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odified: 2025-06-01 13:13:47 Contributors
- 소림으로 돌아가다
호기로운 강호출두였으나, 그 길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었는지는 온전히 자신의 역량일 것이다.
단순히 경지에 오른 이들의 격돌을 견식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나, 그러한 것을 끝까지 바라보는 것도 지금 자신의 수준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 법이다.
그렇게, 혜강은 혼란 속에서 간신히 눈을 떴다.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야! 상황을 파악해 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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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파악해봅니다.
방장 스님께서 소천하셨습니다.
도교 말코도사놈들이 말하기를 시해하여 신선이 되셨다, 라고 말하는데 그게 뭔 소린지는 모르겠고.
아무튼 사리가 남아서 부처로서 이승을 떠났다...라고들 하고 계시는군요.
방장스님의 가사와 염주, 목탁. 그리고 사리를 보관한 채 우리는 소림사로 떠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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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강은 방장스님께서 입적하셨다는 상황을 듣고, 말없이 소림사로 향하는 길을 밟아간다.
방장스님께서 남기신 염주와 목탁, 그리고 사리. 눈에 보이는 유품들은 이것들이 전부구나, 새삼 혜강은 무상함을 다시금 되새긴다.
그리고는 혹 다른 스님들이 피해를 입지는 않으셨는지 보려는 듯 주위를 한 번 돌아본다.
#다른 스님들은 괜찮으신지 보고 소림사로 계속 이동!
무사히 소림사로 돌아갔으면 좋겠네용... 사리 절대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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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스님 몇몇이 절뚝거리고 계시지만 다행히 소천하신 분은 안보입니다.
혜강을 비롯한 일행은 소림사에 도착했습니다.
장례식이...치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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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강은 장례식이 치뤄지는 것을 보며 조용히 합장했다.
윤회를 벗어나 고통이 없는 곳으로 떠나셨으므로, 슬퍼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어째서 이리 울적한 것일까.
#장례식에 참석해서 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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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지킵니다...
며칠이 지나고 장례식이 마무리 됩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혜강에게 외출과 외박이 허락됩니다!
이른바, 강호행이라는 것이지요!
숭산을 떠나 자유롭게 강호를 종횡무진하다가 언제든 숭산에 돌아와 휴식을 취해도 좋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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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출
소림사를 떠나는 발걸음은 가볍지 않습니다.
여전히 자신의 마음가짐이며 몸가짐이여 강호를 주유하는 강자들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것일 텐데...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따라붙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강호행에 대한 허락이 떨어졌다는 것은 충분히 제 앞가림은 할 수 있을 테니 그리하라는 것이겠지요.
그렇기에 혜강은 당분간 돌아올 예정이 없는 사찰을 돌아보며 조용히 합장하고, 산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목적지는 아직 없습니다, 가까이 있는 아무 마을이라도 천천히 거닐 생각인 듯합니다.
# 강호행! 목적이 애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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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에 내려갑니다.
"아이고 스님..."
마을 어르신들이 혜강을 보고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맞이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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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마을에 내려가니 어르신들께서 살갑게 맞이해주십니다.
혜강은 어르신들을 보곤 몸을 살짝 앞으로 굽히며 합장했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어르신들."
자신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그 역시 표정이 풀어집니다. 투박한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떠오릅니다.
"이 비구(比丘), 소림사에서 내려오는 길입니다. 혹여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기꺼이 손을 보태겠으니 꺼리지 마시고 말씀해주시면 될 듯합니다."
# 어르신들 도와드릴 일 있으면 말만 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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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스님 그럼 저희가 요즘 파종시기라 조금 어려움이 있는데..."
농사일을 부탁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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