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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향(창공과 낙원의 환상)

last modified: 2022-12-15 15:47:50 Contributors

1. 개요

무슨 일이든 살아 숨쉬는 이상향

이야기의 주 무대가 될 인요의 낙원, 환상향에 관하여 설명합니다.

2. 두 개의 결계

2.1. 환상과 실체의 경계

서기 1388년, 요괴의 약화를 예견한 요괴의 현자가 이름 없던 땅에 설치한 술법이자, 결계입니다. 만져지는 결계 따위가 아닙니다. 정말이지 독특하게도 세상에 일종의 '개념'을 씌우는 결계로, 이름 없는 땅 안쪽은 환상의 세계, 땅 바깥쪽은 실체의 세계로 정의하여 전세계 모든 환상을 이름 없는 땅, 다시 말해 환상향에 불러모으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환상이란 인요, 사물 불문하고 허구로 치부되거나 잊혀져버린 모든 것을 이르지요.

으악 하고 강제로 잡아서 넣는 것과는 다릅니다. 경계는 단지 은밀히 이끌어올 뿐입니다. 어디를 돌아다니든, 얼마나 걸리든, 어쨌거나 최종적으로는 환상향에 귀결되게끔. 설령 그곳에 당도한 것이 자의라고 생각할망정 사실은 경계의 술법에 저도 모르게 이끌려 온 것일지도 모르는 겁니다. 경계는 딱히 물리적으로 작용하는 건 아닌지, 환상향과 하등 관련없는 외국의 강에서 노닐다가도 허구로 치부되거나 잊혀진다는 조건에 들어맞으면 정신을 차렸을 때 환상향의 강에 있는 일도 가능하다는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다양한 방법으로 바깥의 환상을 불러 들여오죠.

몽접 대결계로 인해 환상향의 외부와 내부가 격리된 지금도 아직 수많은 환상이 이끌려 들어오고 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유입되기도 하지만, 바깥 세계에서의 존속을 거의 포기한 상태에서 환상향을 알게 되어 차선책으로 선택해 들어오는 존재도 다수죠. 충분한 힘이 있다면 저 자신뿐 아니라 원하는 건물, 더 나아가면 지형지물도 충분히 함께 들일 수도 있는 모양입니다.

2.2. 몽접 대결계

서기 1876년, 요괴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다가오자 환상향의 현자와 몽접 무당이 합심하여 세운, 환상향의 외부와 내부를 완전히 격리하는 대결계입니다. 현자들과 무당이 꾸준하게 관리하는 성싶지요.

환상향 전역을 감싸는 이 결계에 의해 안팎의 왕래는 제한되어 있습니다. 인간이며 요괴 가릴 것 없이, 바깥으로 향하려고 하면 어느새 같은 풍경으로 돌아와 있고 계속 반복하다 보면 그제야 아, 향할 수 없는 곳이구나 하고 깨닫는 것이죠. 아무리 힘 있는 자라도 기본적으로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반대로 들어오는 것은 상대적으로 널널한 편인데, 상술했듯이 환상과 실체의 경계에 의해 자동으로 이끌려 오는 경우는 기본이요, 인요 불문 환상인 존재가 자의로 들어오고자 한다면 각자만의 적절한 방법을 통해서도 어렵지 않게 들어올 수 있습니다. 뭐, 후자의 경우는 대개 바깥 세계에서의 존재를 거의 포기한 상태이므로 어렵고 쉽고를 따질 상황은 아니지만.

종종 결계의 일부가 약해지거나 할 때도 있어서 그 탓에 뜬금없이 아무 관련도 없는 바깥 세계 인간이 눈을 깜박이자 깡촌에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거나, 산속이든 어디든을 돌아다니다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흘러 들어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간을 외래인이라 부르는데, 이들이 운 좋게 인간에게 우호적인 인물을 만나면 인간 마을로 안전히 안내되어 거기에 눌러살기도 하고, 더욱 운 좋게 그 인물이 무당 또는 현자에게 안내해주었거나 그 외래인이 직접 무당이며 현자와 마주쳤으면 선택에 따라 바깥 세계로 돌려보내지기도 합니다. 멋모르고 요괴에게 잡아먹히거나 자멸하는 대신에요.

환상향 주민은 이렇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인간, 요괴, 사물 등이 환상향에 유입되는 현상을 환상들이라 부릅니다.

3. 몽접 무당

지금의 환상향이 이름이 없던 시절부터 오랫동안 땅을 수호해온 무당입니다. 다양한 무당의 특징이 혼재하며 환상향에서 '무당'이라고 한다면 대부분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죠. 이 환상향의 수호자며 관리자와 같은 존재입니다.

홍백의 무복을 걸친 이색의 무당, 이들이 예로부터 해온 일은 굿, 요괴 퇴치, 기타 퇴치, 이변 해결, 인간과 요괴의 균형 관리, 각종 행사의 주관, 땅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 수습, 중재...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꽤 엄선되기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역대 무당의 영력이며 실력은 진짜배기이죠. 솔직히 좀 무서울 정도로 말입니다. 뭇 퇴치사, 이변해결사 중에서도 단연 최상위권 실력인 만큼 만약 당신이 요괴 퇴치 또는 이변 해결을 의뢰하고 싶다면 돈을 들고 무당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뭐 싫다면 다른 퇴마사며 이변해결사에게 가면 그만이지만... 그럼에도 가장 보장된 권위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겠죠.

몽접의 무당을 상징하는 것이 있다면 나비방울입니다. 모든 몽접의 무당은 입무入巫할 때 자그마한 무령을 입에 넣어 삼켰습니다. 사망 시 장례는 화장으로 치르는데, 그때 무령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불로 이루어진 나비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신이한 광경이 펼쳐지고요. 당장 이름부터가 몽'접'이지 않습니까.
후계자가 선대의 자리를 이어받는 의식을 치르면 신의 가호라도 되는 것인지 그 순간부터 신체적 성장 및 노화를 멈추는 성싶습니다. 더러더러 무령 소리가 몸에서 들리기도 하고요. 항상 들리는 건 아니니 무엇이 기준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안타깝다면 안타까운 점은 날이 갈수록 환상향의 요괴가 증가해감에 따라,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몽접 신사에 굳이 방문하려는 인간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실제 신앙과는 별개입니다. 가다가 요괴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르는 일인데 그런 위험을 구태여 감수하겠어요?

1대부터 끊임없이 내려와, 현재는 29대가 환상향을 수호하고 있습니다.

4. 환상향의 현자

현재의 환상향은 이들 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환상향을 굽어보고 보살피는 것은 뭇 신, 무당뿐이 아닌 것이죠. 요괴의 현자는 환상과 실체의 경계를 설치했고, 그 뒤 그를 비롯한 현자들은 무당과 합세하여 환상향을 바깥 세계로부터 격리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지성스레 환상향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아, 눈치채셨나 봅니다. 그래요, 환상향을 다스리는 어진 자라 하여 환상향의 현자賢者입니다. 많은 주민들이 감사히 여겨 우러르고 있지요.

5. 문화

환상향은 기본적으로 바깥 세계와 다릅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오래전부터 갖은 괴이가 우글거렸을 뿐더러, 격리된 지 100계 넘게 흘렀는걸요.

가장 큰 차이는 요괴들이 노골적으로 날뛴다는 점입니다. 본능적으로는 야행성이어도 인간 마을 이외의 언제 어디에서든 만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환상향은 요괴 천지입니다. 환상향에는 바깥 세계에서 비상식이 된 것, 존재감이 희박해진 것이 오히려 적합하다고 여겨져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요괴의 존재와 인간을 납치하거나 습격하여 먹는 활동, 또는 이들의 기이한 능력이 일상생활 안에서 숨쉬고 있습니다. 무당이 하늘을 나는 것도, 요정이 인간에게 장난을 치는 것도, 어느 날 불현듯 이변이 발생하는 것도 환상향에서는 매우 당연한 일이지요.
설마설마 했더니, 술에도 미친 듯이 관대해서 어린아이가 마셔도 별 문제 아니라는 분위기가 아니겠습니까. 부어라! 마셔라!! 담배도 술만큼은 아니지만 상관없다는 인식이 일반입니다. 조선시대에도 어린아이가 젖만 떼도 담배를 피웠다더니... 아 물론 환상향은 그런 통상적으로 알려진 조선시대와도 사실상 백만 광년 넘게 떨어져 있지만요. 격리된 지 100계 이상 지났다고 했지 않습니까, 아직도 격리 전의 조선과 같다고 생각한다면 매우 크나큰 오산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바깥 세계 사람 기준으로는 희한하기 그지없겠습니다. 그쪽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문화가 태반, 심지어 평범한 대화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나사 빠진 엉뚱한 형태를 취하는 때가 적잖습니다. 대다수 요괴 그리고 일부 인간이 매우 호전적인 것도 특이한 점이네요. 누군가를 맞이한답시고 다짜고짜 공격을 날리는 부류도 있으니까요.

문화가 거의 다 옛날옛적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환상향 사람은 옛날옛적이라는 자각도 없는 것 같습니다), 환상향의 사람이 맨날 사극스럽게 지내고 사극스러운 말만 쓰는 건 아닙니다. 넌지시 바깥세계나 요괴의 영향을 받았는지 머리모양과 같이 은근슬쩍 조선시대답지 않은 구석도 있고, 외래어를 섞어쓰기도 하는 성싶네요. 한반도의 환상이 좀 더 먼저 환상들이되는 경향은 있어도 저 위 지나支那나 바다 너머 팔도八島, 아니면 태서泰西의 환상이라고 환상들이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까요. 다양한 문화가 혼재되어 요괴의 경우는 그 경향이 특히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편입니다.

인간 마을도 다를 것은 없습니다. 나름대로는 고집 있게 전통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같지만 요괴에게 둘러싸여 사는 이상 그게 어디 쉽겠습니까. 허울만 그럴 듯하며, 정작 껍질을 들춰보면 머리모양도 쓰는 말도 조선 고유의 것이 아님에, 두루 믿는 신과 요괴도 타국의 환상이 적잖이 끼어있음에(텐구가 대표적이죠), 쓰는 물품도 언뜻 조선다워 보일지는 몰라도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보면 조선은커녕 이게 어디 전통적이냐는 말 조금 과장해서 하나 건너 하나 튀어나오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러니까 통상적으로 알려진 조선시대를 생각하고 들어오면 반드시 뒤통수를 맞는다는 것입니다.

대략적으로는 이렇게 설명해보았는데, 자세한 내용은 하단을 참조해주시죠.

의衣
식食
주住
종교
단위
이변
규칙
스펠카드

6. 종족

환상향에서 마주칠 수 있는 수많은 종족을 다룹니다. 일반적인 동식물 등은 제외합니다.

6.1. 인간

가장 뻔하고 약한 종족. 환상향에는 요괴에 비해 소수가 존재합니다. 그중 십중팔구는 인간 마을에 살고요.

물론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약하게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몹시 드문 일이지만 기이한 힘을 타고나기도 하고 인간답지 않은 힘을 얻기에 적합한 특이한 체질을 선천적으로 가지기도 하지요. 아니면 아예 이도저도 못하도록 보통 인간에 비해 훨씬 약한 몸으로 태어나기도 하고요. 인간은 약하나, 모두 동등하게 약하지는 않은 것입니다.

그들 중 소수는 요괴에게 대항하기 위해 힘을 갈고 닦는데, 그중 대부분은 퇴치술에 속하는 힘을 익힙니다. 환상향 규칙상 마을의 인간을 잡아먹는 것은 요괴에게 금지되어 있지만 반대로 인간이 요괴를 퇴치하는 것은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인간 마을을 중심으로 환상향에는 극소수의 퇴치사가 존재합니다. 생각보다 잦게 찾을 수 있는 것이 퇴치 의뢰이기에 이것 생업으로서 꽤 쏠쏠한 모양이에요. 비록 실력이 뛰어난 퇴치사는 거의 없어 의뢰를 완수한다 해도 요괴 소멸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불문율에서도 그렇게 말하듯 인요 공생 차원에서는 오히려 그러는 편이 마땅하다는 것 같습니다.

6.2. 요괴

요컨대, 인간의 천적. 인간의 공포신심, 그리고 육신을 먹어치우며 제 존재를 확고히 하는 존재.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존속 자체가 어려워지니 요괴에게는 인간이라는 양식을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 잘못하다간 정체성에 위기가 찾아오고, 점차 힘을 잃어가며, 자신이 요괴가 맞는지 긴가민가해지는 지경에 이르다가 종국엔 소멸하거나 아예 인간이 되기도 한댔나요? 명예를 중시하는 경향이 큰 것이 요괴란 종족인데, 이것은 그들에게 있어 심한 불명예로 취급되는 일이지요.
사실 전체적 식생활은 인간과 크게 다를 것 없기는 합니다. 존속에 인육이 불가결하다는 것만 제외하면 인간과 아예 동일하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그래도 인육이 가장 맛있기는 한가 봐요, 굽고 찌고 튀기면서 세상 행복하게들 즐기곤 하니. ...생 살점을 그대로 뜯지는 않냐고요? 그런 요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요괴 사이에서도 그건 흔히 야만스러운 행동으로 치부되곤 하죠.

규칙상으로 마을 인간 사냥 금지인데 도대체 어떻게 환상향에서 삶을 영위하냐고 묻는다면, 사실 방법은 많다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 모를 소량의 인육이 정기적으로 지급됩니다. 의무 섭취인 것치고 고기의 질은 나쁘다는 단점이 있지만 존재의 존속용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요. 실행자는 환상향의 현자, 직접적인 배급은 텐구가 담당합니다. 꼭 지급되는 맛없는 고기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잘 생각해보면 인간 마을을 벗어나는 인간, 또는 헤매 들어온 외래인을 사냥하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는지라 그들을 먹는 천운을 노리는 요괴도 있으며, 규칙 같은 것 생까고 몰래몰래 마을의 인간을 노리는 요괴도 적잖이 있지요. 하여 환상향의 요괴는 큰 애로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요괴라는 이름답게 이들은 수명 기백 년쯤은 기본으로 먹고 들어가고, 부상을 입어도 섬뜩할 만치 빠른 속도로 회복합니다. 관련된 연맥이 없거나, 수행이라도 쌓지 않은 이상 신체 능력 자체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이들이 부리는 기이한 능력은 그런 아쉬움쯤이야 삽시에 대수롭지 않은 일로 만들어버리죠. 개인차는 물론 있지만("야, 어떤 요괴는 고작 쥐덫으로 잡힌다?") 으레 요괴 앞이라면 인간 맨몸은 꼼짝도 못하기 마련입니다.

요괴는 보통 그다지 무리지어 움직이지 않습니다. 본성이 자기중심적인 족속들이라 후술한 요수나 텐구, 일부 도깨비 같은 몹시 특수한 예외를 제외하면 제 형편을 우선시함이 통상입니다. 그 밖 무리 짓는 요괴는 십중팔구 단순히 지성이 낮아서 멋모르고 몰려다니거나 언뜻 무리짓는 것처럼 보여도 겁 한번만 주면 저부터 살려라 꽁무니 빠지게 도망가는 놈들일 텝니다.

요괴 중에서도 특정 공통성이 강한 요괴들은 하위 종족으로 묶이지만, 대다수는 제각각 공통성이 희박한 1인 1종족 요괴에 가깝습니다. (간혹 무리라고 통틀기는 애매한 소수가 종족이 같은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우연이거나, 혈연이거나, 그밖 다른 연유거나.) 아래는 전자에 속하는 몇몇 종족을 소개합니다.

※ 도깨비, 오니, 마법사, 흡혈귀. 악마는 선택 불가 종족입니다.

요수
텐구
수인
도깨비
오니
마법사
흡혈귀
악마

6.3. 기타

요정
선인
천인
유령
원령
망령

7. 지역

환상향은 기본적으로 산간에 있지만 그 전체가 숲인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사는 마을, 인간이 다가가지 않는 위험한 숲, 요괴가 사는 산 등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지면의 경사가 심한 편이지만 구릉이 아닌 평지도 많고, 음... 요컨대 살기 나쁜 곳은 아닙니다. 자연도 풍부하고, 깡촌답게 공기도 맑고... 아니, 이게 아니지. 인간 마을은 특히 경사가 완만한 편이니 말이죠. 어디거나 마음에 들거든 당신 가서 살아도 됩니다. 무사할지는 그 다음 문제고요... 진행 시작하자마자 사망 플래그 찍고 싶지는 않거든 잘 골라야 한다는 말씀을 지금 드리고 있는 겁니다.

※ 환상향의 모든 지역과 지리를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지리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 조건 하 참여자 임의로 지형지물을 설정할 수 있으며, 설정이 구체화될 경우 정식 지역으로 편입됩니다.

7.1. 동東

신전의 영악
환상향 극동의 산. 신과 관련되어 신전이라니 참으로 직관적입니다, 그렇죠? 한자는 글쎄요, 神前, 神傳, 神戰, 神殿, 기록마다 다르게 표기되었다고 하니.
규모는 보아하니 소악小嶽입니다. 대체로 고요하나 시끄러운 때 없는 것 아니요 날뛸 요괴는 되는대로 날뛰는 눈치입니다. 따스한 무당의 손길 두렵지도 않은 모양이지요.
안개 쉬이 낍니다. 짙습니다.

몽접 신사神祠
신전의 숲
신전의 영악과 붙었다고 설마 신전의 숲이... 맞나? 보통 규모의 숲입니다. 안개 끼고 고요한 것은 영악과 같습니다. 영악을 골고루 감싸는 모양이니 거기 몽접 신사로 향하는 당신, 이 숲을 지나도록 하세요.
도취의 화림
신전의 숲으로부터 북쪽에 있는 화원은 드넓고 아름답습니다. 하늘 헤엄치듯한 고동색 가지, 일입하면 은은히 빛나는 꽃잎. 절품이기도 하며, 그만큼 또 기이하기마저 한 야경. 심겨진 것은 매화나무인데 꽃잎 맺히는 겨울과 봄이 차례로 지나면 비로소 과실을 맺은 매실이 빛나 야명주 수없이 달린 광경과 같답니다. 애초에 꽃부터가 범상치 않아요, 흰빛에서 진홍빛, 연청빛에서 순청빛, 크게 두 가지 색감이 공존하여 조화가 기가 막힙니다. 흥취에 취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지요.

이 숲에서 나는 매화향을 맡거나 꽃이나 열매를 먹은 자는 종종 술에 취한 것처럼 변한다고도 합니다. 언제나 그렇지도 않고 복불복. 텐션이 높아지든 낮아지든, 심하게 헤롱헤롱하든, 뭐 꽃을 꺾어 우적우적 씹어먹든 이런저런 주사 뽐내는 자 더러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왜 '도취'의 화림인지 짐작이 가는 부분입니다.

화과의 호수
청연궁
마법의 숲
도취의 화림은 신전의 숲에서 북쪽에 있었지요, 이제는 남쪽으로 가봅시다. 다다르게 되는 숲은 괴이하기 그지없는 거대 원생림입니다. 습기와 신비로운 분위기가 가득한 곳. 그 숲에는 기괴한 생명이 자란다고 합니다. 기상천외한 온갖 버섯, 마법과 연관되기도 한 수많은 버섯이 대표적으로, 거대 곤충, 거대 식물, 듣도 보도 못한 곤충과 식물, 아예 식인 파리지옥이나 유사한 것까지. 안 그래도 불길한 마법의 기운이 꼭꼭 눌러 담긴 곳이거늘 이 위험지대는 누군가 보지 않는 사이에 은근슬쩍 모습과 구조를 바꾸기까지 합니다. 한번 간 길 기억한들 대체로 무용합니다.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숲입니다.
그럼에도 사는 자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환상향에 거하는 마법사들. 채집이나 연구를 한다고 마계로부터 잠깐 들르는 자도 있습니다. 마법과 마력과 관련된 것들로 이렇게나 들어찬 곳이니 연구에 미친 그들이 좋아할 법하기는 합니다.

마녀의 강

7.2. 남南

미혹의 죽림
마법의 숲과 인접한 음침하고도 신비로운 대나무숲입니다. 대나무가 무수하니 빽빽하고 여기저기 안개가 쉽게 끼는 특성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한번 들어서면 길을 잃고 만다는 사실이 가장 유명합니다. 미궁과도 같은 숲입니다. 이 나무가 저 나무 같고 저 나무가 이 나무 같고, 표지 삼을 물건도 거의 없고, 마치 미아가 되도록 누군가 저주라도 걸어놓은 것 같고... 숲에 몹시 익숙한 자는 그나마 덜하다고 하나, 그들이라도 자칫하면 헤맵니다. 조심하도록 하죠, 집중 꽉 붙들고.

소문이 있습니다. 희귀하지만 가끔은 대나무꽃이 반발하고, 역시 희귀하지만 빛나는 대나무도 있다고. 그리고 이곳 죽순이 정말, 아주 정말로 맛있다고. 발견하는 자는 거의 없어 진위는 불분명한 소문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으니, 이곳에서 올려다보는 달이 대단히 맑고 선명하여 지극히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인지 달과 관련된 요괴가 쉽게 목격됩니다.

죽림의 냇물
수없는 언덕
환상향에는 많은 언덕이 있습니다. 유독 남쪽에 몰린 경향이 있지요. 그렇지만 단 하나 제외하고는 변변찮은 이름조차 한 글자 없다고 합니다.

남쪽의 수다한 언덕. 높은 언덕 작은 언덕. 어느 곳은 완만하여 거의 평지 같은가 하면, 어느 곳은 언덕 사이로 빠져들기만 하면 결코 헤어나오지 못할 골짜기같이만 느껴집니다.

무명 언덕
유말의 강
태양의 밭
수없는 언덕을 넘어 보다 남쪽으로 향하면 드러나는 분지 지대. 전체가 드넓은 화원으로, 다양한 꽃이 자라는데 태반은 해바라기입니다.
목숨을 부지하고 싶은 인간을 제외하면 누구나가 흔히 들르는 북적북적한 장소입니다. 요정은 장난치며 날아다니고 요괴가 공연을 열기도 하니, 마치 인외의 광장과도 같습니다.
강호의 산
요괴의 산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제법 크다고는 할 수 있는 환상향 최남단의 산. 태양의 밭을 지나 몇 개 언덕을 넘은 곳에 자리합니다.
기이한 특징이 한 줌 한 줌 밀집되었다고 합니다. 가령 산기슭 한 구석은 무엇을 심어도 금방 죽는 땅이며, 중턱 어딘가엔 단악의 땅이라고 일컬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그밖에도 진경을 자랑하는 자리가 몇몇 있으니 다른 특징은 없나 탐방하는 인요도 있습니다.
지리가 썩 험난하고 또 복잡합니다. 인요 불문 은자隱者가 많다는 소문이 있으나 사실 여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유말의 강
죽음의 땅
단악의 땅

7.3. 서西

공황의 음림
태양의 밭을 감싼 언덕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름대로 어둡고 침침한 숲입니다. 사시사철 공기는 서늘하고, 안개는 무수하게 끼고, 겨우 비집고 들어온 빛은 안개에 산란되어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요컨대, 공포스럽습니다. 누군가는 지나치게 고요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기성이 들린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허연 안개 너머로 귀신이 보인다 하고, 누군가는 음림에 들어가 미친 사람과 마주할지도 모른다고 하지요.
음침한 곳인 만큼 유령도 많다고 이야기되고, 망령 목격담도 더러더러 발생합니다. 철없는 인간이나 활달한 요괴가 담력 훈련을 위해서도 찾아온다고 해요.

유수의 강
몰후의 길
몰후의 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제대로 개척된 길도 없는 적막한 삼림일 따름입니다. 곳곳에 석산과 두견화를 볼 수 있습니다. 인요를 불문하고 굳이 접근하려는 자는 없습니다. 삼도천과 직결되는 숲이거든요. 유령 꽤 많습니다.

삼도천
주홍 사지
소나무숲은 소나무숲, 다만 전체가 새빨간 주홍빛으로 물든 죽은 소나무숲입니다. 들리는 바로는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되었답니다. 방사능 그게 대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사람은 물론이요 회복 능력이 상당한 요괴조차 그곳에서 오래 버티는 것은 무리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뒤틀린 동식물이 살아가기는 한답니다. 그래서 방사능이 대체 뭔데 씹덕아.

7.4. 북北

요괴의 수해
갖은 나무가 바다 이루는 숲, 갖은 요괴가 살아가는 숲. 이름값 톡톡히 합니다. 야숙하는 요괴든, 집을 지어 사는 요괴든, 살지 않고 전전하는 요괴든 온갖 요괴는 다 여기서 볼 수 있다고 해도 딱히 과언은 아닙니다. 요괴의 산과 인접한 곳이어서도 그렇겠지만, 몇몇 다른 숲과는 달리 기상천외한 특징이 없기 때문에야말로 이리 요괴의 천지를 이룬 것일지도 모릅니다. 인간 마을과 근접했지만 인간이 진입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북편에 가장 넓은 면적을 두고 있을 뿐, 하도 커 동과 서에도 어느 정도씩 걸치고 있습니다.

안개의 호수
괴이의 강
향림당
명하사
요괴의 산
환상향에서 가장 크고 높은 산. 옛날에는 화산 활동을 했는 성싶지만 지금은 아무 소식 없이 잠잠합니다. 텐구의 본거지이며, 그들의 허가 하에 다양한 요괴가 삶을 영위하는 장소입니다. 과거에는 도깨비가 군림했지만 텐구가 환상들이한 이래로는 몇 발짝 뒤로 물러난 듯합니다.

산의 주인이나 다름없는 텐구가 폐쇄적인 만큼, 요괴의 산에 진입할 일 없는 인간이며 일부 요괴는 실제로 산중이 어떠한지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산에 살거나 종종 오가는 요괴조차 일반적으로 텐구 영역에는 발을 들일 권리가 없기 때문에 그들이 실제로 어떠하게 지내는지에 있어선 어둡다고 하죠.

구천의 폭포
구룡의 폭포
현무의 계곡
미답의 계곡
청와의 계곡
난가침爛柯枕
무연총
환상향 외각. 요괴의 수해를 벗어나다 보면 보입니다. 석산과 붉은빛 벚나무로 사시사철 그득한, 어쩐지 쓸쓸한 장소. 묘와 묘표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위험도는 인요 불문 극고. 온갖 세계의 경계가 얽히고설킨 공간이라 언제 어떤 괴변이 벌어질지 모르는 곳입니다. 당신이 자살희망자가 아니라면 방문은 삼가도록 하세요.
얽힌 세계 중에는 바깥 세계도 있는지, 외래인 꽤 출몰합니다. 외래인 왈, 본인조차 눈치채지 못한 사이 흘러 들어온다나 뭐라나.
재사의 길
무연총에 도달하거나 반대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길을 지나야 합니다. 길 주변 온사방에 석산이 피었습니다. 그도 사시사철.
이곳 석산의 독은 다소 독특합니다. 공기를 타고 길을 지나는 자의 몸에 돌면 그 자는 불쾌감을 느끼는 동시에 살고자는 의지가 넘치게 된다네요. 만일 자살하려 걸음한 사람이라면 효과는 배가된다고도 하죠. 죽음의 꽃으로 알려진 석산이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을 살리는 셈입니다.

7.5. 중中

인간 마을
환상향에서 가장 많은 인간이 거하는 장소입니다. 현재 환상향에서 '마을'이라 하면 대부분 이곳을 가리킵니다. 기반은 외진 땅이지만, 모습은 도시에도 비할 수 있을 정도로 번화했습니다. 일단 대규모에, 대로도 있고, 광장도 있습니다. 사람도 많고요. 근래도 꾸준히 늘어나는 중입니다.

의식주는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신분제는 여전히 남아있어 양반과 상민, 상민과 천민을 구분하지만, 환상향이 격리됨에 따라 사실상 임금과 관료가 사라진(...) 시대에 맞추어 양인과 천민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양반 신분 역시 명목만 남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환상향에 양반도 그리 많지 않았고, 있다고 해도 몰락한 잔반 따위가 대부분이었지만요. 환상향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이제 신분보다는 돈입니다. 그리고 인간 마을은 빈부격차가 유달리 심한 곳입니다. 정 뭣하면 남의 식객이나 사용인으로 들어가면 되고, 자원이며 물자를 놀랍도록 싼값에 제공하는 사람도 더러 있어서 그렇게 살기 각박한 것은 아니지만요.

인간 마을의 지식인은 현재의 환상향을 자멸하는 바깥 세계로부터 격리시킨 낙원이자, 바깥 세계의 우스꽝스러운 물질 문명이 비할 바가 아닌 우수한 정신 문명을 지닌 인요만을 위하여 세워진 이상향이라고 이릅니다. 요괴란 기본적으로 인간의 천적이고, 가까이해서는 큰일날 존재라고도 이르지요.
그 말에 걸맞게 요괴는 꾸준히도 이변을 일으키고, 마을의 사람을 납치하고, 가축을 납치합니다. 이렇듯 마을에 거하는 인간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것이야말로 이들의 본능이지만, 실은 의외로 생각보다 많은 요괴가 오히려 인간을 재해며 각종 이계의 영향, 이계의 멋모르는 방문자로부터 지켜주기도 합니다. 인간의 존재는 요괴에게 필수불가결하므로 함부로 줄어들면 또 곤란하거든요. 이런 선행을 하는 요괴는 환상향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요괴. 보호 받는다는 사실을 일부 마을 사람 역시 어렴풋하게는 인지하지만 그들 왈, 어차피 요괴인즉 늘 그렇듯이 꿍꿍이가 있을 따름이리라고 합니다. 뭐, 실제로 마을 인간은 건들지 말라는 불문율이 무색하게도 요괴의 크고 작은 위협이야 예로부터 무수히 있었으니까요.

그 때문인지 인간 마을의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보수적 성향입니다. 새로운 것은 대부분 요괴들이 이미 지닌 문화라서 그런지, 우선 거부부터 하고 보는 경향이 인간 마을에는 짙습니다. 요괴와 관련된 것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피해야 한다는 것이겠죠. 그런 마을에도 그나마 개방적인 사람이 소수 있기야 합니다만, 좋은 시선은 절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마을은 튼튼한 담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동쪽과 서쪽에는 거대한 대문이 하나씩. 담 근처, 물론 안쪽에는 (아주 간혹씩 아예 담 바깥쪽에도 있기는 하지만) 많은 퇴치사가 살아 요괴의 습격을 방지합니다. 상술한 내용처럼 마을 인간은 건들면 안 된다는 불문율을 무시하는 요괴도 많은 만큼요. 마을 사람은 이런 방지책 및 퇴치사를 꽤 신뢰하는 축이지만, 정작 뜯어보면 각자만의 이유로 인간인 척 마을에 섞여 들어오는 요괴가 적잖은 것이 실상입니다. 가령 저쪽에 걸어가는 어여쁜 아가씨가 사실은 요괴일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기가 막혀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몽접 대결계가 설치된 이후로는 요괴 내지는 특별한 힘을 각성한 인간 마냥 기이한 눈색과 머리색을 타고나는 인간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기이한 눈색과 머리색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아졌죠. 요괴와 구분 못하겠다면서 어르신들은 혀를 찼지만, 뭐 어쩝니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닌데.

버드나무 강
향회가香會街
북촌
남촌

7.6. 기타

환상향은 다른 여러 세계와 접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바깥 세계부터 시작해, 삼도천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저승, 망자가 머무르는 명계, 하늘 높이 있는 천계, 지상에 질린 요괴 등이 모여 사는 지저 등. 그렇게 인접한 이계의 주민이 간혹 환상향에 방문하는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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