명 하느니라! 나를 이겨먹겠다면 이리 썩 나오지 못할까!"
# 그렇게 외치며 전투태세를 취해보아용
***
귀신도 당황했는지 더 이상 귀곡성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하리는 전투태세를 취하지면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흠.
들어가볼까요?
***
흥! 별것도 아닌게 까불고 있어요!
조용해진 동굴에 만족한 하리는 콧대를 높이 세우고 위풍당당하게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
***
안으로 들어갑니다.
한참을....한참을 들어갑니다...
무엇인가 희끄무레한게 지나갔지만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다시금 들어갑니다.
어두운 동굴은 또옥 또옥 거리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로 가득하고, 조용합니다.
오직 하리의 발걸음 소리와 미약한 횃불만이 근처를 연약하게 밝히고 있을 뿐......
***
방금 뭐가 지나간 것 같은데... 아무 일도 없네요!
"흠."
어둑한 동굴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만 희미하게 들리는군요. 꽤 으스스한 분위기지만 처음처럼 무섭진 않습니다.
그야 하리가 이겼으니까요! 내 비명소리에 귀신도 당황했다 이거에요!
하리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계속해서 안으로 들어갑니다.
#
***
다시금 안으로 들어갑니다!
한참을 들어가자...무언가 소리가 들립니다!
끄아아아아아아악!
비명소리! 어디선가 들어본...아주 익숙한 비명소리입니다!
바로.
형문, 방이의 비명소리입니다!
***
뭐! 뭐야! 쟤가 왜!
"방이야!!!!!!!!"
더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하리는 비명소리가 들리는쪽을 향해 뛰어갑니다.
#
***
하리는 정신없이 달려갑니다!
거기에는 온 몸에 피칠갑을 하고 쇠사슬에 묶여있는 방이가 있었습니다.
힘없이 고개를 푹 떨구고 벌벌 몸을 떨고 있습니다.
입가에 붉은 것이 흥건합니다....하리가 너무 놀라 방이의 얼굴을 들어 살펴보니 입 안에는 분홍빛 살점덩어리가 없습니다.
"...누...아....우.....아....."
이게...이게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
하리의 얼굴에서 핏기가 모두 빠져나갑니다.
이게, 이게 무슨.......
"바, 방이야. 방이야......."
방이의 얼굴에 대어보는 하리의 손이 덜덜 떨립니다. 혀가, 혀가... 보이는 광경이 너무도 참혹해 도저히 생각이 이어지질 않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설마 정말, 정말로 장삼이 아저씨가 결국 방이를...!!!
"흑...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이 멍청이가 누나한테 말도 안 하고..."
이미 한참 전에 두 눈 가득 고였던 눈물이 기어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눈물로 흐린 시야를 애써 무시하며 더 상처가 없나 살펴보고 맥을 짚어봅니다. 애가 얼마나 정신이 나갔으면 생전 안 부르던 누나 소리를 자발적으로 하는거에요...
#
***
"우아.....우...아.....오...앙.....아...."
방이는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고통으로 덜덜 떨리는 손으로 무언가를 가리킵니다.
철컹. 철컹.
쇠사슬에 묶여 팔은 움직이지 않지만 손가락은 정확합니다.
피로 물들어진 손가락이 하리가 지나온 방향을 가리킵니다.
"오...앙.....아....."
***
"저기? 저기 뭐가 있다구?"
하리는 눈물을 쓱쓱 닦고 방이의 어깨를 짚으며 말합니다.
"갔다올게. 갔다올테니까... 여기 가만히 있어야 해! 내가 다시 구하러 올거니까, 어디 가지 말구!"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데다 쇠사슬에 묶인 사람이 도대체 어딜 가겠느냐마는 하리는 그렇게 몇 번이고 말해둡니다. 죽지 말고 버티란 소리는, 도무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금방 갔다올게!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자리에서 일어선 하리는 방이가 가리킨 방향을 향해 뛰어갑니다.
#
***
이대로 동굴에서 나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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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가다 보니 몬가... 몬가 이상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방이가 하리한테 자발적으로 누나라고 부를 리가 있을까요?
혀가 없다고 저런 식으로 말을 하는 것도 이상하군요! 수적들이 쓰는 수신호는 어디다가 팔아먹은 것이죠?
그리고 가만 생각해 보니 저렇게 형편없는 몰골인 것도 이상하네요! 장삼이 아저씨가 사라진 건 분명 방이를 찾으러 가신 것 같았거든요. 멀쩡한 방이 모습을 하리에게 보여주려고 하신 것 같았는데... 저런 꼴로 만들어뒀다? 그리고 장삼이 아저씨도 없다?
앗, 잠깐, 너무나 충격적인 모습에 잠시 잊고 있었지만, 그러고 보니 책사 명솔이 말하길 방이랑 채주님은 귀신을 억누르러 간 거라고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방이는 귀신에게 당해서 저렇게 된 걸까요?
아냐! 그것도 뭔가 이상합니다. 귀신에게 당했으면 정신이 나간 폐인이 되거나 죽어버려야지, 저런 모습은 꼭 무림인들의 손속 같잖아요!
그렇다면, 저건 설마...
하리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준 귀신의 환상?
하리는 눈을 질끈 감으며 방향을 돌려 도로 방이에게 뛰어갑니다.
"방이야... 진짜 죽으면... 나 용서하지 마."
# 내공을 일으켜 방이를 찌릅니다..
***
하리는 동굴 밖을 향해 나아가다가 급히 되돌아옵니다.
"우아....오...앙....아....오...아...아...."
무엇이라고 말하는걸까요?
하리는 방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철컹. 철컹.
힘겹게 움직이는 팔. 쇠사슬에 묶여 그 무엇도 하지 못한채 간신히 손가락을 펼쳐 동굴 밖을 가리킵니다. 마치 저기로 가라는 듯.
도망가라는 듯.
돌아가라는 듯.
그 모습을 보면서 하리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칼을 꺼냅니다. 방이의 몸부림이 거세집니다.
"아...아애....아애....! 오앙아....! 아어 오아오이 아....!!!"
입모양을 살펴봐도, 도저히 알아먹을 수가 없습니다.
"에아.....! 우아.....! 에아....! 아애....! 아 우이이어!!!"
스르릉.
하리의 비정한 칼날이 미약한 횃불을 받아 번뜩입니다.
단전에서부터 강렬한 힘이 솟아오릅니다. 눈물은 흐르지만, 몸에 흐르는 이 힘은 여느 때 보다도 강맹하고 폭압적입니다.
당신의 이성 찔러. 찔러. 찔러. 찔러.
당신의 이성 베어. 죽여버려. 없애버려.
당신의 이성 저건 환상이야.
귀신 아니 환상이 아니야.
귀신 저게 진짜면 어떡해?
당신의 이성 저건 가짜야.
귀신 이렇게나 생생하잖아.
당신의 이성 너 정말 멍청하구나.
속닥속닥. 누군가 머릿속에 이렇게 말해오는 것 같습니다.
정말 들려오는 건가 싶어 집중하면 금방 사그라드는, 아무런 소리도 없는데서 들려오는 환청.
이것은 하리의 마음 속 깊은데서 들려오는 소리인걸까요?
아니면...
당신의 이성 죽여버려! 없애!
귀신 어릴 때 부터 함께한 가족이야!
당신의 이성 환상이라고 생각하잖아?
귀신 어떻게 그 애를 죽일 수 있겠어?
꾸욱.
하리는 이를 악뭅니다. 이빨이 까드득 갈려옵니다. 검을 쥔 손에는 점점 힘이 들어갑니다. 검면이 부르르 떨려올 정도로.
눈에는 핏발이 엉켜서고 입술은 피가 납니다.
찔러.....
마침내 검을 듭니다.
"우아....아애....아애아오...! 오앙아....!"
푹.
.
..
...
....
.....
땡그랑.
NPC 형문, 방이는 사망합니다.
.
..
...
....
.....
당신의 이성 거 봐.
당신의 이성 내가 뭐라고 그랬어?
당신의 이성 찌르라고 했잖아.
.
..
...
....
.....
화아아아악....!
하리는 정신을 차립니다.
눈을 뜹니다.
주변을 재빨리 둘러봅니다.
하리의 바로 앞에는 손에 힘이 풀려 놔버린 검이 놓여져 있습니다.
바닥을 굴러다니는 횃불과 또옥 또옥 거리며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그리고 핏자국도, 쇠사슬도, 형문도. 그 흔적도 없이 사라진채로 공허한 어둠만이 남아있는 하리의 앞.
- 빌어먹을 년.
귀곡성과 귀기가 천천히 멀어집니다...
환상에서 깨어납니다.
하리는 제정신을 차리고 검을 줍습니다.
무엇이 일어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건.
방이는 죽지 않았습니다.
***
"하, 하. 으....하하하..."
웃음소리인지, 바람빠지는 한숨 소리인지 모를 허탈한 소리가 납니다. 하리는 검을 쥐지 않은 왼손을 들어 눈가를 훔칩니다.
"흐으... 으, 흐흐흐..."
한참만에 팔을 내린 하리가 검을 움켜쥐며 아득 이를 갑니다. 불꽃이 일어나는 듯 번뜩이는 눈이 허공을 노려봅니다.
"진짜, 진짜 찾기만 해봐라. 죽었어 진짜. 진짜 죽일거야 이번엔."
#
***
하리는 다시금 앞으로 달려갑니다!
...
무언가 희끄무레한 것이 스쳐지나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저 멀리!
형문과 오장삼 아조시가 눈 앞에 보입니다!
그들은 두런두런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뒤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바로 검을 뽑아들고는 겨누더니...
"하리야?"
"너 뭐여!"
형문과 오장삼이 동시에 놀란 얼굴로 하리를 쳐다보며 소리를 빼액 지릅니다.
***
온 몸에 힘이 풀리는 것 같습니다. 멀쩡하네요 방이는.
장삼이 아저씨도 마찬가지구요.
처음에는 찾으면 눈물이 날 줄 알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화를 못 참고 때리려 들겠거니 했습니다. 정말 다짐한대로 콱 죽여버릴까봐 조금 걱정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떻게 때려야 제일 아프고 상처는 없을까 고민하며 달려왔단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보니까, 막상 보니까...
"하..."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습니다. 그런 중에도 손에 쥔 곡검만은 놓치지 않고 꼭 쥐고 있습니다. 어떤 순간에도 검만은 놓치지 말라는 장삼이 아저씨의 가르침이 이제 와서 빛을 발한 것일까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내,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그 소리는 울컥 목구멍에서 치솟은 덩어리 때문에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눈에서 뭐가 떨어지는 것 같은데요. 아 왜 꼴사납게 눈물이 나고 그러죠?!
"...한참 찾았잖아요. 둘 다. 안 와서."
하고싶었던 말도 휘두르려고 했던 일검도 없이, 한참만에 겨우 나온 소리는 고작 그것이었습니다.
#
***
하리가 그렇게 말할 때.
이 감동적인 순간에도 저 둘은 오히려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저거 정말 하리 맞냐잉?"
"또 환상이에요? 지긋지긋한데."
"일단 베어봐. 베어서 피가 나오면..."
"아 똑같은걸 또 쓰겠어요?"
"그렇게치면 지금 쟤가 여기 와있는게 말이 되냐잉? 앙? 까불래?"
...일단 저들이 진짜라는건 확실하군요.
거 참. 이런 감동적인 순간에 산통을 깨뜨리는 사람들이라니.
***
음! 이래야 내 동생이랑 아저씨지!
둘의 만담에 하리의 정신도 돌아옵니다. 몸에 힘도 마찬가지고요!
"아이씨, 환상 아니거든요! 방금 나도 하나 베고 오는 길이구만! 저거!"
그렇게 외치며 하리는 곡검으로 '저거'를 가리킵니다. 물론 그 끝에는 방이가 있었습니다.
"둘이 하도 안 오길래 내가 답답해서 찾으러 갔다가, 아무것도 못 찾겠길래, 책사님한테 얘기했더니 이렇게저렇게 하면 된다고 해서. 나는 여기 오고 책사님은 밖에서 지키고 있어요. 그 귀신인가 뭔가 하는거 억누르려고 왔다며, 둘이. 왜 나만 빼놓고 가요? 섭하게."
하리는 심통난 표정으로 검기를 일으켜 바닥을 쾅! 하고 내리칩니다.
#
***
그들은 하리의 재빠르고 톡쏘는 언동에 혼이 빠졌는지 어벙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뎃...?"
...? 뭐라는거야.
"너, 너, 너, 너, 너, 진짜 하리냐? 으잉? 진짜 하리 맞냐잉?"
쾅!
바닥을 내리찍는 하리를 본 장삼 아저씨의 눈이 휘둥그레 커져서는 벌벌 떱니다! 겨누고 있던 칼로 하리를 가리킵니다.
"진짜냐???? 아니...아니 니가 왜 여깄냐잉...어...? 아니 근데..."
그 때 였습니다.
형문이가 순식간에 달려가 하리를 꽈악 끌어안습니다.
"아니 저 사발면이! 사발바리로 육시럴 것이! 야 임마! 으이! 야!"
장삼 아저씨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은채로요.
"미안해.....미안해....."
어깨가 축축해져갑니다.
...하리와 비슷한 일을 겪었던게 틀림없습니다.
***
미쳤습니까 휴먼?
대충 그런 표정으로 저를 끌어안는 방이를 노려보던 하리는 방이를 휙 밀쳐내려 합니다.
"아 뭐야! 어깨 다 축축해졌잖아! 너 바보냐? 내가 또 환상이면 어쩌려고 이렇게 냉큼 달려들어! 내가 갑자기 돌변해서 이렇게 막! 곡검으로 찔러버리면 어쩔건데!"
그렇게 말한 하리는 곡검의 손잡이로 방이의 명치를 치려 합니다! 아까 죽여버리기로 다짐했으니까요! 진짜 죽이진 못하더라도 이 정도 응징은 가해야겠어요!
"사내자식이 말이야 어?! 겨우 그 정도 일에 이렇게나 마음쓰고 말이야 어!? 이 누님 보라구 누님! 난 아무렇지도 않게 환상인거 알아보고 단칼에 베어버리고 왔구만!"
그렇게 소리를 지른 하리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장삼이 아저씨와 방이를 번갈아봅니다. 방금 하리도 질질 짜다가 오지 않았냐구요? 아닌데요? 절대 아닌데요? 설령 그랬어도 거긴 하리밖에 없었으니까 아무튼 하리가 하는 말이 진짜인겁니다!
#
***
케엑! 켁! 켁!
명치를 씨게 얻어쳐맞은 형문이는 바닥에 ㄴ자로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켁켁 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런 모습에 장삼이 아저씨의 얼굴이 활짝 핍니다.
"맞아! 니 말이 옳다잉! 앙? 나도 말이지. 너네 둘이 떠억하니 나타나자마자 곧바로 그냥 중무팔검으로다가 그냥...!"
그 와중에 하리가 편들어준다고 생각한 것인지 신나서 초식까지 재현...아니 저거 1초식이잖아.
"요로코롬! 으이? 해서 으이? 싹 다 한 번에 목을 날려버린 거 아니겠냐잉. 껄껄껄껄!"
"껄껄껄..."
"...."
그렇게 외치다가 장삼이 아저씨도 조용해집니다.
수양아들 환상 속에서 단칼에 베어넘기셔서 좋겠수?
형문이는 아직도 명치를 얻어맞은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
오장삼 씨는 너무 설쳤다는걸 깨닫고 조용해졌습니다.
하리가 주도권을 쥡니다!
이게...이게 아닌데....
- 갑장공 - 갑자기 어장 장르 공포물
- "......."
휘이이잉-
어디선가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만 같습니다.
껄껄껄...껄...껄... 하는 뒤늦은 메아리만이 공허하게 공간을 울립니다.
표정 없는 까만 눈동자로 한참이나 오장삼 씨를 응시하던 하리는 말없이 아직 켁켁거리고 있는 방이를 챙깁니다. 손잡아 일으키고 주저앉느라 옷에 묻은 흙도 털어주고... 안색은 괜찮은지 혀는 제대로 붙어있는지 얼굴도 확인합니다. 음! 오늘도 못생긴게 아주 멀쩡하군요!
"그래서, 귀신은 다 잡았어요? 그 잘난 검술로."
방이를 살피던 하리는 툭 던지듯 물으며 채주 오씨를 흘겨봅니다. 가시 있는 물음에 타박하는 눈빛입니다.
"애초에 왜 여기까지 와서 귀신을 억눌러야 했던 거예요? 동굴 하나쯤이야, 그냥 입구 막아버리고 잊어버리면 안 됐나? 귀신이 살든 말든 안 들어가버리면 그만이지."
이어지는 말투 역시 뾰족합니다!
# 안녕하세용!! 밖이고 이동중이라 띄엄띄엄 올거에요~~!!
***
오장삼은 그제서야 갑자기 근엄한 척 분위기를 잡습니다.
"고것이 말이제...."
"입구를 막았었는데 뚫린것이지라..."
녜?
"들어와보니 이 모양 이 꼴이 나있던 것이고잉...일단 급하니 형문이를 내려보낸 것인디...알아보니 뭔 귀신의 왕인지 하는게 나타날 때가 되었다고 미쳐 날뛰드마."
이건 또 뭔....
***
"그래요? 허어어... 그럼 그대로 놔두면 안 되겠네..."
하리 역시 덩달아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동굴 안쪽을 바라봅니다. 장삼이 아저씨를 갈구려던 계획은 그새 잊어버리고서요! 완전히 저쪽 페이스에 말려들어버렸습니다.
"차라리 잘 됐네요! 이참에 그 귀신의 왕인가 뭔가 하는거 때려잡고, 나머지 귀신들도 싸그리 정리해버리자구요!"
#
***
"문제가 있어."
형문이 간신히 고통을 수습하더니 말합니다. 용케도 빨리 회복했군 놈!
"...그 귀신의 왕인지 뭔지가 어디있는지 뭐하는 작자인지. 진짜 귀신인지 아닌지도 모른다는거야."
뎃...?
***
"에엥...?"
그럼... 어떻게 때려잡지...????
# 장삼이 아저씨를 봅니당
***
오장삼 씨는 뭘 야리냐. 라는 표정으로 하리를 봅니다.
그러니까...
모른다고?
똑바로 서라 김캡. 어째서 저 둘이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이지?
***
않이! 억떡계 이럴수가 잇오!
하리주는 내공을 일으켜 김캡을 찌르...진 못하고!
"...아저씨 계획 같은거 없었어요? 여기까지 들어오면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하리는 둘을 번갈아 바라봅니다.
"허 참... 어쩐다... 귀신들을 잡아다 심문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잠시 턱에 손을 괴고 고민하던 하리는 절레절레 고개를 젓습니다. 역시 잘 모르겠군요!
"일단 있는 귀신들 잡다 보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요? 제깟 놈도 나름대로 왕이랍시고 이름 달고 있으면, 제 부하들 죽는데 가만히 있진 않겠죠!"
***
쿠엑. 김캡은 찔려서 사망........
"일단 귀신 놈을 어떻게든 억누르려 왔지, 뭐 별 생각은 딱히 없었는데..."
꿍얼거리듯이 중얼거리는 오장삼 씨...
"귀신의 왕은 보니까 활동하는게 아니라 봉인되어 있는 것 같던데?"
형문이가 좋은 말을 해주는군요! 자기 부하도 제대로 간수 못하는 무능한 왕같으니!
***
안돼! 김캡이 사망하다니! 어서 부활의식을 치뤄야...
어디선가 들려오는 괴전파를 귀를 후비적거리며 무시한 하리는 대책 없는 채주 오씨를 보고 절레절레 고개를 젓습니다. 하여간 아저씨도 참! 생각 없이 사는건 하리랑 똑같으시다니까요! 그래도 방이가 생각을 좀 해서 다행입니다!
"그래? 그럼 그게 어딘지부터 찾아야겠네. 뭐 여기 이상하다, 싶은 곳 있었어? 봉인되어 있으면 이 동굴일 것 같은데, 둘이 먼저 들어왔잖아. 이 동굴."
#
***
"바로 이 앞이야."
툭툭.
이상하게 생긴 석상에 노란 부적이 붙어있습니다.
"그래. 이것이지잉."
뒤에 잉은 귀여워 보이려고 붙이는 것일까요? 아무튼 장삼 아조시는 눈을 찡그리며 툭툭 석상을 두들깁니다.
그 석상의 모습은....대충 보아하니 눈을 감고 합장한채 기도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입니다.
더럽게 조각 못했군요.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생길 수 있담?
***
방금 아저씨 귀척하신건가요? 에이 설마, 잘못 들었겠죠!
하여튼,
흠, 여기에 그 귀신의 왕인가 뭔가 하는걸 봉인해뒀다는 게로군요!
"진짜 못생겼네. 근데 겉으로 봐선 뭐 별다른거 없어 보이는데요? 이상한 귀기 같은것도 딱히 안 느껴지구. 봉인이 풀릴 조짐같은건 잘 모르겠는데 이상하네요..."
그렇게 말한 하리는 곡검을 들어올립니다.
"어쨌든 귀신은 귀신이니 내공 일으켜서 베어버리면 타격은 입겠죠? 지금 베어버릴까요?"
# 의견을 들어보아용
***
여기 봉인되어 있는게 귀신의 왕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용??
"안베인다잉."
장삼 아조시가 그렇게 대답합니다.
"우리를 환상으로 괴롭히던 그 육시럴 것이 봉인되어 있는 것이 요 석상인디. 안베인다고이."
????
***
디용?
왠지 하리의 삐죽 튀어나온 앞머리가 쭈뼛 서며 갈고리 모양을 만든 것 같습니다...
"이거... 설마 이래보여도 만년한철인건가요?!"
곡검을 내려놓고 석상을 바라보는 하리의 눈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
***
"아니제잉. 아무리봐도 평범한 돌이여."
하리의 눈은 황금빛에서 시무룩해집니다.
"그냥 안베여."
흡! 하더니 장삼 아조시가 중무팔검을 펼칩니다! 저 푸르고 강대한 검기가 활달하게 석상에 날아드는 그 순간!
까앙!
띠용.
***
킹째서!
장삼이 아저씨의 검기로도 베이지 않는 돌이 평범한 돌이라니... 이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습니다! 내 만년한철! 돈! 부! 재산 6단계가!
하리는 시무룩한 얼굴로 석상을 곡검으로 쿡쿡 찌르며 이야기합니다.
"그 봉인된 귀신 때문이거나, 아니면 봉인이 깨지지 말라고 뭔가 사술을 부렸던 모양이네요. 히잉, 이만큼 커다란 석상이 통짜 만년한철이었으면 평생 놀고 먹겠는데..."
그렇게 말한 하리가 부적을 손으로 가리킵니다.
"그럼 그 귀신을 잡으려면 봉인을 푸는 수 뿐이겠네요. 저 부적을 떼어내면 풀리겠죠?"
# 뗄까용?
***
"웃긴건 저것도 안떼진다는 것이지."
아니 그럼 우리가 뭘 할 수 있냔 말인가 이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서 어떡하지 하고 궁상이나 떨고 있었던거야..."
형문의 웃기지도 않은 변명이 이어집니다.
"아니 잠깐...잠깐 잠깐!"
오장삼씨가 눈을 번뜩입니다.
"누구 하나 명솔이한테 갔다와라. 명솔이는 예전에 환상을 못버티고 도망쳐서 여기 못들어오거든. 가서 얘기를 듣고와야 쓰겄다잉."
**
그 소리를 들은 하리는 방이를 향해 몸을 휙 돌리더니 재빠르게 외칩니다.
"안 내면 진 거 가위바위보!"
# 🖐
**
매우 놀랍게도 형문은 그에 반응합니다! 그가 낸 것은.....
보!
무승부!
"뭐, 뭔데...!"
그러게요. 뭘까~~요~?
**
아니! 어떻게 반응했지?!
하리는 대답하지 않고 잽싸게 한차례 더 외칩니다.
"가위바위보!"
# ✌
**
형문이 다시 손을 펼칩니다! 그것은...!
가위!
다갓 네 이놈!!!!!
**
이럴수가...!!
방이를 보내놓고 장삼이 아저씨하고 잠시 면담의 시간을 가지려던 계획이...!!!
이상한 비명소리를 뒤로하고 하리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장삼이 아저씨에게 말합니다.
"칫, 졌네. 제가 다녀올게요. 딴데로 새지 말고 둘 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요."
# 명솔에게 갑니다!
**
하리의 계획은 실패했고, 형문은 영문 모른 채 이 곳에 남겨집니다...
명솔에게 이동합니다! 명솔은 초조한 기색으로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습니다!
"어, 어, 어떻게 되었느냐!"
정말 많이 기다렸나보군요! 크헬헬!
**
"해치웠어요. 물론 완전히는 아니지만... 일단 환상은 이겨냈어요! 채주님이랑 방이도 찾았구. 그런데..."
# 봉인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당
**
"봉인, 봉인이라. 무당이라도 불러야하는 것인가...허어..."
명솔은 한참을 고민합니다.
"우선 내가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곤 이 방면의 전문가를 불러오는 것이 있겠구나. 이것은 단순한 진의 문제가 아니다. 죽은 이와 관련된 것은 더욱 수완이 뛰어난 자를 찾아와야하지 않겠느냐?"
그러더니 하리의 의견을 묻습니다.
"너도 채의 간부이니 어떻게 생각하느냐? 네 의견을 듣겠다. 너는 채주가 신임하고 귀여워하니 다른 간부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예산을 쓰는데 동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제 생각에도 그게 제일 좋아보여요. 우리 수적들이야 가끔 장강 교룡께 제를 지낸다 해도 제대로 된 것이 아니니... 우리끼리 해결하기보단 이 방면의 전문가를 부르는 것이 맞는 듯 하구..."
하리는 잠깐 생각하더니 계속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무당이 저 안까지 들어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웬만한 무림인들도 정신나갈 환상이 가로막고 있던데. 영능력이 있으면 좀 다를 지도 모르겠지만, 음,"
말을 질질 끌던 하리는 스스로도 꺼림칙한 듯 머뭇거리며 말합니다.
"그, 이건 그냥 해보는 말인데요. 물론 외세를 끌어들이는 건 별로 내키진 않지만요, 어쩌면 저런 마귀를 쫓는 데 정통한 문파의 힘을 빌어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요. 물론 다른 방편이 효험을 못 보면요!"
#
**
"......정파 말이냐?"
명솔의 눈이 번쩍입니다.
"공동파의 도사들이 이런데에 참으로 뛰어나다고는 하지만...그들이 우리를 도우려할지는 의문이구나."
**
"그쵸... 그래서 저두 참 허랑한 생각 같긴 한데... 귀신 쫓는다고 부르는 거지만 정파 불렀다구 무슨 사달이 날까 싶기두 하구 괜히 공동파랑 손잡은 것처럼 보일까봐 점창파가 어찌 반응할지도 신경쓰이구..."
하리는 고개를 숙인 채 손가락을 꼼지락거립니다.
"...무엇보다 채주님이 안 좋아하실 것 같아서, 진짜 일이 잘 안 풀리면, 그냥 개인적인 제 생각이니까..."
#
**
"....그래. 내 한 번 고려해보마. 설마 정파놈들이라고 해서 황금 싫다고 마다할 놈이 많겠느냐."
정파의 본질을 정말 한 번에 꿰뚫어보는 명솔입니다! 이것이 능지?
"무당을 구할 수 없다면 그리 하도록 하마."
하리 주의 의사에 따라 중간 과정 스킵이 가능합니다!
무당을 찾고, 회의하고 하는 모든 과정을 스킵하시겠습니까?
**
# 스킵하지 않을게요!
**
"그럼 안에 있는 둘에게는 내가 따로 사람을 보내 전달하겠다. 너는 나와 무당을 찾아보자꾸나."
하리는 당분간 명솔과 함께 무당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을 얻게될지...
바로 출발하실 수도 있고, 준비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준비는 함께할 인원들을 추가한다거나, 남아있는 사람들과 말을 나눈다던가 등이 있습니다.
- 수적! 찾는다 무당!
- "그럼 안에 있는 둘에게는 내가 따로 사람을 보내 전달하겠다. 너는 나와 무당을 찾아보자꾸나."
하리는 당분간 명솔과 함께 무당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을 얻게될지...
바로 출발하실 수도 있고, 준비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준비는 함께할 인원들을 추가한다거나, 남아있는 사람들과 말을 나눈다던가 등이 있습니다.
**
"좋아요! 바로 출발하죠!"
#
**
명솔과 하리는 단 둘이 떠납니다!
우선 중경수로채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로 갑니다!
"음...저기 오방기가 나부끼는 것을 보아하니. 무당이 하나 있구나."
명솔은 팔짱을 끼고서 하리를 쳐다봅니다.
까라면 까아죠. 아 ㅋㅋ
**
이것이 권력의 힘...!! 하리는 기필코 출세하고 말겠노라 또 한번 다짐하며 우렁찬 목소리로 답합니다.
"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명솔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당당한 걸음걸이로 무당집을 향합니다. 이래봬도 환상 보여주는 커신도 물리친 하리다 이겁니다! 무당집 들어가는 정도로는 쫄지 않아요!
#
**
안으로 들어갑니다!
"왜 이제 왔어!"
들어가자마자 하리는 소금인지 쌀인지 알 수 없는 하얀 알갱이들을 얼굴에 촤악 얻어맞습니다.
...
하리는 이럴 때에도 꾹 참아 넘겨도 괜찮은 정파가 아니라는걸 저 무당이 알고 있는걸까요? 깔깔깔.
**
이게 뭐지?
하리는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무당의 기세에 눌렸다기 보다는, 그래,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한 자의 표정입니다.
무당따위가? 감히 대- 중경수로채의 간부이신 이 몸에게?
하리는 눈을 깜빡거리며 말없이 얼굴에 묻은 흰 알갱이들을 툭툭 털어냅니다.
그리고 무당의 앞에 있을 상을 걷어찹니다.
없다면... 그냥 바로 곡검을 꺼내들어 무당의 목을 향해 겨눈 것으로 하죠!
"예의가 없구나? 네깟 것이 뫼시는 것이 무엇인진 몰라도, 목숨을 두서너 개로 만들어주기라도 하는 모양이다?"
#
**
"히...히이이익..."
무당은 갑자기 목에 칼이 들어오자 벌벌 떨면서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아이고...아이고...살려주십시오...나으리...쇠, 쇤네는 그저 이렇게 하면 돈을 번다고 해서...아이고...."
그러더니 싹싹 손을 비비면서 눈물을 마구 흘립니다
**
"흐응... 그래? 보아하니 네놈은 썩 제대로 된 무당은 아닌게로구나?"
하리는 곡검을 거두며 벌벌 떨고 있는 무당의 곁에 쭈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춥니다.
그리고 스윽 옆으로 돌아보며 묻습니다.
"헌데, 그럼 그건 누가 알려주었니? 어디 내게 소개 좀 시켜주련?"
사기치는 법이나 알려준걸 보면 그놈도 제대로 된 무당은 아니겠다마는, 그래도 이리 신당 구색 차리는 법 알려준 걸 보면 최소한 이 녀석보단 낫겠죠!
"나 기분이 좀 나쁘거든... 아까 네가 쌀인지 소금인지를 던져서 말이야. 게다가 기껏 찾아온 무당이란게 제대로 된 게 아니라니, 너무 화나겠지 그치? 여기서 네가 소개도 안 시켜주면 더 화날 것 같지 않아?"
하리가 곡검의 손잡이를 톡톡 두드리며 말합니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에 쾌활한 목소리입니다.
#
**
겁에 잔뜩 질린 무당인지 뭐시기는 자신에게 이런 방법을 알려주었던 자를 하리에게 곧장 알려줍니다!
미약한 지린내가 풍기는 것이...지렸군요!
하리는 정보를 알아내고, 떠날 수도 깽판을 더 칠수도 있습니다.
**
하리는 신당 안을 스윽 둘러보고 적당히 값나가보이는 것 몇 개를 챙기려 합니다!
"아이 냄새야... 내 코를 괴롭혔으니, 이건 내가 가져간다? 목숨값으론 괜찮지?"
#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면 홍홍 웃으며 나와 명솔에게 돌아가용!
**
하리는 자연스레 패물들을 챙기고 밖으로 나옵니다!
"그래. 어떻게 되었느냐?"
명솔은 살짝 기대감을 가지고 물어봅니다.
**
거의 콧노래를 부를 기세로 기분 좋게 짭무당집을 나선 하리는 명솔을 보고 재빠르게 표정관리를 합니다.
슬픈생각... 슬픈생각...
"쟤 가짜래요. 그래도 저것보단 좀 제대로 된 무당집의 행방은 알아왔어요."
# 정보를 전달해요!
**
명솔은 안타까워 하더니 그래도 방긋 웃습니다.
"그래. 잘해줬다. 그리로 가자꾸나."
두 수적은 다시금 무당을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
수적수적 물 대신 땅을 가르...진 못하고 아무튼 이동합니다!
수적인데 땅위를 걷고 있으니 참으로 어색하군요!
# 가용!
**
이동합니다!
물론 둘은 수적이기 때문에 작은 쪽배를 타고 이동합니다...
아무런 일도 없이 장소에 도착합니다! 저 멀리...오방기가 나부끼고 있습니다.
전에 봤던 것 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큽니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